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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 By : Jim BOLGER (前 뉴질랜드 총리) JPI PeaceNet: 20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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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31 

  

 

2016 제주포럼 기조연설 발췌문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

  

 

  

짐 볼저(Jim BOLGER)
前 뉴질랜드 총리

 

 

 

  뉴질랜드 토착민 마오리족의 말 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이다. 그것은 사람이다. 그것은 사람이다.”라는 말입니다. 

  제가 마오리족의 속담을 소개한 이유는 우리 논의의 초점을 부각시키고, 이 자리가 최신 기술이나 외계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현상을 논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평화와 안보가 보장된 삶에 대한 염원을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마오리족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거의 1000년에 걸쳐 거대한 태평양을 건너 뉴질랜드에 도착했고, 폴리네시아인들은 대만 원주민의 먼 후손들입니다. 대한민국을 방문할 때마다 저는 이 나라와 한국인들의 역동성에 감동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제2차 세계대전 후 72년간 이어진 이 나라의 고통스런 분단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 부모님이 아일랜드 출신이기 때문에 저 역시 분단 상태가 초래하는 고통에 공감합니다. 아일랜드의 경우 분단의 원인은 식민지화와 종교였고, 한국의 경우는 세계정치를 좌우하는 이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어떠한 상황도 서로 같은 것은 없고, 아일랜드와 한반도의 역사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38선 이북의 한국인들도 지금의 대한민국과 같은 개방되고 번영된 사회를 원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북한의 정책을 규탄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기존의 규탄 목소리에 당연히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의의 주제인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에 따라 과거에 여러 번 논의된 문제를 되풀이하기보다는,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비핵화: 뉴질랜드의 사례 

  저는 1998년 아일랜드에서 협상을 통해 이루어진 ‘성금요일 협정(Good Friday Agreement)’과 같은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깊이 경색된 교착상태를 벗어나 전진하는 길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협상이야말로 진전을 이루는 길입니다.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한반도문제의 관련 당사자들 모두 평화적 협력이라는 목표의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할 수 있고, 이는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71년 전인 1945년 UN이 설정한 목표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교하자면, 1921년 아일랜드의 분단에서 1998년의 협정까지는 77년이 걸렸습니다.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인한 심각한 위협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협력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위협에 대한 해결책을 보다 폭넓은 비핵화의 맥락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독일과 함께 UN의 5개 상임이사국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이란의 핵무기 폐기 협정이 나타내듯이, 또 다른 접근방법의 하나인 협상을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이란에서 이루어낸 진전에 고무되어, 북한과도 유사한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핵무기 반대 입장을 취해왔고, 이는 때로는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시기에 축적해 온 핵무기의 감축을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나라는 여전히 전 세계 핵무기의 9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핵무기 반대 역사를 고려한다면, 제가 현재의 모든 핵무기 보유국들이 더 빠르게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는 그와 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자의 핵무기 성능과 추진장치를 향상시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본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성능 개발 비용은 미국의 경우 1조 달러를 상회하고, 러시아도 비슷한 규모의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저는 이것이 전 세계에 던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는 "세계가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핵무기의 숫자는 0"이라는 또 다른 주장에 동의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현재 세계는 핵의 위협에 놓여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단 한 명이 수백만, 수천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살상할 수 있는 핵무기의 발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는 이 냉엄한 사실을 고찰해야 합니다.

  이 포럼의 목표인 평화와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 75억 인구는 핵무기 보유국들이 협력하여 핵무기를 남김없이 제거하는 계획을 만들어내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협력은 또한 일촉즉발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복합적 문제를 예방하는데도 필수적입니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이유에서도, 무기에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은 매우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합니다.


경제협력의 조건 

  경제협력은 균형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루어집니다. 저는 대한민국과 아시아가 이 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많은 자유무역협정들이 아시아 경제권을 세계와 연결시키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진전을 환영합니다. 뉴질랜드도 그와 같은 수많은 협정을 체결했으며, 그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한 예로, 뉴질랜드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최초의 선진국입니다.

  아시아와 세계의 협력은 국제사회의 번영을 이끌고 2008-2009년의 금융 붕괴 이후 경제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저는 평화와 안보가 보장된 세계에 대한 바람을 말해왔지만 우리는 또한 모두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경제정책을 살펴보면, 기업 활동의 조정을 위해 시장의 힘에 의존하는 것과 기업 활동이 국가에 대한 책무에 부합하도록 적절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유출된 파나마 페이퍼는 각국 정부에 대기업과 부유층의 탈세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전 세계의 세법을 악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에, 각국은 세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 세법이 정직하게 시행될 수 있게 하는 데에도 국가 간 협조는 필수적입니다.


난민과 기후변화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불공평한 경제정책에 질려있다는 점은 영국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이나 미국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와 같은 비주류 정치인들이 가진 호소력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불공평한 정책으로 인한 대다수의 희생으로 소수가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는 매우 역동적이지만 그러한 역동성조차도 금융 붕괴의 충격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창의성은 사회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지만 그것 역시 한 국가의 사회구조와 법률이 조건을 마련해주어야 가능해집니다. 용기 있는 지도력은 그러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또 제공해야만 합니다.

  소수 세력은 공포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세계 공동체 내의 다양성과 신념의 차이를 악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당화되어서는 안 되고, 또한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일입니다. 세계를 괴롭히는 인종 간, 종교 간 분쟁이 야기하는 공포는 우리가 매일 목격하는 난민대열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20세기 중반 서구문명을 갈가리 찢어놓은 인종적 편견과 유사한 사태에 또 다시 직면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비극입니다. 인종주의적 시각이 21세기의 세계에도 떠돌고 있고, 몇몇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면 세계는 이러한 사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이 난민의 수용을 거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난민만을 받아들이는 현실로 인해 비극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인종 간 갈등은 그것이 종교 때문이든 아니든 간에, 공동체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망쳐 놓았습니다, 또 문제가 거기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가 방치될 경우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하여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하는 수백만 명의 난민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의 파리 기후변화회의는 전 세계의 국가들을 불러 모아 긴급 행동을 취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모든 국가들이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범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할까요? 섭씨 2도의 상승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살고 있는 해안지역의 침수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것이며, 그 효과는 궤멸적일 것입니다. 이는 인구의 대량 이주를 의미하며, 오늘날 난민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수많은 인구를 이주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제입니다. 따라서 모든 국가들이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이후 석유, 디젤 자동차 구매를 불법화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네덜란드나 가격 경쟁력을 위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을 감면한 노르웨이처럼 몇몇 나라들은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또한 전기자동차를 대중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다른 조치로 중국과 몇몇 나라들처럼 오염이 심한 석탄 발전의 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태양열에 투자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요점은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동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며, 이는 미래의 어느 날로 미뤄둘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 역사에서 많은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 아시아는 이제 탄소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방법을 앞장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중차대한 도전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반면, 이와 대조적인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세계는 지식의 급속한 성장을 통해 보기 드문 가능성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더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고, 인종, 피부색, 종교를 뛰어넘어 모든 개인을 고유한 존재로 인정하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인식 역시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성취한다면,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이 글은 제11회 제주포럼 개회식 기조연설 발췌문으로,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6.05.3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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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Jim BOLGER(前 뉴질랜드 총리), 2016 제주포럼 기조연설 발췌문
Tag 제주포럼, 북핵문제, 경제협력, 난민문제, 기후변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