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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에 따른 동아시아 미중관계 고찰: 한반도 사드 배치의 논리 By :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JPI PeaceNet: 2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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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29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에 따른 동아시아 미중관계 고찰:
한반도 사드 배치의 논리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미중경쟁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상당한 변화를 거듭해왔다. 신형대국관계, 대국굴기, 화평굴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미국의 대응 및 상대적 국력, 그리고 중국의 위상 변화에 따라 저자세(low profile)과 고자세(high profile)을 거듭해왔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국내 및 국제정치 상황에 따라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그리고 재균형(re-balancing)으로 다양한 적응 과정을 거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관계의 이론적, 정책적 양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패권국이 되는가?” 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패권국이 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 

  ‘패권안정(hegemonic stability)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평화를 유지하면서 국제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통화, 무역질서와 같은 공공재를 공급한다. 이 공공재로부터 모든 국가가 혜택을 보게 되므로 약소국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데 기여하지 않고 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집단행동의 문제 속에서 무임승차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약소국에 의한 강대국의 착취’라고 한다.

  이에 반해 ‘세력전이(power transition)이론’에 따르면 평화가 가능한 것은 패권국이 힘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패권국은 자신이 조직한 국제질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기 때문에 평화를 선호한다. 그러나 힘의 우위를 통해서 산출하는 이익의 분배에 있어서 패권국은 공공재로 무임승차가 가능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현상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패권국은 강력한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이용하고, 동맹국들에게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로서 이익을 분배한다. 패권국은 그들이 생산한 이익을 경쟁국이 향유하는 것을 거부할 뿐 아니라 국제질서에서 존재감이 없는 약소국에게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공공재를 공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대전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도전세력이 기존 질서에 불만을 가지고 도전국의 이익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패권국에 도전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 모두 힘의 우위가 확보될 때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감소한다고 보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두 이론 간 패권국이 공공재와 사유재 중 어떤 것을 생산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패권안정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공공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약소국의 무임승차에 의해서 착취를 당한다고 보는 반면, 세력전이이론은 패권국은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이익을 불공평하게 배분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본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에서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염두에 둔 미국의 외교정책은 패권안정이론보다는 세력전이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과거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향후 전망에도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동맹국으로 확실하게 끌어들였다. 필리핀은 2014년 과거 미군기지가 있었던 수빅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미국이 이용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하였고, 남중국해에서 미국 및 일본과 호주도 참석하는 ‘발라카탄’이라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필리핀은 이러한 활동이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영토방어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규모 간척사업에 대한 경고 메시지의 성격이 크다.

  미국의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는 더욱 극적이다. 1974년 월남의 패망으로 쫓겨났던 미국이 다시 베트남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이제 칼란 만의 해군기지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고 이를 이용할 것이 가시화되었다. 미국과 베트남은 다낭 앞바다인 남중국해에서 7일간의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중국의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미국의 남중국해 불개입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베트남의 경제 및 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행보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군사 동맹국인 한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 이익을 분배하고 미국의 국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시도는 북한의 핵이 일차적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국 안보협력의 틀에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은 안보라는 국제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동맹국에게 기여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서 패권국 미국이 제공하는 사유재인 안보를 선택적으로 향유하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에서 안보 사유재를 생산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국가와 참여하지 않는 국가, 그리고 동맹국과 적대국을 분명히 구분하여 안보의 이익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를 포함한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선택은 대북 억지력의 일환으로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를 소비할 것인가 아닌가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출발할 경우,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6.7.29 게재 

*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jpi.or.kr
 

 

저자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Tag 미중관계, 사드 배치, THAAD, 패권안정이론, 세력전이이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