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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과 동북아 국제협력 By : 정기웅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JPI PeaceNet: 20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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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6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과 동북아 국제협력




정기웅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2016년 9월 경주를 강타한 규모(MI) 5.8의 지진과 그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겪은 경주의 모습은 한반도에 발생 가능한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경주의 지진은 태풍과 홍수 이외의 요인으로 인한 재해에 대해 사실상 무관심한 상태였던 우리에게 그 관심의 폭을 넓힐 필요성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는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백두산 화산 분화가 국내여론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한 이후이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후 일부에 의해 제기된 백두산 화산 분화 임박설에 대해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와 관련된 일련의 논쟁과 더불어 화산 분화로 인한 발생 가능한 재해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에 화산 분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화산 분화에 의한 재해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였지만, 이때 갖게 된 경각심은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백두산은 지리적으로 북위 41° 01´, 동경 128° 05´에 위치해 있다. 해발고도는 2,750m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동시에 민족의 영산으로서 신성시됐다. 기록에 남아있는 백두산 분화는 939년, 946년, 947년, 1014년, 1016년, 1017년, 1018년, 1019년, 1124년, 1199년, 1200년, 1201년, 1265년, 1373년, 1401년, 1403년, 1405년, 1573년, 1597년, 1654년, 1668년, 1673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 등에 이루어졌다(윤성효 2013). 화산 분화의 규모는 별개로 하더라도 분화와 분화 사이의 시간적 간극만을 고려한다면, 10세기 이후 매 세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분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중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에 의하여 2000년 이후 미소지진이 잦아지고, 정밀 측량에서 백두산의 높이가 증가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마그마의 화학적 성분이 분화에 접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특히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명예교수(화산학)인 다니구치 히로마쓰(谷口宏充)는 2012년 5월 日本地球惑星科学連合 학술회의에서 연구발표(日本の巨大地震と白頭山噴火活動との時代的相関)를 통해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지각판 운동 영향으로 백두산 화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내에서 일부 연구자는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에 대해 “규모의 문제일 뿐 2035년 이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백두산 화산 분화를 예측하고 전조현상 관측과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윤성민·오창환 2014, 8).

  많은 이들은 백두산을 휴화산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백두산은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또한 역사의 기록이 보여주듯이 백두산은 여러 차례 분화한 바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시 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유무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화산 분화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물론 그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화산 분화가 발생하였을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정치·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백두산 화산 분화로 인한 재해의 규모 예측

  백두산 화산 분화가 초래할 수 있는 피해에 관해 진행된 연구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2015년 발표된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 교수팀의 연구이다. 윤 교수팀이 발표한 국민안전처 연구용역(‘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결과에 따르면 폭발지수(VEI) 8단계 중 5단계 이상의 폭발이 발생하고 북동풍이 분다고 전제할 경우, 백두산 분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4조 5189억, 제주공항을 제외하고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이상 폐쇄되어 이로 인한 피해액 611억, 화산폭발로 인한 지진의 영향으로 서울과 부산 등 한국 주요 대도시에 있는 10층 이상 건물 유리창과 외벽 등이 파괴됐을 때 발생하는 간접적 피해 등을 합하면 직간접 피해액의 합계가 총 11조 1,895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반면 4단계 이하의 폭발일 경우, 북한 지역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는 데 비해 남한 지역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윤 교수팀의 발표는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초래하였고, 예측의 정확성 및 현실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이어진 바 있다.

  화산 분화 시 직접적인 화산 재해는 크게 화쇄류와 화산 이류 및 홍수, 화산재, 쓰나미 등이 있다. 그러나 폭발의 강도, 화산 분화의 종류, 바람·습도·온도와 같은 기후적 조건, 계절적 요인, 2차 피해의 범위에 대한 규정 등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도 다양한 결과가 산출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예측 가능한 피해 중 백두산 화산이 분화하였을 경우, 한국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직접적 피해는 화산재로 인한 피해일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사실 백두산 화산 분화와 같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재해의 발생은 완벽한 예방이 불가능하다. 화산 분화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 태풍 등의 자연재난의 경우에도 현재의 과학기술로써 재난 자체를 없애는 것은 물론 그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단지 우리는 그것이 초래하는 파괴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자연재난과 이로 인한 재해는 예측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동시에 국경을 초월한 국제적 문제로 취급되기도 한다. 즉, 넓은 의미에서 비전통 안보의 한 분야인 인간 안보의 개념에서 접근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백두산 화산 분화는 그것을 어떻게 프레이밍(framing)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대응책 및 해결방안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를 자연재난으로 인한 물리·경제적 피해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그에 따른 정치·사회적 문제까지를 염두에 둘 것인지에 따라 그 대응 범위와 대응 주체의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가 가져올 정치·사회·경제적 파급효과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의 정치·사회적 파장에 대한 연구, 특히 국제적 관점에서의 연구 및 대비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국제협력의 필요성

  백두산은 이 땅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지만, 남쪽에 있지 않고 북쪽에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한의 관할구역에 속한다. 그마저도 온전히 북한의 영토가 아니라 중국이 그 소유권 중 일부를 갖고 있다. 또한, 화산 분화 시 그에 따른 재난·재해의 파급효과는 북한만이 아니라 주변 여러 국가에까지 미칠 것이므로 그 관할권과 문제 해결의 주체를 쉽게 확정 지을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국제적 문제로 간주된다. 따라서 백두산 화산 분화 시 화쇄류의 직접적 피해를 받는 북한지역뿐만 아니라 이차적 피해의 영향권에 속하는 남한,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고려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화산 분화 시 피해 예상국의 협조 및 대비 태세는 전무하거나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백두산 화산 분화가 미치는 피해가 강력하고 광범위하다고 전제할 때, 우리의 관심은 세 가지 측면에 초점을 둘 수 있다. 첫째, 백두산 화산 분화 자체로 인한 직접적 피해로서 화쇄류와 화산 이류 및 홍수 등에 의한 피해 둘째, 백두산 화산 분화가 일으키는 간접적 피해로서 화산재 분출로 인한 교통·통신망의 마비, 농작물 피해 및 산업단지 피해와 같은 경제적 피해 셋째, 백두산 화산 분화로 인한 직·간접 피해의 규모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주변국의 통치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중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 내부에 급변사태가 초래되는 경우 등이다. 이는 백두산 화산 분화와 그 파급효과를 단순한 자연재난과 재해의 문제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에서 급변사태의 발생은 동북아 지역의 안보구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바, 동북아의 주요한 행위자 중 하나인 미국 또한 이 문제에 반드시 개입하고자 할 것이 예측된다. 결국,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북아 수준에서의 국제적 협력을 해야 함이 명확해진다.


  북한의 취약한 방재 시스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동북아 수준에서의 재난 대비 협력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특히 핵개발로 인한 북한의 폐쇄지향과 비협조는 국제적 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백두산과 관련하여 상황을 더욱 우려스럽게 하는 것은 북한의 재난 대비 태세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제적십자사(International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5년에서 2014년에 사이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의 사망자 수는 2백여만 명이었으며, 이 중 북한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수는 60여만 명에 달함으로써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이 시기가 북한이 소위 고난의 행군이라고 일컫는 특별한 어려움을 겪은 기간과 겹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자연재난과 이로 인한 재해에 대처하는 북한의 준비가 충분치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두산 분화가 발생한다면 북한의 피해는 자칫 궤멸적일 수 있다.

  백두산과 관련한 남북 간 접촉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그 결과는 없다. 2007년 12월 개성에서 개최된 남북보건환경회담에서 북한은 남한 정부에 지진계 설치와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추진을 요청하였다. 당시 북한은 일본에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요청에 대해 한국은 두 차례의 비공개회의 개최 후 지진계 설치 요청을 수락했으나,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무산되었다. 백두산 문제와 관련하여 남북의 접촉은 2011년 3월 다시 이루어졌다. 이때 남측은 북측에 백두산 내부 마그마 움직임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의하였고, 남북학술토론회 개최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는 핵실험 지진파까지 감지하는 지진계 설치로 인하여 남한에 군사정보가 넘어갈 것을 우려한 북측에 의해 결국 무산되었고, 이후 백두산 문제를 포함하여 어떠한 분야에서도 남북한 간에 환경 및 자연재난과 관련한 협의가 이루어진 바 없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백두산 화산 분화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체의 출범은 고사하고,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연구를 위한 최소한의 과학적 협조마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연재해 대비를 위한 동북아 국제협의체 출범 필요

  백두산 분화는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 있는 한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지역 이해관계자로서의 미국을 비롯한 여타의 많은 나라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백두산 분화에 대한 대비책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비물리적 피해에 대한 대비를 포함하여 주변국들과의 공조 및 협조체제 구축까지 염두에 두고 수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화산 분화로 촉발될 수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백두산 영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공조는 사전에 매우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조율과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산 분화로 인한 주변국 피해는 직접적이라기보다는 항공운송수단 불통과 화산재 피해 등의 간접적 피해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하지만 재해로 인하여 한반도에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북아 지역 안보와 직결될 것이기 때문에 이해관계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백두산 분화는 그 현시적 위협이 강하지 않고, 상황 발생 시 피해 환경은 결정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균형과 안보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국내·국제 정치적 환경이 변화할 상황에서는 모두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협력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은 매우 지난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백두산 분화와 관련한 현재의 연구는 자연재난과 재해에 대한 대비와 대응전략 수립에 맞춰져 있으며, 정치·사회적 맥락에서의 접근과 국제협력의 문제는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다.

  2016년 늦여름 발생한 자연재해에 대한 북한의 협조요청과 국제사회의 거부는 북한과의 협력이 절대 쉽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2016년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를 휩쓴 수해로 인해 수백 명의 사상자와 7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9월 9일 5차 핵실험으로 인하여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였다.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 하에서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색국면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북한의 자연재난에 대한 인도적 협조와 도움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화산 분화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한에 국한되지 않고 동북아 각국을 아우르는바, 일본·중국·러시아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여 당사국들의 협의체가 조직되면, 장기적으로 유명무실해진 6자회담을 대체하는 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적 예측이 또한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관련 국가들의 참여하에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의 상정과 그에 조응하는 행동계획(Action Plan)의 수립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를 총합적으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Crisis Management Control Tower)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이 더욱 명확해진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재해에 대한 사전 대비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동선 증진을 위한 선의적(善意的) 접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 감소를 위한 대비책 수립과 국제협력의 경험은 유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한 타국에의 경험전수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6.11.1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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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 주요 관심분야는 국제협력/협상, 스포츠 정치/외교, 공공외교/ODA, 통일 남북관계 등임, 최근 연구로 "한국-쿠바 국교정상화에 관한 소고: 양면게임의 논리와 상승적 연계의 모색", "백두산 화산재해와 북한 급변사태에 관한 소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Why Japan and Russia have failed to solve the territorial dispute: the 1956 Joint Declaration and the mechanism of political coherence"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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