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ENGLISH
- 정기간행물 - JPI PeaceNet
JPI PeaceNet
미국 대선의 결과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By :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JPI PeaceNet: 2016-44
PRINT : SCRAP: : FILE : (다운로드 : 호) (조회 : 2908)

2016. 12. 2



미국 대선의 결과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상을 깨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미국의 국내정치는 물론 국제금융시장과 국제정치에 큰 파장이 일어났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계속 몰려올 것이라는 예상이 미디어 보도의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대선 결과로 국제질서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혼란 상태에서 대미외교에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기민하게 트럼프 당선자를 만났다. 그리고 그는 1987년 뉴욕타임지에 기고된 미국의 대일본 방위제공에 관한 비판적 의견에 대해 선제적으로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대안을 마련하면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정책과 일본의 국익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했다.

  미국의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의 차이가 어느 때보다 극단적인 것처럼 보였던 점은 클린턴 후보가 보여준 왼쪽으로 쏠리는 경향보다 트럼프 후보가 보여준 오른쪽으로의 이동이 더 현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변화에 대한 우려는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와 클린턴이 보여준 정책의 차별성에 기인한다. 클린턴의 주요 정책들은 당선 초기 이스라엘 보다 이집트를 먼저 방문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던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주로 계승하고 있고, 친동성애, 친무슬림 및 친중동정책과 이스라엘 및 기독교와 거리유지, 낙태찬성, 친세계정부주의 및 친북미연합을 중심으로 한 국제주의를 선호한다. 이에 반해서 트럼프는 반동성애, 반무슬림 및 반중동정책 및 친이스라엘과 친기독교, 낙태반대, 반세계정부 및 반북미연합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고립주의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 클린턴은 사회적 진보주의 및 대외정책에서도 자유주의 및 세계주의의 경향을 보이지만, 트럼프는 사회적 보수주의 및 대외정책에 서 고립주의의 경향을 드러낸다. 국내외 정책에 대한 트럼프와 클린턴의 대비는 선거 막바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자, 수세라고 판단한 트럼프 후보가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서 우파적 노선을 좀 더 명확하게 함으로써 미국 국내여론은 물론 한국의 여론에까지 부정적 인상을 확대시켰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고 한 달이 채 안된 지금, 네오콘의 주요 인물이 인수위원회에 발탁된 점은 인수위원회가 선거 당시 주장했던 강경한 고립주의 정책을 위해 서서히 선회하는 것을 보여준다. 첫째, 군사적 고립주의에 근거한 미국의 역할 축소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되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 그 점은 한국과 일본이 선택할 일이라며 사실상 불간섭원칙을 주장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발언은 잘못되었다가 아니라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언급한다. 즉 미국이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질서를 위해 패권국으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정책 측면에서 고립주의의 선택으로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해외에 유지하고 있는 공장을 국내로 다시 들여올 것이라는 주장에서 보듯이, 미국의 경제민족주의는 여전히 후보 시절의 기조가 상당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주장했던 만큼 강력하게 자유주의적 경제를 후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자본권력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으로 나누어 금융자본의 시대는 지나가고 산업자본의 시대가 도래하여 국내적으로 정치-경제 질서가 새롭게 등장할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현실 정치에 있어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적대적인 관계 혹은 정치권력이 자본권력의 이익을 침해하여 그 대가로 노동자의 이익을 보호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 나아가서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자를 위해서 산업자본 혹은 금융자본이 자본권력의 이익을 침해하는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셋째, 미중 관계에 있어서 군사적 측면의 대중국 봉쇄전략인 아시아로의 회귀(Pivot of Asia)에는 큰 변화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남중국해 문제에 대하여 당사국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미국이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호기롭게 주장했지만, 군사적 확대전략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고립주의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경제관계의 재설정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중국에 제공하던 수출시장의 지위를 축소하고, 미국 상품의 대중국 수출의 가능성을 확대함으로써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양국 간 경제관계의 설정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 취임 즉시 TPP를 철회하겠다는 주장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개선하여 미국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점이 핵심일 것이다.

  넷째, 북한 핵문제에 대한 비핵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미치광이 또는 천재라는 언급한 것은 외교정책적 고려가 없는 즉흥적인 반응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있지는 않다. 트럼프가 사업가라는 측면에서 미국이 현재 추진하는 북미 간의 민간 접촉을 보면,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지해온 전략적 인내를 종식하려는 동기가 충분히 존재한다. 그리고 북한도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에서 오는 정치적 및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동기가 있으므로, 비핵화를 포함하는 한반도의 고착상황이 개선될 돌파구가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8년 전 미국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을 때, 인류는 전 세계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핵 없는 세계를 달성할 것을 전제로 미리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 지금 돌아보면 미국은 비핵화를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은 기울였지만, 현존하는 국제질서를 극적으로 전환했다고 할 만큼의 평화로운 전환은 일어나지 않았다. 같은 맥락에서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군사도발에 대한 가능성 시사와 같은 무모한 발언을 쏟아내던 트럼프 당선자도 대통령에 취임하면 미국 정치제도의 틀 안에서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정책결정을 할 것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전 세계를 불확실성으로 내몰고 있다고 하지만,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불안요인일 수도 있지만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은 외교안보정책 측면에서 미국의 정책 전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원심력과 함께 전통적인 미국외교정책의 구심력을 파악하여 한반도 문제에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환점으로 미국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6.12.2 게재
*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jpi.or.kr



저자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Tag 미국, 미국 대선, 한반도 정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