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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렉스 사건과 동아시아 국제관계 By : Bernard Fook Weng Loo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라자라트남국제학대학원 부교수) JPI PeaceNet: 20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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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9



테렉스 사건과 동아시아 국제관계




Bernard Fook Weng Loo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라자라트남국제학대학원 부교수





  2016년 11월 23일, 홍콩세관당국은 콰이충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일상적인 검열 이후 싱가포르군(SAF)의 테렉스 보병수송용 장갑차(ICV) 9대를 압수했다. 압수된 테렉스 장갑차들은 대만에서 싱가포르군이 실시한 정기군사훈련에 참가한 후 대만의 남부도시 가오슝에서 싱가포르로 해상운송 중이었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중국과 싱가포르의 냉랭한 관계가 있다. 중국-싱가포르 관계의 후퇴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하여 1982년 유엔 해양법협약 제7부속서에 따라 설립된 중재재판소의 2016년 7월 12일 자 판결에 대한 싱가포르의 반응에서 비롯되었는데, 중국은 싱가포르의 반응을 반(反)중국적 입장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은 항행자유작전(FONOP)을 여러 차례 실시했는데, 싱가포르군 공군기지에서 P-8 초계기가 몇차례 이륙했었다는 점은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국-싱가포르 관계는 9월에 더욱 악화되었다. 스탠리 로(Stanley Loh) 주중 싱가포르대사는 중국 글로벌 타임즈의 편집자들에게 보낸 9월 26일자 공개서한을 통해 9월 초에 열린 비동맹운동정상회의에 참가한 싱가포르 대표단이 남중국해와 중재재판소 판결 문제를 제기했다는 내용을 주장한 중국 글로벌 타임즈의 보고서를 반박하였다.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대만과의 비공식적 관계와 대만 내 싱가포르군의 군사훈련시설 유지이다. 과거에 중국은 이러한 비공식적 관계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거절했던 하이난 군사훈련시설 사용 제안과 같이 싱가포르가 대만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계속되었다.


  싱가포르의 반응

  싱가포르는 중국-싱가포르 관계의 냉각에 관하여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비비안 발라크리샤난(Vivian Balakrishnan) 외무장관은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장기적이고 다면적인 관계를 해치는 어떠한 것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1월 28일 스트레이츠 타임즈의 글로벌 아웃룩 포럼에서 “그것은 전략상 중요한 사건이 아니므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였다.

  응엥헨(Ng Eng Hen) 국방장관은 싱가포르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반복하면서, 홍콩세관 당국이 화물을 검색한 이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억측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소 강경하게 싱가포르가 “자산을 되찾기 위해 모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더욱 강경해지는가?

  이 사건을 중국이 동아시아에 있어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채택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보는 것은 분명 솔깃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적어도 양면이 존재한다.

  12월 6일 자 스트레이츠 타임즈 기고문에서 안젤라 포(Angela Poh)와 창준얀(Chang Jun Yan)은 중국의 동기에 대하여 지나친 추론을 삼가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그들의 주장처럼 홍콩세관 당국의 싱가포르군 차량 압수로 이어진 것은 결국엔 단순한 행정상의 착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응 국방장관도 이 사건의 초기 대응시 사건의 이유에 대해 추측을 하지 않을 것을 충고하였다.

  더욱이, 테렉스 보병수송장갑차의 압수는 전례가 없는 것이 아니다. 2010년 홍콩세관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박람회에 참가 이후 한국으로 회송 중이던 한국의 K-21 경전차를 압수했는데, 그 이유는 명백하게 운송회사가 전략물자에 적합한 수출입 허가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였다. 2000년 중국항공산업 서플라이 &; 마케팅사의 발주로 톈진으로 향하던 소련제 병력수송장갑차 5대가 압수되었다.

  하지만 중국의 의도에 대해 이렇게 조심스러운 해석은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직관에 반할 수 있다. 우선, 싱가포르가 대만에서 홍콩을 통과하여 싱가포르로 군사 물자를 이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선례가 없었다. 이 사건과 중국-싱가포르 관계 악화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둘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더욱이, 글을 쓰는 당시 중국 외교부나 홍콩세관은 압수에 관한 어떤 명백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말로 행정상의 착오였다면 이에 관해 빠르고 분명하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했고, 운송회사가 착오를 바로잡는데 필요한 조처를 했어야 하며, 화물이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어야 했다. 이제까지 어떤 명백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은 “행정상 착오”라는 주장을 약화시키고 있다.

  2016년 동아시아에서의 중국의 행태는 무엇보다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성난 반응과 남중국해에 인공섬 구축 등 중국이 지역 문제에 있어서 보다 강경해지고 있다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동아시아의 선택

  이것이 사실이라면, 동아시아는 멜로스 대화(Melian Dialogue)의 문턱에 들어온 걸까? 그렇다면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의 선택은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이 다가오면서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관심사는 미국이 지역안보에 어쨋든 덜 관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는 유럽과 아시아의 미동맹국가들이 안보에 대해 무임승차를 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역 동맹국들이 자신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충분한 자원을 쓰지 않아도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를 보장해왔다고 때때로 주장해왔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철수한다면, 이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이 분명히 들어오게 될 잠재적 진공상태를 만들게 된다. 두테르테 정부 하의 필리핀과 같은 몇몇 나라에서는 이는 환영받을 가능성이 있는 변화이다. 하지만 미국의 전통적인 아시아 동맹국에 속하는 일본과 한국에는 동아시아가 미국의 대항력 없이 중국에 지배되는 것은 부정적일 수 있는 변화이다. 동아시아의 안보가 미국과 중국 양국을 포함한 지역체제에 의해 가장 잘 보장된다고 믿는 나라들 중 싱가포르는 가장 대표적인 국가이다. 중국이 지배하는 동아시아는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 국가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도날드 트럼프는 일본이 핵무기보유국이 될 수도 있다고 제안했었다. 일본과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게 이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미국이 철수한다면, 일본은 기존의 평화적 핵에너지 프로그램을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한 일본과 그리고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지역안보협력에 따르는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만 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아시아 안보 협력에 계속 참여하도록 설득하는데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에게는 선택이 훨씬 더 제한되어 있다. 싱가포르는 항상 국제법을 강조하는 자세를 취해왔으며, 이는 모든 관련 국가들이 사안에 관한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남중국해 판결에서도 동일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중국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는 아시아의 멜로스 대화를 진행할 경우, 국제법은 별다른 위안을 제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6.12.29 게재
*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jpi.or.kr



저자 現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라자라트남국제학대학원의 부교수 및 전략연구 석사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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