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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다양성 실현을 위한 협력 By :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JPI PeaceNet: 20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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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4



제12회 제주포럼 기조연설 발췌문


평화와 다양성 실현을 위한 협력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여러분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제주포럼에 참석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키기 위해 여러분과 생각을 나누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저는 이번 제주포럼에 슬픔을 갖고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종교적 아집에서 비롯된 이러한 사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건이 태국 방콕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또한 오늘까지도 필리핀 말라위시가 IS와 연계된 단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것은 슬픈 사실입니다. 사실 이런 테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영국 맨체스터 폭탄테러를 포함해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갔습니다.

  이러한 사회를 현대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 하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제한된 여건 속에서 인도네시아 반둥에 모여 1955년에 회의를 했습니다. 이날 다양한 인종, 민족집단, 종교, 신앙의 장벽을 제거했습니다. 이 회담은 또한 모든 차이를 그들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흐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이들 국가에 혜택을 주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심지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과는 별개로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회담과 늘 함께해왔고 이 회담을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이 사건을 오늘날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비교해 봅시다. 종교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의 결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1955년 4월 18일 아시아, 아프리카 회담의 개막식에서 수카르노 대통령이 한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는 다른 어느 대륙보다 다양한 종교와 신앙이 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전 세계로 퍼진 신앙과 사상의 탄생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교의 다양한 형식 때문에 갈라져야 하는 걸까요? 모든 종교가 전파하고자 하는 역사와 개성, 존재근거, 긍지, 목적, 진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위대한 종교는 관용을 설파하고 상생의 원칙을 따를 것을 요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각 종교의 신도들이 다른 이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의무로 모든 각각의 신도들에게 동일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런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종교는 타락하고 종교의 진정한 목적은 왜곡됩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깨닫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민족적 단결의 원천이자 외국의 간섭을 가로막는 종교적 믿음의 힘은 분열을 촉발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공동의 노력으로 힘들게 성취한 자유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는 아시아 국가의 창립자들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회담 회원국들의 원칙과 이상이 아시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운동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극단적 운동에 대한 대응도 포함됩니다. 지금은 우리의 국가 설립자들로부터 그리고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역사로부터 모든 생명체가 지니는 고유한 다양성조차도 공동의 노력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고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다양성은 협력을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화는 겉으로 보기에 분리되지 않은 국경 없는 세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양한 문제가 출현하고 있고 국가단위를 넘어 서로 연결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 마약거래, 금융범죄로부터 테러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얽혀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중 독립적으로 각국의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제가 있을까요? 이러한 문제가 제3세계 국가들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생각지 않길 바랍니다. 선진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다면적 차원의 위기를 잘 관찰해 보십시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기후변화와 그것이 지구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표명해 오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께 경의와 함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최근 칸 영화제에서 고어 전 부통령께서 밝힌 입장에 동의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움직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나의 권력이 기후변화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그저 가만히 있거나 탄소거래를 통해 기후변화문제를 상업화하는 틀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국제협약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2015년 파리 기후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논의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과거 교토협약이 규율해 온 탄소배출 감소를 지지합니다. 이제는 파리협약에서 정해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적극적으로 기후정의 운동에 참여할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로 대기권을 파괴해 온 선진국들도 그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합니다. 지금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그들의 부채를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요원칙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을 고려하고, 개인당 배출속도를 동일하게 할 수 있는 국제적 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지구상의 개인들은 누구나 동일하게 대기권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로부터 72년 전인 1945년 6월 1일은 수카르노 대통령이 역사적인 연설을 한 날입니다. 이 연설에서 그는 ‘판차실라’를 제시했습니다. 판차실라는 나중에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근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판차실라는 다섯 가지 원칙을 의미합니다.

  첫째, 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모든 이들은 아무런 종교적 이기주의 없이 문화적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신에 대한 믿음, 고귀한 인격,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공정하고 문명화된 인류애입니다. 이 둘째 원칙은 민족주의를 발휘합니다. 민족주의는 자유운동이고 억압에 대한 해법이고 자유에서 비롯된 위대한 영감입니다. 이 원칙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을 위한 정의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주의자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함께 사랑합니다. 셋째 원칙, 인도네시아의 단결입니다. 이 원칙은 서로를 굳건히 끌어안아야 할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민족주의가 국제주의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간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국제주의의 원칙을 통해 모든 국가는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모든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고 지켜줍니다. 국제주의를 통해 국가는 인종 우월주의, 국수주의, 세계시민주의를 벗어나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넷째, 협의와 의견 일치입니다. 즉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독점하거나 서구가 만들어낸 사회적 원칙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특정 사회적 조건에 따라 시행과정에서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인간 본래의 조건입니다. 다섯째, 사회정의는 사회복지와 연결되어 있고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판차실라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 민족주의, 국제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정의. 이것은 인도네시아 민족의 삶의 방식입니다.

  판차실라는 삶의 중추적 지도원칙이고, 정신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우리가 쟁취해야 할 원칙입니다. 판차실라는 보편적 의미를 지니고 있고 국제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21세기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해법에 이르는 정신이자 원칙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도 증오와 갈등을 젊은 세대로 이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믿기에 우리가 갈등과 분규에 대해서는 평화의 길을 택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수단으로서, 그리고 빈곤과 억압을 종식시키는 진지한 노력의 하나로, 저는 여러분에게 판차실라의 원칙을 아시아 국가의 삶의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저는 지금 그리고 다가올 시대에 아시아가 판차실라의 정신으로 세계의 정의와 사회복지를 위해 싸워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이 글은 제12회 제주포럼 개회식 기조연설 발췌문으로,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7.6.2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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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Megawati Soekarnoputri),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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