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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By :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JPI PeaceNet: 2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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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3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다소 제한적이지만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이번 회담은 북한 핵, 사드 배치, 한미 동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즐비한 가운데 북한에 억류되었던 웜비어(Otto Warmbier)의 사망으로 인해 출범한 지 50여일 밖에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지난 국정공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나타났던 ‘한국 건너뛰기(Korea passing)’현상을 ‘한국의 귀환(Korea is back)’으로 돌리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본다. 다행히도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의 무례한 악수와 같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과거 뉴욕과 로스엔젤리스 등을 방문했던 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이번 미국 방문의 모든 일정을 워싱턴에 할애함으로써 정상외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상회담 주요 의제

  이번 정상회담은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의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양국 정상의 첫 회담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같은 민감한 사안의 경우에는 정상회담 전에 미 의회를 방문하여 한국의 입장을 설명함으로써 양국 정상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의제인 북핵문제와 실익에 기반을 둔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에서 도출된 두 정상의 대화는 공동언론발표로 이어졌으나 당초 예고했던 대로 별도의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미 공동성명에는 ▲한·미 동맹 강화 ▲북한 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 지속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한 무역 발전 ▲여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양자 협력 증진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공조 그리고 ▲동맹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외교부장관 인사가 지연됨에 따라 양국 간 사전 실무협의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내용은 향후 두 정상의 임기의 계획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된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으며 전시작전권 전환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동안 워싱턴에서 줄곧 제기되어왔던 사드 배치 지연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다만, FTA 재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같은 실익에 기반을 둔 트럼프 대통령의 논의는 피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의제는 지양하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를 다양하지만 선별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선정과 공동성명 내용은 합리적이었다고 평가된다.


북한 핵문제 문제 인식 공유 및 공조 강화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절반 이상을 북한 문제에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언론발표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한미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the patience is over)”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 쉽게 들리는 이야기다. 최근 마이크 폼페오(Mike Pompeo) CIA 국장은 매일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를 묻는다,” 라고 했고 얼마 전 허버트 맥매스터(Herbert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옵션(military option)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CNN과 인터뷰를 한 군사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미국의 군사옵션들을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준비가 되어있다”1)고 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해 미국은 “확실한 대응(determined response)”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실한 대응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얘기한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대응일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메시지는 북한뿐만 아니라 얼마 전 미국을 다녀간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도 보낸 메시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 새로운 군사옵션과 확실한 대응에 대해 논의를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에 대해 양국 간의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절대로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포괄적 전략 동맹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를 대외적으로 유감없이 보여줬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이미지를 상쇄시키듯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는 연일 양국 언론을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관계를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 내 평화와 안보의 초석(cornerstone)이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평상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사적공간인 백악관의 트리티룸(Treaty Room)을 소개하고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2)에 관례에 없던 3박을 허용함으로써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한국과 전 세계에 재확인시켰다.

  양 정상은 한·미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동언론발표 중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사망한 오토 웜비어(Warmbier)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조의를 표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지키는 것” 이라고 하며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다시는 웜비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국제사회와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고 둘 사의의 깊은 신뢰가 쌓였다고 했다. 이와 같이 양국 간 공유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가치기반동맹(value-based alliance)이 선행이 되어야 군사 경제적 공유가치를 기반으로 한 이익기반동맹(interest-based alliance)이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국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가치에서 동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웜비어 사망에 대한 조의 표명은 양국 정상회담의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공동성명에 명시되었듯 한미는 한반도 문제와 한미 연합방위에 있어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북핵 문제도 제재와 대화를 통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공동언론발표에서는 발표된 북핵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공동성명에 명시가 안 된 것에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대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한미 FTA 재협상 논의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므로 이제부터 잘 준비해나가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그 동안 불공정한 협정이었던 한미 FTA를 재협상하여 양국에게 공평한 협정(fair deal)이 되길 희망한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면서도 상호 호혜적인(fair and reciprocal)” 한미협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후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린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FTA 재협상은 공식적으로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고 일축한 동시 “그래도 시정의 소지가 있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대응하였다.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의 아베 총리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에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는 일각의 제안도 틀리지 않은 얘기이지만 현재 문재인 정부는 한미 경제 프레임워크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의 논리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한미 FTA 에 따른 미국의 무역적자를 양국 정상의 공동언론발표장에서 정면으로 비판하고 새로운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에는 그 의지 또한 확실하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내용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고, 회담 후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적자 수치가 ‘창피한 경제적 실수(humiliating economic error)’라고 비판했으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국 미국 ‘국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는 대로 반드시 한미 FTA 관련 TF 팀을 구축하여, 재협상 가능성 여부를 검토, 대비해보고 대응전략 논의를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평가와 과제

  한미 정상회담은 대체적으로 순조로웠다. 첫 정상회담을 실패하면 국내외적으로 많은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에 첫 정상회담은 대부분 실패하지 않는다. 이번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 속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북핵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정리했으며 동시에 민감한 사안은 제외시켰다는 점에서 형식상으로는 분명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고스란히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 과제의 시작은 한미 간 고위급 전략협의체 구성이 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외교와 안보를 시작으로 경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전략협의체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의제와 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에 대한 한국의 입장(stance)을 설계해나가야 할 것이다.

  ‘거래의 기술(The Arf of the Deal)’의 저자이자 수십 년간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노련한 기업가(entrepreneur)이자 국제정치의 프레임워크 내에서는 현실주의자로 분류된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파리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국제적 협의의 탈퇴도 감행하는 현실주의자이다. 부동산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 트럼프기업의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없이 많은 협상을 이끌어왔을 것이고 그 능력은 양자관계에서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을 국가수장이 아닌 사업가로 바라보고 대응하는 전략도 분명히 필요하다. 이러한 상대는 법조인 출신으로서 수도 없이 많은 변호와 협상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강화되었다는 희망적 관측(wishful thinking)은 버려야 한다. 우리 정부는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국정운영의 기반으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을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잘 분석하고 상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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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arbara Starr and Zachary Cohen, “US military updates Trump's North Korea options,” CNN, June 30, 2017, , (date accessed July 1, 2017)
2)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제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외교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구입한 미국의 공식 외교주택, (Source: http://www.blairhouse.org/history/becoming-the-presidents-guest-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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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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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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