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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전망과 과제 By : 김석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JPI PeaceNet: 2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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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6



한미 FTA 재협상 전망과 과제




김석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은 한국 정부에 이익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의 대 한국 확장억지 정책을 확고히 하는 안보적 이익을 한국 정부가 얻은 것이다. 또한 전시 작전권 이양과 한반도 통일 환경 조성에 있어서의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에 관한 지지를 얻어내는 외교적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두 가지의 부담도 안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 증액과 한미 FTA 재협상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한미 간 경제 무역 관계에 관하여 공동성명에서 “균형된 무역”을 증진시킨다는 내용과 “진정으로 공정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공동성명이 7시간 지연된 이유로 미국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하여 “자유로운 무역”을 삭제하자고 요구한 것과 연관시켜 분석하면 이러한 내용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그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자유무역은 관세와 비관세장벽을 낮추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공정무역은 덤핑과 정부보조금 지급과 같은 불공정 무역관행을 철폐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지속적인 미국의 무역 적자는 미국 경제의 성장과 패권유지라는 정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해왔다.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의 근본 원인을 다른 국가들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에서 찾으려고 한다. 미국 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뛰어난데 다른 국가들이 투명하지 않은 형태의 시장개입을 통해 미국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덤핑과 정부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외국 상품들의 대미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반영되어 있다.

  한미 FTA 발효 후 한미 양국 간 무역량은 증가하였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세계무역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무역량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기인하여 양국 내 상호 시장점유율도 증가하였다. 그리고 양국 간 상호 투자도 다소 증가하였다.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그러나 미국 측 입장에서의 문제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증가한 사실이다. 2011년 116억 달러였던 대미 상품 무역 흑자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에는 258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동 기간 미국의 대 한국 서비스 무역 흑자가 다소 증가하여 14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을 모두 고려하면, 2011년 6억 달러에 그쳤던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2015년에 117억 달러로 증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로 인하여 미국의 손해가 커졌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과제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절차적 문제와 더불어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고,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에 관하여 한국 정부는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고려하여 한미 FTA 재협상에 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로,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화당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기존의 공화당 행정부보다는 보호무역적 성향이 강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외쳐온 미국중심주의적 외교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TPP 탈퇴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결정하였다. 자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국제기구와 협약을 파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 FTA가 미래에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최종적으로 종료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협상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현재의 한미 FTA 협정문에 기초하여, 한국 정부가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그에 응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한미 FTA 종료라는 위험을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적 색깔과 자국중심적 경제 운영의 기조를 면밀히 검토해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 FTA 재협상보다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NAFTA 재협상 과정과 결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실행 5년간에 발생한 다양한 경제적 효과와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의 영향을 각 분야별로 분석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측에서 관심이 많은 자동차, 철강, 농업, 서비스, 의약품 등에서의 수출입 동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게 어떤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를 끼쳤는가를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한 추세 분석뿐만 아니라 요인 분석과 미래 추세 예측 분석 등을 통하여 한미 FTA의 중장기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현 한미 FTA 협정에서 유예된 부분들이 개방될 경우의 효과와 문제도 같이 분석하여、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어떻게 미국 측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가도 준비해야 한다.

  셋째로, 한국 정부는 2006년 시작된 한미 FTA 협상 당시와 현재 상황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유사한가를 고려해야 한다. 2006년 시작된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사회적 분열과 정치적 대립으로 인하여 많은 비용을 지불하였다. 찬성과 반대 진영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다. 친미와 반미, 개방주의와 보호주의, 수출산업과 수입경쟁산업, 행정부와 의회 등의 다양한 진영 간 대립과 경쟁으로 인하여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였다. 이에 더하여 광우병과 독소조항, 그리고 미국 측 요구였던 ‘4대 선결조건’ 등의 사안들이 중첩되면서 혼란과 대립은 증폭되었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지더라도 이러한 대립과 경쟁을 축소시키려는 노력이 강구되어야 한다. 대립과 갈등을 축소시키는 방안으로 한국 정부는 잘 준비된 협상, 투명한 협상,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협상, 국회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협상, 국제규범과 원칙에 부응하는 협상 등의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넷째로, 한국 정부는 한미 FTA의 5년간의 실행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판단하면, 한미 FTA가 한국 경제에 매우 심각한 부정적 효과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 당초 우려했던 과도한 대미 의존은 발생하지 않았고, 한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었던 투자자 국가 소송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미 수출은 전체적으로 증가하였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도 이뤄졌다. 다만 우리가 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농업 부문과 서비스 부문, 의약 부문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하였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진다면, 미국은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한미 FTA를 추진할 때 한국 정부는 한국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서비스 산업 경쟁력 증대,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증대 등을 통한 한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궁극적인 목표로 채택하였다. 5년간의 짧은 경험 때문에, 이러한 장기적 목표가 달성 과정에 있는지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이러한 목표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가 추진해야 할 방향인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이렇게 채택된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 통상관계는 상호 이익 증대를 위하여 확대 심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 이익에 관한 고려보다는 절대 이익에 대한 고려가 앞서야 하는 이유이다. 한미 양국 정부 모두 자신의 국내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미 FTA를 통한 경제적 이익은 정치적 이익으로도 환원될 것이다. 그리고 흔히 이야기되듯, 한미 간에는 경제적 이익 이외에도 안보적 이익과 가치 공유 이익이 존재한다. 이런 측면을 한국 정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다양한 경제적 공세에 종합적으로 대비해야만 한다. 한미 FTA 재협상뿐만 아니라,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대하여 환율과 관련된 압박, 무역장벽과 관련된 압박 등 다양한 경제적 압박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하여 당당하고, 투명하고, 치밀한 준비가 이루어진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7.7.5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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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정치학석사, 노스캐롤라니아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주요연구분야는 국제정치학, 국제정치경제,비교정치학, 경제학 등이며 주요 저서로는 『국제통상의 정치경제론』(1998), 『현대 국제정치 핵심논쟁 12제』(공저)(2001), 『한국의 통상협상』(공저)(2004), 『국제정치경제의 이해』(2016)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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