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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일본총선 이후 한일관계와 동북아질서 By : 전진호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JPI PeaceNet: 20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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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8.



2017 일본총선 이후 한일관계와 동북아질서




전진호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목차>

      1. 2017 일본총선 분석
      2. 총선 이후 한일관계 전망
      3. G2의 대립과 동북아질서의 재편


1. 2017 일본총선 분석

  지난 10월 치러진 일본총선(중의원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의석 465석 중 284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연립정권을 구성중인 공명당의 의석(29석)을 더하면 여당은 헌법 개정이 가능한 전체의석의 3분의 2 의석인 310석을 넘은 313석을 확보했다.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55석을,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제2야당인 희망의 당은 50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중의원 해산 직후 야당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자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를 한때 위협하기도 했지만, 야당의 통합이 무산되며 자민당은 무난히 절대안정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이후 치러진 5차례의 국정선거에서 모두 승리했으며,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3선에 성공할 경우 2021년까지 총리를 계속할 수 있는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야당의 분열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전체 298개 소선거구 중 야당후보가 2명 이상인 야당분열구가 226개 선거구에 달했으며, 여야가 1:1로 격돌한 선거구는 57개 선거구에 불과했다. 고이케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희망의 당과 민주당에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독립한 입헌민주당의 대립은 자민당의 단독과반수 획득에 기여했다. 야당의 분열로 자민당에 대한 반대표가 분산되어 자민당은 소선거구의 4분의 3 이상에서 당선자를 냈다. 자민당의 압승은 선거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이미 예측되었으며, 열세로 예상되었던 도쿄와 도호쿠(東北)에서도 승리했다. 야당의 분열에 더해 아베노믹스의 성과 등 아베 정권에 대한 좋은 평가와 북한의 핵실험 등에 의한 북풍이 자민당의 압승에 기여했다.

  총선 이후 자민당은 총선 직전과 비슷한 의석을 확보했지만,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급등했다. 아베 총리와 부인의 사학법인과의 유착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년 3월 53%였던 내각 지지율이 35%까지 급락했다. 지지율 하락에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 총선거로 응수했고, 총선 후 지지율은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지지율 회복으로 아베 총리는 추진 중이었던 개헌을 밀어붙일 동력을 다시 얻었다.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라는 승부에서 아베 총리는 승리했다.


2. 총선 이후 한일관계 전망

  자민당의 압승으로 선거는 끝났지만 당분간 한일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일본 국내 정치적인 이유에서다. 향후 1-2년 헌법 개정이 일본정치의 중심에 위치할 것이며, 특히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재가 재선임 된다면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헌법 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한국의 입장에서는 위안부 합의에 대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2015년의 위안부 합의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천명하였고, 위안부 합의를 검증하는 태스크포스(TF)를 외교부에 설치하였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양국의 국내문제로 한국도 일본도 관계개선을 시도할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내 중국방문을 발표했고, 내년 방일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도 추진되고 있어 문 대통령이 언제 방일할 것인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늦어도 평창 올림픽을 전후해서는 방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의 방일 이전에 어떠한 형태로든 위안부 합의에 대한 검증이 끝나 우리의 대응방안이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2018년은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공동선언은 양국 간 대화채널의 확충, 국제사회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협력, 경제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강화,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국민교류 및 문화교류의 증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한일관계가 냉각하고 있는 가운데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자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이 어떠한 미래가치를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새로운 버전의 공동선언이 가능할 것이다. 위안부 합의 문제, 북핵 및 대북정책 등에 대해 양국이 합의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내용을 새로운 공동선언에 담는 작업은 결코 용이해 보이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현 아키히토(明仁) 천황이 2019년 3월(혹은 4월) 말에 퇴위하고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황위를 계승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며, 퇴위하는 아키히토 천황을 방한하게 하여 과거사 문제해결에 기여하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아키히토 천황은 방한을 희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아키히토 천황이 퇴위하기 전에 방한하는 카드를 어떻게 양국관계 발전에 활용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다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천황의 방한 이전에 한일의 미래가치에 대한 양국의 합의가 선행돼야하기 때문에 천황의 방한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3. G2의 대립과 동북아질서의 재편

  2017년은 한반도 주변국가의 리더십이 변화하는 해였다.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으며, 5월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중국에서는 10월에 1기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시진핑 2기가 시작되었으며, 아베 총리는 총선에서 압승하며 11월 4기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렇듯 강력해진 국내 지지기반을 배경으로 동북아에서 새로운 질서가 모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일관계를 보면, 아베 총리는 트럼트 대통령과의 친밀한 정상간 관계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군사적 역할을 증대시키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 역시 미일동맹의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며,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미일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중일이 대립하는 기본구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일관계는 일정한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양국은 갈등관계의 지속이 양국 모두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 정상의 상호방문을 통해 관계정상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을 맞이하여 아베 총리의 방중과 시진핑 주석의 방일이 모색되고 있다.

  한중일 3국관계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부터 매년 개최하기로 되어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의 서울회의 후, 한중 사드갈등과 한국의 탄핵정국 등으로 회의가 미뤄져 왔다. 2017년 시진핑 주석은 강력한 2기 집권을 시작했고, 아베 총리도 총선을 통해 국민의 재신임을 받았다.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까지 한중일 3국은 강력해진 국내적 지지기반 위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중일 3국관계의 안정은 북핵문제의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일동맹의 강화가 ‘미일’ 대 ‘중러’라는 새로운 대립구도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은 일본, 호주, 인도와 연결한 ‘해양연대’를 구축하여 중국을 봉쇄하려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중국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제국들과 연대한 ‘대륙연대’를 활용해 미일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은 ‘인도·태평양 안보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구도가 고착화되면 가장 힘든 상항에 놓이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대립구도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복합외교, 균형외교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을 기본 축으로 하고, 그 위에 한중일의 경제, 안보대화를 촉진하고, 더 나아가 북핵 및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한미중 회담이나 남북한과 중미의 4자회담과 같은 동북아의 중층적 다자체제를 추구해야 한다. 북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 다양한 다자 및 양자관계를 연결하는 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북아질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7.11.2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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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1년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음. 2003년부터 광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및 도쿄대학교 객원연구원, 한일신시대공동연구프로젝트 위원, 현대일본학회장 등을 역임함. 저(역)서로는 『동일본 대지진과 일본의 진로』(2013), 『내셔널리즘의 명저 50』(2010), 『일본정치론』(2007) 등이 있음.
Tag 일본 총선, 일본 자민당, 한일관계, 동북아 지역질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