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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달성의 장애물과 전제조건 By :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JPI PeaceNet: 20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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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20.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달성의

장애물과 전제조건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남북한을 지칭하여 "그들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언급한 것은 정전체제를 종식할 종전선언 문제가 남북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 미리 공개함으로써 정상회담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한반도의 관계진전으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남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로 안착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평화의 공식화와 제도화를 위한 대안으로 언급되어 오던 한반도 평화체제는 전쟁의 법적인 종결과 전쟁의 재발 방지, 그리고 평화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위한 군사적 긴장상태 해소, 상호적대를 종결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정착을 남북한 당사자와 국제사회가 확인하는 두 가지의 단계로 규정할 수 있다. 1단계는 국제법적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며 2단계는 군사적 적대관계의 실질적 해소와 미·북관계정상화를 포함하는 평화의 현실화를 의미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추진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었고 남한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무기였다. 현실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가장 위협적으로 생각하는 북한 핵의 폐기를 평화협정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은 동일한 논리적 연장선에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평화협정의 전제조건으로 각각 주장하고 있다. 냉전시기 공산권의 붕괴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몰렸던 북한은 주한미군이 가장 중요한 위협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철수가 한반도평화체제를 위한 출발점이며 평화협정의 당사자도 미국으로 특정하였다. 이에 반해서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서는 분단의 휴전상태이지만 남북한이 무력충돌 없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자체가 평화라고 인식하고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최우선 과제로 주장해왔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완성하는 방법론에서도 큰 인식차이를 보여주었다. 한국은 비핵화를 우선 완성하고 마지막 단계에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반면에 북한은 체제보장이 우선되고 나서, 모든 상황이 체제의 생존에 안전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마지막 단계에 핵 폐기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현 시점에 남북한 간의 인식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에 대한 언급이 가지는 긍정적 의미와 함께 종전선언의 당사자는 남북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휴전협정의 당사자 문제로 대한민국을 배제하려고 했던 북한의 통미봉남정책의 중단을 의미하며, 이는 남북관계의 진전에 중요한 출발이다. 현실적으로 남북한에 추가하여 미국 또는 중국이 포함되는 3자 또는 4자 간 합의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대한민국이 직접 당사자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용어에 있어서도 “종전선언”이 최종적으로 선택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제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둘째,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을 회담의 걸림돌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 북한은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협상의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라진 북한의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전환과 태도변화는 평화적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보여주는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여전히 남아있는 의견 차이는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완전 포기와 국교정상화 등을 일괄 합의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으나, 북한은 대가를 얻으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길 바라고 있다. 이는 남북한 또는 미북 사이에 신뢰의 문제에 기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은 불필요한 전술적 고려가 본질을 대치하는 오류를 반복하여 왔다. 현재 전개되는 정상회담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한미군 철수나 남한의 배제와 같은 전술적 차원의 장애물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은 비핵화를 담보하겠다는 의지가 교환될 수 있는 긍정적 조건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4.2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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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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