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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전망 By : 홍양호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장) JPI PeaceNet: 20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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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2.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전망




홍양호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장





  미국 중간선거는 미국 언론의 사전 예측대로 상원은 공화당이 승리하여 총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고,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하여 총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적 지평의 변화가 미국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비핵화 추진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가 되었다. 대체로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조세정책, 반이민정책 등 대내정책에는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 한반도 비핵화 추진의 기본방향 및 골격(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 유지)에는 당분간 특별한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기본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는 당면한 미국의 중요한 대외정책 이슈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공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원의 과반의석 이상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 좀 더 투명하고 엄격한 기준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 속도 조절이나 갈등 현상이 빈번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정에 한미 간의 공조나 조율 문제를 엄격히 따져 나갈 것으로 본다. 그로 인해 대북정책 추진의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미국의 하원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및 소위원회 위원장 전부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력이 만만치 않고, 또한 상임위원회를 통해 각종 법률안과 예산안을 심의하고 청문회를 개최해서 정부정책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견제와 개입을 할 수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전 11월 5일(현지 시간) 국무부는 중간선거(11월 6일) 직후 11월 8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미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이 회담에서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진전을 위한 협의가 있을 것이며 여기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달성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공식적인 발표를 무안케 하는 일이 이틀 뒤 벌어졌는데, 미북고위급회담 개최 하루 직전에 북한 측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미국 방문을 취소함으로써 미북고위급회담이 연기되었다. 이와 같은 북한의 돌발적인 태도의 배경에 대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북미 협상 전략 재정비, 대북 제재 완화 및 핵 신고•검증 등을 두고 미북 간 극심한 의견 대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 불발, 단순 일정 조율 차원 등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무부가 미북고위급회담 날짜와 협의 사항을 공식 발표한 이후에 갑자기 연기된 것으로 보아 미북 간에 막판 조율과정에 중대한 이견이 정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대한 이견은 그동안 협상 경과를 통해 볼 때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한 조치를 줄곧 요구하였는데, 미국이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끝까지 확고히 보인 것이라고 판단된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대놓고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짜증을 내고, 11월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다면 ‘핵•경제 병진 노선’의 부활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였다. 또한 미북고위급회담은 향후의 미북정상회담의 준비회담적인 성격도 있는데 중요한 의제, 일정 등 조율이 잘 안되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추측도 있다.

  북한의 예정된 미북고위급회담 연기 통보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과 언론으로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그동안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자주 등장하였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지속하도록 한 무료입장권과 같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속고 있다”(에드워드 마키 의원), “지금은 북한 핵물질과 핵시설에 대한 신고도 없고 이를 어떻게 해체•검증할 것인지 계획도 없다”(제프 매클리 의원), 북한은 핵 사기도박을 한다면서 “북한이 사실상 변한 것은 없다”(뉴욕타임스), “평양의 핵물질 생산, 미사일 기지 운용, 강제 수용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워싱턴포스트) 등이 그 사례다.

  이러한 부정적 흐름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 날 “(미북고위급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며,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자회견 하였다. 그리고 미북정상회담 시기로 “내년 초 언젠가”에 개최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7번 강조)고 하면서 비핵화 전 제재(4번 언급) 유지 입장을 견지하였다. 이와 같은 기조로 그 이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이 “내년 1월 1일 이후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 장소와 시간문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핵을 포기한다는)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깨졌다고”하면서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미국은 전례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면 “이제 결과를 볼 필요가 있다”며 “제2차 미북정상회담 이전에 북한 핵시설과 핵무기 개발 장소 목록을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하면서도 “다음 정상회담에서는 의심스러운 모든 (핵)무기와 개발 장소를 확인하고 관련 장소 사찰을 허용하며, 핵무기 폐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핵 신고•사찰•검증• 폐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로드맵 계획의 마련을 북한에 촉구하였다.

  이와 같은 미국의 중간선거 전후로 한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여 본다면, 그동안 예정되었던 미북고위급회담은 물론이고 미북정상회담도 기대보다 지체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북 간의 진전여부가 매우 중요하므로 한반도 비핵화 과정도 갈 길이 멀다고 보겠다. 우선 내년 1월 3일 새로운 의회 개원으로 하원에서 민주당의 총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행정부 독주의 대북정책 추진에 많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민주당은 인권정책을 중시하므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가 있을 수 있다. 민주당 주도의 대북정책 청문회를 위한 증인 출석, 조사 등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개입과 견제가 심해지게 된다. 그 결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 완화는 어려워질 수 있으며 때로는 북한에 더 엄격하게 요구되어 질 수 있다. 그러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서 미북 간에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면 북한도 과거의 방식으로 강수를 통한 돌파구 마련을 시도한다면 상황은 악화될 수도 있다.

  그동안 미북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완화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 이전은 물론이고 중간선거 이후에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입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미국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이 북한으로 하여금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으로 나오게 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또 다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핵화 이전에 경제적 인센티브는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은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 없이는 비핵화 진전이 없으며, 완전한 체제보장이 없으면 완전한 비핵화도 곤란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선 비핵화’라는 무장 해제는 리비아의 ‘카다피’나 이라크의 ‘후세인’처럼 말로가 처참하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미 간 신뢰가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물질•무기, 운반수단의 리스트를 신고하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공격목표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였다. 과거 6자회담에서도 북한은 완전한 북핵 신고 요구는 북한으로 하여금 완전히 빨가벗기려는 것이라고 하면서 거부하였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은 과거 오랫동안의 협상 과정을 통해 상호간에 불신이 쌓여 있다. 이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하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북한은 신뢰를 쌓기 위해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조치, 즉 미국인 북한 억류자 3명 석방, 미군 유해 발굴 송환,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발사장 폐기에 대한 미국의 상응한 조치를 요구하면서 단계적•동시적 접근 방법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이나 ‘대북 제재 완화•해제’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보유 프로그램 자체가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며, 북한의 네가지 조치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아니므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도 매우 중요한 양보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팽팽한 상호 입장 대립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으며, 미북고위급회담이 아닌 미북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어야 할 것 같은데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이와 같은 미북 간의 팽팽한 대립을 현재 한국이 중재자적 입장에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나서게 되면 한미 간에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그 노력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기싸움에서 누가 양보할 것인가와,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갈등과 위기가 재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 그러면 과거 북핵협상 과정처럼 갈등과 위기가 다시 고조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북한의 ‘완전화 비핵화’를 위해 정상회담을 통한 Top - Down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고, 아직까지도 한국, 북한, 미국의 Top에서는 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열의와 의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 지도자들의 개인적인 열망과 국내 정치•경제적인 수요가 있어 이번 기회에 북핵문제 해결을 담판지어 보겠다는 의지가 강해 상당 기간 동안은 미북고위급회담과 미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동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듯이 구체적인 협의와 이행 과정에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조건부 완전한 비핵화’ 입장(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보장이 된다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 있다), 단계적•동시적 접근 방법에 따른 보상 문제(제재 완화•해제, 경제적 지원 등), 평화체제로 전환을 위한 방법론(종전선언, 평화협정, 군비통제 등), 한미 간의 조율과 갈등 문제, 미국과 한국 내에서의 정치권과 언론의 지지 확보 문제, 중국•일본 등 이해상관자의 입장과 개입 등 매우 복잡한 과제가 북한의 비핵화 해결 과정에 가로 놓여 있다. 가야할 길이 멀고, 가는 길마다 어려움이 산적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 의지와 창의적 해법의 개발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향후에 만약 문제가 잘 안 풀려 갈등과 위기가 재현되고 북한의 비핵화 입장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게 되면 과거의 북핵협상처럼 역사는 되풀이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한 공조와 국내 정치권의 지지 확보가 우선 필요하며, 긴장된 자세로 진행되는 상황의 신속한 파악과 적기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과정에서 균형감각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11.2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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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장, 통일신문사 회장. Univ. of Georgia에서 정치학 석사(M.A.), 단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취득. 서울대, 이화여대, 국민대 등에서 강의. 주요 관심분야는 통일정책, 남북관계, 남북협상 등임. 박사논문은 ‘탈냉전시대 북한의 협상행태에 관한 연구’이며, 저서로는 ‘통일의 길’(2018)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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