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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변증법’적 사관으로 본 미중 무역전쟁 By :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겸 통일전략연구실장) JPI PeaceNet: 20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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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27.



시진핑의 ‘변증법’적 사관으로 본 미중 무역전쟁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겸 통일전략연구실장





  미중 무역전쟁이 ‘90일 휴전’으로 들어간 후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전격 체포돼 큰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진핑은 12월 13일 공산당정치국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변증법’을 언급했다. 시진핑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변증법의 각도에서 국제환경의 변화를 보고, 의기의식을 강화하고, 국가발전의 중요한 전략적 기회기간을 계속해서 잘 이용하고, ‘전략적 정력(战略定力)’을 유지해야 한다".1)

  중국 언론과 소셜미디어는 “오늘 정치국회의, 변증법적으로 국제환경 볼 것 강조(今天政治局会议,强调要辩证看待国际环境)”와 같은 타이틀을 붙였다.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국제환경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그 국제환경을 시진핑은 ‘변증법’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시진핑에 있어 변증법이 그가 세계를 바라보는 사상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간파한 사람은 호주 총리를 역임한 ‘중국통’ 케빈 러드 (Kevin Rudd)이다. 그는 변증법이 시진핑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프레임이라고 본다.

  시진핑의 ‘변증법’ 사랑은 깊다. ‘변증법’은 그의 집권 초기부터 중요 발언에서부터 등장했다. 2012년 11월 제18차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당해 12월 31일 공산당 ‘정치국 집체학습((政治局集体學習)’에서 “덩샤오핑 이래의 점진적 개혁 방식과 종합적 상위 비전에서 출발하는 하향식 개혁이 변증법적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1월 제20차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 그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지혜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변증법적 유물론의 세계관과 방법론을 더욱 잘 견지하고 더욱 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제19차당대회 개막연설에서 시진핑은 유달리 ‘새로운(新)’이라는 표현을 강조했는데 이 역시 이념 및 정책노선의 지속과 변용을 강조한 변증법적 수사다.

  시진핑의 ‘변증법 사랑’은 2018년 5월 ‘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대회’에서 고백적으로 또다시 나왔다. 그는 중국공산당의 “역사와 중국인민이 마르크스주의를 선택한 것이 백번 옳았다!" (历史和人民选择马克思主义是完全正确的)2)고 선포했다.

  작금의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미국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 끝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태도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시작한 무역전쟁이라는 ‘도전’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이다. 시진핑이라면 이 역시 변증법적 시각에서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6월 중국 ‘중앙외사공작회의’ (中央外事工作会议, Central Conference on Work Relating to Foreign Affairs)에서 시진핑은 “현재 중국은 근대 이후 가장 좋은 발전시기를 맞고 있다” (当前,我国处于近代以来最好的发展时期)라고 진단하며 “전략적 자신감을 견지하라”(坚持战略自信)고 주문했다.3)

  앞서 소개한대로 시진핑은 가장 최근 가진 정치국 회의에서 “변증법적으로 국제환경 볼 것"을 강조했다. 현재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국제환경은 미중 무역전쟁인데, 그것을 ‘변증법’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 셈이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왕훼이(王军) 연구원은 “공산당 지도부 차원에서 현재 중국이 중요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 기회 기간이라는 판단이 ‘변하지 않은 것’(没有改变)”이라고 했다(신화망. 2018.12.13.).4)

  시진핑은 또한 같은 날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가진 당외 인사들과의 좌담회에서도 참석자들에게 중국 공산당이 결정한 경제정책 방향으로 뭉쳐야 한다면서 “확고히 고난을 극복하고, 도전에 대응한다는 의지와 결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인민일보. 2018.12.14.).5)

  시진핑의 이러한 발언을 보면 그는 미중 무역전쟁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이 도전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서 중국이 더 강해지는 기회로 삼자고 독려하는 것 같다. 변증법은 정반합의 체계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의 긍정성이 반의 부정성을 거쳐 합이라는 종합성에 이르는데 있다. 그러나 진정한 ‘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반’의 부정적 역할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6) 현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 대해 마치 전쟁이 시작될 터이니 허리띠를 굳게 매고 정신력을 무장하라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하다.

  변증법은 시진핑 군사사상의 근간이 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는 “시진핑의 군사사상은 인류의 전쟁과 평화의 변증관계를 깊이 파악했다. 싸움에 능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고, 전쟁 태세를 갖추어야만 싸움이 일어나지 않으며, 싸움을 못하게 되면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고 시진핑의 발언을 소개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것이 시진핑의 “평화에 대한 갈망과 추구를 체현” 7)​ ​한 것이라고 설명한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하지만 미국이 정부차원에서 내놓은 세 가지 전략보고서, 즉 2017년 12월에 발간된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 2018년 2월에 나온 핵태세검토보고서(NPR), 2018년 8월의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확고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서두에 제시한대로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방향이 결정될 소지가 크다. 변증법에서 보면 위기는 결국 기회다. 그리고 그것은 ‘합’으로 이어지는 필연적 역사 발전의 과정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막으려면 중국은 어떤 태세를 갖추어야 할까? 시진핑은 “싸움에 능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고, 전쟁 태세를 갖추어야만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시진핑이 ‘변증법적 해결책’을 정말로 내놓을지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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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련부분 원문은 다음과 같다, “要辩证看待国际环境和国内条件的变化,增强忧患意识,继续抓住并用好我国发展的重要战略机遇期,坚定信心,把握主动,坚定不移办好自己的事。要保持战略定力.” 인민일보. 2018.12.14. 1면.
2) 新华社. "习近平:在纪念马克思诞辰200周年大会上的讲话." 2018.05.04.

http://www.gov.cn/xinwen/2018-05/04/content_5288061.htm
3) 新华网. "习近平:努力开创中国特色大国外交新局面" 2018.06.23.

http://www.xinhuanet.com/politics/leaders/2018-06/23/c_1123025806.htm
4) 新华网。“为全面建成小康社会收官打下决定性基础——中央政治局会议传递2019年经济工作五大信号.” 2018.12.13.

http://www.xinhuanet.com/politics/2018-12/13/c_1123850409.htm
5) “坚定战胜困难、应对挑战的意志和决心,为保持我国经济持续健康发展作出新的更大贡献.” 인민일보. 2018.12.14.
6) "독일관념론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 김석수 (경북대).

http://contents.kocw.or.kr/document/region/2011/01/321318_kimsuksu_02.pdf
7) 신화망 한국어판. "(인물 특집) 시진핑: 신시대의 길잡이." 2017.11.17.

http://kr.xinhuanet.com/2017-11/17/c_136759507_6.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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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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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겸 통일전략연구실장. 미국 그리넬대학에서 학사,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그리고 중국 칭화대학에서 박사학위 (정치커뮤니케이션) 취득. 스탠포드대학교 아태연구소 팬텍펠로우 (Pantech Fellow, 2013-2014), 잘츠부르크 펠로우 (Salzburg Global Fellow, 2013), 베이징대 한반도 연구센터 선임 연구위원 (비상주) 등을 역임하였다. 최근 연구로, “미중 갈등과 ‘리더십 부재’의 국제질서” (계간 외교), "역사적 시각에서 본 중국의 대북정책 임계점" (Asian Perspective) 등 다수임.
Tag 미중무역전쟁, 중국대미전략, 변증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