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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정책포럼
자유주의 이후 지역주의의 변화와 과제 By : 차태서 (중앙대학교 국익연구소), 이용욱 (고려대학교), 정재원 (국민대학교), 도종윤 (제주평화연구원) JPI 정책포럼: 2017-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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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현상과 자유세계질서의 위기


 이 글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세계정치경제체제에 갖는 함의를 살펴보고 새 미국 행정부의 대외전략의 방향성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탈냉전기 미국대전략의 연속성과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자유주의적 합의에서 이탈한 새로운 잭슨주의적 대외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나아가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동북아 지역과 한반도에 끼칠 영향을 예측한 후,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자유세계질서의 미래에 대해 갖는 시대적 의미와 한국의 국가전략에 대한 함의에 대해 논의한다.


 ● 변환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기로에 선 동아시아 지역금융협력의 현재와 미래


 2013년 이후 G20과 IMF의 주도로 글로벌과 지역 차원의 금융안전망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글로벌과 지역 차원의 금융안전망 정책공조는 역설적이게도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당위성과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동아시아의 입장에서도 IMF와의 정책공조는 필요하지만, 현시점의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수준을 볼 때 IMF와의 정책공조는 그 조건과 구조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된다. 양날의 검이 함축하는 부정적인 가능성은 다름 아닌 동아시아의 금융협력이 결국 IMF의 주니어 파트너가 되어 운영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역량강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요청된다. 2018년 아세안+3 회의는 한국 금융외교의 기회와 도전이다. 한국은 내년인 2018년 5월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의 공동 의장국으로서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역량강화를 선도할 기회를 가졌다. 특히 아세안+3이 2010년에 합의된 CMIM 협정문을 처음으로 정기 점검하고 2018년 회의에서 개정하기로 하여 2018년 회의는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보고서는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재도약을 위한 한국 금융외교의 정책방향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동아시아 금융협력에 대한 “공동주인의식(We-Ownership)” 확립이다. 둘째, 협상과정에서 간헐적으로 나오는 “도덕적 해이 담론”의 성찰적 맥락화(ReflexiveContexualization)와 이를 통한 회원국 간 신뢰 제고이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 금융협력이 “제도적 생존”을 넘어 다른 지역의 금융협력에 모델로 제시될 수 있다는 비전을 공유하는 담론 외교이다.


 ● 러시아식 자유주의의 한계: 트럼프 등장 이후의 러시아 대외정책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재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국가의 주도하에 반미/반서구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체제 자유시장경제 자체에 대한 반대는커녕 정반대로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즉 러시아는 세계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위치와 역할은 한계가 있지만, 중심부 서구 국가들의 방해를 넘어 도약하기 위해 현재의 (신)자유주의 국제정치경제질서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세계자본주의체제를 주도하지는 못하지만, 극동과 시베리아 개발이나 아태 지역과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강대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거부하거나 고립주의 혹은 자국우선주의와 같은 방향으로의 정책 변화는 불가능하다. 또한 서구와의 대립 속에서,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중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석유가스의 수출을 비서구 지역으로 다변화하며, 유라시아경제연합, 상하이조약기구 등 다양한 국제조직들을 통해 반서구적 입장을 강화하면서 아시아중시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러시아의 근본적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향후 러시아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무기로 당분간 서구와는 달리 겉으로는 (신)자유주의에 반하는 경향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동시에 그 출구로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는 실질적인 (신)자유주의 원칙하에서의 협력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개발의 필요에 따라서는 서구 국가 자본들과도 적극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러시아식 자유주의는 그들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상황에 의한 모순적인 정책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록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이 선진적이고 진보적인 개발과 발전의 담론들에 취약하다 할지라도, 향후 이 지역에서의 대규모 개발 사업은 금융이 아닌 실물 경제를 통해 자본의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 명확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한국은 보다 진보적이고 상생 가능한 독자적 접근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 자유주의 이후의 지역주의: 브렉시트와 트럼프 등장 이후 지역주의의 과제


 21세기 들어 서구 각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리즘과 2008년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당시까지 전 세계에서 미국이 주도했던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하였다. 이런 가운데 2016년 5월의 브렉시트(Brexit)와 같은 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많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위기가 도래하였다는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2017년 초반 국제경제에서 주목되는 두 가지 현상 역시 브렉시트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였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국익우선을 크게 높이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지역주의는 자유주의의 소산인 지구화(globalism)를 배경으로 다자주의, 민주적 거버넌스 등을 통해 지역 협력을 이끌어 내자는 하나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과정이다. 이런 전제에서 이 글은 20세기 중반 이후 지탱되어 오던 미국 주도의 국제자유주의의 현실과 자유주의의 터전에서 기능적으로 발전되어 온 지역주의의 변화 방향이 자유주의의 위기 이후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대처 방향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토론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이 글은 자유주의 이전의 국제관계가 홉스적 시각에서 설명이 가능했고, 자유주의의 원리가 밀과 로크적 관계에 근거하였다면, 자유주의 이후의 국제관계와 지역주의는 사회, 문화, 윤리적 규범 등에 의하여 보다 호혜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 실천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말하자면, 홉스적 적대관계, 로크적 경쟁관계를 넘어 칸트적 시각의 관계 규정을 ‘친선(friendship)’으로 보고 이것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진보적 자유주의’ 혹은 ‘포스트 자유주의’ 등은 경제적 정의와 상호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연대와 박애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소수의 기득권의 이득을 지키는 정치에서 벗어나 정체성을 공유하고 시민사회가 매개가 되어 시장과 국가가 조화를 이루어 균형잡힌 이익에 기반한 다수의 정치로 이동해야 함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자유주의의 관념은 시대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논리적 근거를 새로 제시해야 하며, 물질적 구속을 넘어 자기이익의 정당화를 위한 윤리적 개념의 설정과 자구(自救)의 논리가 아닌 이타의 논리를 모순되지 않게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여전히 생존의 문제가 국제관계의 핵심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요인은 삶과 죽음의 선택적 생존을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통해 자기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이며, 향후 지역주의는 스스로의 자율성의 증진과 더불어 여전히 강대국이 이끌어 가는 경쟁적인 블록화의 이중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함을 강조한다.

목차 ● <권두논문> 한-EU 관계의 새로운 청사진: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와 지역주의의 복원

● 트럼프 현상과 자유세계질서의 위기

● 변환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기로에 선 동아시아 지역금융협력의 현재와 미래

● 러시아식 자유주의의 한계: 트럼프 등장 이후의 러시아 대외정책

● 자유주의 이후의 지역주의: 브렉시트와 트럼프 등장 이후 지역주의의 과제
Tag 지역주의, 자유주의,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EU, 유럽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