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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왜 핵공격 대피훈련을 하는가? By : Steven Kim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JPI PeaceNet: 20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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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7.



하와이는 왜 핵공격 대피훈련을 하는가?




Steven Kim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냉전 말기에 미국은 핵 공격에 대비한 주민 대피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냉전 기간 중 미국과 소련이 전면적인 핵전쟁을 벌이게 될 경우 수백, 수천 개의 핵탄두가 터질 것이기 때문에 지하 대피소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하와이 주 정부는 미국의 주 가운데는 처음으로 북한의 핵 공격의 대비책을 수립하고 대피훈련을 실시하였다. 하와이는 미국의 주 가운데에서 북한에 제일 가깝고, 미국 아태 지역의 군사 본부인 태평양 사령부가 위치하고 있으며, 진주만에는 수십 척의 군함이, 그리고 주요 육군, 공군, 해병대 기지가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북핵 문제가 군사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하와이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북한에 의한 핵 공격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고도화되고 북한의 의도가 불확실한 것을 감안해 핵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냉전 때와는 달리 지금 하와이의 주 정부가 핵 공격 대피훈련을 하는 이유는, 그러한 훈련이 실제로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이나 소련처럼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핵 공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제한적 핵 공격 아래서는 핵탄두가 터졌을 때 실내로 신속한 대피만 이루어진다면 방사성 노출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핵탄두가 터진 첫 날에 방사능 수준이 80% 이하로 감소하기 때문에 핵탄두가 터진 후 24시간만 실내에 대피해 있어도 방사능에 대한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주민들이 대피 요령을 숙지하고 반복된 훈련을 통해 핵 공격 시, 즉각 실내에 대피하게 되면 불필요한 인명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하와이 주 정부 당국의 핵 재난 대비책의 취지이다.

  최악의 경우가 발생해 호놀룰루 상공에서 핵탄두가 터지게 되면 1만8천 명 이상의 사망자와 5만에서 15만 명의 부상자가 나올 수 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핵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약 20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주민들이 약 8분에서 12분 사이에 신속하게 실내로 대피해야만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재난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해야하는 임무를 맡은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 (Hawaii Emergency Management Agency: HEMA)은 자연 재해의 준비태세와 같은 선상에서 7월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행 가능한 핵 공습의 대피 요령을 만들어 배포했다. 15 킬로톤 (kiloton) 핵탄두가 호놀룰루 1000피트 상공에서 터져 반경 8마일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최악의 경우를 가상하고 주민들한테 홍보한 대응 수칙을 요약하자면, 주민들은 2주 정도의 필요한 비상식량을 비치하고, 미사일 공격 사이렌이 울리면 신속하게 실내로 들어가 14일 동안 대피소에 머물면서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만약 야외에서 실내로 대피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땅 바닥에 몸을 바짝 엎드리고 머리를 가려야하며 섬광을 절대로 쳐다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응 방침은 가장 과학적인 최신 정보를 근거로 마련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화성-15형 발사 이전에 기획된 것이지만 12월부터는 매월 1일에 주 전역에 사이렌을 울려 대피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주민들이 신속한 대처 방법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다. 대피 훈련을 반복하면 대피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와이 주 정부의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핵 공습의 대비책을 수립하는 데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관광업계는 하와이 비상관리국의 조치가 관광객들의 북한 핵 공습의 두려움을 부추겨 하와이로 여행하는 것을 주저하게 함으로써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 하와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핵 재난에 대비하려는 하와이 정부의 노력이 미국이 북한 핵 공습을 막을 수 있는 자신이 없다는 그릇된 신호를 북한한테 보낸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실제 북한 핵 위험에 비해 과잉 대응이란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하와이 비상관리국은 주민들의 불안을 조성하고 싶지는 않지만 북한 핵 공격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는 한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핵 재난에 대해 자연 재난과 똑같이 취급해 사전에 준비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정부 당국의 책무라고 밝혔다.

  잠정적 사거리가 늘어난 화성-15형 미사일 시험 발사로 인해 미국 본토에 있는 주 정부들도 하와이의 핵 재난 대비책에 대해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핵 위기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을 감안한다면 다른 주 정부들도 불가피하게 하와이와 같은 핵 재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 실제 핵 공격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하와이 주 정부의 조치는 냉전 이후 잠잠했던 핵공격의 주민 대피 훈련이 전국적으로 주 정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정부도 주민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를 TV를 통해 홍보를 시작했으며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가 국민들한테 어떻게 임박한 미사일 공습을 사전에 알릴 것이며 국민들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3월에서 8월 사이에 전국적으로 12개 자치단체들이 북한 미사일이 7분에서 8분 사이에 일본에 도착한다는 것을 가상해 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중앙 정부가 도시들과의 재난 통신망을 강화해 보다 신속하게 비상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고 자치단체들은 중앙 정부가 이들 단체들과 효율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세부 방침을 요청한 상태이다.

  미국 영토인 괌도 8월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괌 정부가 주민들한테 미사일 공격에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홍보 활동을 개시했다. 괌에 미군 병사 7천명과 주요 공군, 해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으므로 이 섬을 미군 사령관들은 영구적 항공모함이라고 부를 정도로 괌은 군사 전략 요충지다.

  미국 및 일본과 더불어 한국도 북한 핵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반대해온 당사자로서 북한의 핵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국가와는 달리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가 미비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북한의 연쇄 도발에 대해 이미 깊은 우려를 하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나아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협상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로 인해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 되고 있는 가운데에서 북한의 핵위협은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핵탄두 등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역설적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수도 있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7.12.7. 게재
*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jpi.or.kr



저자 現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미국 국방부 소속 Asia-Pacific Center for Security Studies 부교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역임. Univ.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정치학 학사학위,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학위, Univ.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관심분야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치와 안보, 동아시아 지정학과 다자주의, 소프트 파워 등임.
Tag 핵공격,핵무기, 대피훈련,북핵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