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ENGLISH
- 정기간행물 - JPI PeaceNet
JPI PeaceNet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중관계 발전방안 By : 원동욱 (동아대학교 중국일본학부 책임교수) JPI PeaceNet: 2018-2
PRINT : SCRAP: : FILE : (다운로드 : 호) (조회 : 2583)

2018. 1. 5.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중관계 발전방안




원동욱
동아대학교 중국일본학부 책임교수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공식 방중 및 한중 정상회담은 2017년 10월 31일 양국 간 사드 합의에 이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야당과 일부 언론의 억측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드문제로 상당한 퇴행을 겪었던 한중관계가 문 대통령 취임 6개월 만에 정상궤도로 올라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은 매우 중요한 성과와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한중 정상이 북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원칙적 합의에 이른 동일한 시점에 미국과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또한 사드문제가 한중 양자의 문제가 아닌 북핵문제와 얽혀 제3자로 인해 야기된 문제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중관계는 앞으로도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 파빙지유(破氷之遊)


  파빙지유(破氷之遊), 사드문제로 얼어붙은 양국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바라보는 중국 언론의 은유이다. 사드문제에 대한 양국 간 일치된 입장이 부재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그 결과를 공동성명이 아닌 언론 발표문을 통해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하지만 청와대의 언론브리핑이나 중국 신화통신의 기사 내용을 보면 대체로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에서 한중 정상 간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북핵문제 및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한중 양국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불용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 견지 ▲북한문제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 등의 4대 원칙에 합의하였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가운데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번 합의는 전쟁 불용과 함께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한 관개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국면을 이끌어가기 위한 양국 정상의 적극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국내적으로 많은 의문과 논쟁을 야기했던 사드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 정상 간에 일정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사실상 지난 10.31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도자들의 사드문제에 대한 역사적 책임 거론 등과 같은 지속적인 강성 언급으로 인해 사드문제가 봉인되었다던 청와대의 발언에 대해 국내에서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중국 측의 발표에 따르면 마지막 부분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재천명하며 "한국 측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간략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물론 이것으로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전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관련 압박으로까지 읽힐 수 있었던 강성 발언과는 사뭇 다르게 사드문제를 가지고 한국과 더 이상 갈등을 겪지 않으려는 중국식 출구전략의 의도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과제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서 1년 6개월간 중단되었던 한중 양국 간 협력의 실제적 복원과 관계 개선에 있었다. 우선 양국 정상이 직접 대면은 물론 전화통화와 서신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한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경제·통상·사회·문화·인적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양국 간 기존 협력을 정치·외교·안보·정당 간 협력 등의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양국 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일정 수준에서 억제하려는 양국 지도자의 공유된 인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적으로 관심을 모은 것은 사드문제 이후 진행되어 왔던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제재 및 보복조치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떻게 풀릴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사드 보복 피해를 입은 한국 기업과 경제계가 회복하는 출발점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수반인 시진핑 주석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큰 틀의 회복방향을, 경제정책을 관장하는 리커창 총리와는 구체적 해결분야를 모색했다.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리커창 총리는 한중관계의 ‘봄’을 언급함으로써 사드보복의 철회를 암시하였다. 이로써 향후 한중 경제관계의 복원은 본격적인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평창올림픽에 앞서 유통 및 관광분야에서 제재조치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사드문제로 인한 한중 간 갈등은 과연 해소되었는가?


  북 핵 도발에 대한 필요하고도 정당한 조치라는 우리 측의 입장과 달리 사실상 사드문제에 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은 여전하다. 이번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이전에 열린 기존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의 이러한 반대 입장은 재차 천명되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사드문제 그 자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잘 처리하자”는 내용으로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에 기반을 둔 시진핑 정부의 배려로 읽혀지며, 한국 측에 사드문제의 지속적인 제기가 피로감을 가져오면서 자칫 한중관계 복원의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사드문제에서 한국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사드배치 반대가 중국의 근본적 정치적 입장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사드 추가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대한 재차 침해로 간주되며 안보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드문제에 대한 중국의 요구에 문재인 대통령은 추가 배치는 없고, 중국을 겨냥하는 MD에 가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3불’의 원칙적 입장을 표명할 뿐이다. 중국 측이 자의적으로 이를 ‘3불 약속’이라 언급하지만 이는 국내적으로 주권에 대한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사드사용의 제한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한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한중관계의 복원과 개선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해준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될 적지 않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은 한중관계가 사드문제를 기점으로 분명히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안보 영역에서 이전과 달리 갈등이슈가 항시적으로 촉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3자의 개입으로 인해 사드문제의 여진 혹은 사드문제와 유사한 또 다른 안보 이슈가 언제든지 양국관계 발전을 제약할 위험성이 상존하는 이른바 ‘뉴노멀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사드문제는 본질적으로 한중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질서에서 미중 간 세력전이가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구조적 차원의 갈등이슈이다. 다시 말해서 급속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가 초래한 중-미 사이의 세력전이와 경쟁구조의 본격화에 따른 갈등이 한반도에서 발화된 것이다. 따라서 한중 간 사드갈등은 본질적으로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며, 그 해법 역시 양자관계 수준에서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해법도출이 불가능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인식에 기초한다면, ‘10.31 합의’나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의 합의로 인해 한중관계가 사드 이전 시대로 회복되었다는 것은 다소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미래 한중관계의 발전방안은?


  한중관계에서 안보이슈는 구조적 제약이 크게 작용하지만, 그 밖의 비전통안보 영역에서 교류협력에 따른 공동이익의 공간이 여전히 크다. 한중 양국 간 경제, 문화, 인적 교류의 안정적 발전이 가져다 줄 공동의 이익은 양국 모두에게 여전히 크고 중요하다. 특히 경제교류의 확대는 한중 양국관계 발전의 최대의 기반이자 추동요인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양자관계 수준의 갈등이슈도 아니고, 단기적 해결이 쉽지 않은 사드문제에 매몰되어 여타의 교류마저 후퇴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큰 손실이다. 또한 미래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관계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되며 제3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내용과 형식이 요구된다. 북핵 문제나 사드 문제로 인한 한중간 갈등은 모두 기본적으로 제3자의 행위에서 비롯되었으며 지속적 북 핵 도발이나 북미 간 갈등고조에 따라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하여 상호간의 이견을 좁히고 입장을 조율하여 북핵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

  북핵문제에서 한중 양국은 전쟁 반대와 비핵화 입장 견지라는 가장 큰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 북핵문제가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걸어간다면 한중 양국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다. 한중 양국의 공통된 이익은 북한과 미국 등 이해당사국을 협상으로 이끌어 내서 위기 국면을 통제하고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길로 이끌어내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2월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의 모멘템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한중 공조를 통해 한미중 3자 대화 혹은 남북미중 4자 대화 등의 방식으로 논의구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과 병행하여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한국의 신북방정책 및 신남방정책의 연계협력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지정학적 갈등을 풀어나갈 새로운 지경학적 해법을 강구하는 것이 요구된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1.4. 게재
*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jpi.or.kr



저자 現 동아대학교 중국일본학부 중국학전공 책임교수.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센터 책임연구원,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 서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학사를 마치고 중국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석·박사를 졸업. 현재 중국의 동북지역 및 일대일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북방경제협력을 위한 계획수립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요 논문과 저서로는 “중국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중협력을 위한 제언”(2015), “변경의 정치경제: 중국의 동북지역 개발과 환동해권의 국제협력”(2015), 「중국 동북지역 개발과 신북방 경제협력의 여건」(2013), 「국제운송회랑의 새로운 지정학: 유라시아 실크로드 구축을 위한 협력방안 연구」(2015) 등 다수임.
Tag 한중 정상회담,사드배치,북핵문제,한반도 평화,비전통안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