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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대한 중국인의 역사의식과 중국의 현실적 대한반도 정책 By :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JPI PeaceNet: 2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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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11.



한반도에 대한 중국인의 역사의식과

중국의 현실적 대한반도 정책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여러 학회나 세미나에서 중국학자들이 큰 소리로 자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조용하게 양국관계를 토론하던 중국인들이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 때부터 자국의 입장에 대해 큰 소리를 내더니,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북미회담 등의 진행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과 한반도라는 입장에서 중국인의 감정을 빌려 중국정부의 입장을 큰 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나서 말하는 중국인들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얘기를 하는 경우는 그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경우이거나, 어떠한 흐름이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흐르고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 논고에서는 중국인들의 한반도에 대한 일반적인 역사적 사고나 현 중국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을 개인적 견해로 분석해 보았다. 이러한 시도는 한중관계의 중요성 및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우리나라도 주변국과의 마찰보다는 협력을 기초로 우리의 국익에 맞는 정책을 과묵하게 실천하며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이다. 최근, 북미회담이 다가오면서, 중국의 북한 포용하기와 한국에 대한 적절한 견제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흐름인데, 여기에는 미국과의 대국관계와 중국의 주변안전이란 정책이 있는 듯하다.

  중국인은 역사적으로 은나라의 후예가 한반도에 정착했다는 기자조선(箕子朝鮮)에 관한 주장과 동북지역 한사군(漢四郡)에 관한 내용에서 시작하여 근세 청(淸)왕조와 조선의 관계 및 일제(日帝) 한반도 강점기 항일(抗日)전쟁의 관계를 나열하며 역사적 협력관계인 지정학적 한중관계를 주장한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주장하는 중국과 한반도 국가 간 협력관계란 중국을 대국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국가는 중국의 주변국의 입장에서 서로 대립과 교류의 주종관계, 혹은 서로 협력하는 국가 간 대등한 관계라는 이중적 사고를 내포하는 듯 하다. 한반도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분리 독립된 후에 중화민국정부와 1949년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정부는 각기 남북한에 대해 ‘국가 대 국가’의 개념을 나타냈는데, 이는 양안(중국과 대만)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에서 남북한을 자국의 전략우방으로 판단했던 경쟁과 관련이 있고, 강대국 미국의 영향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냉전체제에 따라 북한을 우방으로 한국을 적대적 개념으로 파악하는 한반도에 대한 전략을 유지하여 온 것이고,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여 북한을 원조한다는 ‘항미원조(抗美援朝)’의 구호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 동북아는 중국•구소련•북한 대 한국•미국•연합국의 냉전 대립구도를 형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구소련이 해체되고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는 시기까지도 이어졌지만, 지금까지 그 근본이 바뀐 것은 아니다.

  즉,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과 전략은 중국의 전통적 역사의식, 냉전체제의 잔재 의식, 한국전쟁을 통해 나타난 미국과의 경쟁의식 그리고 북한의 중국과 구소련을 향한 줄타기 외교 및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하며 북중관계와 한중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중국 전략의 핵심은 중국 수도와 가까이 있는 동북아지역에서의 중국의 안보 문제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고, 중국인들의 한반도에 대한 정서와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인들이 중국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에 상응하는 반응을 하는 것은 이러한 정책과 역사의식이 국민정서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예로 중월(중국과 베트남)관계를 보면, 두 나라도 역사적 유대가 있고 베트남은 사회주의국가로 통일을 이루었지만 중국과 대립하는 전쟁도 치렀고 현재 남중국해 영토분쟁을 하고 있으나 이 지역을 통해 제3세력의 영향력이 강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점에서 양국관계는 중국과 한반도 남북한 관계와 다르다. 즉,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양자관계가 주 원인이라면 분단된 한반도는 통일 전 베트남과 같은 중국과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중국인들의 베트남에 대해 사고나 중국정부의 전략은 한반도와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다. 즉, 중국인과 중국정부가 한반도에 대해 갖는 국민정서 및 정책이 유사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역사와 지정학적 안보 및 미국과 일본이라는 세력이 이 지역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바로 진행될 북미회담을 통해 외부세력이 한반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중국정부와 중국인의 북한과 한국에 대한 전략이 분리되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중국은 한반도에서 안보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가한 이유와 북중관계를 기초로 자국의 지분을 찾으려고 할 것이며,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및 한반도 남북한의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문제를 미중관계라는 틀에서 고려할 개연성도 상당히 높다.

  작년 말 사드 갈등 문제가 봉합 되었다고 하지만, 한중 간에 전면적 교류가 복원되지 못하는 이유도 중국인들의 한반도에 대한 전통적 사고와 안보환경에 대한 정부정책 그리고 북미관계의 미묘함 외에 북미회담을 앞에 두고 나타날 북한의 변화에 중국정부의 전략적 우려(憂慮)가 상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아직도 역사적으로 단절이 없었던 이웃관계이자 전쟁을 함께한 혈맹의 관계로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은 순망치한의 관계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북중관계가 소강기에 접어든 적은 있지만, 지정학적 입장과 국가전략적 입장에서 서로 안보와 경제적 보완관계를 유지하는 관계가 북중관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북중관계는 중국정부의 입장에서 중국의 안보이익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두 차례나 이루어진 북한 지도자의 중국 방문과 중국 지도자의 영접은 이러한 양국관계를 고려하며 양국의 안보 및 국익을 서로 고려하는 협력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양국의 협력 내용이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클 경우, 북중관계는 미중경쟁관계와 북한의 국익이라는 입장에서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회담에 중국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경우에는 북미회담과 관련된 회담으로 동북아에 새로운 국제관계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북중관계의 소강 상태나 전통적 협력이란, 중소관계의 마찰과 협력의 역사와 같이, 양국관계 요소 외에 북한과 제3자와의 협상결과에 따라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게 되는데, 북중관계의 특성상 지정학적 안보관과 국가이익이 양국관계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북미회담을 통해 어떠한 결과를 얻고, 어떠한 정책적 변화를 하느냐에 따라 이 순망치한의 북중관계의 안보관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가령, 북미관계가 정상화 단계로 들어가고 북일관계에도 변화가 생기며 남북한의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중국은 수도 북경과 가까우며 전략 요충지인 중국 동북지역과 북한이라는 완충지대에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동북 해안을 통해 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충하려는 중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중국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일은 최근 중국 항공기의 한국과 일본의 항공식별구역 비행으로 그 의미를 나타내는 듯 하다.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역사적 사고와 현대적 전략이 중복되어 한반도에 나타나는 것은 중국대륙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관계, 한반도 분단의 냉전의식과 중국의 안보관 및 미중 경쟁이 주 원인인 것이다. 한중관계에서 나타나는 무역과 어업권 등의 마찰 중에서 양국 간의 마찰이 아닌 남북한 문제 및 미국, 일본과 연관된 안보문제에서 중국이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를 생각하며 북한에 부정하기 어려운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이러한 중국의 역사관과 지정학적 전략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한중 마찰에서 ‘천암함 사건’과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서 나타난 한중관계의 마찰은 이러한 중국정부의 판단에 기인하는 것이고, 중국의 대국 관계인 미중관계와 지역 패권의 관계인 중일관계는 중국의 한반도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중국이 양안관계에 대해 통일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미중관계와 중일관계는 중국과 한반도 특히 북중관계라는 고리에서 새로운 도전도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한미관계와 미국과 한반도, 즉 북미관계가 중요한 의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미중관계가 무역, 금융 외에 양안문제 및 남중국해 등의 문제에서 복잡하게 서로 마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과 한중관계 그리고 남북한 관계 및 한일, 한러관계는 우리가 동북아국제관계에서 안보와 국익을 지킬 수 있는 핵심 대외관계라고 본다. 특히, 한중관계도 역사적 유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일부러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미안보의 틀로 우리의 안보에 중점을 두면서 동북아국제관계에서 국가이익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5.1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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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1990년 홍콩 주해대학 중국문사연구소에서 중국 근대사(홍콩 근현대사)로 석사학위를 받고, 1998년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동북아국제관계와 한국 외교’로 박사학위 취득. 이어 대만 정치대학 국제관계학원 방문학자를 역임하였으며, 2003년 귀국하여 단국대학교에서 중국 정치와 동북아국제관계를 연구하고 있음.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의 대외정책, 양안관계 및 중국 공산당 사상과 정책임.
Tag 한중관계, 북중관계, 동북아시아 안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