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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정책포럼
지역간주의 관점에서 본 한-EU 관계의 발전 방향 By : 전혜원(국립외교원 부교수), 김득갑(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 도종윤(제주평화연구원 지역통합연구부장) JPI 정책포럼: 2018-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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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안보 협력 파트너로서의 한국과 EU, 위기관리활동을 중심으로

 

2016년 말 한국과 EU 간 위기관리참여 기본협정이 발효되었다. 본 협정은 EU의 위기관리 활동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설정하는 것으로서, 본 협정의 발효로 기존의 대화 중심의 한·EU 정치/안보 협력이 행동차원에서도 추진될 수 있게 되었다. EU 위기관리 활동은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 확산, 국제적 영향을 미치는 지역 분쟁, 실패 국가와 조직범죄 등에 대처하여 분쟁 예방, 평화 유지, 분쟁 이후 재건을 목적으로 한다. EU 위기관리 활동은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을 결합한 분쟁 방지와 UN 헌장에 따른 국제법의 준수를 통한 다자주의 촉진을 실행하기 위한 EU 차원의 공동대응 활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군사 작전/임무와 민간 임무의 두 종류로 분류된다.
군사 분야에서 한국은 2009년 3월부터 연합해군의 일원으로서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한 국제 활동에 참여하던 청해 부대를 2017년 2월부터 EU의 소말리아 해적퇴치 작전(EU NAVFOR ATALANTA Somalia)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EU와의 위기관리 협력을 시작했다. 한국이 세계적인 해운국가이고 한국 전체 해운물동량의 약 25∼30%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을 통해 수송되고 있어 소말리아 인근 해역의 안보가 한국의 국익과도 직결되어 있는 것이 한국이 EU와 해적퇴치에서 협력하는 주요 동기가 되었다.
또한 한국이 이미 EU ATALANTA 작전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던 점도 한국과 EU 간 이 분야의 협력을 용이하게 하였다. 이에 비해 한국과 EU 간 민간 위기관리 협력은 아직 그 방식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군사 위기관리 활동에 비해 민간 위기관리 활동 참여는 소규모로도 충분히 한국과 EU 간의 새로운 협력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이 EU의 위기관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의 직접적 이해의 실현이나 한국의 국제 기여의 다변화, 한국이 단독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위기관리 활동 추진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다. EU와의 위기관리 협력은 위기관리 역량 강화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EU 측 경험과 노하우 공유 및 EU 측 전문가와의 네트워크 구축 계기로써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디지털 시대의 한-EU '스마트 파트너십 구축'

 

신기술에 의해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한국과 EU는 과학기술 협력 외에도 ICT 표준화와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 R&;;;;D 지출이 GDP의 4.2%에 이르지만 기초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20%에 불과하고 글로벌 연계도 취약하다.
EU는 ICT, 나노테크놀로지, 첨단소재 등 6개 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Horizon 2020’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5G 공동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나, 경쟁국들에 비해 ‘Horizon 2020’ 프로그램 참여는 저조하다. 미일 기술 의존, EU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부족, 언어 장벽, ‘Horizon 2020’ 프로그램의 구조적 한계 등에 기인한다. 정부는 ICT 기술을 레버리지 삼아 경쟁력이 취약한 퀀텀 컴퓨팅(HPC), 에너지, 환경 분야의 EU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EU와 양자협정을 체결하거나 CFM예산 증액을 통해 ‘Horizon 2020’ 프로그램 참여 확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NCP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또한 超연결사회가 도래하면서 사물인터넷(IoT) 연결기기와 관련 서비스의 상호 호환성 확보 및 표준제정, 사이버보안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EU는 5G, 사물인터넷,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기술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해 유럽사이버보안청(ENISA)의 역할 강화와 사이버보안 인증제도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따라서 한국과 EU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양자 간에 ‘스마트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EU는 신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사물인터넷 기술 확산의 필수요건인 상호호환성 확보를 위한 표준 제정 작업에도 공동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보안을 이유로 한 디지털 보호주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규범 제정 노력도 함께 전개할 필요가 있다.

 

● 2018 유럽 순방외교 이후의 도전과 과제

 

유럽 순방은 한반도 주변 4강에 대한 방문과는 다른 결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럽은 글로벌 질서를 구성하는 다자주의의 한 축이자, 지구상에서 신흥안보 이슈를 가장 선도적으로 주창하는 행위자이므로 성격과 관심의 방향이 다르다. 이 글은 대통령의 2018 유럽 순방에서 논의의 주제가 적절했는지, 접근하는 대상 지역의 체제적 성격을 고려하였는지, 상대가 의제에 대해 가진 민감성과 취약성을 분류하였는지, 그리고 상대에게 외교적으로 어떤 역할을 요청할지 적절하게 제안하였는지 등을 분석의 틀로 하여 검토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2018 유럽 순방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도전을 남겨 주었다. 첫째, 우리 정부가 꾸준히 요구하였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논의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는 대북 제재 완화와 CVID가 UN 결의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발 위기 시에 UN 등의 국제무대에서 제재의 정당성을 일관되게 요구한 것처럼 제재의 해제/완화 역시 다자주의 외교무대에서 같은 수준의 정당성을 일관되게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한반도 평화에 글로벌 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화 상대자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역할 제안 외교가 적극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는 적어도 대북문제에서만큼은 유럽에 어떤 언어 속에서 역할론을 요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유럽은 여전히 ‘압박과 대화를 통한 비판적 간여’와 ‘CVID’를 견지하고 있는데, ‘비판적 간여’는 4.27 정상회담 이전의 한반도를 기준으로 설정된 역할 방식이므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전략과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념화하여 이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다자주의 외교는 원칙, 규칙, 제도 등이 언어로 설정된 개념의 무대이므로 ASEM 등 다자주의 회의에서도 새로운 언어를 제시할 수 있을 때 우리 외교의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사회가 관심을 두고 있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 실천 방법을 보다 고민해야 한다. 기후변화, 지속 가능 성장, 신재생에너지는 당분간 지구 질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므로 이를 꾸준히 지켜보면서 참여기회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필요가 있다. 

목차 ● 글로벌 안보 협력 파트너로서의 한국과 EU, 위기관리활동을 중심으로

● 디지털 시대의 한-EU '스마트 파트너십 구축'

● 2018 유럽 순방외교 이후의 도전과 과제
Tag 글로벌안보협력, 스마트 파트너십, 순방외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