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핵개발 도전과 북한 비핵화 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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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평화연구원 기고문 : 북한의 핵개발 도전과 북한 비핵화 방안
탈 냉전시기 WMD 비확산은 전 세계적 도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비확산 관련 국제사회의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핵무기 보유국가의 출현을 막음으로써 NPT 체제를 수호하는 일이며, 이러한 점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은 향후 비확산 관련 국제질서 유지가 가능할 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89년 프랑스 상업용 인공위성에 의해 북한 핵시설 개발 의혹이 드러난 이후, 북핵문제는 지난 20여 년간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해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최근에는 북한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면서 기 합의된 비핵화 합의들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가 하면, 안보리의 사과 요구라는 전대미문의 억지를 부리며 두 번째 핵실험을 실시함에 따라, 과연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점증하고 있다. 만에 하나, 북한이 국제규범 형성에 있어 가장 권위 있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무시하면서, 미, 중, 일, 러 등 주요국을 포함하는 국제사회의 명백한 반대를 무릅쓰고 핵 보유에 성공한다면, 이는 비확산 차원에서 치명적인 선례가 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질서를 심각히 훼손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결국 북핵문제는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안보 이슈일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라는 큰 차원에서도 중대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6자회담은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불확실한 가운데 북한의 역행 가능한 제한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여 5자가 경제적 보상을 해주는 점진적(incremental) 접근법으로 추진된 결과, 핵무기 포기라는 최종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6자회담을 통해 지난 2년여간 영변 핵시설이 폐쇄되고 추가적인 핵물질 생산이 중단된 성과도 있었으나, 다른 한편 어렵게 이룩된 합의가 쉽게 무너지는 현실 앞에 그간의 성과가 무색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주요 당사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 체제를 구축하여, 협력의 습관을 쌓고 학습 효과를 공유한 점은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6자회담은 여전히 북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유용한 틀이며, 향후 북핵 문제 및 나아가 지역 안보 문제를 다루어나감에 있어 그간 6자회담을 통해 쌓아온 협력의 자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6자회담 틀은 지속 견지해야 하겠으나, 현 시점에서 북한이 핵 능력 강화 의지를 명백히 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먼저 과거 합의를 통해 이미 대가를 지불한 행동에 대해 다시 보상하거나,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는 것 자체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진전과 역행이 반복되는 현상도 막아야 할 것인데,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관련국들이 이러한 과거 패턴을 반복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북한 비핵화는 반드시 달성해야할 과제이다. 비핵화라는 종착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이 대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향후 추진 방향의 요체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명확히 판단토록 하여 핵 포기 결단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핵 보유 추진시 수반되는 정치안보경제적 대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대응이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핵을 포기할 경우 얻게 될 밝은 전망과, 이를 가능케 하는 구체적인 상응 조치에 대한 검토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가운데, 안보리 결의 1718/1874호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향후 대응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입장을 토대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일관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도, 또 핵 포기에 상응하는 보상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5자간 협력은 필수적이다.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최근 극단적 행태는 5자간 단합을 이끌고, 보다 근본적인 북핵문제 해결 방안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와 분위기를 제공해 주는 측면이 있다. 비록 5자는 세부입장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북한 비핵화라는 핵심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협조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한-미 정상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변함없는 북한 비핵화 목표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가운데, 5자간 협력을 통해 북한 핵을 불가역적(irreversible)으로 폐기시키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북한 동포들이 핵무기를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으로서도 국제사회와의 대결을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북핵문제가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는 것도 성급한 일이다. 우리로서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실용적인 자세에 입각하여 이 문제를 다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위성락(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