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민주당의 외교안보 정책성향과 한국에의 시사점 |
|
|
이번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주도의 연립정부나 민주당 단독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경우 1955년 이래 지속되어온 ‘55년 체제’ 즉 자민당 우위의 시대가 끝나고,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 자민당과 보수양당 구도를 이루는 정치체제가 정착될 것이다. 본고는 민주당의 정책적 입장 및 공약의 검토를 통해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전개될 일본의 주요 대내외 정책을 전망하고 이러한 정책들이 한반도 및 동북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1. 정당간 정책성향 비교: 자민당 vs. 민주당 외교정책에 있어서 자민당이 미일동맹의 강화에 중점을 두었던 반면, 민주당은 미국에 대한 대등성을 강조하고 아시아와의 협력관계 강화를 주장한다. 야스쿠니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은 야스쿠니 신사로부터 A급 전범을 분사하거나 독립 추도시설의 설치를 주장한다. 북방영토 및 독도 등의 영토문제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이들을 일본 고유 영토로 주장하지만 독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방위정책에 있어서 자민당이 보통국가화로 대변되는 소위 “우경화 노선”을 보였다고 한다면, 민주당은 전수방위 원칙을 강조한다. 개헌에 관해서도 민주당은 자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2007년 8월 아사히신문과 동경대학이 공동으로 참의원 당선자들의 의식을 조사를 한 결과, 자민당 내에는 개헌찬성파가 91%였음에 반해 민주당내에는 개헌찬성파가 29%에 불과하고 개헌반대파가 41%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해양기본법이나 우주기본법 등 일본의 국가이익과 관련된 법안, 대외적 지위 향상 등과 관련된 정책에 있어서 민주당은 자민당과 유사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2. 민주당 내 정책성향 비교: 오자와, 하토야마, 오카다 민주당은 자민당 이탈 세력, 민주사회당계열 등 중도보수 및 중도좌파를 망라한 혼합적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당의 공식적 입장뿐만 아니라 당내 유력자의 정책성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 2006년 4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대표를 지낸 자민당 출신 오자와는 정치입문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문하생이었으며, 90년대 초반에는 보통국가론을 제창한 바 있다. 그는 종전 자민당의 대미외교는 추수주의라고 비판하며 미국과 대등한 파트너쉽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국제사회와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개시하였다는 비판적 견해를 피력하였고, 주일미군에 관련하여 미국 제7함대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일본에 실전부대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조하여 매년 중국 방문단을 인솔하여 중국 공산당과의 의원 외교를 주도하여 왔다. 야스쿠니 신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A급 전범의 분사를 주장해 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현 대표: 2009년 5월에 취임한 하토야마 현 대표는 조부가1950년대의 수상을 지냈고, 부친이 외상을 지낸 정치명문가의 출신이다. 일소국교정상화를 실현시킨 조부의 영향으로 다원화된 대외관계를 지지하며 외교이념으로 우애를 강조한다. 미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이 지론으로 2009년 6월 5일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표명하였고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 아시아 공동통화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 독도와 같은 지역 내 영토갈등 등은 2국간 교섭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지역적 통합을 추진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오카다 가츠야(岡田克也) 간사장: 동경대를 졸업한 통산성 관료 출신인 오카다간사장은 당대표도 역임한 바 있으며 민주당내 유력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민주당 핵군축의원 추진연맹 회장으로 동북아 비핵지대화 구상을 주창하고 있다. 일본 영주 외국인에게 참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하는 등 한국 등의 주변국에 대하여 우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3. 한국 외교안보정책에의 시사점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그 동안 공표한 외교안보 구상을 원안대로 실현하기에는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선 종전의 관료 주도에 반대하여 정치인 주도의 정책결정 시스템 구축을 내세우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어떻게 관료들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가가 큰 변수의 하나이다. 또한 민주당이 집권해도 일본 정치사상 가장 강력한 제1야당이 될 자민당과의 정책대립도 문제가 된다. 아울러 복합적인 세력으로 구성된 민주당 내에서 하토야마 당수가 어느 정도로 정치력을 발휘하고 당내 리더십을 장악할 것인가의 여부도 중요한 변수이다. 이런 제약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한일관계는 자민당 정부 때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영토문제나 역사문제에 대해서 자민당에 비해 신중하고 주변국 입장을 배려하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 대표 및 소속 의원들도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국에 친화적인 인물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 동북아시아 비핵지대 구상 등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접근 자세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러한 낙관적인 요소들을 잘 활용하여 우리가 추구하는 국가이익과 동아시아 질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자산으로서 대일관계를 활용하는 전략적 안목이 필요하다. 일본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동아시아 역내 다자간 경제 및 안보협력의 확대, 국제질서상 우리의 국가위상 강화를 위해 협력이 필요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제창하는 동북아시아 비핵지대 구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오카다와 하토야마의 동북아시아 비핵지대화 구상은 일본, 한국, 북한을 비핵지대 국가로 규정하여 핵무기 실험, 보유, 사용의 금지를 주창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에 대해서는 비핵지대 국가에 대해 선제 핵사용을 금지하는 6개국간 조약 체결을 요청하고 있다. 정권 장악 이후에 민주당이 이 구상을 한국 및 북한 등에 대해 정식으로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북한의 핵 폐기를 촉구하고,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선제 핵 불사용 선언을 촉구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핵우산과 병행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 박영준 (국방대학교 교수/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