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외교와 정책 브레인의 역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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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일본외교에 있어서는 전통적으로 관료들이 정책의 ‘브레인’으로 기능하여 왔다. 하토야마 정부가 정치인 주도의 정책결정을 추구하면서, 관료들의 그러한 역할이 끝나고 있다. Asian Forum Japan의 Nakamura 연구실장은, 정치인들이 아직 관료를 대체할 정책 브레인을 육성하는 데 실패하였다고 지적하고, 정치인이 정책결정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책 브레인들을 육성하고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싱크탱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마 후면 2009년 9월 집권한 하토야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된다. 신정부는 일부 영역에서는 새로운 방향을 확실히 제시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후텐마공군기지 이전 문제 처리 및 이 사안이 일-미동맹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올해 1월 15일은 일미안보조약이 체결된 지 50주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여) 양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의 공동성명 발표는 있었지만, 양국 국가원수의 공동성명은 없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일미관계의 현황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불안정해지면 일한관계 및 동아시아의 안정에도 여파를 ****다. 하토야마 정권은 어쩌다가 이러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하토야마 정부가 “일미 동맹을 심화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동맹을 “심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0년이 밝아오자마자 민주당과 자민당은 공교롭게도 당 산하의 싱크탱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항상 “정치인이 주도하는 정치”를 이야기해온 민주당이 정당의 두뇌 역할을 해야 할 싱크탱크를 폐쇄하기로 한 데 대하여 놀라움을 느낀 사람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일본에서 정부 중앙부처들이 모여 있는 “가스미가세키”는 항상 일본의 최대 싱크탱크로 묘사되었다. 민주당이 정치인이 주도하는 정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가스미가세키와의 조율에 있어 당 산하의 싱크탱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자민당의 경우 집권에 실패했기 때문에 가스미가세키를 “당의 브레인”로 이용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러한 상태에서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및 전략 창출의 수단으로서의 싱크탱크가 훨씬 더 절실히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리처드 M 위버가 1948년 출판된 자신의 책 “생각이 결과를 낳는다(Ideas Have Consequences)”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이디어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아이디어는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정책 브레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중 지식인들은 보다 광범위한 대중에게 호소함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반면에 정책 브레인들은 정치적 논쟁에 실제로 참여하고 정책을 제안한다. 이들은 정책입안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자신들의 주장에 대하여 더 큰 책임을 져야만 한다. 정책 브레인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성과로 결실을 맺으면서 현재의 상황을 뛰어넘는다. 다시 말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고 그 문을 여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정치적 함의가 큰 성과를 도출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야 말로 정책 브레인들의 임무이며 생존의 수단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현재 상황을 뛰어넘을 수 없는 아이디어는 가볍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책 브레인들은 인식해야만 한다. 물론 정책 브레인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과 협력해야 한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정치인들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때 정책 브레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장소를 우리는 싱크탱크라고 부르며, 싱크탱크는 지식의 구심점 또는 정책 제안 집단이 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정책 브레인과 싱크탱크의 역할은 주로 가스미가세키의 관료집단이 담당해왔다. 이는 일본식 접근방식의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다시피, 관료들은 급속한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지난해 정권이 교체되고 관료 주도의 정치에서 정치인 주도의 정치로의 전환이 선포된 이후, 정책 브레인으로서의 관료집단의 역할이 끝나가고 있다. 문제는, 정책 브레인으로서 관료들의 역할이 끝나가고 있는데도, 이들을 대체하여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정치인들이 정책 브레인을 육성하고 필요한 아이디어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제주평화연구원 등 적절하게 기능하는 싱크탱크가 있다. 일본이 정치인 주도의 정치를 주장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책 브레인들을 육성하고 이 아이디어를 축적하여 실행에 옮길 싱크탱크를 발전시켜야 한다. 일본의 정권 교체와 하토야마 정권의 출범은 일본의 정책 환경이 크게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_____ * ‘정책 브레인’의 원문 표현은 policy intellectual이다. ‘정책 지식인’이라고도 번역될 수 있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Mr. Nakamura는 Asian Forum Japan (AFJ)의 연구실장 겸 이사이다. AFJ는 1993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싱크탱크로서, 2009년 지에 의해 아시아 최고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Mr. Nakamura는 “권력구조의 전환 및 현대 미국의 정치권력구조에서 정치자금 모금(Power Structure Turnarounds and Political Funding in Contemporary United States Political Power Structure)” Yoshihara, ed.(Nippon Hyoronsha, 2000)[일본어], “미국 정치의 관점에서 본 미국의 정치와 재원(Politics and Financial Resources in the United States in An Eye for American Politics)” Yoshihara, ed.(Nippon Hyoronsha, 2005)[일본어] 등을 저술하였다. AFJ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http://www.asianforum.jp에서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