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 현황 및 고려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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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배경
1.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의 등장 1990년대 초 EU의 발전, NAFTA의 체결 등 지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가 아시아 지역 협력체로서 EAEG(East Asia Economic Group) 창설을 제안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ASEAN+3 정상회의가 최초 개최되면서, ASEAN+3 체제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지역협력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을 위해 우리정부 주도하에 구성된 EAVG(동아시아비전그룹)는 2001년 ASEAN+3 지역협력의 비전으로 ‘평화·번영·발전을 추구하는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을 제시했다. 2.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의 재부상 동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주요국들의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대한 관심 증대 및 아·태 공동체(APc) 구상 등 새로운 차원의 지역협력 논의가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정상간 전략대화체로 출범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실질적인 동아시아 지역협력 메커니즘으로 강화하려는 경향에 따라 ASEAN+3와의 관계 정립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으며,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ASEAN 정상회의와 별도 계기에 개최되고, 3국 협력체제가 제도화되면서, 동아시아 지역협력 및 3국간 협력 관계에 대해서도 ASEAN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한편, 우리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신아시아외교’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도 동아시아 지역협력 또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Ⅱ.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현황 1. ASEAN+3 / EAS 1997년 시작된 ASEAN+3 체제는 정상회의 외에 외교, 초국가범죄, 경제, 재무 등 20여개 분야별로 각료회의, 고위급 회의, 국장급 회의 등 57개의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EAVG가 제시한 비전의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EASG(동아시아연구그룹)가 제시한 협력 사업으로 2005년 역내 현안에 대해 각국 정상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정책대화 협의체로 출발한 EAS는 ASEAN+3 회원국에 호주·인도·뉴질랜드 3국이 추가된 “ASEAN+3+3”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 한·중·일 협력 한·중·일 3국은 1999년 이후 매년 ASEAN+3 계기에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다양한 분야 및 수준에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내용면에서, 초기에는 경제, 문화·인적교류, 대ASEAN 협력을 중심으로 협의하였으나, 점차적으로 비전통안보(재난관리, 해양구조), 주요 지역 및 국제문제(북핵문제, 환경·기후변화)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제도화 측면에서, 초기에는 ASEAN+3 계기에 3국간 협의체를 운영해오다가, 최근에는 ASEAN+3와는 별도로 2008년 12월 최초 정상회의(일본, 후쿠오카), 2009년 10월 제2차 정상회의(중국, 베이징) 등 한·중·일 3국 내 별도 대화를 개최하는 관행을 구축하고 있다. 3. ARF / APEC 상기 이외에도 각료급의 ARF가 개최되어 역내 국가들 간의 정치안보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교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분쟁의 사전방지 등 예방외교의 틀 마련에 기여하고 있다. 1994년 ASEAN 원회원국 6개국과 대화상대국 등 총 18개국 참여, 현재 27개 회원국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APEC이 설립되어 무역투자 자유화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APEC은 1989년 호주에서 12개국 간 각료회의로 출범하여 1993년에는 미국의 제안으로 정상회의로 격상되었다. 4.새로운 지역협력 구상: 아시아태평양공동체(APc) 구상, 동아시아공동체(EAc) 구상 호주 러드 총리의 아시아태평양공동체(APc) 구상은 아·태 지역 정치·안보·경제를 포괄하는 정상급 협의체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EAS는 미국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APEC은 경제이슈에 집중되어 있고, ARF 역시 안보이슈를 다루는 각료급 협의체이기 때문에 멤버구성 및 논의 의제 등에 있어 포괄적이지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ASEAN 국가들은 아시아 지역 협력에 있어 그동안 유지해 왔던 ASEAN 중심성(centrality)을 강조하는 입장이며, 이에 호주는 ASEAN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ASEAN의 중심적 역할을 인정하는 바탕위에 APc 구상을 추진하고자 노력중이다. 일본 하토야마 총리는 아시아 중시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우애(fraternity)에 기반한 동아시아공동체 비전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당장의 통합을 염두에 둔 구체적 제안이라기보다는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5.미국의 아시아 지역협력 강화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지역범세계적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다자적 접근과 국제협력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과의 협력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0년 1월 12일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하와이 East West Center 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아시아 지역협력 강화를 위한 5대 원칙 표명하였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동맹 및 양자관계를 바탕으로 한 협력 추구: 한·일·호주 등과의 동맹 관계, 인도·중국·베트남·싱가포르 등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다자적 협력 추구 2) 지역협력체의 분명한 목표 추구: 안보, 경제성장, 민주주의, 인권 등 3) 지역협력체의 성과 지향적 운용: 효율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갖추고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목표를 위해 작동되는 지역협의체 필요 4) 성과 도출을 위한 유연성 유지: 유연성 제고를 위해 미·일·호, 한·미·일 등 소규모 국가들로 구성된 이슈 중심의 협력 강화(소위 minilateral 협력) 5) 공동의 미래를 도모하는 결정적 지역기구(defining regional institutions)를 정해 나갈 필요: 모든 주요 이해 당사자 포함 필요, APEC 같은 기존 협의체 또는 EAS 같은 비교적 최근의 협의체 등 모든 협의체를 두고 관련국들간 논의 필요 Ⅲ. 동아시아 지역협력 관련 고려사항 1. ASEAN+3와 EAS의 중복 EAS 출범 당시에는 ASEAN+3가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바탕이 되며, EAS는 전략적 공동관심사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다만, 호주·인도·뉴질랜드, 일본, 일부 ASEAN 국가들은 EAS 출범 직후부터 EAS를 전략대화체 성격을 넘어 실질적인 지역협력 메커니즘으로 논의의 폭을 확대해 가고자 함으로서,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 과정에서 ASEAN+3 체제와의 기능 중복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2. EAS 확대 EAS는 출범 이후 16개국 체제를 유지해 왔으나(2006년 4월 ASEAN 외교장관회의 시 16개국 유지 합의) 최근 미국·러시아를 포함시키는 EAS 확대에 대한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ASEAN 국가들은 최근 제16차 ASEAN 정상회의(2010년 4월 8-9일, 하노이)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의 EAS 참여를 권고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we encouraged Russia and the US to deepen their engagement in an evolving regional architecture, including the possibility of their involvement with the EAS through appropriate modalities, taking into account the Leaders-led, open and inclusive nature of the EAS.” (제16차 ASEAN 정상회의 의장성명 中) 3. 한·중·일 협력 강화에 대한 ASEAN의 관심 ASEAN+3 정상회의와 별도로 계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정례화 등 3국 협력 제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ASEAN이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Ⅳ. 결어 우리의 지역협력 정책방향은 일정기간 지역통합 보다는 ‘지역협력의 심화’라는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본다. 즉, 현재로서는 다양한 지역협력 논의에 대해 단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 보다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지역주의를 추구하면서 향후 논의 전개 추이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다만, 이와 별도로 지역협력의 궁극적 목적인 지역통합의 리더십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향후 역내 통합과 관련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구상할 필요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_____ 1) 동 글은 2010.4.10 JPI 정책포럼에서 제기된 내용에 기초한 것임.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외교부 안성두 남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 한태규 JPI 연구원장 및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