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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의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등록일
2010-10-05
조회수
7

  우리는 지난 6개월여 동안, 국가안보적인 측면에서 천안함 사태에 매몰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외 상황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 작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급변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환경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 정부도 ‘통일세’ 신설 등과 같은 자체역량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정부는 남북 간 합의로 평화적·점진적 통일을 이루는 것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진보는 통일을 원하고 보수는 분단을 원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며, 진보와 보수 구별 없이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지난 8·15 경축사는 통일 논의를 국민적 공론화의 장에 들여놓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통일신문, 2010년 9월 6일). 이러한 분위기 속에 북한의 신의주 홍수를 계기로 우리의 정치적·군사적 대응과 순수한 인도적 지원·협력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공론이 제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때마침,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제안은 천안함 공격 이후 강화되고 있는 대북 제재를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위기회피전략에 따른 행동이라고 본다. 북한은 이 제안을 통해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대미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제재를 완화 시키려고 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는 천암함 의장 성명이 채택된 후 제재 완화를 위해 자신들의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통일신문, 2010년 9월 20일).

국가안보와 관련해서 천안함 사태는 안보위협에 대한 정책 부서의 미숙함, 이완된 지휘체계, 국민으로부터의 불신감, 외교력 부재 등 우리 안보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정부의 천안함 외교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유엔의장 성명에서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상황을 재고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가 있다. 이제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와 G20 의장국으로서 한국외교는 별개로 진행시켜야만 성숙한 외교이다.

첫째로, MB 정권은 종반전을 향해 가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의 국내외적인 성과를 점검하고 정리해서 수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도 천안함 사태를 잘 넘겨야 할 것이다. 2010년 하반기에 이 사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선거가 안팎으로 많은 2012년을 무난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선거쟁점화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새로운 남남갈등 관계가 반드시 표출될 것이다. 성숙된 정치문화를 훼손시킴으로써 정치역량은 물론이고 외교안보역량도 약화될 것이다.

둘째로, 6자회담에 대한 생각이다. 한미양국은 ‘북한의 사과가 선행되어야만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라는 입장이다. 옳은 이야기이다. 이러한 6자 회담의 수순은 남북관계 개선 북미 접촉 6자 예비회담 본회담이 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역할과 정책전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제는 새롭게 국면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와 외교통상부장관의 공백이 조만간 메워질 모양이다. 신내각 진용이 완성되는 시점을 계기로 새로운 외교 안보정책 노선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과 북한 등은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동북지역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친선우호관계를 지속 강화하면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다.

셋째로, 북한 측의 적극적인 대외공세와 관련된 담당자들의 변화이다. 북한의 핵협상과 대미 외교를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라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9월 23일 보도했다. 대미 외교라인에 힘을 실으면서 북한은 핵협상에 대한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듯하다. 이번에 승진한 인사들은 북한 외무성의 북핵 및 대미 외교 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로 꼽힌다. 강 신임 부총리는 24년 동안 같은 직책을 맡아오면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등 북한의 대표적인 북핵·대미 협상가로 알려져 있다. 미국도 11월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서 대북정책의 기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우리 정부가 6자회담을 더디게 하는 장본인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억울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넷째로, 9월 상순에 열릴 예정이었던 당대표자회의가 9월 28일에 열릴 모양이다. 북한도 새로운 정권변화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외신보도도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것과 관련해 영국 언론매체들은 22일(영국 현지시간) 지구상에서 가장 비밀스런 독재국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연합뉴스, 2010년 9월 22일).

다섯째로, G20 정상회담은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우리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북한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인 외교 압박을 줄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 국제적 이벤트이다. 추석연휴 연합뉴스보도에 따르면, 제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던 한 소식통이 “9월초 국방위가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비밀리에 열었다”는 얘기를 탈북 제대군인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질서를 선 순환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한 논의를 모으는 국제행사도 자신들을 국제적으로 고립·압살하기 위해 벌이는 세계 금융열강의 ‘정치 모략회의’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으로, 한국에 안보 불안을 지속적으로 조장하고 친북단체들이 벌이는 G20 반대 시위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금융과 관련된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국제 NGO들의 ‘반 세계화시위’가 따로 또 같이 열려서 회의 자체를 위협하는 경우를 목도한 바 있다. 물론, 비상시 대비책도 잘 준비가 되고 있지만, 북한을 설득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 하다.

여섯째로, 대북관리를 위한 선제적 예방조치를 통해서 적극적인 대북관여정책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이다. 이것은 MB정권 하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한미동맹과 한중의 전략적 관계의 틀을 우리가 외교적 선제조치를 통해서 북한을 관리하는 것이다. 남북이 중무장 상태로 대치중인 것은 사실이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긴장을 낮추고 평화를 정착시켜나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모처럼 일고 있는 남북관계 대화 진전에 긍정적인 상황을 수습시켜 천안함 사태의 국면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를 잊지는 말되, 집착해서도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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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원고는 9월 24일 이전에 작성되었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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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제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