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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개최 의의
등록일
2011-09-20
조회수
7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정상행사


  내년 3월 26~27일 우리나라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012 Seoul Nuclear Security Summit)”가 개최된다. 전 세계 50명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할 서울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이다. 정부는 정상회의의 충실한 준비를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핵안보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설립한데 이어 금년 3월 외교통상부장관이 단장을 맡은 범정부 조직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발족시켰다.

아울러 의장국으로서 우리는 정상회의 공식 준비 채널인 교섭대표회의Sherpa Meeting와 부교섭대표회의Sous-Sherpa Meeting를 통해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를 조율하고 정상회의 결과문서 성안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오는 10월 4~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우리나라 주재로 교섭대표회의가 열려 서울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서울 코뮤니케Seoul Communique?에 대한 본격 논의에 들어간다.

핵·방사능 테러 위험의 심각성과 핵안보정상회의의 중요성

독자들에게는 핵안보nuclear security와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라는 용어가 다소 낯설게 들릴 것이다. 핵안보라는 용어에서 핵무기의 철폐나 핵무기의 확산 방지, 그리고 북한 핵문제와 이란 핵문제 등을 연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안보는 핵테러와 연결되는 개념이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핵과 방사능 테러의 방지를 목적으로 전 세계 핵물질과 방사성 물질, 그리고 관련 시설들을 테러와 범죄 집단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각국의 조치와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이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핵과 방사능 테러의 위협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와 무기급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Pu을 획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문제는 핵물질의 관리와 관련하여 우려할만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이 보관되어 있는 원자력 시설이 무장괴한에 의해 침입당한 사건도 있었고, 민간인에 의해 핵무기 보관 군사시설의 보안이 뚫린 사건도 있었으며, 핵물질 불법 소지와 거래 시도 관련 사례들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 33건의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불법 소지와 거래 시도, 도난, 분실 사건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 되었다.

핵테러 위험성에 못지않게 세슘cesium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이른바 ‘dirty bomb’ 테러의 위험성도 작지 않다. 방사성 물질은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산업체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폭탄으로 제조하기도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사능 테러는 핵테러보다 비록 그 피해 규모는 작겠지만 발생 가능성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이 방사능 피폭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과 공포는 핵테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불법거래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05년이래 매년 150건 이상의 방사성 물질과 핵물질의 불법 소지, 밀수, 도난, 분실 사건이 등록되고 있는데 이중 3/4 이상이 방사성 물질과 관련된 것이다.

상기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용 핵물질을 획득하여 세계 대도시중 하나에 터뜨리는 것이나, 원전 등 원자력 시설을 공격하는 것, 또는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dirty bomb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가상이 아닌 발생 가능한 실제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핵과 방사능 테러의 위협에 대해 느끼는 인식의 정도는 국가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상호 의존이 심화된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핵과 방사능 테러가 가져 올 심각한 결과를 생각해 볼 때 핵과 방사능 테러를 방지하는 것은 국제사회 공통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핵테러 발생시 야기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주요 목표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우리 정부가 실질사항substance 측면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주요 목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는 서울 정상회의가 핵안보에 관한 실천적인 비전과 이행 조치들을 제시함으로써 탈냉전기 국제안보의 주요 과제인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의 실현에 기여하는 회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의 비전과 실천 조치들은 정상선언문인 서울 코뮤니케Seoul Communique에 담겨지게 될 것이다. 2010년 4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제창으로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가 핵안보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선언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면 서울 정상회의는 선언의 단계를 ‘실천’의 단계로 발전시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둘째, 서울 정상회의는 워싱턴 정상회의의 핵안보 기본 주제였던 핵테러 대응, 핵물질 및 핵시설의 방호, 핵물질 불법거래를 충실히 다루면서도 논의 지평의 확대를 통해 핵안보 규범을 보다 견고하게 짜 나가도록 할 것이다. 우선 후쿠시마 사태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가 된 원자력안전nuclear safety과 관련하여 서울 정상회의는 핵안보에 대한 논의 초점을 흐리지 않는 가운데 핵과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해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이 어떠한 시너지를 가질 수 있는 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시 논의가 미진했던 방사성 물질 방호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워싱턴 정상회의의 주관심 대상이었던 핵물질, 즉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안전한 관리가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여전히 핵심 주제가 될 것이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핵테러 못지않게 방사능 테러의 위험성도 큰 만큼 우리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방사성 물질의 방호 문제도 비중있게 다루어질 수 있도록 참가국들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셋째, 핵테러 방지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정상회의에서의 결과문서 채택 뿐 아니라 참가국 각각이 핵안보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장국인 우리는 서울 정상회의시 참가국들로부터 많은 의미 있는 핵안보 조치들이 자발적인 공약으로 발표되어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각국이 취할 수 있는 핵안보 강화 조치들로서는 고농축우라늄 제거, 핵안보 관련 양대 협약인 핵테러억제협약ICSANT과 핵물질방호협약CPPNM 가입, IAEA 핵안보기금에의 기여, 핵안보교육훈련센터 설립 등이 있으며 의장국인 우리도 가능한 기여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

맺는 말

우리나라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이 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심각한 핵 위협하에 있으면서도 핵비확산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고, 세계 5위의 원자력 강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모범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작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금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와 더불어 “성숙한 세계국가”로서의 더 큰 대한민국을 진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세계화 안목과 역량을 키우고 미래 세대들에게 자긍심을 불어 넣은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필자소개] 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존스홉킨스대 SAI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음. 1985년 외교통상부에 입부하여 주뉴욕영사, 주유엔서기관, 주태국서기관, 주제네바참사관과 주말레이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하였고, 외교통상부 본부에서는 인권사회과장과 국제기구협력관, 저출산고령사회문제 담당대사를 지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