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정위기의 대외정책적 영향과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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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부도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정부 지출의 축소를 담보로 부채 상한선을 증액하였다. 정부 지출의 축소는 추후 오바마 행정부의 대내외정책 추진에 있어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심화되는 재정위기로 국방예산의 삭감도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부채 상한선 조정과정과 국방예산 삭감의 내용을 알아보고, 이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주는 영향과 우리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부채 상한선 조정과정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현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임기 시작 후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추진하였고 이는 재정적자의 심화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재정적자의 심화와 채무불이행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미 의회에 국가부채 상한선 증가를 촉구하여 왔다. 부채 상한선 증액은 미국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위한 재정지원을 위해 지난 1917년 제정된 제2차 자유공채법(The Second Liberty Bond Act)으로 인해 최초로 시행되었으며, 1960년 이래 총 78번(공화당 정권 하에서 49번, 민주당 정권 하에서 29번) 시행되었다. 제113회 의회가 시작되면서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채무한도 확대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하였으며, 본격적인 정치권 논쟁은 4월 초 여야 간 2011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 타결 직후 시작되었다. 최초 협상안은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2조 4천억 달러 축소하는 대신 2012년 말까지 부채 상한액을 2조 4천억 달러 증액하겠다는 것이었으나, 민주당과 공화당 간 이행조건의 차이로 타결되지 못하였다. 민주당은 주로 세수확대를 통해 재정적자 축소를 이루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주로 대기업, 부유층에 대한 감세철회를 의미하였다. 이에 반해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과세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오바마 정부의 재정지출 대상인 건강보험, 사회보장 등에 대한 지출감소를 통해 재정적자 축소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25일 해리 리드(Harry Reid)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0년간 2조 7천억 달러의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2012년 말까지 부채 상한선을 2조 4천억 달러 증액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베이너(John Boehner) 의장은 2단계안을 제시하였는데, 향후 10년간 1조 2천억 달러의 지출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부채 상한선을 1조 달러 증가시킨 뒤, 의회가 세제개혁 및 사회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개혁을 승인할 경우에 한해서 내년 말까지 다시 부채 상한선을 1조 6천억 달러 증액하는 방안이었다. 7월 31일 부채 상한 증액협상이 타결되었으며, 동 증액 합의안은 8월 1일 하원에서 찬성 269표, 반대 161표로 통과되었고, 이어 2일 찬성 74표, 반대 26표로 상원을 통과하였다. <부채 상한 증액 합의안 내용> 부채 상한 최소 2조 1천억 달러 증액 1단계 지출삭감 향후 10년간 약 9천억 달러 지출삭감. 삭감대상은 하원이 승인하는 자유재량지출에 적용됨. 2단계 지출삭감 추가로 1조 5천억 달러 감축하며, 구체적 감축내역은 하원 12인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함. 동 위원회는 11월 23일까지 지출감축방안을 제출하고 이는 12월 23일까지 상하원에서 표결되어야 함. 만일 하원 통과에 실패할 경우 1조 5천억 달러를 국방지출과 비국방지출에서 자동 삭감함. 국방예산 지출 1단계 지출삭감을 통해 향후 10년간 국방예산에서 3천 500억 달러 삭감함. 작년 미 국방예산은 약 7천억 달러임. 세금 이번 합의안에는 어떠한 세금인상도 포함되지 않음. 헌법개정 이번 합의로 하원은 연말까지 미국 헌법에 균형예산 조항을 추가하는 수정안을 표결해야 함. 이후 부채 상한이 1조 5천억 달러 추가 증액될 예정임. 2. 국방예산 삭감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올해 1월 6일 ‘국방부 예산과 효율성에 관한 성명서(Statement on Department Budget and Efficiencies)’를 발표하고 향후 5년간 국방예산 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국방개혁안을 발표하였다. 핵심적인 내용은 향후 5년간 국방예산이 1,780억 달러 절감된다는 점이다. 작년 봄 게이츠 장관은 이미 육해공군에게 각각 1,000억 달러의 비용절감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이 액수는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재투자되도록 하였다. 동 액수와 함께 국방부 절감액인 780억 달러를 합쳐 총 1,780억 달러가 향후 국방예산 삭감액으로 추정된다. 향후 5년간(FY 2012-2016년) 감축될 국방부 차원의 국방예산은 780억 달러($78 billion)에 해당된다. 국방부의 FY2012 국방예산 요청안은 군기지 유지비용(base budget) 5천 530억 달러와 해외전투활동(Overseas Contingency Operations: 아프간, 이라크 전쟁수행비) 1천 178억 달러를 포함하여 약 6천 757억 달러에 해당하였으며, 7월 8일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총 6천 490억 달러 규모의 FY2012 국방세출안을 찬성 336표, 반대 87표로 승인했다. 또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철수 이후인 2015년부터 미 육군과 해병대를 최대 전체 인원의 6%인 4만 7천 명 감축하게 된다. 육군은 2만7천 명, 해병대는 1만 5천에서 2만 명의 병력을 감축하게 되며, 이로 인한 국방비 절감은 2015-2016년간 6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신무기 구입에 드는 예산도 절감될 예정이다. 해병대의 신형 상륙용장갑차(EFV: Expeditionary Fighting Vehicle) 도입계획을 취소함으로써 144억 달러를, 록히드마틴사에 지급하는 F-35 전투기 개발비용을 재검토함으로써 46억 달러를 절감할 계획이다. 새로이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리언 파네타(Leon Panetta)는 최근 의회에서 합의된 재정지출 삭감안에 대해 반대하였다. 미 행정부의 재정지출 삭감 합의안은 1단계로 10년간 1조 달러를 즉각 삭감하고, 2단계로 의회 특별위원회가 연말까지 1조 5천억 달러 추가삭감에 대해 협상하되, 합의에 실패하면 1조 2천억 달러를 무조건 삭감하고 이 중 절반인 6천억 달러를 국방비에서 줄인다는 내용이었다. 국방비는 1단계 조치로 이미 3천 500억 달러를 삭감하기로 합의된 상태이며, 연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로 6천억 달러를 삭감하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최악의 경우 총 1조 달러에 달하는 국방예산 삭감의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3. 영향 및 평가 정부 지출의 축소를 담보로 부채 상한선을 증액하게 되어, 추후 오바마 행정부의 대내외정책 추진에는 장애로 작용하게 되었다. 세금인상과 재정적자 감축 간 균형을 원칙으로 타협에 임했던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대가로 메디케어(Medicare) 등 사회보장성 지출삭감 규모는 커진 반면, 기업 및 부유층에 대한 증세는 불가능해져 민주당 정책에 불리한 쪽으로 타협안이 종결되었다. 또한 부채 협상이 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출의 40%가 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근원적 문제점 해결은 불가능한 상태이며,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와 함께 재정위기의 악화상태 가시화가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9%에서 0.4%로 하향 조정되었고, 2분기 성장률 역시 1.3%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합의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악인 40%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은 아래와 같은 함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아시아에서 중국의 공세적 외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2003년부터 매년 10%씩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고, 10일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시험항해를 한 것과는 달리, 미국은 향후 10년간 3천 500억 달러의 국방비를 감축할 예정이며 2015년부터 4만 7천 명의 미군 병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경향은 중국의 대미국 인식을 과장시켜 중국의 대외정책을 보다 과감한 방향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 미국의 재정적자 심화와 국방예산 감축으로 인해 한국 측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말 전시작전권 전환이 예정되어 있고, 기지이전이 진행 중에 있는 상황에서 미국측의 분담금 증액요구는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으로 인해 한국은 독립적인 국방력을 배양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현재 일본 정부는 중국의 부상에 대비하기 위해 ‘신방위계획대강’에 따라 잠수함을 향후 5년간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리고 신형전투기 추가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 군사현대화에 대비하기 위해 항공모함 보유와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재정적자 심화로 인해 국방예산을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로 이전하고 있으며, 이는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지 제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미국의 국방력 행사에는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데,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 당시 한국에 대한 억지력 제공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향후 한국 정부의 독자적 국방력 증대 노력이 요구된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필자소개] 현 외교안보연구원 조교수. 연세대학교와 同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Brown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남가주대학(USC)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에서 국제정치, 미국외교정책, 북미관계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음. 저술로는 “Domestic Events, Ideological Changes and the Post-Cold War ROK-US Alliance,” Australian Journal of International Affairs, December 2009 등 다수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