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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R-TKR 연계사업의 전망과 한러협력의 전망
등록일
2012-08-29
조회수
7

  탈냉전의 전환점이던 1990년, 한국-러시아 국교정상화 이후 10년이 지난 2000년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해 6?15 남북공동선언이 이루어졌다. 그 후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시작되어 경의선이 연결되는 성과를 이루어내자 이를 기초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를 구체화하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한국의 입장에서 남북철도의 연결을 통해 정치적인 섬으로 분리되어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TSR과의 연결은 정치 및 경제적 측면은 물론 문화적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한반도의 남북한을 잇는 TKR을 확대하여 TSR과 연결하는 전략은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육로를 통한 경쟁력 있는 물류체계의 확보라는 점과 해상물류체계를 다변화하여 육상수송에 의존할 수 있다는 물류의 다변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경제적 합리성이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TKR과 TSR을 연계하는 사업은 정치적인 선결과제가 있다. 즉 남북관계의 개선에 따라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한 한?러 경제협력은 북한을 포함하는 남?북?러 삼각협력의 틀 속에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적으로 냉전기였던 1970~80년대는 TSR의 가교기로서 일본에서 유럽과 중동으로 수출하는 환승화물의 처리가 대부분이었다. 당시 소련 당국은 안전한 외화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서 환승요금을 낮게 책정하였다. 낮은 비용은 강력한 유인요인이었지만 정시도착에는 문제가 있었다. 소련이 붕괴하고 체제 전환기를 맞이했던 1990년대는 TSR의 혼란기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철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사라졌고 이에 따라 서비스는 급격하게 악화되었으며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 경쟁력도 상실하는 결과를 낳았다.

 

혼란기를 거치면서 러시아 경제가 서서히 회복단계에 들어선 2000년 이후로는 철도교통 서비스도 개선되면서 TSR의 부흥기를 맞게 되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러시아로 직접 운송되거나 핀란드로 가는 환승 수출물량의 증가가 부흥을 주도하는 주요원인이었다.

 

  부산에서 핀란드의 하미나까지 행상운송의 경우 35일이 소요되는 반면 TSR을 이용할 경우 18~22일이 걸려 해상운송에 비해 약 13~17일이 단축되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들어서 물류량이 급격히 증가했고 2007년에는 26%의 성장세를 보여주었지만 전체적인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전체 화물에서 30%가 공차로 운행되고, 극동방향으로 운행되는 열차의 경우 75%가 공차로 운행된다는 점에서 러시아 경제의 수출입 구조가 심각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 이후 TSR이 활성화되면서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은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극동으로 운반되는 화물의 총량은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태로 지속되었다. 2007년을 기준으로 WB와 EB의 차이가 88:12로 급격하게 확대되어 나타났다.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고 TSR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있다. 첫째, 러시아를 포함하는 CIS국가의 경제활성화를 통한 공차운행의 감소이다. 러시아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1997년의 0.9% 성장률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TSR을 이용하는 물류총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2000년에 들어서면서 경제가 활성화되어 연 10%의 성장을 달성한 이래 꾸준히 연 5~7%대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물류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둘째, 해상운송비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여 TSR의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중국의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물류가 급증하게 되자 2000년부터 해상운송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해상운송을 위한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고 부두에서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포화상태가 되자 한국과 중국의 수출업체와 운송업체는 대안으로 TSR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셋째,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러시아로 진출하는 방안이 TSR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한국의 가전업체가 러시아와 유럽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의 운송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넷째, 극동 러시아의 물류기지인 보스토치니항의 물류처리 능력의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 물류처리를 위한 기본적 인프라의 부족은 시간지연으로 이어져 경쟁력을 저하시키게 되었다. 러시아는 체제 전환 이후 경제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TSR을 통한 물류사업의 활성화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러시아가 원하는 물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류의 증가에 상응하는 인프라의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 블라디보스톡 APEC 정상회담을 맞이하여 한?러 협력의 활성화 일환으로 TSR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TSR을 통한 한?러 협력에 있어서 국제정치적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TSR-TKR 연결은 한반도의 새로운 운송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철도를 연결하는 새로운 철의 실크로드에 한국이 접근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한반도를 관통하여 연결되는 TSR-TKR 연결은 단순히 해상 항로를 대신하는 육상 운송로의 확보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되는 러시아를 포함한 CIS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통로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한의 분단 상황으로 지리적 연계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섬으로 남아있는 대한민국이 TSR-TKR의 연결을 통해 동아시아 또는 극동이라는 지역적 한계성을 극복하고 경제적 협력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계기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북한을 협력의 파트너로 끌어 들여야 한다. 동해선과 경의선을 활용하여 남북한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TSR의 활성화를 통해 TKR의 연계사업에 북한을 자연스럽게 세계경제체제로 편입시키는 방안은 북한이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 및 경제적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TSR-TKR 연결은 남북한의 호혜적 경제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으로 김정은 후계체제가 정치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려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분야에서 자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북한을 TSR-TKR 연결사업에 참여시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을 TSR을 통한 국제협력체제에 끌어들이는 것은 TSR의 경제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경제적 성장까지 달성할 수 있는 참여자가 모두 상대적 이익이 아니라 절대적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비제로섬의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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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원고는 한국슬라브학회와 러시아 극동연방대학이 공동주최하고 동아일보 화정재단이 후원하는 블라디보스톡 APEC기념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하여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였습니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귀국 후,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미국 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2011)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2010) 및 『세계평화지수 연구』(공저, 2009)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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