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핵 협상 타결과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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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5일 밤, 테헤란 거리는 경적과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실용주의 중도개혁파 하산 로하니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축하하는 이란 국민들의 기쁨의 표시였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은 또 한 번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제네바에서 개최된 3차 협상에서 합의서를 작성하고 돌아오는 핵 협상단을 맞이하는 이란 국민들의 환대였다. 현재 이란에서는 경제제재로 인한 오랜 경기침체를 마치고 새로운 발전의 시대로 변화될 것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지난 8월, 로하니 신임 대통령 취임 후 이어진 그의 행보는 이란 국민과 서구 국가들에게 기대감을 주었다. 미국과 국교단절 후 처음 이루어진 역사적인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미국통인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의 임명, 적극적인 핵협상 자세,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와의 교감 등은 오랜 경제제재로 피폐해진 이란 국민들과 지루한 핵 협상에 지친 서구 국가들의 마음을 변화시켰다. 그동안 유엔 결의안에 따른 제재와 미국, 유럽 및 기타 국가들의 독자적 제재를 통해 이란 내부의 경제 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여기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으로 인해 이란 정부는 막다른 골목에 있었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하메네이와 로하니의 지지를 얻은 협상단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6개월 잠정적 합의지만 첫 합의서를 채택하였다. 이번 합의서를 통해 이란은 향후 6개월간 5% 이상 우라늄 농축 중단, 20% 농축 우라늄 중화, 아라크 중수로 건설 중단, 파르친 군사기지와 포르도 지하 농축시설을 포함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의 일일 사찰 허용, 추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생산 중단 등을 약속하였다. 이에 따라 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 측은 해외 동결된 이란원유 수출대금 일부 인출 허용, 석유제품, 귀금속, 자동차 및 항공부품 무역거래 허가, 외국에 거주하는 이란 유학생 송금 등을 약속했다. BBC의 분석에 따르면 이를 통해 6개월간 약 70억 불에 달하는 금액을 이란이 얻게 되었다. 6개월간의 한시적 합의지만 10여 년간 끌어온 이란 핵협상의 첫 결과물이라는 의미가 있다. ‘역사적 합의’ 라는 미국의 평가에 협상에 참여했던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은 ‘역사적 첫걸음’을 조심스럽게 환영했지만 여전히 의문을 표하는 국가들도 있다. 협상을 주도한 미국의 의회조차도 새로운 제재안을 내놓고 6개월 동안 합의서가 이행 되는지 지켜보고 불이행시 더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을 경고했다. 몇몇 상원의원들은 벌써부터 이란에 너무 많은 양보한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미국의 최우방국 이스라엘의 심기도 불편하다. 네탄야후 총리는 ‘역사적 합의’가 아닌 ‘역사적 실수’로 이번 협상을 규정하고 이란이 핵 무기화 하는 시간을 벌어준 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언제든지 군사적 공격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동에서 이란과 지역 패권을 다투는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다. 수니파 이슬람의 수장으로 시아파 이슬람 핵심국가인 이란의 득세가 기분 좋을 리 없다. 겉으로는 많은 국가들이 협상타결을 환영하지만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대체로 반기는 눈치이다. 최고 종교지도자(Supreme Leader)인 하메네이가 협상단의 수고에 감사를 표했고 로하니 대통령도 하메네이의 지지로 인해 타결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일반 국민의 기대감은 정치권의 반응보다 뜨겁다.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모두가 오랜만에 밝은 얼굴로 경제 회복을 바라고 있다. 합의서 이행에 대한 구체적 시기와 방안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경제 회복의 기대 심리가 벌써 작용하기 시작했다. 정치에 민감한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달러에 30,000 리얄 하던 환율은 타결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28,800 리얄로 떨어졌다. 지난 1년간 80% 가까이 급락한 리얄화 가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수년간 지속된 미국과 EU, 유엔의 경제제재로 인해 수입품을 포함한 생필품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이 이란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양극화가 심해진 불안정한 경제구조로 만들었다. 이번 협상타결로 서민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6개월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협상안이기 때문에 양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행이 중요하다. 이스라엘의 우려처럼 만약 이란이 협정을 파기하고 핵개발을 지속한다면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낳게 된다. 미국의 중동지역 영향력은 감소할 것이 명백하고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 아닌 군사력을 통한 핵 억지 의견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북핵 협상을 통해 학습한 미국이 이란의 협의 사항이행을 검증 또 검증할 것이다. 핵 농축 권리에 대한 서로 간의 이해도 문제이다. 하메네이 최고 종교지도자와 로하니 대통령, 자리프 외무장관은 핵 농축 권리를 세계부터 인정받았음을 선언했다. 5% 이상 농축 중단을 이란 측은 5% 이하 농축에 대한 권리 인정으로 해석하고 있고 미국은 핵 농축 권리를 인정한적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는 반목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물론 완전 합의를 위한 세부 협정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작은 부분에서부터 검증하고 확인해 봐야 할 문제이다. 이제 완전타결로 가는 문이 열렸다. 지속적인 대화와 합의서 이행을 통한 신뢰 쌓기가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이란 변화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1962년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50년 넘게 전통적인 우방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1977년에는 ‘테헤란로와 서울로’라는 양국 수도의 이름을 딴 거리를 지정하면서 더 깊은 우호관계로 발전했다.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끝까지 남아 수주한 공사를 마무리하며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2010년 독자적 대 이란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정치적으로 양국관계가 소원해졌다. 북한과 대치하며 북핵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서운함을 가지고 있는 이란과의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지속적 교류가 중요하다. 이미 한류를 기반으로 한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화적 노력과 비 제재분야의 지속적인 경제교류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그 어느 때 보다 좋다. ‘Made in Korea’ 가 찍혀 있는 상품에 대한 이란 국민의 믿음이 있다. 핵 협상의 잠정적 타결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화적 교류를 넘어 경제적, 정치적 교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란은 경제적으로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다양한 천연자원과 8천만의 인구를 가진 국가로 중동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분명하다. 건설을 필두로 산업 전 분야의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할 것이다. 그러나 잠시 숨을 고르며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타결은 미국과 이란의 정치적 필요가 맞아 합의되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바마케어’ 법안 처리로 미국 내 정치적 입지가 약해진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제재로 인한 극심한 경제난으로 내부적 위기에 봉착한 하메네이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타결이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할 대목이다. 이번 타결은 내부 저항을 상쇄시킬 외부적 성공 사례인 것이다. 특히 이란은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보다 종교와 군부를 기반으로 한 최고종교지도자의 권위가 더 높은 곳이다. 모든 결정권이 정부 위에 존재하는 절대 권력(Supreme leader)에서 나오며 그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또한 아직도 이란 내부의 복잡한 정치 문제가 존재한다. 2009년 대선불복종으로 시작한 반정부 시위의 핵심세력인 무사비와 카로비 전 대통령 후보가 여전히 가택 연금 중이다. 중도파 로하니 대통령이 핵 협상 타결을 바탕으로 내부 정치적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 급변이 예상되는 측면이다. 경제구조 측면에서도 환율 시장은 외부 정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제조업 분야는 대부분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허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국내외 정치적 결정에 영향이 큰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6개월은 짧고도 긴 시간이다. 합의사항이 이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이란의 정치, 경제, 문화와 이란인들의 습관을 하나하나 배워두는 지혜도 필요하다. 現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초빙연구원.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중동지역학으로 석사 학위, 이란 이스파한 국립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이란 에너지 산업 연구: 석유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A Study of Rural Development in Iran through the White Revolution: Comparing with South Korea’s Rural Development Program(Saemaul Undong)" 등의 논문과 페르시아의 종교, 고대 페르시아의 역사, 이란의 역사, 에스파한 등 다수의 저서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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