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I PeaceNet

제목, 작성일, 조회수, 내용, 항목으로 구성된 표입니다.
평화, 번영과 사람을 위한 파트너십
등록일
2015-10-31
조회수
8

  지난 해를 되돌아보면, 중동의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과 유동성이 지배하는 가운데, 오래되고 새로운 문제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산적한 엄중한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는 한편, 일각에서는 희망의 빛줄기를 보기도 합니다.

중동의 동향에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 지역 현장의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은 다시금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난제는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 하며, 여전히 터널 끝의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ISIL과 같은 폭력적 극단주의의 확산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습니다. 확산일로에 있는 외국인테러전투원 현상 또한 문제의 복잡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일란 쿠르디 군의 비극적 죽음에서 보듯이, 시리아로부터의 대규모 난민은, 이웃 국가들과 유럽, 그리고 그 너머로 심각한 안보위협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UNHCR에 따르면 이러한 시리아 난민의 급증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6천만명의 난민이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이라크와 예멘과 같이 전환 과정에 있는 국가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불안정은 중동 전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가 악천후를 예보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디든 희망은 있다는 오래된 격언을 상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시리아 분쟁에 대한 종합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고 있습니다. 수년에 걸친 협상 끝에 P5+1과 이란 간 이란 핵 문제에 관한 기념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동 협상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한 국제공조와 집요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란 핵 협상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하였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다루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난민 위기에서부터 폭력적 극단주의까지, 국내적 불안정에서 사회·경제적 저개발까지, 우리가 중동 일부 지역에서 목격하고 있는 현상들은 세계 여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도로 상호 연계된 세계에서 누구도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강화되고 있는 한-중동 간 관계에 비추어, 한국 또한 중동에서 전개되는 일들의 영향을 즉시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의 메르스(MERS) 사태는 그러한 좋은 사례입니다. 금년 초의 전국적인 메르스 사태는 한국이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보건안보 위기였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WHO, 미국 및 사우디 보건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MERS 극복 경험은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제2차 고위급회의 계기에“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Safe Life for All)”구상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들의 보건안보 분야 역량 배양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  .

약 1년 전, 저는 요르단에서 개최된 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저는 한-중동 간 보다 강한 파트너십을 위해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첫째, 포스트-오일 시대를 위한 맞춤형 경제 동반자 관계 구축 둘째, 중동의 평화를 위한 기여 확대 셋째, 인적·문화적 교류에 중점을 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외교 넷째, 지역기구들과의 강화된 협력 그리고 다섯째,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전략적 소통의 강화입니다. 이러한 정책을 행동으로 옮기는 노력의 일환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3월 중동을 순방하셨습니다.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파트너십은 세 가지 'I', 즉 '관여(Involved),' '혁신(Innovative),' '상호작용(Interactive)' 으로 특징지울 수 있습니다. 첫째, 보다 강화된 ‘관여(involvement)’를 위한 우리의 노력입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은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를 확대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청해(靑海)부대는 아덴만의 국제 해적퇴치 작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4년 리비아에서 불안정이 고조되었을 때 우리 해군선박은 민간인 철수 작전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동명부대는 레바논의 재건작업을 수행하고 있고, 아크부대는 UAE의 국방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주요 지역기구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9월 유엔총회 계기 제1차 한-GCC 장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였습니다. 또한 한-아랍연맹 장관급 회담도 개최하였습니다. 인도주의 외교는 우리 중동 정책에 있어 더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 정부는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및 예멘을 돕기 위해 약 4천만불을 제공했습니다. 작년 12월 제가 자타리 난민캠프를 방문한 직후, 우리 정부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1천만불 지원을 공약하였습니다. 이는 현재까지 우리가 지원한 단일 인도적 지원 사업 중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은 620여명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한국 체류를 위한 인도적 지위를 부여하였습니다. 그들은 2013년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제정한 난민법의 수혜자들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안정화실무그룹과 외국인전투원실무그룹을 포함한 반ISIL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안정화실무그룹에 1백만불 지원을 공약하였습니다. 둘째, “혁신적(innovative)” 파트너십의 확대입니다. 40여년 전 한국 건설회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의 인프라 구축에 처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후 부르즈 알 아랍(Burj Al Arab)에서 보듯이, 중동의 모습은 한국 건설회사들에 의해 변화되었습니다. 중동의 건설 붐은 1970년대 초반‘한강의 기적’의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완공되면 세계 최장이 될 쿠웨이트의 셰이크 자베르(Sheik Jaber) 연륙교도 현재 한국 기업에 의해 건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은 건설현장 방문 당시 이 연륙교가 한국과 중동을 연결하는 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동지역이 포스트 오일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면서 한국은 윈-윈 협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작년 포럼에서 말씀드렸듯이 한국은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국가들과 기꺼이 협력하고자 합니다. 보건과 의료, 원자로와 IT 분야에서의 협력은 신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칼리파 병원은 지난 2월 개원했습니다. 이 병원은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내 허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의해 건설된 바라카 원전은 걸프 지역에서는 최초입니다. 또한, 중동국가들에게 우리의 전자정부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과 마음 간의 ‘상호작용’입니다. 중동에서 한류(韓流)가 계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K-pop 페스티벌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의 이슬람 상인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한-아랍 친선 카라반은 이제 중동과 한국 상호간에 문화를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한-중동 간 인적교류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권(旅券)파워지수(Passport Power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 영국에 이어 외국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 나라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인기 TV 드라마가 요르단에서 촬영되어 중동지역에 대한 한국 대중의 관심을 제고시켰습니다. 이집트의 아인샴스대학과 요르단대학의 한국어과 개설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리고 한국 고등학생 중 5분의 1이 제2외국어로 쿠란의 언어인 아랍어를 배운다는 사실은 제게 신선한 기쁨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중동의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현재 카이로에 있는 문화원과 UAE에 설치될 문화원에 더해 추가적인 한국 문화원 개설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는 우리 두 지역 간 교량 역할을 할 것입니다.

.  .  .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 안보 문제의 핵심은 비전의 충돌(clash of visions)에 있으며, 중동 지역 전체가 새로운 균형(new equilibrium)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해답은 궁극적으로 인류애와 인간 존엄에 있다고 믿습니다. 제70차 유엔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인류애를 향한 지속적 파트너십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제시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인간 존엄은 한국과 중동을 더욱 강력하게 연결하는 고리로서 작용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중동은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동은 수천년간 지성의 횃불이었고 창조의 요람이었습니다. 한국 또한 고대에 실크로드를 통해 중동과 연결된 찬란한 문화를 키워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근대사는 지정학적 도전으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가운데 한국과 중동은 연대하여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힘들 때건 좋을 때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입니다. 한국과 중동은 신뢰하는 라피크, 즉 동반자로서 우리의 더 밝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여정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제12차 한-중동 협력포럼 기조연설  비공식 국문번역 발췌문.

* 제12차 한중동 협력포럼은 제주평화연구원(JPI), 한국-아랍 소사이어티(KAS), 아랍사상포럼(ATF)의 공동주최로 10월 25-26일 서울에서 개최됨.
파일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