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대중인식과 한중안보협력: 한중동맹의 수립은 가능할 것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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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한중 관계의 진전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한중 관계에 대해 한국과 중국 간에 적지 않은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한중 관계가 더 급속히 발전되기를 원하며, 경제교류를 넘어서 군사안보 분야에 있어서까지도 협력하기를 원한다.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협력의 속도나 분야를 놓고 한중 간에 생각이 다르면 본의 아닌 오해나 실망이 있을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중국의 대표적 전문가의 견해와 우리 국민의 인식을 비교함으로써 한중 간에 존재하는 인식의 격차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옌쉐퉁 칭화대 교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로서 시진핑 지도부 외교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옌쉐퉁 교수가 그의 저서 『역사의 관성: 미래 10년의 중국과 세계』 (국내에서는 『세계사 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와 『성균차이나브리프』 기고를 통해서 한중동맹의 수립을 예측하였다. 옌쉐퉁 교수의 예측은 먼 미래가 아니라 10년 후를 내다보는 것이라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옌쉐퉁 교수는 한중동맹 수립가능성의 근거로 ‘일본의 군사강국화’,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공통의 위협과 ‘지역평화 유지’라는 공동의 과제를 들었다.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고 공동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안보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옌쉐퉁 교수는 또한 한미동맹의 존재가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북중동맹은 이제 실질적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중동맹 수립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옌쉐퉁 교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로서 현실주의 시각에서는 안보이익이 국가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이 협력을 통해서 얻어질 안보이익이 있기 때문에 양국이 마땅히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은 옌쉐퉁 교수로서는 당연한 결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주의적 분석이 과연 현실적(realistic)일까? 국가 간 안보협력은 공통의 위협이나 공동의 과제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자연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들이 서로를 협력의 상대자로 신뢰하고 위협이나 과제에 대해서도 공통된 인식을 해야 가능해진다. 특히 한국처럼 민주주의 국가인 경우에는 국민의 여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상대국을 협력 상대자로 인식하고 위협이나 과제에 대해서도 상대국과 공통된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여론의 중요성은 한중 간 안보협력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은 한국 국민의 인식을 조사해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대중인식
1) Pew Research Center 의 Global Attitudes 조사 2014년 봄 미국 Pew Research Center 의 Global Attitudes 조사는 여러 나라의 응답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호불호를 물었는데 조사대상국별로 반응이 큰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 국가를 예로 들면, 파키스탄의 경우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 조사대상자의 3%에 불과하고, 78%가 중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표한 응답자가 무려 91%이며 7%만이 호감이 있다고 답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 인식 (단위: %)
출처: Pew Research Center, “Global Opposition to U.S. Surveillance and Drones, but Limited Harm to America’s Image" (July 2014) 한국인 응답자들의 경우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42%, 호감이 56%로 나타났다. (참고로 한국인 응답자 중 미국에 대한 호감을 표한 비율은 82%, 일본에 대해 호감을 표한 비율은 22% 였다.) 호감이 과반수가 넘는 이러한 결과는 일견 문제가 없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주권문제로 중국과 양자적으로 대립하는 국가(일본, 베트남, 필리핀, 인도)나 동맹의 의무 때문에 중국과 간접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국가(미국)도 아닌데, 비호감 수치가 42%에 달하는 것은 좀 의외의 현상이다. 한중 양국 간 첨예한 국익의 충돌도 없으며 무역과 투자 등 양자협력을 통한 이해증진이 극히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비호감도도 낮지 않은 현상은 설명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호감수준으로서는 옌쉐퉁 교수가 예측하는 10년 후 한중동맹 수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 2)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식조사’ 2007년부터 매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통일과 관련된 한국인의 의식을 조사하기위하여 ‘통일의식조사’를 실시하여 왔다. ㄱ. 친근감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 (단위: %)
지난 8년간 한국인에게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보면, 중국을 가장 가깝게 느낀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율이 작을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발생 이전부터 감소하다가 2014년에 겨우 2007년 수준을 회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친근감으로 본다고 하면 커다란 변화가 없는 한 10년 내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보협력이 꼭 친근감을 느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협감만 느끼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의 안보협력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가 있다.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지난 8년간 응답자들에게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을 주는 나라를 꼽아보라고 요청하였다. ㄴ. 위협인식 한반도평화에 가장 위협을 주는 나라 (단위: %)
조사결과 북한을 가장 위협적인 나라라고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런 응답을 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2007년, 2008년에는 40% 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가, 천안함 사건 이전인 2009년도에 50%를 넘었다. 그 구체적 비율은 어떻든 북한을 가장 위협적이라고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이는 한중동맹의 수립에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옌쉐퉁 교수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한중 안보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는데, 한국인들이 북한을 위협적으로 보면 볼수록 협력할 유인도 커지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이 북한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한중동맹의 수립에 긍정적인 현상이다. 옌쉐퉁 교수가 일본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한중 안보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을 위협으로 보는 한국인의 비율이 해마다 일관되지 않고 어떤 해에는 겨우 10%를 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에게는 몰라도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고 덜 항구적인 위협이다. 따라서 옌쉐퉁 교수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일본이라는 공통의 위협은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009년까지는 15% 선으로 낮았으나 2011년, 2012년에는 30% 선을 넘었다가 2014년 들어서야 비로소 17.7%로 천안함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사실이다. 동맹의 상대는커녕 한동안 중국은 북한 다음으로 심각한 위협으로 한국인들에게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당연히 한중동맹의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ㄷ. 협력 상대자
협력을 위해서는 객관적 공통의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친근감과 위협에 대한 인식의 공유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중국은 과연 협력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일까?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중국의 이미지를 물었다.
해마다 변동이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추세적으로 지난 8년 기간 중 중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전체 응답자 중 20% 미만에서 30% 중반대로 올라섰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중국을 경쟁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한때는 50%를 육박하다가 이제야 겨우 30% 중반대로 하락하였다. 낮은 친근감, 상대적으로 약한 협력대상으로서의 이미지, 계속 남아있는 경쟁대상과 경계대상이라는 이미지?이러한 응답결과에 비추어 한국인들은 혹시 의식 속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8년 이후의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 4강 각국과의 협력이 필요한지 물었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절대다수가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여러 질문을 통하여 나타난 한국인들의 대중인식은 부정적 또는 미온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절대다수가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살펴본 인식조사의 결과들은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과 중국이 동맹을 수립할 것이라는 옌쉐퉁 교수의 예측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인식이 한중동맹의 수립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까지 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그다지 호감이나 친밀감을 느끼지 않으며,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은 공유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위협감을 덜 느낀다. 오히려 중국을 위협으로 보며, 중국을 협력대상보다는 경쟁이나 경계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중 양측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인들의 절대다수가 중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한중 간에는 아직 전통적 의미에서의 동맹은 어렵고, 소위 ‘이슈별 동맹’이 당분간 한국인의 인식과 더 상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협력을 보는 양국의 인식과 기대가 너무 차이가 나면 의도치 않게 오해나 반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 측이 아직 우리 국민의 인식이 한중 간 안보협력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기대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이 우리에게 하는 기대가 어떤지 명확히 이해하고 필요하면 그에 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중 관계를 보는 다른 국가들의특히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여 주변국가의 오해나 실망도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평화연구원은 2015년 연구사업의 하나로 동아시아 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대외인식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평화연구원의 조사가 협력과 평화에 관한 역내 각국의 인식과 기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계기가 되어 역내 협력과 평화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정치학 석사를 취득하고, UC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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