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I PeaceNet

제목, 작성일, 조회수, 내용, 항목으로 구성된 표입니다.
[JPI PeaceNet]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공동성명 평가와 과제
등록일
2022-10-11
조회수
7

[기획자 註]

지난 2022년 9월 17일 한미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xtended Deterrence Strategy Consultation Group: EDSCG) 회의를 개체하였다. 4년 8개월 만에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 한미는 공동성명을 통해 “외교적, 정보적, 군사적, 경제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하여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하였다. 오랜만에 한미가 EDSCG 회의를 재개하여 공동성명을 발표, 이를 통해 상호협력을 약속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지만 이번 회의는 새로운 과제를 남긴 것으로도 보인다. 이에 제주평화연구원은 박기철 주한 미8군사령부 장차작전처 대량살상무기 대응계획 장교의 기고문을 통해 이번 공동성명에 대한 평가와 향후 추진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획: 정승철 부연구위원(scchung@jpi.or.kr)]
 



1. 4
8개월만에 재개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한미의 맞춤형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지난 16일 워싱턴 미국무부 청사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소극적으로 다루어졌던 EDSCG가 4년 8개월 만에 개최된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북핵 위협 대응에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한미가 공동으로 채택한 공동성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동성명에는 한측은 외교부 1차관 조현동, 국방부 차관 신범철이, 미측에서는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이 참여하였으며 양측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강화, 북한의 공세적 행위에 대한 억제력 강화, 그리고 보다 넓게는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외교적, 정보적, 군사적, 경제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양측의 의지를 확인하였다.
 

미국은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및 진전된 비핵능력 등 모든 군사적 능력을 활용하여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으며, 북한의 핵실험이 강력하고 단호한 범정부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재확인하였다. 이번 공동성명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한미가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논의 없이, 원칙적인 합의에 그쳤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 핵위협에 대한 근본적인 안보불안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2023년 전반기에 예정된 실무급 EDSCG에서 발전시켜야 할 네 가지 포인트가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사회가 북한 핵 위협에 관한 안보불안의 연원(淵源)과 현재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을 실무적으로 강화하는 네 가지 포인트에 대해 소개한다.
 

2. 북한 핵위협에 대한 한국사회의 안보불안의 연원(淵源)

북한 핵위협에 대한 한국사회의 안보불안의 연원(淵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NATO와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억제전략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1960년대 NATO의 비핵국가(Non Nuclear Weapon States)들은 러시아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NPT체제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독자적인 핵무장을 포기하였고, 대신 미국의 전술핵을 공유하는데 합의하였다. 미국이 1999년, 2010년, 두 차례 NATO 회원국에 배치되어 있는 전술핵무기를 철수하고자 하였을 때, 독일을 비롯한 NATO의 비핵회원국 등은 격렬히 반대하였고, 결국 미국은 NATO회원국의 안보불안을 감안하여 전술핵무기 철수계획을 철회하였다. (현재 NATO 회원국 5개국가에 100여기의 전술핵무기가 배치되어 있다.)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으로 인해 핵은 핵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에 기초하면,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핵의 일방적인 철수는 북한 지도자에게 핵 개발 및 고도화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을 전달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다. 1990년대 초기에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핵에 대한 일방적인 철수를 결정할 때 우리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대북 핵 억제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시그널이 되었다. 한국사회 일각에서 NATO식 공유제를 요구하고 미국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프랑스처럼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사례와 무관하지 않다. 두 번째 불안요소는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의지 문제다. 지난 1월 26일 미국의 민주당 하원의원 55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올해 개정을 앞둔 “핵 태세 보고서(NPR)”에 "No first Use" 정책을 채택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백악관으로 발송하였다.
 

미국이 핵전략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은 냉전 이후 러시아, 북한 등 잠재 적국들의 핵사용을 억제하는데 긴요한 역할을 해왔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No First Use" 정책을 채택한다면 러시아의 푸틴과 북한의 김정은에게 선제 핵사용이라는 오판의 여지를 제공하게 된다. 비록 현재까지 "No First Use" 정책이 채택 되었다는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으나, 워싱턴의 이러한 움직임에 동맹국들은 충격에 빠졌으며 깊은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3. 한미 확장억제전략합의체(EDSCG) 공동성명에 대한 평가와 추진 과제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 국민들에게 NATO식 핵공유제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한미 맞춤형억제전략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북한 핵에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과거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억제전략은 북한의 핵실험이 실시될 때마다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패턴을 보여 왔는데,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한미가 4년 8개월 만에 다시 만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사회에서는 미국이 NATO에 제공하는 핵공유제에 비하여 한반도에 제공하는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 (ROK-US TDS)이 실질적인 억제를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많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이 실질적인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다가오는 EDSCG 실무급회의(2023년 전반기 실시 예정)에서는 다음의 네 가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반드시 논의되어야 한다.
 

첫째, 핵 운용 기획과 관련하여 미국은 나토 국가들과 핵운용을 기획하는 NPG (Nulclear Planning Group) 이라는 상설기구를 통해 매년 정례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각종 의사결정에 있어 실질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사결정에 있어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어 동맹국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의 EDSCG는 요청시 소집되는 비상설기구로 정례적인 핵운용에 관한 협의가 보장되지 않는 구조다. 따라서 한미가 핵 운용에 대한 기획을 공동으로 참여하여 협의하는 상설기구 창설이 시급하다.
 

둘째, 전력배치에 있어서 미국은 나토국가들이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100여기의 비전략핵무기를 나토의 5개 회원국에 분산 배치하고 있고, 매년 탑재 훈련도 실시하여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서는 유사시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고, 무엇보다 미국의 핵 전력이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협의 없이 미국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의 우려가 깊다. 예를 들면, 미국이 7차 북한의 핵실험을 억제하기 위해 F-35A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과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 등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언제나 마지막 순간에 통보만을 받을 뿐이다. 따라서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절차와 시기에 대해서도 한미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핵 운용에 관한 훈련과 연습이 강화되어야 한다. NATO 국가들은 즉각적인 핵 운용이 가능하도록 매년 정례적인 실제훈련(FTX)와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서는 실제연습 없이 TTX(Table Top Exercise)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마저 문제인 정부에서는 실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실제적인 억제력 상승에 기여할 지는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단된 TTX를 재개 하는데 합의하였다는 것은 진일보된 조치라고 할 수 있지만 TTX를 넘어 실제훈련(FTX)이 실시되어야 실질적인 대응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단독으로 실시하고 있는 핵 준비태세 훈련인 “Global Thunder”, “Global Lightening” 훈련에 우리 군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문제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넷째, 핵 운용에 관한 협의 및 결정에 관하여 미국은 NATO동맹이 강력한 핵 동맹(Nuclear Alliance)라는 정치적 원칙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핵 운용의 기획 단계부터 미국과 동맹국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ROK-US) TDS는 한미 국가통수기기구, SCM, MCM, DSC등 국방협의체를 통해 확장억제 정책 및 전력운용에 관하여 협의하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현재까지 핵전력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적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 마무리

한미가 5년 만에 재개한 EDSCG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행에 대한 원칙을 재강조하고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 강화를 위한 실무급 회의를 지속해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였다는 점에서 북핵 대응에 관한 안보불안을 해소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고 평가 할 수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열세를 보이고 있는 푸틴이 전술핵 사용을 암시하면서 미국에 대한 확장억제의 실효성 재고에 관한 동맹국의 요구가 증대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이 지난 9월 4일 아침에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면서 한국과 일본에게 공조를 추진하기 좋은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의 실질적인 북핵 억제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고 다가오는 2023년 한미 EDSCG 실무회의에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와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 : 김서연 인턴


박기철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박기철 중령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청와대,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에서 대량살상무기 대응 담당으로 근무하였다.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에서 생물 무기 사찰담당으로 근무하면서 UN 제네바 군축사무소 주관 생물무기금지협약(BWC) 베이징 전문가회의 (2009), 마닐라 회의에서(2010)에서 정부대표로 활동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레짐이론, 레짐효과성,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대확산 등이며, 최근 연구로는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레짐의 성패에 관한 연구: 강대국의 실행결정 요인을 중심으로" (동북아논총, 2021), "포스트 코로나19,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유엔체제의 역할과 책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1) 등 다수의 논문과 기고문이 있다. 현재 美 8군 사령부에서 대량살상무기대응 계획장교로 근무 중이며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국제관계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파일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