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I PeaceNet

제목, 작성일, 조회수, 내용, 항목으로 구성된 표입니다.
[JPI PeaceNet] 확장억지 강화의 오랜 노력과 성과: 새 부대에 담긴 명품 술을 위하여
등록일
2023-05-26
조회수
7
[기획자 註]

지난 4월말 한미정상회담은 군사안보측면에서 차관보급 핵전략협의체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창설했다는 점에서 한미 간 핵 관련 협력의 역사에서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첫 고위급 상설협의체를 출범시켰다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역사에서 대북 확장억지가 갖는 의미와 현재 주소,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 볼 시기가 되었다. 이에 JPI 피스넷은 서강대학교 이근욱 교수의 기고를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 조치의 역사와 그 변화의 의미, 그리고 앞으로 관련하여 논의되어야 할 사항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획: 임해용 연구실장(haeyonglim@jpi.or.kr)]



서론

2023년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5박7일 동안의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이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고, 확장억지를 강화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대북 확장억지를 강화하였고,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를 주관하고,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까지도 수행하였다. 또한 미 국방부에서 미군 수뇌부로부터 정세브리핑을 직접 받았으며, 하버드 대학의 정치연구소(Institute of Politics) 행사에서 연설하였다. 이러한 접촉을 통해, 한국과 미국 관계는 양국 정상의 인간적인 관계와 함께 더욱 강화되었다.
 

12년 만의 국빈방문을 통해, 한미 동맹은 한반도에 국한된 지역 동맹에서 전 세계를 포괄하는 그리고 군사문제를 넘어 사이버와 우주 그리고 환경 문제까지 다루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였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이전까지 미국이 제공하던 대북 확장억지(extended deterrence)를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한국형 확장억지”의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미국 핵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보장하고, 차관보급 핵전략 협의체인 핵협의 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창설하여 핵 관련 논의에 특화한 첫 고위급 상설협의체를 출범시키었다.
 

또한 한미 동맹을 첨단기술 동맹으로 발전시키면서, 한미 공동의 첨단기술 개발과 공급망 강화 등에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한미 반도체 포럼을 창설하면서 가치동맹으로 신뢰할 수 있는 미국과 한층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하였다. 환경 부분에서 한미 양국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행동을 촉진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와 같은 외교적 성과는 분명 긍정적이며, 한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의 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건설적인 성과는 획기적인 것인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이전까지와는 다른 내용의 발전이며, 새로운 내용의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개선인가? 만약 새 술이 아니라면 이전까지의 확장억지의 내용물이었던 헌 술과 확장억지의 제도이었던 헌 부대는 어떠하였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떠한 부분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가? 이러한 관점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평가하고자 한다.
 

워싱턴 선언과 대북 확장억지의 강화

대북 확장억지는 1953년 이후 한미동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한미동맹을 통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대북 확장억지력은 지난 70년 동안 북한의 또 다른 전면침공을 효과적으로 방지하였으며, 좁게는 한반도와 넓게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지난 30년 동안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면서, 냉전 이후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동시에 한반도의 현상변경을 위한 군사적인 수단을 추구하였다. 이에 한미동맹은 이전과는 다른 군사적 상황에 직면하였다. 이전까지 미국의 핵독점이 북한의 한국에 대한 재래식 공격을 억지하였다면, 이제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의 핵독점을 무너뜨리고 미국의 대북 확장억지력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이제 워싱턴 선언과 NCG 등으로 미국의 대북 확장억지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가는 새로운 내용이며, 이것을 새로운 제도적 장치로 발전시킨 것인가? 즉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것인가? 일단 미국은 냉전 기간에 핵우산(nuclear umbrella)을 제공하였다. 1953년 이후 미국의 핵우산은 암묵적으로 작동하였지만, 1978년 11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에서 핵우산은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명시되었다. 당시 카터 행정부의 주한미군 철수 정책과 그에 따른 박정희 정권의 독자 핵무기 개발 노력은 한미동맹에 상당한 파열음을 촉발시키었고, 결국 미국은 한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이전까지 묵시적으로 상정되었던 미국의 핵우산을 SCM 합의문에 명시하였다. 1978년 7월 11차 SCM 최종 합의문은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하에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하였다.1)
 

이후 SCM 및 한미 정상회담 합의문 등에서 핵우산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이 한반도에 작동한다는 것은 사실상 상식적인 사항이었고, 이에 대한 의구심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미국은 해당 사안을 다시 언급하였다. 2006년 10월 38차 SCM에서 한미 양국은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통한 확장억지의 지속을 포함하여,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굳건한 공약과 신속한 지원을 보장”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를 통해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였고, 한국에 대해서는 안보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이후 미국의 대북 확장억지력은 제도화되기 시작하였다.
 

2009년 6월 한미정상회담 공동발표문(Joint Vision for the Alliance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Republic of Korea)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의 연합방위태세를 강조하면서,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지력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continuing commitment of extended deterrence, including the U.S. nuclear umbrella)”을 다시 선언하였다.2) 이후 2009년 10월 41차 SCM에서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을 위해 확장억지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명기되었다.
 

2010년 10월 42차 SCM의 문구는 기본적으로 2009년 SCM 합의문과 동일하지만, 한미 양국은 확장억지정책위원회(EDPC, Extended Deterrence Policy Committee)의 구성에 합의하였다. 이에 따르면 EDPC의 역할은 “확장억지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협력 메커니즘”으로 규정되었고, 핵우산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논의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동하였다. 2011년 3월 EDPC 1차 본회의가 그리고 9월에 2차 회의가 개최되어, 한국과 미국은 북핵 위협을 공동으로 평가하고 확장억지 수단에 대한 운용연습(TTX, "table-top" exercise) 실시를 논의하였다. 11월 EDPC 주관으로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참석한 가운데, 해당 운용연습을 실시하였다.
 

2011년 10월 43차 SCM에서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Korea-U.S. Integrated Defense Dialogue)가 신설되었고, 2012년 3월 EDPC 3차 회의는 KIDD 고위급 회담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 한국 국방부의 정책실장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의 회의가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EDPC/KIDD는 NATO 이외의 국가에서 작동하는 최초의 확장억지 관련 협력기구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에 전성훈은 “일본의 고위 정책결정자들은 미일 양국은 EDPC와 같은 기구가 없이도 미국의 對일본 핵우산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오래전부터 긴밀하게 협력해왔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고 지적하였다.3)


확장억지전략협의체
(EDSCG)의 등장과 발전

EDPC/KIDD는 이후 더욱 강화되었고, 제도적 형태 또한 진화하였다. 2015년 4월 억지전략위원회(DSC, Deterrence Strategy Committee)가 추가되어 차관보급 협의를 강화하였다. 특히 2016년 10월 한미외교+국방장관 회담 및 48차 SCM에서 양국은 확장억지전략협의체(EDSCG,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를 출범하는데 합의하였다.4) EDSCG는 차관보급 협의체인 EDPC/KIDD에서 외교/국방부 차관급 협의체로 격상된 제도이었으며, 2016년 12월 워싱턴에서 1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의 공동언론보도문에 따르면, 미국은 “핵우산, 재래식 타격,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한 확장억지를 한국에게 제공한다는 미국의 철통같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강조”하고, 이와 함께 “동맹국들에 대한 그 어떤 공격도 격퇴될 것이며, 그 어떤 핵무기 사용의 경우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미국의 오랜 정책을 재확인”하였다. 특히, 미국은 이러한 “지속적인(enduring) 공약의 이행과 한국에 대한 즉각적인(immediate) 지원 제공에 있어 계속 확고할 것임을 강조”하였다.5)
 

2017년 북한은 핵 및 미사일 실험 등으로 도발을 계속하자, 한미 양국 정부는 2017년 6월 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방어할 것임을 재확인하였으며, 양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약”을 확고히 하였다. 이러한 對한방위공약을 다시 확인하는 일환으로, EDSCG의 정례화가 최종 확인되었다.6) 이를 통해 “모든 국가 역량을 활용하여 확장억지력을 강화”한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는 또 다시 확인되었다.
 

이어 2018년 1월 워싱턴에서 EDSCG 2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양국 외교/국방차관이 참석한 EDSCG 결과, 미국은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활용한 확고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하였으며,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美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지역에 대한 순환배치를 계속”해 나가는데 합의하였다. 동시에 “확고한 대북 억지 유지를 통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을 유도해 나간다는 공동의 목표”를 인정하고, 이를 위한 “고위급 협의 메커니즘으로서 EDSCG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한미간 확장억지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하였다.7)
 

하지만 2018/19년 남북 화해무드에서 EDSCG 자체는 오랜 기간 개최되지 않았다. 4년 8개월이 지난 2022년 9월 EDSCG 3차 회의가 워싱턴에서 개최되어, 양국 외교/국방차관이 참석하였다. 그 회의 결과는 공동성명의 형태로 공개되었으며, 이것은 2016년 공동언론보도문과 2018년 보도자료의 형식과 차별성을 보였다. 여기서 양국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강화, 북한의 공세적 행위에 대한 억지력 강화, 그리고 보다 넓게는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외교적, 정보적, 군사적, 경제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양측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특히 미국은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와 운용이 지속되도록 한국과 공조를 강화할 것을 약속”하면서, “7월 F-35A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과 곧 있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역내 전개가 이러한 미국의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어 2018년 1월 워싱턴에서 EDSCG 2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양국 외교/국방차관이 참석한 EDSCG 결과, 미국은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활용한 확고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하였으며,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美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지역에 대한 순환배치를 계속”해 나가는데 합의하였다. 동시에 “확고한 대북 억지 유지를 통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을 유도해 나간다는 공동의 목표”를 인정하고, 이를 위한 “고위급 협의 메커니즘으로서 EDSCG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한미간 확장억지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하였다.7)
 

하지만 2018/19년 남북 화해무드에서 EDSCG 자체는 오랜 기간 개최되지 않았다. 4년 8개월이 지난 2022년 9월 EDSCG 3차 회의가 워싱턴에서 개최되어, 양국 외교/국방차관이 참석하였다. 그 회의 결과는 공동성명의 형태로 공개되었으며, 이것은 2016년 공동언론보도문과 2018년 보도자료의 형식과 차별성을 보였다. 여기서 양국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강화, 북한의 공세적 행위에 대한 억지력 강화, 그리고 보다 넓게는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외교적, 정보적, 군사적, 경제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양측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특히 미국은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와 운용이 지속되도록 한국과 공조를 강화할 것을 약속”하면서, “7월 F-35A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과 곧 있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역내 전개가 이러한 미국의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하였다.8)
 

핵협의 그룹(NCG), 새 부대에 담긴 새 술인가?

지금까지 논의한 바와 같이, 미국과의 확장억지를 논의하는 메카니즘은 상당 기간 동안 발전하였다. 핵우산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45년 되었으며, 확장억지를 강화하려는 한미 양국의 제도적인 협의체 또한 15년 이상 존재하였다.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이러한 메카니즘은 지속적으로 변화하였고, 점차 고위직 당국자들이 협의체에 참가하였다. 논의되는 사안 또한 점차 강화되면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 조치는 지속적으로 그 강도가 상승하였다.
 

그렇다면 NCG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까지 그럭저럭 작동하였던 또는 최근 들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던 EDPC/KIDD 그리고 EDSCG와 어떠한 차별성이 있는가? 현재 시점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과거에도 미국이 한국에 대해 핵우산을 제공하였고 대북 확장억지 의지를 표명하였다는 사실 자체는 그리고 확장억지전략을 논의하는 한미 회의체 또한 존재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동시에, NCG 관련 합의가 1960년대 이후 미국이 NATO 동맹국들과 구축하였던 핵공유(Nuclear Sharing)와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사실상의 핵공유”라고 평가하였지만 미국 당국자는 “이것은 핵공유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이후 대통령실 또한 “핵공유가 아니다”라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였다. 때문에 아직 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NCG와 지금까지 작동하였던 EDPC/KIDD 그리고 EDSCG 등이 어떤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NCG는 새 부대에 담긴 새 술은 아니다.
 

그러하지만 NCG가 확장억지를 강화한 것은 분명하다. 기존의 EDPC/KIDD 그리고 EDSCG 이상으로 한미동맹은 대북 핵억지와 확장억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며, 이후 차관보 수준에서의 핵억지력 사안을 논의하면서 대북 확장억지는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핵우산과 대북 확장억지는 1953년 이후 존재하였고, 지금도 존재하며, 앞으로도 존재할 사항이다. 이것은 새 술이 아니라 헌 술이다. 그리고 NCG 등은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것이다. 이 부분을 과장해서는 아니된다.
 

동시에 헌 술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경우에 새 술이 필요하지는 않으며, 헌 술 자체는 필요하고 효과적이며 이미 증명된 정책수단일 수 있다. 특히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현실에서, 이 그 효과가 증명된 헌 술은 추후 변화에 대응할 정책수단을 절약한다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존 제도적 장치인 EDPC/KIDD 그리고 EDSCG 등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측면에서, NCG가 제도적 차원에서 새로운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그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새 부대일 뿐이다. 즉 새 술은 아니다. 단 그 새 부대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는 새 부대에 담긴 술이 어떤 것인가에 달려있으며, 그 술이 명품 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향후 한미 양국이 진행할 관련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가?

확장억지라는 헌 술을 – 매우 효과적이고 그 효과가 이미 증명되었고, 잘 작동하는 – NCG라는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러한 새 부대에 집중하면서 그 속에 담겨있는 내용물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는 아니 된다. 그 내용물은 매우 훌륭하며, 1953년 이후 7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 내용물을 명품 술(名酒)이다. 이제 우리는 그 명품 술의 가치를 다시 분석하면서, 음미해야 한다.
 

우선 북한 군사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현재 확장억지에 회의적인 견해가 널리 수용되고 있으며, 이것은 한미동맹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이것은 적절하지 않다. 북한 위협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과거 소련 및 현재 중국과 비교하여 평가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확장억지 자체에 대한 이해가 제고되어야 한다. 확장억지는 기본적으로 억지이며, 따라서 확실성은 담보될 수 없다. 모든 억지는 그리고 모든 확장억지는 “운(運)에 맡기는 위협(threat that leaves something to chance)”에 기초한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가의 문제이며, 따라서 어느 정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면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안보공약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대결에서 한국이 그리고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에 따라서 확장억지가 작동한다.
 

셋째,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는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강대국 경쟁에 의해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현재 미국이 북한과의 대결에서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가의 문제는 향후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에서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만약 미국이 중국에 비해서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북한과의 대결에서 물러선다면, 향후 미국은 북한과는 비교불가능한 수준의 능력을 가진 중국과의 대결에서는 더욱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결에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를 포기하고 안보공약을 철회한다면, 중국은 바로 동아시아에서 팽창을 시작할 것이며 대만 침공은 그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확장억지는 지금까지 잘 작동하였고, 지금도 잘 작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 작동할 것이다. 이것은 명품 술이며, 우리는 이에 대해서 더욱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확장억지라는 명품 술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이며, 이를 통해 NCG 등의 내실화를 추구해야 한다.
 

----------------------------------------------------------------------------------------
 

1) 전성훈, 『미국의 對韓 핵우산정책에 대한 연구』 (서울: 통일연구원, 2012), p. 131.

2) 해당 공동선언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이라고 불린다. 공동성명문의 영어 원문은 다음에서 찾을 수 있다. 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the-press-office/joint-vision-alliance-united-states-america-and-republic-korea (검색일: 2023년 5월 3일)

3) 전성훈, p. 239.

4)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1610200828001/?cr=zum

5)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174811 6)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38849 7)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68018&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 8)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2757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 : 김수연 연구원


이근욱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근욱 교수는 1970년생으로 2004년 3월 이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국제관계와 군사안보를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국제정치이론과 군사동맹 문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분야는 국제정치이론과 군사력 사용이며, 냉전 기간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단행본 연구업적으로는 『왈츠 이후: 국제정치이론의 변화와 발전』 (2009년), 『냉전: 20세기 후반의 국제정치』 (201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냉전 기간 가장 위험한 순간』 (2013년), 『이라크 전쟁: 부시의 침공에서 오바마의 철군, 그리고 IS 전쟁까지』 (2011년 출간, 2021년 전면개정판), 『아프가니스탄 전쟁: 9·11 테러 이후 20년』 (2021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쿠바 미사일 위기』, 『이라크 전쟁』,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은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파일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