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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미국의 일반패권국화와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등록일
2025-01-07
조회수
8

[기획자 註]

최근 불안정한 국제질서를 논의할 때 많은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권위주의적인 현상변경국(authoritarian revisionist states)’에 의한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주목한다. 하지만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패권국 역할에 대한 미국과 미국민들의 인식 변화 또한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점차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변화하는 미국의 모습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중국의 대외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정책적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djpark@jpi.or.kr)]


1. 들어가며: 2024년 미국 대선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

2024년 11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미국 정치 무대에 복귀하였다.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주요 격전지에서 모두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을 이끌었다. 선거 유세 중 트럼프는 추가적인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할 것이라고 공약하며 우방국들을 불안에 떨게 하였다. 무역장벽을 쌓고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공약으로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들기도 하였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동요하고 있다. 2024년 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3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과거에는 세계의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였으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40퍼센트에 달했다. 이러한 인식을 가진 미국인들의 비율은 더욱 높아, 72퍼센트의 미국인들이 미국이 더 이상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답했다.1)

이러한 변화는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냉전의 해체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승리와 이념적 진화의 종언을 지시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과 달리, 2) 최근 국제적으로 민주주의는 오히려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40여 개 국가가 “민주주의의 퇴보(democratic backsliding)”를 경험하였다.3) 그러는 동안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이 약진하였으며, 러시아나 중국,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 자유무역 등에 기초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도전을 받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인식 변화를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의 대외정책 조정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대응 및 이를 통한 국제질서 재편 시도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토대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2.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기원과 적법한 패권국으로서의 미국

국제정치에서 패권(hegemony)의 획득은 일반적으로 물질적 요소(하부구조)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패권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선 비물질적 요소(상부구조)도 중요하다.4) 즉, 군사력과 경제력 등 물리적 힘(power)을 통해 획득한 패권의 안정적 유지와 운용을 위해선 타국으로부터 그 패권적 지위에 대한 적법성(legitimacy)을 인정 받을 필요가 있다.5) 적법성이 부여된 힘은 권위(authority)로 전환된다.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의 성격은 그 패권적 지위의 적법성 인정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가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얻으면, 패권국의 지위에는 적법성이 부여되는 반면, 국제사회가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 수용을 거부하면 반패권 연합(anti-hegemonic coalition)이 출현하여 패권적 지위가 도전받게 된다.

과거 여러 대전쟁(great war)에서 승리한 패권국들은 힘의 비대칭을 이용하여 새로운 전후 국제 질서(postbellum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곤 했다.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이후 다른 강대국과의 힘의 불균형을 적극 활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국제질서를 구축하였다. 자유주의, 법치, 인도주의, 민주주의 등 상호호혜적인 규범(norms)이 근간을 이루는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가 탄생한 것이다.

이 새로운 국제질서는 과거 존재했던 다른 질서들보다 월등히 더 입헌적(constitutional)인 경향을 보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가들 간의 상호호혜성이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reciprocity)되었으며,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은 스스로 이러한 제도의 제약을 수용하여 자의적 힘의 행사를 자제하였다. 미국은 그동안 글로벌 공공재(global public goods)를 제공함으로써 상호호혜적 질서를 유지하였고, 과거 적대적 관계에 있던 패전국들 역시도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었다.6)

그 결과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법성을 부여받았으며, 미국은 “자유주의적 리바이어던(Liberal Leviathan)”으로 부상하였다.7) 이는 탈냉전 시기 미국의 패권 유지 가능성에 대한 각종 부정적 관측에도 불구하고,8) 오늘날까지 미국 패권의 유지를 가능케 한 중요한 요인이다. 그동안 미국은 “적법한 패권국(legitimate hegemon)”이었다.

3.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현재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이다. 그동안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지지해 온 다섯 가지 기둥(▴지리 ▴인구(demography) ▴달러 기축통화 ▴에너지 ▴군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패권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9) 더 이상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하고 미국적 이상(American ideals)을 퍼뜨리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인들이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unipolar moment) 동안 반복된 대외정책 실패10),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미국 내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의 대두 및 정치 양극화 확대11)에 따라 지속적으로 심화되었다. 결국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초당적으로 공유되던 이른바 “자유주의적 합의(liberal consensus)”가 붕괴되었고,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게 되었다.12)

한편 이는 트럼피즘(Trumpism)의 부상과 맞물리면서 현재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예외주의”를 대체해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서, 미국의 대외적 국력 투사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가치를 지닌 네오콘 성향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이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에 제동을 걸었지만, 2기 행정부에는 이들이 정책결정과정에서 부재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 우선주의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패권의 적법성이 많은 부분 자유주의적 가치수호 노력과 이를 위한 개입과 관여에 기반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강화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를 의미한다. 미국이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conventional hegemon)”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패권국이 된 미국은 상호호혜적 규범에 근거한 현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보다 종래 다른 패권국들과 마찬가지로 편협하게 정의된(narrowly defined) 자국의 이해관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13) 이에 따라 국제질서의 입헌성 및 상호호혜성은 점차 희석되고, 무정부성(anarchical nature)은 차츰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미국이 자유주의적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국제위기의 빈도가 증가하는, 이른바 ‘킨들버거의 함정(Kindleberger Trap)’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14) 요약하면, 미국 패권의 적법성은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에 대한 미국의 기여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약화시키는 미국 우선주의 독트린의 지속은 미국 패권의 안정성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 중국의 국제정세 변화 인식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은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12월 해외 주재 외교관들을 접견하여, 국제정세의 변동을 언급하며 “100년간 없던 대변혁(百年未有之大变局)”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15)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를 소홀히 하는 일시적 대공위기(interregnum)는 중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기회 시기(重要战略机遇期)”를 제공하고있다.16)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은 미국이 더욱 편협하게 정의된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미국 패권의 적법성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이 지속적인 부상을 통해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를 조기 종언시키고 다극적 국제질서(multipolar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 단계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단기적으로 미국을 도발하기보다 미국과의 장기적전략경쟁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양상은 공산당이 국공내전 시기부터 발전시켜온 “통일전선(统一战线)” 전술과 유사하다. 구체적으로, 통일전선 전술의 핵심 내용은 ▴주적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잠재적 협력세력과 연대하며 ▴적대 세력 내부의 분열을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중국의 정책 및 담론의 변화를 관찰하며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구체적인 대외정책 방향은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방지하고 ▴미국과 그 우방국 간의 간극을 확대하고 ▴수정주의 국가들과 느슨한 협조 체제를 형성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다.

5.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1) 중국의 대응 I: 미국과의 직접 충돌 방지 및 핵전력 강화

중국은 미국에 대해 군사적으로 여전히 열세에 있는바, 미국과의 충돌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사가 없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17) 또한 미중 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필연적이지 않으며 양국이 “신형대국관계(新型大国关系)”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18) 또한 중국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고 있다.19)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목도하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양안 충돌을 대리전(proxy war)으로 이용하여 중국의 힘을 소모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0)

물론 중국도 자신들의 우호적 메시지를 미국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이에 중국은 미중 간의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 핵전략을 대폭 수정하였다. 냉전 시기부터 중국은 200여 기의 핵탄두만을 보유하고 그 이상으로 핵전력을 증강하지 않는 이른바 최소 억지(minimum deterrence) 태세를 유지해왔다.21) 심지어 2000년대 이후 미국의 군사 과학기술 발전 과 중국의 핵기술 발전 정체로 인해 미국의 1차 타격 후 중국의 핵전력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22) 중국은 2020년 무렵까지 최소 억지전략을 유지해왔다.23)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핵전략을 대폭 조정하였다.24) 해상 및 공중 기반 핵전력을 증강하고 육상 기반 ICBM 전력의 생존 능력과 돌파력을 강화하여 2차 타격 능력에 기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25) 특히 지난 2024년 9월, 중국은 44년만에 이례적으로 태평양 공해상으로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을 실험 발사하였다. 해당 ICBM은 최대 사거리 12,000-15,000km의 DF-41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본토에 대한 중국의 직접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양국 간 충돌을 억지하고자 하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26) 2024년에 잇달아 발생한 로켓군 간부의 숙청 또한 핵전력 강화 필요성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느끼는 긴박감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2) 중국의 대응 II: 자유주의 진영 약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필연적으로 미국의 우방국과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미국의 우방국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우방국들이 중국에 지닌 전략적 가치는 오히려 제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이 EU와 일본, 한국 등 미국의 핵심 우방국들과의 갈등으로 확대되어 반중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미국 우방국들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무기이다. 중국은 이를 활용하여 미국과 우방국들 사이 간극을 확대하는 이른바 “쐐기전략(wedge strategy)”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무기의 효용을 더 제고하기 위해 중국은 미국 우방국들의 대중국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높여나가는 한편 자국의 대외의존도는 , 감소시키는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27)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의 발전 전략 역시도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그동안 미국이 제공해온 글로벌 공공재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commitment) 축소 역시도 중국의 쐐기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중국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기존 자유주의국제질서 규범 중 자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요소들(▴일방주의 반대 ▴보호주의 반대 ▴'윈윈(共贏)' 발전 주창 ▴자유무역 수호 ▴다자주의 옹호 ▴주권평등 등)을 적극 주창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자유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나 경제 문제의 안보화(securitization) 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상기 맥락에서 시진핑 주석은 2024년에 주요 미국 우방국들과 실시한 정상회담에서 지속적으로 자유무역 수호와 공급망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28) 코로나 국면에 심화된 중국의 전랑외교(战狼外交)는 美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대폭 악화시킨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은 대외정책을 대폭 수정하여,29) 세계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외교적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30)

3) 중국의 대응 III: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란 핵합의(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의 파기, 그리고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파행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 이란, 그리고 북한 등을 주축으로 반미 협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들 국가들 간에도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영향력 약화라는 단일 목표는 이들 간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상쇄하고 있다.31) 이른바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Loose Concert of Revisionist Powers)”를 형성된 것이다. 중국은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를 통해 대만 문제나 위구르 인권 문제 등 핵심 민감 사안에서 중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요 우방국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 견제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저지하는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32)

그렇지만 중국은 이들 국가들과 표면적으로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느슨한 수준의 협력만을 지속하고 있다.33) 중국과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간 이와 같은 느슨한 형태의 협력은 ▴냉전식의 명확한 진영 대립의 출현을 방지하고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추궁을 차단하며 ▴ 미국 우방국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한다는 판단에 기반 한 것으로 추정된다.34) 동시에, 이와 같은 느슨한 협력은 미국에게 전략적 딜레마를 야기한다는 점에서도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이란은 잠재적 핵보유국이다. 이들 국가들은 각 지역마다 개별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안보 위협을 야기하여,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 북한, 이란을 견제하는 데에 과도하게 자원을 투입할 경우 “과대팽창(overreach)”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반면, 미국이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에 대한 견제를 포기하고 대중국 압박에만 집중할 경우, EU,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우방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것이다. 미국이 향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전략적 수축(strategic retrenchment)”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이와 같은 ”과대팽창방지”와 “대미 신뢰도 유지”간 발생하는 딜레마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 중국의 대응 IV: 글로벌 사우스의 지지 확보

한편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대상으로 영향력 확대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냉전 시기 “제3세계”로 불리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는 제국주의 침탈과 식민 지배를 경험한 바 있어 반서구 정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중국은 과거 냉전 시기부터 제3세계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왔다.35) 그렇지만 과거 “제3세계”와 차별되는 특징으로,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는 ▴ “나머지의 부상(Rise of the Rest)”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부상을 경험하였으며36) ▴이 과정에서 세계화의 수혜를 입었고 ▴미국과 서방이 기억하는 “긴 평화(long peace)” 대신 다수의 대리전과 내전을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해 대체로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을 보유하고 마니교적(Manichaean) 선악 구분을 거부한다는 특징을 지닌다.37) 이러한 관점에서 글로벌 사우스는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강대국 “ 정치에 적극적으로 불만를 제기하는 제3세계”로 정의 가능하다. 이는 중국에게 유리한 전략적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중국은 이러한 전략적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맹주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38) 동시에,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다른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는 ▴주권의 절대성 ▴UN헌장과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안보 ▴각국의 여건에 기반한 인권 ▴좋은 거버넌스로서의 민주주의 ▴정치적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서의 경제발전 ▴대안 기축통화의 사용 ▴국제관계의 민주화 등이 핵심 요소이다. 그리고 중국은 이에 기반한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39) 현재 중국은 이러한 목표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를 제시하고40) 그 각론으로서 글로벌개발구상(GDI), 글로벌안보구상(GSI), 글로벌문명구상(GCI)도 전파하고 있다.41) 이는 국공내전 당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农村包围城市)”했던 공산당의 전술과 유사한 양상이기도 하다. 과거 국공내전 시기 중국공산당이 공산주의적 이상사회를 제시함으로써 농촌 인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었다면, 현재 중국은 인류문명공동체에 기반한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사우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산당이 제시했던 공산주의 이상이 실제 구현되지 못했듯이, 중국의 대안적 국제질서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한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반감을 갖고 있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중 일부가 중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호응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여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미 중국의 “인류운명공동체” 담론을 수용하였고, GDI, GSI, GCI 담론 수용 국가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이미 다수의 글로벌 사우스로부터의 지지를 확보 한 것으로 평가된다.42)

6.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미국 우선주의는 오늘날 미국 대외정책의 큰 추세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외적 영향력 투사 축소는 한동안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국력 차이는 여전히 극명하여 미국 패권의 물질적 토대가 여전히 온전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의 관측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 부상이 미국 패권의 즉각적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와 이로 인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동요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향후 국제질서의 자유주의적 상호호혜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이 축소됨에 따라, 다자주의 국제규범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고, 자유주의적 가치가 도전을 받으며, 동맹국과 우방국들 간의 협력 체제가 약화되고,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미국의 일반 패권국화는 우방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미국의 배려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국의 우방국들이 “자력구제”를 추구하거나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970년대 미국은 한 차례 일방주의적 전략적 수축을 단행한 적이 있다. 1968년 당시, 올해 실시된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국내 인플레이션의 압박 속에서 대외적인 역할 축소를 주장하는 후보가 승리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전반에 걸쳐 미국은 우방국들의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남베트남 철군 ▴태국 철군 ▴주한미군 감축 ▴주일미군 감축 ▴방글라데시 대학살 묵인 ▴대만 단교 ▴중국 수교 등의 정책을 단행하였다. 당시의 경험은 한국이 미국의 극단적 일방주의 노선에 대비하여 과도하게 이념주의적인 대외정책이 실시되거나 각종 현안들이 지나치게 안보화(securitization)되는 것을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은 현재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를 도모하고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현재 역량은 제한적이나, 국가수와 인구 규모가 상당한바 글로벌 사우스 내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 확대될 경우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에 대한 지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중국이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넘어 자국 주도의 국제질서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실제 과거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sinocentric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고 운용한바있다. 그 속에서 한국의 자주성(autonomy)은 크게 제약되었고 자발적 “중화(sinicization)”를 통해 생존 공간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한국에게 두 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한 가지 선택지는 미국이 흥미를 잃어가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현행 국제질서의 대표적 수혜국이자 자유주의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이 여타 유사입장국들(like-minded countries)과 함께 더 큰 역할 수행하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외교 노선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를 기조로 탈이념화된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기 두 가지 선택지 중 한국의 선택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 내 자유주의적 합의가 조속히 재건되고 미국의 전략적 수축이 조기에 종료된다면, 한국이 일정 기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미국의 일반패권국화가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이 갖고 있는 국가 역량의 한계를 고려할 때, 가치 외교는 그 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며 실용주의 외교 노선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1) Janell Fetterolf and Sofia Hernandez Ramones, “72% of Americans Say the U.S. Used to be a Good Example of Democracy, but isn’t Anymore,” Pew Research Center, July 10, 2024,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4/07/10/72-of-americans-say-the-us-used-to-be-a-good-example-of-democracy-but-isnt-anymore/. 2) Francis Fukuyama, “The End of History?” The National Interest, No. 16 (Summer 1989), pp. 3-18. 3) James Dean, Cornell Chronicle, “Democratic Decline a Global Phenomenon, even in Wealthy Nations,” Cornell Chrinicle, January 17, 2024, https://news.cornell.edu/stories/2024/01/democratic-decline-global-phenomenon-even-wealthy-nations. 4) Antonio Gramsci, Selections from the Prison Notebooks (New York, International Publishers, 1971). 5) Robert O. Keohane, After Hegemony: Cooperation and Discord in the World Political Economy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p. 45; Robert Gilpin, The Political Economy of International Relations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7), p. 73. 6) G. John Ikenberry, After Victory: Institutions, Strategic Restraint and the Rebuilding of Order after Major War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1). 7) G. John Ikenberry, Liberal Leviathan: The Origins, Crisis, and Transformation of the American World Order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1). 8) John Mearsheimer, “Back to the Future: Instability of Europe after the Cold War,” International Security, Vol. 15, No. 3 (Summer 1990), pp.5–57; Christopher Layne, “The Unipolar Illusion: Why New Great Powers Will Arise,” International Security, Vol. 17, No. 4 (Spring 1993), pp.5–51; Kenneth N. Waltz, "The Emerging Structure of International Politics," International Security, Vol. 18, No. 2 (Fall 1994), pp. 44-79. 9)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미국을 “자기의심의 초강대국(self-doubting superpower)”라고 명명하며, 여전히 우월한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Fareed Zakaria, “The Self-Doubting Superpower: America Shouldn’t Give Up on the World It Made,” Foreign Affairs, Vol. 103, No. 1 (January/February 2024), pp. 38-54. 10) ▴소말리아(’93) 내전 개입 실패 ▴9/11테러와 아프간 전쟁 및 이라크 전쟁 실패 ▴아랍의 봄 대응 실패(리비아 안정화 실패와 시리아 내전 불개입) 등이 그 사례이다. 11)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조사 결과, 미국은 한국과 함께 19개 조사대상국 중 가장 양극화가 심각한 국가로 나타났다. Laura Silver, “Most across 19 countries see strong partisan conflicts in their society, especially in South Korea and the U.S.,” Pew Research Center, November 16, 2022,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2/11/16/most-across-19-countries-see-strong-partisan-conflicts-in-their-society-especially-in-south-korea-and-the-u-s/. 12) Jean M. Twenge, “The Death of American Exceptionalism,” The Atlantic, October 25, 2024, https://www.theatlantic.com/ideas/archive/2024/10/youth-democracy-united-states-unique/680344/; Daniel W. Drezner, “The End of American Exceptionalism,” Foreign Affairs, November 12,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end-american-exceptionalism. 13) Hal Brands, “An “America First” World,” Foreign Affairs, May 2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america-first-world-trump. 14) 찰스 킨들버거(Charles Kindleberger)는 과거 영국의 리더십 축소와 미국의 리더십 未성장으로 인한 지도력의 공백이 대공황을 초래하였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Charles P. Kindleberger, The World in Depression, 1929–1939 (Berkeley and LosAngele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3). 이러한 관점은 패권의 부재가 국제질서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패권안정론(hegemonic stability theory)과 “킨들버거의 함정” 개념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였다. Robert Gilpin, War and Change in International Poli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1); Joseph S. Nye, “The Kindle-berger trap,” Project Syndicate, January 9, 2017, https://www.belfercenter.org/publication/kindleberger-trap. 15) 人民日报:《习近平接见二〇一七年度驻外使节工作会议与会使节并发表重要讲话》,2017年12月29日,第1版. 이후 2018년 6월 중앙외사공작회의나 2021년 7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 등에서도 동일한 표현을 반복하였다. 人民日报:《坚持以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外交思想为指导,努力开创中国特色大国外交新局面》,2018年6月24日,第1版; 人民日报:《在庆祝中国共产党成立100周年大会上的讲话》,2021年7月2日,第2版. 16) 해당 개념은 2002년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에서 정식으로 제시된 것으로 당초 2020년까지의 시기를 의미하였다. 江泽民:《全面建设小康社会,开创中国特色社会主义事业新局面》,《十六大以来重要文献选编:上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11年), 第1-44页. 그렇지만 2020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9기 5중전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현재와 앞으로 한동안 중국의 발전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며 현재까지도 지속됨을 시사하였다. 习近平:《新发展阶段贯彻新发展理念必然要求构建新发展格局》,《十九大以来重要文献选编:中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21年),第 818-833页. 17) 人民日报:《习近平出席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并发表演讲》,2023年11月17日,第1版. 18) 人民日报:《在华盛顿州当地政府和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上的演讲》,2015年9月24日,第2版;人民日报:《习近平会见美国工商界和战略学术界代表》,2024年3月28日,第1-2版. 19) 시진핑 주석은 2023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중국이 어떻게 2027년이나 2035년에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 행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의 언론 보도들에 대해 들었다. ... 그런 계획은 없다. 아무도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Ken Moriyasu, “Why Xi tried to assure U.S. he has no Plans for Taiwan Invasion,” Nikkei Asia, November 18, 2023, https://asia.nikkei.com/Politics/International-relations/APEC/Why-Xi-tried-to-assure-U.S.-he-has-no-plans-for-Taiwan-invasion. 20) 2024년 6월, 시진핑 주석은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집행위원장과의 회담 중,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그런 미끼에 걸려들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Demetri Sevastopulo and Joe Leahy, “Xi Jinping claimed US wants China to attack Taiwan,” Financial Times, June 16, 2024, at https://www.ft.com/content/7d6ca06c-d098-4a48-818e-112b97a9497a. 유사한 맥락에서 추이티엔카이(崔天凯) 전임 주미대사 역시도 2024년 2월 ”누군가는 ... 그들이 군사지원을 제공하고 ... 무기를 공급하는 대리전을 하여, 중국인이 중국인을 죽이도록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하였다. Yuanyue Dang, “China will not fall into ‘Trap’ of war in Taiwan Strait: Former Envoy Cui Tiankai,” South China Morning Post, February 12, 2024,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251733/china-will-not-fall-trap-war-taiwan-strait-former-envoy-cui-tiankai. 21) John Wilson Lewis and Xue Litai, China Builds the Bomb (Stanford, California: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8); Chu Shulong and Rong Yu, “China: Dynamic Minimum Deterrence,” in Muthiah Alagappa, ed., The Long Shadow: Nuclear Weapons and Security in 21st Century Asia (Stanford, Calif.: Stanford University Press, 2008), pp. 161–214. 일각에선 이 전략을 “제한적 억지(limited deterrence)”로 해석한다. Alastair Iain Johnston, “China’s New ‘Old Thinking’: The Concept of Limited Deterrence,” International Security, Vol. 20, No. 3 (Winter 1995/ 96), pp. 5-42. 22) Brad Roberts, Robert A. Manning, and Ronald N. Montaperto, “China: The Forgotten Nuclear Power,” Foreign Affairs, Vol. 79, No. 4 (July/August 2000), pp. 53-63;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End of MAD? The Nuclear Dimension of U.S. Primacy,” International Security, Vol. 30, No. 4 (Spring 2006), pp. 7-44;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Rise of U.S. Nuclear Primacy,” Foreign Affairs, Vol. 85, No. 2 (2006), pp. 42-54; Fiona S. Cunningham and M. Taylor Fravel, “Assuring Assured Retaliation: China's Nuclear Posture and U.S.-China Strategic Stability,” International Security, Vol. 40, No. 2 (Fall 2015), pp. 7-50. 23) M. Taylor Fravel and Evan S. Medeiros, “China’s Search for Assured Retaliation: The Evolution of Chinese Nuclear Strategy and Force Struc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35, No. 2 (2010), pp. 48-87. 24) 특히 미국의 ▴한국 내 THAAD 배치 ▴INF 조약 폐기 ▴신속 글로벌 타격(PGS) 능력 개발 ▴SM-2 요격미사일의 ICBM 요격 실험 성공▴저위력 핵무기 개발 시도 ▴발사 전 요격(left of launch) 개념 등장 등이 중국의 우려를 심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Henrik Stålhane Hiim, M. Taylor Fravel, and Magnus Langset Trøan, “The Dynamics of an Entangled Security Dilemma: China’s Changing Nuclear Pos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47, No. 4 (Spring 2023), pp. 147–187 25) 대표적으로 중국은 ▴고체연료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ICBM 격납고 확충 ▴다탄두 개별유도 미사일(MIRV) 기술과 극초음속활공체(HGV) 기술의 적극 개발 ▴조기경보 체제와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Ashley J. Tellis, “What Are China’s Nuclear Weapons For? The Military Value of Beijing’s Growing Arsenal,” Foreign Affairs, June 1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responses/what-are-chinas-nuclear-weapons. 美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대략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U.S. Department of Defens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3,” Annual Report to Congress, https://media.defense.gov/2023/Oct/19/2003323409/-1/-1/1/2023-MILITARY-AND-SECURITY-DEVELOPMENTS-INVOLVING-THE-PEOPLES-REPUBLIC-OF-CHINA.PDF. 26) 人民日报:《火箭军向太平洋海域成功发射1发洲际弹道导弹》,2024年9月26日,第6版. 27) 2020년 4월, 시진핑 주석은 중앙재경위원회 제7차 회의 시, ”(중국에 대한) 국제 산업 체인의 의존성을 강화하여, 외부 세력의 인위적인 공급 중단에 대해 강력한 저지 및 억제 능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习近平:《国家中长期经济社会发展战略若干重大问题》,《求是》,2020年第21期. 28) 중-독 정상회담(2024년 4월), 중-프 정상회담(2024년 5월), 중-일 정상회담(2024년 11월), 한-중 정상회담(2024년 11월) 등, 시진핑 주석은 美우방국 최고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에서 상기 메시지를 반복하여 강조하였다. 29) Shaoyu Yuan, “Goodbye, Wolf Warrior: Charting China’s Transition to a More Accommodating Diplomacy,” International Affairs, Vol. 100, No.5 (2024), pp. 2217–2232. 30) ▴호주산 와인 보복 관세 해제(2024년 3월)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2024년 9월) ▴다수의 美우방국에 대한 일방적 무비자 정책발표(2024년 6월, 11월) 등이 그 사례에 해당된다. 31) 상기 국가들 간의 협력은 ▴<중국-러시아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협정(2019년 6월)> ▴<중국-이란 포 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2021년 3월)> ▴<북한-러시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2024년6월)> 등을 통해 더욱 제도화되었다. 러시아와 이란 역시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ASS, “Russia, Iran Work to Set Time for Signing Partnership Agreement — MFA,” November 13, 2024, https://tass.com/politics/1871837. 32) Stephen Hadley, “Xi Jinping’s Axis of Losers: The Right Way to Thwart the New Autocratic Convergence,” Foreign Affairs, November 1, 2024, at https://www.foreignaffairs.com/china/xi-jinpings-axis-losers. 33) 예를 들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비군사적 지원은 지속하지만 무기 지원은 자제하고 있으며, 이란과도 협력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선 반대 입장 유지하고 있다. 34) Oriana Skylar Mastro, “China’s Agents of Chaos: The Military Logic of Beijing’s Growing Partnership,” Foreign Affairs, Vol. 103, No. 6 (November/December 2024), pp. 26-32. 예를 들어 러시아, 북한, 이란과의 과도한 협력은 각각 독일,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반면 적정 수준의 관계 유지는 상기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여 중국에게 전략적 레버리지(leverage)로 작용할 수 있다. 35) 중국은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의 국내적 혼란 시기에도 제3세계에 대외원조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개발도상국과의 관계 중시하였고, 그 결과 1971년 유엔에서 대만을 축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중국은 1991년 첸치천(钱其琛) 외교부장의 아프리카 순방 이후 현재까지 매년 외교부장의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36) Fareed Zakaria, The Post-American World: And the Rise of the Rest (W.W. Norton & Company, New York, London, 2008). 37) Matias Spektor, “In Defense of the Fence Sitters: What the West Gets Wrong About Hedging,” Foreign Affairs, Vol. 102, No. 3 (May/June 2023), pp. 8-16; Sarang Shidore, “The Return of the Global South,” Foreign Affairs, August 31, 2023,https://www.foreignaffairs.com/world/return-global-south-critique-western-power. 한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과 탈이념적 대외정책 추구는 러-우 전쟁에 대한 이들의 태도에 반영되어, 러-우 전쟁을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로 규정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은 대러 제재에 불참하였다. 반면 30여 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BRICS가입 의사 표명하고 있으며, 2024년 10월 러시아 개최 BRICS 정상회의에도 22개국의 정상을 포함하여 총 36개국이 참석하였다. 동 회의 계기 채택된 “카잔 선언(Kazan Declaration)”은 ▴현지 통화 사용을 확대를 통한 탈달러화 ▴국제금융시스템 개혁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강화 ▴SWIFT 결제망 대체 및 브릭스 클리어(BRICS Clear) 도입 검토 ▴유엔의 민주적 개혁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 ▴개방적이고 공정한 다자 간 무역 시스템 구축 ▴브릭스 곡물거래소 창설 등, 미국의 현행 정책과 대립되는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38) 예를 들어 시진핑 주석은 2024년 6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계기 “중국은 줄곧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이었다 ... 중국은 앞으로도 영원히 개발도상국의 일원일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人民日报:《习近平向联合国贸易和发展会议成立60周年庆祝活动开幕式发表视频致辞》,2024年6月13日,第1版. 39) 상기 요소들은 현행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 중 ▴R2P에 기반한 대외 개입 ▴일방주의적 군사력 사용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 ▴다당제와 시민참여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의 보장 ▴달러패권 동요 ▴미국의 패권적 지위 등의 요소와 대립하거나 이러한 요소의 약화를 의미한다. Elizabeth Economy, “China’s Alternative Order: And What America Should Learn From It,” Foreign Affairs, Vol. 103, No. 3 (May/June 2024), pp. 8-24. 40) 人民日报:《习近平出席第七十届联合国大会一般性辩论并发表重要讲话》,2015年9月29日,第1版. 41) 2024년 1월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해 동안의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성과를 나열하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도서를 언급, 글로벌 사우스 지역과 사실상 동일하다. 王毅:《 自信自立、开放包容、公道正义、合作共赢》,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2024年1月9日,https://www.mfa.gov.cn/web/wjbz_673089/zyjh_673099/202401/t20240109_11220573.shtml. 42) 2023-2024년 여론 조사 결과, 동남아시아(Yusof Ishak Institute), 아랍(Arab Barometer), 중앙아시아(Central Asia Barometer) 등 지역에서 모두 중국에 대한 호감도 및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에 대한 호감도나 미국의 영향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Latinobarometro)는 중국보다 미국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호감도를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Afrobarometer)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

現서강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북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미중관계, 북중관계, 양안관계, 중국 대외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When Beijing Chose Seoul over Pyongyang: China–South Korea Diplomatic Normalization Revisited” (China Quarterly), “The Impacts of U.S. Foreign Policy on Taiwanese Public Support for Independence: Evidence from Experimental Analysis” (Journal of Chinese Political Science), “Domestic Instability as a Key Factor Shaping China's Decision to Enter the Korean War (China Journal), “We are Brothers but Not Allies: The Sino–DPRK Alliance Revisited” (Pacific Affairs), “Bringing North Korea to the Negotiating Table: Unstable Foundations of Kim Jong-un’s North Korean Regime” (International Relations of the Asia-Pacific)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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