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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 관계의 전망
등록일
2025-01-14
조회수
7

[기획자 註]
 

1기 행정부 재임 기간 동안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미국과 러시아간 협력과 갈등 요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관계 개선을 추구할 국내정치적 요인을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러 관계가 어떠한 양상을 나타낼지에 대해 분석한다. [기획: 강영훈 원장(yhkang@jpi.or.kr)]
 


I. 서론

냉전 종식 이후 미러 관계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클린턴과 옐친의 친밀한 관계는 NATO 확대와 미국의 발칸개입으로 인해 균열을 맞이했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 전쟁을 지원했으나, 양국 관계는 미국이 2003년에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소강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은 2007년 뮌헨 안보회의에서 푸틴이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reset) 정책은 리비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으로 무력화되었으며,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 종결짓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1기 임기 동안, 기대와 달리 미러 관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신냉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악화되었다. 향후 출범할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가 대러 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째, 공화당 내에 미러 관계개선을 뒷받침할 지지 세력이 얼마나 강한가? 둘째, 미국과 러시아 간에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는 무엇인가?


이러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공화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 비해 더 친러적 성향인가? 둘째, 미국의 역대 정부는 UN안보리 표결에서 러시아와 얼마나 협력하거나 대결했는가? UN안보리 거부권 행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저해하는 주요 이슈를 알아보고자 한다. 셋째, 이러한 이슈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계속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와 갈등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를 분석하여 미러 관계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먼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러 인식을 분석하고, 이어서 UN안보리 표결 데이터를 검토하여 미국과 러시아 간 글로벌 협력 및 대결 특징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 대립을 초래하는 주요 이슈들을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미러 간 갈등과 협력 가능성을 전망한다.


II.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1. 주요 안보 위협인식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러한 국제주의적 관점을 공유하며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접근 방식, 우선순위, 대응 수단에서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은 다자주의와 외교적 협상을 강조하며, UN, NATO, EU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과 조율된 대응을 선호한다. 따라서 제재를 가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공화당은 강경한 대응 방식을 선호한다. 억제력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하여 분쟁을 해결하려 하며,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도 적극적이다.1)


[그림 1.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안보위협 견제 인식]
 



출처: Jacob Poushter et al. “What are Americans’ top foreign policy priorities?” Pew Research Center, April 23, 2024. n=3,600.


[그림 1] 은 미국의 주요 외부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인식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별로 비교한 조사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는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민주당 지지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란의 경우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20% 더 강한 견제 인식을 보였으며, 중국은 17% 더 높다. 북한의 경우 6% 차이로, 이란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적대국에 대한 강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인식은 이와 상반된다. 민주당 지지자는 공화당 지지자보다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12% 더 높게 나타난다. 공화당 지지자가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공화당 지지자는 중국, 북한, 이란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이 질문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2.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그림 2]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인식 추이를 보여준다. 그림의 첫 번째 칸에 따르면,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전체 국민의 7%에 불과했으며, 42%는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32%는 지원 수준이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24년 7월에는 국민의 29%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응답했으며, 부족하다는 응답은 19%로 감소했다.

이러한 여론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공화당 지지자의 태도 변화이다. 그림의 두번째 칸은 공화당 지지자의 의견인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보는 의견이 9%에서 47%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세 번째 칸에 나타난 민주당 지지자의 응답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5%에서 13%로 늘어나는 데 그쳐, 두 집단 간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그림2.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입장]
 



출처: Carroll Doherty, “War in Ukraine: Wide Partisan Differences on US Responsibility and Support” PEW Research Center, July 29, 2024.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결정하는 전통적 요인으로는 자유주의 이념과 현실주의 사고가 있다. 공화당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국가인 반면, 러시아는 공산주의와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국가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대표적 사례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지칭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공화당은 견제와 억지라는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화당의 공격적 현실주의자들은 NATO의 동진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8년 부쿠레슈티 NATO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을 시도하였다가 독일과 프랑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그림 3]을 보면, 크림합병 사태가 벌어진 2014년 3월 당시 공화당 지지자 중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가진 비율은 42%로, 민주당 지지자의 두 배를 넘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는 2017년을 전후로 양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이 역전하기 시작하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3월에는 민주당 지지자의 72%가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보인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6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공화당 내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선호하는 세력이 생겨난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세력이 등장한 배경에는 보수 미디어와 보수주의 이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미디어는 러시아를 부정적 논조로 다루었다. 언론의 관점과 인식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러시아는 소련의 재탄생이라는 관점이다. 러시아는 소련처럼 여전히 후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둘째, 러시아는 비서구적 국가라는 인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 절대주의자인 짜르와 공산주의자인 스탈린의 속성을 결합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셋째, 러시아는 쇠퇴하는 제국이라는 시각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 강국으로 추락하였다고 평가한다.2)


[그림 3.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적대 인식의 변화]
 



출처: Richard Wike and Gar Meng Leong, “Growing Partisan Divisions over NATO and Ukraine, PEW Research Center, May 8, 2024.


이러한 러시아 관련 보도가 2016년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지정학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 정책을 유화정책이라고 비판하던 보수 언론이,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친트럼프 성향의 미디어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보수 언론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크게 다루지 않았으며, 이를 "마녀사냥"이나 "음모론"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언론의 변화와 함께, 공화당 내에 러시아를 비판하는 전통적인 레이건파와 러시아를 옹호하는 트럼프파 간의 균열이 생겨났다.


이념적으로는 공화당 내의 백인 기독교 세력이 푸틴과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 진보적 가치, 예컨대 LGBTQ 권리, 이주민과 여성의 평등, 비기독교 주민의 포용에 반대한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수 주의자들은 푸틴이 러시아 정교회와 협력하며 서방의 세속적 자유주의로부터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는 모습에 공감한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종교적 쇠퇴와 도덕적 타락을 우려하며, 푸틴의 보수적 이미지에 매료되는 것이다.3)


또한 푸틴의 자유주의적 글로벌리즘에 대한 비판과 국가 , 주권 강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옹호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일맥상통한다. 푸틴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며 글로벌 협력보다 주권과 국익을 중시하는 국제질서를 주창하는데,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유엔의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기구의 합의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익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푸틴의 대외정책 노선에 동조한다.


III. 미국과 러시아의 글로벌 협력과 갈등

1.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표결 행태 냉전의 종식은 UN안보리의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 이후 UN안보리는 매년 평균 50건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이것은 1989년의 12건에 비해 큰 증가를 나타낸다. 고르바초프는 UN 외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펼쳤으며,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크게 감소했다. [그림 4]에 따르면, 러시아는 신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2006년까지 총 3회 거부권을 사용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은 1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물론 러시아는 UN안보리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를 굴욕외교의 시기로 받아들였다.4)


[그림 4.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2007년 이후 러시아의 투표행태는 대결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러시아는 총 34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는 미국의 9회에 비해 약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미국은 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슈 등 중동문제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반면 러시아는 사이프러스 유엔 평화유지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미얀마, 짐바브웨, 조지아 유엔감시단,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의 말레이시아 항공 격추 사건 등 다양한 문제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2. 미국 역대 행정부별 러시아와의 협력과 갈등
[그림 5]는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건수를 미국 행정부별로 정리한 자료이다. 부시 행정부 시기 미국이 총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단 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일방주의적 글로벌 외교 행태를 보인 반면, 러시아는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21세기 버전의 반나치 동맹으로 보았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자유 이념을 강조하며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권위주의 정권 교체를 추진하자, 러시아는 "주권 민주주의" 개념을 내세우며 주권을 민주주의보다 우선시하고 외부 세력의 국내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고 2008년 부큐레시티 NATO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가입을 지지하자, 4개월 후 조지아를 침공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5)


[그림 5. 미국 행정부별 UN안보리 비토권 행사 건수]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표결 UN 행태가 역전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8년 동안 단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러시아는 같은 기간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0년 NATO가 협력안보를 골자로 한 신전략 개념을 발표하며, 아프가니스탄의 마약범죄와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러시아와 협력했으나, 러시아는 NATO를 자국의 제1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군사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긴장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더욱 고조되었으며, 2017년 NATO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 NATO군 배치를 결정했다. 미국이 폴란드에 주둔시킨 병력은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 보낸 최대 규모의 파병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와 바이든 행정부가 각각 2회와 5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각각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강화하였다. 특히 러시아가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비교해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각각 4년의 임기 동안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미국의 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대결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미·러 관계의 “리셋”은 실현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이전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대러제재를 가했으며, 2019년에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을 거부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여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프로젝트에 반대하였다. 트럼프와 푸틴의 단독 정상회담은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차례 개최된 것이 전부이다.6)


IV. 미러 관계의 전망과 요인

이 글은 향후 출범할 트럼프 정부에서는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를 전망하기 위하여 내부적 요인으로서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살펴보고, 외부적 요인으로서 미러 간의 글로벌 외교협력 관계를 UN안보리 투표행태 데이터를 통해 알아보았다. 내부요인에 관한 분석 결과 트럼프 2기 정부가 대러 개선에 노력할 경우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외부 안보 위협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일방적 군사 개입을 선호하지만, 10년 전부터 러시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민주당보다 온건한 태도를 보인다.


외부 요인의 경우 양국 간에 갈등 잠재력이 있는 현안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EU를 포함하여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 지원을 천명하고 있고, 내년 2월 집권이 확실시되고 있는 독일의 기민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청하고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성공적으로 종식되더라도, 평화협정이 없는 휴전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전투는 중지되지만, 영토, 제재, 해제, 재건 비용 충당 등의 많은 전후처리 문제에 관한 협상은 오랜 시간을 끌면서 합의되지 못하고 미러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의 협상안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동의해야 하며, 특히 러시아는 미국의 제안에 복종하는 것을 굴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굴욕을 극복하기 위하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 중국과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UN안보리 표결에서 개도국의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옹호하였다. 냉전의 종식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미국은 22차례 거부권을 행사하였고, 그중 21건이 이스라엘 중동 이슈였다, 반면에 러시아는 중동,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조지아, 미얀마, 짐바브웨, 시리아 등 다양한 이슈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이익의 대변자로서 활약하였다.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해 진영 리더의 역할을 강화할수록,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점이 이란을 비롯한 많은 중동 국가에 우호적인 러시아로서는 타협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향후 대러 관계 개선에 필요한 당내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동, 북한 이슈 등 러시아와 함께 타협하고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한 실정이다.


1) Nathaniel Rakich. “Foreign Policy Doesn’t Usually Affect Elections.” FiveThiryEight, January 8, 2020.
2) Andrei Tsygankov, “The Dark Double: The American Media Perception of Russia as a Neo-Soviet Autocracy, 2008-2014.” Politics 37(1), 2017.
3) Neil MacFarquhar. “Russia Declares Gay Rights Movement as Extremist.” The New York Times, November 30, 2023.
4) Bourantonis, Dimitris and Rita Panagiotou. 2004. “Russia`s attitude toward the reform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1990-2000.” Journal of Communist Studies and Transition Politics Vol. 20, No. 4.
5) Angela Stent, Putin’s World. Russia against the West and with the Rest, (New York: Twelve, 2022)
6) Charles E. Ziegler, A Crisis of Diverging Perspectives: US-Russian Relations and the Security Dilemma, 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 4(1), 2021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사를 취득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음. 세계정치학회 연구분과위원장(RC42), 연세-SERI EU 센터 소장을 맡고, 외교부와 통일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한국슬라브학회, 한국정치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음. 주요 관심 분야는 유럽과 러시아의 외교정책이며, Asia Europe Journal, International Peacekeeping, Pacific Focus, Issues & Studies 등에 논문을 게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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