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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 바란다
    저자
    오은경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 / 유라시아투르크연구소장)
    발간호
    2017-65
    새 시대를 여는 두 대통령의 만남 ‘신정부 출범’은 국민들에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과 기대를 선물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작년 12월 미르지요예프(MIRZIYOEV) 대통령을 중심으로 신정부가 출범했다. 초대 이슬람 카리모프에 이어 2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으로 취임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11월 22~25일 한국을 방문한다. 미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롭게 출범한 한국 정부가 우즈베키스탄 정상과는 어떤 미래 구상을 논의할지 기대된다. 멀리 있어도 가까운 나라,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1991년 구소련이 해체된 후 독립한 신생국가이자 중앙아시아의 중심 국가이다. 한국과는 1992년 수교를 맺었으며 2006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수립되었다. 양국은 길지 않은 시간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짧은 수교의 역사지만 급속도로 관계 진전과 상호신뢰 구축이 가능했던 것은, 이미 수천여 년 실크로드 이전 상고시대부터 시작된 교류를 통해 문화와 소통의 장을 함께 일구어 나갔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흔적은 고도(古都) 사마르칸트에 있는 아프라시압 벽화 속 고구려 사신의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즈벡인들이 쓰는 언어 또한 우리와 같은 알타이어군에 속한다. 더구나 우즈베키스탄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하자 수많은 민족들이 떠났지만 고려인만이 떠나지 않고 이 땅을 지키고 있다”며 고려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고 한다. 80여 년 전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를 당해 우즈베키스탄 땅에 버려지듯 정착해야 했던 고려인들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공식적으로 수교를 맺기 전부터 한민족의 우수성과 근면함을 그들에게 알려주며, 공동체의 주역이 되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무지를 농장으로 일구어 탁월한 식량생산성으로 공로를 인정받은 김병화 농업영웅이다. 우즈베키스탄에만 약 18만 명이 살고 있는 고려인들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가교(架橋)가 되어주고 있다. 고려인들의 ‘짐치(김치)’는 우즈벡인들의 입맛까지도 바꾸어 놓았을 정도로 우즈벡 문화에 깊숙이 침투하였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한류가 있기 전에 고려인들이 있었다. K-pop, 드라마, 영화와 같은 한류의 흐름을 타고 한국어 열풍도 대단하다. 아마도 지구 상에서 한국 사람이 우즈베키스탄에서만큼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 타쉬켄트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우즈벡인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양국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양국은 이미 경제 분야에서도 상호 윈-윈 원칙하에 경제협력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수르길 가스전 프로젝트(39억 달러)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가스액화사업, 칸딤 가스전 개발, 탈리마잔 발전소 현대화 사업, 고속도로 건설, 전기검침 현대화 사업 등 주요 협력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 다변화 및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첨단기술과 경제발전 경험을 보유한 대한민국을 가장 강력한 협력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 수교 이래 13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양국 정상 간 상호방문과 이슬람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이 한국 정상들과 가졌던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분야 협력은 물론 ICT, 보건의료, 방산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논의된 바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우즈베키스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 확대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강화와 한반도 평화통일 구축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을 위한 지지 확보에 주력하여 왔다. 우즈베키스탄에 부는 새로운 바람 그렇다면 우즈베키스탄은 독립 25년 만에 새 대통령을 맞이하여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을까. 작년 12월 출범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공화국 발전을 위한 5개년(2017~2021) 개발계획의 전략과 방향을 발표하였다. 그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일 것이다: 우선, 상호호혜적인 외교 정책하에 국제사회의 원칙과 질서를 수호할 것임을 강조했다. 타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하면서 평화적인 국제질서를 조성하는 데 협조하는 모범적 국가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은 북한 핵 도발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핵 문제 위기에 직면한 한국 정부에게 우즈베키스탄과 같이 위기상황에서 지지해 줄 수 있는 우방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새로운 지역정책으로써,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에서 평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하나의 과거와 공통의 미래, 지속 가능한 개발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인구는 3천2백만 명으로 중앙아시아의 절반을 차지하며, 지정학적으로도 중앙아시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역할과 비중이 매우 큰 나라이다. 미르지요예브 대통령은 지난 9월 키르기스스탄을 국빈방문(9.5~6)하고, 국경지역 지방정부 주지사 협의회의 창설을 제안했다. 더불어 수자원 문제, 안디잔-오쉬-카쉬가르 자동차 도로 건설,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연결 철도 가속화 등을 협의하였다. 오랫동안 국경을 공유하고 있지만 먼 나라로 존재했던 타지키스탄의 두샨베와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 두 도시 사이에 올해부터 직항이 재개된 것도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국경 문제로 갈등의 소지가 되었던 키르기스스탄 및 타지키스탄과의 긴장 완화와 화해 분위기 조성을 통해 주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하겠다는 미르지요예브 대통령의 의지는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해 있는 여러 한국기업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지점이다. 지정학적으로 중앙아시아 심장부에 있기 때문에 패쇄적인 정책을 쓸 때에는 많은 한국기업이 물류와 유통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바다와 항구로 연결되는 육로가 확보되면 그만큼 물류 비용도 절감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한국 혹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공장에서 유럽이나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효과가 있다. 세 번째는 최상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이다. 과거 우즈베키스탄은 패쇄적인 국가 주도형 경제체제를 고수함으로 인해 기업인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개방과 자유 경쟁 경제시스템을 만들고, 주요산업의 현대화와 다양화를 추진하며, 외국 기업인들의 경제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 것이다. 미르지요예브 대통령은 이러한 전략적 국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로 다양한 외교채널 확보와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과거 수십 년간 다소 긴장관계에 있던 터키를 국빈방문(10.25~26)하고 에너지 시설, 도로, 섬유 공장, 건자재 공장, 식료품 공장, 건설 등의 분야에서 35억 달러에 상당하는 35개 대형 프로젝트 문건을 체결하고, 비자 간소화를 약속하였다. 이러한 우즈베키스탄의 변화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게 있어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한국 정부에게 바란다 우즈베키스탄 신정부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나 움직임에 발맞추어 한국 정부는 어떤 논의를 이끌어갈지가 주목된다.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전략과 그림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전 정부가 한반도가 나아갈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했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리셋이 절실하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맞물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요청이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북한의 4차 핵실험 감행 이후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을 계기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사실상 중단되었고, 방향을 잃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유라시아를 터키에서 중앙아시아를 지나 대한민국까지 연결하는 “투르크 벨트”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으로 “투르크 벨트” 라인을 가동시켜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상생하는 협력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터키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여러 투르크 국가들은 중국과는 오랜 역사를 통해 실크로드 주도권을 두고 다투어 오던 경쟁국들이다. 러시아와도 구소련체제하에 오랜 시간 지배를 경험한 관계이다. 정치, 경제적으로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왔다고 하더라도, 이들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과의 민족적 정서는 그리 정겹지 않다. 반면에 한국과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갈등을 겪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깊은 친연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에 치여 다양한 외교적 채널 확보가 시급한 현실에서 한국은 역사적인 오랜 우방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외교 인프라와 상설협력기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투르크 벨트 국가들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긴장 속에서 대한민국에게 중요한 한 표를 던질 수 있는 우방이 될 수 있으며, UN 등과 같은 국제기구와 국제무대에서 한결같은 협력관계가 되어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이다. 우즈베키스탄 미르지요예브 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한국 정부 “편들기”에 나섰던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중앙아시아 육로로 연결해서 해상으로 끌어내겠다는 구상은 한국 정부가 동참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이다. 올해 5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일대일로 국제회의’에는 러시아, 터키,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해 28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그러나 한국은 배제되었다. 북방진출의 꿈이 거의 좌절되다시피 한 현재 한국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일대일로’와 북방물류체계가 본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안한 도로건설은 한국에게도 출구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상생과 협력이라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한다면 북핵 위기에 직면한 한국이 북방 유라시아 진출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중앙아시아 협력 포럼(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및 사무국’을 투르크 벨트 국가로 확대하여 ‘한-투르크 벨트 협력 포럼’으로 재편성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그런데 양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하고, 관련 인력 양성과 인적 자원 활성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에는 투르크 벨트 국가 진출을 위한 전문가 양성 노력이 미흡하여 관련 전문가의 수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에는 전문적인 투르크 관련 학과를 설치한 대학교가 한국외대뿐이다. 세계에서 경제 10위권인 한국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투르크 관련 전문가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인적 자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국 간 교육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많은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와 테크놀로지를 제공받고자 한국 유학을 희망한다. 이런 학생들을 한국에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 대학의 우즈베키스탄 진출과 분교 설립을 허가 및 지원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더욱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구절벽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한국 사립대학으로서는 교육서비스를 국제화하고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출구를 얻게 될 것이고,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에게는 유학을 하지 않아도 한국 대학교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니 윈-윈 전략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관료주의의 높은 벽을 넘고 한국의 사립대학이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여 교육 사업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어려운 난국 속에서 외교 채널 다양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멀리 있지만 가까운 우방 우즈베키스탄과 더불어 새 시대, 새 역사를 함께 쓰기를 기대해본다. 現,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이자 유라시아투르크 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터키 정부 장학생으로 초청받아 국립 하제테페 대학교에서 터키문학과 비교문학으로 문학박사(Ph.D) 학위 취득, 한국학 중앙 연구원에서 박사후과정(Post-doc), 우즈베키스탄 국립학술원에서 우즈베크 구비문학과 민속학, 비교문학으로 우즈베키스탄 최초로 인문학 국가 박사학위(Doctor of Science,professorship)를 취득. 주요경력으로, 문화방송 MBC 터키 통신원, 터키 국립 앙카라 대학교 외국인 전임교수, 우즈베키스탄 니자미 사범대학교 한국학 교수를 역임하고, UNESCO Category 2기관인 아태무형문화센터 자문위원,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평가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터키·우즈베크 문학·이슬람여성·비교문학·중앙아시아 투르크 민족의 구비문학·정신분석학이며, 주요 저서로, 『터키 문학 속의 한국 전쟁』, 『20세기 페미니즘 비평: 터키와 한국 소설속의 여성』(터키어), 『주몽과 알퍼므쉬의 비교연구』(우즈베크어), 우리말로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이슬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정신분석으로 보는 여성, 전쟁, 테러, 이슬람』을 썼으며, 주요 역서로 야샤르 케말의 『독사를 죽여야 했는데』 『바람 부족의 연대기』 , 『의적 메메드 1,2』, 무라트 툰젤의 『이난나: 사랑의 여신』, 하칸 귄다이의 『데르다』가 있으며 『고은의 만인보』 『고은 시선』을 터키어로 옮겼다. 계간 《아시아》의 , 를 공동 기획하는 등 투르크 국가들의 문학작품과 문화를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 미국에서 본 한미 정상회담
    저자
    김연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발간호
    2017-64
    [편집자 註] JPI PeaceNet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연구원 연구교수의 기고문과 김연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차례로 발행한다. 북핵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한미FTA 의 재협상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25년 만에 이루어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주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시각을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1. 미국의 우려: 예방타격 가능성과 대통령의 전쟁권한 2. 대북 초강경 수사 자제, 안보공약 재확인 3. 누그러진 공세적 통상 관련 발언 4. 중국 변수 1. 미국의 우려: 예방타격 가능성과 대통령의 전쟁권한 미국 조야는 지난 6월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문 대통령의 ‘대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문 대통령이 무리하게 햇볕정책을 부활시키려 한다면 한미 대북 공동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망하면서 제재 보다는 관여에 방점을 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졌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상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조건을 긴밀히 협의하기로 하는 등 공고한 대북 공조체제를 재확인함으로써 한국 새 정부에 대한 미국 조야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 조야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실 한국에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비등할 당시만 해도 미국 전문가들의 반응은 상당히 냉소적이었다. 아무리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라도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북 선제공격은 정책 옵션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7월 ICBM급 미사일인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면서 미국 조야에서는 선제타격을 넘어 ‘예방타격’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됐다. 미국 본토가 실질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과정을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북한이 오늘밤 ICBM능력을 증명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같은 질문들이 워싱턴 정책서클에서 제기되면서 이른바 ‘레드 라인’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재연됐다. 여기에 더해 ‘화염과 분노’ ‘군사적 옵션 준비완료’ ‘북한 완전파괴’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발언과 ‘괌 타격’ 등 북한의 호전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대북 강경론자들 사이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판으로 인한 미북간 확전과 핵전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을 개정해서라도 대통령 개인의 충동적 결정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모한 위협을 남발해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한데 그치지 않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청문회에 출석시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수행 권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전 언론브리핑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조치도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과연 어느 정도 수위의 대북 (돌출) 발언을 하고, 이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미국 조야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었다. 2. 대북 초강경 수사 자제, 안보공약 재확인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언론과 조야의 관심은 양국이 공동으로 채택한 문건보다는 트럼프의 ‘입’에 집중됐다. 이번 회담에 대한 평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트럼프가 대통령답게 행동했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초강경 발언을 남발해 ‘8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까지 했지만,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발언을 극도로 신중하게 하고 연설문 원고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도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자극적이고 조롱섞인 발언이 없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아직도 대북 직접 협상을 ‘시간 낭비’로 여기냐는 공동 기자회견에서의 질문에, 평소 트럼프답지 않게 절제된 태도로 무력사용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북한의 협상 복귀 가능성마저 시사한 사실이 큰 주목을 받았다. ‘4월 위기’ 직후 “김정은은 꽤 영리한 친구” “김정은과 만난다면 영광”이란 다소 엉뚱한 말로 북한과의 빅딜을 희망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던 트럼프를 상기시킨 대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과 안보공약을 어떤 식으로 재확인할지도 미국 조야의 관심사였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지난 5월 NATO 정상회담에서는 집단안보 공약을 재확인하지 않아 큰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국무국방장관이 동맹국들을 상대로 ‘재확인 순방(reassurance tour)’을 하면서 뒷수습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행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진중하면서도 강력한 안보공약 재확인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군사행동을 제외한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필요하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군사력을 총동원해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전까지 거론되던 예방타격의 우려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당히 불식됐지만, 대북 선제타격의 가능성마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시험하지도 말라”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격당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 미국 도시들이 파괴 위협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레드 라인’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고는 잠재적인 무력충돌의 위험을 여전히 시사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조하면서도 대북 협상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본격적인 대북 관여의 문턱이 상당히 높을 것임을 시사한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북한이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미사일 개발 중단과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그 출발점으로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북한인권이 언급된 사실도 주목을 끌었다. 북한 인권문제는 여전히 미국 조야의 주요 관심사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상대적으로 이 문제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상근직, 대사급)가 지난 1월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는데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민간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이 북한인권특사를 겸임할 것이라고 의회에 통보해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북한 정권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하고 독재와 우상숭배, 노동자 착취, 정치범 수용소, 종교탄압, 외국인 납치, 외부정보 차단 등 북한인권 문제를 비교적 상세히 열거하면서 강력하게 비판한 사실은 미국 조야의 보수인사들에게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에 기초해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한 만큼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이전의 자극적인 발언들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3. 누그러진 공세적 통상 관련 발언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지난 6월 회담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불균형’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한미 FTA 재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자동차와 철강 부문을 직접 언급하면서 한국의 ‘불공정 무역’을 여과없이 비난했다. 당시에는 북핵과 사드 배치 등 안보현안이 정상회담의 주요 어젠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공세적 발언은 당초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북한과 통상이 키워드라는 데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관련 발언들은 지난 6월에 비해 상당히 순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캠프 험프리의 막대한 건설 비용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투입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캠프 험프리 방문을 통해 한국의 막대한 방위비 분담 실상을 확인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당초 기대를 벗어난 발언이었다. NPR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미국산 무기 구입을 강조하자 각각 ‘최고 무기상(Arms Merchant in Chief)’ ‘미 방위산업의 최고 세일즈맨(American defense industry’s chief salesman)’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비판했다. 4. 중국 변수 통상 문제에 관한한 이번 트럼프 아시아 순방은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북핵 문제가 엄중한 시기에 여전히 안보와 통상을 연계함으로써 미국이 세계질서의 리더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에서도 2천5백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약속을 받아냈지만 양해각서 성격인만큼 구속력이 없고 실제 이행시기도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자통상협정을 기피하면서 미국의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양자 통상관계에 집중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과는 전혀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경제민족주의자들이 득세하는 한 이 구상이 실제로 이행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 구상이 과연 중국 포위전략으로 이어질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도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미 무역흑자의 원인을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보다는 과거 미 행정부의 실수로 치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대북제재 협력에 대해서도 강력한 요구를 하지 못하고 중국의 눈치만 보고 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 체제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등에 대한 한중간의 이른바 ‘3 NO’ 원칙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미국 조야에서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이후 한국이 세심하게 관찰해야 할 이슈들이다.
  • 한국에서 본 트럼프의 첫 동북아시아 순방
    저자
    이수훈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발간호
    2017-63
    [편집자 註] JPI PeaceNet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연구원 연구교수의 기고문과 김연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차례로 발행할 예정이다. 북핵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한미FTA 의 재협상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25년 만에 이루어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주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시각을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해 열악해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상황을 지렛대삼아 최고의 실익을 찾아갔다. 또한 다소 제한적이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각국과의 전반적인 합의도 도출하였는데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에 유익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된다. 일본이 대중국 견제용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들고 나오고, 중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낸다는 기조에 대해서는 4개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한미 정상회담 25년 만에 국빈방문으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하루가 짧았으나 국회연설까지 포함된 1박2일의 알찬 일정이었다. 양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했고, 북핵 문제에 대해 ‘선 압박,’ ‘후 대화’(국면전환 시)라는 기조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제재와 압박에 집중할 때라며 언젠가 국면이 전환되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국회연설에서 현재 미국 행정부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른 행정부라며 북한의 총체적인 비핵화를 주문하고 미국을 과소평가하거나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의 첫 방문지로 캠프 험프리스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캠프 험프리스를 전격 방문하여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선거 때부터 지속적으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날카로운 발언(무임승차론)을 반복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환대와 캠프 건설비의 92% 정도인 100억 달러를 한국 정부가 냈다는 사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단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도 건설비용을 지불했으며 캠프 험프리스는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닌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봐서는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철저한 준비와 사전협의를 거쳐 이뤄지는 정상회담이지만 방한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발언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기자회견 중 미국의 최고 군사자산을 피력하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도 첨단 무기를 미국에서 수입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미국에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언급은 한국의 무기수입계획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뿐만 아니라 자국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균형외교와 ‘코리아 패싱’에 관한 발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균형외교가 단순히 한중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한 외교가 아닌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미의 외교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코리아 패싱’에 대한 한 기자의 질문에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There will be no skipping South Korea)”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경제적 성과와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는 기업가 출신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준비함에 있어 북핵 문제 해결 그리고 이에 따른 비용지출에 대한 기업가다운 치밀한 손익계산을 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캠프 험프리스 깜짝 방문과 같은 전략을 통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에 대한 사실을 부각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경제협력에 대한 양국의 치밀한 계산이 자국 이기주의로 번지지 않고 합리적인 큰 그림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두 정부 실무자들의 긴밀한 대화를 통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미일 정상회담 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지였던 일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골프회동, 햄버거 오찬, 와규 스테이크 만찬, 나아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에 대한 밀착 접대는 다음 방문국가인 한국과 중국을 긴장하게끔 하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특징을 잘 파악한 아베 총리의 맞춤형 접대는 성공적이었다.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천명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국제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양국 정상의 발언은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의지를 재확인시켜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3개국 연대의 중요성과 일본 방위력의 질적·양적 확충에 대한 언급은 자칫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와 무기 수출에 대한 발언을 빠뜨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에서 무기를 대량으로 수입하면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고 했고 나아가 일본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직접적인 언급도 불사했다. 만약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한 사전조율이 없었다면 일본 재계는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미일 정상이 대북압박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 결과이긴 하나,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기에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일본의 국가안보에 대해 직접적인 위협으로 가중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일본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표현했다면 보다 더 정확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되었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한미일 3개국 연대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한 것은 향후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는 면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측면에서 미일 정상회담의 결과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향후 대북압박에 대한 근거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중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거둔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언급하였고, 시진핑 주석은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세계 최강대국의 정상들은 약 28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양국 경제협력 계획을 발표하여 스케일 면에서 이전 한미 그리고 미일 경협계획을 압도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대한 대화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방문 중 공개적으로 북핵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했다. 양국 정상이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지속적인 압박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중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대한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추가 압박과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무색해질 만큼 시 주석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이 이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완충지대인 북한이 사라지면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지속적으로 거론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안보위협이 직·간접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을 시 주석은 북핵 문제에 대해 모험적인 결정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를 십분 활용하여 미국을 비롯한 한미일 협력을 견제할 수 있다고 보기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 카드를 제시하는 데에는 앞으로도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중국은 한미일이 안보협력을 구축하고 일본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의식한 북핵 문제의 해결보다는 러시아와 같은 전략적 파트너와의 관계에 무게중심을 둘 수 있다. 유례없는 초강대국 미국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은 러시아와의 밀접한 관계를 기반으로 대유럽 문제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해결하고, 미국과 대아시아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이 때로는 주도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제한적으로 대응하는 팀플레이 전략을 펴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미중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두 정상의 논의는 한반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차는 확연히 드러난 반면, 두 국가의 경제적인 협력은 큰 성과를 이뤄냈다. 향후 미중 양국이 경제협력에 기초하여 북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도 있게 진행할 수는 있겠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당장 북한의 위협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일본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였다. 스트롱맨(strongmen) 시대의 도래와 한국의 대응방향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시아 순방은 북한 문제에 대한 세계 최강대국이자 한국의 동맹인 미국의 입장을 확인한 동시에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여전한 의견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 최근 자국에서 정치적 입지를 굳힌 시진핑 주석, 그리고 아베 총리를 보면 한반도는 역사상 가장 강한 지도자들로 둘러싸인 외교의 각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례없이 개성과 입지가 강한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의 이른바 스트롱맨(strongmen)들은 동북아 국제질서 속에서 매우 복잡하고 치밀한 셈법을 갖고 외교정책 즉 한반도 정책을 펴나갈 것이다. 제한된 국제사회 구조 속에서는 결국 가장 합리적인 계산을 통해 최고의 수익을 취하는 지도자가 자국의 외교를 승리로 이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중일 지도자들의 계산을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외교정책 측면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 중국, 일본 지도자들의 의사결정과정과 인식의 분석을 통해 주요 행위자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세밀히 분석하여 대북 및 외교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은 이번 한중일 방문 중 안보이슈를 지렛대삼아 3국에서 수백조 원대에 달하는 실익을 챙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에 대한 분석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스트롱맨들의 시대 속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때가 왔다.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 베트남-한국 수교 25주년
    저자
    Nguyen Thi Thuy Hang (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발간호
    2017-62
      베트남과 한국은 1992년 12월 22일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 후로 양국은 무역, 투자, 교육, 기술, 문화 관광 및 민간 관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강화를 추구해왔다. 2001년 천득렁(Tran Duc Luong) 베트남 주석의 방한기간에, 베트남과 한국은 양국관계를 “21세기 포괄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중에, 양국 관계는 전략동반자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되었다. 이는 베트남-한국 관계에 있어서 중대한 이정표로 여겨져 왔다. 지난 25년 동안, 베트남과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계에서 중대한 성과를 거두었다. 정치 관계에 있어서, 베트남과 한국은 정례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베트남이 1990년대 초에 공식 외교관계를 맺은 여러 나라들 중에서, 한국은 가장 먼저 베트남의 전략적 동반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베트남-한국 간 정치 관계의 극적인 발전은, 베트남-한국 간 우정과 협력의 미래를 위해 견고한 기반을 다지려는 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베트남-한국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양국의 도시와 지방 간의 협력 증진이다. 하노이-서울, 호치민시-부산, 하이퐁-인천, 후에-창원, 키엔장-제주도, 다낭-대구 등, 30개 이상의 시, 도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이는 베트남과 한국 국민 간 상호이해의 심화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베트남과 한국은 지역 및 국제 문제에 있어서 긴밀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해 왔다. 예컨대 베트남은, 한국이 2010년에 아세안(ASEAN)과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수립하고,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 Summit),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ia-Europe Meetings), 세계무역기구(WTO) 및 유엔에서 점차 중요할 역할을 담당하도록 지원했다. 또한 베트남은 한반도에 관해 대화를 촉진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은 2007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여타 지역 및 국제 기구의 가입을 지원했다. 이들 기구의 회원국으로서, 베트남과 한국은 동아시아와 세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동일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정치 관계의 강력한 성장과 함께, 양국간 경제동반자관계도 역동적 발전을 보여 왔다. 2016년에 한국은 베트남 내 투자 프로젝트 수에서 1위(전국 약 6000개)를 차지했다. 베트남과 한국의 교역 규모는 1992년 미화 5억불에서 2016년 430억불로 86배 신장하여, 한국은 베트남의 3대 무역 상대국이 되었다. 베트남의 대 한국 수출 증가는 베트남의 총수출액 증대에 도움이 되었다. 2015년 12월에 발효된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2017년 이후로 18개 품목이 관세인하를 받게 되었다. 이는 궁극적으로 베트남과 한국 간 양방향 교역량을 신장시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한국은 2대 공적 개발원조국가였다. 양자 무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베트남은 한국에 대한 무역특혜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한국은 베트남 제품에 대한 시장개방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정치, 무역 관계에서의 인상적인 성과는 베트남과 한국 간 문화 및 사회적 상호 작용을 증진시켜 왔다. 베트남 국민, 특히 베트남 청소년들은, 무술, 요리, TV드라마에서 음악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해마다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16년에는 150만명의 한국인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1994년에 체결된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과 2008년에 체결된 문화, 예술, 체육 및 관광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는, 베트남과 한국 간 문화적 이해의 증진과 베트남-한국의 우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길을 닦아 놓았다. 지난 25년 동안, 베트남과 한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분야에서 양자 간 협력을 심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노력해왔다. 특히, 양국은 지역 및 국제 포럼에서 서로를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향후 25년동안 베트남-한국의 동반자관계에 대한 전망은 무엇인가? 분명히, 베트남과 한국은 지난 25년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분야에서 만들어진 괄목할만한 진전을 기반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양국은 함께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다.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 및 전략동반자관계와 같은 현재의 제도와 방법에 덧붙여, 베트남과 한국은 협력과 상호작용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낼 새로운 제도와 방법을 마련해야만 한다. 베트남과 한국이 적극적으로 지역기구에 참여함에 따라, 양국은 평화롭고 번영하는 아시아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서로를 지원할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2017년 11월, 문재인 한국대통령이 APEC정상회담 참석 차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의 APEC과의 동반자관계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베트남-한국의 우호관계를 명백히 보여줄 것이다. Nguyen Thi Thuy Ha 박사는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베트남 외교 아카데미 국제정치외교학과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아시아-태평양 안보 및 외교정책분석 분야에서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 안전보장을 통한 비핵화: 한계와 가능성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7-61
      북한의 핵능력이 날로 증대되면서 그에 대한 대응을 놓고 미·중·러가 상충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원유공급의 중단을 포함한 대북제재의 강화를 주장하며, 참수작전이나 정밀타격과 같은 군사적 조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강화에 미온적인 것은 물론 어떠한 군사조치에도 반대하며, 오히려 군사적 공격으로부터 북한의 안전을 도모하는 안전보장을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능력의 “최종화”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미·중·러는 각자가 주장하고 있는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주요국의 정책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검토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우리나라는 미·중·러에 비해 국력이나 군사력이 떨어지더라도 북핵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그중 특히 중국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안전보장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중국은 미국의 위협이 북한의 핵무장을 초래하였다고 보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여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내 다수는 미국이나 한미동맹이 북한을 위협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장했다는 중국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북한의 핵무장은 북한의 속성에서 기인한 것이고, 따라서 북핵 문제의 해결은 북한의 속성이 변화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체제변환(regime change)이 필요하다는 미국 내 일부의 주장이 이러한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실제 행태를 보면 북한의 핵무장이 외적 위협에 의한 결과이며, 안전보장을 통해서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을 수사(rhetoric)가 아니라 실제로도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로서, 서구 언론의 보도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2013년 12월 우크라이나에게 제공한 적극적 안전보장 공약과 최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북중 협상을 들 수 있다. 중국은 2013년 우크라이나가 핵공격을 받거나 핵공격의 위협을 받으면 핵우산을 제공하겠다는 ‘적극적 안전보장’을 약속한 적이 있다. 중국은 1994년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소극적 안전보장’을 한 바 있는데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 핵우산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더군다나 2013년 말이면 이미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위기를 겪기 시작하였을 때인데, 그런 나라에 대해서 굳이 핵우산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의외의 결정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핵우산 제공은 혹시 북한을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에게 핵우산 제공을 제안하기 전에 먼저 시범적 사례로 모범적인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선택하였다는 것이다. 올 초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약속하며 비밀리에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다는 대만 「중앙통신」과 홍콩 「동망(東網)」의 보도는 중국이 진정으로 안전보장을 해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추측에 무게를 더한다. 중국은 그동안 6자 회담을 통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여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대북제재도 그동안 효과가 없었고, 미국의 요구대로 대북제재의 강도를 더 높일 경우에는 북중관계의 손상이 뒤따를 것이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도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이 핵우산을 통하여 북한을 외부로부터의 핵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준다면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중국이 북한과 비핵화협상을 시도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만약 안전보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로 한다면 그러한 정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사태는 강대국에 의한 소극적 안전보장도 적극적 안전보장도 결국에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나 주권을 보전하는 데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공격을 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였다. 중국은 적극적인 안전보장을 약속하였지만 러시아가 크리미아를 합병할 때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대신 방관하였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에 주는 교훈이 있다면 안전보장은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안전보장을 대가로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위해서는 안전보장의 공약이 유명무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보장의 공약이 ‘포괄적’이고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소극적 안전보장과 적극적 안전보장의 제공을 ‘약속’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실제로 그러한 공약을 ‘이행’하여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도 북한에 대해서 적극적인 안전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소극적인 안전보장은 약속하고 실제로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즉,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에는 미·중·러가 모두 참여하고 (포괄성), 안전보장의 공약은 구속력이 있어야 (신뢰성)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보장의 약속이 각서나 선언의 형태가 아니라 법률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조약으로 명문화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공약은 구속력과 신뢰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중·러가 비준하는 비핵지대조약이 좋은 방안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조약을 디자인하고, 궁극적으로 각국의 비준을 받아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매우 지난한 과제가 될 것이다. 만약 미·중·러가 포괄적이고 구속력이 있는 안전보장을 약속한다면 북한이 비핵화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북한 핵무장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 만약 핵무장이 북한의 주장대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생각대로), 미국의 핵공격으로부터 북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미국까지 참여하는 포괄적이고 구속력 있는 안전보장 약속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북한의 핵무장 동기가 핵억지가 아니라면 아무리 완벽한 안전보장도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서 북한이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뒤처지면서 북한주민의 민심이 이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관심전환적인 핵무장(diversionary proliferation)을 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정권이 핵무장을 통해서 불만을 분산(diversion)시키고 결집(rally around the flag)효과를 발생시켜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였다면 안전보장은 그러한 정권유지전략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중국이 기대하는 것처럼 북한정권이 안전보장에 합의하고 비핵화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관심전환의 효과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경제적·정치적 불만요인을 해결해 줄 수도 없다. 결집효과는 단기적인 것으로 국제제재가 초래하는 생활고에 의해서 궁극적으로 상쇄될 것이다. 핵무기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시간이 북한정권을 도왔다면 앞으로는 시간이 북한정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만약 북한정권도 이렇게 생각한다면 ‘관심전환’ 효과가 떨어지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그 대신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려고 할 것이다. 바로 그런 시점에서 북한이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비핵화를 협상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때가 금방 올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4, 5년마다 선거를 통해서 정권이 교체되고 정책이 바뀌는 민주주의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관심전환효과가 떨어지고 국제제재로 인한 고통이 증가해도 미동도 안 할 수도 있다. 오히려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나 생활고가 극한에 달한 사람들은 탈북을 하게 함으로써, 괜히 국내에 있으면서 정권에 반대하지 않게 하고 오히려 송금을 통해 북한경제를 돕게 할 수도 있다. 경제제재는 아직도 비핵화를 낳지 않고 있고 군사적 조치는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안전보장을 통한 비핵화전략은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안으로서 중요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북한이 수용하고 미·중·러 그리고 한국이 합의할 수 있는 안전보장의 내용과 형식을 찾아내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하려고 하는 동기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연구실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에서 강의. 핵전략, 안보협력,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 등의 저술이 있음.
  •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의 셈법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7-60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김정은 정권 들어서 가속화하고 있다. 2017년 7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의 두 번째 발사실험 이후 8월 29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화성-12형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로 미사일이 최고고도 550km로 2700km를 비행하여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낙하하였다. 그리고 9월 3일, 북한은 ‘중대발표’를 통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한반도에 군사적 충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일성 집권시기에는 미국의 핵에 맞설 수 있는 자위권으로서의 핵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군사적 대응을 위한 목적에서 원자력 개발에 착수했다. 김정일 정권에서는 핵 개발에 대한 의지는 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적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신중한 행보를 택했다.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서는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2012년 5월, 새로운 헌법을 발표하면서 전문에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집권 후 4차에 걸친 핵실험을 단행하고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대한 최근의 행보에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의 게임이 완전히 변화되었다는 주장은, 김일성 그리고 대부분은 김정일 집권 시기에 논의되었던 한반도 비핵화가 협력이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었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공포의 균형을 의미하는 치킨게임으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김정일 시기까지 비핵화는 규범의 작동과 협력을 통한 평화의 가능성이 존재했던 반면 김정은 시기부터는 규범과 협력을 통한 평화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제재와 압박만이 유효한 수단으로 나타나, 그 때문에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것처럼 판단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한국에게 가장 긴박한 외교적 목표이며 북한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미군철수와 북미수교와 같은 복잡한 조건이 따르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이야기한다. 나아가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같은 6자회담 관련국들도 비핵화에 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 이견은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서 한국과 미국이 안고 있는 이견도 상당하다는 것이며, 이에 대한 분석적 이해가 필요하다. 합리적 선택의 심리적 효과를 설명하는 전망이론에 따르면, 정책결정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익을 보장받지 못하는 불확실한 많은 이익보다 작지만 보장받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한다. 이에 반해서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작지만 확실히 정해진 손실을 감수하기 보다는 불확실하지만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전망이론을 한반도 비핵화에 적용시켜 본다면, 북한의 핵개발에 따른 군사적 충돌의 우려에 있어서도 미국은 이익의 영역에, 한국은 손실의 영역에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중국을 성공적으로 봉쇄하고 있고, 사드를 배치하여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서 나는 것이다. 수천 명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서 죽는 것이 아니다”는 표현은 바로 미국은 이익의 영역에 있다는 것이다. 이익의 영역에 있는 미국으로서는 군사적 대응의 강화, 경제제재, 외교적 압박과 같이 미국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할 비용이 없는 정책을 선호한다. 이에 반해서 한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은 어떤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방지해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인데,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대북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 논리적 비합리는 대안에 포함시킬 수 없다. 그리고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 한국은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는 손실의 영역에 있다. 손실의 영역에서는 확실한 손실을 떠안기 보다는 이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은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은 체제의 생존을 위해 핵을 개발하고 미국과 국교정상화 그리고 휴전협정의 평화조약으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미국과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미군철수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 그리고 북미국교정상화와 평화협정의 체결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군철수에 따른 안보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미국의 전술핵무기 도입 또는 독자적 핵무기 보유와 같은 적극적인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역대 정부가 취해왔던 기존의 대북 정책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일종의 금기에 갇혀있었다. 보수는 미군철수를 주장하면 빨갱이로 몰았고, 진보는 핵보유를 주장하면 전쟁광으로 몰아갔다. 그러다 보니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미군철수와 핵보유는 입 밖에 낼 수 없는 금기어가 되었고, 같은 맥락에서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 전술핵 도입, 킬 체인 완성과 같은 주장도 과격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우리의 외교정책의 목표가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정착이라면, 이념에 따라 정책수단을 배제하거나 선택할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 목표를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 대안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반도의 유사상황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셈법이 다른 것은 이익과 손실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의 의의와 기대
    저자
    김수일 (전 주한 인도네시아 명예영사)
    발간호
    2017-59
    외교 다변화의 상징성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8.-10일 기간 중 2박 3일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갖는다. 11.10.-11일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담과 11.13.-15일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ASEAN +3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아세안의 리더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형식이다. 이번 방문의 의미를 정리해 보면, 큰 지평에서는 문재인 정부 외교의 목표인 “외교의 다변화”를 실현하는 첫 발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4강 외교에 편중된 외교패턴을 다변화시키는 첫 작업을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동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격상시키는 일에서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삼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적 의미로는, 작금의 엄중한 북 핵 위협에 대한 국제공조를 인도네시아와의 연대를 통해 강화하고, 나아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무역과 관광수입 감소를 대체하는 돌파구를 아세안 지역에서 모색하려는 데 있다. 정상회담 의제 선정 시 고려요인들 정상회담은 최고결정권자들이 직접 협의하고 합의할 수 있는 회담이기 때문에 그 효율성과 실효성 면에서 다른 고위급회담과 크게 비교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정상회담의 성공은 국익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정상회담의 의제 선정이 중요하다. 정상회담의 시간이 짧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너무 의제가 많아도 포커스가 흐트러질 수 있는 단점이 있고, 너무 적어도 귀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치 못하는 손실이 있다. 최적 의제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각기 당면한 내외적 요인들은 물론 국제질서와 환경 변화 등의 요인들을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한다. 우선 양자관계 차원에서 중요한 의제들을 선정하고, 그 다음에 양국의 이해가 수렴되는 지역 및 글로벌 이슈들도 추가할 수 있다. 의제 선정의 전 단계로 인도네시아의 내외적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1950년대 북한, 중국, 인도 등과 함께 비동맹(NAM) 창설을, 1960년대에는 아세안(ASEAN) 창설을 주도했고, APEC, ASEM, G-20, MIKTA 등 국제기구에도 적극 참가, 2)평양에도 대사관을 설치하고, 남북한 사이 등거리외교 실행, 3)현 조코위 대통령 정부는 항만, 도로, 철도, 전력, 정유시설 등 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 4)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중산층 규모와 내수시장이 급성장, 5)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출범으로 우리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전체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 가능, 6)일본과 FTA 체결을 함으로써 FTA 미체결국인 우리나라 제품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 7)국내 산업 보호와 내국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 제품에 대한 비관세 수입 장벽을 높이고, 교민들에 대한 비자 제한을 강화하는 등이다. 반면에,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실적 팩터들로서는 북 핵 및 미사일 개발로 인한 한반도 위기 고조, 트럼프의 등장으로 인한 한·미 FTA 재협상 위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무역 및 관광 등 경제적 손실 등이다. 그리고 양국의 이해가 수렴되는 최근의 지역 및 글로벌 이슈들로는 북 핵 및 미사일 개발로 인한 동북아 지역 및 세계정세의 위기, 영국의 Brexit와 트럼프의 등장으로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 조짐, 4차 산업혁명이 양국의 산업과 사회변화에 미칠 영향 등이 있다. 주요 관심사와 정상회의 의제들 따라서 위에 적요한 바와 같은 양국을 둘러싼 내외적 요인들을 감안하여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되는 주요 의제들로는, 1)전통적인 의제들인 에너지·자원, 교역·투자, 산림, 수산, 인프라 건설, 방산 분야 등에서의 협력 증진, 2)국내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새롭게 협력 필요성이 제기되는 비전통적인 분야들, 즉 금융, 교육, 의료, 관광, 신재생에너지,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등에서의 협력, 3)북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공조를 위해 UN, APEC, ASEAN, NAM, ASEM 등 다자기구에서의 협력, 4)장기간 정체상태에 빠진 양국 간 투자 및 교역증대 방안 등을 꼽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대두될 수 있는 의제들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최근 5-6년 간 지속되고 있는 양국 간 경제협력의 후퇴와 교민들이 취업 및 체류 비자획득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정상회담의 의제로 채택하는 일 등이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에는 5만여 명의 우리 교민들이 거주하여 교민사회가 활력이 넘쳤으나, 최근 들어 그 수가 3만여 명 수준으로 급감하였고, 교역 규모도 2011년도에 300억 달러에 도달한 후, 계속 감소추세에 있다. 6년이 지난 2016년의 양자 교역량이 2011년 수준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을 정도로 매우 실망스런 현실이다. 양국관계 발전 저해요인 해결로 전환점 모색 이러한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산업보호 및 자국민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비자 유효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규제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활성화와 자국민 권익보호 차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규제의 완화를 정중하면서도 완곡히 요구한다면 인도네시아 정부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번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시기는 어느 때보다 전례 없이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하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경제 관광 분야의 공동화 현상이 크게 느껴지는 시기이고 보니,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인도네시아 정부의 협력이 더 절실하다. 이럴수록, 더욱 알찬 정상회담이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상회담 준비는 물론, 양국 간 친선과 협력 증진에 기여할 대통령과 영부인의 다양한 부대 행사 등 전 일정에 걸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문화와 풍습, 국민성의 차이에 유의 마지막으로 우리 대표단은 정상회담은 물론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외교적 지혜와 테크닉도 항상 예비해 둬야할 것이다. 특히, 현지의 종교와 문화, 국민성이 우리와 사뭇 상이하기 때문이다. 상대국 지도자의 퍼서낼리티와 정서, 취향 등은 물론, 인도네시아 사회의 문화와 풍습, 전통적 외교 노선과 시각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학습을 통해 소통과 이해의 폭을 넓혀 성공의 완성도도 함께 높이는 지혜와 외교술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합리적이고 주도면밀한 준비와 정확하고 빈틈없는 진행으로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양국 경제협력 증진은 물론, 문재인 정부 외교 다변화의 빛나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하며 기원한다.
  • Can East Asian Regionalism Provide a Bulwark Against a “Post-Liberal” International Order?
    저자
    See Seng Tan (RSIS,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발간호
    2017-58
      In his January 2017 address to the World Economic Forum in Davos, Switzerl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positioned himself - unusually for the leader of Communist China - as a defender of globalization and free trade. Without a doubt, Xi’s remarks were directed at incoming US President Donald Trump, whose campaign rhetoric stressed resistance to globalization and promised the likelihood of an increasingly nationalist, isolationist, and protectionist America. Trump is not alone in wanting to reverse the tide of globalization; the current pro-Brexit UK government has been singing a similar tune. This paper makes three interrelated points. First, the rising nationalist cum protectionist tide in the West is not a foregone conclusion due to mitigating factors that impel the great powers to cooperate, if only instrumentally and in the short term. Second, the history of East Asia from the Cold War to the present has been one where an emphasis on the preservation and protection of neutrality has given way in the post-Cold War period to so-called open regionalism, a broad-based preference for extensive and deep engagement with external powers and access to outside markets and resources. Third, East Asia’s shared commitment to open regionalism makes East Asian Regionalism, despite the present uncertainty surrounding regional trade deals like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and the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an important counter-narrative and alternative model to the isolationist and protectionist zeitgeist. Is the World Turning Protectionist? Should Trump and other anti-globalists have their way, how might their behavior impact the liberal international economic order? According to a Brookings Institution report, despite holding the largest share of world trade and foreign capital, the US, relative to its size, is not as globally integrated as other countries.1) What could prove detrimental, however, is if other countries retaliate against US protectionist policies; this fact serves as the basis for concerns that Trump could precipitate a trade war. Yet while retaliatory trade behavior might only be a short-term issue, the more fundamental risk is if countries repudiate global norms and institutions that underpin the globalized economy. This is possible if they feel that the US is no longer committed to upholding the liberal economic order and shouldering its burden - a worry that predates the Trump presidency but has since been reinforced by it.2) Additionally, there is concern whether China, despite President Xi’s performance at Davos 2017, will honor the commitments it has made. These include accepting imported manufactured products and services as well as fully implementing TRIPS (the Agreement on 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s China promised to do when it joined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in 2001.3) Finally, there is also concern about various types of “covert” protectionism (i.e., the so-called behind-the-border barriers) rampant in China and other emerging markets that are challenging to address.4) Recent developments suggest that Trump has been forced by unanticipated events to delay or defer the pursuit of his anti-liberal agenda.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made a series of abrupt reversals in foreign policy, such as revising his earlier opinions about NATO, US involvement in Syria, burden sharing by US allies, the One China policy, US involvement in the South China Sea, and the US Export-Import Bank. It has also retreated from intended protectionist moves toward China because Chinese cooperation is sorely needed to manage a recalcitrant North Korea. Consequently, Trump has gone from accusing China of being the “grand champion” of currency manipulation to declaring they have not manipulated the China’s currency in months. Additionally, since initially proposing a 45 percent tariff on Chinese goods for allegedly hollowing out US manufacturing, the administration has gone quiet (whilst at the same time threatening to impose a 20 percent tariff on Canadian lumber). Crucially, Trump has also expressed strong support for bilateral free trade deals.5) Whether this retreat from protectionism and isolationism is a temporary or expedient move remains to be seen. After all, there is evidence to suggest that, despite these reversals toward what some observers see as a more traditional US foreign policy,6) Trump appears to persist in his preference for transactional approaches.7) This was apparent during the Trump-Xi summit, where both leaders reportedly deliberated with “a cold calculation of interests” as they mutually exacted concessions from one another while still acknowledging their interdependence.8) In other words, the reversals merely reflect the Trump administration's pragmatic response to evolving international conditions that require corresponding changes in reciprocity. These are the quid pro quos that embody transactional diplomacy. Still, by acknowledging mutual dependence, even if only on a transactional basis, a slide towards full-blown protectionism and unadulterated solipsism has been kept at bay.9) East Asia: From “Neutrality” to “Open Regionalism” It is worth noting that the emergence and evolution of East Asian Regionalism (EAR) did not occur outside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but within it. If anything, EAR has sought to complement rather than compete against liberalism. When former Malaysian Premier Mahathir bin Mohamad’s idea of an East Asian Economic Grouping (EAEG) - later amended to an East Asian Economic Caucus (EAEC) - was proposed in 1990, the assumption then was that the EAEG/EAEC would form a Japan-led regional bloc that could serve as a counterweight to emerging - and potentially rival - regionalisms in Europe (such as the European Union, or EU) and North America (such as 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rea, or NAFTA). However, EAR would take a back seat to Asia-Pacific regionalism with the formation of the ASEAN Regional Forum (ARF) in 1994. Together with the earlier formation of the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 trade forum, the emergence of ARF - with ASEAN as first its midwife and subsequently its anointed custodian - marked a strategic shift in the way ASEAN viewed the involvement of great and regional powers within Southeast Asia. For the ASEAN countries, the Cold War perspective of the great powers as outsiders seeking to intervene, exploit, and divide the region and who therefore must be checked - as embodied in the 1971 ASEAN declaration of the Zone of Peace, Freedom and Neutrality (ZOPFAN) - was gradually replaced by a post-Cold War perspective of those same powers as external actors with whom Southeast Asians ought to actively engage through multilateral diplomacy, among other means. Far from exclusivist, the new regionalism that emerged in the early post-Cold War years in the Asia-Pacific is what some have termed open regionalism. This concept argues for cooperation across national borders in a region to reduce transaction costs through the collective involvement of governments in “trade facilitation,” or the expansion of open trade.10) Second, open regionalism is meant to be inclusive in that it seeks to incorporate outside powers such as the US and other eastern Pacific Rim countries into APEC and ARF.11) Belief in such inclusivism - coupled with the perceived need to construct a stable regional balance of power by including outside groups to counter possible hegemonic ambitions - led to a push to enlarge the membership of the East Asia Summit (EAS) to include countries beyond the 10+3 of ASEAN plus Three (APT).12) Third, open regionalism encourages groups to make their enterprises compatible with institutional arrangements and practices in other parts of the world, including world bodies. For example, the architects of ARF made it clear that the forum is not meant to replace the San Francisco system of military alliances. Instead, it serves as a supplementary mechanism for dialogue and consultation. Likewise with the Chiang Mai Initiative (CMI) reserve currency pool, an institutional expression of EAR and APT, was launched against the backdrop of the crippling Asian financial crisis of the late 1990s. Speculations that the CMI - along with its multilateral component, the CMI Multilateralization (CMIM) - would surpass 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as the region's first port of call for financial assistance in times of crisis were put to rest when it became clear that regional countries either prefer IMF assistance or bilateral swap agreements that had no IMF links.13) This is also evident in how ASEAN and its suite of regional offshoots have avoided asserting themselves as the region's savior organizations when troubles hit by limiting their aim and remit. As in the case of the CMI/CMIM, Asian countries involved in territorial disputes have looked to world bodies such as the Hague-based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CJ) - as in the cases of the Indonesia-Malaysia dispute over Sipadan and Ligitan, the Malaysia-Singapore dispute over Pedra Branca, and the Cambodia-Thailand disputes over Preah Vihear and its promontory - the Hamburg-based 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 (ITLOS), or the Hague-based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PCA) for UNCLOS Annex VII arbitrations - activated recently in the case of the China-Philippines dispute over the South China Sea (SCS). Alternatively, they rely on bilateral means of dispute settlement rather than ASEAN-based dispute settlement mechanisms.14) Reinforcing the Liberal Message Though EAR Since the knee-jerk reactions in the immediate aftermath of the US withdrawal from the TPP - in particular, Japan’s insistence that a TPP without the US would be “meaningless” - Australia and Japan have emerged as the loudest voices in favor of an 11-member TPP trade deal sans the US, without ruling out the possibility of the latter’s return to the fold.15) Meanwhile some are hoping that RCEP will launch by the end of 2017, though the best possible outcome is likely to be a framework agreement.16) Much was made at the RCEP Kobe meeting in February 2017 about an inclusive agreement that ensures roles for all stakeholders. The argument by RCEP Trade Negotiating Committee Chief Iman Pambagyo, for example, that RCEP balance the needs of both developed and developing nations implies that progress is likely to be slow and by no means guaranteed.17) APEC supports a third trade pact, the Free Trade Area of the Asia-Pacific (FTAAP), but it remains at the consultative stage despite receiving strong support from China when it chaired the 2014 APEC summit.18) Open regionalism inherently and intuitively liberalizes trade and refutes protectionism. Or it tries to. Despite the uncertainty surrounding TPP-11 and RCEP, they remain key reference points for any defense of trade liberalization. There is a longstanding debate over whether regional trade agreements compete with the world trade system.19) But, as we have seen, the ways in which open regionalism has hitherto been conceptualized and practiced in both the economic and security domains in East Asia render EAR a key political counterpoint to the anti-globalization fever that has seized the geo-economic cum geopolitical imaginations of the West. This is perhaps the most important role that EAR can and hopefully will play in the future, namely, as a bulwark against the anti-globalization tide through reinforcement of a liberal message. - 1) Brina Seideland Laurence Chandy, “Donald Trump and the future of globalization”, Brookings, 18 November 2016, https://www.brookings.edu/blog/up-front/2016/11/18/donald-trump-and-the-future-of-globalization/ 2) Kati Suominen, Peerless and Periled: The Paradox of American Leadership in the World Economic Order (Stanford, CA: Stanford University Press, 2012), p. 243. 3) Douglas Bulloch, “Protectionism May Be Rising Around The World, But In China It Never Went Away”, Forbes, 12 October 2016, https://www.forbes.com/sites/douglasbulloch/2016/10/12/protectionism-may-be-rising-around-the-world-but-in-china-it-never-went-away/#359ae9bc73da 4) “Protectionism: The Hidden Persuaders”, The Economist, 12 October 2013, http://www.economist.com/news/special-report/21587381-protectionism-can-take-many-forms-not-all-them-obvious-hidden-persuaders 5) Geoffrey Gertz, “What will Trump‟s embrace of bilateralism mean for America‟s trade partners?” Brookings, 8 February 2017, https://www.brookings.edu/blog/future-development/2017/02/08/what-will-trumps-embrace-of-bilateralism-mean-for-americas-trade-partners/ 6) David Ignatius, “Trump moves slightly toward pillars of traditional foreign policy”, USA Today, 13 April 2017, https://www.usatoday.com/story/opinion/columnists/2017/04/13/trump-moves-slightly-toward-pillars-traditional-foreign-policy/100413776/ 7) Greg Jaffe and Joshua Partlow, “Trump phone calls signal a new transactional approach to allies and neighbors”, The Washington Post, 2 February 2017,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national-security/trump-phone-calls-signals-a-new-transactional-approach-to-allies-and-neighbors/2017/02/02/dcb797fa-e989-11e6-b82f-687d6e6a3e7c_story.html?utm_term=.97755b835303 8) Lexington, “A coldly transactional China policy: Donald Trump‟s first meeting with Xi Jinping was all about business”, The Economist, 8 April 2017, http://www.economist.com/blogs/democracyinamerica/2017/04/coldly-transactional-china-policy 9) Robert Kagan, “Trump marks the end of America as world’s ‘indispensable nation’”, The Financial Times, 20 November 2016, https://www.ft.com/content/782381b6-ad91-11e6-ba7d-76378e4fef24 10) Ross Garnaut, Open Regionalism and Trade Liberalization: An Asia-Pacific Contribution to the World Trade System (Singapore: ISEAS Yusof Ishak, 1996). 11) Amitav Acharya, “Ideas, Identity, and Institution-building: From the „ASEAN Way‟ to the „Asia-Pacific Way‟?”, The Pacific Review, Vol. 10, No. 3 (1997), pp. 319-346. 12) Malcolm Cook and Nick Bisley, “Contested Asia and the East Asia Summit”, ISEAS Perspective, No. 46, 18 August 2016. 13) Hal Hill and Jayant Menon, “Asia‟s new financial safety net: Is the Chiang Mai Initiative designed not to be used?”, Vox, 25 July 2012, http://voxeu.org/article/chiang-mai-initiative-designed-not-be-used 14) See Seng Tan, “The Institutionalisation of Dispute Settlements in Southeast Asia: The Legitimacy of the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in De-securitising Trade and Territorial Disputes”, in Hitoshi Nasu and Kim Rubenstein, eds., Legal Perspectives on Security Institution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5), pp. 248-266. 15) Walter Sim, “Australia, Japan lobby for TPP-11”, The Straits Times, 21 April 2017, http://www.straitstimes.com/asia/east-asia/australia-japan-lobby-for-tpp-11 “'TPP 11' to Washington: We'll keep your seat warm”, Nikkei Review, 16 May 2017, http://asia.nikkei.com/Politics-Economy/International-Relations/TPP-11-to-Washington-We-ll-keep-your-seat-warm 16) Shefali Rekhi, “Will RCEP be a reality by the end of 2017?” The Straits Times, 23 April 2017, http://www.straitstimes.com/asia/se-asia/will-rcep-be-a-reality-by-the-end-of-2017 17) Eric Johnston, “16-nation RCEP talks resume in wake of TPP‟s demise”, The Japan Times, 27 February 2017, http://www.japantimes.co.jp/news/2017/02/27/business/16-nation-rcep-talks-resume-wake-tpps-demise/#.WR1RaU21v3g 18) Mireya Solís, “China flexes its muscles at APEC with the revival of FTAAP”, East Asia Forum, 24 November 2014. 19) Parthapratim Pal, “Regional Trade Agreements in a Multilateral Trade Regime: A Survey of Recent Issues”, Foreign Trade Review, Vol. 40, No. 1 (2005), pp. 27-48. See Seng Tan is Professor of International Relations at the S. Rajaratnam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RSIS),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and concurrently Deputy Director and Head of Research of the Institute of Defence and Strategic Studies at RSIS. He can be reached at: issstan@ntu.edu.sg.
  • 한-미얀마 관계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
    저자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제주평화연구원)
    발간호
    2017-56
      미얀마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에서 가장 최근에 경제개방을 한 큰 시장이다. 그리고 한국은 미얀마의 경제개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미얀마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한국은 미얀마로의 무기 수출이 문제를 야기하거나, 미얀마 주재 한국인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를 대비해 공식적, 직접적인 외교활동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미얀마와의 무역 및 투자에 있어 중국이나 태국의 영향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첨단기술, 고도의 공학기술, 기반시설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 회계연도 2016-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은 싱가포르, 중국, 태국,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에 다섯 번째로 많은 투자를 한 나라이다.1) 일본과 달리, 한국은 또한 다른 경제 분야에 더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미얀마 전역에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중국 사업체는 미얀마에서 훨씬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미얀마 현지 중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난 활동을 벌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곤에서는 새로 연 레스토랑, 분식점 그리고 한국식 커피숍을 포함하여 어디서나 한국말을 들을 수 있다. 한국 드라마는 미얀마의 여러 TV채널에서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음료, 식료품 회사와 같은 소규모의 한국 기업들이 존재하는 것과 동시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교활동을 은폐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도 존재한다. 전 세계의 섬유제조업체와 수출업체들은 미얀마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풀림에 따라 미얀마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은 미얀마를 떠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성장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팬코는 2016년 8월, 500 에이커에 달하는 본선인도조건(FOB)의 섬유생산기지를 만들기 위해 한 미얀마 업체와 50 대 50으로 투자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사업은 그 이후로 잠잠한데, 추진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얀마의 신뢰하기 힘들고 윤리적 기준을 알 수 없는 관료제가 개입될 때마다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어떤 면에서 이는 부와 일자리 그리고 한국과 미얀마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창출하는 중요한 초대형 사업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미얀마의 관료제와 마찬가지로 한국 업체의 이러한 경쟁력의 바탕도 윤리적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2000년대 초, 대우인터내셔널, 포항제철, 그리고 다른 한국 대기업들이 한국의 법규와 국제규범을 위반해가며 무기와 관련기술을 미얀마 군부에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과 비난에 한동안 휩싸였었다. 결국 2006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의 대표는 다른 7개 회사의 임원 14명과 함께 군사용품 불법 수출로 기소되었다.2) 그는 유죄판결을 받았고 5천만 원 (미화 약 5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그 이후, 대우인터네셔널은 대표의 사임과 최소한의 비용 지출로써 값을 치뤄냈다. 포항제철은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2016년 새롭게 포항제철-대우로 명명된 이 법인은 2016년 미얀마 쉐타옹(Shwetaung)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발전소 건설 사업을 단독으로 따냈다. 미얀마의 열악한 발전기반 시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체로 선정된 것 이외에도, 포항제철-대우는 양곤 시와의 첫 번째 장기 토지사용 계약의 일환으로, 9월 1일 양곤 시에 대규모 호숫가 호텔단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70년간 토지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다) 포항제철-대우는 또한 벵갈만에서 중요한 가스채굴 및 생산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 회사는 2013년 두 구역에서 가스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세 번째 구역에서 가스채굴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양곤에 1000만 불 규모의 버스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트완테(Twante)에 미얀마의 쌀을 가공, 수출하기 위한 쌀 가공 단지 건설허가를 얻어냈다. 한국은 이제 어떤 기준에서는 세계 10대 무기수출국이고, 무기분야는 한국이 가장 최근 공략하고 있는 부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향후 몇 년 뒤 중국을 따라잡아 아시아 최대의 무기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3) 공개된 자료는 없지만, 어떤 이들은 미얀마가 여전히 한국의 무기와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2007년 대외무역법을 개정하여 수출 통제를 강화했으나 투명성 부족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4) 게다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같은 비영리기구는 미얀마 무기거래의 상당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SIPRI는 한국과 미얀마 간 무기와 기술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던 2000년대 초에도 관련 자료를 얻지 못했다) 샨 주와 카친 주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분쟁뿐 아니라 라카인 주에서의 지난 12개월간 미얀마 군의 더 거세진 공세를 고려해보면, 한국은 무기 수출이 밝혀지거나 공개되면 국제여론의 심각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은 선진 민주국가의 규범과 기준을 준수하는 무기수출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으나, 유럽연합과 미국은 다른 제재조치는 철회했지만, 미얀마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조치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또 다른 부분은 미얀마 시민들의 여론이다. 미얀마는 종교적 개종을 제한하는 법률을 가지고 있고 불경스런 행위에 대하여 법을 폭 넓게 적용한다. 최근 미얀마의 민족주의적 감정은 뚜렷한 목적 하에 지배적인 불교신앙과 연계되어 있고, 무슬림에 대한 비난과 폭력이 자행되고 있어, 기독교인들도 이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미얀마에 있는 한국인 선교사, 유사 선교사 숫자를 고려해보면, 어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쌍방 간에 불쾌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족주의적인 미얀마 인들은 현재 어느 때보다도 더 한국인을 시범사례로 만들 기회를 엿보고 있을 수도 있다. 지난달에는 미얀 코레 (Myan Kore)라는 한인잡지에 실린 글에서 미얀마 인들을 게으르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와 같다고 표현한 것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었다. 이 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캔들로 발전했고, 심지어 미얀마에서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잡지에서도 다루어졌다. 한국인들은 또한 직물공장에서 극히 난폭한 상사의 이미지를 심어왔다. 이들 공장에서는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항의와 노동쟁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로는 한국기업과 미얀마 시민들 간에 주요한 문제가 없지만, 향후 걸림돌이 나타날 수 있다. - 1) 투자 및 기업관리청 (DICA). 다수의 제삼자들이 미얀마에 투자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적을 이용한다는 사실과 DICA가 “완료된” 투자가 아니라 “승인된” 투자에 기반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들 통계는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http://www.dica.gov.mm/sites/dica.gov.mm/files/document-files/fdi_yearly_by_country_0.pdf). 2)http://www.exportlawblog.com/archives/68. 3)브라이언 해리스 (Harris, Bryan), “세계의 불안정성이 한국 전쟁산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2016년 12월 4일(http://www.ft.com/content/69724520-b85f-11e6-ba85-95d1533d9a62). 4)이재원, “한국의 수출통제체계, 스톡홀름 평화연구소 배경보고서.” 2013년 11월. 16 페이지 (https://www.sipri.org/sites/default/files/files/misc/SIPRIBP1311.pdf).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Andray Abrahamian)은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다. 울산대에서 강의를 했고, 북한 사람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경제 정책을 교육하는 비영리회사 ‘조선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의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집필 중인 북한과 미얀마를 비교한 책을 곧 출간할 예정이다.
  • 미국의 대중국 세컨더리 보이콧이 한반도 비핵화에 가지는 함의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7-55
      체제안보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불안요인으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었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유용한 측면이 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 핵개발은 국내정치적 정당성 확보, 동맹국인 대중국 압박,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 확보 등 다양한 차원에서 유용한 전략적 선택이다. 신형 대국 관계의 설정과 G2 시대를 바라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남중국해에서 수세에 몰리는 상황에,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전략적 장점을 포기할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강경한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북 핵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한국이 핵개발을 선택하거나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도입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른 극단에서는 북한 핵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는 조건에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선택이 논의되고 있다. 양쪽 모두 극단적인 대안으로 반대 방향에서 대안을 제시하지만 - 공통적인 것은 북한 핵을 사실상 받아들인다는 것인데 - 이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서 현실적인 대안의 고려가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명목상 바람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붕괴는 중국과 러시아에 있어서는 한반도에서 영향력의 상실과 미국의 위협이라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친미적인 남한이 한반도 전체를 장악하는 것 보다는 핵을 가진 불한당 북한이 상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의 붕괴에 대해서 북한, 중국, 러시아는 반대하는 것으로, 그리고 한국은 찬성하지만 미국, 일본은 가변적이고 비공식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 통일된 하나의 강한 국가가 출현하는 것보다는 분단으로 국력이 분산되어 다루기 쉬운 약한 두 개의 한국이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에 주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북 핵 폐기와 평화협정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남북한이 당사자가 되는 평화협정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선호하는 것이 명확하지만 북한은 반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입장에서 핵 없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핵 폐기와 평화협정은 장기적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실마리가 되고, 이는 결국 북한 김정은 세습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러한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핵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평화협정의 체결과 북미국교정상화, 그리고 한반도에서 미군철수 등을 제시해왔다. 북한은 이런 전제조건이 달성된다고 해도 북한 레짐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북한은 미국이 들어주지 않을 사항을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국내정치 안정화에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미군철수와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 평가하고 미국은 평화협정체결이나 북미 국교정상화에 앞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먼저 보여야한다며, 서로 상충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적대적 상호의존이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 전략적 인내라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동안 북한은 체제생존을 위해 주변국의 애매한 입장을 최대한 활용하여 핵무기의 소형화와 기술발전 그리고 발사체의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조치를 추구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공공연히 표방하는 지금에 와서는 미국은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오바마 시기의 전략적 인내와 같은 사실상의 방치를 마무리 하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대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행하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던 중국도 이제는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으로 미국의 요구를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한반도에서 북한을 통해서 확보하고 있는 전략적 영향력의 유지라는 차원에서 기회주의적 현상유지를 최소한의 이익 확보라고 판단해 왔지만 이제는 본토 공격위협에 처한 미국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은 전례가 없는 압박이다. 이와 보조를 같이하여 중동 등지에 파견되어 북한 외화의 주요 조달통로 역할을 했던 근로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의 미온적 대북압박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정책선회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 중국에 대한 직접 압박이라는 전례가 없던 길을 간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 포기에 적어도 장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례없는 조치가 취해진다는 점에서 북한 핵을 인정하고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평화협정’이나 북한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술핵 도입’이 아니라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 장기적인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까지는 북한의 비핵화와 붕괴가능성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평가 때문에 대북제재의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전략적 인내가 아닌, 전략적 제재의 효과가 시간은 걸리지만 나타날 것이다. 한반도에 핵을 제거한 후에는 전술핵 도입이나 독자적 핵개발이 필요 없으며,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