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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Engaging North Korea Still Useful?
    저자
    SHIN Gi-Wook(Stanford University)
    발간호
    2015-15
    The strategic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has continued to worsen over the past several years. To produce material for more nuclear devices, Pyongyang has proceeded with a large-scale uranium enrichment program, in addition to its long-standing plutonium production facilities. The North is also busily developing longer-range missiles that target South Korea and Japan as well as the United States.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James Clapper recently said in written testimony to the House Appropriations Committee's Defense Subcommittee that North Korea has taken steps toward deploying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believed capable of reaching the U.S. mainland.  Unfortunately, there is no initiative on the horizon likely to change this dangerous trajectory. The United States was willing to negotiate with Pyongyang when there was a chance of preventing it from developing nuclear weapons. With that goal now deemed unachievable, Washington is instead intent on containing the threat through increased sanctions and counter proliferation efforts, missile defense, and strengthened defense cooperation with South Korea and Japan. Any form of  U.S. engagement with North Korea is off the table and likely to stay that way.  Earlier hopes that China would prove to be a deus ex machina have also foundered. While Beijing does not want Pyongyang to have nuclear weapons, it has always been more concerned about preventing instability in the North that might spill across their shared border. More recently, Beijing’s leaders deepening suspicions about U.S. strategic intentions, illustrated by the heated controversy over the possible deployment of THAAD in South Korea, have made North Korea even more important to China as a strategic buffer. China remains by far Pyongyang’s most important foreign supporter, as reflected in the burgeoning trade across their border.  That leaves South Korea as the only country that could play a larger and more positive role in tackling the North Korea problem. South Korea is no longer a “shrimp among whales,” as it used to think of itself, but a major “middle power” with strong economic and military power.  Strategically, Seoul is becoming increasingly important to Washington, as well as Beijing.  South Korea, however, has been a house deeply divided when it comes to how to deal with the North. Conservative administrations, fearing that a North Korean nuclear arsenal would change the long-term balance of power on the peninsula, have made the North’s denuclearization a condition for virtually all engagement. Progressive governments, however, have glossed over the nuclear issue, believing that increased contacts will eventually promote change for the better in Pyongyang. The result has been South Korean policies that, whether from the left or the right, have proven unsustainable and ineffective.  Based on a year long study, my colleagues and I have called for more active South Korean leadership to ameliorate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We call the concept “tailored engagement.” It is based on the conviction that engagement is one means of dealing with North Korea, and an essential one that must be carefully “tailored” or fitted to the changing political and security realities of the Korean peninsula. It eschews an “appeasement” approach to Pyongyang as well as the notion that inter-Korean engagement under the current circumstances would be tantamount to accepting the North’s misbehavior, especially its nuclear weapons program.  Such engagement would not immediately change the nuclear situation however, it need not encourage Pyongyang in that matter either if carefully considered and implemented. Meanwhile, it could help to reduce bilateral tensions, improve the lives of ordinary North Koreans, and bring the two societies closer together. It could reduce the risk of conflict now while fostering inter-Korean reconciliation and effecting positive change in the North.  South Koreans must first, however, develop a broader domestic consensus in areas that do not undermine international efforts to press Pyongyang to relinquish nuclear weapons. That is possible because many forms of engagement are largely irrelevant to the nuclear program. For example, South Korea could provide more humanitarian assistance to ordinary North Koreans it could also engage in more educational and cultural programs, including sports exchanges. Concrete offers of expanded economic exchanges and support for the development of the North’s infrastructure could become part of an incentive package in renewed Six Party talks on ending the North’s nuclear program.  As skeptics contend, even a carefully “tailored” engagement strategy is no panacea. It is only one tool to deal with the North?military deterrence, counter-proliferation, and human rights efforts are among the others that are essential?but why not try all available means when the situation is so worrisome? With only three years left in power, the Park government does not have much time to formulate an initiative toward the North. It is now time for the government to be bolder with a strategy of “tailored engagement.” SHIN Gi-Wook is professor of sociology and Director of the Shorenstein Asia-Pacific Research Center at Stanford University. With his colleagues David Straub and Joyce Lee, he co-authored a policy report “Tailored Engagement: Toward an Effective and Sustainable Inter-Korean Relations Policy,” released last September at a hearing of the Korean National Assembly’s special committee on inter-Korean relations in Seoul. A Korean-language version was published this month.
  • 남북 군사력의 실체
    저자
    박상현(한국외대 겸임교수)
    발간호
    2015-14
      최근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남북 군사력이 2:11로 한국에 매우 불리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 국방부가 2년 주기로 발간하는 「국방백서」의 자료를 근거로 장비와 인력의 양적 측면에서 헬리콥터와 장갑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에 비해 열등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혹자는 그동안 막대한 전력증강비용을 지출했음에도 한국의 전력이 여전히 열세라는 사실에 실망하고, 또 일부에서는 그동안 북한 군사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미국이 남북한의 군사력을 과장하여 자국의 방산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북한이 우리의 최대 안보위협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우려할 사항이다. 그러나 미국의 개인 재단의 연구원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자료로 인해 우리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국방백서는 국방정책에 대한 국민적 안보 공감대 형성과 국방정책의 투명성을 확보, 그리고 국민들에게 군사 대비태세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된다. 이 때문에 기밀사항이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공개되는 자료의 단순한 비교만으로는 남북 군사력의 함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백서에도 관련사항에 대한 해설을 첨부한다. 본고에서는 남북 군사력 평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을 소개함으로써 현존하는 남북 군사력의 실체와 위협수준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남북 평시 재래식 군사력의 비교  국방백서에 나타났듯이 양적인 측면에서는 북한이 한국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적인 측면만으로 군사력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우선 무기의 성능을 고려한 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무기체계의 양적 요소와 질적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정량적인 지수로 산출한 것이 ‘전력지수’이다. 전력지수의 관점에서 보면 남북한의 군사력은 양적 측면에서 유리한 북한이 조금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월등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전력을 증강시켜 현대전에서 중요한 공군력과 해군력에서 북한을 앞지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지속적인 경제위기로 전력 개선에 투자하지 못하였다. 육군에서의 우월한 능력을 기반으로 부족한 해군과 공군전력을 비대칭전력인 미사일, 잠수함, 특수부대 등을 중심으로 강화해왔다.  남북한 전시 군사력 비교  ‘전력지수’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전면전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전쟁수행능력일 것이다. 전쟁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무기의 성능 외에도 전쟁발발 상황, 전쟁지속능력, 전쟁지원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남북한의 평시 재래식 군사력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불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선제공격을 통해 기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고 비대칭 전력을 통해 한국의 공군과 해군력을 극도로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수도권 이북지역에서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전선이 고착화되어 장기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기전이 될 경우 전쟁수행능력인 전쟁물자 생산능력과 물자 비축능력 그리고 비군사적인 측면이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전쟁물자 생산능력과 탄약비축능력에서 앞선 북한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평시 전쟁물자 생산능력에서는 한국이 북한을 앞서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체제가 전쟁중심으로 구성된 병영국가의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전시 최대생산능력에서는 한국을 앞설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해외로부터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물자의 반입과 지원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것을 상정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핵무기의 대량파괴능력은 한국군 병력의 막대한 손실과 정밀 무기체계에 심대한 영항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전쟁수행능력과 전쟁지속능력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공군 및 주요 전략지역에 핵 공격을 감행한다면 군사력의 균형추가 급속히 한국에 불리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미동맹의 강화와 타격능력 개선 필요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다음의 두 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첫째, 한미동맹의 중요성이다. 한국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표가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긴장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이북에서 장기적인 재래식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초반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해 조기종결 짓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군사자산이 활용될 경우 북한의 선제공격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정보자산을 가짐으로서 북한의 선제공격을 차단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도 미국의 핵우산을 통해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쟁물자 지원으로 인해 전쟁수행능력을 개선하여 전장을 지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이 경우 전쟁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북한이 쉽게 도발하지 못하는 억지효과도 얻을 수 있다.  둘째, 북한의 핵무기 사용 여부가 전면전 발생시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최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될 때 북한의 핵운반 및 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최근 국방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DA)와 북한의 공격을 사전에 분쇄할 수 있는 킬체인(Kill Chain)의 조속한 전력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4세대 전쟁에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남북한 간의 향후 전쟁이 “제4세대 전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4세대 전쟁은 기존 전쟁과는 달리 전쟁을 수행하려는 의지 또는 승리하려는 의지의 대결로 요약된다. 즉 전쟁이 정치체제들 간의 갈등이고 승리하려는 의지가 강한 국가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양상은 과거 베트남전, 모택동의 혁명전쟁뿐만 아니라 최근 이라크전과 리비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제4세대 전쟁의 관점에서 보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승전의지를 강화하고, 적국의 승전의지를 약화시켜야 한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화력, 그리고 군사자산을 활용하여 상대 지도부를 조기 무력화시키고, 적의 중요 군사시설을 신속히 파괴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공포를 심어 줄 수 있다. 또한 정밀타격 능력을 활용하여 전쟁지도부와 병사들 간의 격리를 도모하고, 회유와 심리전을 통한 내분을 조장하여 전쟁수행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한국이 북한보다는 취약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사상적으로 주체사상에 세뇌된 주민들이 결사 항전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동맹국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를 조성하거나, 선제공격과 다양한 비대칭 능력을 활용하여 우리의 동원능력을 마비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북한의 의도가 성공한다면 우리 국민들의 승리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고, 결국 승리에 대한 의지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결집되어 독재정권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도 민주주의 체제가 그 특성상 전쟁 초기에 극심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전쟁이 개시된 상황에서도 평화주의자들의 준동으로 정치적 갈등이 야기되고, 적의 사주를 받은 세력들에 의해 사회적 혼란이 극대화된다면 한국의 응전 의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도시 게릴라와 북한 특수부대의 파괴활동으로 사회가 극심한 공포에 휩싸일 경우 전쟁에서 승리해서 국가를 지키겠다는 의지보다는 가족의 안정을 우선하려는 가족 이기주의가 등장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의 대응 능력은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결론을 대신하여 한국은 이미 북한의 선제 기습도발로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였던 시기가 있었다. 이후 꾸준한 전력증강으로 이제 평시 전력에서는 북한과 대응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여기에 한미동맹의 자산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있어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평화의 시기에 전쟁을 준비해야만 전쟁의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 스스로의 자주국방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자산을 충분히 확고하는 것이 전쟁에서 이기는 길일 뿐만 아니라 전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려는 국민의 총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가 아니다.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안보적 기반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전력증강의 노력이 일부에 의해서 폄하되거나, 북한의 위협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도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군사력의 실상에 대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평화를 지키는 최적의 방법일 것이다.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미국 테네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극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인하대 연세대 연구교수를 역임. 주요 연구 분야는 국가안보전락 및 협상전략 연구임.
  • 글로벌 사이버 거버넌스
    저자
    김상배(서울대학교)
    발간호
    2015-13
      글로벌 사이버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2010년대에 들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사이버 공간의 안보 문제가 글로벌 사이버 거버넌스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예를 들어 사이버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형태의 국제회의가 자주 열렸을 뿐만 아니라, 21세기의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 안보의 문제를 놓고 외교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그야말로 종전에는 소수의 전문가들이나 민간 행위자들의 몫으로 여겨졌던 사이버 거버넌스 논의에 국가 행위자들이 빠르게 진출하면서 자신들의 설 자리를 찾으려는 모습을 엿보게 한다. 소위 ‘인터넷 강국’으로서 역량을 키워왔을 뿐만 아니라 최근 중견국으로서 적극적인 외교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동향을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미래전략의 사안이 아닐 수 없다.  1990년대 후반부터 펼쳐진 역사를 보면, 사이버 안보 분야의 글로벌 거버넌스의 모색은 그 자체가 독립적 이슈로서 다루어졌다기보다는, 넓은 의미에서 본 인터넷 거버넌스의 일부로서 논의되어 왔다. 아직까지 사이버 안보 거버넌스 분야에서 법규범이나 사이버 교전의 규칙을 어떻게 정할지, 사이버 행위에 대해서 어떠한 기존규정을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기반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인터넷 거버넌스의 연속선상에서 사이버 안보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세계정치 행위자들 간의 대립구도는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발견되는 대립구도는 소위 ‘다중이해당사자주의(multistakeholderism)’와 ‘정부간주의(inter-governmentalism)’로 대별되는 두 가지 인터넷 거버넌스 담론의 경합에서 발견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의 기본골격은 국제기구의 장에서 정부 대표들의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 인터넷 전문가들과 민간사업자, 학계,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구축한 거버넌스 메커니즘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특히 미국에 활동적 기반을 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주도로 구축되어 왔다.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초창기부터 인터넷을 관리해온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민간기관인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이다. 여러모로 보아 ICANN 모델은 개인, 전문가 그룹, 민간 기업, 시민사회, 국가 행위자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다중이해당사자주의’의 실험대였다. 그런데 이러한 모델은 인터넷 전문가들이나 민간 행위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미국 정부가 뒤에서 사실상 패권을 발휘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러한 기존의 인터넷 거버넌스 모델에 대해서 최근 개도국들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인터넷 분야에서 ‘다중이해당사자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전통적인 국제기구의 틀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발전의 초기에는 선발주자로서 미국의 사실상 영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인터넷이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다양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여태까지 용인되었던 관리방식의 정당성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인터넷 초창기에는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서 있던 국가 행위자들이 인터넷 거버넌스에서 고유한 활동영역, 예를 들어 글로벌 정보격차나 사이버 안보 등을 찾아가는 과정과 맞물렸다. 특히 인터넷 거버넌스의 운영 과정에 국가 행위자들의 영토주권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유엔과 같은 전통적인 국제기구들이 인터넷 거버넌스 분야에 진출하는 현상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전기통신 분야의 국제기구로 활동해온 유엔 산하의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가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ITU가 주도하여 2003년에 제네바와 2005년에 튀니스에서 두 차례에 걸쳐서 열린 바 있는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on the Information Society, WSIS)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선진국 정부들 간 협의체의 틀을 기반으로 하여 열린 사이버공간총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공간총회는 사이버 공간의 안보 문제와 기타 관련 의제들을 논의하기 위해서 2011년 영국의 런던에서 첫 총회가 열렸다. 2012년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총회를 가진 후, 2013년 10월에는 서울에서 제3차 총회가 열렸으며, 2015년에는 네덜란드에서 제5회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사이버공간총회의 의미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포괄적 의제를 명시적으로 내건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출현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나 국제회의와는 성격을 달리하지만, 지역 다자안보기구 차원에서 사이버 안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CCDCOE(Cooperative Cyber Defence Centre of Excellence)가 2013년 3월 발표한 사이버 전쟁의 교전수칙인, 소위 ‘탈린 매뉴얼(Tallinn Manual)’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탈린 매뉴얼의 골자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한 군사적 보복이 가능하고, 핵티비스트 등과 같은 비국가 행위자에 대해서도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이버 공격의 배후지를 제공한 국가나 업체에 대해서도 국제법과 전쟁법을 적용하여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에스토니아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NATO 회원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러시아에 대응하는 성격을 띰으로써 균형 잡힌 시각보다는 러시아나 중국 등이 배제된 채 미국 중심의 시각에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상의 복합적 구도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사이버 거버넌스의 구축을 놓고 벌어지는 21세기의 두 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미·중 경쟁의 구도는, 좀 더 넓게 보면,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을 한편으로 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 진영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두 개의 진영 구도로 이해할 수 있다. 사이버 안보의 세계질서 형성과 관련하여 두 진영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방 진영은 사이버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 개방, 신뢰 등의 기본 원칙을 존중하면서 개인, 업계, 시민사회 및 정부기관 등과 같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방향으로 세계질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으로 대변되는 진영은 사이버 공간은 국가주권의 공간이며 필요시 정보통제도 가능한 공간이므로 기존의 인터넷 거버넌스를 주도해 온 서방 진영의 주장처럼 민간 중심의 이해당사자주의에 의해서 사이버 공간을 관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 등이 제기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례에서 드러난 바 있다.  첫 번째 사례는 2011년 9월 22일 52개 국가의 정보기관 지도부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모여서 개최한 ‘제2차 고위급 안보회의’에서 러시아가 제안한 ICIS(International Convention on Information Security)이다. ICIS는 인터넷에 대한 회원국의 주권을 보장하고 회원국의 정치, 역사, 문화적 특수성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사례는 2012년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WCIT(World Conference on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에서 시도된 ITR(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Regulation)의 개정 과정에서 드러난 서방 진영과 개도국 진영의 대립이다. ITR의 폐기를 주장하는 선진국들의 입장과 ITR의 개정과 강화를 주장하는 개도국들의 입장이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세 번째 사례는 2013년 6월 유엔 군축 및 국제안보 위원회 산하 정보보안 관련 정부전문가그룹(GGE, Group of Governmental Experts)에서 합의해서 도출한 최종 권고안이다. 기존 회의에서는 인터넷의 국가통제를 강조하는 러시아나 중국과 이에 반대하는 미국이 극명히 대립했었으나, 2013년 6월 개최된 회의에서는 전체 참여국들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기존의 국제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합의하고 이러한 규범이 국가의 역할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글로벌 사이버 거버넌스의 구도는 세 가지 차원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경합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국가 행위자들끼리의 경합이 발견되는데,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에 대해서 러시아 및 중국과 여타 개도국들이 맞서는 모습이다. 여기에 민간 행위자들과 국가 행위자들의 주도권 다툼이 중첩된다. 또한 초국적으로 형성되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모색 노력과 전통적인 국제기구의 관할권을 유지하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러한 세 층위의 경합구도에서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주요 관심사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과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대체로 미국이 전자의 논리를 취한다면 중국은 후자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실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복합적으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단순히 두 나라의 관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정치와 동아시아 정치의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중견국 외교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에게 사이버 안보의 문제는 전통안보의 문제에 못지않게 중요한 미래전략의 사안임이 분명하다. 現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외교학 전공)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석사,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정치학 박사를 취득함. 정보화시대의 권력변환과 세계정치의 변화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음, 최근에는 네트워크 이론의 시각에서 보는 동아시아 세계정치에 대한 이론적, 경험적 연구에 주력하고 있음.
  • 베트남의 Track 2 외교 경험: 북한에의 함의
    저자
    Dr. NGUYEN Hung Son(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발간호
    2015-12
    [편집자 註] 동남아는 다자주의 전통의 빈곤에도 불구하고 단시일 내 다자안보협력을 성공시킨 모범적인 지역이다. 동남아의 다자안보협력이 성공한 중요한 요인으로 활발한 Track 2 외교를 들 수 있다. 동남아 Track 2 외교의 경험을 공유하고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에 주는 함의를 알아보고자 “Track 2 외교와 다자안보협력”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이 시리즈를 통하여 동남아 주요국가의 Track 2 외교 경험이 JPI PeaceNet 독자들과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동편집자: Carolina Hernandez (ISDS Philippines)  한인택 (JPI)      Informal Diplomacy through think tanks and academia, often referred to as Track II Diplomacy in South East Asia, is relatively new in Vietnam. “Diplomacy” has traditionally been a highly centralised activity only conducted by dedicated government agency. Track II Diplomacy only started since the “Doi moi” (Renovation) that opened up the country in the late 1980s, and gained greater strength and acceptance since Vietnam joined ASEAN, and hence, its formal and informal mechanisms. With deeper and multi-faceted regional integration, greater diversification of “actors” in foreign relations, “comprehensive diplomacy” gradually became a necessity and a foreign policy guideline. The “Track II” was then officially recognised as an indispensible channel for Vietnam to interact with the world, with increasingly important contribution.   It took a while at the beginning for Vietnam to align itself with regional Track II Diplomatic practices. Thinking and speaking “out of the box”, i.e. not repeating or echoing the official lines, was often perceived as a challenge. The Vietnam Institute for International Relations (now 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the leading Track II Diplomacy agency in Vietnam is a formal institution under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with their senior experts and scholars still serving as, or just retired from, the “Track I”. Under such structural setup, it was impossible for them not to be influenced by their government official positions. In those early days, there was some impression around the older ASEAN’s members that Vietnam lacked “candour” in Track 2 participation. Nor was the Vietnamese government fully attentive to the informal regional processes at the time when it was still making an effort to integrate to the broad range of official mechanisms and activities. Vietnam devoted more attention and interests to those activities with more immediate and concrete impacts. Participating on Track 2 processes were, therefore, more a political effort towards ASEAN’s integration rather then a decision made based on merit. It was a tough time for the Track 2 Vietnamese scholars to build confidence both among their regional peers and their domestic colleagues at home.   Things changed rapidly as Vietnam became more confident in ASEAN and regional affairs, when Vietnam exhibited greater resolve for proactive regional integration. Vietnamese scholars participated in the process more academically. The informal, off the record nature of the meetings did help immensely. Their Track I affiliation and links kept them informed of official activities without imposing too much constrain to their mind freedom. With more confident participation, Vietnam started realising the importance of the Track II and paid greater attention and investment on it. Many senior Ambassadors and former Vice Ministers for Foreign Affairs joined the Track II processes and were frequently dispatched to Track II events. Reports from the Track II interested senior leadership not only from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but also from a broader and higher policy makers. Vietnam started taking up responsibility in Track II mechanisms, such as Co-chairing the CSCAP process on Weapon of Mass Destructions, and even initiated CSCAP study groups such as the CSCAP Study Group on Water Security. Starting from 2008, Vietnam has initiated an annual International Workshop on the South China Sea, gathering the most prominent researchers on the related topics. This series of Workshop have become the leading regional forum on the South China Sea issue. In 2011, Vietnam hosted the General Conference of CSCAP, a landmark Track II event of the Asia-Pacific that is held only every two years, marking Vietnam’s maturity in Track II Diplomacy. Track II Diplomacy has proven to provide a huge amount of knowledge that helped Vietnam make more informed foreign policy decisions. As the national focal point for Track II Diplomacy, the DAV - 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formerly the Institute for International relations) manages Track II activities and serves as the link between Track II and Track I. The DAV shares the knowledge it has learnt to enhance the perspectives and awareness of the most relevant government agencies. The DAV also shared its knowledge and experiences through a network and contacts of expert countrywide, thus contributed to the national consensus building process. The DAV disseminates its knowledge through various local and regional seminars, and through articles published in popular media. Two most important channels trough which the DAV influenced policies were direct participation in policy formulation discussions, and through presenting special reports with recommendations to relevant government agency, most typically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The DAV also raised Vietnamese views and explained Vietnamese government interests and positions on critical issues, such as the South China Sea and water security in the Mekong river. The process helps build confidence and raise regional awareness on those issues.   As regional Track II Diplomacy expands in scope and depth, so do the challenges facing the Track II community, the DAV included. Human capacity is the most immediate challenge, as most Track II agencies in the region struggle to have the appropriate human capital to fully participate and benefit from the regional discussions on a broader range of topics. From weapon of mass destructions to climate change to water security etc., these specific topics require true experts in the fields. On the other hand, some regional issues are inter-disciplinary and call for good inter-agencies coordination, such as the issues in the South China Sea. Networking and the ability to draw resources and expertise from other think tanks and government agencies is another challenge to the DAV. Financial deficiency also decapitates, since many Track II agencies are self-funded or only partly funded by the government.   Vietnam experiences on Track II process in South East Asia could be used to engage Pyongyang. Building initial confidence is critically important, therefore early attempt should stay on “easy” topics in very informal and off the record settings. Broader participation from North Korea might shorten the ice breaking process and greater confidence in Pyongyang on Track II diplomacy, therefore North Koreans invited to Track II events should be diversified rather than concentrated on a few “dedicated” North Koreans diplomats. Lastly, Pyongyang should be assisted financially to cover participation costs.   A once divided South East Asia is now turning into an integrated Community, and Track II diplomacy have always been at the fore front. Let us hope the same for North East Asia. Dr. NGUYEN Hung Son is Deputy Director-General of the Institute for South China Sea/East Sea Studies at the 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His areas of research are East Asia's security and cooperation, particularly maritime security, East Asia regionalism and ASEAN affairs.
  • 웬디 셔먼 미 국무차관의 발언과 2015 지역질서 건축
    저자
    이헌미(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발간호
    2015-11
    지난 2월 27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연설로 대한민국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연설 내용 중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한국과 중국이 위안부, 교과서, 영해 표기 등 역사인식 문제로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한 셔먼 차관의 비판이었다. 그녀는 민족주의가 정권 지지도를 높이는 데 동원될 소지를 언급하면서, 동아시아 지역 협력의 진보를 위해서는 역사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대신 미래지향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1차 보도한 국내 언론은 미국이 한일 역사분쟁에서 일본을 편들고 나섰다며 연설의 특정 부분을 부각시켰다. 덕분에, '값싼 박수(cheap applause)'를 받으려 하는 정치지도자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냐, '소위 위안부(so-called comfort women)'라니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것이냐는 등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국내 여론이 들끓으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미국 국무부가 3월 2일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해명한 바 있고, 3월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으로 분위기는 일변하였다. 어느 정도 열기가 가라앉자, 국제관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미일 삼각동맹의 맥락에서 셔먼 차관의 연설을 해석한 논평이 나왔다. 이들은 셔먼 차관의 연설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놓인 미국의 전략을 읽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주장의 요지는 첫째, 한중관계 밀착에 대한 미국의 견제, 둘째, 워싱턴 정가에 대한 일본의 막대한 로비와 미국의 일본 경사에 대한 우려, 셋째, 앞의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대미 외교 재정비의 필요성으로 모아진다. 셔먼 발언에 대한 여론의 초기 반응을 다분히 민족주의적 의분에서 나온 '열정'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일련의 견해는 힘의 차이에 기초한 타협을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국제정치적 '냉정'이라고 하겠다. 문제는 동아시아 지역정치가 냉정 혹은 열정의 이분법적 논리로는 답이 안 나오는 냉정과 열정의 혼탕이라는 사실이다. 외교안보 현안 타결과 장기적 지역협력 구상에서 한중일 정책결정자 및 국민들 상호간 인식 변수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셔먼 차관은 계속되는 역사분쟁의 원인을 민족주의와 리더십의 문제로 정리하고, 해결의 실마리 또한 여기에서 발견하고 있다. 경색된 한일 및 중일관계의 이면에 아베 총리, 시진핑 주석, 박근혜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고려가 일정하게 존재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셔먼 차관이 읽은 것과 달리, 동아시아 역사 갈등은 정권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기 어려운 국민 여론적 민감성을 띠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여론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확연한 추세 속에서, 한국 정부의 대일정책은 국내적 설득력과 대외적 설득력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전략적 이익을 위해 과거사를 덮자는 셔먼식 냉정으로는 국내 여론의 반발을 살 테고, 여하한의 타협을 거절하는 한국식 열정으로는 일본 사회와 미국 정부를 납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한일청구권협정 해석을 둘러싼 한일 간 입장 차이를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분리시켜서, 한일청구권협정 조항에 근거하여 중재위원회에 회부하자는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조세영, 2015.2.24. EAI 일본논평) 미국 국무부는 금번 발언 이후, 침략 전쟁의 책임과 위안부 일본군 관여를 인정한 무라야마·고노 담화가 자신들의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셔먼 차관의 발언이 미국 정부의 입장 변경을 의미하지 않음도 분명히 했다.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한일청구권협정 5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 정부와 언론은 미국의 지지와 국제 규범을 객관적 근거로 삼아,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 후퇴를 경계하고 압박해야 한다. 셔먼 차관의 발언을 더 이상 문제 삼는 것은 오히려 편협한 민족주의적 과민반응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하지 못한 포석이다. "나는 당신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나 겨울은 지긋지긋하다(I don’t know about you, but I’m tired of winter)."라는 셔먼 차관의 발언은 지지부진한 한일관계에 대한 워싱턴의 냉담한 시각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더십의 결단과 지혜가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제정치적 겨울의 추위에 가장 시달리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셔먼 차관이 이처럼 다소 거칠게 말한 까닭은 한중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열망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민주당 정부의 대표 협상전략가로서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 조정관을 역임한 그녀가 동아시아에 대해 잘 모를 리도 없다. 그러나 미국이 동아시아를 '우리'가 아닌 ‘당신들’로 인식하는 한, '아시아는 아시아인들에게(Asia for Asians)'라는 시진핑 주석의 주장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동북아 과거사 문제가 여론을 달구는 뜨거운 감자이자 현재진행형인 근본 원인은, 이 지역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전후처리가 불철저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유럽과 달리, 근린국가가 아닌 미국이라는 역외세력이 일본을 굴복시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점, 오늘날 동아시아의 지형을 만들어낸 전후 질서 설계의 주역으로서, 미국은 제3자의 태도를 버리고 역사 분쟁의 당사자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셔먼 차관은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의 함의를 여러 번 언급했다. 또한 동아시아의 조화와 협력이 미국 및 세계 다른 지역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가 말한 것처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긴요하다면, 정책환경으로서 지역 문화에 대한 보다 치밀한 감수성이 요구된다. 사회를 본 평화연구소 부소장 더글러스 팔(Douglas Paal)이 평한 것처럼, 셔먼 차관의 이 날 연설은 동아시아의 현안 전반을 포괄적으로 논한 '야심찬(ambitious)'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국제질서의 '건축(architecture)'과 '설계(design)'라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했다. 철학이 있는 건축가라면, 그리고 성공적인 건축물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과의 조화, 장소의 역사와 전통, 그 집에서 살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민트 레스토랑, 본태 박물관 등 제주에서도 그 작품을 볼 수 있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는 재료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면서 자연환경을 인공적 구조물의 미학에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시아 지역 질서의 새로운 도면에서 이러한 미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現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저작으로 “반역의 정치학: 대한제국기 혁명개념 연구”(2012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등이 있음.
  • 萨德(THAAD)是否会成为中国的威胁?
    저자
    禹政烨(峨山政策?究院)
    발간호
    2015-10
    [编者语]习近平主席与朴槿惠总统执政后,韩中关系得到了前所未有的紧密发展。但是近来,韩国部署萨德(THAAD)的可能性出现,这成为两国关系之间新的变因。为使围绕萨德的讨论能够建立于准确的事实与相互理解之上,JPI PeaceNet计划介绍各国对萨德的视角。期待中国读者的关注,也欢迎中国专家撰文投稿。 文章被采用后,将登载于JPI PeaceNet,同时还将支付一定的稿费。编辑:韩仁泽研究委员(ihan@jpi.or.kr)     据媒体报道,在2月4日的韩中国防部长会谈中,中国国防部长常万全对美国在韩国部署末段高空区域防御系统萨德(THAAD)表示了担忧。在2月5日的中国外交部例行记者会中,有人问到有关中国对韩半岛部署萨德的立场,中国外交部发言人洪磊回答:“希望有关国家从维护地区和平稳定和双边关系大局出发,慎重妥善处理有关问题”,“关于反导问题,中方的立场是一贯的、明确的。我们认为,任何国家在谋求自身安全时,要顾及别国安全利益和和平稳定。”2014年7月,习近平主席同朴槿惠总统在首尔举行韩中首脑会谈时,习近平主席也直接谈及导弹防御系统问题,举出“主权国家的逻辑”,表明了对韩半岛部署萨德的消极立场。习近平主席的逻辑是,美国以美军的保护为名义在韩国部署萨德时,韩国作为主权国家应表明反对意见。   韩国政府对中国反对在韩国部署萨德的理由做出了解释性的反驳;此外,一些媒体发表文章解释称,萨德的部署实际上有可能影响中国的安全,到头来也会给韩国带来不好的影响。所以,我们有必要纠正对萨德,更进一步说则是对导弹防御系统的整体认识。   2008年,驻韩美军司令官沃尔特•夏普在出席美国参议院军事委员会听证会时提出了建立包括萨德在内的防御系统的必要性;2011年,驻韩美军司令官詹姆斯•瑟曼在议会听证会中谈及部署萨德的必要性,萨德从此成为了争论的焦点。 2014年6月,柯蒂斯•斯卡帕罗蒂司令官在演讲中表示,“已(向美政府)要求部署‘萨德’”,使此话题再一次成为热点问题。尤其,有一部分言论认为,韩国部署萨德意味着加入美国导弹防御系统,所以这一问题脱离了它的本质,变成了一个政治问题。   为了明确“编入美国导弹防御系统”或“加入美国导弹防御系统”这些模糊的定义,首先应考察美国在导弹防御上的战略性、政策性概念。在考察过后才能得知,美国的导弹防御系统究竟会不会成为威胁中国安全的因素,以及萨德作为导弹防御系统的末端组成部分,中国是否有必要担忧。 ​ 如何理解萨德(THAAD)? 理解美国导弹防御系统的关键词之一就是“防御针对本土的有限弹道导弹攻击(defending the territory of the United States against limited ballistic missile attack)”。这一说法被提出后经历了数次的发展与变化,现在美国的导弹防御系统的目的有以下几点。(1)保护美国国土免遭来自包括核武器在内的大量杀伤武器、传统弹道导弹攻击;(2)保护在外美军(包括基地、兵站、指挥部、军人)免遭以上攻击;(3) 保护美国的同盟国、伙伴免遭以上攻击;(4) 防御因事故或未经允许发射的弹道导弹的攻击。   这里需要注意的是,来自俄罗斯与中国的大规模攻击并非导弹防御的对象。关于导弹防御通常会出现的典型错误是就是导弹防御的目的,也就是将美国的导弹防御误认为针对俄罗斯与中国。美国导弹防御的目的是对现在已估算的美国、NATO、俄罗斯、中国控制之外的约6300个弹道导弹的防御。 从“意图”与“能力”两个层面来分析,可以认为美国导弹防御系统的对象是将俄罗斯与中国排除在外的。 美国是否具有以俄罗斯和中国为对象组建导弹防御的意图?美国的导弹防御从引入这一概念开始,围绕这一问题的争论就从未间断。从战略考虑来看,目前美国的导弹防御还未考虑到建立对俄罗斯与中国的弹道导弹的防御系统。美国强调,俄罗斯和中国与美国之间的战略平衡不会因为在欧洲和亚洲部署导弹防御系统而改变,其理由如下:战略上,建立以大国为对象的导弹防御系统会引发非常消耗性的军备竞赛。当一方越是试图建立导弹防御系统,另一方则会为使其防御系统丧失能力,增加用于攻击的武器系统。所以,建立以大国为对象的导弹防御系统,从战略上反而会给美国带来不利的结果。其次,导弹防御系统的建立会导致对方改变战略计算,增加战争的可能性。如果建立了导弹防御系统,在受到攻击后进行反击时,会担心自己的反击因对方的防御系统而失去意义,这就造成了要先发制人进行攻击的诱因。这最终会导致战略上的互不信任,产生从这一逻辑出发先发制人的攻击更为有利的想法,这其实不符合美国的战略利益。 从“能力”的层面来看,以俄罗斯和中国为对象建立导弹防御系统目前还毫不现实。考虑到俄罗斯与中国拥有的核弹头与弹道导弹能力,当出现军事冲突的时候,完全无法防御来自俄罗斯或中国的大规模攻击。假如有100个导弹发射过来,考虑到现在的技术能力,乐观估算即使能够击落70%,那么仍然有30个导弹能够攻击目标,所以导弹防御是完全没有意义的。这与未成功击落几个导弹而重新尝试拦截的状况完全不同。此外,如果考虑到部署导弹防御系统所需的天文数字般的费用,大国之间建立弹道导弹防御系统只会是填不满的无底洞。所以,目前对待俄罗斯与中国只能依赖相互遏制。中国也将相互脆弱性(mutual vulnerability)视为中美战略关系的基本。 下面讨论的是为什么萨德本身不会成为中国的威胁。首先来看国内认为萨德会成为中国的威胁的主张,这一观点认为由于萨德系统所需的X波段雷达,具体来说是AN/TPY-2 X-Band radar的探测距离较长(实际数据约达1000km),可以观察到中国的举动,美国便是出于这种目的才打算在韩国部署萨德。但是,日本已经部署了两台相似类型的AN/TPY-2雷达,而台湾则部署了被称为全球最强的雷达UHF long range EWR based on the AN/FPS-115 Pave Paws系统。台湾的这一雷达可以同时拦截3000公里以内的1000个目标物,台湾约花费12亿美元,从2004年开始部署,直到2009年才完工。在台湾和日本都已经部署了这种雷达的情况之下,说韩国引进的雷达将是美国用于监视中国的,这种主张的说服力是不充分的。 萨德的目标是为拦截中国的导弹这一主张已经失去根据,所以这里不再赘述。萨德的拦截是在弹道导弹再次进入大气层向目标物攻击的阶段,而不是在导弹发射后的上升阶段,或是在外大气层飞行的阶段进行拦截。 由于在上升阶段进行拦截的不现实性,美国已经停止了这一计划;对在外大气层飞行的导弹的拦截系统,目前正在美国国内部署中。萨德是进入我国领土内仅能对导弹使用的防御系统。 中国为什么反对萨德?    美国的弹道导弹防御系统既不是针对中国,也没有那样的能力,而且萨德本身也与中国无关,那么中国为何在这一问题上给韩国施加压力? 大体上可以解释为两点。 第一,考虑到现在的东北亚局势与韩国国内政治,中国很可能认为韩国是美国在东北亚同盟国中最弱的一环,将韩国视为美国同盟体系瓦解的起点。虽然韩美同盟并不会因为这一问题本身而瓦解,但是中国很有可能在今后通过一系列类似举动来削弱韩美同盟。国内已经出现一些支持中国反对在韩国部署萨德的声音。与美国不同,由于中国没有同盟国,所以美国同盟体系的削弱符合中国的战略目标,因此今后中国还会继续对韩国施加压力。通过向韩国施加压力,中国也在试探在韩美同盟问题上中国可以多大程度地对韩国施加压力。 第二,构建导弹防御系统是为了防止韩半岛现在的战略局势出现变化。北韩持续进行着弹道导弹开发与核开发,导致韩国在战略上处于十分不利的环境中。虽然通过美国的遏制扩张应对着北韩,但是如果比较韩半岛内的战斗力,由于北韩拥有导弹与核能力,所以呈现出一种有利于北韩的不对称。正因为这种不对称结构,才使北韩的各种强硬外交与挑衅行为成为可能。由于金正恩政权具有很难通过开放实现经济发展的特点,所以强硬外交与挑衅是政权存在的理由。在这种情况下,中国可能并不希望我们具备防御北韩导弹的能力而导致战略局势出现变化,换句话说,这种情况下北韩将难以继续强硬外交与挑衅。因为中国担心这种情况会引发北韩内部的不确定性和潜在不稳定性。 ​ 我们的应对方向   首先,萨德的部署还没有进行正式协议,或是作出决定。所以,应该表明萨德并不会给中国带来损失,与中国的战略利害无关;并强烈主张反倒是中国现在的态度只会被认为是偏护北韩。 第二,应该从萨德的部署意味着加入美国导弹防御系统这种没有根据的争论中摆脱出来,根据我们的安全情况、预算情况,以及最为重要的北韩导弹威胁能力来讨论究竟是否需要萨德。现有的韩国型导弹防御系统中并没有部署萨德的计划,所以我们应该跳出萨德的部署是美国的导弹防御这样一种奇怪的的逻辑,在北韩威胁日益变化的情况下,我们应该构建起一个应对性的导弹防御战略和政策,以应对超出我们目前导弹防御系统的北韩可能的攻击。 现担任峨山政策研究院华盛顿事务所所长。毕业于首尔大学经营学系,在美国乔治敦大学获得政策学硕士学位,在美国威斯康星大学密尔沃基分校取得政治学博士学位。现就职于美国南加州大学韩国学研究所,担任博士后研究员。主要研究领域为决策过程中的舆论问题、有关武力介入第三国内战的国际争端等。
  • 사드(THAAD)가 중국에게 위협이 되는가?
    저자
    우정엽(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 사무소장)
    발간호
    2015-05
      창환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2월 4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THAAD: 이하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데에 이어,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이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자 “우리는 관련국이 지역의 평화 안정, 양자관계의 대국적인 측면에서 출발해 관련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미사일 방어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어떤 국가가 자신의 안보를 추구할 때 반드시 다른 나라의 안보와 지역의 평화, 안전,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연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주권 국가 논리’를 들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의 논리는 미국이 미군 보호를 명목으로 하여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할 경우,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해명성 반박을 하고, 또한 사드의 배치가 실제로 중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의 안보에 안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해석을 보면서, 작게는 사드, 크게는 미사일 방어 전반에 관하여 우리의 이해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사드의 한국 배치는 2008년 월터 샤프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사드를 포함한 방어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고 밝힌 데 이어, 2011년 제임스 서먼 사령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작년 6월 커티스 스카패로티 사령관이 “사드의 전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고 한 강연에서 밝히면서 그 논란은 커져갔다. 특히, 사드의 한국 배치를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로의 편입으로 간주하는 일부 주장으로 인하여 이 문제는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사안으로 변화하였다.   그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로의 편입’ 혹은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에의 가입’에 대한 논란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대한 전략적, 정책적 개념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연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요소인지, 그리고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하부 구성 요소인 사드가 과연 중국이 우려해야 하는 사항인지 알아 볼 수 있다. 사드(THAAD)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제한적인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미국 방어 (defending the territory of the United States against limited ballistic missile attack)”이다. 그 개념이 제안된 이후 여러 차례 진화를 거듭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의 목적은 현재 다음과 같다. (1)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 살상무기, 혹은 재래적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미국 국토 보호, (2) 위와 같은 공격으로부터 외국에 전개되어 있는 미국 군 (기지, 병참, 지휘부, 군인 등 포함)의 보호, (3) 위와 같은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동맹국, 파트너 등 보호, (4) 사고 혹은 허가받지 않은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공격은 미사일 방어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사일 방어와 관련하여 흔하게 범하는 오류 중 대표적인 것이 미사일 방어의 이와 같은 목적에 관한 것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현재 추산되는 미국, 나토, 러시아, 중국의 통제 밖에 있는 약 6,300여 개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크게 ‘의도’와 ‘능력’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러시아와 중국을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미사일 방어를 구축할 의도를 가지고 있는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그 개념의 도입 시점부터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현재 미국 미사일 방어의 논의는 전략적인 고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 구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으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에게 미국과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전략적 균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략적으로 강대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은 매우 소모적인 군비 경쟁을 유발하게 될 것을 지적한다. 한쪽이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 할수록, 다른 한쪽은 그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용 무기 체계를 늘리게 될 것이므로, 강대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미국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은 상대방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게 만들어 오히려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미사일 방어 체계가 구축되면, 선제공격을 받은 후 반격을 하였을 때, 상대방의 방어 체계로 인해 반격이 의미가 없게 될 상황을 우려하여, 먼저 공격을 감행하여야 한다는 유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간의 전략적 불신을 높이게 되고, 그에 따른 선제공격이 유리하게 된다는 계산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능력’의 차원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은 현재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와 탄도 미사일 능력을 감안하였을 때, 만약 군사적 충돌이 발행할 경우,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예를 들어, 100개의 미사일이 날아온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의 기술력을 감안하여 아주 높게 잡아 70% 정도를 격추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30개의 미사일은 목표를 공격하게 되기 때문에,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몇 개의 미사일에 대해 격추가 실패할 경우, 다시 격추를 시도할 수 있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안하게 되면, 강대국들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 구축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보다 더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 억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상호 취약성 (mutual vulnerability)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관계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다음으로 사드 자체가 중국에 대해 위협이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히, 사드가 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국내의 입장을 보면 사드 시스템에 필요한 X밴드 레이더, 정확히는 AN/TPY-2 X-Band radar가 그 긴 탐지 거리 (실제 제원상으로는 약 1,000 킬로미터)로 인해 중국의 움직임을 알 수가 있고, 미국이 그 목적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 비슷한 사양의 AN/TPY-2 레이다가 2기 설치되어 있고, 대만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더라고 불리는 UHF long range EWR based on the AN/FPS-115 Pave Paws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대만의 이 레이더는 3,000 킬로미터 내에서 1,0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대만이 약 1200 million dollar (현재 기준으로 약 1조 5천억원 정도)를 들여 2004년부터 구축을 시작하여 2009년에 완공한 것이다. 이미 대만과 일본에 이러한 레이더가 구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도입되는 레이더가 미국의 대 중국 감시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사드가 중국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그 근거가 없으므로 여기에서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사드는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목표물로 향해 날아오는 단계 (Terminal Phase)에 요격하기 위한 것으로, 미사일이 발사되어 상승하는 단계, 혹은 외기권을 비행하는 단계에 요격하는 것이 아니다. 상승기에 요격하는 것은 그 비현실성으로 인하여 이미 미국에서 폐기된 프로그램이며, 외기권 비행에 대한 시스템은 미국 내부에 구축 중이다. 사드는 우리 국토 내에 진입하는 미사일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한 방어 시스템인 것이다. 중국은 왜 사드를 반대하는가?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도 않고, 그럴 능력도 없을 뿐더러, 사드 자체 역시 중국과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 문제에 관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동북아 정세와 한국의 국내 정치를 고려하였을 때, 미국의 동북아 동맹국 중 한국이 가장 약한 연결고리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의 동맹 체제 와해의 시발점으로 한국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 자체로 한미 동맹이 와해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일련의 비슷한 움직임을 통해 동맹 약화를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국내에는 이러한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과는 달리 동맹국이 없는 중국은 미국의 동맹 체계 약화가 그들의 전략적 목표에 상응하는 것이며, 그에 따라 한국에 대한 이러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압박을 통하여 향후 중국이 한미 동맹에 관한 어느 선까지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탐지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   둘째,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으로 인해 현재 한반도에 존재하는 전략적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 미사일 능력 개발과 핵 개발은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하였다. 미국의 확장 억지를 통해 그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는 전력을 비교하였을 때, 북한의 미사일과 핵 능력으로 인하여 북한에 유리한 비대칭적 상황이 되어 있다. 그러한 비대칭적 상황으로 인해 북한의 각종 강압적 외교 및 도발 행위가 가능하였다. 개방을 통한 경제적 발전을 꾀하기 어려운 김정은 정권의 특성상 강압외교와 도발은 정권의 존재이유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전략적 상황의 변화, 다시 말해 더 이상 북한이 강압외교와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 어렵게 되는 상황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을 중국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가져올 북한 내부의 불확실성과 잠재적 불안정성 때문이다. 우리의 대응 방향   우선, 사드 배치는 아직 공식적으로 협의된 바 없다거나, 결정된 바 없다는 것과 같이 피하기보다는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며, 오히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 편들기로 밖에 간주될 수 밖에 없음을 강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둘째, 사드 도입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편입이라는 근거 없는 논쟁에서 벗어나, 과연 사드가 필요한 상황인지 우리의 안보 상황, 예산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능력에 따라 논의해야 한다. 기존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에 사드가 계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드의 도입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라는 이상한 논리에서 벗어나 하루 하루 변화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그리고 우리가 현재 구축하고자 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벗어나는 북한의 가능한 공격 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 적응적인 미사일 방어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現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 사무소 소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Georgetown대학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at Milwaukee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한국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주요 연구분야는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여론문제, 제3국의 내전 무력개입에 관한 국제분쟁 등.
  • Asymmetric Warfare on the Korean Peninsula
    저자
    Kwang Ho CHUN(Royal United Service Institute)
    발간호
    2015-04
      According to a high-ranking North Korean defector and South Korean government officials, North Korea has developed an invasion plan of the South that employs asymmetric warfare techniques including nuclear capabilities to level the playing field for conflict on the peninsula. The existence of a plan is not surprising however, its nature is of concern to the ongoing security of the Korean Peninsula. Indeed the US and South Korea have the standing defence plan ‘OPLAN 5027’ however the revised North Korean strategy appears far more aggressive than anything devised by either the US or the South. Geopolitics is hard to predict and small changes in the political environment can rapidly escalate, as such, it is not surprising that North Korea would maintain a conflict plan for the event of all-out war on the Korean Peninsula, after all, the 1953 armistice that has held a make-do ‘peace’ has not always looked strong enough to prevent all-out war with many crises bringing the peninsula extremely close the 1976 ‘Axe Murder’ incident, the 1994 nuclear crisis, the 2010 shelling of Yeonpyeong island to name a few. However, the nature of North Korea’s current approach should be of concern to both South Korea and the US. The North Korean plan is not defensive in nature but distinctly offensive. It doesn’t call for artillery and forces to hold the 38th parallel but instead for first strikes with missiles and or nuclear capabilities that may deter American reinforcement. It is clear that North Korea would not be able to endure a drawn-out conventional conflict with the US, at least not without the direct intervention of China. However, it could strike a terrible blow to South Korea and it may expect that, if that strike is harsh enough, US foreign policy would not be able to stomach deploying troops to reclaim irradiated warzones. The plan, initiated in 2012 - early into Kim Jung Un’s leadership, has been deemed the ‘Seven Day Plan’ in that North Korea would need to take control of the Korean Peninsula within 7-days for it to be fully effective ? a time too short for US reinforcements to be redeployed in the Pacific. It is determined that missiles and nuclear capabilities would be the primary tools of disrupting any US-South Korean response, meanwhile troops would secure vital interests and conventional military hardware would then be deployed to secure victory. Increased missile testing as well as North Korea’s third nuclear test in 2013, should come as a severe warning of the North’s commitment to this plan. Notably, there is an absence of consideration for or reliance on Chinese support. Cleary, difficulties in relations over the last few years has created a climate for a more desperate self-sufficient North Korean military strategy. Parallels may rightly be drawn between the new North Korean approach and the way in which Russia annexed Crimea from the Ukraine in 2014. The Crimea situation has demonstrated an international reluctance towards a decisive response. The ‘Shock and Awe’ strategy of Russia lef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t a loss for how to respond and before a military response was feasible, a new order has been established. It is possible that North Korea will now doubt how decisive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response would be if South Korea was to fall to a sudden precise military action. In actuality, South Korea is heavily embedded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so those same parallels may be limited and the commitment of the US to defend the South is particularly strong. Additionally, an attack on South Korea would involve US casualties and it would be argued publicly to be a direct attack on the US ? a US response would be inevitable. In 1950, Kim Il Sung had assumed that his rapid conquering of South Korean territory would have been the end of a divided Korea - in his favour. However, even when pushed as far south as Busan, South Korean and the UN forces pushed the North back to the Yalu River on China’s boarder. If such a decisive international response rescued a South Korea that had been deemed ‘not a vital part of the US defense perimeter in Asia’ by then secretary of state Dean Acheson, then it must be expected that today’s South Korea would be assisted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the face of any eventuality. The important thing to note is that if it is the North Korean perspective that the South would receive limited support then an extremely dangerous precedent has already been set. If the North is prepared to use nuclear capabilities in a first-strike capacity then the US and South Korea must seriously consider pre-emptive strikes on nuclear facilities to eliminate this threat.  As such, the new Seven Day Plan pushes all sides closer to war. With a North Korea unable to win either an arms race or a protracted conflict as a result of vast economic disparities it must be appreciated that its nuclear capabilities are not solely a political bargaining chip. Other aspects of its approach for asymmetric war lend credibility to the threat the military structure of the North is heavily reliant on submarines (which constitute a naval guerrilla strategy), landing craft (which constitute mobility of land forces) and missile capabilities (which will disregard civilian life in order to achieve military superiority). In response to the heightened North Korean threat, the South Korean Military strategy will need revisions. In order to offset risk posed by the North’s first strike nuclear strategy, reliance on US support will become more important than ever before. This will mean relevant revisions to OPLAN 5027 as well as revisions to OPLAN 5029 (the contingency strategy in the case of a North Korean regime collapse). A heightened military threat posed by North Korea would perhaps be most critical should there be a sudden political destabilization in the North. Additionally, an emphasis will need to be made on maintaining the joint RoK-US Joint Forces Command that is responsible for the immediate response in the event of a crisis. There are few direct countermeasures - aside from pre-emptive precision airstrikes to prevent their use - that removes the direct threat that nuclear weapons and missiles present. As such, in a worst case scenario, it would fall to US capabilities of launching from aircraft carriers and out of neighbouring bases to ensure the security of South Korea. As such, a strong unified approach, as well as being politically important, offers the strongest military defence strategy. The Seven Day Plan could never be a wholly successful approach for the North. Consensus exists that there are no feasible scenarios in which the US would not commit its military to maintaining and/or re-establishing the sovereignty of South Korea. However, the plan constitutes a direct and severe threat in that it pushes all sides closer to initiation. Beyond this, it severely raises the risk of deployment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greatly enhances the risk of civilian causalities in the event of all-out war. Despite the North’s revised strategy, the immediate situation remains stable but tensions that arise on the peninsula in the future will have to be managed with increasing care by all parties in order to avoid greater catastrophes than the limited conflicts previously witnessed. Professor Kwang Ho CHUN is Professor at Chonbuk National University and Fellow at the 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RUSI) in the United Kingdom.
  • 한국인의 대중인식과 한중안보협력: 한중동맹의 수립은 가능할 것인가?
    저자
    한인택(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5-03
       한중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한중 관계의 진전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한중 관계에 대해 한국과 중국 간에 적지 않은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한중 관계가 더 급속히 발전되기를 원하며, 경제교류를 넘어서 군사안보 분야에 있어서까지도 협력하기를 원한다.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협력의 속도나 분야를 놓고 한중 간에 생각이 다르면 본의 아닌 오해나 실망이 있을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중국의 대표적 전문가의 견해와 우리 국민의 인식을 비교함으로써 한중 간에 존재하는 인식의 격차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옌쉐퉁 칭화대 교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로서 시진핑 지도부 외교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옌쉐퉁 교수가 그의 저서 『역사의 관성: 미래 10년의 중국과 세계』 (국내에서는 『세계사 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와 『성균차이나브리프』 기고를 통해서 한중동맹의 수립을 예측하였다. 옌쉐퉁 교수의 예측은 먼 미래가 아니라 10년 후를 내다보는 것이라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옌쉐퉁 교수는 한중동맹 수립가능성의 근거로 ‘일본의 군사강국화’,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공통의 위협과 ‘지역평화 유지’라는 공동의 과제를 들었다.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고 공동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안보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옌쉐퉁 교수는 또한 한미동맹의 존재가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북중동맹은 이제 실질적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중동맹 수립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옌쉐퉁 교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로서 현실주의 시각에서는 안보이익이 국가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이 협력을 통해서 얻어질 안보이익이 있기 때문에 양국이 마땅히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은 옌쉐퉁 교수로서는 당연한 결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주의적 분석이 과연 현실적(realistic)일까?   국가 간 안보협력은 공통의 위협이나 공동의 과제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자연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들이 서로를 협력의 상대자로 신뢰하고 위협이나 과제에 대해서도 공통된 인식을 해야 가능해진다. 특히 한국처럼 민주주의 국가인 경우에는 국민의 여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상대국을 협력 상대자로 인식하고 위협이나 과제에 대해서도 상대국과 공통된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여론의 중요성은 한중 간 안보협력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은 한국 국민의 인식을 조사해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대중인식   1) Pew Research Center 의 Global Attitudes 조사   2014년 봄 미국 Pew Research Center 의 Global Attitudes 조사는 여러 나라의 응답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호불호를 물었는데 조사대상국별로 반응이 큰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 국가를 예로 들면, 파키스탄의 경우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 조사대상자의 3%에 불과하고, 78%가 중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표한 응답자가 무려 91%이며 7%만이 호감이 있다고 답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 인식 (단위: %) 비호감 호감 파키스탄 3 78 방글라데시 22 77 말레이시아 17 74 태국 17 72 인도네시아 25 66 한국 42 56 필리핀 58 38 인도 39 31 베트남 78 16 일본 91 7 출처: Pew Research Center, “Global Opposition to U.S. Surveillance and Drones, but Limited Harm to America’s Image" (July 2014)   한국인 응답자들의 경우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42%, 호감이 56%로 나타났다. (참고로 한국인 응답자 중 미국에 대한 호감을 표한 비율은 82%, 일본에 대해 호감을 표한 비율은 22% 였다.) 호감이 과반수가 넘는 이러한 결과는 일견 문제가 없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주권문제로 중국과 양자적으로 대립하는 국가(일본, 베트남, 필리핀, 인도)나 동맹의 의무 때문에 중국과 간접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국가(미국)도 아닌데, 비호감 수치가 42%에 달하는 것은 좀 의외의 현상이다. 한중 양국 간 첨예한 국익의 충돌도 없으며 무역과 투자 등 양자협력을 통한 이해증진이 극히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비호감도도 낮지 않은 현상은 설명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호감수준으로서는 옌쉐퉁 교수가 예측하는 10년 후 한중동맹 수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 2)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식조사’   2007년부터 매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통일과 관련된 한국인의 의식을 조사하기위하여 ‘통일의식조사’를 실시하여 왔다. ㄱ. 친근감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 (단위: %)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2007 53 11.5 23.8 10.1 0.9 2008 59.9 9.6 20.3 7.7 1.6 2009 68.2 8.7 15.9 6.1 1 2010 70.6 9.6 14.8 4.2 0.7 2011 68.8 9.1 16.0 5.3 0.8 2012 65.8 6.8 20.6 5.8 1 2013 76.2 5.1 11.0 7.3 0.4 2014 74.1 4.5 9.6 10.3 1.5   지난 8년간 한국인에게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보면, 중국을 가장 가깝게 느낀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율이 작을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발생 이전부터 감소하다가 2014년에 겨우 2007년 수준을 회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친근감으로 본다고 하면 커다란 변화가 없는 한 10년 내 한중동맹의 수립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보협력이 꼭 친근감을 느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협감만 느끼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의 안보협력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할 수가 있다.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지난 8년간 응답자들에게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을 주는 나라를 꼽아보라고 요청하였다. ㄴ. 위협인식 한반도평화에 가장 위협을 주는 나라 (단위: %)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2007 21.1 25.8 36 15.5 1.3 2008 16.2 34.1 33.6 15 1 2009 12.4 17.6 52.7 15.8 1.1 2010 8.2 10.3 55.5 24.5 1.2 2011 8.6 11.6 46.0 33.6 0.3 2012 9.5 12.3 47.3 30.5 0.4 2013 4.4 16.0 56.9 21.3 1.3 2014 5.5 25.1 49.3 17.7 2.3     조사결과 북한을 가장 위협적인 나라라고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런 응답을 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2007년, 2008년에는 40% 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가, 천안함 사건 이전인 2009년도에 50%를 넘었다. 그 구체적 비율은 어떻든 북한을 가장 위협적이라고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이는 한중동맹의 수립에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옌쉐퉁 교수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한중 안보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는데, 한국인들이 북한을 위협적으로 보면 볼수록 협력할 유인도 커지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한국인들에게 일본이 북한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한중동맹의 수립에 긍정적인 현상이다.  옌쉐퉁 교수가 일본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한중 안보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을 위협으로 보는 한국인의 비율이 해마다 일관되지 않고 어떤 해에는 겨우 10%를 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에게는 몰라도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고 덜 항구적인 위협이다. 따라서 옌쉐퉁 교수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일본이라는 공통의 위협은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009년까지는 15% 선으로 낮았으나 2011년, 2012년에는 30% 선을 넘었다가 2014년 들어서야 비로소 17.7%로 천안함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사실이다. 동맹의 상대는커녕 한동안 중국은 북한 다음으로 심각한 위협으로 한국인들에게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당연히 한중동맹의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ㄷ. 협력 상대자     협력을 위해서는 객관적 공통의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친근감과 위협에 대한 인식의 공유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중국은 과연 협력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일까?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중국의 이미지를 물었다. 중국의 이미지 (단위: %) 협력대상 경쟁대상 경계대상 적대대상 2007 19.3 46.3 30.9 3.3 2008 24.3 38.2 32.3 4.9 2009 21.1 41.9 33.4 3.6 2010 19.7 45.1 31.8 3.4 2011 20.5 40.2 34.9 4.4 2012 16.9 35.3 35.8 12.0 2013 28.5 43.9 24.5 3.1 2014 34.0 34.6 29.1 2.3   해마다 변동이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추세적으로 지난 8년 기간 중 중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전체 응답자 중 20% 미만에서 30% 중반대로 올라섰다. 이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중국을 경쟁대상으로 보는 비율이 한때는 50%를 육박하다가 이제야 겨우 30% 중반대로 하락하였다. 낮은 친근감, 상대적으로 약한 협력대상으로서의 이미지, 계속 남아있는 경쟁대상과 경계대상이라는 이미지?이러한 응답결과에 비추어 한국인들은 혹시 의식 속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8년 이후의 통일의식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통일을 위해서는 주변 4강 각국과의 협력이 필요한지 물었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절대다수가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중국과의 협력 필요여부 (단위: %) 필요 불필요 2008 80.7 19.3 2009 83.2 16.8 2010 88.9 11.1 2011 84.7 15.3 2012 68 32 2013 84.5 15.5 2014 88.6 11.4   여러 질문을 통하여 나타난 한국인들의 대중인식은 부정적 또는 미온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절대다수가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살펴본 인식조사의 결과들은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과 중국이 동맹을 수립할 것이라는 옌쉐퉁 교수의 예측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인식이 한중동맹의 수립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까지 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그다지 호감이나 친밀감을 느끼지 않으며,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은 공유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위협감을 덜 느낀다. 오히려 중국을 위협으로 보며, 중국을 협력대상보다는 경쟁이나 경계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중 양측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인들의 절대다수가 중국을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한중 간에는 아직 전통적 의미에서의 동맹은 어렵고, 소위 ‘이슈별 동맹’이 당분간 한국인의 인식과 더 상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협력을 보는 양국의 인식과 기대가 너무 차이가 나면 의도치 않게 오해나 반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 측이 아직 우리 국민의 인식이 한중 간 안보협력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기대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이 우리에게 하는 기대가 어떤지 명확히 이해하고 필요하면 그에 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중 관계를 보는 다른 국가들의특히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여 주변국가의 오해나 실망도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평화연구원은 2015년 연구사업의 하나로 동아시아 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대외인식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평화연구원의 조사가 협력과 평화에 관한 역내 각국의 인식과 기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계기가 되어 역내 협력과 평화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정치학 석사를 취득하고, UC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함.
  • 첩보 정치(Intelligence Politics)의 부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저자
    도종윤 (제주평화연구원)
    발간호
    2015-02
    1962년, 로베르타 월스테터(Roberta Wohlstetter)는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미국 정책 실패의 원인을 첩보의 부재와 정보의 혼란에 있었다고 보았다(Pearl Harbor: Warning and Decision). 2004년, 미국 콜럼비아대학교의 리차트 베츠(Richard K. Betts)는, 9.11테러 발생과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존재 입증 실패의 원인을 첩보의 미비에서 찾았다(Foreign Affairs May/June).   정확한 첩보는 정책 결정자에게 내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상대와의 전략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탈냉전 후 첩보는 더 이상 정치가 아닌 ‘액션’으로 격하되었다. 냉전 시대,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는 자신이 영국 정부의 스파이라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종종 총리와 면담도 한다. 반면,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요원인 에단 헌트는 더 이상 정부 고위 관료들을 그들의 안락한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만나지 못한다. 공중전화를 통해 비밀 지령을 받을 뿐이다. 에단은 조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조직을 위해서 활동한다. 첩보가 정치에서 멀어진 데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 생활 속에 침투된 인권 개념,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이 첩보의 본질과는 충돌한다는 생각이 퍼졌기 때문이다. 지금, 첩보는 ‘현실’에서 사라졌거나, 또는 과거보다 아예 더 은밀해졌다. 첩보의 위기는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심화된다. 먼저, 탈냉전 이후 대중은 첩보를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냉전의 종결은 확실히 첩보 활동의 양을 줄였다. 갈등이 고조되었을 때 정보는 첩보 활동을 통해 수집된다.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쪽이나 탈취하는 쪽 모두 비밀스럽다. 그러나 이제 정보는 첩보를 통해서가 아니라 대화와 공개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첩보는 오히려 스노든(Snowden) 사태에서 보듯, 내 정보를 대중에게 폭로되지 않게 지키는 것에 더 집중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이제 첩보를 통해 확보해야 할 정보는 훨씬 제한적이고 애매해졌다. 둘째, 정치화(politicization)는 첩보 내용의 분석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첩보 내용은 대부분 불분명하다. 따라서 정치적 신념에 편향되어 분석될 여지가 많다. 첩보의 정치화가 민주주의 파괴와 인권 침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목격된 바 있다. 정치화된 첩보는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을 위해 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러 방지와 첩보   최근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Matteo Renzi) 총리는 유럽 차원의 ‘첩보국’을 신설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는 지난 1월 7일, 이슬람주의자 두 명이 프랑스 주간지 ‘사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에 난입하여 12명의 직원을 살해하는 테러가 발생한 후에 나온 반응이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 EU 외교대표도 테러리즘 방지 차원에서 터키,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과 첩보 교류가 강화되어야 함을 시사하였다. 더 나아가 그녀는 각국에 파견된 EU 대표부에 ‘안보담당역(security attache)’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이른바 첩보 정치의 부활이다. 이런 요구는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가 첩보의 부재에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는 비난에서 비롯된다. 사건을 일으킨 범인 중 한명인 사이드 쿠아시(Said Kouachi)가 이미 몇 년 전에 예멘을 방문하여 알카에다 소속대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당국이 이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러 나라를 경유하는 테러리스트를 감시하기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정보 공유와 강력한 첩보활동이 요청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첩보의 정치화? 첩보 정치의 부활?   유럽연합은 2004년 마드리드 테러, 2005년 런던 테러 등을 계기로 테러 방지 활동의 하나로 첩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EU 공동상황센터(SITCEN)’를 설치한 것을 모태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대외관계청(EEAS)에 ‘EU첩보분석센터(EU IntCen)’을 두고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정보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IntCen은 자체적인 정보 획득 메카니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로지 소극적인 정보 분석에만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2013년, 비비안 레딩(Viviane Reding) 사법담당집행위원은 2020년까지 해외 첩보 역량을 강화한 첩보국을 둘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유럽연합이 미국의 CIA와 같은 형태의 ‘첩보국’을 신설할 것인지는 아직 알수 없다. 우선, 주요회원국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자국의 정보국을 활발히 가동하고 있는 국가들은 유럽차원에서 첩보 활동을 통합시키려는 노력에 미온적이다. 첩보 활동은 통합공동체보다는 주권국가 단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도 공식적으로는 스파이 활동이 부여된 첩보국의 신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보다는 인터폴, 유로폴(Europol) 등 다른 사법기관들과 공조하면서 정보 공유의 폭을 확대하고 분석역량을 높이는 데 더 중점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다. 첩보국 창설의 근본적 문제는 첩보가 정책 결정에 기여한다는 것은 비교적 분명한 반면, 본질상 정책 결정 과정에는 공헌이 거의 없다는 점에 있다. 나아가 첩보의 오류로 인한 인권 침해나 비밀주의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점은 유럽연합의 거버넌스가 가진 현실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다. IntCen의 일카 살미(Ilka Salmi) 국장은 그 점을 정확히 지적한바 있다. “첩보활동을 할 경우 (유럽연합에서) 그 활동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명령은 누가 내릴 것인가?”  샤를리 에도브 사건을 계기로 유럽에서 첩보 활동 강화 논의가 부활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종교 지도자에 대한 풍자가 어느 민족에게 모욕을 주었다면 그것은 테러의 본질과는 구분될 문제다. 테러의 원인이 무엇인지 보다 면밀히 살피지 않으면 첩보의 정치화가 우려될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테러리즘에 대한 하나의 대응책으로 첩보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주변국의 불안 요인을 미리 감시하고 안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첩보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정보 네트워크 분야는 첩보가 집중해야 할 새로운 분야로 거론되기도 한다. 회원국 간 정보 공유나 전략 분석 수준을 넘어, 유럽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얼마나, 어떻게 첩보를 정치 안으로 끌어안을 것인지 주의 깊게 살펴볼 일이다. 이른바 '첩보의 정치화'와 '첩보정치'는 구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본드나 에단 헌트가 아닌, 첩보정치를 실현시킬 제3의 모델이 출현할 것인가?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브뤼셀 자유대학교에서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취득. 주요 논문으로 "국제정치학에서 주체물음(2013)", "유럽연합의 개발협력전략(2013)"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