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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부를 위한 제안
    저자
    장 뱅상 플라세 (前 프랑스 국가개혁담당 장관)
    발간호
    2017-32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는 저의 이야기를 아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제가 처음 한국을 떠났을 때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될 때였습니다. 그 이후 마지막으로 제가 한국을 떠난 것은 프랑스 내각의 국무장관으로서 지난 6년간 여러 차례 한국을 공식 방문한 이후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한국에 온 건 3개월도 채 안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이었습니다. 그 이후 잘 아시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대선이 진행되었고 내각이 새로이 구성되었습니다. 상원의원의 자리로 돌아갈 날을 며칠 앞두고 존경하는 원희룡 도지사님의 초청으로 이 자리에서 전임 장관으로서의 경험에 대해 말씀 드리게 된 것은 크나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께서 정부 내, 지방자치단체, 기업, 사용자들과의 관계 현대화를 위해 3년 전부터 추진한 ‘간소화의 충격’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16년 2월 내각에 입문했을 때 이를 두고 주변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좋게는 ‘힘내!’부터, 나쁘게는 ‘힘내……’까지. 요컨대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것이었죠. 자랑하고자 드리는 말씀은 아니지만 전임자 두 분과 함께 지난 정부에서 저희는 간소화를 위한 800여 건 이상의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정치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몸담고 있던 정부에서 시민사회를 미래의 동반자로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그 시민사회의 대변자들입니다. 그렇게 디지털 ‘프로세스’가 도입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종종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이죠. 제 얘기에 미소 짓는 분들께서 계시는데, 저는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여러분들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개발하는 기술, 연구 및 애플리케이션이 결국 우리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수정하고 완성해냅니다. 여러분들의 어깨에 놓인 책임감이 느껴지십니까? 저는 지금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진지합니다. 이제 모든 것은 움직임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죠. 하지만 지금 그 움직임은 가속화되었습니다. 과거에 인간은 50년 후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이 어떻게 바뀔지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누가 앞으로 10년 후 자신의 일상이 어떻게 바뀔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린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로 다시 돌아온다면,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으로서의 경험 덕분에 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이 ‘취약’한 것이 아니라 ‘재발견’해 나가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 또한 없는 것입니다. 기업체들의 기술과 선택이 우리 일상에 변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정부 조직 다시 말해 공공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가속화를 가져왔습니다. 적어도 정보의 확산에서 그렇습니다. 아니 어찌 보면 정보 확산의 가속화로 인해 ‘실시간’으로 소위 새로운 액션이 만들어지고 그 자체가 새로운 정보원이 되는 것 아닐까요? 결국 다시금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이와 같은 시간의 가속화로 인해 우리의 민주주의도 변화하게 됩니다. 이를 탓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신기술의 도입으로 우리의 사회가 변화하였고 무엇보다 시민들인 사용자와 행정 관청의 관계도 변화하였습니다.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멸을 의미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에게는 경제적인 의미, 저희에게는 정치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저는 지난 12월 파리에서 ‘열린 정부 파트너십(OGP: Open Government Partnership)’ 회의를 공동 주최하면서 80여 개의 정부 및 수백 명의 기업체 대표들을 모시고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웃고 있지만 당시 그 사안들은 진지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상당히 진중한 문제들이었습니다. 프랑스 대선 기간 동안 우리는 민중을 선동하는 자들과 민주주의의 적들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지난 몇 달간 목격한 바 있습니다. 특히 페이크 뉴스라고 부르는 가짜 뉴스는 빛의 속도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상에서 확산되었습니다. 조금만 경계를 늦춰도 선거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 자체의 훼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 새로운 가능성은 고귀한 의미로 우리 사회를 위해 역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을 일례로 들 수 있습니다. 열린 정부 파트너쉽 회의에서 프랑스가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각 국가들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발의로 발족한 OGP는 디지털의 원칙과 툴을 활용하여 정부 투명성 증진, 시민권한 부여, 부패 척결을 위해 탄생한 국제기구입니다. OGP는 회원국 내에서 독립적인 평가를 통해 비전 실천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함으로써 공권력과 시민사회 간 원활환 소통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현대시민은 점차 더 민주주의 논의 과정에 일조하고 공공정책 수립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욕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수월해졌습니다. 정보의 공유가 원활해졌고 시민과 공공기관 주체 간에 새롭고도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증진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저의 임무 중 하나는 신뢰할만하며, 지속가능하면서 효율적인, 그러면서도 공공정책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는 솔루션을 여러분들의 기업에서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재생, 투명성, 혁신이라는 요구 조건에 정부가 어떻게 응답했는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의 ‘디지털 공화국을 위한’ 법률은 협의과정을 거치면서 정부에서 제출한 법률안에 추가사항들이 덧붙여졌습니다. 의회 심의를 거치는 2차 협의과정 결과, 새롭게 5개 조항 및 90여 개의 수정사항이 도출되었습니다. 총 2만 명의 사람들이 본 협의과정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험들은 선출직 의원들로 대표되는 대의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동시에 직접민주주의의 일부를 수용함으로써 시민과 그리고 이들이 선출한 대표자들 간의 소통에 활력을 불어넣어줍니다.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법률안의 정당성은 더욱 더 보장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올랑드 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본 제도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프랑스와 같이 규범이 우선시되는 국가에서 이는 특별한 함의를 지닙니다. 규범적 문화에서 영향 및 평가 중심의 문화로의 이행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몇 년간 간소화를 담당하게 될 실무진들의 업무가 될 것입니다.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움직임은 시작되었고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우리는 이와 같은 성공의 이면을 벌써 경험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우리가 더 신속하게 행동을 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또한 없습니다. 유럽 이웃 국가들 중 현대화의 길에 들어선 국가들 역시 동일한 ‘조바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 독일 방문 시 접견한 독일 측 장관은 평가의 문화로 이행하는 데 독일의 경우 거의 10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지 채 몇 년 안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에너지와 창의성을 보존하고 증폭시켜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이와 같은 변화의 동반자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현대화를 21세기 민주주의, 성장, 경쟁력의 지렛대로 삼아 수십억의 이윤을 창출하고 더욱 더 경쟁력 있는 디지털 정부를 만들기를 제안합니다. 前 프랑스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2016-2017). 밀라노국제식품박람회 정부 특사(2015), 상하이세계박람회 파리-일 드 프랑스-파리상공회의소 공동관 관장(2010)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프랑스 에손 주 상원의원으로 프랑스 녹색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고 있음. 주요 저서로 『Pourquoi pas moi (나라고 안 될 이유가 없지!)』(2014) 가 있음.
  •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대응방안
    저자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간호
    2017-31
      최근 들어 북한 핵, 미사일 문제가 전례 없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끊임없이 지속되는 핵, 미사일 실험들은, 최고 권력자로 등극한 김정은이 이를 총괄하면서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핵 보유를 명시하였고, 작년에 개최된 제7차 당대회에서는 핵무기와 경제 병진노선의 지속적 추진을 밝혔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위협이 우리의 예상과 대응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심화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시험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문제점과 운용 유지에서의 한계를 노출했지만,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하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우리의 안보에 미치는 위협 요인과 대응 방안을 기술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다. 먼저, 탄두 폭발위력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에서는 제5차 핵실험의 폭발위력을 10kt 정도로 발표했지만, 이는 상당히 보수적인 판단이다.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암석 유형과 실험장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폭발위력이 15kt를 넘어선다고 지적한다. 수십만 명이 희생된 히로시마, 나가사키 핵폭탄의 폭발위력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에 제4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폭발위력이 낮아 무시되었지만, 구소련에서는 부분핵융합에 의한 증폭형 핵폭탄도 수소폭탄이라 지칭한다. 이런 증폭핵탄은 대부분의 핵폭탄 보유국들이 다음 단계로 개발하는 무기이고, 북한이 현 상태에서 충분히 취할 수 있는 방안이다. 북한이 2000년대 초반부터 이에 필요한 리튬6와 중수소(D)를 개발해 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일반 핵폭탄이 중소도시나 군사목표를 타격하는 전술핵무기라면, 200kt 정도의 증폭핵탄은 어지간한 대도시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인구밀집도가 특별히 높은 우리나라 대도시에 5~10발 정도의 증폭핵탄이 떨어지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북한의 핵폭탄을 매 한발, 한발마다 사활을 걸면서 방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폭형을 넘어 수소폭탄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둘째로, 탄두 수량이 증가하고 있다. 북한이 플루토늄(Pu)에 의존했을 때는 그 수량이 많지 않았으나, 이제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고농축우라늄(HEU)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라늄 농축공장은 규모가 작고 전력소모가 작으며 분산이 가능해, 우리가 모르는 장소에 숨기기도 쉽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0년까지 30~100개의 핵폭탄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한다. 탄두 수량의 증가와 표준화는 북한이 상당히 다양한 투발수단을 상호 전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LBM인 ‘북극성 1’과 육상형인 ‘북극성 2’ 등에 동일한 핵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수의 예비 탄두를 보유해, 선제공격을 당해도 살아남은 투발수단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폭핵탄처럼 단일탄두의 폭발위력이 증가하면 이러한 위협이 더욱 가중된다. 셋째로, 방어돌파능력이 향상되고, 핵전술이 다양해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대량 배치된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 정도의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했다고 판단된다. 최근에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면서,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기 위한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SLBM과 고체추진제 ‘북극성 2’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로 인해 발사준비시간이 단축되어, 우리의 Kill Chain을 대폭 보완해야할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의 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고고도 핵폭발 등의 핵전술 고도화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각발사와 탄두의 비대칭 기동에 의한 장시간 고공비행 등이 그 예이다. 고고도 핵폭발은 강력한 X-선과 전자기펄스(EMP)로 인공위성과 레이더, 통신망, IT기기들을 무력화할 수 있어, 21세기의 새롭고 강력한 핵전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와 같이 대도시 집중도가 높은 IT 대국에 특히 위협적인 전술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 핵실험의 사전탐지와 이동식 미사일의 발사 징후 탐지, 고고도 궤도추적에 한계를 보였고, 기술 분석에서도 많은 혼선을 보였다. 핵, 미사일 정보 분석은 사전에 잘 조직되고 훈련된 과학기술자 집단과 이들 간의 협업, 장기적인 학습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과학기술은 원리를 알면 아주 다양한 기술개발 경로를 채택하면서 이를 은폐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기술개발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그들이 보여주는 것을 뒤따라가며 세우는 대안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 무기체계는 10여년의 장기계획으로 추진되어 중간에 변경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미군이 미사일 성능을 과신한 나머지 기관포를 뗀 팬텀기를 월남전에 투입했다가 커다란 낭패를 당한 것과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정보 수집, 분석을 외국에 의존하며 북한이 보여주는 것을 뒤따라가는 대책으로는, 국력을 동원해 빠르게 확장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없다. 홍수를 막으려면 기상예측을 강화하고 댐을 건설하지 않는가? 따라서 당장 필요한 피해방지 대책을 세우는 한편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앞서 나가서 장벽을 쳐야 한다. 1957년의 스푸트니크 충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사례를 보자. 소련의 수소폭탄 공격 위협에 노출된 미국은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만들고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해 기술 개발에 주력했으며, 학교 교육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기초과학을 육성했다. 결국 1972년에 미·소우주협력협정이 체결되고, 대화를 통한 긴장해소의 길이 열렸다. 이를 교훈 삼아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정권 차원에서 기구를 정비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먼저, 북한의 국방과학 전반을 조망하고 정보 수집을 대폭 강화하며,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특히 우수 청년 인력들을 양성하고,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경험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주적인 분석과 대응 능력을 확충해, 적어도 북한 문제에서만큼은 우리가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 다음으로, 다층, 다방면의 복합 방어망을 확충하고 연동해야 한다. 북한의 핵능력과 핵전술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는 저고도에 국한되고 수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다층, 다방면으로 확충하고 연동해야 한다. 우리 무기가 완벽하지 않지만, 북한 핵미사일 역시 많은 전술적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노려, 그 전술적 운용 능력에 제약을 가하고 도발 의지를 꺾어야 한다. 셋째로, 미래 기술 개발 추세를 따라잡아 북핵을 근원적으로 방어할 길을 찾아야 한다. 선진국들은 차세대 발사체와 고고도 항공기, 무인기, 인공위성 등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여기에 관측설비와 레이저, 미사일 등을 탑재해, 적의 미사일을 부상단계에서부터 요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도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이스라엘처럼,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방어체계를 개발할 수 있다. 넷째로, 대화 국면에서도 살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한에 들어가는 기술과 물품 중에서 대량파괴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것들을 철저히 구별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수많은 제재 품목들을 별도로 지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연동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사전 조치 없이 성급하게 북한을 지원하면, 국제적 규제를 우리가 위반하게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군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핵, 미사일 분야는 군과 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북한이 “우리 과학자들이 개발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보다 월등히 우수한 연구자들과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에서 우리 과학기술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조기에 충분히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 어쩌면 이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유도하고, 통일을 앞당길 수도 있겠다. 現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대학교 섬유고분자공학과 공학박사, 중국 북경사범대학 국제 및 비교교육연구소 교육학박사를 취득.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수석대표를 지냈으며, 주요연구로 「북한의 과학기술인력 현황분석과 협력과제」(이춘근 외)(2016), 「고고도 핵폭발에 의한 피해유형과 방호대책」(이춘근 외)(2016), 「과학기술로 읽는 북한 핵」(2005), “Nuclear Technology and Associated Human Resources in North Korea”(2008) 등 다수.
  • 한미 FTA 재협상 전망과 과제
    저자
    김석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발간호
    2017-30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은 한국 정부에 이익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의 대 한국 확장억지 정책을 확고히 하는 안보적 이익을 한국 정부가 얻은 것이다. 또한 전시 작전권 이양과 한반도 통일 환경 조성에 있어서의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에 관한 지지를 얻어내는 외교적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두 가지의 부담도 안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 증액과 한미 FTA 재협상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한미 간 경제 무역 관계에 관하여 공동성명에서 “균형된 무역”을 증진시킨다는 내용과 “진정으로 공정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공동성명이 7시간 지연된 이유로 미국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하여 “자유로운 무역”을 삭제하자고 요구한 것과 연관시켜 분석하면 이러한 내용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그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자유무역은 관세와 비관세장벽을 낮추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공정무역은 덤핑과 정부보조금 지급과 같은 불공정 무역관행을 철폐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지속적인 미국의 무역 적자는 미국 경제의 성장과 패권유지라는 정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동해왔다.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의 근본 원인을 다른 국가들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에서 찾으려고 한다. 미국 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뛰어난데 다른 국가들이 투명하지 않은 형태의 시장개입을 통해 미국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덤핑과 정부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외국 상품들의 대미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반영되어 있다. 한미 FTA 발효 후 한미 양국 간 무역량은 증가하였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세계무역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무역량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기인하여 양국 내 상호 시장점유율도 증가하였다. 그리고 양국 간 상호 투자도 다소 증가하였다.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그러나 미국 측 입장에서의 문제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증가한 사실이다. 2011년 116억 달러였던 대미 상품 무역 흑자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에는 258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동 기간 미국의 대 한국 서비스 무역 흑자가 다소 증가하여 14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을 모두 고려하면, 2011년 6억 달러에 그쳤던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2015년에 117억 달러로 증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로 인하여 미국의 손해가 커졌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과제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절차적 문제와 더불어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고,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에 관하여 한국 정부는 몇 가지 중요한 점들을 고려하여 한미 FTA 재협상에 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로,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화당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기존의 공화당 행정부보다는 보호무역적 성향이 강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외쳐온 미국중심주의적 외교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TPP 탈퇴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결정하였다. 자국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국제기구와 협약을 파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 FTA가 미래에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최종적으로 종료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협상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현재의 한미 FTA 협정문에 기초하여, 한국 정부가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그에 응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한미 FTA 종료라는 위험을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적 색깔과 자국중심적 경제 운영의 기조를 면밀히 검토해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 FTA 재협상보다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NAFTA 재협상 과정과 결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실행 5년간에 발생한 다양한 경제적 효과와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의 영향을 각 분야별로 분석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측에서 관심이 많은 자동차, 철강, 농업, 서비스, 의약품 등에서의 수출입 동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게 어떤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를 끼쳤는가를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한 추세 분석뿐만 아니라 요인 분석과 미래 추세 예측 분석 등을 통하여 한미 FTA의 중장기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현 한미 FTA 협정에서 유예된 부분들이 개방될 경우의 효과와 문제도 같이 분석하여、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어떻게 미국 측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가도 준비해야 한다. 셋째로, 한국 정부는 2006년 시작된 한미 FTA 협상 당시와 현재 상황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유사한가를 고려해야 한다. 2006년 시작된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사회적 분열과 정치적 대립으로 인하여 많은 비용을 지불하였다. 찬성과 반대 진영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다. 친미와 반미, 개방주의와 보호주의, 수출산업과 수입경쟁산업, 행정부와 의회 등의 다양한 진영 간 대립과 경쟁으로 인하여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였다. 이에 더하여 광우병과 독소조항, 그리고 미국 측 요구였던 ‘4대 선결조건’ 등의 사안들이 중첩되면서 혼란과 대립은 증폭되었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지더라도 이러한 대립과 경쟁을 축소시키려는 노력이 강구되어야 한다. 대립과 갈등을 축소시키는 방안으로 한국 정부는 잘 준비된 협상, 투명한 협상,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협상, 국회와의 협력을 구축하는 협상, 국제규범과 원칙에 부응하는 협상 등의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넷째로, 한국 정부는 한미 FTA의 5년간의 실행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5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판단하면, 한미 FTA가 한국 경제에 매우 심각한 부정적 효과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 당초 우려했던 과도한 대미 의존은 발생하지 않았고, 한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었던 투자자 국가 소송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미 수출은 전체적으로 증가하였고,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도 이뤄졌다. 다만 우리가 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농업 부문과 서비스 부문, 의약 부문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하였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루어진다면, 미국은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한미 FTA를 추진할 때 한국 정부는 한국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서비스 산업 경쟁력 증대,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증대 등을 통한 한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궁극적인 목표로 채택하였다. 5년간의 짧은 경험 때문에, 이러한 장기적 목표가 달성 과정에 있는지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이러한 목표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가 추진해야 할 방향인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이렇게 채택된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 통상관계는 상호 이익 증대를 위하여 확대 심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 이익에 관한 고려보다는 절대 이익에 대한 고려가 앞서야 하는 이유이다. 한미 양국 정부 모두 자신의 국내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갖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미 FTA를 통한 경제적 이익은 정치적 이익으로도 환원될 것이다. 그리고 흔히 이야기되듯, 한미 간에는 경제적 이익 이외에도 안보적 이익과 가치 공유 이익이 존재한다. 이런 측면을 한국 정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다양한 경제적 공세에 종합적으로 대비해야만 한다. 한미 FTA 재협상뿐만 아니라,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대하여 환율과 관련된 압박, 무역장벽과 관련된 압박 등 다양한 경제적 압박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하여 당당하고, 투명하고, 치밀한 준비가 이루어진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 現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정치학석사, 노스캐롤라니아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주요연구분야는 국제정치학, 국제정치경제,비교정치학, 경제학 등이며 주요 저서로는 『국제통상의 정치경제론』(1998), 『현대 국제정치 핵심논쟁 12제』(공저)(2001), 『한국의 통상협상』(공저)(2004), 『국제정치경제의 이해』(2016) 등이 있음.
  •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저자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발간호
    2017-29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다소 제한적이지만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이번 회담은 북한 핵, 사드 배치, 한미 동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즐비한 가운데 북한에 억류되었던 웜비어(Otto Warmbier)의 사망으로 인해 출범한 지 50여일 밖에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지난 국정공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나타났던 ‘한국 건너뛰기(Korea passing)’현상을 ‘한국의 귀환(Korea is back)’으로 돌리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본다. 다행히도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의 무례한 악수와 같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과거 뉴욕과 로스엔젤리스 등을 방문했던 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이번 미국 방문의 모든 일정을 워싱턴에 할애함으로써 정상외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상회담 주요 의제 이번 정상회담은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의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양국 정상의 첫 회담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같은 민감한 사안의 경우에는 정상회담 전에 미 의회를 방문하여 한국의 입장을 설명함으로써 양국 정상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의제인 북핵문제와 실익에 기반을 둔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에서 도출된 두 정상의 대화는 공동언론발표로 이어졌으나 당초 예고했던 대로 별도의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미 공동성명에는 ▲한·미 동맹 강화 ▲북한 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 지속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한 무역 발전 ▲여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양자 협력 증진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공조 그리고 ▲동맹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외교부장관 인사가 지연됨에 따라 양국 간 사전 실무협의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내용은 향후 두 정상의 임기의 계획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된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으며 전시작전권 전환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동안 워싱턴에서 줄곧 제기되어왔던 사드 배치 지연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다만, FTA 재협상과 방위비 분담금 같은 실익에 기반을 둔 트럼프 대통령의 논의는 피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의제는 지양하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를 다양하지만 선별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선정과 공동성명 내용은 합리적이었다고 평가된다. 북한 핵문제 문제 인식 공유 및 공조 강화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절반 이상을 북한 문제에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언론발표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한미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the patience is over)”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 쉽게 들리는 이야기다. 최근 마이크 폼페오(Mike Pompeo) CIA 국장은 매일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를 묻는다,” 라고 했고 얼마 전 허버트 맥매스터(Herbert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옵션(military option)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CNN과 인터뷰를 한 군사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미국의 군사옵션들을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준비가 되어있다”1)고 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해 미국은 “확실한 대응(determined response)”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실한 대응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얘기한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대응일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메시지는 북한뿐만 아니라 얼마 전 미국을 다녀간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도 보낸 메시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 새로운 군사옵션과 확실한 대응에 대해 논의를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에 대해 양국 간의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절대로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포괄적 전략 동맹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를 대외적으로 유감없이 보여줬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이미지를 상쇄시키듯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는 연일 양국 언론을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관계를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 내 평화와 안보의 초석(cornerstone)이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평상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사적공간인 백악관의 트리티룸(Treaty Room)을 소개하고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2)에 관례에 없던 3박을 허용함으로써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한국과 전 세계에 재확인시켰다. 양 정상은 한·미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동언론발표 중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사망한 오토 웜비어(Warmbier)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조의를 표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지키는 것” 이라고 하며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다시는 웜비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국제사회와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고 둘 사의의 깊은 신뢰가 쌓였다고 했다. 이와 같이 양국 간 공유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가치기반동맹(value-based alliance)이 선행이 되어야 군사 경제적 공유가치를 기반으로 한 이익기반동맹(interest-based alliance)이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한국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가치에서 동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웜비어 사망에 대한 조의 표명은 양국 정상회담의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공동성명에 명시되었듯 한미는 한반도 문제와 한미 연합방위에 있어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고 북핵 문제도 제재와 대화를 통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공동언론발표에서는 발표된 북핵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공동성명에 명시가 안 된 것에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대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한미 FTA 재협상 논의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므로 이제부터 잘 준비해나가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그 동안 불공정한 협정이었던 한미 FTA를 재협상하여 양국에게 공평한 협정(fair deal)이 되길 희망한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면서도 상호 호혜적인(fair and reciprocal)” 한미협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 후 블레어하우스에서 열린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FTA 재협상은 공식적으로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고 일축한 동시 “그래도 시정의 소지가 있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대응하였다.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의 아베 총리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에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는 일각의 제안도 틀리지 않은 얘기이지만 현재 문재인 정부는 한미 경제 프레임워크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의 논리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한미 FTA 에 따른 미국의 무역적자를 양국 정상의 공동언론발표장에서 정면으로 비판하고 새로운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에는 그 의지 또한 확실하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내용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고, 회담 후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적자 수치가 ‘창피한 경제적 실수(humiliating economic error)’라고 비판했으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국 미국 ‘국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로 귀국하는 대로 반드시 한미 FTA 관련 TF 팀을 구축하여, 재협상 가능성 여부를 검토, 대비해보고 대응전략 논의를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평가와 과제 한미 정상회담은 대체적으로 순조로웠다. 첫 정상회담을 실패하면 국내외적으로 많은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에 첫 정상회담은 대부분 실패하지 않는다. 이번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 속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북핵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정리했으며 동시에 민감한 사안은 제외시켰다는 점에서 형식상으로는 분명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고스란히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 과제의 시작은 한미 간 고위급 전략협의체 구성이 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외교와 안보를 시작으로 경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전략협의체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의제와 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에 대한 한국의 입장(stance)을 설계해나가야 할 것이다. ‘거래의 기술(The Arf of the Deal)’의 저자이자 수십 년간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노련한 기업가(entrepreneur)이자 국제정치의 프레임워크 내에서는 현실주의자로 분류된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파리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국제적 협의의 탈퇴도 감행하는 현실주의자이다. 부동산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 트럼프기업의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없이 많은 협상을 이끌어왔을 것이고 그 능력은 양자관계에서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을 국가수장이 아닌 사업가로 바라보고 대응하는 전략도 분명히 필요하다. 이러한 상대는 법조인 출신으로서 수도 없이 많은 변호와 협상을 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강화되었다는 희망적 관측(wishful thinking)은 버려야 한다. 우리 정부는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국정운영의 기반으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을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잘 분석하고 상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1)Barbara Starr and Zachary Cohen, “US military updates Trump's North Korea options,” CNN, June 30, 2017, , (date accessed July 1, 2017) 2)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제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외교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구입한 미국의 공식 외교주택, (Source: http://www.blairhouse.org/history/becoming-the-presidents-guest-house) 이수훈,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
  •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 유럽연합과 동아시아의 관계
    저자
    아니발 카바코 실바 (前 포르투갈 대통령)
    발간호
    2017-28
      우리는 국제 정치 및 경제 질서의 측면에서 엄청난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의 징후가 나타났고 세계화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정학적 환경의 악화도 느껴집니다. 일부 국가들은 군사비 지출의 증대를 준비 중입니다. 사이버 위협도 증가했습니다. 대중 영합적 정치는 세계 여러 곳에서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아시아의 평화, 안보, 번영은 시의적절한 주제입니다. 제가 가진 질문은 이렇습니다. “유럽연합과 동아시아의 관계강화는 과연 이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가?”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경제구역으로 미국보다도 넓고, 수출입액으로 봐도 세계 최대의 무역 강대국입니다. 전 세계 100여개 이상의 국가들에게 유럽연합은 최대의 수출시장입니다. 유럽연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평가되어야 하는 것은 유럽의 핵심인 유로 존입니다. 하나의 중앙은행, 단일 화폐인 유로, 그리고 단일한 금융정책을 19개국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유로 존이 붕괴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한 국가가 유로 존을 탈퇴하게 되면 그 부정적 여파가 너무 커서 어느 정부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영국은 유럽연합에 속하지만 유로 존에는 속하지 않습니다. 브렉시트 협상은 매우 힘들 것이며 영국은 다른 27개 회원국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저는 장래에 더 많은 국가들이 유로 존에 가입하리라 자신합니다. 저는 포르투갈이 유럽연합에 가입한 이후 10년 간 포르투갈 총리직을 역임했습니다. 그리고 단일 경제, 통화 조약 협상의 핵심적 부분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 위대한 성취가 국제 금융체제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유로는 달러와 함께 이미 국제결제통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유럽연합이 강해지고 유로화가 국제통화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유럽연합이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대국이 되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국제문제에서 미국이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유럽에서는 일관된 공통의 이해와 가치에 근거하여 역내 질서를 창출해 냈습니다. 아시아에는 여러 국가들을 묶을 수 있는 일관된 역내 질서가 없습니다. 양자관계가 지배적입니다. 동아시아 국가 간 정치적 대화와 협력의 범위는 매우 제한되어 있고 오해와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조정 없이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양국 모두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양국은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전략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북한 레짐의 도발적 행동을 묵과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북한의 군사도발에 관한 한 중국은 허용할 수 없는 최저선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국은 핵개발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이웃 국가 때문에 자국의 경제, 사회적 발전과 국제사회에서의 지도력이 위협받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저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유럽연합의 협력증진이 이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힘의 균형 구도에 유럽연합이 참여하는 것은 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유럽연합 자체가 이 지역에는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확신합니다. 유럽연합은 평화, 자유, 민주주의를 강하게 옹호합니다. 세계의 주요 상품과 서비스 제공지역으로서 유럽연합은 국제정치 현안에 대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란과 핵문제 타결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바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다자간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세계무역기구의 원칙을 존중합니다. 유럽연합은 기후변화에 대한 파리협약의 실행을 앞장 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유럽연합은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입니다. 유럽과 동아시아의 경제적, 정치적 관계는 이미 굳건합니다. 유럽연합과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었고, 유럽연합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시장입니다. 유럽연합과 중국의 포괄적 투자협정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유럽연합은 한국과도 전략적 동반자관계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한국에게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입니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 미국과 별도로 동아시아에서 유럽연합이 더욱 적극적 역할을 한다면 한국이 이 지역안보 문제에 관하여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자유무역 및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럽연합이 주요 정치적 이슈, 국제문제에 대한 중국, 한국, 일본과의 동반자관계를 강화한다면 더 많은 협력관계가 가능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동아시아가 보다 협력적인 체제로 변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니발 카바코 실바(Anibal Cavaco Silva), 前 포르투갈 대통령
  •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일의 해법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7-27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에 대한 문제가 한·일 관계의 상징적 현안으로 부상했다. 2016년 9월 7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소녀상 문제도 포함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향한 노력을 부탁한다”고 발언했다. 일본의 이러한 요구의 출발은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합의 당시 박근혜 정부가 소녀상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명문화한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이후 한국은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대통령의 구체적 대응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은 일방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19대 대선까지 시간이 흘러가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제시한 공약에서 위안부와 관련된 한·일 간의 재교섭을 언급했지만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된 직후인 5월 10일 새벽에 가진 당선축하 통화에서 위안부와 관련된 한일합의는 재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한일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양국은 성숙한 협력관계로 나가는데 여러 현안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역사를 직시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논리적 근거는 “한일합의는 양국이 발표한 국제적인 약속이며 한국 차기 정부에도 소녀상 철거를 포함한 한일합의를 착실히 실시할 것을 촉구할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1993년 8월 4일 미야자와 기이치 내각의 고노 요헤이 내각 관방장관이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과 사죄를 밝힌 고노담화와 1995년 8월 15일 종전기념일을 맞아 내각회의 결정에 따라 사회당의 무라야마 총리의 일본 전쟁범죄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는 일본정부의 공식견해로 수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공식적인 입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보수정부인 자민당의 아베 총리는 2013년 4월 22일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한국과 중국의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아베 총리는 무리야마 담화를 수용한다고 했지만 일본 우익의 극렬한 반대와 정치적인 연계를 감안할 때, 아베 총리의 진의에 대해서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아베 총리는 현재까지 “정부가 발견한 자료 중에서 군과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2007년 각의 결정했다”면서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고 있다. 국제정치의 Two-Level Game 이론에 따르면 국제적인 협상은 (1) 국제적 협상의 게임과 (2) 국내적 비준의 게임으로 나누어지는데 협상의 수준에서 상대방을 압박하여 자신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협상결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 결과는 상대 국가의 국내적 비준과정에서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성공한 협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낮다.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상에서 상대방을 압박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결과를 얻는 것 보다 상대방의 국내적 여론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가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협상가의 전략이다.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가 한국의 정서에서는 수용되지만 일본의 우익에게는 수용될 수 없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나 박근혜 정부와 아베 총리의 합의가 한국의 국내여론에서 수용되지 못하고 일본의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논리적으로 같은 연장선에 있다. Two-Level Game 이론의 시각에서 보면, 일본의 아베 수상이 고노 담화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한일합의는 이행하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다. 한국은 친일잔재를 그리고 일본은 군국주의 전범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정치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자가 동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는 어렵다. 한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에는 일본의 국내여론이 수용하지 못하고 일본이 수용하고 싶어 하는 타협점은 한국에서 국내여론의 반발에 직면한다. 이러한 상호모순적인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법은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돈은 필요 없고 진정한 사과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진정한 일본의 사죄" 요구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아베 총리에게 명확하고 구체적인 시그널을 보내기에 부족하다. 일본의 진정한 사과의 구체적인 방법은 일본 정부가 앞으로 일본의 초·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2차 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의 여성들을 전쟁 위안부로 동원하는 인간성에 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명시하고 가르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과의 출발점이다. 길게는 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진 여성학대의 인권범죄를 총리대신의 사과 몇 마디로 대신할 수 없고 과거 일본 총리의 언행이 그 정도의 신뢰를 줄 만큼 진중하지도 못했다. 자신의 국가가 저지른 과오를 후대에 가르치는 것이 다시는 동일한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진정한 불가역적 사과의 의사표시이다. 일본의 사과가 불가역적이어야 한국의 합의도 불가역적이 되는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평화와 다양성 실현을 위한 협력
    저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발간호
    2017-25
      여러분께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제주포럼에 참석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키기 위해 여러분과 생각을 나누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저는 이번 제주포럼에 슬픔을 갖고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종교적 아집에서 비롯된 이러한 사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건이 태국 방콕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또한 오늘까지도 필리핀 말라위시가 IS와 연계된 단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것은 슬픈 사실입니다. 사실 이런 테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영국 맨체스터 폭탄테러를 포함해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갔습니다. 이러한 사회를 현대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 하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제한된 여건 속에서 인도네시아 반둥에 모여 1955년에 회의를 했습니다. 이날 다양한 인종, 민족집단, 종교, 신앙의 장벽을 제거했습니다. 이 회담은 또한 모든 차이를 그들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흐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이들 국가에 혜택을 주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심지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과는 별개로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회담과 늘 함께해왔고 이 회담을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이 사건을 오늘날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비교해 봅시다. 종교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의 결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1955년 4월 18일 아시아, 아프리카 회담의 개막식에서 수카르노 대통령이 한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는 다른 어느 대륙보다 다양한 종교와 신앙이 있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전 세계로 퍼진 신앙과 사상의 탄생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교의 다양한 형식 때문에 갈라져야 하는 걸까요? 모든 종교가 전파하고자 하는 역사와 개성, 존재근거, 긍지, 목적, 진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위대한 종교는 관용을 설파하고 상생의 원칙을 따를 것을 요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각 종교의 신도들이 다른 이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의무로 모든 각각의 신도들에게 동일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런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종교는 타락하고 종교의 진정한 목적은 왜곡됩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깨닫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민족적 단결의 원천이자 외국의 간섭을 가로막는 종교적 믿음의 힘은 분열을 촉발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공동의 노력으로 힘들게 성취한 자유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는 아시아 국가의 창립자들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회담 회원국들의 원칙과 이상이 아시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운동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극단적 운동에 대한 대응도 포함됩니다. 지금은 우리의 국가 설립자들로부터 그리고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의 역사로부터 모든 생명체가 지니는 고유한 다양성조차도 공동의 노력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고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다양성은 협력을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화는 겉으로 보기에 분리되지 않은 국경 없는 세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양한 문제가 출현하고 있고 국가단위를 넘어 서로 연결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 마약거래, 금융범죄로부터 테러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얽혀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중 독립적으로 각국의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제가 있을까요? 이러한 문제가 제3세계 국가들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생각지 않길 바랍니다. 선진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다면적 차원의 위기를 잘 관찰해 보십시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기후변화와 그것이 지구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표명해 오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께 경의와 함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최근 칸 영화제에서 고어 전 부통령께서 밝힌 입장에 동의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움직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나의 권력이 기후변화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그저 가만히 있거나 탄소거래를 통해 기후변화문제를 상업화하는 틀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국제협약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2015년 파리 기후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논의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과거 교토협약이 규율해 온 탄소배출 감소를 지지합니다. 이제는 파리협약에서 정해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적극적으로 기후정의 운동에 참여할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로 대기권을 파괴해 온 선진국들도 그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합니다. 지금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그들의 부채를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요원칙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을 고려하고, 개인당 배출속도를 동일하게 할 수 있는 국제적 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지구상의 개인들은 누구나 동일하게 대기권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로부터 72년 전인 1945년 6월 1일은 수카르노 대통령이 역사적인 연설을 한 날입니다. 이 연설에서 그는 ‘판차실라’를 제시했습니다. 판차실라는 나중에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근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판차실라는 다섯 가지 원칙을 의미합니다. 첫째, 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모든 이들은 아무런 종교적 이기주의 없이 문화적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신에 대한 믿음, 고귀한 인격, 서로에 대한 존중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공정하고 문명화된 인류애입니다. 이 둘째 원칙은 민족주의를 발휘합니다. 민족주의는 자유운동이고 억압에 대한 해법이고 자유에서 비롯된 위대한 영감입니다. 이 원칙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을 위한 정의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주의자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함께 사랑합니다. 셋째 원칙, 인도네시아의 단결입니다. 이 원칙은 서로를 굳건히 끌어안아야 할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민족주의가 국제주의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간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국제주의의 원칙을 통해 모든 국가는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모든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고 지켜줍니다. 국제주의를 통해 국가는 인종 우월주의, 국수주의, 세계시민주의를 벗어나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넷째, 협의와 의견 일치입니다. 즉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독점하거나 서구가 만들어낸 사회적 원칙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특정 사회적 조건에 따라 시행과정에서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인간 본래의 조건입니다. 다섯째, 사회정의는 사회복지와 연결되어 있고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판차실라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 민족주의, 국제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정의. 이것은 인도네시아 민족의 삶의 방식입니다. 판차실라는 삶의 중추적 지도원칙이고, 정신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우리가 쟁취해야 할 원칙입니다. 판차실라는 보편적 의미를 지니고 있고 국제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21세기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해법에 이르는 정신이자 원칙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도 증오와 갈등을 젊은 세대로 이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믿기에 우리가 갈등과 분규에 대해서는 평화의 길을 택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수단으로서, 그리고 빈곤과 억압을 종식시키는 진지한 노력의 하나로, 저는 여러분에게 판차실라의 원칙을 아시아 국가의 삶의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저는 지금 그리고 다가올 시대에 아시아가 판차실라의 정신으로 세계의 정의와 사회복지를 위해 싸워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Megawati Soekarnoputri), 제5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향후 전망과 미국-러시아 관계
    저자
    신성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경제통상연구부장)
    발간호
    2017-24
      1. 서론 2.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진전 현황 3.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외교장관 면담 및 미러 정상회담 개최 예정 4. 트럼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 선택 및 영국 맨체스터 테러 5.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향후 전망과 미국 러시아 관계   1. 서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들이 한목소리로 러시아가 2016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부터다. 현재 미 연방조사국(FBI)과 미 의회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데, 조사의 핵심은 당시 트럼프 선대본부 측 인사들과 러시아 측 인사들간에 미 대선 개입에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문제는 미국의 가상 적국이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인 미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에서 동 사안은 최악의 경우 미국 대통령의 탄핵으로까지 갈 수 있는 중대 사안이 될 수 있으며, 미러 관계 등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문제의 진전 현황과 향후 전망을 예상해 보고 이 사건이 미국의 대러시아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파악해 보고자 한다. 2.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진전 현황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이전과 이후 기간 중 플린 안보보좌관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 내용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정확히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플린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 플린 안보보좌관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통화에서 대러시아 제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펜스 부통령에게 허위 보고했다는 것이 해임 사유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이 문제에 관여해서는 안되며, 기피(recuse) 신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션스 법무장관은 이러한 민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20 취임 이후 지난 4개월간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제임스 코미 미 연방조사국장을 9차례 만나 플린 전 안보 보좌관을 그만 조사해 줄 것을 희망하고, 코미 국장의 충성서약을 요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조사 대상인지를 3차례 문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미 연방조사국(FBI) 국장을 5.9 전격 경질했다. 코미 전FBI국장은 경질 직후 자신의 지인인 컬럼비아 대 교수를 통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작성해 두었던 메모를 언론에 공개해 주도록 요청했고 메모 내용은 뉴욕타임즈에 즉시 기사화되었다. 미 의회 민주당 의원들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코미 FBI 국장의 경질이 FBI의 러시아 조사와 관련 있다고 의심했다. 이 와중에 앤드류 맥케이브 FBI국장 대리는 5.11 상원 청문회에 참석하여 코미 전 FBI국장은 FBI조직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코미 FBI국장 경질 사유를 부인했다. 미 의회 민주당 의원들과 미 언론은 이 문제를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다. 계속되는 야당과 여론의 압박에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전격적으로 로버트 뮬러 전(前) FBI국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했다. 해임된 코미 FBI국장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안보보좌관에 대한 조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백악관은 5.16 성명을 통해 “코미 전 FBI국장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말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게도 “러시아와의 내통이 사실이 아니라는 성명을 발표해 주도록 요청했는데 코츠와 로저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5.23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건 무마 요청은 해임된 코미 전 FBI국장이 3.20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발언을 한 직후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코미 국장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관련, 해킹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간에 부적절한 접촉을 수사 중“이라고 증언했다. 코미 전 FBI국장은 지난 수개월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몇 차례 만났으며, 면담 결과를 메모해 두었다면서 추가 폭로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코미 전 FBI국장은 공개와 비공개로 진행된 미 상원정보위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조사대상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상원 정보위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6월 중순 상원 청문회에 참석하여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 시 공모에 대해 단호히 부인하는 증언을 했다. 3.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외교장관 면담 및 미러 정상회담 개최 예정 이러한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5.17 백악관에서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틸러슨 국무장관과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고, 러측에서는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가 배석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지는 이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테러리즘과 항공운항안전관련 정보를 라브로프 장관에게 언급했는데 그 내용이 비밀 사항으로, 가상 적국인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제3국으로부터 입수한 비밀 정보를 공유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테러 위협관련 정보를 국제테러에 공동 대처하는 러시아 외무장관과 공유한 것은 적절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독일 또는 G-20 정상회의 직전에 핀란드에서 푸틴 대통령과 취임 후 최초로 미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인사들과의 면담 시 친밀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여전히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우선순위임을 보여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7월로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미러 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로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 배치, 러시아, 이란 및 러시아-시리아간 협력 관계, 사이버 공간에서 러시아의 공세적 활동,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 등이다. 부시,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시아 관계 개선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트럼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 선택 및 영국 맨체스터 테러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을 채택했다. 2001년 9.11 뉴욕 테러사건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의 중심지가 중동이 된지가 벌써 17년째다. 한반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ISIS 격퇴, 국제 테러 대처 등 당면 최대 현안 지역은 중동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5.23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테러로 최소 22명이 희생되었는데, 이제 테러리즘은 그 자체의 언어와 상징주의를 갖게 되었다(Terrorism has its own language and symbolism) 국제 테러리즘이 파리 풍자 전문 신문사를 공격하든 말리의 최고급 호텔을 포격하든 테러 폭력은 공포를 조장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맨체스터 폭탄 테러도 그런 목적으로 자행된 것이다. 5.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향후 전망과 미국 러시아 관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 관련, 트럼프 선대위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 측 인사들과의 공모 여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인데, 향후 이 문제 조사를 담당할 특별 검사로 임명된 뮬러 전 FBI 국장의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변호사들을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인데, 뮬러 특별 검사의 조사 결과가 사건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뮬러 특별 검사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하여 이러한 극단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 선거는 물론, 2020년으로 예정된 다음 미 대통령 선거까지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 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방어하지 않고 있는데,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5%대에 머물고 있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의 당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 방어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지속 모색할 것으로 보이는데, 핵군축, 국제 테러에 대한 공동 대응, 시리아 문제 등 대외관계에서 성과를 도출해 국내 정치적 곤경으로부터 상황 반전을 모색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문제는 여전히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신성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경제통상연구부장
  • Sharing a Common Vision for Asia’s Future
    저자
    Lee Hong-Koo (Former Prime Minister of the Republic of Korea)
    발간호
    2017-23
      To have a common vision for the future, we need a common understanding of our past, at least the history of last hundred years. The first half of the twentieth century was the last part of the age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totalitarianism as well as militarism. Korea had experienced more than its share of suffering as a colony of Japan(1910-1945) and a division of nation by the Allied Powers(1945-present) which led to a devastating war (1950-1953) as a part of the cold war. From the early stage of the independence movement, Koreans sought not only a restoration of an independent nationhood but also a regional or Asian peace as its necessary condition. It perhaps reflected an instinctive perspective based on the peculiarity of a geopolitical setting around the Korean peninsula. Three immediate neighbours - China, Russia and Japan-are major powers. So is the more recent neighbor, the United States whose presence in the region has sharply increased since the second World War. Two Korean states(ROK and DPRK) find themselves today as small or medium sized states surrounded by the four major powers. To discuss the prospect of war and peace in this setting, it is necessary to examine relations among the following three dimensions. First, the domestic political dynamics in the two Korean states. Second, the relations and tensions between South Korea and North Korea. Third, power relations among the four major powers and their impact on the two Korean states. We might briefly look at the developmental dynamics operating in the Korean Peninsula, particularly in South Korea. From the general election supervised by the United Nations Commission and subsequent inaugur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n government in 1948, South Korea pursued its national development in accordance with the international norms and main trends. Korean democracy had experienced its ups and downs including military led authoritarian era which achieved a remarkable economic development. In 1987, joining the wave of democratization coming from the Southern Europe(Portugal, Spain, Greece), South Korea succeeded in a peaceful transition to democracy from the authoritarian era. Newly elected President and national Assembly had not only successfully hosted the 1988 Seoul Olympics, but also formalized a new Unification Formula which recognized the existence of the two Korean states. According to the new formula the North and South should jointly preserve peace and move towards the unification. Encouraged by the ending of the cold war and the German unification in 1990, the North and South Korea had a series of high level meetings and produced three achievements in 1991. First, the two sides signed the Formal Agreement for Reconciliations, Nonaggression, Exchange and Cooperation. Second, two Koreas formally became the members of the United Nations. Third, North and South made the Joint Declaration to keep the Korean Peninsula Nuclear free. In the meantime, between 1990 and 1992, South Korea established diplomatic relations with Russia, Hungary, Mongolia and China. The euphoria we experienced was short indeed. From 1993, North Korea resumed the nuclear weapon development program and the subsequent history of this venture has been closely followed by all the concerned parties, particularly all the media. In fact, it has become one of the regular topics for Jeju Forum including this year. We could offer two suggestions for useful discussions. Since the inauguration of President Trump of the United States last January, there has been a quick rise of expectation for a possibility of military showdown to resolve the North Korean nuclear/missile threat. At the same time, there has been various signs coming out of Washington and Beijing that some sort of dialogue or negotiation with North Korean is imminent. If a peaceful resolution of the North Korea nuclear crisis come to a negotiation table, we believe that the solution North Korea and South Korea reached in 1991 would be the most likely bases of any future agreement. This time, however, on top of the bilateral agreements between the two Korean governments, an international agreement to guarantee its effective implementation should be added. This could be a significant test for both major powers and directly involved regional parties to resolve the current conflict and to build basses for a regional and global peace. As for the North Korean nuclear project, perhaps one of the most important item to consider by all the parties, particularly major powers, should be the following: In East Asia, should China remain the sole nuclear armed state, or should there be two nuclear states, China and North Korea? More than a half-century ago, the Cuban Missile Crisis was resolved through a direct communication between Kennedy and Khrushchev. The North Korean case today is quite different from the Cuban case; however, it shows the power and role of major powers in resolving strategic crisis which endangered the peace regionally and globally. This could be an opportune time to see if there is any lesson to be learned from the previous crisis.   Lee Hong-Koo, Former Prime Minister of the Republic of Korea
  • 아시아의 미래비전 공유
    저자
    이홍구 (前 국무총리)
    발간호
    2017-22
      미래 비전의 공유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과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난 백년간의 과거에 대해서는 공감을 이룰 필요가 있습니다. 20세기 전반기에는 제국주의가 몰락하는 대신 전체주의와 군국주의가 발호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일본의 식민지배(1910~1945년)를 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연합국의 결정에 따라 남북 분단(1945년-현재)과 한국전쟁(1950~1953년) 그리고 냉전을 겪었습니다. 독립운동 초기부터 한국인들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독립 국가를 추구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지향했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러한 접근방식을 취한 데에는 한반도 고유의 지정학적 환경에 근거해 한국인들이 직감적으로 형성한 관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한반도 주변국이었던 중국, 러시아, 일본은 오늘날에도 강대국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우방국인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히 확대됐습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의 위상은 이들 4대 열강에 둘러싸인 중소국가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있는 한반도와 관련해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대해 전망하려면 다음에 거론되는 세 가지 측면이 갖는 관계를 먼저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측면은 남북한의 국내정치의 역학입니다. 두 번째 측면은 남북 관계와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관계입니다. 세 번째 측면은 한반도 주변 4대 열강들 사이의 권력 관계와 그것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한반도에서, 특히 대한민국에서 작동하고 있는 역학에 대해 잠시 살펴볼까 합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유엔의 감독 하에 총선거를 실시하고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규범과 주요한 추세에 걸맞은 국가발전을 꾀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군사독재 시대를 경험하는 등 부침을 겪어야 했습니다. 한국의 권위주의 체제는 1987년, 앞서 남유럽(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에서 일어난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평화적으로 민주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선출된 한국의 대통령과 국회는 1988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데 이어 남북한의 공존을 인정하는 내용의 새로운 통일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 합의에 따라 남한과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냉전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독일이 1990년 통일되면서 한반도에도 화해 분위기가 확산돼 남북은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 결과 1991년에는 세 가지 중요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첫 번째가 남북한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한 일이었고, 두 번째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실현한 일이며, 세 번째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한 일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한국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러시아, 헝가리, 몽골, 중국과 국교를 수립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도취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1993년부터 북한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했고, 그 이후 북핵 문제는 언론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습니다. 사실 북핵 문제는 올해 행사를 포함해 제주포럼에서 항상 다루는 토론주제가 됐습니다. 건설적인 토론을 위해 두 가지 정도를 제안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 군사적으로 대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금명간에 북한과 대화에 나설 조짐이 있다는 관측도 미국과 중국의 경로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문제가 협상테이블로 올라갈 수만 있다면 남북의 1991년 합의서는 향후에 합의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가장 적절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북 간 양자합의라는 수준을 뛰어넘어 남북 합의의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합의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합의를 모색하는 과정은 주요 강대국들과 한반도 주변국들 모두가 현재의 갈등 관계를 극복하고 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 문제와 관련 모든 당사국들, 특히 주요국들은 중국을 동아시아 지역의 유일한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도 핵보유국으로 용인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약 반세기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위기를 넘긴 바 있습니다. 오늘날 북한발 위기는 쿠바 위기와 성격이 크게 다릅니다만 이 사례는 강대국의 역할과 영향력이 지역평화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전략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과거의 사례에서 배울 교훈이 있는지 살펴볼 적절한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홍구(前, 대한민국 국무총리), 2017 제주포럼 기조연설 발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