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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핵과 미사일이 야기한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와 한·중 관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과 중국
    저자
    김진호 (단국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6-35
      근현대 미·중 협력관계는 1937년 시작된 중국의 항일전쟁 과정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1941년 하와이 피습으로 참전한 미국과 함께 일본을 향한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형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 중국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이 발생하였고, 국민당의 미국과의 협력 및 (구)소련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지원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개의 이념적 대립 세력을 중국과 동북아에 형성시켰다. 1949년 타이완과 부속 도서로 패주한 국민당 장제스 국민당 정부와 1949년 10월 1일 건국된 공산당의 사회주의 국가의 대립, 중국과 인접한 동남아국가들의 사회주의 국가화와 분단된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중국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동아시아의 냉전 대립지역이었다. 현재 국력이 신장한 중국과 기존 강대국인 미국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은 이 지역에서 각자 동맹과 협력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는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데, 한반도의 남북한도 그 위기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의 한국전쟁은 바로 사회주의 진영인 북한의 적화통일이라는 목표 하에서 진행된 북한·중국·소련 세력과 한국·미국과 UN 연합군의 전쟁으로써 이는 진영 간 무력충돌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구호로 사회주의 국가를 도우면서 이념과 체제경쟁에서 승리해 자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하여 참전한 것으로 포장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가설립 후 1년 24일 만에 북경정부의 국내정치 안정과 영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참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참전한 인민지원군의 상당수가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에 참가한 군인들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에 남아있던 국민당 군인이었다는 점, 그리고 포로가 된 많은 이들이 타이완(중화민국 국민당 정부)으로 향했던 것을 보면, 중국은 영토를 포함한 국내 정치안정을 위한 목적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학자는 마오쩌둥이 국제공산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참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마오쩌둥의 정치와 군사에 대한 전략을 보면 군사는 정치를 위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마오쩌둥은 정치안정과 통일된 중국의 영토 안전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1910년 일본의 한반도 강점은 당시 제국주의 국가들의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권대립과 이익분할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조국을 상실한 한국인들은 당시 국제환경과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을 포함한 구미의 해외 동포사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추진했다. 그리고 독립운동 과정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한국 애국지사들의 노력과 희생의 대가 및 중국에서 국민당 혹은 공산당과의 협력을 통해 항일투쟁을 통한 독립운동의 대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군 지도자들의 요람이었던 황포(黃浦)군관학교 소속의 일부 한국인들은 국민당과 같이 중국 지방 토호세력을 토벌하기 위한 북벌(北伐) 및 미얀마에서 일본군을 제압하기 위한 원정군(遠征軍)대열에 참가했다. 또한, 일부 군인들은 공산당의 광주(廣州)봉기뿐만 아니라 홍군(紅軍)과 같이 항일전선에도 가담했다. 즉, 한국인들은 해외에서 독립이라는 염원 앞에 이념을 뛰어넘는 항일전쟁에 가담했던 것이다. 대한민국 수립 후, 한국 정부는 항일전선의 동맹이자 미국의 우방이었던 중화민국(現 타이완)과 수교를 맺어 여러 분야에서 각별한 협력을 유지해 왔다. 당시 냉전 시기의 동아시아는 시장경제의 자본주의체제와 공산주의체제의 사회주의 진영이 이념과 국가체제를 기반으로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으며, 같은 진영 내 협력과 동맹 및 군사력 증강을 통해 적대세력에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즉, 국가 간 대립에서 각국은 국가 기본요소인 국토(영토), 주권, 국민을 보존하기 위한 주권과 안보를 절대 우위로 보고, 군사력을 포함한 국가안보에 모든 수단을 마련해 오면서 경제발전을 추진했다. 중국은 항일전쟁 시기 한국 독립운동의 협력대상에서 남북한이 대치되는 냉전기에는 북한에게는 한국전쟁에서의 혈맹의 관계로, 한국에 우방인 미국·일본·타이완의 공동의 적으로 존재했었다. 이런 이유로 1992년 한중수교 후 한·중관계는 근원적 정치·안보적 모순은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문화적 교류에 힘쓰며 북한에 대한 서로의 정치적 견해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현대 국제정치의 현실에서 과거 5,000년 동안의 한·중관계로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양국관계의 긍정적 개선에도 아직 많은 걸림돌이 있다. 그러나 “물이 고이면 수로가 생긴다(水到渠成)”고 하듯이 양국의 꾸준한 교류와 노력은 지정학적으로 협력의 기회를 증대시킬 것이기에 한·중 양국은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양국의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북한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의 해결은 양국의 목전의 문제이며, 국제정치관계의 틀에서 지역 안보환경을 고려하는 거시적 사고에서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1978년부터 사회주의 중국이 추진한 개혁·개방정책과 시장경제제도는 중국경제의 발전과 국력신장에 큰 밑받침이 되었다. 그러나 일인독재체제인 북한은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는데 국내정치와 사회 환경의 문제로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북한 지도자는 선군정치 실천과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한 국내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며,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협상력 강화에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세습과 독재라는 북한 정권의 한계가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던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못한 것은 중국의 대북 억제력의 한계일 수는 있지만, 남북한과 동시에 수교한 상태에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하게 하여 중국과 상호의존관계를 강화하려는 정책 아래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상론에 집착한 점이 오히려 그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중국의 새 지도부는 국내정치 환경조성에 더 신경을 쓰며, 이를 미국과 신형대국관계 구성이라는 구도 속에 중국인들을 단합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인접한 여러 나라와의 1:1 우호 및 안보관계 형성에 실패하여 북핵문제를 포함한 중국과 인접 국가 간 모순을 드러내었다. 결국, 중국의 대북한 정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제재할 기회를 상실했고, 한반도 사드 배치라는 이중의 고충을 떠안게 된 것이다. 중국의 대북한 억제력의 불투명함과 과도한 중화민족주의 정책은 바로 한국과 미국 등 핵 개발을 반대하는 국가들과 중국위협론을 주장하는 국가들이 중국책임론을 거론하며 중국의 부상을 걱정하는 이유가 된 것이다. 중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기본정책은 수립하였지만, 아직 그 실제적 전략과 추진방법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보인다. 사실 역으로 중국에 있어 북한에 대한 전략과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책의 관계는 중국이 내색하기 싫은 자신들의 정치적 모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중국의 전략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중국 정부의 불만의 대상은 첫째가 경쟁국인 미국일 것이고, 둘째는 그동안 많은 공을 들였다고 생각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 셋째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주지 않는 않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중국의 꿈을 이뤄 중화민족 부흥을 실현하겠다는 정책에 호응하던 인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데, 지금의 동아시아 상황은 중국 정부를 더욱 힘들게 하는 상황이라 중국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더 강한 중화민족주의를 고수하며 국내정치 환경을 고려한 국제정치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강대국 간 그리고 이해 상관국가 간의 이해와 협력은 동아시아 안보환경에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은 반봉건주의, 반제국주의, 반식민주의의 기치 하에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였다. 이는 중국이 구시대 봉건사상을 반대하고 제국주의의 침략에 반대하며, 다시는 (반)식민지가 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중국 인민들을 통치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 국가건설의 정치이념이다. 이러한 정치이념이 반영되고 있는 중국 국내정치 환경은 동북아에서 외부세력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묵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론에 근거하여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보며 외부세력이 중국 영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는 반접근 전략을 구사함과 동시에, 시진핑 정부시대부터 영토와 영해 그리고 영공에 대한 주권을 강화하는 태평양을 향한 강대국의 길을 준비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14억 중국 인민들은 이러한 정치사상으로 직간접적으로 교육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에게는 큰 힘일 수 있지만 세계평화와 지역안보에는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근거해 보면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제를 못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공산당의 국내외적 정치판단에 따라 중국의 핵심전략이익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정부의 현실정치 인식과 역사 인식은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은데, 중국 지도부는 역사인식은 현실정치에 반영되기 때문에 중국 역대왕조의 전성기 영향력을 자손들이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중국인들이 역사적 흐름으로 현실정치를 분석하는 역사 중심의 정치철학관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합의점을 찾은 것은 항일전쟁의 반식민주의 투쟁의 한중공조라는 역사적 사실이 현실정치에서 상반된 현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 행태에 어긋나는 것으로, 바로 중국 정부가 역사를 현실정치에 활용하는 전략에서는 벗어난 국제정치현상이다. 또한, 중국 지도부의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입장은 항미원조라는 이름으로 제국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중국 자체의 한국전쟁에 대한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이는 강대국과 그 동맹국이 발전하는 중국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중국 공산당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중 관계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동아시아 재균형전략으로 빚어지는 갈등의 하나로 한반도 사드 문제를 보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북핵과 미사일에 대항한 안보적 조치로 보는 사드 문제와 상반된 입장으로 한국과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근본적 전략적 이해의 차이를 드러낸다. 최근 G20 회의를 전후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러시아·중국·미국·일본의 정상들의 4강 외교가 진행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서로 문제에 대한 인식이 다른 상태에서 적어도 어느 정도 기본적 이해방안을 제시하여 국가 간 관계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좋은 예방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한·중 관계에서의 역사적 모순과 현실 정치 상황의 대치는 서로 간의 충분한 이해를 통해 최악의 관계로 가는 것은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처럼 한·중 관계가 악화된 일은 한중수교 24년 동안 없었고, 내년은 한중수교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제 한·중 관계는 국제체제 아래 지역안보와 협력이라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협력이 더 필요해 졌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일에는 마가 많이 낀다(好事多魔)”는 말이 있듯이, 한중수교 25년에는 더 큰 양국관계의 발전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국 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의 교류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 안보를 기초로 하되 중국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중국도 한국의 입장을 고려한 한반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서로간의 신뢰를 쌓기 위한 전략대화는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어렵게 형성된 양국 국민들의 신뢰의 우정은 손상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現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단국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소장. 북경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동북아 국제관계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대만 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중심 방문연구원, 중국 요동대학 조선반도연구소 객원교수 등 역임.
  • '조건부 사드 배치론', 중·러가 받아들일까?
    저자
    곽태환 (前 통일연구원장)
    발간호
    2016-36
      올 9월 초 열린 러·중·미·일 4강과의 연쇄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는 오로지 북핵과 미사일 위협 때문이며, 북핵 위협이 사라진다면 사드를 철수할 수 있다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의 전략적 구상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9월 1일 러시아 국영 통신사 ‘로시야 시보드냐(Rossiya Segodnya)’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므로,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사드 배치가 러시아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확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사드가 제3국을 목표로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으며, 그렇게 할 어떠한 의도나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구상은 ‘조건부 사드 배치론’ 혹은 ‘북핵위협제거 조건부 사드 철수론’ 등으로 달리 표현되었다. 필자는 박 대통령의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북한의 비핵화-사드 배치 철회 연계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즉,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려면 핵무기 폐기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어야 하는데,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과연 그러한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받아 드릴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이러한 박 대통령의 구상이 미국과 합의한 사안인지 궁금하지만, 케리 미 국무 장관이 같은 견해를 가진 것을 고려하면 한·미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과 러시아가 박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한다면 사드 배치논란은 국내외적으로 일단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월 3일 제4차 한·러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북한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나 양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고 ‘조건부 사드 배치론’에 관련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북한에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는 박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우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단호히 반대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와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은 “그렇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정부를 자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놓인 상황을 협상의 길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북한 정부를 설득해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의 자칭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는 지난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 회담에 이어 5개월 만이며, 7월 8일 한반도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첫 만남이었다. 9월 5일 개최된 이번 제8차 한·중 정상회담은 46분간 진행되었고, 이 회담에서 사드 배치 사안에 대한 양국의 기존 태도가 재확인되었다. 박 대통령은 ‘조건부 사드 배치론’과 ‘한·미·중 3자대화론’ 제안에 관하여 상호 의견을 나눴으나, 시진핑 주석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반대가 워낙 강경하여 박 대통령의 구상이 설 자리가 없었다. 그리고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직설적으로 “사드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지역의 전략 안정에 이롭지 않고, 각국 사이의 모순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3대 정책 원칙을 재강조 하였다. 시 주석은 '구동존이(求同存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통점을 먼저 찾는 것) 노력'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중 관계가 구동존이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 같은 점을 찾고 다른 점은 없앰)를 지향하여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드 배치사안은 한·중 간 뜨거운 감자(hot potato)임을 실감케 한다. 만약 사드의 실전 배치가 실현된다면 중국이 어떤 보복 행동을 보여줄지 그리고 우리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등 국민의 삶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독(毒)이 될 것에 몹시 불안하고 우려스럽다. 이번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사드 체계 등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증강 및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전략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핵우산을 제공하겠다는 결의를 나타내었고, 한국은 남한의 핵 보유 주창자들을 잠재울 수 있게 되었다. 즉, 미국의 핵우산 제공 공약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하지 않아도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을 억지하게 된다. 그러면 구태여 사드를 배치할 필요성이 있는가? 그래도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고집하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 한·러 및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된 박 대통령의 ‘조건부 사드 배치론’은 중국과 러시아가 받아 드릴 수 없는 제안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는 북한체제의 붕괴를 원하지 않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핵을 폐기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라고 설득할 수 있는 카드와 역할이 한계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예이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조건부 사드 배치론’은 현실성이 없어 이젠 이 구상은 루비콘 강을 건너간 듯하다. 그러나 사드 배치 사안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미·중 3자 대화론’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다자대화 틀의 구상은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자간 대화구상에 ‘조건부 사드 배치론’의 당사자인 북한이 빠져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방안은 한·미·중 3자 대화에 북한을 포함하여 한·미·중·북 4자 회담 틀(framework)을 재고하여,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성 있는 다자대화 틀을 정부가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필자의 통일뉴스 칼럼1)에서 제안한 것처럼 박근혜 정부의 사드 딜레마에서 해방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중단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초기 조치와 맞교환하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유보론 혹은 연기론”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제8차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지적한 것처럼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제재와 압박정책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대화와 협상, 그리고 대북압박을 동시에 추진하는 트랙 Ⅱ 병행전략이 한반도 문제 해법의 지름길임을 조속히 박근혜 정부가 인식하길 기대해 본다. _______ 1) 곽태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란, 어떻게 풀어야 하나?”,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613, 통일뉴스(2016.8.2.) 現 한반도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美 클레어먼트 대학원 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취득(1969). 美 이스턴 켄터키대 국제정치학 교수(1969-1999),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1995-1999) 및 통일연구원 원장(1999-2000)을 역임함. 美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 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os Angeles) 회장으로 재직 중임. 총 31권의 저서 출간, 미주 중앙일보와 통일뉴스의 칼럼니스트 활동 및 주요 일간신문에 시론을 기고.
  •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한일 협력: 『한일 재생가능에너지 전문가 Workshop』을 계기로
    저자
    이수철 (일본 메이죠 대학 교수)
    발간호
    2016-34
    [편집자 註] 제주평화연구원은 일본 토요타재단과 공동으로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한일 재생가능에너지 전문가 Workshop』을 개최합니다.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바람직한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 그리고 시민의 역할에 대하여 한일 양국 전문가의 열띤 논의가 기대되며, 회의 결과는 추후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유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작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금세기 중 지구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 온도 대비 최소한 2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파리협정을 체결하였다. 아울러 각국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2030년 자발적인 감축목표(INDC)를 발표하였는데, 한국과 일본 모두 2010년 배출량 대비 20% 전후 삭감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2030년까지의 전력계획의 경우, 한일 양국 모두 원자력과 화석에너지가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는 20% 수준에 불과하여 인류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공존이 어려운 전원구성(power generation mix)으로 되어있다. 한일 양국 모두 2030년의 전원구성에 있어서 여전히 원전과 화석에너지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전력 비용을 상승시키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일 양국 모두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어느 정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의 빠른 기술 진보에 따른 가격 경쟁력,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통한 지역의 에너지 자립과 고용 및 경제 활성화, 그리고 화석에너지로부터의 탈피를 통한 에너지 안보 등 신재생에너지가 갖고 있는 장점들이 단지 단기적인 비용 측면만의 평가로 간과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생긴다. 현재 EU에서는 2030년에 전력의 4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50%로 설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2030년에 전력의 40%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이 선진국들의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일 양국 모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있는 만큼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는 선진국의 역할을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저탄소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공급 목표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 정책은 무엇인지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2030년까지 ‘탄소 제로 섬’을 천명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한국과 일본의 우수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최근 한일 양국이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있어 새로운 제도 전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늘어나는 등 일정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양국 모두 대규모 태양광발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소규모 지역밀착형 신재생에너지는 여전히 보급이 미미한 수준이다. 금번 회의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환경가치 외에도 지역부가가치 창출 등 지역가치를 조명하고, 소규모 신재생에너지가 비즈니스 모델로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한일 제주 회의의 특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담당자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시민운동가,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그동안 제도 전환의 성과와 과제를 각각 비교 분석하고 앞으로 지역형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활성화 방안을 찾아보는 데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통해 기후변화 억제에 기여하고, 지역의 고용과 경제 활성화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자원전쟁을 방지함으로써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평화연구원과 일본 토요타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한일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관한 전문가 회의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탄소 없는 섬’의 비전은 제주도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세계적 선도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알리는 매우 의미 있는 목표이므로 반드시 달성하기를 소망한다. 다만 2030년까지라면 이제 15년 정도밖에 시간이 남아있지 않은데, 이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담당자들의 확고한 리더십과 흔들림 없는 정책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소 없는 섬’의 추진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고 관련 인프라 정비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가격 책정(carbon-pricing), 즉 탄소세의 도입이 바람직하다. 탄소세는 중앙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나, 일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환경대책을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세를 도입할 수 있는 지방환경세가 활성화되어 있다.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 독자적으로 탄소세 도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정비를 권하고 싶다.
  • 테러의 '소프트 타깃' 재외공관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6-33
      재외공관은 재외국민과 재외동포를 보호하는 책임을 지는 우리 외교관들의 근무공간이고, 비상시에는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의 최종적인 대피처이다. 따라서 재외공관의 안전은 외교관의 안전뿐만 아니라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최근 북한의 권력층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 고등학생까지 탈북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 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연이은 탈북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중국과 동남아에 10여 개의 테러조를 파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에 따라 망명신청을 한 북한 학생이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주재 우리 영사관에 대한 홍콩 당국의 대테러 경비가 강화되었다. 다행히 홍콩특구정부는 우리 영사관을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능력과 의사가 있지만, 그러한 능력이 없거나 의사가 부족한 나라도 없지 않다. 특히 테러가 빈발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국가들에서는 주재국 정부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홍콩 영사관의 경우 혹시라도 한중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 홍콩특구정부의 협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과거 김선일 사건을 계기로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한 많은 조치를 도입하였다. 외교부 내에는 재외국민보호과와 재외국민안전과가 신설되었고, 영사콜센터, 여행경보제도,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문자서비스, 신속해외송금제도, 신속대응팀과 같은 재외국민보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재외공관이나 재외공관원을 보호하려는 조치는 그간 별로 취해지지 않아, 재외공관은 여전히 테러 위협의 ‘소프트 타깃’으로 남아있다. 현재 외교부 재외공관담당관실에서 공관에 대한 테러에 대비하는 경호와 보안시설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실제로 대테러 경호와 보안시설을 담당하는 인력은 1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그 1명의 담당자는 경호나 보안 업무 외에도 “세출 예산 편성 및 결산, 국고채무부담행위 원리금 및 이자상환 사업”도 같이 맡고 있는 현실이다.(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우리 공관이나 공관원의 희생이 발생하고 난 이후 뒤늦게 안전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선제적으로 안전 조치를 강화해서 재외공관과 공관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발생의 개연성이 높은 중대한 위험이 있더라도 사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심리적, 정치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작은 위험이라도 일단 발생한 후에는 대대적으로 사후대응이 따르다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무관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이다. 멀리는 벵가지 사태부터 가깝게는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재외공관과 재외공관원에 대한 테러공격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미국인데, 미국의 경우에도 대형 테러공격이 연이어 발생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공관의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 본격적으로 취해졌다. 이 글에서는 미국이 시행착오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재외공관과 공관원의 안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1. 외사안전 전담 직책과 조직의 필요성 현재처럼 1명의 직원이 재외공관의 대테러 경호와 보안시설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외사안전 차관보’ 밑에 ‘외사안전국’과 ‘외사경호처’가 있어서 재외공관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건상 그렇게 하는 것이 힘들다면 외교부의 기획조정실 내 외사안전관직을 신설하여 그 밑에 기존의 재외공관담당관, 외교정보보안담당관, 비상안전담당관을 두고 지휘하도록 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만하다. 2. 사설 경호 인력 활용 미국의 경우는 ‘외사경호처’와 미군 해병대가 재외공관의 경호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처럼 별도의 조직을 창설하거나 군의 도움을 받는 것이 힘들다면, 차선책으로 사설 경호업체와 현지 채용 경호원을 이용하여 고위험국가 내 공관과 공관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특전사나 해병대를 전역한 장교와 사병이 많기 때문에 사설경호업체가 발달할 수 있는 여건이 우수하고, 현지채용 경호원의 경우 인건비 부담도 비교적 크지 않다. 3. 물리적 안전 강화 폭탄테러, 총격, 방화 등으로부터 공관이 보호될 수 있도록 기존의 건물은 보강하고, 신축되는 공관은 처음부터 보안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고 건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일반도로부터 거리유지, 방벽강화, 출입구 통제 등만 아니라 건물 내부에는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안전실(safe room)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현지 정보의 수집과 활용 주재 지역과 국가에 존재하고 있거나 예상되는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가능한 한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관장과 공관 내 외사안전 담당자가 현지에서 수집된 정보와 분석을 활용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만약 공관과 공관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공관의 폐쇄나 이전, 공관원의 철수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공관장에게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다른 나라의 사례가 반드시 우리에게 적합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재외국민과 공관원의 철수(ordered departure)에 관한 권한을 국무부 장관뿐만 아니라 현지 공관장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 국민의 활동영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재외국민과 재외공관이 해외에서 처하게 되는 각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공조하거나 인류의 보편가치를 추구하는 우리의 외교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는 개인이나 집단들이 있으며, 그러한 이들이 우리 국민이나 정부를 대상으로 테러행위를 할 가능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의 모든 소프트 타깃에 대한 보호는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우리 외교관의 근무지이고, 우리 국민과 동포의 최종적 대피처인 재외공관에 대한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위기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_____ * 한인택, “외교안전(diplomatic security) 강화방안: 사례와 함의,” 제주평화연구원, 2016.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외교통상부 정책자문 위원으로 활동하였음. 국제정치경제, 핵 전략,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최근 연구로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가 있음.
  • 공공외교 2.0을 지향하며: 공공외교법의 발효를 계기로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6-32
    2016년 8월 4일 『공공외교법』의 발효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공공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글에서는 『공공외교법』의 발효를 계기로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공공외교는 왜 필요한가? 공공외교는 자국에 유리하도록 상대국 일반 국민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정부 및 비정부 행위자의 의도적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정의할 때, 공공외교는 ‘새로운’ 외교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외교의 대상은 ‘고관대작’이었지만, 이와 달리 공공외교에서의 외교의 대상은 상대국의 '평민'이기 때문이다. 외교의 대상을 상대국의 일반 국민까지 확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정책결정에서 일반 국민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에서 국민의 견해가 선거나 여론을 통해서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거나 적어도 정부정책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대선을 예로 들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미국사회 내에서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대변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하여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었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정부가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돈을 낭비하고 있으며, FTA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보는 반(反)국제주의적 유권자들의 견해가 미국의 정치와 정책에 반영되게 될 것이다. 만약 미국의 일반 국민이 한미동맹과 한미 FTA는 미국에 손해이며 심지어 재앙이라고까지 인식하고 있다면, 오해를 풀고 사실관계를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적 외교는 정부를 대상으로 하므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상대국의 일반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즉 공공외교가 필요하다. 미국을 예로 들었을 뿐 국민의 견해가 정치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고 점차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은 이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국민이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배제된 경우에는 공공외교가 필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9·11 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9·11 사태 때 모국의 친미 정책에 반대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서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성에 충돌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주장을 행동으로 표출하였다. 9·11 사태 이후 이어지는 수많은 테러 공격은 급진화된(radicalized) 일반인들이 주는 위협을 잘 증명하고 있다. 급진화된 민간인에 의한 테러공격은 군사적 대응에 한계가 있으며, 군사적 대응은 자칫 또 다른 테러공격을 낳을 수도 있다.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공외교를 편 것은 평범한 이슬람교도가 급진화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 미국의 안보를 지키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정책결정에서 배제된 경우에도 공공외교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면 커졌지 사라지지 않는다. 문화외교, 공공외교 1.0, 공공외교 2.0 우리 정부에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공공외교를 시행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0년에 ‘공공외교의 원년’을 선포하였고, 2011년에 최초로 공공외교 대사가 임명되었으며, 2012년에는 공공외교정책과가 신설되었다. 2010년 이후 공공외교는 단순히 문화외교의 ‘재포장’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제고되었고 가용자원도 증가하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BBC 월드서비스, 글로브 스캔과 공동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긍정적 평가는 공공외교 원년인 2010년부터 5년 사이에 33%에서 38%로 증가였다. 일반적으로 인식 변화가 더디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사이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5% 향상된 것은 매우 고무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8월에는 『공공외교법』이 발효되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공공외교 전략의 수립과 정책의 추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공공외교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공공외교 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공공외교 강화 및 효율성 제고의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 및 위상 제고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공공외교의 초점을 국가이미지 및 위상에 맞추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 우리의 공공외교는 한국을 알리고 국가이미지 개선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지만, 공공외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 이익의 증진이지 국가 이미지의 개선 그 자체는 아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국가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공공외교에서 실질적인 국가이익의 증진을 위한 공공외교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글에서는 이미지와 위상을 중심으로 한 공공외교를 공공외교 1.0으로,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한 공공외교를 공공외교 2.0이라고 부르고 구분해 생각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좋아졌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공공외교 역량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국익을 챙기는 의욕적인 공공외교, 즉 공공외교 2.0을 추진해 볼만 하다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다. 공공외교 2.0은 어떻게 추진하여야 할까? 첫째, 공공외교 2.0은 기존의 외교와 정책적 시너지를 살리면서 수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의 정책구상을 임기 내에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경우에는 공공외교를 정책조합(policy mix)에 넣어서 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공공외교를 문화외교나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외교(공공외교 1.0)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정책을 상대국 국민을 대상으로 알리고 설득하는 적극적 소통수단(공공외교 2.0)으로 인식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공외교법』에서는 공공외교와 여타 외교 간의 시너지 증진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으나, 2016년 1월 외교부령에 의해 ‘정책공공외교담당관직’이 신설된 것은 공공외교와 여타 외교 간의 정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둔 긍정적 조치라고 보인다. 둘째, 공급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공공외교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국 국민의 의식에 작용하여 그들이 우리에게 유리한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노력이다. 상대국의 국민은 역사, 문화, 종교, 인종 등에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공외교의 대상이 갖는 다양성과 이질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공공외교 전략 및 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반영하여야 한다. 즉, 표적 청중(target audience)에 맞는 ‘맞춤형, 쌍방향 공공외교’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공공외교법』 제정의 의의 중 하나는 그간 국내 행위자 간에 벌어졌던 공공외교 수행체계의 수립과 주도권에 대한 논의와 경쟁이 『공공외교법』의 제정으로 일단락된 것이다. 2016년 1월 외교부령에 의해 ‘지역공공외교담당관직’도 신설된바, 이는 우리의 공공외교가 수용자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공외교의 잠재성과 한계 국제적으로 확대된 우리나라의 국익과 세계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제는 전통적인 정부-대-정부 외교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국민과도 소통하는 공공외교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공공외교가 상대국 국민의 가슴과 마음을 얻는 것(to win the hearts and minds)이라고 한다면,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외교가 아니라 우리의 외교적 목표와 실제 행동이다. 부시 대통령 집권기에 전 세계적으로 반미주의가 극에 달했던 이유는 미국의 공공외교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목표와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외교적 목표와 행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때는 그러한 문제를 공공외교를 통해서 해결할 수도 없으며, 공공외교를 통해서 덮으려 하는 것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외교적 목표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설정해야 하며, 공공외교도 그러한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공공외교는 단순한 과학 실험이 아니다. 우리가 공공외교를 아무리 체계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상대국의 국민이 우리의 노력이 결국에는 우리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행위라고 하는 점을 의식하는 순간 공공외교의 효과는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외교를 ‘은밀하게’ 하는 것도 해답이 아니다. 공공외교는 은밀할 수도 없고, 은밀해서도 안 된다. 공공외교는 이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 행위이지만, 상대방의 가슴과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공감대를 찾아내고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예술’로 승화될 필요가 있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외교통상부 정책자문 위원으로 활동하였음. 국제정치경제, 핵 전략,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최근 연구로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가 있음.
  •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에 따른 동아시아 미중관계 고찰: 한반도 사드 배치의 논리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6-31
      미중경쟁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상당한 변화를 거듭해왔다. 신형대국관계, 대국굴기, 화평굴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미국의 대응 및 상대적 국력, 그리고 중국의 위상 변화에 따라 저자세(low profile)과 고자세(high profile)을 거듭해왔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국내 및 국제정치 상황에 따라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그리고 재균형(re-balancing)으로 다양한 적응 과정을 거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관계의 이론적, 정책적 양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패권국이 되는가?” 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패권국이 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 ‘패권안정(hegemonic stability)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평화를 유지하면서 국제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통화, 무역질서와 같은 공공재를 공급한다. 이 공공재로부터 모든 국가가 혜택을 보게 되므로 약소국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데 기여하지 않고 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집단행동의 문제 속에서 무임승차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약소국에 의한 강대국의 착취’라고 한다. 이에 반해 ‘세력전이(power transition)이론’에 따르면 평화가 가능한 것은 패권국이 힘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패권국은 자신이 조직한 국제질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기 때문에 평화를 선호한다. 그러나 힘의 우위를 통해서 산출하는 이익의 분배에 있어서 패권국은 공공재로 무임승차가 가능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현상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패권국은 강력한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이용하고, 동맹국들에게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로서 이익을 분배한다. 패권국은 그들이 생산한 이익을 경쟁국이 향유하는 것을 거부할 뿐 아니라 국제질서에서 존재감이 없는 약소국에게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공공재를 공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대전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도전세력이 기존 질서에 불만을 가지고 도전국의 이익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패권국에 도전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 모두 힘의 우위가 확보될 때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감소한다고 보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두 이론 간 패권국이 공공재와 사유재 중 어떤 것을 생산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패권안정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공공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약소국의 무임승차에 의해서 착취를 당한다고 보는 반면, 세력전이이론은 패권국은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이익을 불공평하게 배분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본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에서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염두에 둔 미국의 외교정책은 패권안정이론보다는 세력전이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과거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향후 전망에도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동맹국으로 확실하게 끌어들였다. 필리핀은 2014년 과거 미군기지가 있었던 수빅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미국이 이용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하였고, 남중국해에서 미국 및 일본과 호주도 참석하는 ‘발라카탄’이라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필리핀은 이러한 활동이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영토방어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규모 간척사업에 대한 경고 메시지의 성격이 크다. 미국의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는 더욱 극적이다. 1974년 월남의 패망으로 쫓겨났던 미국이 다시 베트남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이제 칼란 만의 해군기지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고 이를 이용할 것이 가시화되었다. 미국과 베트남은 다낭 앞바다인 남중국해에서 7일간의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중국의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미국의 남중국해 불개입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베트남의 경제 및 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행보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군사 동맹국인 한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 이익을 분배하고 미국의 국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시도는 북한의 핵이 일차적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국 안보협력의 틀에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은 안보라는 국제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동맹국에게 기여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서 패권국 미국이 제공하는 사유재인 안보를 선택적으로 향유하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에서 안보 사유재를 생산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국가와 참여하지 않는 국가, 그리고 동맹국과 적대국을 분명히 구분하여 안보의 이익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를 포함한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선택은 대북 억지력의 일환으로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를 소비할 것인가 아닌가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출발할 경우,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Prospects for Iran-Korea Cooperation
    저자
    Mostafa DOLATYAR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ran)
    발간호
    2016-30
    [Editor's Note] Following the historic Iran nuclear deal last year, South Korea and Iran are rapidly expanding their cooperation into new areas. In this issue of JPI PeaceNet, we asked Dr. Mostafa DOLATYAR, advisor and senior research fellow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to identify specific areas that provide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cooperation and collaboration between South Korea and Iran.     Iran’s 80 million person economy and its location at the crossroads of a critical region make it a well-suited partner for Korea.   First, Iran has a strategic location. It enjoys interaction with 15 immediate neighbors with a total population of more than 500 million. Some of these neighbors are landlocked countries that are deeply interested in having access to the rest of the world. Iran is often the best choice–and in some cases the only one–to offer them the needed transit facilities or re-export options. Second, Iran has favorable demographics. It benefits from a young and well-educated population, including an emerging generation of highly motivated and talented scientists, researchers, and businessmen who are willing and able to engage in mutually beneficial interaction and cooperation with well-matched and reliable partners. Third, Iran has an excellent geo-economy, with unmatched energy resources in natural gas and oil. Its desire to fast-track development combined with its notable scientific achievements and technological growth make Iran a lucrative market and reliable partner for Korea. As a high-growth country in East Asia, Korea has an impressive record of social, economic,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growth and development. It also enjoys very good ‘social capital’ in Iran, which can help to facilitate interaction. These circumstances have laid a solid foundation for Iran and Korea to engage in a process of comprehensive collaboration and sustained cooperation in areas as diverse as trade, finance, investment, science, technology, agriculture, health, education, art, and tourism, among others. There are four general areas that provide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cooperation and collaboration between Iran and Korea: 1. Energy Oil, gas, refinement, hydropower, wind power, geothermal, solar, and nuclear all have significant potential in Iran. In all of these sectors Iran has its own relative advantages and achievements that could be of great interest to Korea, thereby providing the basis of economic engagement between the two countries. 2. Industry and infrastructure In its five-year-development plan, Iran has potential for the construction of extensive networks of roads, railroads, irrigation facilities, agricultural upgrades, water resources management capacity building, petrochemical industry development, car industry development, housing development schemes, and other infrastructure developments. Korea has significant stakes in all of these sectors and could be an active partner for Iran to materialize its goals, while accumulating its own profit, experience, and social capital. 3. Science Iran has made significant headway in fields such as 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T, nuclear sciences, life sciences, pharmacology, and stem cell research, among others. Many parallel interests in Korea provide an opportunity for bilateral scientific cooperation to serve the interests of both countries and their populations. By developing well-educated researchers and academic staff, universities and research centers in both Iran and Korea help to advance scientific development. Exchange of students and researchers would help facilitate this goal. 4. Arts and culture   Iran and Korea share a strong history of peaceful and friendly relations and cultural interactions. There is great potential for increased collaboration in the areas of arts, culture, and people-to-people exchanges. Promotion of handicrafts, fine art, music, film and cultural values can help promote tourism and interaction between Iran and Korea.   Going forward, the two countries must recognize the significant attributes that each brings to the table in order to further develop the Iran-Korea relationship. Stronger cooperation in the areas outlined above can help develop greater mutual confidence and connectivity. Moreover, these areas can be the basis for the two countries to engage in meaningful collaboration and effective cooperation to address regional and international issues and crises, especially security and economic issues. ​           * An earlier version of this essay was presented at the 1st IPIS Roundtable with the Asa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the Jeju Peace Institute, and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held in Tehran, Iran, on May 31st, 2016. Dr. Mostafa Dolatyar is Advisor and Senior Research Fellow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PIS) in Tehran, Iran.
  • A New Chapter in Iran- Korea Relations
    저자
    Ziba FARZINNIA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ran)
    발간호
    2016-29
    [Editor's Note] Following the historic Iran nuclear deal last year, South Korea and Iran are rapidly expanding their cooperation into new areas. JPI PeaceNet asked East Asian expert Ziba FARZINNIA to explain how cooperation between two countries can promote not only their economies but also greater security in Asia. An earlier version of her essay was presented at the 1st IPIS Roundtable with the Asa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the Jeju Peace Institute, and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held in Tehran, Iran, on May 31st, 2016.     Developments in Asia and the region’s future prospects have been major topics for debate in international politics during recent years. Asia enjoys special importance in the world today due to its political and economic trends, and its importance will continue to grow. Iran will increasingly pay special attention to Asian countries due to its own economic plans and capacities.   Iran can act both as an energy supplier and corridor for the region. East and South Asian countries including China, Japan, South Korea, and India have high energy demands and import Iran’s crude oil to supply part of their energy needs. Additionally, due to its location, Iran can act as a link connecting Central Asia, South Asia, and West Asia to the Middle East, which provides opportunities for extended cooperation among all Asian countries. With this in mind, Iran can play a major role within the framework of Asian energy security. Iran has significant oil and gas reserves and deep experience in energy fields. Considering its position in the Persian Gulf, Caspian Sea, and as neighbor to Central Asia, Iran is able to connect the energy reserves located in the south, east and northeast of the country to Asian consumers via pipeline. Towards Greater Cooperation After the lifting of international sanctions earlier this year, companies from all over the world have been scrambling to enter the Iranian energy market East Asian states are among them. China’s President Xi Jinping visited Iran in January 2016 and Japan signed an investment treaty with Iran a month later. Iran needs to cooperate with other countries in order to achieve its economic growth targets. Looking forward, Iran-South Korea cooperation will have economic benefits for both countries. As President Park recognized, “Korea’s economy is heavily dependent o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hich may make us lag behind in new environments.”1) Park suggested that South Korea “… should further strengthen efforts to explore new markets in … Iran to survive in the rapidly changing global trade environment,” and as a measure to make inroads into important new markets.2) Construction, automobile, petrochemical and infrastructure sectors were cited among the areas that could benefit South Korea the most. About 680,000 jobs will be created through closer ties with Tehran.3) Park also noted that South Korea should diversify its export items and encouraged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 which are generally more domestic-market oriented –to penetrate overseas markets, offering government support to companies doing so.4) Creating a link between Iran and South Korea in areas of mutual interest will not only boost their economies, but will also promote greater security in Asia. President Park’s Iran Visit Recognizing the potential for cooperation, President Park made a state visit to Iran in early May 2016. The visit focused on creating a platform for cooperation, and concluded in the signing of a joint statement between President Rouhani and President Park, marking the first such statement since the two countries established diplomatic relations in 1962.5) The statement is an important milestone in promoting Iran-Korea cooperation, which became somewhat estranged during the period of international sanctions. The statement outlines goals and presents a roadmap for enhancing collaboration across a wide range of areas, including (1) cooperation on political affairs (2) economic cooperation (3) cultural collaboration (4) education and tourism (5) regional cooper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n the Middle East and (6) collaboration on judicial matters and security. The two presidents endorsed the goal of building a nuclear-free world and reaffirmed their commitment to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nd denuclearization, expressing support for endeavors to that end. In addition, the two sides expressed a shared understanding that nuclear development could never promote security and emphasized that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had to be maintained. To that end, Iran expressed support for the Korean people’s aspirations for peaceful unification of the peninsula.   The joint statement also included the holding of annual foreign ministers’ meetings and joint economic committee meetings, concerted efforts to expand bilateral trade, the promotion of financial cooperation, the designation of 2017 as the year of Korea-Iran cultural exchanges, and the strengthening of judicial cooperation.6)   An economic delegation of 236 business leaders accompanied President Park on her state visit, laying a viable foundation for Korean businesses to engage the Iranian market. During the visit, a total of 66 MOUs that could lead to deals worth about 42 trillion won (US$37.1 billion) were signed, marking Korea’s most significant act of economic diplomacy.7) In terms of trade volume, President Rouhani proposed that the two countries work together to increase trade to reach more than US$30 billion within five years. President Park said Korea had come up with a financial package worth US$25 billion for joint infrastructure projects in Iran, the largest amount Korea has ever presented to another country.8) President Park proposed further expanding cooperation to cover healthcar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new energy industries. In reply, President Rouhani expressed hope that the two countries would be able to work together in such areas as electric vehicles, agricultural machinery, garbage disposals and a sewage treatment system. President Park suggested that the two states actively cooperate not only in electric vehicles but also eco-friendly energy towns and seawater desalination. Going Forward   President Park was the first Korean head of state to visit Iran since diplomatic ties were established in 1962. This was a pivotal trip for President Park to boost Korea’s economy and provided new opportunities for development projects in Iran. On her flight back to Seoul, Park told reporters: “I believe Iran can become a land of opportunity for many South Korean firms … I will make efforts to the second Middle East boom.”9)   Korean companies have had a good record in various sectors of Iran’s economy, especially in the oil sector. The performance of Korean firms in Iran’s downstream and upstream oil industries has been quite remarkable. This is a critical sector for South Korea to maintain and develop, considering that Iran boasts the world’s fourth largest proven oil reserves and has the second  largest natural gas reserves.   Going forward, however, it is also necessary for South Korean engagement with Iran to account for Iran’s more recent advancements. Despite being known for its energy deposits, Iran has also attained new capabilities in different industries, including scientific, financial, and marketing sectors. Noting that Iran is now self-sufficient in many sectors, officials have confirmed that South Korea’s engagement will reflect Iran’s advancements instead of treating Iran as mere destination for its products.10)   First, Iran has made good progress in scientific fields such as nanotechnology and biotechnology. The two sides could exchange their experiences in this field. Iran is also pushing large-scale infrastructure development projects to rebuild its economy that was hampered by international sanctions. Second, Iran is now trying to open up a new chapter of cooperation with Korean companies in investment and marketing sectors. South Korea is known in Iran for such brands as Samsung, which has outperformed Apple and Hyundai and Kia, both of which have been serious rivals to Japan’s Toyota. Lastly, an important aspect of South Korea’s new opening to Iran is in the realm of banking, which was recognized by South Korea’s former ambassador to Tehran, Song-Woong Yeob: “the two countries have good banking interactions that have resulted in boosting economic exchanges between Seoul and Tehran.”11)​ These are just three examples of areas for greater future engagement.   As demonstrated, there is great potential for cooperation between Iran and South Korea. Iran can play a key role in the energy sector, thus boosting Asia’s energy security and shoring up South Korea’s economy. At the same time, there is also potential for cooperation in areas as diverse as marketing and banking. President Park’s productive visit to Tehran provides a strong political foundation for deepening ties. These advancements signal a new chapter in Iran- Korea relations which will bring many opportunities to both sides of the relationship. 1) “Iran deals will spur economy: Park,” The Korea Times, May 11, 2016. 2) Ibid. 3) Ibid. 4) Ibid. 5) For more information, see Kim Ji-myung, “Korea-Iran relations: 1974 and 2016,” The Korea Times, May 6, 2016. 6) “Korea’s largest-ever achievement in economic diplomacy with Iran,” Tehran Times, May 10, 2016. 7) Ibid. 8) “South Korea to invest $25b in Iran,” Tehran Times, May 2, 2016. 9) “Iran is land of opportunity: Park,” The Korea Times, May 4, 2016. 10) “Official says South Korea to make its presence in Iran different,” IRNA, May 4, 2016. 11) Kaveh L. Afrasiabi, “South Korea’s New Opening to Iran,” Iran Review, May 2, 2016, http://www.iranreview.org/content/Documents/South-Korea-s-New-Opening-To-Iran-2.htm. Ms. Ziba FARZINNIA is Director of the East Asia Studies Group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PIS) in Tehran, Iran.
  •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새로운 도전국면
    저자
    Fulton ARMSTRONG (아메리칸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6-28
      지난 달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과 카스트로 의장의 7차 공산당 전당대회 연설은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를 위한 정부 간 후속조치에서 정점을 찍었다.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는 2014년 12월 17일, 양국 정상이 워싱턴과 아바나에서 성명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최근 연설은 대체로 안정적인 정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수단을 통해 쿠바의 변화를 도모하는 정책을 확실히 밝힌 반면, 카스트로 의장은 다른 수단을 통해 쿠바혁명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정책임을 명확히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사안들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관계 회복의 돌파구를 원천 봉쇄하려는 듯했다.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들은 서로의 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의 연설은 국교 정상화 과정의 숨 고르기를 의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쿠바가 관계 개선을 위한 향후 노력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국 정상은 정부 차원의 관계 정상화에 기여해 왔다. 대사관 재개설, 관계 접촉을 위한 양국 위원회 개설, 장관급 상호 방문, 군사문제를 포함한 안보문제의 협력 제고,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정상회담 등은 역사적인 행보였다. 사상 처음으로 양국은 원칙적으로나마 상호 존중과 이익을 바탕으로 외교채널을 개설했다. 양국은 관계 유지를 위해 강력하고 유능한 인재로 구성된 외교채널 팀을 조직하였다. 양국이 관계 확대와 ‘정상화’를 촉진하고 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분야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비정부기구 참여에 관한 미국의 수많은 정책 및 법적 제약들1)로 인해 정상화의 속도와 범위가 제한되고 있다. 무역과 투자에는 여전히 엄격한 제한선이 존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들에게 미래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2)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주의 촉진’ 프로그램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쿠바의 주요 부문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행보가 새로운 형태의 쿠바 정권 교체 정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화 과정에서의 신뢰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쿠바 정치체제의 정통주의(orthodox currents), 구시대적 규제, 경색된 제도, 열악한 물리적 기반시설도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다. 복수 통화의 계속적 사용, 정부의 고용 독점, 견실한 금융기관의 부족, 기초 서비스 부족 등은 미국의 규제와 맞물려 미국 기업들의 교역 및 투자 의지를 꺾는 문제점들이다. 지난 달에 열린 공산당 전당대회에서도 새롭고 대담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 중소 민간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언급과 같이 의미 있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마련된 개혁안을 재확인하는 차원에 그쳤으며 확실한 기간도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6개월 동안 양국 관계에서 극적인 변화들이 발생한 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행보는 활력을 잃고 있다. 그러나 호혜적 관계 구축 및 확대를 열망하는 비정부기구들은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민간교류, 기업 간 거래, 기타 교류활동은 신뢰 구축, 상호 이익 극대화, 규제 및 법적 변화 촉진,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관계 정상화를 ‘비가역적(irreversible)’으로 규정하려 했지만, 지난 수년간 양국을 멀어지게 만들었던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중에 되풀이하여 말했던 것과 같이 쿠바가 미국식 민주주의를 따르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의 쿠바 정치체제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이 더 이상 미국 가치에 부합하는 정치체제로 쿠바가 적응하도록 감시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는 1년, 카스트로는 의장의 임기는 2년이 남아 있는데, 이들의 임기 만료 후 양국 관계는 확실치 않다. 지금까지의 개선된 관계는 이론적으로는 ‘비가역적(irreversible)’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전과 동일한 법적 틀 내에서 정책을 변경하여 행정조치를 취했다. 원칙적으로 후임자는 이러한 조치들 중 상당 부분을 무효화할 수 있다. 대사관이 ‘이익대표부(Interests Sections)’로 격하되지는 않겠지만 대표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상원은 한두 명의 의원이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더라도 대사 인준을 거부할 뜻을 시사했으며, 이는 현재 교착상태인 워싱턴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정부 차원의 관계 개선에서 정점을 찍었지만, 이제부터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을 담보하는 것은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비정부 차원의 견실한 교류 확대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장담할 수는 없다. 양국 정부는 비정부 차원의 협력 확대를 허용하고 있지만 그러한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과제가 많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전에 발표된 패키지를 포함하여 몇 번에 걸친 미국 규제의 변화로 인해, 여행 규제 완화, 사업 기회 확대, 양국 관계에 대한 미 행정부의 새로운 방향 설정 등 금수조치가 상당 수준 완화 되었다. 그러나 금수조치법은 여전히 건재하며, 미 행정부는 규제 변화를 위한 정치적∙법적 해결과제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이행하는 것에 대하여 미국이 열성적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로 인해 정책 혼선이 유발되어 수출 방편이 없는 쿠바 민간 부문으로부터 수입은 허용되고 무역을 원하는 국영 기업들로부터의 수입은 차단되고 있다.   쿠바는 미국이 취하는 제스처에 대부분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일련의 신규 계약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였지만 경제적∙제도적 제약3)이 남아 있다. 미국 경제사절단에 따르면 쿠바 협상자들은 거래를 열망하고 있으며 몇몇 중요한 계약이 성사되었지만, 쿠바 법률과 규제의 간극 및 경직성으로 인해 호혜적 구도를 만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1)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상 오바마 대통령이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는 일부 영역이 포함됨. 2)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배척을 암시. 3)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Cuba's Limited Absorptive Capacity Will Slow Normalization," Policy Brief. No. 3,  http://www.american.edu/clals/cuba_initiative-policy_briefs.cfm 現 미국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 교수 및 동대학 라틴아메리카연구소(Center for Latin American and Latino Studies) 연구위원
  • 한-이란 협력의 잠재성과 기회
    저자
    Mostafa DOLATYAR (이란 정치국제문제연구소 고문 겸 선임연구위원)
    발간호
    2016-27
    [편집자 註] 이란 핵협상의 타결과 경제제재의 해제를 계기로 제주평화연구원은 이란 외교부 산하 정치국제문제연구소(IPIS)와 공동으로 "새로운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였다. 주 이란 대한민국 대사관의 후원 아래 2016년 5월 31일 테헤란 현지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아산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제주평화연구원과 함께 공동주최기관으로 참여하였다.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Ziba FARZINNIA IPIS 동아시아 연구부장의 발제 요지문에 이어서 Mostafa DOLATYAR 전(前) IPIS 소장의 발제 요지문을 국문으로 번역하여 JPI PeaceNet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란의 시각에서 한-이란 협력을 어떻게 보고,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경제규모를 평가할 때, 인구 등 몇몇 요소들을 기초로 한다. 이란의 시장규모는 8,000만 명이나 다음 요소들을 감안하면 이란은 사실 6억 명이 교차하는 시장이며, 개발도상국 경제권에서 한국에게 완벽히 부합하는 파트너이다.   이란의 지전략적(geo-strategic) 위치: 이란은 교류가 활발히 교류하고 있는 이웃국가들이 15개국이나 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고, 그 인구는 5억 명이 넘는다. 이러한 이웃국가들 중 일부는 다른 나라들과 접촉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내륙국들이다. 이들에게 이란은 가장 좋은 파트너이며, 일부 국가들에게는 필요한 운송체계와 재수출 기회를 제공하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란의 인구학적 특징: 높은 교육수준을 지닌 8,000만 명의 젊은이들은 이란의 큰 자산이다. 이란은 한 세대 동안 의욕적이고 우수한 과학자와 연구원들을 교육해 양성해 왔다. 또한, 이란에는 뜻이 맞고 신뢰도가 높은 파트너와 기꺼이 상호호혜적인 관계와 협력을 구축할 의지와 능력을 보유한, 준비된 기업가들도 있다. 이란의 지경학적 특징: 이란은 천연가스와 석유라는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고속 성장 및 개발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 돋보이는 과학적 성취와 기술적 성장 덕분에 이란은 매력적인 시장, 한국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유한 파트너가 되었다.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고속성장 국가인 한국은 사회∙경제∙과학∙기술의 성장 및 발전에서 값진 성과를 일구어냈다. 또한, 한국은 훌륭한 ‘사회적 자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과 한국의 접촉 및 협력을 촉진하는 매우 값진 자산이다. 이러한 환경은 양국이 무역과 금융∙투자∙과학∙기술∙농업∙의료∙교육∙예술∙관광 등 종합적이면서도 지속적인 협력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조성한다. 이란과 한국이 상호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에너지  석유, 가스, 정유, 수력∙풍력∙지열∙태양열∙원자력에너지 등은 이란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성과를 일구어낸 산업들이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분야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양국은 중요한 활동을 협력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2. 산업 및 인프라 역량   이란은 5개년 개발계획을 통해 광범위한 도로 및 철도망 건설, 관개시설, 농업발전, 수자원관리 역량, 석유화학산업 개발, 자동차산업 개발, 주택개발체계, 기타 인프라 개발 등의 분야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은 해당 산업부문들에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란이 목표를 달성하고 이익과 경험, 사회적 자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적극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과학적 역량   이란은 최근 나노∙바이오∙IT∙원자력∙생명과학∙약리학∙줄기세포 등의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일구어냈으며 한국도 이와 유사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이는 양국, 더 나아가 전체 인류의 이익에 도움을 주는 양국 간의 과학협력과 상호 관계 강화에 필요한 토대를 제공한다. 이란과 한국 내의 고등교육을 받은 열정적인 학자들 및 대학과 연구소는 과학적 발전과 성취를 앞당길 수 있는 바탕이다. 양국의 학생들과 연구원들 간 교류 활동 촉진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4. 예술과 문화   이란과 한국 모두 평화와 우호에 기반을 둔 관계, 문화적인 교류라는 바람직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역사로 그치지 않는다. 두 나라는 예술과 문화, 인적교류 및 협력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과 폭넓은 역량을 갖고 있다. 수공예∙미술∙음악∙영화∙교육, 문화적 가치, 삶의 지혜는 모두 양국의 관광과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실현시키고, '공동의 이익'을 축적해 나간다면 양국의 사회적 자산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서로의 신뢰도와 연결성, 친근감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제고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과 한국이 지역 및 국제사회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하면서도 효과적인, 안보문제를 포함한 협력활동에 참여할 길도 생겨날 것이다.   양국의 협력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이들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란 정치국제문제연구소(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고문 겸 선임연구위원 / 전(前) IPIS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