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우정엽(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 사무소장)
- 발간호
- 2015-05
창환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2월 4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THAAD: 이하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데에 이어,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이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자 “우리는 관련국이 지역의 평화 안정, 양자관계의 대국적인 측면에서 출발해 관련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미사일 방어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어떤 국가가 자신의 안보를 추구할 때 반드시 다른 나라의 안보와 지역의 평화, 안전,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연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주권 국가 논리’를 들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의 논리는 미국이 미군 보호를 명목으로 하여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할 경우,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해명성 반박을 하고, 또한 사드의 배치가 실제로 중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의 안보에 안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해석을 보면서, 작게는 사드, 크게는 미사일 방어 전반에 관하여 우리의 이해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사드의 한국 배치는 2008년 월터 샤프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사드를 포함한 방어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고 밝힌 데 이어, 2011년 제임스 서먼 사령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작년 6월 커티스 스카패로티 사령관이 “사드의 전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고 한 강연에서 밝히면서 그 논란은 커져갔다. 특히, 사드의 한국 배치를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로의 편입으로 간주하는 일부 주장으로 인하여 이 문제는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사안으로 변화하였다.
그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로의 편입’ 혹은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에의 가입’에 대한 논란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우선 미국의 미사일 방어에 대한 전략적, 정책적 개념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연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요소인지, 그리고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하부 구성 요소인 사드가 과연 중국이 우려해야 하는 사항인지 알아 볼 수 있다.
사드(THAAD)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제한적인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미국 방어 (defending the territory of the United States against limited ballistic missile attack)”이다. 그 개념이 제안된 이후 여러 차례 진화를 거듭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의 목적은 현재 다음과 같다. (1)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 살상무기, 혹은 재래적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미국 국토 보호, (2) 위와 같은 공격으로부터 외국에 전개되어 있는 미국 군 (기지, 병참, 지휘부, 군인 등 포함)의 보호, (3) 위와 같은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동맹국, 파트너 등 보호, (4) 사고 혹은 허가받지 않은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의 보호 등을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공격은 미사일 방어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사일 방어와 관련하여 흔하게 범하는 오류 중 대표적인 것이 미사일 방어의 이와 같은 목적에 관한 것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현재 추산되는 미국, 나토, 러시아, 중국의 통제 밖에 있는 약 6,300여 개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크게 ‘의도’와 ‘능력’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러시아와 중국을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미사일 방어를 구축할 의도를 가지고 있는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그 개념의 도입 시점부터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현재 미국 미사일 방어의 논의는 전략적인 고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 구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으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에게 미국과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전략적 균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략적으로 강대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은 매우 소모적인 군비 경쟁을 유발하게 될 것을 지적한다. 한쪽이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 할수록, 다른 한쪽은 그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격용 무기 체계를 늘리게 될 것이므로, 강대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미국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한,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은 상대방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게 만들어 오히려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미사일 방어 체계가 구축되면, 선제공격을 받은 후 반격을 하였을 때, 상대방의 방어 체계로 인해 반격이 의미가 없게 될 상황을 우려하여, 먼저 공격을 감행하여야 한다는 유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간의 전략적 불신을 높이게 되고, 그에 따른 선제공격이 유리하게 된다는 계산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능력’의 차원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구축은 현재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와 탄도 미사일 능력을 감안하였을 때, 만약 군사적 충돌이 발행할 경우,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예를 들어, 100개의 미사일이 날아온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의 기술력을 감안하여 아주 높게 잡아 70% 정도를 격추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30개의 미사일은 목표를 공격하게 되기 때문에,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몇 개의 미사일에 대해 격추가 실패할 경우, 다시 격추를 시도할 수 있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안하게 되면, 강대국들의 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 구축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보다 더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 억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상호 취약성 (mutual vulnerability)을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관계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다음으로 사드 자체가 중국에 대해 위협이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히, 사드가 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국내의 입장을 보면 사드 시스템에 필요한 X밴드 레이더, 정확히는 AN/TPY-2 X-Band radar가 그 긴 탐지 거리 (실제 제원상으로는 약 1,000 킬로미터)로 인해 중국의 움직임을 알 수가 있고, 미국이 그 목적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 비슷한 사양의 AN/TPY-2 레이다가 2기 설치되어 있고, 대만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더라고 불리는 UHF long range EWR based on the AN/FPS-115 Pave Paws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대만의 이 레이더는 3,000 킬로미터 내에서 1,0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대만이 약 1200 million dollar (현재 기준으로 약 1조 5천억원 정도)를 들여 2004년부터 구축을 시작하여 2009년에 완공한 것이다. 이미 대만과 일본에 이러한 레이더가 구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도입되는 레이더가 미국의 대 중국 감시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사드가 중국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그 근거가 없으므로 여기에서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사드는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목표물로 향해 날아오는 단계 (Terminal Phase)에 요격하기 위한 것으로, 미사일이 발사되어 상승하는 단계, 혹은 외기권을 비행하는 단계에 요격하는 것이 아니다. 상승기에 요격하는 것은 그 비현실성으로 인하여 이미 미국에서 폐기된 프로그램이며, 외기권 비행에 대한 시스템은 미국 내부에 구축 중이다. 사드는 우리 국토 내에 진입하는 미사일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한 방어 시스템인 것이다.
중국은 왜 사드를 반대하는가?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도 않고, 그럴 능력도 없을 뿐더러, 사드 자체 역시 중국과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 문제에 관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동북아 정세와 한국의 국내 정치를 고려하였을 때, 미국의 동북아 동맹국 중 한국이 가장 약한 연결고리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의 동맹 체제 와해의 시발점으로 한국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 자체로 한미 동맹이 와해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일련의 비슷한 움직임을 통해 동맹 약화를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국내에는 이러한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과는 달리 동맹국이 없는 중국은 미국의 동맹 체계 약화가 그들의 전략적 목표에 상응하는 것이며, 그에 따라 한국에 대한 이러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압박을 통하여 향후 중국이 한미 동맹에 관한 어느 선까지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탐지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
둘째,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으로 인해 현재 한반도에 존재하는 전략적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 미사일 능력 개발과 핵 개발은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하였다. 미국의 확장 억지를 통해 그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는 전력을 비교하였을 때, 북한의 미사일과 핵 능력으로 인하여 북한에 유리한 비대칭적 상황이 되어 있다. 그러한 비대칭적 상황으로 인해 북한의 각종 강압적 외교 및 도발 행위가 가능하였다. 개방을 통한 경제적 발전을 꾀하기 어려운 김정은 정권의 특성상 강압외교와 도발은 정권의 존재이유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전략적 상황의 변화, 다시 말해 더 이상 북한이 강압외교와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 어렵게 되는 상황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을 중국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가져올 북한 내부의 불확실성과 잠재적 불안정성 때문이다.
우리의 대응 방향
우선, 사드 배치는 아직 공식적으로 협의된 바 없다거나, 결정된 바 없다는 것과 같이 피하기보다는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며, 오히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 편들기로 밖에 간주될 수 밖에 없음을 강하게 주장하여야 한다.
둘째, 사드 도입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편입이라는 근거 없는 논쟁에서 벗어나, 과연 사드가 필요한 상황인지 우리의 안보 상황, 예산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능력에 따라 논의해야 한다. 기존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에 사드가 계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드의 도입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라는 이상한 논리에서 벗어나 하루 하루 변화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그리고 우리가 현재 구축하고자 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벗어나는 북한의 가능한 공격 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 적응적인 미사일 방어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現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 사무소 소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Georgetown대학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at Milwaukee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한국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주요 연구분야는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여론문제, 제3국의 내전 무력개입에 관한 국제분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