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호: 2021-08
류제흥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중국이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국제사회에 화려하게 재등장하는 동안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거치며 소위 “세계의 공장”으로 활약하면서 전 세계에 중국산 물품을 공급하게 됨에 따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예외 없이 통상에 관한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비교적 단기간의 기간 동안 급속도로 이루어졌고, 또한 다른 몇 가지 경제지표(해외직접투자, 대외원조, 정부보증 자금공여 등)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중국의 국가적 차원의 정치/외교적 목표를 배제하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이 관찰되는 것이 사실이다.

통상부문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절대적인 한국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확대가 우리에게는 무엇을 얘기해주고 있는가. 한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은 그동안 분명한 외교전략과 경제협력의 부재라는 특징을 갖는데, 아프리카 대륙이 가진 잠재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중장기적 전략의 부재는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이 상대적 열위에 놓여있게 됨을 뜻한다. 이보다 더 위중한 문제는 외교전략의 부재인데, 지정학적 중요도와 지리적 거리를 감안하더라도 인구 13억의 거대 지역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아프리카를 원조와 지원의 대상으로만 바라봐 왔을 뿐, 경제/외교적인 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대아프리카 원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경제 협력의 기틀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목차

Ⅰ. 서론

Ⅱ.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중국 경제 의존 심화

Ⅲ.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의 정치/외교적 관계 발전

Ⅳ. 한국 경제에 주는 함의

Ⅴ.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