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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드웨어 해킹의 위협과 국제협력의 필요성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8-52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달 4일 애플과 아마존 등 30여개 미국 기업에 공급된 중국산 서버 컴퓨터에서 해킹을 목적으로 한 마이크로 칩이 삽입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 회사들로부터 정보를 빼내기 위해서 문제의 마이크로칩을 삽입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블룸버그의 이러한 보도를 즉각 부인하였다. 애플과 아마존도 성명을 통해서 블룸버그의 보도를 부인하였고, 급기야 영국의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의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와 미국의 국토안보부(DHS)까지도 블룸버그 보도의 正誤를 둘러싼 논쟁에 끼어들어 애플과 아마존의 성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보도된 내용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어서 중국산 서버 컴퓨터에 삽입된 마이크로 칩의 정체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문제가 된 서버를 제작한 Super Micro 사의 주식은 폭락했다. 만약 애플과 아마존의 서버 컴퓨터에 스파이 칩을 몰래 심어 놓는다면 해당기업의 영업에 관련된 정보에서부터 전세계 각지에 있는 고객의 개인정보까지 막대한 양의 민감한 정보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해킹과 달리 하드웨어 해킹은 물리적으로 증거가 남기 때문에 일단 발각이 되면 조사가 용이할 것으로 일반적으로 생각이 되었으나 영국과 미국의 정보기관까지 끼어들어도 논란이 종식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러한 통념이 실제로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해킹을 통해 심각한 정보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으나 하드웨어 해킹의 탐지나 확인은 쉽지 않은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휴대전화의 75%와 전세계 컴퓨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휴대전화와 컴퓨터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되는 정보통신기술 제품과 장비는 무수하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보급되면 우리 주변은 24시간 중국산 정보통신기기에 둘러싸여 있게 될 것이다. 만약 블룸버그가 보도한 것처럼 중국정부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장비에 ‘악성 칩(malicious chip)’을 심는 하드웨어 해킹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굳이 중국을 특정하는 이유는 중국정부가 유달리 나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통해서 알려졌듯이 미국처럼 자유와 사생활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치주의 민주국가에서도 미국에서 생산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백도어(back door)를 만들어 놓고 비밀리에 사찰을 하였다(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방법은 달리하겠지만 미국의 비밀사찰은 계속되고 있을 소지가 크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중국산 제품과 장비에 악성 칩을 심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고, 중국이 정보통신기기의 생산에 있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의 경우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뿐이다. 기존의 악성 코드 방어 도구나 방법을 통해서는 하드웨어 해킹의 탐지나 무력화가 어렵기 때문에 효과적인 대응이 힘들다. 따라서 사이버 안보를 중시한다면 중국산 제품과 장비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중국이 하드웨어 해킹을 시도하지 않고 있는데도 중국산 제품과 장비의 사용을 제한한다면 외교적 문제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의 새로운 기술이나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대가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기술이나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우선시하다가는 사이버안보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즉, 하드웨어 해킹의 탐지나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중국산 정보통신기기의 사용은, 특히 정부나 중요 산업에서 중국산 통신기기의 사용은 심각한 ‘안보’와 ‘혜택” 간 딜레마를 발생시킨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안보’와 ‘혜택’의 딜레마가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어서 충분한 분석과 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 중국 화웨이는 미국이나 한국, 유럽의 경쟁제품보다 기술도 앞서고 가격도 저렴한 5G 통신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 의한 하드웨어 해킹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각국은 선뜻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둘러싸고 세계 각국에서 현재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데, 하드웨어 해킹의 위협이 발생시키는 ‘안보’와 ‘혜택’ 간의 딜레마에서 각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들 국가들은 Anglo-Saxon 국가들로 정치적, 문화적으로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고, Five Eyes (FVEY)라고 하는 상호첩보동맹를 맺은 국가들이다. 이들은 신호정보에 관한 상호 협조 조약인 UKUSA 협정의 조인국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중국 화웨이의 5G 통신장비가 주는 하드웨어 해킹의 위협 가능성에 대하여 다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하드웨어 해킹의 가능성에 대응하여 미국과 호주의 경우는 화웨이 제품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고, 영국과 캐나다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한편, 뉴질랜드의 정책은 미국•호주와 영국•캐나다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이, 화웨이 스마트폰이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아래, 미국 국민들에게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하고 있다. 소비자 제품이 아니라 통신장비의 경우에는 더욱 엄격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때 중국의 안보위협을 이유로 미국의 5G 통신망을 국유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정반대로 미국과 바로 이웃하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사이버 안보 담당기관(Canadian Center for Cyber Security)의 수장이 의회증언을 통해서 화웨이를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각국이 혼자만의 정보와 분석에 의존해서 이렇게 하드웨어 해킹의 위협에 개별적,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최상의 선택이 아니다. 우선, 하드웨어의 생산국과 하드웨어의 소비국 간에는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통하여 불필요한 우려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드웨어 해킹의 탐지나 분석의 어려움으로 인해서 만약 중국이 해킹을 할 의도가 없고 실제로 하드웨어 해킹을 하지 않더라도 이를 다른 나라에서 인식하고 인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실재하지도 않는 하드웨어 해킹의 위협에 대응하여 중국산 장비와 제품을 제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생산국과 소비국이 보다 많은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과 장비의 디자인, 제조, 배포, 운영, 유지 등 각 단계에서 정보의 교환과 공유는 소비국이 불필요한 의심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국이 불순한 시도를 계획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중 효과가 있다(이러한 정보 교환과 공유는 전통적인 안보용어를 사용하면 신뢰구축행위에 해당할 것이다). 생산국과 소비국 간의 협력에 있어서는 영국과 캐나다가 선례가 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는 화웨이에 대해서 보안검증을 요구하였고, 화웨이는 영국과 캐나다의 정부기관과 협력하여 보안검증을 받은 후 양국의 통신시장에 진출하였다. 한편, 하드웨어의 소비국들은 하드웨어의 검사나 R&;;;D에 있어서 서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만약 하드웨어 생산국이 하드웨어 해킹을 저질렀다면 단합하여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서 책임을 요구하는 것보다 하드웨어 소비국들이 단합하여 책임을 물으면 그 효과도 크고 향후 하드웨어 해킹 가능성도 감소할 소지가 크다(이러한 협력을 전통적 안보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안보협력이나 동맹에 해당할 것이다). 만약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여 보안검증을 실시한다면, 즉 소비국 간에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는 더 정확할 수 있을 것이고, 화웨이도 더 적극적으로 보안검증의 요구에 응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5G 통신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5G 장비선정과 보안검증은 이동통신사 책임이라고 보고 화웨이 장비의 도입여부를 기업이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손을 놓는 태도보다는 영국이나 캐나다처럼 정부기관이 화웨이와 협력하여 보안검증을 실시하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국가들과 보안검증에서부터(혹시라도 화웨이에서 하드웨어 해킹을 시도하였을 경우) 화웨이에 대한 제재까지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드웨어 해킹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도 국제적 협력은 유용하다.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연구실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에서 강의. 핵전략, 안보협력,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 등의 저술이 있음.
  • 지속가능한 신남방 정책: 필요성과 방안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8-51
      동남아 외교가에서는 “한국외교는 북핵외교 밖에 없다”는 인식이 그간 지배적이었다. 아직도 그러한 인식이 동남아 외교가에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정부에 들어서는 우리의 외교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개념이나 구호를 넘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되고 있다. 최근의 한-인도네시아 관계가 그런 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말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여 조코 위도도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9월 초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태에서도 조코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조코위 대통령의 환영식을 창덕궁에서 갖고 동대문 쇼핑몰에서 같이 쇼핑도 하는 등 각별하게 조코위 대통령을 예우하였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다. 현 정부는 아세안의 모든 회원국 그리고 인도와도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관계를 주변 4강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신남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아세안 및 인도와 교류협력을 증진하여 번영을 이루고, 외교적으로는 아세안 및 인도와 유대를 증진하여 강대국들 사이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對아세안 외교의 필요성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외교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에 의하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초기에는 아세안에 대해 관심을 보이다가 점차 아세안은 뒷전에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고 한다. 그러한 현상이 반복된 결과로 동남아 외교가에서 한국외교에는 북핵외교 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인도네시아 정상외교를 통하여 현 정부가 아세안, 인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진정성은 부분적으로라도 증명이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정부도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만약 아세안, 인도와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 경제적, 외교적으로 유익하다면 신남방 정책은 시간이나 정권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국가로 성장한 한국에게 이제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나 중요하지 않은 국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세안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전통 4강(미중일러)에 못지않거나 능가하는 중요성을 지닌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제2의 교역대상이며(1위는 중국, 3위는 미국), 제2의 투자대상지역이고(1위는 미국, 3위는 중국),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그 다음은 일본과 중국)이다. 이러한 지표로 보면 아세안이 전통4강에 준하는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에 있어서나 국민의 인식에 있어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전통4강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다행히 현 정부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아세안 관계를 증진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인식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한 정부의 아세안 중시정책은 제대로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가 없는 외교는 장기적으로 추진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남방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한 한-아세안 협력을 위한 조건 신남방 정책이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에 대한 통상적인 대답은 신남방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의 신설을 포함한 추진체계의 구축이다. 신북방 정책의 경우에는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있어서 대외적으로 다양한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대내적으로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신남방 정책의 경우에는 정책컨트롤타워나 대내외 소통협력 창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신남방 정책을 주도할 조직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남방 정책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역인 인도와 동남아에 대해서 이미 미국과 중국이 적극적인 구애를 해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구상’을 주창하여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 내 위치한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통하여 동남아 국가들과 경제적, 외교적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강대국의 구애가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신남방 정책이 아세안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호응을 얻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신남방 정책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담당조직의 설치가 바람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정부조직의 비대화를 낳을 우려가 있지만 담당조직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공이 없으면 배가 목적지에 도달하기는커녕 뭍을 떠나기도 힘들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 지역을 휘젓고 있을 때는 담당조직도 없이 신남방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신남방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의 신설이나 추진체계의 구축도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 정부가 바뀌게 되면 조직이 개편되거나 설사 조직은 존치되더라도 추진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 및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여 경제적, 외교적 이익을 증진하는 정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그 추진력이 정부에서뿐만 아니라 민간으로부터도 나와야하고, 우리나라 혼자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 아세안 국가가 함께 추진하여야 한다. 즉, 신남방 정책이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신남방 정책에 대한 국내적, 국제적 지지기반을 넓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세안과의 협력은 아세안의 방식으로 담당조직이 있어서 신남방 정책을 추진하든 아니든 아세안과의 협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세안 국가들이 서로 어떻게 협력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세안 국가들은 ASEAN Way 라고 불리는 방식을 통해 동남아 지역 내 협력을 강화하여 왔다. ASEAN Way 는 단일하게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대표적인 특징으로 ‘협의,’ ‘합의,’ ‘비공식주의’를 들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국가 간 국제협력의 또 하나의 특징은 민간차원(Track 2)의 협력이 정부차원(Track 1)의 협력을 보완하거나 심지어 견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안보분야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져서 먼저 민간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한 후 합의된 내용을 아세안 국가의 정부에 권고하면 정부에서 민간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ASEAN Regional Forum의 창설을 들 수 있는데, '역내안보대화가 필요하다'는 민간 싱크탱크 협의체(ASEAN ISIS)의 권고를 ASEAN국가의 정상들이 받아들임으로서 ARF가 시작되었다. 즉, Track 2 협의체가 Track 1 차원의 협력을 견인한 것이다. ARF는 출범이후 아태지역 민간안보전문가의 협의체인 CSCAP(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the Asia Pacific)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안보문제에 관한 CSCAP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도적으로 Track 2 협의체가 Track 1 차원의 협력을 보완하고 경우에 따라 견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정부차원 한-아세안 협력의 정점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9년 아세안과 대화관계를 수립하였고 내년에는 대화관계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제3차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예정이다. 제3차 특별정상회의는 신남방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남아에서 정부 간 협의체인 ARF 가 탄생이나 운영에 있어서 민간협의체인 ASEAN ISIS 와 CSCAP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처럼, 정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한-아세안 협력이 최대한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도 힘을 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한-아세안의 민간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아세안 민간협의체가 있어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 정부차원의 협의체에서 요청하는 사안에 대해 조사연구를 수행하며, 한국과 아세안 내 학계나 NGO, 시민사회의 의견이나 요구를 수합하여 정부 간 협의체에 전달할 수 있다면, 한-아세안 협력에 대한 국내적, 국제적 지지기반이 확충될 것이며, 그만큼 한-아세안 협력은 더욱 더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증진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지원할 수 있는 한-아세안 민간협의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한-아세안 민간협의체의 부재라는 문제는 비교적 단시간 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세안 국가 간 안보협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ASEAN ISIS 의 역사도 실은 길지 않다. ARF의 활동을 돕는 CSCAP도 실은 ARF이 출범하기 겨우 1년 전에 결성되었다. 더군다나 한-아세안 협력기금의 재원이 확충되어서 만약 한-아세안 민간협의체가 결성된다면 그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도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민간협의체를 결성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한-아세안 민간협의체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표성, 정당성, 전문성을 갖춘 민간전문가들이 참가하여야 하며, 정부는 정치적 개입이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지역적으로는 동북아, 이슈에 있어서는 핵문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던 한국외교가 문재인 정부의 출범 후 다변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아세안과의 협력이 증대되면 우리의 경제적, 외교적 이익도 신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아세안 협력을 증진함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우리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협력의 전통과 관행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세안 국가들은 협의, 합의, 비공식주의를 존중하는 협력의 전통이 있으며, 정부차원의 협력은 민간차원의 협력에 의하여 보완되고 심지어 견인되었다. 앞으로 한-아세안 협력이 증대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 내에 전담부서를 설치하거나 한-아세안 정부 간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정부차원의 협력을 지원하는 민간협의체를 육성하여 정부차원 협력과 민간차원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세안 국가들 간의 협력이 바로 그러한 방식을 통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연구실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에서 강의. 핵전략, 안보협력,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 등의 저술이 있음.
  •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와 한반도 비핵화: 비핵화에 대한 wishful thinking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8-50
      미국의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는 4년 임기의 대통령이 취임한 2년 차에 치러지면서 대통령의 업무성취를 평가하는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가지는 명칭을 얻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언론과 유권자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이렇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2차 미북정상회담을 포함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전망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당초에 이번 중간선거는 상원 100석 중에서 35석을 새로 선출하는데 이중에서 민주당이 26석을, 공화당이 9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민주당이 과반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35개 선거구 28곳에서 승리해야하기 때문에 다수의석을 탈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상원과 달리 435석 전체를 새로 선출하는 2년 임기의 하원은 민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으로 보았지만 현재 미국의 중간선거가 예측불가의 혼전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당초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85%로 확실하다던 예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개혁과 경제를 위해서 공화당을 지지해달라는 호소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민주당의 낙승은 어려울 것 같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의 우세를 예견하는 근거는 오바마, 클린턴과 같은 민주당 주요 인사에 배달된 소포폭탄의 테러미수 사건과 유대교 회당의 총격사건이 반트럼프 정서를 자극했다고 보는 한편, 민주당에 우세한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낀 중도와 보수의 트럼프 지지 세력이 결집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핵심 이슈는 경제, 증오범죄와 관련한 총기규제 그리고 반이민정서로 압축되는데 이는 모두 국내정치 이슈로 유권자들의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안전이 주요 관심사이다. 국제관계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중국과 무역전쟁에 대한 타협안의 마련을 지시했다는 것도 정확히는 경제 이슈에 가깝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주요 이슈에서 한 걸음 비켜나 있다. 그래도 우리 국내의 정치권과 언론이 트럼프의 중간선거 선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트럼프가 정치적 동력을 상실할 것인가 추진력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핵심은 여전히 미국은 비핵화를 완성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반해서 북한은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서 단계적인 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중간선거 전에 비핵화에 대한 의미있는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유화정책은 미국의 주류언론이 비판하는 것처럼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결정이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북한의 비핵화에 좀 더 주도적으로 전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현재 전개되는 트럼프의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과 북한 문제의 연계에 있어서 미국의 주류언론의 비판적인 시각과 우리 주류언론의 비판적인 시각은 그 기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경제, 이민과 같은 국내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미국의 주류언론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하여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기 전에 제재완화를 할 수 없다는 엄격한 원칙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정치의 상당부분에 있어서 최소승자연합을 구성하는데 북한문제는 쟁점이슈로 작용했다. 지금도 보수당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비핵화의 노력을 ‘북한 퍼주기’, ‘국민연금 200조 요구’, ‘NLL포기’, ‘비무장지대 철수는 국방포기’와 같은 이념대결의 프레임으로 몰아가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급기야 리선권 위원장의 우리 기업인을 향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은 진위여부를 떠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책을 위한 대북정책에 대한 이성적인 평가를 마비시킬 만큼 감정적인 북한혐오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정치적 상황전개에 대한 전망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발언하는 사람의 선호를 이야기하는 의견(opinion)이다. 비핵화의 진전으로 한반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야하는 측과 현상유지를 통해서 기존의 이해관계를 유지하려는 측이 각자의 선호에 부합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심리학의 용어인 wishful thinking의 개념정의는 증거, 논리 그리고 실재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만족을 줄 수 있는 것에 근거해서 신념을 형성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wishful thinking은 신념과 욕구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산물이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잃을 수도 있고 유지할 수도 있다. 물론 미국 양당제도의 특성상 다수의석을 점유하는 정당이 하원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모두 독식하는 특성이 있지만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의석을 획득한다고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는 없을 것이다. 공화당이 승리하여 상하양원 모두 다수당을 점유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속지주의 국적취득을 전면 폐지하는 정책의 실행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논리적 연장선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을 상실하는 상황이 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 가시적인 업적의 필요성 때문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절실히 바라는 필자의 wishful thinking일거라는 비판도 가능하지만 미국의 정치는 극단적인 이념대결 보다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의회와 행정부가 타협을 통해 중간합의점을 찾아가는 관행이 더 일반적인 시스템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일본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의 가능성과 전망: 비핵화, 납치문제, 영토 그리고 역사인식의 고차 함수
    저자
    김용민 (건국대학교 중국연구원 조교수)
    발간호
    2018-49
      I. 서론 II. 한일관계의 변화가 가져온 두 나라 외교관계의 악화 III. 교차하는 한일관계에서 일본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의 가능성과 전망 Ⅳ. 결론   I. 서론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문재인 정권이 수립된 이후 일련의 아베 정권과의 외교관계를 살펴보면 결코 순조롭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문제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일본 자위대의 욱일기 논란까지 일부의 언론에서는 최악이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1)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시점이나 박근혜 정권 초기의 한-일 관계만큼의 위기국면은 아니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다만 최악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일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한-일관계의 위기는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하여야하고 어떻게 접근하여야 하는가? 본 기고문에서는 한-일관계가 문재인 정권 이후 변화된 원인을 살펴보고 일본의 대한반도 정책이 단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과 그 전망을 일본이 한반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당면 과제인 비핵화, 납치문제, 역사인식, 영토분쟁 등의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고 복합적으로 한일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전망한다. Ⅱ. 한일관계의 변화가 가져온 두 나라 외교관계의 악화 우선 한일관계에 있어서 대전제는 두 나라 모두 안정적인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상태가 당분간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선거로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제이며 일본의 아베정권도 내각제이기는 하나 최근의 자민당총재 3선으로 2020년 동경올림픽까지 안정적인 집권을 보장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문재인-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의 접근법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법의 차이가 최근의 한일관계의 악화에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언급되고 있으므로 이번 Ⅱ장에서는 아베 일본정권과 현재의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접근법에 차이와 그 차이로 인한 변화가 가져온 두 나라 외교관계의 악화에 대해 고찰해보려 한다. 먼저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의 기본 방침을 살펴보면 아베 정권은 현재 미-중간의 무역 분쟁으로 상징되는 트럼프 정권 발족 이후의 신 냉전 구조에 있어 친미적인 신 냉전의 외교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신 냉전 외교 기조는 최근 시작된 것이 아니며 이러한 아베 외교의 성격은 2015년 4월 29일에 있었던 미국 의회에서의 연설에서도 나타난다. 이 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태평양 질서 구축과 “미국과 일본은 냉전을 같이 싸워 승리한 사이”2) 라는 것을 강조하는데 이는 아베 외교의 기초가 되는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은 패배한 패전국이지만 냉전에 있어서는 미국과 함께 공산진영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한 국가’라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성립된 UN체제로부터의 탈피를 전제로 하며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광대한 해역을 평화의 바다로 변화시키려는 외교적 개념이다. 이러한 외교정책의 기본개념을 이해하면 현재의 아베 외교의 수사들인 굳건한 미일동맹, 지구의를 부감하는 외교 등도 자연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미국과 함께 냉전에 승리한 일본은 아베 정권에 있어서 더 이상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 아닌 공산진영에 이긴 승전국이며 이에 걸맞은 응분의 방위력과 외교 기반으로서의 군사력을 필요로 하는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를 유지하는 주요 국가이며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시대’를 여는 국가이다. 이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교 전략이 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이 신 냉전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 왜 문재인 정권의 한국 정부와의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가? 이는 문재인 정권은 남북한 관계를 탈냉전 구조로 인도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탈냉전 중심의 외교에서는 필연적으로 일본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진전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종속변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의 탈냉전 한반도 중심의 외교정책과 이를 바탕으로 한 동북아 경제권 구축이라는 외교목표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시대를 열려고 하는 일본의 신 냉전 속의 외교목표와 충돌하는 것이 당연하며 특히 두 나라가 중국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관계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한일관계에 있어서 과거인식 문제에 대해 전혀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아 관계개선이 어려웠던 전 정권과는 다르게 현재는 관계 당사자인 한일 두 나라보다도 더 거시적인 차원의 인식의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미시적인 특정 이슈의 상황 개선이 전체 한일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비관론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현재의 한일관계이다. 이어지는 Ⅲ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이고 있는 변화의 조짐과 여러 가지 주제들 사이에서 한일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찰해보려 한다. Ⅲ. 교차하는 한일관계에서 일본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의 가능성과 전망 그러면 이러한 ‘뉴노멀’이라고 불리는 냉담하면서도 갈등하지 않는 한일관계가 일본으로부터 변화할 가능성은 없는가?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선이 확정되고 2차 대전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성과의 집대성이 필요하다는 국내여론이 있고 본인도 정치적인 유산(Legacy)을 남겨야한다는데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아베 정권이 유산으로 남기고 싶은 업적이라면 역시 헌법9조 개정과 납북일본인 문제(납치문제)의 해결이며 헌법 개정과는 달리 납치문제는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로서 이러한 부분에서 북한과의 중개자 역할로서의 한국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수 있고 이를 통한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납북일본인 문제는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해결을 위한 만남의 의사가 있음을 전달하여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이 있으며3) 납치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납북일본인 협상에 대한 일본의 필요성을 한국 외교부가 잘 파악하여 접근한다면 정체된 한일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비핵화의 문제이다. 미국의 보수적인 계층과 일본의 정권 책임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이며 이는 이제까지의 북한의 핵개발 관련 사실을 돌아볼 때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특히 일본은 비핵화에 있어서 미국과도 핵미사일의 사정거리 측면에서 근본적인 위협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일본이 생각하고 있는 북한 미사일과 핵개발의 완전한 중지라는 것을 설득하여 인식시킬 필요성이 존재한다.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요구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일본 정부에 인식시킨다면 한일관계의 개선도 가능할 것이다. 또 다른 과제는 한일 두 나라 사이의 오랜 문제인 영토와 역사인식의 문제인데 이 부분은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해 투 트랙 외교를 내세우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역사인식, 영토 문제는 그대로 놔두고 외교안보, 경제협력은 추진한다는 의미인 것에 비하여 일본 정부는 이를 역사인식, 영토문제 우위의 투 트랙 정책으로 보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런 오해를 해소할 동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동력으로 앞에서 서술한 납치일본인 문제, 비핵화 문제의 해결 능력을 일본에게 보여줘 관계 개선의 초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이제까지의 고착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데 납북일본인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는 두 나라 모두에게 상호 이익이 된다는 측면에서 적극 추진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한국의 투 트랙 외교가 결코 일본이 우려하는 위안부 문제의 재협상이나 협의의 무효화를 목표로 하지 않으며 한반도의 평화가 궁극적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하고 일본의 안전보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피력하여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일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야한다. Ⅳ. 결론 이상으로 간략하나마 고착된 한일관계에 있어서 일본의 대한반도 정책의 변화의 가능성과 그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요한 점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촉진자의 역할이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평화 구축의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되도록 빨리 한국 정부의 대일정책의 비전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다. 신 냉전구조를 유지하려는 일본 정부를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탈냉전의 한반도 중심 외교에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경계감을 납북일본인 문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일본의 기여 유도 등을 통하여 완화시켜야 한다. 일본 정부가 다시 신 냉전적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도록 하여 한국 정부와 같이 탈냉전의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만드는 동반자로 지역 강국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때 동북아의 새로운 화해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새로운 비전은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제안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한일 두 나라가 전략적 이익을 냉전 시기처럼 많이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각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여지는 넓어졌지만 한반도 위기관리와 새로운 형태의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1) "文대통령 방일도 포기…'욱일기' 마찰 韓日 관계 최악 치닫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77&aid=0004336341) (2018.10.17. 아시아경제) 2) https://www.kantei.go.jp/jp/97_abe/statement/2015/0429enzetsu.html 3) 문대통령 "아베 메시지 김정은에 전달…북일회담 성사에 협력"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10363626) (2018.9.26. 연합뉴스) 現 건국대학교 중국연구원 동북아 관계 담당 조교수, 영국 University of Exeter 정치학 박사, 주요 논문으로 “일본의 과거사 인식문제에 있어서의 천황제의 역할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2016), “2017년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와 아베 정권의 정체성 분석: 자민당 압승과 야당 세력 부재의 원인을 중심으로”(2018) 등이 있음
  • ‘국민외교’의 출발과 가야할 길
    저자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8-48
      촛불시민혁명을 정권의 뿌리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정치뿐 아니라 외교영역에 있어 ‘국민주권’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해 왔다. 이는 주권자 국민을 대표·대변하지 못했던 기존 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 개개인이 권력의 생성과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새로운 국민의 출현을 의미한다. ‘국민외교’도 이런 맥락에서 외교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하는 과정에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참여기회를 확대하며,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국민주권’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국민외교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96번째로 선정되어 추진되고 있다. 국민외교를 강조하는 것은 전통외교와 공공외교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글로벌 트렌드와 조응할 뿐 아니라, 정책비전으로서 시대를 선도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국민외교는 공공외교보다 훨씬 더 진전된 인식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공공외교는 타국 국민상대로 벌인 정보제공을 통한 홍보 또는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선전(propaganda)적 성격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국가중심에서 벗어나 타국 국민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로 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확대되면서 자국 국민 역시 외교의 객체나 주변이 아니라 외교의 주체이자 인적 자산으로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서 국민들을 향한 적극적인 소통을 지향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실천하는 예는 별로 없고 대국민 설명이나 공공외교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실행하고자 하는 국민외교는 전례 없는 선구적 시도이며,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이 이를 통해 새로운 외교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 국가로 등장할 수도 있다. 국민외교는 간단하게는 ‘국민 참여외교’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주요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강화를 통해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합의를 근간으로 국가와 국민의 외교가 통합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공외교에서 이뤄지는 소통은 정부에서 국민으로 향하는 일방적 성격이 매우 크고 정부가 사업을 선정하고 국민들에게 공모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형식이 다수를 이루었지만, 국민외교에서는 정부와 협업하기 때문에 쌍방향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민외교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존재한다. 먼저 오늘날 외교의 개념이 아무리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훈련받지 않은 비전문가 국민이 외교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외교가 아무리 좋은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현실세계에서 가능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게다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민외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여전히 정부가 국민의 의견수렴을 적극적으로 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여전히 정부의 홍보를 위주로 한다는 이유 때문에 국회에서 예산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연구용역, 국민제안 공모, 언론 대상 설명회, 국민외교 홍보사절 위촉 등은 굳이 국민외교라는 새로운 개념이 없더라도 기존에 외교부가 해 온 사업들과 큰 차이가 없는 정치적 구호라는 것이 단순한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국민외교가 제대로 추진되려면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작은 아무래도 대국민 소통인데, 이조차 못하면서 국민 주도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 소통보다는 지속가능한 소통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도구인 SNS를 예를 들면 기존에 운영하던 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통의 폭을 대폭 넓혀야 한다. 최근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뜻하는 ‘스낵 컬처’에 발맞춰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유튜브 채널 등에 카드뉴스 제작을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게시하면 젊은 층의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 이외에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의 채널을 이용해 정책에 관련된 문의나 질문을 받고 챗봇(Chatbot) 등의 기술을 이용해 외교에 관한 자료를 적극 제공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도 간과할 수 없는데, 찾아가는 외교 실현을 위해 외교부가 국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 설명회, 타운홀 미팅에서 장관과의 대화 등을 실시해서 기존 외교의 폐쇄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 참여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계인데, 외교정책의 제안부터 추진 과정, 그리고 그 이후 결과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의 참여와 평가가 반영되어야 한다. 외교부 내부에서만 논의하던 의제들을 민간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을 구성하여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이슈들, 예컨대 위안부문제, 남북 기본협정, 위험국가 여권 사용제한 문제 등을 두고 국민외교 참여단이 숙의 과정을 거친 후 외교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외교는 아니지만 성공적인 사례로 신고리 원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참여 공론화위원회를 만든 다음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공론을 도출해 정책에 반영했었다. 이외에도 외교부 협력대학을 지정해 국민외교동아리를 운용하고, ‘국민외교관’ 자격증 부여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하거나, 또는 소셜크라우드 펀딩을 응용한 ‘국민외교공감펀딩’도 혁신적으로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 스토리펀딩’은 베트남 전쟁 피해 사과를 위한 프로젝트에서 135일 간 약 3천만 원, 코피노 취재를 위한 펀딩에 43일간 천6백만 원이 모금된 것을 볼 때 국민의 외교에 대한 참여 가능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외교부와 국민외교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외교부는 국회, 전문가, 시민단체 및 국민들과의 상시적 정책소통 채널 가동을 위해 ‘국민외교 포럼’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데, 주목할 부분이자 중요한 것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체가 되어 의견을 나누고, 정부 측에 외교정책에 대한 조언을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정한 주제에 대해 국민들이 의견을 전달하는 단순 참여단과는 차이가 있으며, ‘민-주도 관-협력'의 형태로 실시되기에 자율성이 보장되며 이를 통해 민간과 정부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포럼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이러한 국민외교는 실현가능할까? 가능하며 반드시 성취해야할 목표다.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문제는 전통적 외교의 관점에서는 논란이 없지 않지만 이는 정책과 관련된 매우 생산적인 논란이 될 것이며, 최소한 이 정도의 확고한 의지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면 애초에 국민외교센터까지 만들어 추진할 필요가 없다.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국민이 직접 외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게 만들어짐으로써 국민주권의 원리 실현. 국민외교가 실현됨으로써 우리나라의 외교는 그동안의 과오를 벗고 위민(爲民)외교이자 의민(依民)외교로 나아가는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외교부 정책은 대국민 인지도가 매우 낮았고, 국민의 실질적인 삶이나 의견과는 괴리되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국민외교는 국민이 직접 외교 정책을 제안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책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정책 실행에 대한 지지가 확보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민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면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정책에 반영하고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여 우리 외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現 한동대학교 교수, George Washington Univ.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주요연구분야는 국제정치임
  • ‘녹색 에너지 ODA’를 위한 동아시아-유럽 지역간 협력
    저자
    윤석준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발간호
    2018-47
      [JPI 지역통합연구부 기획] 지역간주의 관점에서 한-EU관계의 발전 방향(국제개발협력)   1. 배경 2. 녹색 에너지 ODA와 동아시아-유럽 지역간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 3. 녹색 아시아-유럽 정상회담(Green ASEM)과 녹색 혁신재원(Green Innovative Sources)   1. 배경 지역간 협력(Interregional cooperation) 차원에서 동아시아와 유럽의 관계는 다양한 분야나 층위에서 새로운 협력의 발전 가능성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이 두 지역간 관계는 협력을 위한 공식적인 플랫폼으로서 ASEM을 제외하면 아직 제도화된 것들이 많지 않고, 그동안 지역 간 관계보다는 동아시아 개별 국가들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과의 관계인 소위 ‘준-지역간 협력(Quasi-interregional cooperation)’적 동학을 형성해왔지만 이마저도 통상 등 일부 제한된 영역에서만 진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간 협력 부진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지역간 협력 차원에서 양 지역적 정체(regional polity)들이 서로 비대칭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럽 지역의 경우에는 양차 세계 대전 이후 오늘날까지 경제적 및 정치적 통합이 지속적으로 심화 및 확대되어 EU가 그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로 지칭되듯이 지역 내 국가들 간 상호 높은 경제적 의존도에 비해 전체적인 통합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와 유럽의 지역간 협력 강화의 모색 필요성이 학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그 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오늘날 국제관계에서 지역간 협력은 국가들간의 양자관계의 보완재적 역할을 해서, 기존의 양자관계를 보다 심화시켜주는 외교적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U의 지역간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인 EU-아프리카의 관계에서 지역간 관계, 준-지역간 관계, 그리고 개별 국가들간의 양자관계라는 세 가지 층위가 함께 활발히 작동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관계 층위성의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둘째, 오늘날 동아시아와 유럽이 함께 직면하고 있는 세계 정세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상호 공통의 이익을 지켜나가는 데 지역간 협력이 상당히 유효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강화하고 정책적 수단을 다변화하는 측면에서,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의 부분적 한계를 극복해 전략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동아시아와 유럽의 지역간 협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동아시아와 유럽의 지역간 협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언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이슈-영역들(Issue-areas) 중에서 특히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주목하고 그 구체적인 협력방안 중 하나로 “녹색 에너지 ODA(Green Energy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위한 동아시아-유럽의 지역간 협력 강화 방안”을 시론적으로 제언해보고자 한다. 본고가 동아시아-유럽의 지역간 협력 차원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다양한 이슈-영역들 중에서 국제개발협력 영역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트럼프 등장 이후 약화 혹은 악화되어온 유럽-미국의 대서양 양안 관계의 변화로 인해 기존 세계질서의 중심축이었던 ‘서구(the West)의 분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의 ‘단일한 서구’라는 미분화된 세계 정세 인식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유럽과의 관계에 대해서 과거보다 더욱 차별화된 새로운 접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1) 특히, 이러한 서구의 분화 과정에서 미국은 경성권력(Hard power)를 중심으로 안보와 경제, 유럽은 규범권력(Normative power)를 중심으로 지속가능개발과 인권 등으로 각자의 비교우위에 근거한 서구의 역할 분담이 보다 가시화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2)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중국이 이러한 서구의 분화라는 전환기적 국면에 대해 이미 전략적으로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중국은 유럽과 미국 간의 이견이 커지고 있는 기후변화대응과 자유무역 분야에서 유럽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적극 피력해왔다. 둘째, 동아시아와 유럽, 혹은 한국과 유럽이 상호 간 협력 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필요한 ‘공유된 가치(shared value)’와 협력 분야가 실제로 제도화되는데 필요한 ‘제도적 환경(institutional environment)’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개발 이슈-영역은 양측의 협력을 도출해내는데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개발은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규범권력이 유효하게 작동하는 또 다른 한 축인 인권 영역에 비해서 유럽과 동아시아 간 규범적 인식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양 지역간의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충돌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치하는 지점들이 많아 지역간 협력의 활성화를 도모하기에 유용하다. 또한, 통상 등의 분야와는 달리 아직까지 지역간 협력의 거버넌스가 저발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로의존성이나 변화의 경직성이 적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발전이 용이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지속가능개발 분야 협력을 ‘위한’ 지역간 협력의 강화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협력을 ‘통한’ 지역간 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 녹색 에너지 ODA와 동아시아-유럽 지역간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 녹색 에너지 ODA는 특정 공여국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 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수행하는 일련의 공적개발원조를 의미한다.3) 이는 국제사회가 새천년개발목표(MDGs)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로 개발 목표의 진화에 합의하면서 설정한 17개의 새로운 목표들 중에서 그 중 일곱 번째 목표인 ‘모두를 위한 저렴하고 신뢰성 있으며 지속가능한 현대적인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Goals 7: Affordable and Clean Energy)’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는 보다 구체적으로 현대적 에너지 서비스로의 보편적 접근 보장,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가능자원의 사용 증대 등을 의미하는데, 과거에는 재생 에너지와 관련해서 개발도상국들에게 기술적 장벽이 높고 기존의 화석 에너지의 활용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 이에 대한 ODA가 적극적으로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재생 에너지 생산 비용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어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에너지 관련 개발협력에서 화석 에너지에 기반한 접근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동아시아와 유럽은 이러한 재생 에너지 분야에 있어 전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 이 분야에 있어 다양한 상호 호혜적 협력의 가능성이 다방면에 존재한다. ‘2018년 재생에너지 투자 동향 보고서(Global Trends in Renewable Energy Investment 2018)’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전세계 재생 에너지 분야 신규 투자의 약 70%는 동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에서 이루어졌다.4) EU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저탄소, 청정,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 재생 에너지 분야 활성화를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데, EU 회원국들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 에너지 비율은 2020년까지 20% 이상으로, 그리고 2030년까지 27% 이상으로 상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5) 회원국들 중에서는 특히 스웨덴이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 에너지 비율이 이미 50%에 육박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 또한 모두 재생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주도국들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 통틀어서 전세계 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에서 벌써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6) 다양한 재생 에너지원들 중에서도 유럽은 특히 풍력 에너지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주도하고 있으며 동아시아는 태양 에너지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간 관계는 상호 간 이해관계 충돌도 비교적 적고 오히려 서로 보완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는 유리한 상황에 있다. 유럽환경청(European Environment Agency, EEA)은 EU의 재생 에너지 분야 목표 달성을 위해서 풍력 에너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EU 회원국들 중에서도 특히 독일이 풍력 에너지 분야의 투자 및 연구를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웨덴이 풍력 에너지 분야의 투자 및 연구를 상당히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7)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태양 에너지 분야를 빠르게 성장시켜가면서 전세계 태양 에너지 분야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재생 에너지 총 생산량으로는 이미 미국이나 EU를 추월해서 세계 제1의 재생 에너지 생산국이 되었으며,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미 25%를 상회하고 있다. 일본도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7%를 상회하고 있는데, 반면 한국은 아직 초기 성장 단계라 재생 에너지 비율이 2~3%대이지만 태양 에너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관련 분야를 성장시켜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과거에 주로 선진국들에게만 집중되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가 선진국들에서의 수요를 상회하고 있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진국들에서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2011년을 정점으로 하여 최근에는 다소 정체 국면에 들어간 반면에, 개발도상국에서의 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빠르게 증가하여 2015년부터는 선진국의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개발 도상국에서의 급격한 수요 증가는 국제 사회가 새롭게 합의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의제와 맞물려 기존의 전통적인 국제개발협력에서 수행된 화석 에너지 중심의 ODA가 녹색 에너지 ODA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와 유럽은 기존의 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ODA에서 전지구적인 저탄소, 청정,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의 가속화를 위해 양 지역이 주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한국이 이 과정에서 유럽과의 준-지역간 협력을 강화해가며 국내 재생 에너지 분야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모색은 물론 기후변화라는 전지구적 문제 해결과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보다 기여하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다. 동아시아와 유럽이라는 지역간 협력 강화와 이를 통해서 추진되는 녹색 에너지 ODA는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로 인해서 실행 동력이 흔들리고 있는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새로운 동력이 되는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 국면에서 한반도 정세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북한은 핵 문제로 위기상황이 심화되고 국제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중 지속가능발전 및 재생 에너지 분야 성장을 위한 법적, 제도적, 정책적 변화에 상당한 수준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8)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시아와 유럽의 녹색 에너지 ODA 협력의 시험 무대로서 기존의 주 개발협력 파트너였던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물론이고, 향후 북한의 개발협력의 공동 파트너로 삼아 협력할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다. 한반도 정세 안정이 자국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큰 편인 동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및 경제적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유럽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1995년 이후 오랫동안 북한에 인도적 지원은 물론 사실상 준-개발협력에 가까운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왔다는 점은 이러한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 구상에 매우 긍정적인 배경이 된다. 3. 녹색 아시아-유럽 정상회담(Green ASEM)과 녹색 혁신재원(Green Innovative Sources)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역간 협력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 동아시아-유럽 협력을 위한 제도적인 틀을 완전히 새롭게 하나 구성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다소간 한계가 있더라도 이미 존재하는 아시아-유럽 정상회담(ASEM)이라는 틀을 활용하여 지속가능개발 분야의 양 지역간 제도적 협력의 기회를 본격적으로 모색해보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즉, ASEM의 기존 3대 분야(정치, 경제, 문화) 및 4개 장관급 회담(외교, 경제, 재무, 문화문명) 체제에 지속가능 분야 및 지속가능 장관급 회담을 새로이 추가하여 4대 분야(정치, 경제, 문화, 지속가능개발) 및 5대 장관급 회담(외교, 경제, 재무, 문화문명, 지속가능개발)으로 ASEM의 의제와 체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다.9) 구체적으로 장관급회담은 기존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각각 2012년 및 2009년까지 개최되었던 ASEM 환경 장관 회담(ASEM Environment Ministers' Meetings, ASEM EnvMM)과 ASEM 에너지 안보 장관급 회담 (ASEM Ministerial Conference on Energy Security, ASEM ESMC)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형태로서 ASEM 지속가능개발 장관급 회담(ASEM Sustainable Development Minister’s Meeting, ASEM SDMM)을 매 2년 마다 개최해 이곳에서 녹색 에너지 ODA를 포함한 지속가능개발 이슈를 논의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소위 ‘Green ASEM’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제12차 ASEM(ASEM12)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제안해보는 것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마침 이번 ASEM12는 EU가 의장국으로서 회원국들을 맞이 하게 되는데, 마침 이번 회담의 중요 의제 중 하나로 이미 ‘지속가능개발과 기후(Sustainable development and Climate change)’가 포함되어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동력을 다시 회복하려는 브뤼셀 외교가는 물론,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유럽 각국 정상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구상에 유럽 측이 적극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좋은 환경이다. 특히,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일정한 기여를 하고자 하는 EU 차원은 물론 개별 회원국 차원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유럽은 과거 KEDO 참여 이후로 적절한 협력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 변화 이후에 본격적인 북한개발협력 국면에 들어갈 경우를 대비하여 동아시아와 유럽간 그린 에너지 ODA의 일환으로 대북한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것은 지역간 협력 혹은 준-지역간 협력 강화 차원에서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동아시아와 유럽간의 지속가능개발에 대한 제도적 협력의 틀 안에서 구상 및 추진될 수 있는 녹색 에너지 ODA는 기본적으로는 기존에 양 지역 국가들이 진행해오던 ODA 사업의 한정된 예산 규모로 인한 개발재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러 혁신적 재원(innovative sources)에 대한 시도들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우선 녹색 에너지 ODA는 공여국 및 수원국의 정부 행위자는 물론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PPP)에 기반해서 공여국 및 수원국의 여러 민간 행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물론, PPP를 통한 민간 행위자의 참여는 과거 민간 행위자가 개발에 대한 고려를 등한시하고 시장 논리로만 접근하면서 가져온 부작용들이 빈번했기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원국의 지역사회는 물론 관련 시민단체들과의 상시적인 소통이 가능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국제개발협력 개발재원에서 ODA 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송금(personal remittance)의 역할에도 주목하면서, 해외에 나가있는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개인 송금을 녹색 에너지 ODA의 재원 마련을 위한 그린 본드(Green Bond)와 연계하는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서 개발재원 확충은 물론 개발 이익이 최대한 수원국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동아시아와 유럽의 협력 과정 속에서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ODA 모델을 구축해볼 필요가 있다. 10)   1)최근 유럽의 정치학계에서도 이러한 ‘서구의 분화’라는 전환기적 국면에 대해 본격적인 학술적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일례로, 스위스 정치학회(SVPW/ASSP), 독일 정치학회(DVPW), 오스트리아 정치학회(ÖGPW) 등 3개국의 정치학회는 ‘서구의 종언?(the end of the West?)’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2019년 연례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2)경성권력(Hard power)/연성권력(Soft power)과 규범권력(Normative power)/문민권력(Civilian power)에 대한 논의는 이론적인 측면으로는 상이한 존재론과 인식론에 기반하여 이들이 상호 대안적 혹은 대체재적인 성격을 갖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경도되거나 편재된 인식에 기반한 대외 정책 혹은 전략의 빈틈을 보완해주어 정책적 위험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보완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3)Gareth Martin, “Renewable Energy and the ODA,” Renewable Energy, World Renewable Energy Congress Renewable Energy, Energy Efficiency and the Environment, 9, no. 1 (September 1, 1996): 1098–1103; Birte Pfeiffer and Peter Mulder, “Explaining the Diffusion of Renewable Energy Technology in Developing Countries,” Energy Economics 40 (2013): 285–296. 4)UNEP and Frankfurt School of Finance & Management, Global Trends in Renewable Energy Investment 2018 (Frankfurt School-UNEP Centre, 2018), 20–31. 5)European Commission, “Proposal for a 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 the Promotion of the Use of Energy from Renewable Sources” (European Commission, 2016). 6)UNEP and Frankfurt School of Finance & Management, Global Trends in Renewable Energy Investment 2018, 22, 23, 27. 7)European Environment Agency, “Europe’s Onshore and Offshore Wind Energy Potential - An Assessment of Environmental and Economic Constraints” (European Environment Agency, 2009). 8)Seock-Jun Yoon, “Green Revolution for Regime Survival: Renewable Energ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in North Korea,” in Whither North Korea?, ed. Un-Chul Yang (Sejong Institute, 2018), 285–309. 9)Seock-Jun Yoon and Jae-Jung Suh, “Nuclear Non-Proliferation,” in The Palgrave Handbook of EU-Asia Relations, ed. Thomas Christiansen, Emil Kirchner, and Philomena Murray (Palgrave Macmillan, 2013), 410–14; Yan Bo and Zhimin Chen, “Europe, Asia and Climate Change Governance,” in The Palgrave Handbook of EU-Asia Relations, ed. Thomas Christiansen, Emil Kirchner, and Philomena Murray (Palgrave Macmillan, 2013), 457–60. 10)윤석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위한 인권과 개발 금융의 연계: 외국인 노동자들의 송금에 대한 인권중심적 접근,” 국제개발협력학회 하계학술회의 발표문, June 17, 2016.   〈참고문헌〉 Bo, Yan, and Zhimin Chen. “Europe, Asia and Climate Change Governance.” In The Palgrave Handbook of EU-Asia Relations, edited by Thomas Christiansen, Emil Kirchner, and Philomena Murray. Palgrave Macmillan, 2013. European Commission. “Proposal for a 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 the Promotion of the Use of Energy from Renewable Sources.” European Commission, 2016. European Environment Agency. “Europe’s Onshore and Offshore Wind Energy Potential - An Assessment of Environmental and Economic Constraints.” European Environment Agency, 2009. Martin, Gareth. “Renewable Energy and the ODA.” Renewable Energy, World Renewable Energy Congress Renewable Energy, Energy Efficiency and the Environment, 9, no. 1 (September 1, 1996): 1098–1103. Pfeiffer, Birte, and Peter Mulder. “Explaining the Diffusion of Renewable Energy Technology in Developing Countries.” Energy Economics 40 (2013): 285–296. UNEP, and Frankfurt School of Finance & Management. Global Trends in Renewable Energy Investment 2018. Frankfurt School-UNEP Centre, 2018. Yoon, Seock-Jun. “Green Revolution for Regime Survival: Renewable Energ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in North Korea.” In Whither North Korea?, edited by Un-Chul Yang, 285–309. Sejong Institute, 2018. Yoon, Seock-Jun, and Jae-Jung Suh. “Nuclear Non-Proliferation.” In The Palgrave Handbook of EU-Asia Relations, edited by Thomas Christiansen, Emil Kirchner, and Philomena Murray. Palgrave Macmillan, 2013. 윤석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위한 인권과 개발 금융의 연계: 외국인 노동자들의 송금에 대한 인권중심적 접근.” 국제개발협력학회 하계학술회의 발표문, June 17, 2016.2016.   現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Sciences Po)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파리정치대학 유럽학연구소(Sciences Po/CEE) 연구원,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SAIS) 초청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SD) 초청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을 역임하고, 서강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 2000년대 초반 현대그룹에서 남북경협 전략기획 업무를 5년간 담당한 바 있으며, 20여 차례 방북. 연구 분야는 유럽연합, 통합이론, 유럽-북한 관계, 인도지원/개발협력, 남북경협 등임.
  • EU 문화외교 변화에 따른 지역허브로서의 한국의 문화교류 전략
    저자
    김새미 (한양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발간호
    2018-46
    [JPI 지역통합연구부 기획] 지역간주의 관점에서 한-EU관계의 발전 방향(문화교류) 1. 최근 EU의 대외관계에서 나타난 ‘문화’위상 변화 2. EU의 대외문화 프레임과 아시아 접근의 새로운 국면 3. EU-ASIA 문화교류에서 ASEF의 역할 4. 유럽의 문화수도(ECoC)와 동아시아 문화도시(CCEA)간의 문화협력 5. 유럽과 아시아 문화교류에서 한국의 위치, 이에 따른 한국의 문화교류 방안   1. 최근 EU의 대외관계에서 나타난 ‘문화’위상 변화 최근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국제관계에서 문화의 역할과 위상을 공식적으로 승격시켰다. EU 외교안보정책 위원장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문화는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만남과 교류를 최대한 활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유럽 전체가 이러한 문화교류 감각을 공유해야 합니다. 문화적 외교는 배우고,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시킵니다.”라며 EU 대외정책에서 문화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1) 기본적으로 EU에서 문화적 권리는 회원국들의 권한으로 여긴다. TFEU 167조 6항에 따르면 EU는 보조성의 원칙에 기반하며 회원국들이 문화를 존중하고 정책을 지원 및 보완하는 기능을 갖는다. 따라서 EU의 문화관련 정책에는 전권이 부여되지도 않고 각국의 강제성도 약하므로 정부 간 협력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TFEU 167조 3항에서 EU 회원국은 제3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과 4항에서 EU는 협약의 다른 부분을 다룰 때에도 문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교류에서 ‘문화’의 역할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또한 EU는 2005년 문화다양성의 보호 및 장려를 위한 UNESCO 협약의 당사자이며, 해당 내용은 EU의 주요 법안이 초석이 되는 바, EU의 근본적인 가치인 인권, 성평등,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법치주의, 문화 및 언어적 다양성 등을 반영하고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EU에서 문화적 의제가 본격적으로 채택된 것은 2007년 ‘유럽문화어젠다(European Agenda for Culture)’로 EU는 각국, 관련기관, 시민사회에게 국제관계에서 문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접근하도록 요구하였다.2) 비유럽 국가와의 문화적 관계, 특히 아시아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전략을 고안하기 위해서 이를 위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였고, 중국을 시범사례로 선정하는 등 관련하여 다양한 준비조치를 시행하였다. 집행위원회는 54개국에 대해 대규모 매핑과정(Culture in EU External Relations, 2013-2014)을 통해 각국과 협의 프로세스를 형성하였고, 이들 중 EU 회원국 및 인접국 13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국 10개국을 선정하여 ‘대외적 문화관계를 위한 준비 강령(Preparatory Action for Culture in External Relations, 2014)’ 보고서를 발표하여 EU차원에서 각국에 대해 문화를 활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한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6월 8일 집행위원회는 ‘국제문화관계를 위한 EU전략(Towards an EU strategy for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공동전달문을 발표하였고,3) 2017년 EU 각료이사회(Council of Europe)가 공식적으로 승인함으로써 EU가 대외관계에서 문화의 역할과 위상을 실질적으로 높였다고 볼 수 있다.4) 이와 같은 변화는 EU가 글로벌 행위자로서 보다 강력한 영향력과 역할을 하고자 ‘문화’라는 새로운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근간 두 가지 상황에 직면하였는데, 첫째는 국제관계에서 유럽의 영향력 약세이다. 2000년대 초기만 해도 EU의 확대와 함께 유럽사회가 국제사회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는 낙관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트럼프식 질서와 더불어 미국과 동아시아에서 유럽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둘째는 유럽사회를 비롯하여 소통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가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유럽사회의 분리주의적 경향으로 그간 EU가 진행해왔던 다양한 문화 간 소통과 대화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와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 문화적 다양성과 상호주의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확대되었다. 때문에 EU가 대외관계에서 활용하는 문화교류 및 접근법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이와 같은 기본 정서 안에서의 협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 EU의 대외문화 프레임과 아시아 접근의 새로운 국면 EU가 외교와 대외관계에서 문화와 소프트웨어 측면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2016년 발표에서 다섯 가지의 원칙을 세웠는데, 지역적 차원에서 살펴볼 기준은 크게 두 가지이다.5) 먼저 두 번째로 제시된 원칙으로 상호존중과 다문화소통 증진을 위해 비유럽 문화와의 연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문화적 맥락과 지역적 민감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다섯 번째 원칙에서 제시된 EU가 기존에 추진한 양자 및 다자간 협력체계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EU가 이미 맺고 있는 다양한 파트너십 체제를 활용하되,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이 언급되었다.6) 파트너국의 협력 강조는 2018년 5월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새로운 유럽문화 어젠다(A New European Agenda for Culture, 2018)’ 발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7) 유럽사회에서 발생되고 있는 위기와 갈등의 해결책으로 문화를 인식하고, 급변하는 기술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생활양식, 소비패턴, 권력관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파트너 국가들과의 문화협력을 필수적 요소로 보았다. 특히 문화가 효과적으로 촉진될 수 있도록 EUNIC(European Union National Institutes for Culture)을 활용한 유럽의 모범사례를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지역협력에 있어서는 기존 체제 활용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동아시아 지역에 있어서는 이전과는 다른 차별점이 발생했다. 2016년 전략안에서는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었으나 2018년 새로운 어젠다에서는 중국과 일본 개별국가에 대한 탐색을 제시하고 있다.8) 아프리카, 지중해 국가들, 중앙아시아의 경우 여전히 동일한 패턴의 지역협력을 강조하는 데 반해, 유독 동아시아에서 한국을 제외한 개별 국가로 관심이 선회하였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EU와 한국과의 문화교류는 EU가 2014년 전략적 파트너 국가로 선정하였고,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 발효 이후, 문화협력의정서(Protocol on Cultural Cooperation)에 의거하여 2013년부터 제5차 한·EU 문화협력위원회를 통한 교류를 공식화하고 있다. 양자 간 문화교류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에 대한 지역적 관심이 약화되고 개별 파트너 국가로서 한국이 전략적 대상국에서 제외되면서, 한국이 EU와의 문화교류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EU와 아시아의 대표적인 문화교류는 아세프(Asian Europe Foundation, ASEF)를 중심으로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역협력은 역내 지역 협력을 강화시키면서 개별적 주요 국가들과의 협력 체계도 병행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ASEF의 협력은 유럽에 있어 아시아의 색깔과 상호이해를 높이는 데는 영향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으며, 최근 EU의 신지역주의 경향은 국가와 민간 중간단위인 단체나 네트워크, 싱크탱크(think tank), 도시 간 협력, 나아가 면대면 접촉과 시민들과 직접 교류하는 형태로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새로운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3. EU-ASIA 문화교류에서 ASEF의 역할 아시아유럽재단(Asia-Europe Foundation, ASEF)은 ASEM의 유일한 상설기구로 사회문화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담당한다.9) ASEF의 문화교류는 각 분야에서 아시아-유럽 관계에 전문성을 추구하면서 단계별로 발전해왔다. 초기 행사 중심의 기획자 단계(Event-organizer)에서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이뤄지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으며, 교류를 심화시키되 “단순한 영역 확장보다는 각 분야에 보다 심도 깊은(going deeper rather than broader)” 관계를 목적으로 자체적인 브랜드를 확립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활동영역을 확장하기 보다는 기존의 성공사례들에 초점을 두고 3~4년 중·장기적 프로그램을 지속하고자 한다.10) 그러나 다자주의 협력 형태를 취하는 ASEF는 유럽과 아시아 문화교류에 있어 제한적으로 반영될 때도 있다. 사업을 제안한 국가가 아닌 경우, 다수의 국가에서 관심이 적고, 정치적 민감성이 작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협력이 제한적으로 형성되어 심도 있는 논의보다는 일방적인 회의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비판들을 개선하고자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기하기 보다는 정보나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대화를 촉진하고 시민사회, 일반대중과의 접촉 등 다양한 주체들을 포함시키고자 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ASEF에서 주도하는 영향력이 크기는 어렵다. ASEF의 재원은 회원국 정부와 민간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충당하는데 2016년까지 일본과 싱가포르가 제1자금지원국 그룹으로 영향력이 있는데 반해, 한국은 1997년부터 매년 20만 불을 공여하고 있다.11) 또한 EU의 관심사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고, ASEF 문화교류의 다자주의 형태는 ASEF의 강점이자 동시에 아시아적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점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아시아, 동아시아와의 정체성을 구체화하면서 유럽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안이 있을까? 4. 유럽의 문화수도(ECoC)와 동아시아 문화도시(CCEA)간의 문화협력 EU는 대외적 문화교류를 강화하면서도 기존의 협력 구조를 활용하여 정보를 공유하거나 기존 사례들을 공유하고 이를 심화시켜 장기적인 교류 체제를 확립시키고자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EU의 대표적인 문화 이니셔티브인 유럽문화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 ECoC)를 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와 유사모델이 나타났는데,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모여 만든 동아시아 문화도시(Cultural Cities of East Asia, CCEA)도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 간의 교류 협력체계는 유럽과 동아시아라는 지역적 차원의 상호이해를 높이고 양 지역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되므로 이들의 협력체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EU가 대외관계의 문화적 접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화외교관련 정책의 준비활동과 싱크탱크 역할을 겸비한 ‘문화외교플랫폼(Cultural Diplomacy Platform)’의 분석에 따르면 동아시아문화수도 프로그램은 EU가 추구하는 지역 간 문화교류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상호를 이해하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성과를 남길 수 있다고 평가한다. 더불어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문화수도 프로그램의 체계가 미숙하기 때문에 효과성 측면에서 이들 간의 교류 시점을 뒤로 미뤄야 한다고 첨언했다.12)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3개국 각국에서 문화적인 발전을 지향하는 1개 도시를 선정하여 각 도시가 행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교류를 다져가는 프로젝트이다.13) 전통과 현대의 문화예술을 교류하면서, 역내의 상호이해 및 연대감을 형성하고 동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국제적으로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문화외교플랫폼이 평가하듯,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국제교류의 허브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우선 한·중·일 문화도시 사무국 설립이 본격화되지 못하여 이들을 조정하는 중앙 기구가 거의 활동하지 않아 원활한 진행과 심화된 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2014년 한국의 광주, 중국의 취안저우, 일본의 요코하마가 선정되었으나 교류가 거의 없었고, 최근에는 자매도시 형태로 교류가 가시화될 뿐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 이는 ECoC의 경우, 선정도시를 6년 전에 선정하고 선정할 당시 대부분의 문화 프로그램과 협력 파트너를 확인하는 반면 CCEA의 경우, 직전 여름에 해당도시를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네트워크나 추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시간과 자원을 크게 할애하지 않는 진행 문제에서 비롯된다. 또한, 문화외교플랫폼이 CCEA와 ECoC간 문화교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언급한 요인은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정보 접근이 매우 어려워 문화예술, 교육, 산업, 관광 각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토로한 점이다. CCEA의 온라인 정보나 언어적 제한성은 EU가 교류를 원하고 있음에도 접근할 수 있는 벽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14) 이러한 교류의 한계점은 EU와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문화도시가 형식적인 교류로 진행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5. 유럽과 아시아 문화교류에서 한국의 위치, 이에 따른 한국의 문화교류 방안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럽이 동아시아 지역의 문화교류에 관심을 갖는다고 했을 때, 한국이 이를 주도해서 교류를 진행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다. ECoC-CCEA의 교류 협력 제안도 2017년 11월 14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문화포럼인 중국과의 논의에서 제기되었고, 2018년 새롭게 제안한 문화 어젠다에서도 중국과의 대화는 심화하고 일본의 대화를 새로 시작해야 된다고 언급하고 한국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2011년과 2016년의 문화수입, 수출국 주요 파트너 10국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EU의 문화상품 주요 수출입파트너 10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으나 수입국에서 중국은 2011년 34%(1위), 2016년 26%(1위), 일본은 2011년 3%(공동7위), 2016년 2%(공동 6위)였고, 수출국에서 중국은 2011년 34%(6위), 2016년 26%(8위), 일본은 2011년 3%(8위), 2016년 2%(공동 5위)였다.15) 그러나 한국 문화예술교류에 대한 수요 자체가 미진한 것은 아니다. 유럽사회의 많은 예술가와 전문가, 정책실행가들이 협업하고자 하는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의 다수 문화전문가들이 한국을 매력적인 곳으로 꼽는 것처럼 한국이 EU와의 문화교류에서 적극적인 구애를 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가? 먼저 EU가 한국의 좋은 문화교류 상대국임을 상대방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EU의 여러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내린 평가를 정리하면, 한국은 장기적 관점의 문화교류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부 주도의 한류와 문화산업에 치중되어 있으며, 미국과 아세안이 주요 관심 상대국이라고 언급한다.16) EU가 한국의 우선 교류 상대국이 아니면서 그들에게 한국을 중요 상대국을 선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듯이, 한국도 EU 및 유럽 개별국가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교류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문화교류의 허브(hub)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동아시아 지역의 정보고유와 시장의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의 기반을 훌륭히 구축해 왔다. 예를 들어 공연예술시장에서는 이번 2018년 한·EU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논의되어 한·EU 공연예술 협력방안을 논의하는데, 공연예술시장(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 PAMS)은 2005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전 세계에서 매력적인 아트마켓으로 성장했다.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마켓으로 성장시켜 아시아의 공연예술 플랫폼이자 네트워크 공간으로 기능한다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할 것이다. 또한 아시아의 정체성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도 한국에서 찾도록 유도할 수 있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은 이미 여러해 전부터 다양한 주제로 아시아의 가치와 상호이해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광주는 한국적 가치와 역사 문화의 특징을 내재하고 있어 문화의 개별성과 보편성을 두루 갖춘 공간으로 적합하다. 때문에 아시아 국가와의 소통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유럽과의 협업체계를 이룬다면 설득력 있게 유럽과의 교류에 접근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CCEA-ECoC협력 체계 구축에서도 한국이 브랜드로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공동의 웹사이트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문화적 및 교육 학교 간 자매결연 프로그램과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설정한다면 젊은 세대 간의 협력체계가 공고히 굳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화외교란 얻고 싶은 바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 매력적인 교류 상대국이라면, 그러한 모습을 갖췄다면 전략적 대상국가로 굳이 보고서에 오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교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1)Figueira, Carla. 2017. “A joint communication to the European Parliament and the Council: towards and EU strategy for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by the European Commission, 2016.” Cultural Trends 26:1, p. 84. 2)Commission of the European Communities. 2007. Communication from the Commission to the European Parliament, the Council, the 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 and the Committee of the Regions on a European Agenda for Culture in a Globalizing World. 3)European Commission. 2016. Joint Communication to the European Parliament and the Council Towards an EU strategy for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4)Council of European Union. 2017. April 5. Council conclusions on an EU strategic approach to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5)Towards an EU strategy for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6)아시아 이외에도 아프리카 카리브해 및 태평양(ACP)과의 협력, 지중해 남부 파트너국들과의 협력을 지원하는 Med Culture 등이 제시되었다. 7)European Commission. 2018. A New European Agenda for Culture. 8)(1) 서부 발칸 제국에 대한 지원, (2) 지중해 국가들의 시민사회 강화 지원 (3) 유럽 국가들의 문화유산 보존 (3) 중국과의 문화 대화를 강화하고 일본과의 새로운 대화를 시작, (4) 아프리카, 카리브해 및 태평양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ACP문화 프로그램 실시, (5) 위험지역에 대한 문화 유산 보호, (6)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이란의 실크로드 유산 지원 9)1996년 제1차 ASEM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성과로 아시아와 유럽의 상호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자는 목표 하에 1997년 공식출범하였다. 10)Hong, Le Thu. 2014. “Evaluating the cultural cooperation: the role of the ASEF in ASEM process.” Asia Europe Journal 12. pp.402-406. 11)외교부 http://www.mofa.go.kr/www/wpge/m_3935/contents.do (검색일자: 2018/9/1) 12)Else Christensen-Redzepovic. 2018. “Cooperation between European Capitals of Culture and Cultural Cities of East Asia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Cultural Diplomacy Platform. 2018.2.8. p.28. 13)2007년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결의되어 2014년부터 매년 한국, 중국, 일본 각국이 ‘동아시아문화도시’를 선정하고 있다. 14)Else Christensen-Redzepovic. 2018. p.24. 15)https://ec.europa.eu/eurostat/statistics-explained/index.php/Culture_statistics_-_international_trade_in_cultural_goods (검색일자: 2018/8/25) 16)Yudhishthir Raj Isar. 2014. Preparatory action Culture in EU External relations –South Korea Country Report. p.23; Else Christensen-Redzepovic. 2018. p.24. 現 한양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이화여대 지역학과에서 박사학위 취득.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 연구와 문화정책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도시 및 정치사회현상의 문화적 요인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음. 최근 갈등과 정체성·문화적 측면을 다룬 논문을 다수 발표했으며, , , , 등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음.
  • Japan’s Continuing Scepticism towards Korean Denuclearization
    저자
    James D.J. Brown (Associate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Temple University Japan)
    발간호
    2018-45
      Throughout 2018, Japan has consistently taken a sceptical attitude towards the progress of Korean denuclearization talks. Even as U.S. president Donald Trump went from threatening nuclear war to declaring that he and the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fell in love”, the Japanese government maintained its advocacy of “maximum pressure”. However, following the 3rd Inter-Korean summit in September and with plans underway for a second Trump-Kim meeting, there are signs that Tokyo is belatedly reconsidering its position. Doubts remain, however, about the extent to which Japan is really willing and able to play an active role in this process. At the start of the year, Japan appeared in lockstep with its U.S. ally on North Korea policy. Japanese prime minister Abe Shinzō did not, of course, join Trump in calling Kim Jong-un “little rocket man” or threatening “fire and fury”, but his government was equally firm in committing to the isolation of the North Korean regime. In particular, in a phone call on 14 February, the Japanese and U.S. leaders agreed that there would be “no meaningful dialogue” until Pyongyang agreed on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Justifying this position, Abe told journalists that “Dialogue for the sake of dialogue would be meaningless”. Given this shared commitment, the Abe administration was taken aback when Trump agreed in March to meet with the North Korean leader. When this historic summit duly took place in Singapore in June, there was further dismay in Japan that the joint statement included Kim Jong-un’s “unwavering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yet no mention of the process being “verifiable” and “irreversible”. The statement also included nothing about the issue of the Japanese citizens who were abducted by North Korean agents during the 1970s and 1980s. This remains a prominent political issue in Japan, and Abe had secured Trump’s promise to raise it at the Singapore summit. In the weeks that followed, there was no discernible change in Japan’s stance. Even as the other five members of the original six-party talks the United States, North Korea, China, Russia, and South Korea all sought to press forward, Japan remained aloof, dogmatically insisting on the need for further concrete steps by Pyongyang before engagement could begin. Japan’s defence White Paper, which was released at the end of August, also featured no adjustment in threat assessment, with North Korea’s missile and nuclear programmes still characterised as “an unprecedentedly serious and imminent threat to Japan’s security”. At last, however, Japan is beginning to show a little more flexibility. Most strikingly, during his address to the UN General Assembly on 25 September, Prime Minister Abe stated that, “I am also ready to break the shell of mutual distrust with North Korea, get off to a new start, and meet face-to-face with Chairman Kim Jong-un.” The next day, Japanese foreign minister Kōno Tarō met with his North Korean counterpart Ri Yong-ho. This was described by the Japanese government as “a substantial sit-down-style meeting”, and Kōno is thought to have taken the opportunity to affirm that Japan is, in principle, willing to provide economic assistance to North Korea. Additionally, there are rumours that Japan may be considering joining the Greater Tumen Initiative (GTI), an intergovernmental mechanism designed to promote infrastructure connections between China, Mongolia, Russia, and South Korea. With North Korea also thinking of rejoining, the GTI could theoretically provide a conduit through which Japan could contribute financially to Korean trans-peninsular infrastructure projects. The North Korean side appears to welcome the apparent change in Tokyo’s stance and seems open to including Japan within the sierra of summits that has emerged since the Panmunjom Declaration in April. Specifically, at the end of September,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conveyed to Prime Minister Abe that Kim Jong-un was ready to “have a dialogue with Japan at an appropriate time”. Deep underlying scepticism Although the evolution of Japanese rhetoric is a significant development, it should not be overlooked that Japan retains its predominantly mistrustful attitude towards the ongoing peace process. Moreover, there are four key reasons why Japan’s contribution is likely to remain limited. Firstly, the Abe administration does not accept that the events of the last six months truly represent an historic new era on the Korean peninsula. Instead, the attitude prevails that this is simply another instance of the Kim dynasty using insincere promises in order to secure political and economic concessions. As such, the reason for Tokyo’s apparent change in attitude is not the belief that the current process will actually succeed. Rather, the Japanese government is motivated by the desire to reduce its isolation from the ongoing diplomatic activity and to superficially realign Japan’s position with that of its U.S. ally. After the expected failure of the current denuclearization efforts, Tokyo will then push for the reassertion of a hard-line approach. Secondly, there is very little trust of President Moon within Japan’s ruling elite, with some members of the Liberal Democratic Party viewing him as a dangerous North Korean sympathiser. These suspicious attitudes are related to the 2015 joint statement, in which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greed that the “comfort women” issue was “resolved finally and irreversibly” and that it would refrain from criticising Japan internationally about this topic. “Comfort women” is the euphemism for the women and girls forced to work in military brothels in territories occupied by Imperial Japan. Although Moon says he will not abandon the 2015 agreement, the Japanese government feels that he has broken its conditions by participating in South Korea’s first “comfort women” day in August and by launching a new “comfort women” research institute. Thirdly, the abductions issue is a major obstacle to closer relations between Japan and North Korea. Seoul appears to have downplayed the issue of its own abducted citizens in order to prevent this sensitive topic from damaging the broader diplomatic rapprochement. Tokyo, by contrast, has made abductions its number one priority, elevating it above the objectively more important missile and nuclear threats. In particular, Abe is personally associated with this issue. He rose to political prominence by championing the cause of the abductees, and is rarely to be seen without the blue badge on his lapel, which is the symbol of this cause. The Abe government has therefore made progress on the abduction issue a condition of political and economic engagement with Pyongyang. The was made clear in Abe’s UN speech, in which he stated that any summit with Kim Jong-un “must be a meeting that contributes to the resolution of the abductions issue.” Kōno is also believed to have told his North Korean counterpart that Japanese economic assistance would only be initiated after progress is made on the abduction issue. This is likely to prove a difficult precondition since Pyongyang claims that the matter is already closed. Of the 17 citizens that the Japanese government alleges were abducted, North Korea states that, other than the five who were repatriated in 2002, eight have already died and four others never entered the country. Previous efforts by the Abe administration led to an agreement in 2014 under which the North Korean side agreed to conduct a new investigation in exchange for an easing of Japanese sanctions. Ultimately, however, no real progress was achieved and Pyongyang scrapped the investigation in 2016. Lastly, questions may be asked about the extent of Japanese government enthusiasm for the cause of Korean unification. This is because a united Korea, with a population of over 75 million, could be a serious rival to Japanese regional influence. Additionally, while the Japanese leadership would unquestionably like to achieve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there may be some within the government who find some value in the short-term continuation of the North Korea threat since it can be deployed as an argument in favour of revising Japan’s pacifist constitution. Conclusion Overall then, despite a tentative change in emphasis since September, Japan remains dubious about the wisdom of the current peace initiative by the Moon administration. If the process continues and proves successful, the Japanese government will further modify its position in order to minimise the distance between itself and the United States. In general, however, Tokyo’s lack of trust in Moon, its fixation on the abductions issue, and its fears about the implications of Korean unification will ensure that Japan remains a reluctant contributor to this process.   James D.J. Brown is Associate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Temple University Japan. His main area of expertise is Japan’s foreign policy, especially its relations with Russia. His research has previously been published in International Affairs, International Politics, Asia Policy, Post-Soviet Affairs, and Europe-Asia Studies. His books include Japan, Russia and their Territorial Dispute (2016) and Japan’s Foreign Relations in Asia (2017).
  •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의 전략적 접근
    저자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발간호
    2018-44
      비핵화, 평화와 번영의 시대정신 남북한은 2차 대전 후 냉전체제 하에서 타의에 의해 분단된 국가로 탄생되었고, 70년간 상호 적대정책의 그늘 하에서 진정한 인적, 물적 교류와 협력이 진행되지 못했다. 그런데 현재 북한은 경제조정(개혁개방)의 길을 가고자 하고 있다. 과거 죽의 장막에 가려졌었던 북한에게 개혁개방은 자본주의 세계체제라는 새로운 세상과 마주해야 할 두렵고 막막한 여정이다. 누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인도하여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한국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현재의 화두는 평화와 번영이며, 통일을 주장하지 말고 우선 평화 정착에 집중해야 한다. 통일 대박은 없으며 남북 간 교류가 확대되면 통일은 먼 훗날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추구할 것은 한반도에서 종전선언→비핵화→경제협력→평화체제→공동번영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이어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평화를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새로운 시대정신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 번(2018년 4, 5, 9월)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대담한 대북 정책을 추진했고 이것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필요성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와 맞물리면서 현재의 북ㆍ미 간 협상을 통한 북핵 폐기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이 대전환의 시발점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된 한국 주도의 평화 외교였고, 이것이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 있는 활로가 되었다. 이후 북한 정권은 과감하게 핵-경제 병진 노선을 수정하고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였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로드맵과 김정은 정권의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 로드맵이 접점을 찾았고 북한은 남한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전진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남-북-중-미 간에 순차적으로 진행된 정상회담은 동북아 지역의 역학구조를 새롭게 정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도 비핵화 조치와 상응해 미국에게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및 대사관 교환 설치, 평화협정 체결 등을 단계별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남ㆍ북ㆍ미 간의 종전선언, 남ㆍ북ㆍ미ㆍ중 간에 체결될 평화체제 구축 논의 등과 함께 구시대의 냉전적 잔재들을 일거에 제거할 화두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전 세계 언론 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밝히고 내가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북한이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 해서 도대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더 강력하게 보복할 것인데 그 보복을 북한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한의 경제발전을 지원할 것에 대한 신뢰를 준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발전을 위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진정성이 있다(Trust, But Verify)고 판단한다. 유예된 통일,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 한반도에 평화로운 상태(남북관계 개선과 북미관계의 개선)가 도래하고 북한이 개방의 길을 선택할 때 우리는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남북 간에 존재하는 현실적 경제 격차를 고려하면 통일은 강력한 쪽의 구심력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흡수통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상호의존이 심화되는 상황이 되면 보다 더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사회로 통합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는 것이다. 설령 ‘1민족 2국가 2체제’가 된다 하더라도 남북이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면 이 역시 통일의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포용력이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경제적 번영만이 남북연합의 대장정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민족이 그 어떠한 동맹보다도 우선한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남북한 구성원들이다. 미국의 결정이나 유엔의 결의에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타개하고 이끌어 가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동참을 요구해야 한다. 한반도를 미국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대리운전을 할 것이 아니라, 남북한 간의 대화와 합의를 통해 목적지를 정해가는 자가운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한의 분단상황을 평화적으로 마무리하려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꿈’을 실행하는 가운데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서둘렀지만 김정은 정권은 서두르지 않고 사회주의 체제의 일반적인 국가발전 로드맵에 따라 주체사상완성-핵무력완성-사회주의 경제발전이라는 그들이 마련한 시간표대로 움직였다. 또한 남한에서 평화공존 지향적인 문재인 정권이 등장한 이 시점이 적기라고 판단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그 억지력의 일부분인 핵을 완벽한 체제 보장을 대가로 하여 순차적으로 포기하는 동시에 중국ㆍ베트남이 이미 그랬듯이 자본주의 세계체제로 편입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 지금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북한 역사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이 원대한 포부가 실현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평화와 경제협력의 무드가 조성되기만 하면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세도 호전될 것이다.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선대와는 달리 확고한 개방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2018년 4월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로선 완료 선언 후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을 새 국가전략 목표로 제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조부), 김정일(부친) 등 선대들이 가지 않은 ‘북한식 경제조정(개혁개방)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목표를 실현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27개에 달하는 경제특구는 외국자본의 북한 진출에 매력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은 국제 안보환경을 개선하여 인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우리식 사회주의 경제조정’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중국의 전략적 선택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선제적으로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과 실험을 중단했으며 미국도 이에 발맞추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를 천명하여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雙暂停: 핵미사일 실험발사 중단ㆍ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이미 실현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야 하겠지만 지난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ㆍ미 간 협상의 불씨를 다시 되살려낸 상황이다. 사실 그간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크게 불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고 협상에 응하는 것도 서로 손해 볼 일은 아니다. 종전선언,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진행되도록 서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하여 선제적으로 일체의 미사일 추가 발사를 중지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시킨 것과 더불어 동창리 주변의 주요 미사일 발사장치를 해체하여 불능화 했고,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이정표에 따라 영변핵시설도 폐기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대규모의 한미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과 리비아식을 검토했던 입장에서 CVID, PVID, FFVD로 한 단계씩 양보하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CVIG를 대세적으로 수용하려는 뜻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과거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군사ㆍ안보적 차원에서 바라보던 시각을 정치외교ㆍ경제적 시각으로 전환하여 문제의 본질을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 변수가 중요한 요인이다.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재 상황은 결과적으로 중국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쌍궤병행(雙軌竝行: 비핵화프로세스ㆍ평화체제구축)의 구도 하에서 북ㆍ미 간 협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북한 정권 보호와 대규모 경제지원(인프라투자)을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국가이다. 표면적으로는 미중 갈등을 해소 하려는 차원에서 안보리 대북제재에 참가한 중국이지만 그간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늘 국제사회의 비판의 대상이었다. 중국은 일관되게 당사국들 간의 대화(劝和促谈)와 쌍중단(雙暂停) 그리고 쌍궤병행(雙軌竝行)의 3단계 해결방법론을 공식적으로 채택하였고 실제적으로 1단계와 2단계가 중국의 주장대로 달성되었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취임 후 중국을 첫 방문하였고, 곧이어 북중정상회담에서 동보적 단계(steps in syncronization)의 비핵화를 천명하면서 중국이 제안했던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중국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고민은 2000년대 이후 6자회담을 주선하며 북핵 논의 핵심 당사국 역할을 하던 중국이 현재 진행 중인 북미 간 협상이나 남북 대화 등에서 소외되는 듯한 “차이나 패싱”구도가 형성되는 데 있다. 이는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 및 증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중국은 여러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북중정상회담 후 한반도의 종전선언,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의 문제해결에 있어 당사자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고민이 압축적으로 드러난 두 가지 사례가 올 상반기 짧은 기간 동안에 세 차례에 걸친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한 것과 종전선언의 당사국이 3자 혹은 4자가 될 것인지 이슈에 관한 중국의 민감한 반응이었다. 중국학자들은 국제법적, 현실적 이유 등을 들면서 종전 선언에 중국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왔으며, 중국 학계는 종전 선언을 단순한 전쟁 종결 선언이 아닌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도권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종전 선언에 중국이 참여하는가 하는 문제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주한 중국대사 추궈홍(邱國洪)은 한국 기자들에게 중국이 꼭 종전선언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고, 게다가 9월 12일 시진핑 주석이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북한, 한국과 미국이라 생각하며 중국은 그들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과정을 진행하는 데 협조하겠다”라는 호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하였다. 이는 현 상황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절호의, 그리고 아마도 최후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 예측 위에서 중국이 종전 선언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과정에서 중국의 입장만을 고집하여 북미 간 협상에 제약 요인을 더하기보다는, 중국 배후설을 차단하고, 정치 선언적 의미만이 담긴 종전 선언은 한국, 북한, 미국 3자가 진행하여 북핵 협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여지를 주면서 종전 선언에 이어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에 중국이 핵심 당사국으로 참여하는 실리를 얻기 위한 정책 조정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트럼프의 ‘대담한 평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북미 간의 관계 개선이 진전되면서 종전선언을 뛰어넘는 중국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파격적인 종전선언-비핵화-평화체제라는 일반적 도식이 아니라 그 역순으로 북미협상이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종전선언보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주요 핵심 당사자로 참여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한반도에 비핵화가 진행된다면 중국은 다음과 같은 전략적 기회와 도전에 동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한반도 비핵화가 중국에게 가져올 전략적 기회 요인을 생각해 보면 ▶한미 동맹 약화와 주한미군 철수 요구의 명분 제공, ▶북한의 부존자원에 대한 선점 효과와 동해 지역의 차항출해(借港出海)와 서해 지역의 통강달해(通江達海) 전략 실현,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 증대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가 중국에게 초래할 전략적 도전 요인을 생각해 보면 ▶북ㆍ미 관계의 개선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상쇄, ▶남북 간 경제 협력 추진과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북한 경제 개발 과정에서 한국, 미국, 일본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상술한 전략적 기회 요인을 극대화하고 도전 요인이 초래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 질서가 각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양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어 안보딜레마가 가중되고 중미 간의 ‘신경제냉전’으로 무역 블록화가 고착화되는 등 군사, 경제적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이는 자연스레 정치적 대립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현재 각국 간에 존재하는 조어도 문제, 남중국해 분쟁,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에 있어서도 더욱 첨예한 대립이 형성되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호 대립하는 질서가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고 역내 국가 간 신뢰 구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 및 북미 간 적대 관계의 해소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을 완화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다. 現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동국대학교 정치학과 학사, 석사, 박사 수료, 중국인민대학 정치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및 충북대학교 국제경영학과 초빙교수, (중국)서북정법대학 및 해남성 해구경제학원 객좌교수. 주요연구분야는 동북아 국제관계, 국제정치경제, 중국정치경제, 북중정치경제. 주요저서/논문은 『현대중국의 이해 1.2』 외 7권, 『한반도 정세: 2017평가와 2018전망』, “지전략적 시각에서 본 북•중 관계의 지속과 변용에 관한 비판적 연구-김정은 시기를 중심으로”,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대응”외 한․중․영문 논문 70여편 발표.
  • Historical Opportunity for OBOR and NAPCR's Strategic Connection
    저자
    Jiao Shixin (Associate Professor, Shanghai Academy of Social Sciences)
    발간호
    2018-43
      Underdeveloped and unbalanced economy in Northeast Asia Economic development and regional economic integration in Northeast Asia are underdeveloped and unbalanced. Economic development and regional cooperation are strong aspirations of the countries in the region. The objective needs of economic development in this region have actually put forward requirements for economic integration and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In fact, all countries have put forward their own regional cooperation initiatives or ideas. China has its “One Belt and One Road” strategic initiative; while in January of 2018, the “Silk Road on Ice” was put forward. OBOR and NAPCR: Big overlap between OBOR and NAPCR The One Belt One Road initiative itself is a move for interregional cooperation. There are several basic principles. The Belt and Road run through the continents of Asia, Europe and Africa, connecting the vibrant East Asia economic circle at one end and developed European economic circle at the other, and encompassing countries with huge potential for economic development. The Silk Road Economic Belt focuses on bringing together China, Central Asia, Russia and Europe (the Baltic); linking China with the Persian Gulf and the Mediterranean Sea through Central Asia and West Asia; and connecting China with Southeast Asia, South Asia and the Indian Ocean. The 21st-Century Maritime Silk Road is designed to go from China’s coast to Europe through the South China Sea and the Indian Ocean in one direction, and from China’s coast through the South China Sea to the South Pacific in the other. The new initiative of the Silk Road on Ice includes two routes, one extending through the Russian Arctic coast to northern Europe; the other through Alaska, the Arctic coast of Canada, and the coast of Greenland to North America and the United States. In January 2018, at the 2nd China-Latin America Forum Foreign Ministers’ Meeting, China and the CELAC (Community of Latin American and Caribbean States) jointly announced that China’s One Belt One Road Initiative was being extended to South America. On the other hand, there are big overlaps between OBOR and NAPCR. The Northeast Asia Plus Community of Responsibility (NAPCR) was proposed as one of the key foreign policies of the Moon Jae-in government. It includes three parts: a peace and cooperation platform, the New Northern Policy, and the New Southern Policy. The former is entitled Pillar of Peace and the latter two Pillars of Prosperity. Judging from the scope of economic geography, South Korea’s new southward orientation is part of the “21st Century Maritime Silk Road.” South Korea's New Northern Policy is part of the “China Ice Silk Road.” The two are highly coincident, or the South Korean program is part of the “Belt and Road.” Judging from the common interest and the policies of both parties, China welcomes and supports South Korea’s NAPCR policy. China’s “Belt and Road Initiative” and “plan for the revitalization of old industrial bases in northeastern China” are urgently needed under the economic environment for regional cooperation. South Korea also has a magnificent blueprint - the New Economic Map of the Korean Peninsula. The strategic interests and economic interests of both parties are in fact highly consistent. North Korea nuclear issue: Facing new historical opportunities The positive development of the DPRK nuclear issue just proves that North Korea as a regional country has made a strategic effort to break its isolation and integrate itself in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acquire the right to survival and development. For a long time, people have been debating whether North Korea can really abandon its nuclear program and whether the peninsula can truly achieve complete denuclearization. This depends on whether North Korea has a guaranteed right to survival and development. If North Korea is isolated, its survival is threatened, its economy cannot develop, it cannot be open to the outside world, and it cannot integrate in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n it will certainly seek nuclear power and nuclear deterrence for its own protection. Under such circumstances, it is impossible for North Korea to abandon its nuclear program. If North Korea has achieved the right to survival and development, what is the significance of having nuclear weapons? Therefore, whether North Korea can abandon its nuclear program does not depend entirely on North Korea itself. It also depends on whether the United Stat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give North Korea such an opportunity. Nuclear weapons have little value for North Korea. In April of this year, North Korea held the third plenary session of the Seventh Labor Party Congress. In fact, North Korea had made the strategic decision to dismantle its nuclear program under the condition that it has reached an agreement with the United States. If you want to resolve the DPRK nuclear issue, security and economic issues and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are inseparable. First, the Korean nuclear issue has seriously affected and restricted regional economic development and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Second, in turn, economic cooperation has provided the conditions and motivation for the settlement of the DPRK nuclear issue. Based on the above analysis, we must promote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and even inter-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It provides realistic and promising economic cooperation prospects for both Nor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providing guarantees and economic incentives for the settlement of the North Korean nuclear issue. The parties to the nuclear issue on the Korean Peninsula, especially South Korea, China, Russia and Japan, are the most directly involved parties and have special responsibilities and obligations on this issue. Abandon geopolitical thinking As a cross-regional cooperation strategy, China’s “One Belt and One Road” strategic initiative is only a cooperative framework and platform. Its purpose is to achieve win-win situations and economic development and prosperity in Eurasia. It is not a geopolitical plan. We hope that all countries in the world will not look at it from the perspective of geopolitics. South Korea has proposed its own regional cooperation initiative, the NAPCR, which is very good. South Korea can fully interface with China's “One Belt and One Road” strategic initiative, just like Russia's “Eurasian Economic Union” and the “One Belt and One Road” strategy. Strategically, China welcomes and supports South Korea’s regional cooperation initiatives. From a tactical point of view, the two sides can start negotiations and consultations to determine specific cooperation projects. “How to synergize” rather than “whether or not” is the main problem faced by China and South Korea in cooperation. It needs multilateral and bilateral integration and needs to strengthen cooperation towards third parties. I think it still needs think tanks, experts, scholars, and economists from both sides to firstly discuss this. With the settlement of the DPRK nuclear issue, what is the future and emerging security architecture in Northeast Asia? This will have an important impact on this kind of cross-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Therefore, whether the aspirations of the countries in the region for economic development and regional cooperation can be realized will still be profoundly affected by the regional security architecture.   Dr. Jiao Shixin is an associate professor at the Institute of China Studies at the Shanghai Academy of Social Science (SASS). He received his PhD from China Fudan University in 2007. He was a visiting scholar in Sam Nunn School of International Affairs, GT (September 2010-March 2011) and in Sigur Center for Asian Studies, GWU (February 2016-February 2017). He has published two book, The Trade-Off of Interests: the Role of the United States in China's Accession to International Mechanisms (World Affairs Press, 2009); The Changing times and American Strategy in Post Cold War (Current Affairs Press, November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