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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이후 남북 교류협력 찾기: 협력안보와 평화공영으로
    저자
    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8-12
      평창이 뜨겁다. 추위도 아랑곳없다. 사실상의 권력 2인자로 알려져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주요 인사가 평창을 찾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도 왔고 펜스 미국 부통령도 왔지만, 관심은 온통 북한 인사들에 집중되었다.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남북한 정상회담은 시간문제로 되었다. 이른바 ’코피전략‘으로 제한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일정 부분 잠재워졌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전면전은 없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무력시위와 전쟁위협으로 한반도는 세계에서 평화롭지 않은 대표적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70여 년 세월 동안 한반도의 남과 북이 전쟁위협과 안보문제로 시달리게 된 데에는, 단일국가를 염원하는 민족통일론도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 남과 북은 가능하면 통일을 운운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통일부도 이름을 화해협력부로 하든가 평화부로 바꾸는 건 어떤지 하는 제언을 해 본다. 왜냐하면 ‘1민족 1국가’라는 민족주의적 열정과 욕망 그리고 별 현실적이지도 않은 환상이 남과 북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 모두 어느 한쪽으로 흡수되거나 굴복되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때때마다 단일민족국가로의 통일 가능성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이율배반이, 바로 분단된 한반도 국민들의 일상이 되고 있다. 남과 북이 각자 절대안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남은 주한미군에 기대고 있고, 북은 핵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 왜냐하면 지구상에서 혹 사라질 수 있는 대표적 나라가 바로 남과 북인 한, 각자의 절대안보 추구는 필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안보가 아니라 협력안보(cooperative security)로의 전환이 요청된다. 절대안보 추구는 결국 ‘안보딜레마’로 귀착될 수밖에 없음은 널리 알려진 공식이다. 그래서 절대안보를 추구하는 한, 남과 북 모두 안보딜레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남과 북이 과잉 군사비로 인해 낭비와 비효율을 겪게 되는 것도 필연이다. 그런데도 남과 북은 절대안보를 추구하는 데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절대안보를 유지해 나가고 있노라면, 언젠가 운이 좋거나 아니면 북에서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생겨 통일대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안보-통일정책이었다. 정권의 안보를 국가의 안보와 동일시하는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을 더 진전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미 북은 2012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핵보유국을 명시할 정도로 핵개발을 고수해 오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단기 목표가 아니라 장기 목표로 바꾸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다. 북 핵 동결로 시작하여 비핵화로 가자는, 이른바 ‘북 핵 출구론’이 더 설득력이 있고 현실적인 것 같아 보인다. 북에 대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미 북 핵으로 인해 어떤 형태의 전쟁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한반도가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북이 핵을 보유하는 한, 세계 최강의 미국 힘을 빌린다고 하더라도, 무력에 의한 남북한 통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북 핵에 대한 윤리적-정치적-군사적 비판과는 별도로,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을 통해서 통일을 달성하는 건 이미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되어버린 마당에, 막연한 통일대박론에 들떠서는 안 될 것이다. 남과 북은 군사적 시각과 접근방식으로 긴장관계를 갖고 갈 것이 아니라 분단된 국가들로서 사이좋게 살아갈 방법을 강구하는 게 더 유용하다는 생각이다. 남과 북이 상대를 굴복시키려고 하지 말고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교류협력의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 현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 정책이라고 본다. 김여정 특사를 거치면서 평창이 바로 남북한 교류협력에서 또 한 번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2018년 현 시점에서 통일국가를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에 다름 아니다. 통일을 운운하기 보다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은 그 규모에 상관없이 어떤 수를 쓰더라도 막아야 한다는 절대평화가 요청된다. 북한보다 전쟁으로 잃을 것이 많은 남한은 더욱 절대평화를 염원해야 한다. 물론 절대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반통일이 되기 쉽다. 외형적으로는 분단고착화이자 현상추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분단된 두 개의 국가가 사이좋게 살아가는 상황을 두고, 이를 ‘사실상의 통일’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쟁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통일지향보다는 평화로운 분단체제 하에서 남과 북 두 개의 국가 간에 교류협력을 증진해 나가는 것이 더 유용하고 바람직해 보인다. 평창 이후 남과 북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평화공영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것이다. 그것은 남과 북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2018년 2월 평창을 통해 이미 남과 북은 지난 10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과 북이 1990년에 이미 두 개의 국가로 유엔에 동시 가입되어 있는 마당에, 굳이 하나의 통일국가 만능론을 고집하고 추구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한반도에 사실상 존립하는 남과 북 두 개의 국가가 수교를 함으로써 평화공영의 길로 나아가는 게 더 합당해 보인다. 남과 북이 대사를 주고받는 수교야말로 국제사회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상호존중과 인정의 절차이자 방식이다. 평창에 김영남과 김여정이 오는 건 허용하면서, 북한 대사가 서울에 와 지내는 건 왜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어야 할 이유는 많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10년이 지난만큼 강산이 크게 변했다. 북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다. 평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여론의 반발에서 보듯이, 과거와 같은 국가주의적 방식의 대북접근으로는 더 이상 국내 여론의 지지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남의 국민들이 변한 만큼이나 북의 국민들도 장마당의 삶을 영위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내적으로 개인주의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이제는 국가의 시대가 가고 국민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남과 북이 자국의 국민들을 과거와 같은 국가주의 방식과 절대안보 논리에 가두어두려 한다면 결국 국가와 국민 간의 엇박자가 필연적이다. 지난날은 국가의 시대라서 국민들이 절대안보를 강요하는 국가의 논리를 따랐다. 남과 북 모두 일제의 조선합병과 한국전쟁의 경험을 잊을 수 없는 만큼이나 국가에 의존했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요구에 따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절대안보가 아니라 협력안보가 대안으로 떠올라 있으며, 통일 만능론보다 평화공영이 더 절실하면서도 합당한 요청이 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설사 전쟁에서 이긴다 한들, 그것은 폐허 속의 승리일 뿐이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혹은 얼마 만큼의 통일대박이기에, 왜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서 전쟁의 참혹한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지, 그런 의구심을 제기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이제는 국가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대이다. 단일국가 우선 논리는 이미 유럽연합의 실험을 거치면서 크게 허물어졌다. 절대주권이 아니라 주권공유가 새 시대의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남과 북도 국가연합 가능성도 찾아보아야지, 하나의 단일국가화만을 고집할 게 아니다. 국민이 원하면 두 개의 국가로 존립해야 하는 게, 21세기 방식이라고 볼 것이다. 통일은 다음 세대의 과제로 남겨두고, 지금은 남과 북이 서로 사이좋게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이 오히려 7천만 한겨레의 국민적 요구라고 볼 것이다.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과거와 같은 적대적 공존에서 벗어나, 우선은 사이좋게 지내는 평화로운 분단체제로 전환한 연후에, 미래의 어느 때가서 남과 북 다음 세대들이 새로운 인식과 이해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남북관계의 창의적 지평을 열어가는 게 더 합당해 보이는 그런 시대가 21세기이다. 평창 이후 남과 북은 20세기적 승자독식 논리와 경쟁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남한은 이미 국력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고,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음을, 남과 북은 서로 인정해야 한다. 평창에서 보듯, 남북한 간에 신뢰 쌓기에 매진해야 함은 기본이다. 앞으로 평창에 이어 제주에서든 개성에서든 백두산에서든 남과 북이 자주 만나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 당연히 남과 북 정상들의 만남도 정례화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통일을 한다고 서로 으르렁대던 시대를 마감하기로 다짐하자. 서로 군비증강에 몰두할수록 군수산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밝히자. 절대안보 추구에 들어가는 돈을 남북 교류협력에 쓰면,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가 증진되고, 남과 북 7천만 국민들이 더 살기 좋은 한반도가 될 것임을 적극 재확인하자. 분단론자라고 비판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남과 북 7천만 국민들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통일이 21세기 남과 북의 공동 과제임을 천명하자. 평화공영의 한반도를 향해 교류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공동 발표하자.   現,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박사 취득.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연구위원,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소장과 민주평통 자문위원,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제주지역통일교육센터 소장 등을 역임. 북한 및 통일 관련 연구업적으로, "재중 북한이탈주민을 둘러싼 쟁점과 한국의 정책방향," (제19권 1호, 2013년 봄), “오바마-이명박 정부의 북핵 정책에 대한 비판적 평가: 반주변의 시각,”『국제정치논총』(제52집 2호, 2012), “다시 보는 연합제-낮은 단계의 연방제,” 『북한연구학회보』(제11권 2호, 2007) 등 다수임.
  • 미국-대만 합동군사훈련의 정책적 함의: 한-미 합동군사훈련과의 비교적 시각에서
    저자
    Yu Max Tsung-Chi (대만 국방대학교 정치작전대학 학장)
    발간호
    2018-11
      대만은 한국과 달리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군사조약이나 어떠한 공식적 기제도 없다. 중국의 점증하는 위협에 직면하여, 대만은 미국과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고 독자적 국방능력을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미국-대만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긴급한 문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만과의 방위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조항을 담고 있는 국방수권법(NADD)에 최근 서명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법안은 대만 방위지원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만을 군사훈련에 초청하는 내용을 포함한 미 의회 결의안(Sense of Congress)을 명시하고 있다. 군사훈련은 두 우방 군대의 공동 긴급작전 조율 및 절차, 계획, 장비 및 체계를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군사훈련은 실제적 측면에서는 시설 공동이용을 증진시키고, 여러 긴급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점검하는데 도움을 준다. 정치적 측면에서 군사훈련은 국내 및 잠재적 경쟁상대에 대한 일종의 신호가 된다. 대만이 중국의 위협에 공포심을 가지지 않고, 국가적 생존에 필요한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대만은 오로지 미국이 지원하는 강력한 군대를 보유할 수 있어야 그러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과 대만 간 합동 군사훈련의 실시는 필수적이다. 전쟁의 상황에서는 대만과 미국 병사들은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밀접한 협력이 없는 상태에서 적을 상대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대만은 제안된 합동 군사훈련에 따른 모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대만이 일련의 언론 공세와 군사 억제력을 과시한 후, 특히 중국의 제트기와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대만 주변을 순회하고, 항의의 표시로 대만 상공의 M503 항공로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후, 중-대만 해협의 긴장은 고조되었다. 한 고위급 중국 외교관은 심지어, “미국 해군전함이 [대만 항구]에 기착하는 날은 인민해방군이 군사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합동 군사훈련과 미국의 대응조치를 이유로 들어, 중국은 육상, 해상, 항공에서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도발적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위세를 부리는 그러한 전략적 행동은 중국이 대만해협의 현 구도를 무력화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미국과 역내 국가들이 중국의 실제 위협에 균형을 이루기 위해 대만을 돕게 될 것이므로 효과가 없거나 반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위에서 도출되는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한편으로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대만에게는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 대만의 군대가 미군과의 접촉과 교류를 통해 얻는 훈련은 장교의 경험축적뿐만 아니라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매우 귀중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미국의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중국에게 미국이 협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중국과 협조하면서도,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대결구도에서 가장 취약한 당사국인 대만의 가장 큰 악몽은 미국으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중국이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대만은 동맹실패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한 가지 이상의 확장억제력을 구축할 수 있다. 중국의 억압 때문에, 대만은 어떠한 세계열강이나 역내 강대국과도 공식적 동맹을 맺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대만이 미국이나 심지어 인도, 베트남, 호주, 일본, 남한과의 적극적 관계를 구축하게 되면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기에는 불확실한 상황을 만들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반도의 현재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대만의 상황과 비견된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힘을 이용하여 공격 (punching with nudging)”하고 있는데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안보를 가져오는데 일조하지 못하고 전쟁 가능성만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합동 군사훈련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은 진심이든 아니든 합동 군사훈련을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선제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및 시험을 자위권의 문제이자 주권국의 권리에 속하는 것으로 정당화함으로써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만을 조장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제재에 의해 궁지에 몰린 북한은, 미국의 개입을 저지하는 것과 체제보장의 조건에서 최소의 대가로 남한으로부터 최대의 이익을 얻어내는 것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맞선 상황에서, 남한을 공격하는 것은 결코 북한에 도움이 될 수 없고, 남한을 미국으로부터 떼어내어 남북 양자관계로 끌어들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 미국을 제외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미국의 개입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현 단계에서 북한에 그 다음으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위의 주장은 김정은이 최근 남한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기로 한 동기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남한은 북한이 남북관계의 해빙기를 단순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 그리고 미국이 또 다른 강경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시간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한-미 간 연례 합동 군사훈련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주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군사적 준비태세와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할 이유는 전혀 없다. 물론, 이 최소한의 조치는 연례 합동 군사훈련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북한의 바람에는 배치되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자국을 대상으로 한 역내 거의 모든 양자 및 다자 간 군사동맹에 반대하기 때문에, 미국은 명백히 방어적 성격을 띤 합동 군사훈련을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남한 및 대만과 따로따로 실시해야 한다. 결국 중국이 이런 문제를 형식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을지 여부는 한반도와 대만 해협에서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된다.   現, 대만 국방대학교 정치작전대학(Political Warfare College, National Defense University) 학장. 주요연구분야는 국제전쟁과 평화, 중국과 인민해방군 연구,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전면적 방위교육, 인민해방군의 법률전,여론전,심리전, 미국-중국-대만의삼자관계;방법론과 R 통계분석 등임.
  • The US-Taiwan Joint Military Exercise and its Policy Implication: A Comparative Perspective with ROK-US Joint Military Exercise
    저자
    Yu Max Tsung-Chi (Dean, Political Warfare College, National Defense University)
    발간호
    2018-10
      Unlike South Korea, Taiwan has neither any formal mechanism nor mutual defense treaty in place to conduct joint military excises with the US. Facing a growing Chinese threat, Taiwan can only endeavor to strengthen its military relations with the US and increase its own defense capability. Above all, the question of how the US-Taiwan joint military exercise can be fulfilled is a matter of urgency. It is noteworthy that President Trump recently signed 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 which has clauses on strengthening the US defense partnership with Taiwan. The act not only reinforces commitments to support Taiwan’s defense but also lists the Sense of Congress which includes inviting Taiwan to participate in military exercises. Military exercises are designed to evaluate and improve combined and joint coordination, procedures, plans, equipment, and systems for holding contingency operations between allied militaries. On a practical level, they help to increase interoperability and to examine scenarios for different contingencies. On a political level, they are a form of intimation to domestic and potential rivals. It is in America’s interest to ensure that Taiwan has the confidence needed to pursue national survival without fear of Chinese intimidation. For Taiwan, such confidence can only come from having a strong military, vouchsafed by the US. Therefore it is essential to have joint military exercises between the US and Taiwan. In case of war, Taiwanese and American soldiers may need to face the enemy together, but without close cooperation between them that can be achieved only through the joint military exercise. Consequently, Taiwan is obligated to bear any cost attached to the proposed joint exercise. After a series of media campaign and arms deterrent, tensions across the Strait have risen particularly following an incident in which Chinese jets and a Liaoning aircraft carrier executed "island encirclement patrols" around Taiwan, and China unilaterally changed aviation corridors M503 over Taiwan in protest. A senior Chinese diplomat even threateningly said: “The day that a U.S. Navy vessel arrives in [a Taiwanese port], is the day that the People’s Liberation Army unites Taiwan with military force.” Apparently China is leveraging the joint exercise and the US’s countermove as a means of justifying Beijing’s game-changing provocative acts on land, at sea, and in air. But the domineering manner of China’s strategic moves may prove unfavorable and have a counterproductive effect where the more China attempts to sabotage the status quo across the Taiwan Strait, the more likely the US and other countries in the region would come to Taiwan’s aid to balance the real China threat. The policy implications derived from above are as follows: on the one hand, participating in joint exercises could serve both important military and political purposes for Taiwan. The training that Taiwan’s military would receive from exposure and coordination with American armed forces would be invaluable not only for the officers’ experiences, but also for boosting morale. Furthermore, it would send a clear signal to Beijing as well as to US allies and partners that, while the US seeks to work with China where it can, it will stand by its alliances and its partnerships. On the other, as the weakest player in the scenario, Taiwan’s biggest nightmare is being abandoned by the US or China’s breaking through the US’s extended deterrence. To avoid such outcomes, Taiwan can attempt to build more than one set of extended deterrence to disperse the risk of failed alliance. Being suppressed by China, Taiwan has not been able to form formal alliances with any global or regional powers; therefore, active engagement with the US or even India, Vietnam, Australia, Japan, and South Korea would create uncertainty for China in terms of using force. In contrast, the current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in many respects parallels the situation that confronts Taiwan. North Korea likewise is “punching with nudging,” using the ROK-US joint military exercise and US antagonism as a means of justifying Pyongyang’s nuclear weapons programs hinting that joint military exercises can do little to bring about greater security and they only increase the probability of war. North Korea, whether faithfully or not, continues to perceive the joint exercises as designed to prepare preemptive US nuclear attack on Pyongyang; therefore justifies that “the DPRK’s development and testing of its own nuclear bomb and missiles are a matter of self-defense and are within their prerogative as a sovereign nation,” thereby misleading public opinion to believe that the joint exercises can only serve to increase tension and insecurity on the Peninsula. In addition, backed into a corner by international sanctions, Pyongyang can only devote itself to thwart the US’s intervention and to acquire the most interest from Seoul at the lowest cost under the precondition of regime survival. While faced with the US’s extended deterrence, invading Seoul is definitely not beneficial; instead, drawing Seoul away from Washington and back to a bilateral scenario may be the best option. Alternatively, if excluding the US proves too arduous, neutralizing its intervention may be the second most beneficial for Pyongyang at this stage. The argument above may explain to great extent the motivations behind Kim Jong Un’s recent game in joining Winter Olympics in South Korea. For the sake of prudence, Seoul cannot rule out the possibility that Pyongyang is merely using the thaw in inter-Korean relations to buy time to further improve its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and discourage the United States from taking new hardline actions. In the same vein, it is likely that the annual joint military exercises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could be a major element in future negotiations with North Korea, but given their contribution to military readiness and political stability, there is no reason to terminate them. Of course this bottom-line would be contrary to North Korea’s wishes of seeing the annual joint exercises dissolved. In the end, because China is against almost every other military alliance in the region, whether it is bilateral or multilateral, targeted at China or not, it is imperative for the US to conduct the joint exercises with South Korea and Taiwan separately in ways that are clearly visible to Beijing and Pyongyang as defensive in nature and as unthreatening a manner as possible. After all, whether China will dictate the terms regarding such problems is a matter of peace and war on the Peninsula and across the Taiwan Strait.   Yu Max Tsung-Chi (余宗基) is Dean of Political Warfare College, National Defense University. His research focuses on: International War and Peace; China and PLA Study; Strategic Communication; All-Out Defense Education; PLA’s Legal Warfare, Media Warfare and Psychological Warfare; US-China-Taiwan Trilateral Relations; Methodology and R Statistics.
  • 한반도 방정식: 미중관계와 한반도 평화
    저자
    김태완 (동의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8-09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 지정학에서 공간과 위치는 중요하다. 위치적으로 강대국에 이웃한 국가는 종속의 위협에 노출된다. 공간적으로 협소한 국가는 광대한 국가의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위치와 공간 모두 한국의 국가이익에 장애요인이다. 종합국력으로 볼 때, 세계 1, 2, 3, 4위의 국가와 모두 이웃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다. 국토는 이웃한 강대국에 비해 매우 협소한데, 그나마 분단되어 있다. 한국이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디딤돌 삼아 통일과 동북아 평화의 방향으로 전진하려면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성(합리)에 근거한 국제관계의 다양한 이론과 수단을 활용해 본들 숙명적 지정학의 장애를 떨쳐버리기 힘들다. 비용과 이익만을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만 가지고는 지정학적으로 주어진 위치와 공간의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성을 넘어서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역발상은 비효율적일 수 있고, 감성적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손실일 수도 있다. 이는 인내와 고통을 요구할 수도 있다. 통일과 평화를 향한 비전이 없이는 그러한 인내와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 공동체의 합의를 통해서 그러한 비전에 제시되고 공유될 수 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냉엄한 국제관계의 현실에 두 발을 굳건히 딛고 있을 때, 비로소 그 역발상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역발상이 그리 비합리적이지도 않은 이유이다. 이제 한반도 방정식을 소개함으로써,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이 통일과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토론하는데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한반도 방정식1)    방정식이라면서 등호(=)를 사용하지 않고 방향성(→)만으로 제시한 것은, 양변이 절대적 인과관계에 있지 않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결국 한반도 방정식은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통일과 역내의 평화(D)’를 이루기 위해서는 비용과 이익(costs and benefits)을 계산하는 합리성을 넘어선, ‘무모한 도전’이 필요함을 표현하는 방정식이다. 기존의 (신)현실주의 국제관계 이론의 시각에서는 무모한 역발상이지만, 현실 강대국관계(미중관계)에 얼마만큼 철저히 발을 딛고 있느냐에 따라 D는 더욱 분명해 질 것이다. 미국(H)과 중국(C)은 D(통일과 역내평화)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독립변수이다. 따라서 한국(K)은 두 강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활용하느냐에 외교력을 기울여야 한다. 21세기 내내 여전히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겠느냐 아니면 중국이 대신할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와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K에게 절대권력을 가진 H는 너무 멀리 있고, C는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H를 믿고 상대적 약자인 C와의 관계를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감성적으로야 멀리 있는 H가 살갑고, 가까이 있는 C는 두려울 수도 있지만, 이성적으로는 C와 우호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 한 교실의 급우들과 화목하지 않으면 교무실에 있는 선생님이 아무리 나를 편애한들 학교생활이 편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그런 상황은 K에게는 최악이고 퇴보이기에, 미국(H)과 중국(C)이 전쟁을 하지 않는 한, 양자택일은 가장 어리석다. 무엇보다 H와 C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 이론적으론 그럴듯하게 전쟁을 예측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그런 예측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상대를 서로 파멸시킬 핵을 가진 국가가 전쟁한 사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중대한 이익을 공유하는 어른들은 서로 목소리 높여도 결국 애들처럼 주먹다짐은 하지 못한다. 한국의 자주적 역량이 가장 중요 한반도 방정식을 보면, H(미국)와 C(중국)가 중요하지만, 결국 K(한국)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이다. K는 다른 변수들과 곱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방정식에서 K가 작아지면 결국 전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가 H와 C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국력을 키우는데 실패하면 모두 허사가 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K는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당시의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주권을 보존하고자 했던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 이웃국가가 관심을 갖고 존중해 줄 만한, 매력과 역량을 스스로 갖추지 못하면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다가 버림받는 것은 동서고금의 국가 간 관계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종합적 개념인 국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과 군사력이다.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군사력은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유명무실하고, 현대 군사력의 근간인 첨단군사기술은 결국 경제력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경제력 성장에 중요한 첨단 기술들은 군사기술로 그대로 응용 및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국강병에 실패함으로써 주권을 잃었던 20세기 초와 비교하면, 2018년의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비교가 무색하다. 소위 5030클럽이라 일컫는 인구 5천만 이상의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소수 선진국들의 반열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는 동참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한국의 위상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작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필자는 그 일화를 매우 큰 의미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주권유린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는 한국을 미국이 외면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제국이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으려 했을 때, 조미통상조약을 근거로 일본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기를 절박하게 호소했지만, 태프트-가쓰라 밀약을 맺은 미국은 대한제국을 외면했었다. 그러던 미국이 한국에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의향을 물었다는 사실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단순화하여 표현하자면, 미국이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해 주어야 할 만큼, 한국의 국력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2015년 한국의 GDP 순위는 11위로 호주와 러시아를 앞섰다. 이런 한국이기에 이제는 주변 강대국들이 한국의 의견에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낯설지 않다. 2018년 벽두를 장식하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소식과 남북단일팀 구성 등, 북한의 올림픽 평화공세에 적극 호응하고 오히려 이끌어가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대해서, 국제사회와 북핵문제 관련 강대국들은 - 그들의 호불호와 계산이 저마다 일 것이지만 - 일단은 한국의 행동을 존중하고 지켜보고 지지해 주고 있다. 특히 완강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대통령에게 지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반도 방정식에서 K가 생각보다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라고 봐도 큰 잘못이 아니다. 다만,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대화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 가는 데까지 이르려면, 앞서 언급한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에서 발을 떼지 않는 균형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국력에 걸맞은 외교적 역량과 통일 및 역내평화를 공고히 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청사진을 국제사회와 주변 강대국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한창인 동안에도 청와대와 정부의 사무실들은 이를 위해 불을 켜둘 것으로 소망해 본다. 한반도 통일: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는 길 남북한이 통일되어 한반도에 강대한 독립변수 K가 등장하는 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길이다. 화산과 같이 국가도, 내부의 힘이 충분히 축적되었을 때 외부로 힘이 분출된다. 대륙과 해양세력이 정치·경제·군사적인 힘이 축적된 후에는, 서로를 향하여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충돌을 겪는 역사가 대체로 반복되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는 양대 세력 사이에서 분단되기도 하고 존재가 사라지는 고통을 당하기도 해 왔다. 하지만, 한반도의 정치세력이 강력할 때는 오히려 대륙과 해양 사이에서 완충 및 방파제 역할을 함으로써 오랜 평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시기는 역사에서 강력한 조선이 건국되어 한반도에 버티고 있었던 임진왜란 이전의 15~16세기였다. 강력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세력이 부딪히지 못하도록 강력한 방파제 역할을 하였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통해 한반도의 정치주체가 강력하게 발전하였기에, 몽골을 몰아내고 대륙세력의 새로운 패자가 된 명(明)이 만주의 여진을 완충으로 하여 조선과 우호관계를 유지하였다. 고려 말부터 창궐하였던 해양세력인 왜구도 조선이라는 방파제로 인해 대륙을 근본적으로 유린하지 못했다. 이러한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다면, 일본을 앞세우기도 하는 미국의 해양세력과 날로 뻗어나는 중국이라는 대륙세력이, 남북한이 통일되어 한반도에 강력한 국가(정치주체)가 버티고 있을 때 서로의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경제적 번영을 구가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김태완,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한국: 역사의 교훈 서설,” 『국제정치연구』 제16집 제1호 (2013).   現 동의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이자 국제협력센터 센터장, 아시아개발연구소 소장. University of Colorado at Boulder 정치학 박사(국제관계)취득. 2005년 American University, DC에서 Professional Lecturer로 강의하면서 Center for Asian Studies에서 한국 코디네이터로 봉직했으며, 2012 가을학기와 2013년 봄학기에 방문교수로서 [China, Japan, and the U.S.], [Civilizations of Asia] 과목을 강의하였음. 2008년에는 아시아연구기금(Asia Research Fund)의 지원을 받아 “UNCLOS 하에서의 동아시아 해양분쟁”에 관하여 연구하였음. 중국 칭화대학교의 국제관계연구원 방문학자(2004)로 있었으며 전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회장(2016)을 역임. 연구관심분야는 미중관계, 국제협력, 국제안보, 동아시아 해양분쟁이며, 주요 연구로 “Hardly Changed: Beijing-Pyongyang-Seoul Trilateral Game”(2015), “Beijing’s Dilemma and Preference on the Korean Peninsula: Responses to the 2010 Korean Crises”(2013), “남북한사이의 중국: 대 한반도정책 딜레마” (2011), “중국 국가정체성의 변화: 공산주의에서 민족주의로”(2010), 『올림픽 이후, 중국의 대 한반도정책과 한국의 대응방안 연구』(2009) 등 다수임.
  • 평창올림픽과 미국의 대북정책
    저자
    김연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USKI Washington Review 편집인)
    발간호
    2018-08
      김정은 신년사와 남북회담, 그리고 트럼프 김정은의 신년사와 한국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압력이 북한을 움직였다며 “두고 보겠다”고 즉각 반응했다. 이런 시큰둥한 반응에 대해 한미 간 충분한 사전조율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내 핵버튼이 (김정은의 핵버튼 보다) 더 크고 강력하며 작동도 잘된다”는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는 두고두고 미국 언론의 조롱거리가 됐고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화해 모드로 돌아선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유화책이라 비난하고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북미 직접대화 노력을 시간낭비라고 공개 질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전향적인 반응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대북 무력사용을 원치 않는다며 북한의 협상 복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북한은 미국 전역을 타격범위로 넣을 수 있는 화성 15형 시험발사로 응답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가능성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고 대북제재와 압박 강화를 줄곧 강조했다. 그동안 ‘김정은과의 햄버거 미팅’과 ‘김정은은 영리한 녀석(smart cookie)’에서 핵전쟁 불사 레토릭까지 극에서 극으로 달리는 혼란스런 발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지만 결국 북한과의 빅딜을 원한다는 속내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인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오토 웜비어의 죽음과 북한의 ICBM 능력 완성이 머지않았다는 위기감이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레토릭을 제재와 압박에 묶어 두었던 것이다. 백악관의 치부를 드러낸 ‘화염과 분노’의 발간으로 연초부터 정치적 수세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신년사와 남북회담은 정치적으로 단비와 같았을 것이다. 이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모두 실패했고 자신만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의 평화공세를 귀중한 정책적 성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이같은 맥락을 적극적으로 읽기 보다는 ‘핵버튼’ 트럼프 대통령의 미성숙함을 조롱하고 북한의 한미관계 이간질 가능성에 더 집중했다.1) 미 백악관은 남북 고위급회담 직후 한미정상 간 전화통화와 관련해, 남북회담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인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최대 압박을 지속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와 상황에서 북미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의 틀 안에서 발언을 이어나갔다. ‘남북대화100% 지지’ ‘김정은과 좋은 관계에 있는듯’ 등 남북대화가 북미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김정은과 마주 앉는다해도 문제 해결은 확신할 수 없다’,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정은의 신년사와 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트럼프의 ‘시계추 레토릭’ 전략이 다시 가동된 것이다. 미국의 제한적 대북 군사타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미국은 매우 어려운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 내가 쥔 패를 보이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2) 이기는 게임을 원하는 트럼프의 모습이 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코피 (Bloody Nose) 전략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들어 대북 메시지 콘트롤을 제대로 하고 있는 반면,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과 남북회담 재개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무시한 대북 군사옵션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3) 지난해 11월말 북한의 화성 15형 발사를 계기로 북한의 핵능력은 미국에 실질적인 ‘생존 위협(existential threat)’으로 대두됐고, 백악관에서는 북한과의 전쟁 불가피론이 확산했다. 이어서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도로 제한적인 대북 군사타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코피 (bloody nose) 전략’이 공개됐다.4)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정밀 타격해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겠다는 것인데, 이같은 예방타격의 가능성이 30~40%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린 1월9일 공교롭게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코피 전략’이 백악관에서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5) 여기에 더해 명망있는 군사전략가로 알려진 CSIS의 에드워드 루트워크는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북한의 보복공격 가능성에 구애받지 말고 예방타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파란을 일으켰다. 6) 이에 대해 백악관과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과 비슷한 예방타격 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7) ‘적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목표는 명확하다’, ‘미국 땅에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기 전에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 ‘위협이 고조되고 상황이 긴박한데도 주변국들이 미국에 협조하지 않는다’, ‘미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의 군사행동에 따르는 리스크와 피해는 크지 않다’ 등이 그것이다. 이런 논리의 배경에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북 강경론이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제조건 없는 탐색적 북미대화를 제시한 직후, 맥매스터 보좌관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장 위험을 미국이 감내할 수 없다며 또다시 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한미관계 이간질이 목적이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미군 축출과 적화통일이라는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8)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장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도에 대해 맥매스터 보좌관과 똑같은 입장을 밝혔다.9) 대북 강경파들의 논거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인식에는 미국의 핵억지력이 북한과 같은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정권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북한은 결국 미국을 협박해 서울과 LA간의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확장억지력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며, 만약 이같은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구축해온 동북아질서는 무너지고 동북아에서 핵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담겨 있다.10) 그러나 ‘코피 전략’은 치명적인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비합리성 때문에 핵억지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미국의 제한적 군사공격에는 전면전 확대에 대한 우려와 정권 생존 추구 때문에 북한이 보복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11) ‘코피 전략’이 알려지면서 대북 예방타격의 비현실성과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직 미 고위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반론이 이어지고 있고,12) 미 국방부도 사실 ‘코피 전략’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보도가 나왔다.13) 비록 민주당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도 제한적 대북 군사공격의 비현실성과 전면전 확대 가능성을 지적하고 북미 군당국간 소통을 통해 오판에 의한 전쟁 가능성을 제거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사건으로 북미 간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각심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 논쟁은 워싱턴에서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로 시간벌기에 나섰을 뿐, ICBM 완성 계획과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는 시각이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14)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장은 북한의 ICBM 완성이 몇 달밖에 안남았다는 폭탄발언까지 했다. 몇 달전에도 그런 말을 했다고 인정하기는 했지만,15)) 미 국방부 역시 대북 예방타격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명령할 경우 이를 즉각 수행할 수 있는 준비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드시 대북 예방타격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백악관이 북한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전술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맥매스터 보좌관은 블러핑에 능한 사람이 아니며 언행이 일치한다는 평가가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국내외적 공론화를 피하고 있어,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비해 상황이 더 위험하며 백악관에서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쟁 개시는 군사전문가들이 치밀하게 작성한 ‘대차대조표’를 토대로 차분히 결정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력에 휩싸인 백악관 상황실에서 다급하게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적 해법 틸러슨 국무장관이 벤쿠버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재확인했듯이, 미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상관없이 대북제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제 막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북한에 숨통을 터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과 폼페오 국장이 대북 해상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줄 가능성도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또한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론과 함께, 한미 연합훈련을 평창올림픽 이후 더이상 연기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백악관은 ‘적절한 시기와 상황’에 북미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밝혔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대화의 전제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성의있는 조치 등이 거론됐으나 이게 전부인지는 알 수 없다. 모호한 대화 전제조건은 트럼프와 오바마 행정부 간에 큰 차이가 없다. 이런 가운데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언론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분명히 밝히고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16) 이게 전부라면 대화의 전제조건이 상당히 단순해진 셈이다. 북한이 이에 호응할 경우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 아래 ‘탐색적’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질 수 있다. 물론 국무부의 입장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합의된 사항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일관되고 끈기있게 북미대화를 지지할 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의 ‘시계추 레토릭’ 전략이 다시 가동된 지금, 한쪽 끝에 자리잡은 전쟁 불사론과 압박은 이미 궤도에 올라 있으나 다른쪽 끝의 대화와 협상은 아직 출발 준비단계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포괄성을 결여하고 한 쪽으로 경도돼 있다는 비판과 우려를 낳는 이유이다. 대화론자인 틸러슨 장관이 대통령과의 불화설과 경질설에 계속 시달리고, 지난해 12월 ‘전제조건 없는 북미대화’를 공개 제안한 직후 사실상 백악관의 질타를 받은 사실도 이런 우려를 증폭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틸러슨 장관이 매티스 국방장관과 손을 잡고 정책 논쟁에서 대북 강경파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를 누른 사건은 주목할 만하다.17) 헤일리 대사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에 대한 지원금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중동정세 불안정을 이유로 절반 삭감방안을 지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틸러슨 장관과 함께 최대 압박과 관여, 외교적 해결을 일관되게 강조해 온 매티스 장관이 비핵화로 가는 중간단계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계획 ‘동결’ 을 언급한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18) 강경파 폼페오 중앙정보국장조차 최근 김정은을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19)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모처럼 찾아온 해빙 분위기를 살려 미국과 북한이 작은 화해의 조치들을 이어나가면서 북미대화의 기초를 닦자는 주장이 전혀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은 않은 이유이다.20) 이제는 북한이 이런 기회를 포착하고 응답해야 할 때다. 1) Brian Todd, “North Korea reopens hotline with South Korea,” CNN, January 2, 2018; Brian Todd, “US military drills postponed: A win for Kim?” CNN, January 4, 2018. 2) Steve Holland, Roberta Rampton, Jeff Mason, “Exclusive: Trump says Russia helping North Korea skirt sanctions; Pyongyang getting close on missile,” Reuters, January 17, 2018. 3) “남북 고위급회담과 미국의 대북정책”, USKI Washington Review, U.S.-Korea Institute, SAIS, 2018. 1.21. 4) Ben Riley-Smith, “Exclusive: US making plans for 'bloody nose’ military attack on North Korea,” Telegraph, December 20, 2017. 5) Seib Gerald, “Amid Signs of a Thaw in North Korea, Tensions Bubble Up,” Wall Street Journal, January 9, 2018. 6) Edward Luttwak, “It’s Time to Bomb North Korea,”Foreign Policy, January 8, 2018. 7) Kori Shacke, “The North Korea Debate Sounds Eerily Familiar,” The Atlantic, December 8, 2017. 8) Greta Van Susteren, “VOA Interview: Security Adviser McMaster Discusses Iran, Pakistan,” Voice of America, January 3, 2018. 9) David Brunnstrom and Warren Strobel, “CIA believes North Korea weapons aimed at coercion, not just defense: Pompeo” Reuters, January 23, 2018. 10) Uri Friedman, “The World According to H.R. MacMaster: Why is he so worried about North Korea?” The Atlantic, January 9, 2018. 11) Robert Manning, “Trump impatience could yet trigger war,” Nikei Asian Review, January 16, 2018. 12) 덴마크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예방타격의 선제적 무력화(preempting the prevention)를 시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braham Denmark, “The Myth of the Limited Strike on North Korea: Any U.S. Attack Would Risk a War,” Foreign Affairs, January 9, 2018. 13) Jamie McIntyre, “At the Pentagon, little appetite for a 'bloody nose' strike on North Korea,” Washington Examiner, January 9, 2018. 14) “남북 고위급회담과 미국의 대북정책”, USKI Washington Review, U.S.-Korea Institute, SAIS, 2018. 1.21. 15) CBS, “CIA Director Mike Pompeo on ‘crushing’ foes amid shutdown, N. Korean nuclear threat,” January 22, 2018. 16) 이용인, “조셉 윤, 대북 대화 ‘60일 조건’은 없었다”, 한겨레, 2018.1.19. 17) Josh Rogin, “Tillerson prevails over Haley in Palestinian funding debate,” Washington Post, January 16, 2018. 18) U.S. Department of Defense, “Media Availability with Secretary Mattis en route to Vancouver, Canada,” January 15, 2018. 19)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Intelligence beyond 2018: A conversation with CIA Director Mike Pompeo,” January 23, 2018 (http://www.aei.org/events/intelligence-beyond-2018-a-conversation-with-cia-director-mike-pompeo-livestreamed-event/). 20) Robert Carlin, Joel wit, “How the Olympics Could Help Defuse the North Korea Crisis,” The Atlantic, January 8, 2018.    
  • 동북아 다자안보협력과 OSCE 모델의 유용성
    저자
    이승근 (계명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간호
    2018-07
    지역통합연구부: 동북아의 미래 전략과 ‘지역 간 주의(Inter-regionalism)’ 시리즈 2 (안보) 1.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 2.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필요성 3.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OSCE 모델의 유용성 4.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미래   1.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 2017년부터 시작된 국제질서의 대결국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실험,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실시, 2017년 12월 18일에 발표된 미국의 신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경쟁국' 지명과 북 핵 해결 의지의 천명,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수행하고 있는 ‘자유항행작전’과 이에 일본 함정의 참여, 험난한 여정 가운데 한국에서의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배치 완료와 이로 인한 한‧중관계의 악화, 미‧일 간 더욱 긴밀해진 양국관계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따른 중국의 반발 등 대립적인 외교‧안보 현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 정책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더불어 신고립주의를 내세우고 있음에 따라 아시아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예견케 하였다. 하지만 북 핵·미사일 문제에 직면하여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대 중국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의 일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내비침으로써 안보에서만큼은 동북아에서 신고립주의를 벗어날 것이라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1) 이는 중국에 대항하여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기존 동맹들에 대한 강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함이다.2) 이를 위해 지난 2월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국방장관의 방한 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11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도 이를 거듭 주문한 바 있다. 또한, 11월 6일 동경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중국을 에워싸는 식으로 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이 ‘아시아판 나토(NATO)’ 구축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3) 이에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이어짐으로써 유럽 집단방위기구로서 ‘NATO 체제’가 아시아에도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적극적인 아시아 정책으로 인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는 자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을 하고 있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이미 10월 19~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중국몽’(中國夢)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렇듯 동북아에서는 2017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따른 남‧북한 간 대결 국면의 고조, 미‧중 간, 중‧일 간 등 역내 국가들 간의 대립이 더욱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유럽에서 보여 주었던 영국과 독일 간의 군비 경쟁과 국가 간 집단적 전투심리의 고조, 유럽 내에서 보여준 동맹 간의 철저한 대립 국면의 한 단면과 흡사한 상황이 동북아에서 전개되고 있음에 따라 매우 염려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2.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필요성 최근 10여 년간 동북아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필두로 역내 국가들 간 군비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동북아 안보질서 분석을 위해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적 시각보다는 현실주의(Realism)적 시각이 우세해 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어샤이머(Mearsheimer)가 말하고 있는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이 싹트고 있는지 모른다. 동북아 지역에 대한 분석은 세력경쟁과 세력전이, 군비경쟁, 국제분쟁, 민족주의 등과 같은 개념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현실주의 이론으로 이 지역을 분석함이 타당할 정도이다.4)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적 대응책 마련은 매우 난해한 매트릭스를 요구하고 있다. 5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신정부의 정책 방향은 7월 19일에 발표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구체화 되었다. 이에 따르면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지난 10년간의 동북아 4강 중심외교에서 벗어나고, 특히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기반 확대를 위해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의 실현이라는 신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평화의 축’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구축과 함께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두 개 기둥을 ‘번영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구축은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조성과 번영을 위한 환경조성의 일환으로 동북아 다자대화를 담론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것이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ASEAN)과 인도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북방정책은 러시아와 중국, 유라시아경제연합 등과 함께 나진-하산 물류사업, 철도, 전력망 등 남·북·러 3각 협력 추진 기반 마련과 한-유라시아경제연합 FTA 추진 및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참여 등에 관한 것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구축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 이의 실현에 따라 남북관계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실현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9월 제72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5) 고 언급함으로써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10월 30일 국회의 외교부 종합감사 질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겨냥하여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Missile Defense)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는데 소위 ‘3 No’를 처음 언급함으로써6)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동북아 안보 질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의 실현과 이에 따른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구축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동북아 지역에서 다양한 갈등이 현존하고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다자안보협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원칙하에 역내 국가들 간에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역내 안보를 지키는 방법으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과 ‘동맹’(alliance)으로서는 지역 간 불안요소를 더 가중시킬 수 있음에 따라 이것으로만 안보 수단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진행 중인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arms race)은 상대국의 군사력 증강을 지속적으로 불러옴에 따라 동북아는 항상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헤르츠(John Herz)가 언급한 것처럼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7)에 빠질 수밖에 없고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내 안정을 답보할 수 있는 동북아 다자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자안보협력은 특정한 안보위협에 대처한다기보다는 지역 내의 불안정 요인들을 제어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참여국들의 공동관심사를 논의하고 대화의 축적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며, 군비축소 및 군비통제를 실현시킬 수 있음에 따라 그 유용성이 있다 하겠다. 3.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OSCE 모델의 유용성 다자안보협력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고 있는 ‘다자주의’(multilateralism)는 1980년대부터 많은 학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함으로써 개념이 정립되었다. 다자주의는 국제 및 지역 기구 참여국들 간에 공유되는 일반화된 행위원칙과 같은 특정한 원칙 하에서 3개국 이상의 다수 국가 간에 형성된 협력구조를 말한다. 단순히 많다는 측면에서 다자주의가 성립이 되지 않고 참여국 간의 협력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다자주의의 특징으로 러기(John Ruggie)는 ‘일반화된 행위원칙’(generalized principle of conduct), ‘관련된 가치들의 불가분성’(indivisibility of values), ‘포괄적 호혜성’(specific reciprocity) 등을 들고 있다.8) 또한 다자주의는 다자주의기구 내에서 당면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참여국들을 고무시킬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자안보협력은 셋 이상의 국가가 다자주의적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안보정책들 간의 조율을 통해 상호 간 신뢰를 구축하고 전통적인 안보위협이 분쟁화 되는 것을 방지하며 동시에 비전통적 안보위협에도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다자안보협력체제는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과 같은 양자 군사동맹이나 UN과 같은 집단안전보장체제보다 낮은 수준의 안보협력을 하는 데 있다. 이러한 다자안보협력체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지는데 공동안보(common security)체제와 협력안보(cooperative security)체제가 그것이다. 공동안보체제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유럽안보협력기구(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가 대표적으로 냉전시대 유럽에서 고안되고 시도되었다. 내부화된 위협이 현재의 특정한 위협이라고 상정하고 공동으로 대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유럽에서의 냉전종식 이후 OSCE가 협력안보적인 성격의 역할을 또한 하고 있음에 따라 협력안보기구로도 간주된다.9) 협력안보체제는 탈냉전시대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는데 아세안지역포럼(ARF: ASEAN Regional Forum)과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가 그 모델이 되고 있으며 불특정, 불확실한 잠재적 위협을 상정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다자안보협력체제로서 공동안보와 협력안보를 위한 OSCE는 유럽과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의 57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는 유일한 범유럽 안보협력기구이다. 한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를 포함 11개 나라는 협력동반자국(Partners for Cooperation)으로 있다. OSCE의 전신으로 1975년에 출범한 CSCE는 냉전기간 동안 동‧서 양측의 군사, 안보, 경제 및 문화, 인권 등 제반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등 동·서 간 대화를 존속시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였고, 독일 통일, 구소련 해체, 동구권의 개방·개혁을 유도하여 유럽에서 동·서 냉전의 벽을 무너뜨림으로써 냉전 종식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CSCE는 신뢰구축을 위해 많은 성과를 거둠으로써 1990년 11월 역사적인 ‘재래식 무기 감축협정’(CFE: Conventional Forces in Europe)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 1995년부터는 CSCE가 OSCE로 기구화 됨으로써 유럽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되어 ‘대화체’에서 ‘기구’로 발전한 전형적인 유럽 다자안보레짐(multilateral security regime)으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다자안보협력기구’로서 주요 모델이 됨에 따라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에 많은 기준을 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 때까지 한국의 역대 정부에서도 형태는 다소 다르지만 동북아 지역에서 CSCE/OSCE에서의 경험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10) OSCE는 다자안보협력의 전형적인 분야로 군비통제(arms control), 예방외교(preventive diplomacy), 신뢰구축(confidence-building), 인권문제, 선거감시 등의 분야에서 회원국들 간에 협력을 이끌었고, 조기경보(early warning)로부터 분쟁방지, 갈등관리 및 갈등 이후의 재건 등을 위해서 노력해 왔다. 중요 상설기구로 정규협의체로서 1993년에 설립된 상설이사회(PC: Permanent Council)와 1992년에 설립된 안보협력포럼(FSC: Forum for Security Co-operation)이 있다. 이러한 협의체는 회원국들 간에 대화의 장이 됨으로써 OSCE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상설이사회’는 OSCE 의장(CiO: Chairperson-in Office) 주재로 57개 회원국 및 11개 협력동반자 국가 대표가 참석하여 주요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을 내리게 된다. ‘안보협력포럼’은 비엔나에서 매주 개최되는데 군사 분야에서의 신뢰구축과 소화기 대응,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회원국들의 군사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 등을 논의한다.11) 상설조직으로 의장 및 의장단, 의장이 임명한 ‘특별대표’(Personal or Special Representative), 사무국(Secretariat)이 있다. 사무국 조직 중 특히 중요한 안보 분야 조직으로 1990년 파리헌장을 통해 설립되어 신뢰구축을 주요 임무로 하는 분쟁방지센터(CPC: Conflict Prevention Centre)가 있다. 분쟁방지센터에는 비엔나 본부에 근무하는 50여 명과 15여 개의 현장 연락관들이 활동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한시조직(Task Force)도 운영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특별감시단(SMM: Special Monitoring Mission)과 민스크협정 실무그룹(Working Group) 등 다양한 한시조직이 있다.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협의체로 NATO 국가들 간의 협의체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OSCE의 협의체와 상설조직과 한시조직 및 이들에 대한 다양한 운영 경험들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CSCE/OSCE를 모형으로 하여 1994년에 ASEAN을 중심으로 협력안보를 위해 탄생한 ARF는 아·태지역의 유일한 다자안보협력체이다. 고위관리회의(ARF-SOM: ARF-Senior Officer Meeting), 각종 회기 간 회의에서 역내 안보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뢰구축 및 예방외교(preventive diplomacy)를 통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년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신뢰구축조치에 관한 회기간 회의’(ISG CBMS: Intersessional Support Group on CBMS)를 통해 역내 신뢰구축 차원에서 회원국 간에 국방정책을 교환하고, 예방외교 및 역내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신뢰구축 차원에서 각국 국방백서의 교환, 군 고위 인사들의 교류 및 군 교육‧훈련 기관 교류, 해군함정의 교환방문, UN PKO 활동에 대한 참가국들 간 협력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에 따라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해 OSCE와 함께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는 냉전 체제하에서 구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권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1949년 4월에 조인된 '북대서양조약'에 의거하여 창설되어 2017년 12월 현재 29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다. NATO는 북대서양조약 제5조에 근거하여 회원국 일방에 대한 공격을 전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방위기구’(Collective Defense Organization)로 출발하였다.12) 그러나 냉전종식 이후 국제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1991년과 1999년에 새로운 ‘전략개념’(Security Concept)을 채택하여 기구 개편과 회원국 확대를 하였고, 위기관리와 분쟁방지 개념의 도입 및 UN 평화유지활동(PKO)에 대한 참여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집단안보적 역할도 수용하였다. 또한 NATO가 1999년 코소보사태에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협력안보를 유럽에서 시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결국 9/11테러 이후에는 냉전종식 이후 3번째 전략개념인 ‘2010 전략개념’을 수립하였고, 집단방위와 위기관리, 협력안보를 NATO의 핵심임무와 원칙으로 설정하게 된다. 이렇듯 NATO의 역할 변화로 인해 NATO가 유럽식 집단안보체제로서의 성격도 띠고 있으나, 2015년 우크라이나사태와 같이 NATO와 러시아 사이에 대립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NATO의 성격이 ‘집단방위’를 위한 역할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13) 이에 따라 NATO모델의 동북아 적용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대립되고 있는 현실에서 다소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공동안보/협력안보에 충실한 다자안보협력기구로서 OSCE모델이 더 유용함을 알 수 있다( 참조). 4.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미래 아‧태지역에서는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역내 국가들 간의 안보협력 차원에서 ARF와 비정부차원의 아·태안보협력이사회(CSCAP: 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Asia-Pacific))를 구축하여 다자안보협력을 추구해 왔다. 또한, ASEAN+3과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통해서도 정치,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협의체가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으로까지 의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지역에서의 다자안보협력은 그 발전 단계가 미미하여 실제로 민간차원에서 1993년에 출범한 동북아협력대화(NEACD: Northeast Asia Cooperation Dialogue)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북아지역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간의 이해가 상호 대립되고 있고 한·미, 미·일 등 양자동맹의 유지와 특히 중국과 일본 간의 지역 군비경쟁의 가속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등으로 인해 다자안보협력에 한계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특히 한반도에서의 분쟁종식과 탈냉전 및 남북한 통일 여건조성을 위한 한반도 평화정착 모색의 일환으로 남-북한과 미‧일‧중‧러가 모두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체제의 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유럽에서는 CSCE/OSCE의 발전과정을 통해 지난 냉전기간 동안과 냉전 이후에 다자안보협력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럽에서 냉전이 종식됨으로써 동·서 간에 대결국면이 사라지자 유럽연합(EU: Euorpean Union)은 통합의 확대 및 심화과정을 통해 구 동구권국가들을 포함하여 28개국으로 확대가 되었고, NATO 또한 다수의 동구권국가들을 신회원국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유럽안보를 더욱 공고화하였고, 국제사회에서 협력적 역할을 확대해 가고 있다. 결국,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해서는 유럽통합을 위한 기구인 EU나 다자안보협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집단방위적인 역할도 아울러 수행하고 있는 NATO보다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범유럽다자협력기구로서 OSCE 모델이 적합할 것이다. 이에 따라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해서 OSCE의 운영원리를 면밀히 검토하여 상설이사회(PC), 안보협력포럼(FSC), 분쟁방지센터(CPC) 등과 같은 적용 가능한 기관들을 점차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구상에서 언급한 대로 시급한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다자 안보협력의 실질적 운용, 한·중·일 3국 협력 강화 등 소다자협력 추진, 다자안보와 경제공동체를 통합하는 ‘동북아책임공동체’ 형성과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의 실질적인 구축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14) 또한 동북아지역을 포괄하는 ARF, CSCAP, ASEAN+3, APEC 등 아태협의체의 활성화와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의 참여국들 간 협력 경험도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OSCE모델과 아태협의체의 경험활용 및 문재인정부의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실현을 통하여 동북아 차원에서 역내 국가 상호 간의 정치적, 군사적 신뢰구축을 쌓고, 상호 협력에 따르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의 구축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동북아에서는 역학 구도상 동맹관계를 중심으로 세력균형을 이루고 있는 관계로 기존의 안보전략을 깨고 다자안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선뜻 나설 수 있는 나라가 없다는 점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커다란 방해 요소이다. 유럽에서는 CSCE/OSCE의 발전과정에서 스위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소국 및 유럽 비동맹중립국(NNA: Neutral and Non-Aligned)들이 매우 활발한 역할을 하였는데, 이들 국가들은 CSCE/OSCE 내에서 미국, 구소련, 프랑스 등 강대국들 간의 의견 대립을 잘 중재함으로써 다자간 안보협력의 장점을 부각시킨 바 있다.15) 한국 또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음에 따라 OSCE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다자 안보협력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한 스위스나 벨기에와 같이 동북아 안보레짐 구축을 위한 전략적 구상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1)William Choong and Alexander Neill, “Trump in Asia: Stick to the script,” IISS Voices, November 3, 2017, http://www.iiss.org/en/iiss%20voices/blogsections/iiss-voices-2017- adeb/november-1032/trump-in-asia-ebea (검색일: 2017.12.08). 2)설인효·박원곤, “미 신행정부 국방전략 전망과 한·미동맹에 대한 함의: ‘제3차 상쇄전략’의 수용 및 변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국방정책연구』, 제33권 제1호, 2017년 봄 (통권 제115호), p. 30. 3)『조선일보』, 2017.11.9. 4)전봉근은 동북아 세력경쟁의 핵심 징후로서 역내 국가 간 군비경쟁에 주목하고, 한·중·미·일 등 동북아 4개국 간에 세계 인구의 25%와 세계 경제 총생산의 47%를 각각 차지하지만, 세계 군비의 81%를 투입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군비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 한다: 전봉근, “국가안보전략의 국익개념과 체계,” 『주요국제문제분석』, IFANS, 2017-15, p. 11. 5)『서울신문』, 2017. 9. 22,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923004009 &;;;;;;wlog_tag3=naver (검색일: 2017.12.11). 6)『매일경제』, 2017.11.05. 7)John H. Herz, "Idealist Internationalism and the Security Dilemma," World Politics, Vol. 2, No. 2 (January 1950), p. 157. 8)John Gerard Ruggie, "Multilateralism: the Anatomy of an Institution,"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46, No. 3 (Summer 1992), pp. 571-572. 9)신범식, “다자 안보협력 체제의 개념과 현실: 집단안보, 공동안보, 협력안보를 중심으로,” 『JPI 정책포럼』, 제주평화연구원, No. 2015-09, pp. 14-15. 10)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해 노무현 정부는 “남북한 공동번영과 동북아 협력 주도”, 이명박 정부에서는 “동북아 협력체제 구축”,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제시하였다: 전봉근(2017), pp. 31-33. 11)OSCE, “Forum for Security Cooperation,” http://www.osce.org/forum-for-security-coope ration (검색일: 2017.12.13). 12)NATO의 집단방위(collective defence)적 성격에 관해서 https://www.nato.int/nato-welcome/ index.html#basic (검색일: 2017.11.30) 참조. 13)Joe Burton, “Nato’s ”Global Partners“ in Asia: Shifting Strategic Narratives,” Asian Security, Vol. 14, No. 1, 2018, p. 11 참조. 14)도종윤, “한-EU 관계의 새로운 청사진: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와 지역주의의 복원,” 『JPI PeaceNet』, 제주평화연구원, 2017.08.04 참조. 15)John J. Maresca, To Helsinki, The 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1973-1975 (USA: Duke University Press, 1985), pp. 55-63; John Borawski, From the Atlantic to the Urals : Negotiation Arms Control at the Stockholm Conference (London: Brasseys Defense Publishers, 1988), pp. 13-14.   現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북대 인문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한국유럽학회 회장,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 주요 저서로 유럽연합(EU)과 유럽안보(공저, 2007), 21세기 유럽통합과 안보질서 (공저, 2006) 등이 있으며, 최근 연구로 "유럽안보협력과 헬싱키 헤드라인 목표 (Helsinki Headline Goals): 유럽안보축의 변화와 정치적 함의를 중심으로"(2016), "유럽 테러사태와 한반도 안보질서" (2016), "La politique de défense nationale de la Corée du Sud" (2015) 등 다수임.
  • 다시 중국으로 향하는 미얀마: 동남아에서 중국의 입지는 강화되는가?
    저자
    장준영 (한국외대 벵골만연구센터 연구교수)
    발간호
    2018-06
      2017년 11월 19일,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로힝자족(Rohingya) 문제로 수세에 몰린 미얀마를 유엔안보리에서 적극 옹호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양국이 폭력사태가 재발하지 않고 지역에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합의를 제안했다. 나아가 지역 갈등의 주요 원인을 빈곤으로 평가하고 중국이 빈곤퇴치를 지원하도록 약속했다. 중국이 미얀마 인프라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계획인 셈이다. 이윽고 미국은 미얀마 군부의 로힝자족에 대한 군사행동을 “인종청소”(ethnic cleansing)라고 규정하고, 이번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 대한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s)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을 포함하여 유럽연합 등 서방세계는 미얀마 군부 또는 미얀마에 대한 제재안을 예고한 터였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은 연쇄적이고 집단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얀마의 대응은 빨랐다. 24일 민아웅흘라잉(Min Aung Hlaing) 미얀마 군총사령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 군사협력의 강화가 방문 목적이었으나 이례적으로 시주석이 민아웅흘라잉 사령관을 만났다. 그는 ‘바오보’(脯波, paukphaw)라는 특수한 양국관계를 거론하며 평화공존 5원칙에 근거한 소통과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또 다시 5일 뒤 아웅산수찌(Aung San Suu Kyi) 국가고문은 ‘중국 공산당과의 대화’ 개막식에 특별 초청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의 방중은 2017년 5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뒤 6개월 만이며, 2016년 집권 후 세 번째에 달한다. 군총사령관과 마찬가지로 국제적 비난에 대한 중국의 방어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과 민간정부 이후 저조한 경제성장을 만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국과의 경제교류 확대 등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양국 고위인사의 방문은 2011년 이후 소원해진 양자관계를 복원하는 전환기로 평가할 수 있다. 미얀마 입장에서는 국제적으로 심화되는 고립을 탈피하고 경제부흥을 위해 또 다시 중국과의 협력을 선택해야만 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미얀마와의 긴밀한 관계를 복원함으로써 일대일로의 성공적인 추진과 인도, 일본, 미국 등 잠정적 경쟁국보다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고자 한다. 과연 두 국가의 이익을 동등한 수준에서 비교 평가할 수 있는가? 미얀마가 자발적으로 군부통치를 종식한 배경에는 지나친 중국의 종속화에 대한 우려였다. 1993년부터 시작된 서방세계의 대 미얀마 제재와 미국이 주도한 유엔안보리에서 미얀마 제재안을 상정할 때마다 중국은 미얀마를 보호해왔다. 그러나 2007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샤프론 혁명 당시 중국은 종전의 입장을 우회하여 미얀마 군부의 유화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미얀마 군부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낮추면서 체제변화를 위한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미얀마를 보호하는 조건으로 서부지역 개발전략과 연계하여 미얀마의 자원을 독점하고, 미얀마 중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자본의 거대한 유입이 발생했다. 서방의 압력으로부터 군부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군부의 선택은 중국 종속이라는 기대치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1년 떼잉쎄인(Thein Sein) 대통령이 첫 방문지로 중국을 채택했듯이 미얀마 외교정책의 핵심국가는 변치 않았다. 그러나 외교정책의 기조와 달리 미얀마의 대 중국 전략은 기존의 종속이나 편승보다 주체적인 행태로 변화한다. 미얀마는 정치 및 경제적으로 중국에 대해 민감성(sensibility)이 높지만, 중국은 경제 및 안보전략 차원에서 미얀마에 대한 취약성(vulnerability)이 높은 상호의존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중국전력투자집단공사(China Power Investment Corporation)가 주도하여 36억 달러를 투자한 밋송(Myitsone)댐 개발공사를 2011년 9월 떼잉쎄인 대통령이 중단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연 재해나 환경오염 등을 댐 건설 중단의 이유로 들었으나 미얀마 내 팽배한 반중정서가 그 본질이었다. 대신 미얀마는 지속적인 경제성장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에서 실시하는 경제제재 해제를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정치범 석방, 2012년 성공적인 보궐선거의 실시, 서방과 관계 개선 등 군부정권 당시 행하지 않았던 개혁을 추진했다. 2013년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대 미얀마 경제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미얀마는 정상국가로의 복귀와 함께 사회경제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미국의 아시아 복귀 전략(pivot)과 연계하여 미얀마의 외교정책 또한 헤징(hedging)으로 향했다. 2016년 정권 교체 이후 왕이 외교부장이 최초의 고위급 방문인사가 되는 등 중국은 멀어진 양자 관계의 복원에 집중했다. 민간정부 출범 후 5개월 만인 2016년 8월, 아웅산수찌는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미얀마 외교부에서 중국 방문을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중국은 밋송댐 건설 재개를, 미얀마는 중국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반군들이 정전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두 국가는 민감성과 취약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고위급 방문의 결과 이익의 중심은 중국으로 향하는 듯하다. 미얀마 국정의 최우선 과제인 정전협정을 통한 국민통합은 두 번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 중국계인 꼬깡족(Kokang)과 와족(Wa)의 반발이 심각하며, 미얀마는 중국만이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카잉주(Rakhine State)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이에 대한 정부의 허술한 대응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미얀마는 다시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의 등 뒤로 숨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사례는 미얀마 민간정부의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엄격히 말해 모든 권력을 장악한 아웅산수찌의 정치력은 평가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며, 권력의 행사 또한 역대 군부정권의 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웅산수찌를 지지했던 국제사회는 떼잉쎄인 정부의 개혁으로 미얀마와 정상적인 외교관계로 전환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아웅산수찌는 외교의 축을 다시 중국으로 돌리는 실험을 감행한다. 여기서 위험부담은 미얀마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종속되는 구도이며, 이로 인해 미얀마 내 주춤했던 반중정서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의 경제적 이익 추구는 일대일로를 빙자한 군사적 영향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5월 일대일로 회담 당시 아웅산수찌는 중국의 전략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그리고 민아웅흘라잉 군총사령관은 최근 방중기간 일대일로 건설의 참여를 희망했다. 일주일 전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제안한 쿤밍에서 미얀마를 횡단하는 경제회랑 건설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회랑은 2014년 완공된 천연가스 및 원유 수송관의 경로와 일치하며 그 시작(끝)은 짜욱퓨(Kyaukphu)이다. 미얀마는 이 지역을 더웨(Dawei), 띨러와(Thilawa)와 함께 경제특구로 지정했으나 두 지역과 달리 아직 짜욱퓨는 개발 진척도가 느리다. 중국은 짜욱퓨를 독점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며, 송유관과 가스관의 안전적 유지를 위해 군대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미얀마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미얀마에 대한 군사적 접근이 성공한다면 중국의 ‘진주목걸이전략’도 탄력을 받게 된다. 미얀마는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헌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짜욱퓨는 로힝자족 문제가 발생한 인근 지역으로서 지역의 안정과 질서가 회복되지 않는 한 경제특구 개발도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 중동 및 아프리카산 원유와 천연가스의 안전한 수송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여카잉주의 폭력사태가 확대된다면 그들의 연계성 확대와 일대일로 전략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을 포함하여 윈난성은 미얀마로 진출하려는 노골적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 핵심에는 밋송댐 건설 재개의 희망이 자리한다. 지지부진해진 미얀마의 평화협정의 완성이 중국의 중재로 가능해 진다고 판단한다면, 미얀마 정부의 중국과 밀월관계는 더욱 긴밀해 지면서 또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외부의 비난과 달리 미얀마 국내적으로 아웅산수찌에 대한 지지는 맹목적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주창하던 소위 민주화운동가들조차도 로힝자족을 자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으로의 회귀도 국민의 반대와 부딪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으로 군부를 극복하지 못하는 현 정부를 국민이 지지함으로써 민간정부의 성공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행태를 볼 때 중국을 국내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군사정부 시기와 유사하게 중국에 종속적인 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 자유주의권 국가들이 미얀마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일수록 중국과 미얀마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며, 미얀마의 중국에 대한 보은은 경제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로힝자족 난민 송환과 재정착, 정전협정을 보이콧하는 일부 무장집단에 대한 군부의 부정적 견해와 독자적인 군사작전은 정부의 노력을 무력화시킨다. 관료사회와 퇴역 군부 사이에 뿌리 내린 친중파는 민간정부의 잠재적 장애요인이지만 이들도 군부처럼 정부의 견제의 대상이 아니다. 아웅산수찌와 미얀마 정부는 현재 외교적 교환(barter)으로서 중국을 택했다고 주장하겠지만, 갈택이어 (竭澤而漁)에 가깝다.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만큼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독자적 방안을 수립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중국은 간파한 듯 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군사정부 당시 미얀마를 활용했던 그들의 외교 전략을 재가동했고, 그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다. 최소한 동남아지역에서 경쟁하는 인도, 미국, 일본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가고 있다.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벵골만연구센터 연구교수. 한국외대에서 미얀마 군부의 정권유지 전략을 연구하여 국제관계학 박사를 취득함. 미얀마 정치변동과 국가-사회관계, 동남아 국제관계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출판하였음.
  • 만약 북한에서도 오(誤)경보가 발생한다면?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8-05
      하와이는 작년 12월 1일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처음이자 유일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주민대피훈련을 실시하여 국내외로 관심을 받았다. 지난 주말에는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이 접근하고 있다는 오(誤)경보가 발령되어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하여 다시금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오경보를 발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하와이에서 오경보의 발령은 주정부 직원이 근무교대 중 범한 실수로 밝혀졌고 일본 NHK의 오경보는 기기의 잘못된 조작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신속하게 확인되었다. 미군이나 자위대에서는 미사일 발사가 실제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사적 대응조치는 따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와이나 일본에서 오경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가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오경보는 주정부나 언론사만 범하는 실수가 아니다. 얼마 전 “세상을 구한 남자” 라는 다큐멘터리의 실제 인물인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가 타계하였는데, 냉전 중이던 1983년 페트로프는 소련군 소령으로서 핵전쟁 관제센터에서 근무하였다. 페트로프가 당직을 서고 있던 1983년 9월 26일에 미국이 소련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 5기를 발사하였다는 경보가 발령되었다. 하지만 페트로프는 발령된 경보가 위성경보 시스템의 오류에 기인한 오경보라고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만약 페트로프가 오경보를 실제상황이라고 판단하여 상부에 보고하였다면 미소 간에는 핵전쟁이 발발하였을 것이다. 냉전 기간 중 미국과 소련은 ‘경보 즉시 발사 (launch on warning)’를 전략으로 채택하고, 레이더가 경보를 발령하면 모든 지상배치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소재로 삼은 다큐멘터리가 “세상을 구한 남자”라는 제목을 갖게 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페트로프는 우발적인 핵전쟁의 발발은 막았지만 당일 일지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추궁을 당한 뒤 조기 전역되었다. 페트로프는 훗날 그날의 판단이 직감에 따른 결정이었으며, 그의 판단이 맞을 확률을 50 대 50 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술회하였다. 이날의 사건은 냉전이 끝날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사건은 기밀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소련에서, 그리고 오늘날 러시아에서 그날과 같은 오경보 발령이 더 있었는지, 나아가 더 있었다면 얼마나 더 있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오경보는 소련군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다.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닌 윌리엄 페리는 자서전에서 1979년 11월 9일 그가 국방차관으로 재직할 시 북미대륙방공군사령부 당직 사관으로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깬 일화를 소개하였다. 당직사관은 페리 당시 국방차관에 컴퓨터에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2백대의 소련 ICBM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그 당직사관은 그러한 경보가 잘못된 경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페리 차관에게 보고하였다. 결과적으로 그 당직사관은 판단은 맞았다. 오경보는 실수로 컴퓨터에 훈련용 테이프를 설치해서 발생한 것으로 나중에 판명되었다. 이 일화를 회상하며 페리는 만약 그날 당직 장교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했으면 무슨 일이 터졌을지 질문을 던지고, 예나 지금이나 핵 경보 결정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당시 미국도 소련과 마찬가지로 ‘경보 즉시 발사’ 전략을 채택하고 있었다. 미사일 공격은 발사에서 목표도달까지 길어야 수십 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경보의 정오(正誤)를 따질 겨를이 없다. 잘못된 경보이든 정확한 경보이든 구분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에서 오경보에도 불구하고 핵전쟁이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페트로프 소령이나 미국의 당직 사관이 경보가 오류일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판단하고 상부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상부에 즉각 보고하였다면 소련의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이나 미국의 카터 대통령은 10분 남짓한 시간 내에 반격 미사일의 발사를 결정해야 했을 것이다. 1979년 미국 북미대륙방공군사령부의 사례나 1983년 소련 핵전쟁관제센터의 사례, 그리고 이번에 발생한 하와이와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경보는 국가나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당연히 오경보는 북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만약 북한에서 오경보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공격이 임박했다는 오경보가 발생할 때 북한의 당직자도 과거 미국과 소련의 당직자가 그랬던 것처럼 신중하게 판단하고 상부에 대해 보고를 미룰 수 있을까? 만약 오경보가 검증이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북한의 지도부에 즉시 보고된다면 북한의 지도부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북한의 경보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이상 오경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오경보가 발령되었을 때 미국이나 소련이 즉시 반격을 개시하지 않고 신중하게 경과를 지켜볼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당직자의 직감이라는 개인적 요인도 있었지만 미소가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이루고 있었다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미소는 당시 선제공격을 당한 후라도 여전히 상대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핵능력 (2차 타격능력: second strike capability)을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미소는 상대국에 대한 선제공격에 성공하더라도 결국에는 선제공격을 한 자신도 초토화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는 지금 미러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공포의 균형은 만약 핵전쟁의 발발할 경우에는 인류의 전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선제공격을 했다가는 결국에는 자기 자신도 불가피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공포의 균형은 역설적으로 선제공격의 유인을 감소시켜서 미소간의 핵전쟁 발발을 막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에서 미소의 당직자가 미사일 공격을 오경보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즉각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유리 안드로포프 서기장이나 카터 대통령이 10분 내 반격 미사일 발사여부를 결정하도록 만드는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한 것은 그러한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공포의 균형 아래서는 미국이든 소련이든 선제공격을 개시할 유인이 실질적으로 없거나 매우 낮다. 따라서 경보가 발령되었다면 그 이유는 실제로 선제공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기기가 오작동하였을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미소나 미러 간의 상황과는 대단히 다르다.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SLBM 기술이나 SLBM 용 잠수함도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하였다. 따라서 북한은 선제공격을 당하고도 여전히 상대방에 대해서 보복할 수 있는 핵능력, 즉 2차 타격능력이 취약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남한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는 있으나 자체적으로는 핵무기를 배치도, 보유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만약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면 기다리다가 북한의 핵무기에 희생되느니 북한의 핵무기가 발사되기 이전에 선제타격을 해서 핵무기를 파괴하거나 지도부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렇듯 북한은 선제공격에 취약한 한편, 남한은 유사시에 선제타격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가운데, 미국 내 대북강경파와 한국의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기술과 핵능력이 완성되기 전에 서둘러서 선제공격/예방공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주장에만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1994년에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공격(surgical strike)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만약 카터 대통령이 방북을 통해 제1차 북 핵 위기를 풀지 못했다면 북한을 공격하는 계획은 실제로 실행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이나 미국의 실제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에 대한 선제공격의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오경보가 발생할 경우에 인간에 의한 실수나 기기의 오작동이 아니라 실제공격이라고 생각하고 군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스텔스 무기의 발달로 인해 공격의 탐지가 어려워지면서 레이더에 나타난 새나 구름을 스텔스 무기에 의한 공격으로 오인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북한의 지도부는 핵무기를 상실하거나 자신들이 제거 당하는 위협을 감수하기 보다는 과거 미국과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경보 즉시 발사’를 전략으로 채택하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외부에서 북한의 핵전략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미국과 소련이 ‘경보 즉시 발사’를 전략으로 채택한 사실에 비추어서 북한도 동일한 전략을 채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추론이 맞는다면 북한 지도부는 보고를 받는 즉시 갖고 있는 핵무기를 총동원하여 반격하라고 명령을 내릴 것이다. 미소간의 공포의 균형은 우발적인 전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북한과의 우발적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미소 간에 존재했던 공포의 균형을 한반도에 재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오경보에 의한 우발적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과 발상이 필요하다. 올 들어 남북 간의 대화가 재개되었다. 지금 남북 간 논의의 초점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에 맞춰져 있지만 향후 의제로서 오경보에 의한 우발적 전쟁을 방지하는 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안해 볼만하다. 만약 북한에서 오경보가 발생한다면 지난주에 하와이나 이번 주에 일본에서 그랬던 것처럼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고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발적 전쟁의 방지는 남북 모두에게 공통적 이익이다. 따라서 남북 간에 대화가 필요하고 실제로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연구실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에서 강의. 핵전략, 안보협력,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 등의 저술이 있음.
  • 간지역주의에 대한 이론적 고찰
    저자
    이무성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간호
    2018-04
    지역통합연구부: 동북아의 미래 전략과 ‘지역 간 주의(Inter-regionalism)’ 시리즈 1 (이론)   1. 지역 협력과 이론적 논의의 태동 지역주의 태동과 발전은 유럽연합의 역사와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역내 회원국 간의 지역 협력을 통해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통합의 주요 동인이었다.1) 유럽에서 꽃 핀 지역 협력의 논의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지역에서도 목도되었고, 한반도에서도 평화 정착을 위한 6자 회담을 위시해, 동북아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도 20년 이상 되었고, 그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오래다. 지역 협력 논의의 정책적 시사점이 큰 만큼 그 이론적 논의도 오래되었다.2) 지역 협력 및 통합의 이론적 논의는 유럽 통합 사례를 기반으로 태동되었다. 지역 협력의 논의가 하나의 이론적 논의만으로는 그 복잡하고 다면적인 현상을 다 보여주기 어렵다는 일각의 논의처럼3) 지역 협력 형태가 다양한 만큼 그 이론적 논의도 복잡하다. 특히 국가주의 논의에 대항하여 지역주의 담론이 거세게 일어났던 탈냉전이후 시기에 그런 특징은 뚜렷이 나타났다. 이런 배경 속에, 본고는 지역주의의 다양한 형태와 그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고 있는 간지역주의(inter-regionalism)등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기존 지역주의 이론의 시각에서 재정립하고자 한다. 2. 기능적 통합의 가능성과 한계점 간지역주의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 중 가장 오래된 이론 중 하나가 바로 (신)기능주의다. 기능주의는 경제, 문화, 사회 분야 등에서 기능적 통합이 우선되면, 군사, 안보, 정치 분야와 같은 고위 정치 분야에 파급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는 것이 논의의 주요 골자이다.4) 기능적 통합과 파급 효과라는 두 주제를 통해 기능주의자들의 논의는 현재 동북아 지역에서 부상하고 있는 지역주의 담론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간의 간지역주의에 대한 논의에도 적용 가능하다. 첫째, 현재 아시아에서 목도되는 지역 협력 현상이나, 아시아와 유럽 간의 지역 간 협력, 그리고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역 협력 모두 기능적 통합에 기반을 둔 지역 협력 및 통합 현상임은 분명하다. 그 이유가 규모의 경제나 해외 투자 증가를 위한 경제적 이유이든, 분쟁 해결이나, 국제 사회에서의 규모의 정치 (scale of politics)와 같은 정치적 이유이든,5) 국가 주체는 타 국가와의 기능적 협력과 통합은 분명히 긍정적 함의가 있다고 간주된다. 둘째, 파급 효과가 실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기능주의적 논의가 적실성이 있다. 경제적 통합으로 시작된 지역 통합이나, 지역 간 협력이 정치적 협력으로 이전되는 파급 효과는 심심치 않게 목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와 유럽 지역 간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 결과 경제적 협력이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안정이 선결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시아에 진출을 모색했던 유럽연합의 근본 입장이었다.6) 경제와 정치의 연계성을 인정하는 이런 입장이 실제 지역 간 협력체의 성격을 규정하며, 그 과정에서 파급 효과의 경로를 상술하면서 파급효과가 어떻게 실제로 발생하였는지를 설명하는데 있어 기능주의 논의가 실효성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상기의 두 가지 이론적 함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역주의나 간지역주의를 이론화하는 작업 과정에서 신기능주의의 한계점이 묵과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비판 중 하나가 바로 기능적 통합만으로 견고한 지역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지역 협력은 정치적 결정이고, 그에 따른 제도화가 뒤따라야 하는데, 이 점이 미완의 문제로 남아있다. 실제 아시아 지역의 다수의 지역 협력이 갖는 제한적인 정치적 영향력이나, ASEM 같은 지역 간 지역 협력이 단순히 대화를 위한 수다의 장(talk shop)이란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3. 정치적 리더십의 필요성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증대와 같은 저위 정치 분야의 협력과 통합으로 인해 기능적 통합의 파급 효과에 대한 논의에 있어 그 의의는 부인할 수 없지만, 지역 협력의 주된 동력은 결국 정치적 결정이다. 냉전 이후 탈국가주의가 급속히 진행되어 국가의 역할이 쇠퇴할 것이라는 탈국가주의 담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주의의 복원력(resilience)은 무시할 수 없다. 지역 협력의 시작과 끝은 결국 제도화의 수준과 맞물려 발전할 것으로 예상 되는데, 이는 국가의 의지가 중요한 결정 변수로 작동한다. 국가가 내부적 결정을 내리면, 이후 결국 정부 간 회의(intergovernmental conferences)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표출하는데, 그 과정은 개별 국가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현실주의자들의 논의도 나름 일리가 있다.7) 만약 우리가 지역 협력 논의에 있어 국가의 역할의 우위성을 부정할 수 없다면, 국가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부간주의 논의의 함의도 함께 재조명되어야 한다. 자유주의적 정부간주의자들은 세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를 펼치고 있으며, 이를 본 주제에 대별해서 다음 세 가지 사항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8) 첫째, 국가는 이성적 행위자이며, 지역 협력이나 통합의 중심축은 (민족)국가라는 전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 협력이든 간지역 협력이든 그 범위와 한계는 참여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범주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둘째, 지역 협력을 결정하는 정부 간 회의에서 개별 국가 이익은 내부 정치 동학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또한 다양한 행위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자유주의적 형태를 보인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정부 간 협상에서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나 선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행위자들-정부, 사회, 그리고 시민단체-의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이익 관계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지역 협력은 초국가적 수준의 기술 관료가 발휘하는 창도성(entrepreneurship)에 의해서만 진행되지 만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결과 마지막 이론적 논의가 가능해지는데, 그 논의의 핵심이 바로 지역 협력의 구심력을 발휘할 초국가적 기구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유럽 통합사를 보든, 아시아 지역의 지역 협력체를 보든, 초국가적 기구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또는 이런 제한적 역할을 할 초국가적 기구의 정치적 제도화도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점을 감안할 때, 국가주의 시각의 이론적 논의는 기존의 (신)기능주의적 논의가 간과한 이론적 논의를 보완해 주는 함의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4. 타자와 자아의 논란 지역협력을 논함에 있어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지역 협력을 구상함에 있어 또 다른 이면의 문제는 우리가 타자가 아닌 공동체, 즉 우리(Weness)란 정체성을 공유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다. 특정 지역 내의 지역 협력체에서는 이런 공동의 정체성 논의나 그리고 그에 기반을 둔 행보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간지역간 협력에 있어서 이런 논의에서는 훨씬 어려운 문제로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지역 협력의 또 다른 이론적 논의로 지역 정체성 형성의 함의는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목도 된 가능성과 한계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국제 정치에서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 논의는 냉전 이후부터 본격화 되었다.9) 정체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이를 보다 지역주의 연구에 이론적으로 적용 가능케 한 연구가 바로 사회학의 논의를 기반으로 발전한 사회 구성주의 논의이다. 냉전 종전 후 NATO 확장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던 당시의 실증주의를 비판하며, 관념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등장한 구성주의 논의는 이젠 국제 정치 이론의 한 주류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성주의자들은 세상이 물질적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이라는 전제로 지역 협력의 원인, 과정 및 미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협력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정체성과 이해관계가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타자와 상호 관계 속에서 내생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10) 그래서 지역 협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호 관계가 발생하는 사회적 세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런 상호 관계 속에 행위자들이 자신의 물질적 이해관계에만 매몰되지 않고, 지역 협력체가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 규범 및 원칙을 수용해야지 지역 협력체의 성공이 담보된다고 주장했다. 상기의 관념적 요소들은 협력의 동인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과 공동의 정체성과의 괴리를 좁혀 줄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작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지역 협력체에 참가하는 국가 행위자 (state agency)가 여전히 자아와 타자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11) 특히 역사와 관습을 달리하는 이질적 행위자가 참여하는 간지역주의 경우 그 이질성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쩌면 정체성 정치가 부각되는 오늘날의 정치 현상을 목도할 경우, 관념적 요소만을 강조한 구성주의적 논의의 한계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5. 대안적 논의 기능적 통합논의나, 정부간주의 논의나, 그리고 심지어 구성주의적 논의 모두가 결국 국가의 주권을 초국가적 수준으로 이양하느냐, 아니면 국가 고유의 권한을 유지하는가에 논의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지역 협력은 하향식 접근법에도 그 한계점이 있고, 또한 상향식 접근법에도 문제점이 없지는 않다. 또한 지역 협력 논의를 물질적 이해관계에만 기반을 두고 접근하기도, 관념적 요소에만 근거해 전망하기도 어려운 한계점이 있다. 이에 본고의 결론이자 마지막 이론적 논의로서, 국가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지자체 수준의 협력 논의인 ‘도시 간 지역협력체' (trans-municipal cooperation) 구상을 제안해 본다.12) 본 논리에 따르면, 국가 간 지역 협력은 국내 정치 및 안보 이익에 민감한 부분을 넘지 못해 생기는 지역 협력의 한계에 보완적 입장을 제공하며, 또한 관념적 요소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자칫 극단적 민족주의로 빠지는 폐해에 속수무책인 구성주의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척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유럽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브렉시트 (Brexit) 결정을 통해 보자면, 비록 브렉시트 과정에서 그 탈퇴의 동인이 경제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논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보았을 땐 자신이 누구인지를 되묻는 민족주의의 등극이 그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는 자기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질문이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13) 아시아 지역의 주요 거점 도시 간의 경제적, 행정적, 사회 문화적 협력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타 지역과도 이와 유사한 협력을 제안, 이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도시 간 네트워크 형성에만 머무르지 말고 정책 공유까지 이끌어 가면서 그 전체 과정을 선순환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논의 또한 국제 사회의 전통적인 문제 중 하나인 힘의 배분 문제 (distribution of power)를14)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지만, 도시 간 지역 협력 논의는 실증적인 측면에서나,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대안적 논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Lee, M. and Diez, T. (2016). “Introduction: the EU, East Asian conflicts, and the norm of integration“, Asia Europe Journal, vol. 14, no.4, pp. 355-358. 2)Lee, M. (2017). “The EU and Six-Party Talks”, in Casarini, N (ed.) Promoting Security and Cooperation and Trust Building in Northeast Asia: The Role of the European Union (Rome: Nuova Cultura) 3)Miles, L. (2004). “Theoretical Considerations” in N. Nugent (ed.), European Union Enlargement (Houndmills: Palgrave), p. 253. 4)Haas, E. (1958). Uniting of Europe, (Standford: Standford University Press). 5)지역 협력의 정치적 경제적 이유는 다양하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 논의는 T. Pedersen (2002) “Cooperative Hegemony: Power, Ideas and Institutions in Regional Integration”, Review of International Studies, vol. 28, no. 4, pp. 677-696 참조. 6)European Commission. (1994). Towards a New Asia Strategy. COM (94) 314 final. 7)Hoffmann, S. (1995), ‘Obstinate or Obsolete? The Fate of the Nation State and the Case of Western Europe’,The European Sisyphus: Essays on Europe, 1964-1994 (Boulder:WestviewPress). 8)Moravscik, A. (1993) “Preferences and Power in the European Community:A Liberal Intergovernmentalist Approach.” Journal of Common Market Studies. Vol. 31. No. 4, pp.473-524. 9)Campbell, D. (1998)Writing Security: United States Foreign Policy and the Politics of Identity, revised ed. (Minneapolis, MN: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0)Wendt, A. (1992). “Anarchy is What States Make of It: The Social Construction of Power Politics”. International Organization 462: 391-425. 11)자아와 타자의 이분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T. Diez, (2004). “Europe’s Others and the Return of Geopolitic.” Cambridge Review of International Studies 17 (2): 319-335.참조. 12)Lee, M. and Kim, Y. (2011). “The Relationship between Local Governments in South Korea and China: A Step toward Regional Integration”, Issues &;;;;; Studies, vol. 47, no.3, pp. 177-209. 13)이무성 (2017), “결론”, 『통합과 갈등의 유럽연합』 (서울: 높이깊이). 14)Watlz, K. (1979).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New York: Newbery Award Records).   1. 지역 협력과 이론적 논의의 태동 2. 기능적 통합의 가능성과 한계점 3. 정치적 리더십의 필요성 4. 타자와 자아의 논란 5. 대안적 논의 現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및 미디어센터장으로 재직 중. 2005년 영국 버밍험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객원교수 및 미국 North-Carolina Chapel-Hill 대학 방문학자를 역임한 바 있음. 2006년부터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유럽학회 부회장, 한국정치학회 이사 및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주요 연구 분야는 유럽연합 확장과 약소국가, 유럽연합의 대외정책, 유럽연합의 대북한 인권정책, 규범주의, 지역협력과 지역통합의 상관관계 등이며, 이들 연구는 국내외 연구 논문 및 저서로 출간되었음. 주요 저서로는 How Do Small States Affect the Future Development of the EU (New York: Nova Science, 2006), The Korean Economic System: Governments, Big Business and Financial Institutions (Adershot: Ashgate, 2008) 등이 있으며, 그 외 Asia Europe Journal, Issues & Studies, Perspectives on European Politics and Society,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Korean Observer 등과 같은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함.
  • 2017 미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대한 논의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8-03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2월에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는 미국의 국제정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요약하여 발표하였다. 미국 기본 가치의 수호 미국의 기본 가치는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평화가 중심에 있다. 역사적으로도 미국은 이러한 가치를 지키는 과정 - 2차 세계대전에서 파시즘으로부터, 그리고 냉전에서 공산주의로부터 승리하는 과정- 에서 초강대국의 지위를 스스로 유지하게 되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이 수호해야할 기본 가치로는 첫째, 미국 국민, 미국의 영토, 그리고 미국의 삶의 방식, 다시 말해서 미국식 제도와 가치의 수호이다. 둘째, 미국의 경제를 활성화시켜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이 혜택을 보는, 미국의 경제적 번영의 촉진이다. 셋째, 강력한 군사력의 재건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적들을 억제하고 필요하면 전쟁에서 승리하여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자유, 법의 지배, 자유시장경제와 같은 미국의 제도와 가치를 반영하는 질서를 확보하여 미국이 보다 안전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의 위협세력 현재 미국의 안보와 미래의 발전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을 언급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는 불공정하고 자유롭지 않은 시장경제질서를 통해 축적한 이익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군사력을 증강하고 나아가서 국제사회의 정보를 통제하여, 국내적으로 자국의 국민을 통제하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려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음으로, 북한의 독재정권이나 이란의 이슬람 원리주의와 같은 불량국가를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심각한 위협으로 지목하며 이들 불량국가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을 포함한 자유진영을 상대로 테러, 조직범죄를 통해 해를 끼치려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불량국가들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획일화를 강요하는 세력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서방과 양분법적인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미국에 대항하는 심각한 도전에 대한 미국 역대 정부의 잘못된 접근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역대 정부는 과거 20년 간 –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모두 지칭 -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관여정책을 통해 관계를 확대하면 이들 국가들이 성실한고 신뢰할 만한 협력의 상대방으로 태도를 전환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접근했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불량국가라고 하는 북한과 이란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과정에 반 서방 이념을 확산시키고 가짜 뉴스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방식을 통해 미국과 미국의 동맹, 그리고 미국의 파트너에 대한 이간질을 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서 미국에 대항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대응전략 미국의 군사력이 여전히 세계최강임을 언급하면서도, 군사기술의 발전으로 불량국가들이 전통무기를 첨단화하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미국의 비교우위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일례로, 기술이 없다면 약소국으로 전락했을 북한이, 자국 국민들을 아사시키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등, 군사기술을 통해서 미국에 대한 주요위협이 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해서 군사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이를 다른 국가의 역량과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이른바 스마트 파워를 통해서 국가의 안보와 번영을 지켜나가겠다고 선언한다. 미국 안보관의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관의 큰 전환은 미국이 국제질서의 형성과 유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현상을 진단하자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국가로 미국의 이익에 심대한 위협이 된다. 나아가서 파괴적인 무기의 확산에 따라서 미국에 대한 위협을 봉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위협에 직면해서 미국이 국력과 신념에 바탕을 두고 지도력을 발휘할 때는, 미국의 국익과 가치에 일관된 이익을 거두었지만, 미국이 지도력을 상실하게 되면 미국의 불이익으로 생겨나는 힘의 공백을 사악한 국가들이 잠식해들어 온다고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서 미국의 국력이 약해지면 도전을 초래하지만 강력한 국력과 확신은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확신에 근거해 있다. 동아시아 전략 지역적으로 인도-태평양지역에서는 중국의 공격적 대외정책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인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주변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군사적 위협을 통해서도 주변 국가들이 안보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대일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은 중국이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관련한 투자 기회를 활용해서 지정학적 야심을 충족시켜나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고 자유로운 항해와 무역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의 안정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여긴다. 미국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집단적 대응을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로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그리고 사이버 분야에서도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주도하는 최악의 경우를 우려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한국과 일본을 동맹으로 호주와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뉴질랜드와 인도와도 파트너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이 지도력을 확보하여 동아시아의 안보위협에 대처하고자 한다. 결론: 우리의 대응 방안 이번의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규정을 중심으로, 국제질서에 대한 이해,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러한 미국의 이익에 대한 도전 속에 미국의 국익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와의 차이를 좁히면서 전통적인 미국의 대외정책으로 복귀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 관행을 따라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차제에 우리외교의 핵심이익, 주요위협, 동아시아질서에 대한 규정, 그리고 우리의 외교적 이익을 구현하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변영을 위해서 미국과 안보협력을 어떻게 추진하고 주변국들과 경제관계를 설정할지에 관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