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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I PeaceNet]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 관계의 전망
    저자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발간호
    2024-16
    [기획자 註]  1기 행정부 재임 기간 동안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미국과 러시아간 협력과 갈등 요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관계 개선을 추구할 국내정치적 요인을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러 관계가 어떠한 양상을 나타낼지에 대해 분석한다. [기획: 강영훈 원장(yhkang@jpi.or.kr)]  I. 서론 냉전 종식 이후 미러 관계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클린턴과 옐친의 친밀한 관계는 NATO 확대와 미국의 발칸개입으로 인해 균열을 맞이했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 전쟁을 지원했으나, 양국 관계는 미국이 2003년에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소강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은 2007년 뮌헨 안보회의에서 푸틴이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reset) 정책은 리비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으로 무력화되었으며,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 종결짓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1기 임기 동안, 기대와 달리 미러 관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신냉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악화되었다. 향후 출범할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가 대러 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째, 공화당 내에 미러 관계개선을 뒷받침할 지지 세력이 얼마나 강한가? 둘째, 미국과 러시아 간에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는 무엇인가? 이러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공화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 비해 더 친러적 성향인가? 둘째, 미국의 역대 정부는 UN안보리 표결에서 러시아와 얼마나 협력하거나 대결했는가? UN안보리 거부권 행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저해하는 주요 이슈를 알아보고자 한다. 셋째, 이러한 이슈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계속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와 갈등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를 분석하여 미러 관계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먼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러 인식을 분석하고, 이어서 UN안보리 표결 데이터를 검토하여 미국과 러시아 간 글로벌 협력 및 대결 특징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 대립을 초래하는 주요 이슈들을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미러 간 갈등과 협력 가능성을 전망한다. II.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1. 주요 안보 위협인식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러한 국제주의적 관점을 공유하며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접근 방식, 우선순위, 대응 수단에서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은 다자주의와 외교적 협상을 강조하며, UN, NATO, EU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과 조율된 대응을 선호한다. 따라서 제재를 가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공화당은 강경한 대응 방식을 선호한다. 억제력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하여 분쟁을 해결하려 하며,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도 적극적이다.1) [그림 1.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안보위협 견제 인식]  출처: Jacob Poushter et al. “What are Americans’ top foreign policy priorities?” Pew Research Center, April 23, 2024. n=3,600. [그림 1] 은 미국의 주요 외부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인식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별로 비교한 조사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는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민주당 지지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란의 경우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20% 더 강한 견제 인식을 보였으며, 중국은 17% 더 높다. 북한의 경우 6% 차이로, 이란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적대국에 대한 강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인식은 이와 상반된다. 민주당 지지자는 공화당 지지자보다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12% 더 높게 나타난다. 공화당 지지자가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공화당 지지자는 중국, 북한, 이란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이 질문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2.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그림 2]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인식 추이를 보여준다. 그림의 첫 번째 칸에 따르면,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전체 국민의 7%에 불과했으며, 42%는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32%는 지원 수준이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24년 7월에는 국민의 29%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응답했으며, 부족하다는 응답은 19%로 감소했다. 이러한 여론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공화당 지지자의 태도 변화이다. 그림의 두번째 칸은 공화당 지지자의 의견인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보는 의견이 9%에서 47%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세 번째 칸에 나타난 민주당 지지자의 응답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5%에서 13%로 늘어나는 데 그쳐, 두 집단 간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그림2.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입장]  출처: Carroll Doherty, “War in Ukraine: Wide Partisan Differences on US Responsibility and Support” PEW Research Center, July 29, 2024.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결정하는 전통적 요인으로는 자유주의 이념과 현실주의 사고가 있다. 공화당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국가인 반면, 러시아는 공산주의와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국가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대표적 사례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지칭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공화당은 견제와 억지라는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화당의 공격적 현실주의자들은 NATO의 동진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8년 부쿠레슈티 NATO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을 시도하였다가 독일과 프랑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그림 3]을 보면, 크림합병 사태가 벌어진 2014년 3월 당시 공화당 지지자 중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가진 비율은 42%로, 민주당 지지자의 두 배를 넘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는 2017년을 전후로 양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이 역전하기 시작하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3월에는 민주당 지지자의 72%가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보인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6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공화당 내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선호하는 세력이 생겨난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세력이 등장한 배경에는 보수 미디어와 보수주의 이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미디어는 러시아를 부정적 논조로 다루었다. 언론의 관점과 인식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러시아는 소련의 재탄생이라는 관점이다. 러시아는 소련처럼 여전히 후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둘째, 러시아는 비서구적 국가라는 인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 절대주의자인 짜르와 공산주의자인 스탈린의 속성을 결합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셋째, 러시아는 쇠퇴하는 제국이라는 시각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 강국으로 추락하였다고 평가한다.2) [그림 3.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적대 인식의 변화]  출처: Richard Wike and Gar Meng Leong, “Growing Partisan Divisions over NATO and Ukraine, PEW Research Center, May 8, 2024. 이러한 러시아 관련 보도가 2016년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지정학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 정책을 유화정책이라고 비판하던 보수 언론이,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친트럼프 성향의 미디어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보수 언론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크게 다루지 않았으며, 이를 "마녀사냥"이나 "음모론"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언론의 변화와 함께, 공화당 내에 러시아를 비판하는 전통적인 레이건파와 러시아를 옹호하는 트럼프파 간의 균열이 생겨났다. 이념적으로는 공화당 내의 백인 기독교 세력이 푸틴과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 진보적 가치, 예컨대 LGBTQ 권리, 이주민과 여성의 평등, 비기독교 주민의 포용에 반대한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수 주의자들은 푸틴이 러시아 정교회와 협력하며 서방의 세속적 자유주의로부터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는 모습에 공감한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종교적 쇠퇴와 도덕적 타락을 우려하며, 푸틴의 보수적 이미지에 매료되는 것이다.3) 또한 푸틴의 자유주의적 글로벌리즘에 대한 비판과 국가 , 주권 강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옹호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일맥상통한다. 푸틴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며 글로벌 협력보다 주권과 국익을 중시하는 국제질서를 주창하는데,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유엔의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기구의 합의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익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푸틴의 대외정책 노선에 동조한다. III. 미국과 러시아의 글로벌 협력과 갈등 1.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표결 행태 냉전의 종식은 UN안보리의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 이후 UN안보리는 매년 평균 50건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이것은 1989년의 12건에 비해 큰 증가를 나타낸다. 고르바초프는 UN 외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펼쳤으며,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크게 감소했다. [그림 4]에 따르면, 러시아는 신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2006년까지 총 3회 거부권을 사용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은 1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물론 러시아는 UN안보리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를 굴욕외교의 시기로 받아들였다.4) [그림 4.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2007년 이후 러시아의 투표행태는 대결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러시아는 총 34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는 미국의 9회에 비해 약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미국은 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슈 등 중동문제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반면 러시아는 사이프러스 유엔 평화유지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미얀마, 짐바브웨, 조지아 유엔감시단,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의 말레이시아 항공 격추 사건 등 다양한 문제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2. 미국 역대 행정부별 러시아와의 협력과 갈등 [그림 5]는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건수를 미국 행정부별로 정리한 자료이다. 부시 행정부 시기 미국이 총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단 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일방주의적 글로벌 외교 행태를 보인 반면, 러시아는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21세기 버전의 반나치 동맹으로 보았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자유 이념을 강조하며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권위주의 정권 교체를 추진하자, 러시아는 "주권 민주주의" 개념을 내세우며 주권을 민주주의보다 우선시하고 외부 세력의 국내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고 2008년 부큐레시티 NATO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가입을 지지하자, 4개월 후 조지아를 침공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5) [그림 5. 미국 행정부별 UN안보리 비토권 행사 건수]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표결 UN 행태가 역전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8년 동안 단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러시아는 같은 기간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0년 NATO가 협력안보를 골자로 한 신전략 개념을 발표하며, 아프가니스탄의 마약범죄와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러시아와 협력했으나, 러시아는 NATO를 자국의 제1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군사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긴장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더욱 고조되었으며, 2017년 NATO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 NATO군 배치를 결정했다. 미국이 폴란드에 주둔시킨 병력은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 보낸 최대 규모의 파병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와 바이든 행정부가 각각 2회와 5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각각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강화하였다. 특히 러시아가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비교해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각각 4년의 임기 동안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미국의 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대결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미·러 관계의 “리셋”은 실현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이전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대러제재를 가했으며, 2019년에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을 거부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여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프로젝트에 반대하였다. 트럼프와 푸틴의 단독 정상회담은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차례 개최된 것이 전부이다.6) IV. 미러 관계의 전망과 요인 이 글은 향후 출범할 트럼프 정부에서는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를 전망하기 위하여 내부적 요인으로서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살펴보고, 외부적 요인으로서 미러 간의 글로벌 외교협력 관계를 UN안보리 투표행태 데이터를 통해 알아보았다. 내부요인에 관한 분석 결과 트럼프 2기 정부가 대러 개선에 노력할 경우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외부 안보 위협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일방적 군사 개입을 선호하지만, 10년 전부터 러시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민주당보다 온건한 태도를 보인다. 외부 요인의 경우 양국 간에 갈등 잠재력이 있는 현안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EU를 포함하여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 지원을 천명하고 있고, 내년 2월 집권이 확실시되고 있는 독일의 기민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청하고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성공적으로 종식되더라도, 평화협정이 없는 휴전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전투는 중지되지만, 영토, 제재, 해제, 재건 비용 충당 등의 많은 전후처리 문제에 관한 협상은 오랜 시간을 끌면서 합의되지 못하고 미러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의 협상안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동의해야 하며, 특히 러시아는 미국의 제안에 복종하는 것을 굴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굴욕을 극복하기 위하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 중국과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UN안보리 표결에서 개도국의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옹호하였다. 냉전의 종식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미국은 22차례 거부권을 행사하였고, 그중 21건이 이스라엘 중동 이슈였다, 반면에 러시아는 중동,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조지아, 미얀마, 짐바브웨, 시리아 등 다양한 이슈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이익의 대변자로서 활약하였다.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해 진영 리더의 역할을 강화할수록,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점이 이란을 비롯한 많은 중동 국가에 우호적인 러시아로서는 타협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향후 대러 관계 개선에 필요한 당내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동, 북한 이슈 등 러시아와 함께 타협하고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한 실정이다. 1) Nathaniel Rakich. “Foreign Policy Doesn’t Usually Affect Elections.” FiveThiryEight, January 8, 2020. 2) Andrei Tsygankov, “The Dark Double: The American Media Perception of Russia as a Neo-Soviet Autocracy, 2008-2014.” Politics 37(1), 2017. 3) Neil MacFarquhar. “Russia Declares Gay Rights Movement as Extremist.” The New York Times, November 30, 2023. 4) Bourantonis, Dimitris and Rita Panagiotou. 2004. “Russia`s attitude toward the reform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1990-2000.” Journal of Communist Studies and Transition Politics Vol. 20, No. 4. 5) Angela Stent, Putin’s World. Russia against the West and with the Rest, (New York: Twelve, 2022) 6) Charles E. Ziegler, A Crisis of Diverging Perspectives: US-Russian Relations and the Security Dilemma, 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 4(1), 2021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사를 취득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음. 세계정치학회 연구분과위원장(RC42), 연세-SERI EU 센터 소장을 맡고, 외교부와 통일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한국슬라브학회, 한국정치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음. 주요 관심 분야는 유럽과 러시아의 외교정책이며, Asia Europe Journal, International Peacekeeping, Pacific Focus, Issues & Studies 등에 논문을 게재하였음.
  • [JPI PeaceNet] 미국 신행정부 하 북-미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
    저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발간호
    2024-15
    [기획자 註]  2024년 11월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도 거론되었던 방위비분담 문제가 다시 대두되어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직접 대화할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 왔으며, 이로 인해 이른바 ‘한국 패싱(Korea Passing)’을 예방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본고는 이러한 현안들을 분석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하는 한국 외교에 대해 정책적 제언을 제시한다. [기획: 강영훈 원장(yhkang@jpi.or.kr)]  초록 트럼프2기 행정부의 출현은 한미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북미 관계는 오랫동안 긴장과 갈등의 부침을 겪어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사안이다. 한국은 트럼프 2.0시기를 맞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동맹에 대한 비용청구 압박, 그리고 국내정치적 혼란이라는 3각 파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군 철군 압력으로 인한 한미 동맹의 건전성 악화와 더불어 그간 정부가 힘써 다져온 소다자 협력인 한·미·일 안보협력 구도가 흔들리는 불확실성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트럼프 집권 2기에 북미 관계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을 외교,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 제언하고자 한다.  1. 서론 미국의 트럼프2기 행정부가 출현하는 2025년은 한미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북미 관계는 오랫동안 긴장과 갈등의 부침을 겪어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사안이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다각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 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과도기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 보조를 맞춰야 하고 이를 위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대화와 협상의 기조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을 위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북미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북미 양자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미 관계를 분석할 경우, 양국을 넘어 한·중·일과 북·중·러의 삼각관계 그리고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라는 양자관계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1) 트럼프 2기 정부가 북미 양자 협상을 선호한다면 한국 패싱(Korea Passing)이 일어날 수 있으며, 한국이 소외된 가운데 북미 관계가 재개될 경우, 한국과 미국간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북한은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이와 같은 주장을 옹호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소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글은 트럼프 2.0시대 출현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어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이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며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 신행정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서 유지하며,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외 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 글의 목적은 트럼프 2.0시대에 북미 관계의 잠재적 관계를 분석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하의 북미 관계를 경제, 군사 그리고 외교적 측면에서 예측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트럼프 2.0 배경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배경은 그의 사법 위험성(risk)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첫째, 경제적 요인이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양극화에 따른 경제문제를 중시하며 펜데믹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경제 호황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첫 임기 동안 경제 성장을 강조하며, 특히 러스트 벨트 중심으로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얻었다.2)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감세와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하여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결국 미국의 먹고사는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면서 차상위 계층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이민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며,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불법 이민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많은 미국인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보수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하여 불법 이민자 가운데 범죄자를 우선적으로 송환할 것을 공언하였다. 셋째, 미국의 정치적 분열과 대립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부통령에게 인종적인 인신공격을 퍼부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공화당원에게 총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통해 파시스트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구축하며,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데 성공하였다. 넷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지지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우회하여 그의 지지층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3) 다섯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독교인들을 결집에 성공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는 목사님들에게 안수기도를 받는 모습을 연출하여 미국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여섯째,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유세 기간이 짧았을 뿐 아니라 대중 인지도가 낮았다. 반면, 2024년 7월 13일에 발생한 저격 사건으로 인해 공화당원들이 결집하고 투표에 더욱 참여하게 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일곱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X를 가진 일론 머스크를 우군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였고 일론 머스크의 금전적 지원 유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및 리더십 스타일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위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가능하게 하였다. 3. 트럼프 2기 북미 관계 전망 트럼프 2기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은 공화당 내에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 세 가지 흐름으로 전망할 수 있다. 먼저 미국이 ① 지속해서 국제정치의 주도적 역할 수행, ② 선별적 개입, 그리고 ③ 모든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고립주의 경향이다. 이러한 세 가지 흐름에서 트럼프 1기 당시처럼 미국의 국익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리더십의 특징인 거래 중시, 예측 불가능성, 개인적 인간관계 중시, 그리고 양자관계 선호 스타일은 트럼프 2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북미교섭이 이루어지면 주요 안보 현안 논의에서 한미정상 간 신뢰 구축이 되지 않는다면 한국 패싱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외교,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첫째, 외교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1기 행정부 때처럼 강경한 대북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4) 그의 첫 임기 동안 북한과의 대화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집권 시, 북한 문제는 러우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보다는 후순위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적 압박과 관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5)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한과의 경제 협력보다는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과의 무역 협정 재검토나 경제적 압박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 셋째, 군사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을 통한 억지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반도 주변에 미군의 군사적 존재를 강화하고,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그의 안보 보좌관의 성향으로 평가해 본다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필요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고, 미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거부하자 “북한의 다른 지도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빨리 폭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북 선제타격론, 나아가 정권교체까지 주장하는 대북 초강경파가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정책의 투톱이 되는 셈이다. 반면에 대북협상 경험이 풍부한 알렉스 웡을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적성국가 정상과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정부국장 대행을 대북특사로 임명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다.6)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과거 북미정상회담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윌리엄 해리슨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기용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국제정세환경 변화에 따라 북한과의 정상외교를 재추진하려는 의욕을 노정하고 있다.7)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북미 관계에 있어 상황에 따라 강경과 유화 양면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위기관리와 동시에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서는 트럼프 2.0시대 북미관계 전망을 외교,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외교적 측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바이든 행정부와는 달리 탑다운(Top-Down) 방식을 선호할 경향이 크며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8) 쌍중단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한다. 1기 행정부 당시 아시아 순방 후 대국민 보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과거에 지속해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freeze for freeze)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러우 전쟁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함으로 인해 북미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되며, 러우 전쟁 중에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뒷배로 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외교적 우선순위도 북한보다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트라우마로 인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미국이 먼저 대북제재 일부 해제라는 당근을 주지 않는다면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의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 정책이었다”라며 대미협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9)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북한의 핵 동결과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북미간 직접교섭이 한국을 패싱하는 것으로 여겨 이를 불편해할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 동결과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맞교환하고 북미간 비공식 외교 대표부를 교환하는 것을 미국의 전략적 이익으로 인식하면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10) 2) 경제적 측면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중재하여 정전협정을 끌어낸다면 북미 간에 협상의 문이 다시 열리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함으로 인해 러시아의 뒷배를 방패삼아 국제제재를 피하고 있지만, 러우 전쟁이 종식된다면 북한은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협상하여 제재 해제를 위해 북미협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재미 교포 이산가족 상봉과 관광객 북한 방문 허용과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 있다. 북한이 만약 이에 호응한다면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 소통이 성사되어 탑다운(Top-Down) 방식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 전례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경험이 있다.11)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철군을 권유하고, 북한은 미국이 제안한 협상 조건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이에 응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북미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양국 간 정상적인 외교관계 수립은 어렵겠지만 비공식 라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경제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대북 협력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3) 군사적 측면 트럼프 2기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도발이 있을 경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한미 간 군사훈련은 군사적 긴장 고조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럼프 2기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한미 동맹 관리 소홀로 인한 전투 태세 준비 부족은 대북 억제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고 북한은 이러한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인도 태평양에서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 심화는 양안위기 시 주한미군을 타이완 지원에 투입할 수 있고 이 경우, 북한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대남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북미 관계의 군사적 부문은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포함한다. 첫째, 군사적 압박과 억지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쳤으며, 2기 집권 시에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전략을 포함한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첨단 무기 시스템을 배치하여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케네스 와인스타인은 “트럼프 2.0 시기에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를 맺은 북한의 핵문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의 미사일 방어(MD)가 진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12) 둘째,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역할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미군의 주둔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트럼프 2기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 맞는 변화를 모색한다면 방위비 협상과 연동하여 주한미군 구조조정 및 병력구조 변화가 논의될 수 있다. 방위비 재협상은 한미 동맹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북한이 한미 동맹의 틈을 이용할 여지를 줄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 주둔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를 너머서 대중국억제 및 인도 태평양 위기 대응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13) 이에 따라 동맹인 한국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은 미중간 전략경쟁 속에 틈새를 활용하는 실용적 외교가 요청된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기술과 방어 시스템의 현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강화, 사이버 보안 능력의 향상, 그리고 첨단 무기 시스템의 개발을 포함한다. 이러한 군사적 기술의 발전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북미 관계의 군사적 부문은 강경한 대북 정책과 군사적 억지력을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고,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의 제도화 수준을 높여 한미 동맹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결론 트럼프 2.0시대 한국의 대응은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긴장하는 국면이 연출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양자협상을 중시하면서 북한과 통 큰 거래를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보장 없이 북한에 양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거래하면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바텀업(방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 기조’에 따른 북미 간의 긴장이 고조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에 다음과 같은 정치적 함의를 준다. 첫째, 한국 정부는 북미간 협상이 북한에 양보한 모양새가 되어 ‘한국 건너뛰기’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는 친분이 있어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시대의 한·미·일 협력 패러다임보다 미·러·북 간 3자 협력이 러·우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미국의 협력 패러다임 전환에 한국은 한미 간 사전 소통 및 정책 조율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억지력 차원에서 NCG 제도화를 강화하고 유사시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복원을 통해 대북 외교적 레버리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헤징(hedging)하기 위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복원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알렉스 웡을 선임하고 대북 특사로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 정 부국장 대행을 선임한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함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도 북한과의 적대적 주고받기(hostile tit-for-tat)에서 벗어나 우호적 주고받기 모드(friendly tit for tat)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한국 정부는 바이든 시대 한·미·일 협력이 트럼프 2기 정부에도 작동할 수 있도록 대미 대일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미·일 협력 대 북·중·러 대결 구도로 고착하지 않도록 세심한 외교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바야흐로 부상하는 트럼프 제2기 리더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여섯째, 대내적으로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빠른 시일내에 안정화하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기 위해 군사 안보와 경제 안보에 대해 여야가 단일 목소리를 내야 한다.  1) 은용수, “존재론적 안보론과 북미 관계: 이론과 현상, 새롭게 보기, 『한국과 국제정치』 40권 제1호(2024), p. 143.; Kyung-tae Min, ”Navigating Geopolitical Change in Northeast Asia: A Realist Approach to Analyze the Matrix Scenario of US-China Conflict and US- North Korea Relations,“ Pacific Focus 38, no. 3 (2023), p. 380. 2) 서정건, “트럼프 시대의 한미FTA: 지속과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협상학회』제20권 1호 (2017), p. 8. 3) Hans Schattles, 김영욱, “Testing the Reliability of Sentiment Analysis as an Indicator of Public Opinion on United States of Foreign Policy: A Study of Public Responses to President Donald Trump’s Twitter Rhetoric on North Korea,” The Korean Journal of Area Studies, 42, no. 3 (2024), p. 80. 4) 이영균, 이범찬,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전개 방향 전망,” 『국가안보와 전략』 제17권 3호 (2017) p. 140. 5) 박지광,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북 정책: 힘(power-based)에 의한 갈등 해결,” 『분쟁 해결연구』 제22권 2호 (2024), p. 102. 6) Maria Siow, “US-North Korea Relations: Could a Trump-Kim Summit be on the Cards again? South China Morning Post, December 2, 2024, https://www.msn.com/en-xl/news/other/us-north-korea-relations-could-a-trump-kim-summit-be-on-the-cards-again/ar-AA1v33Xy?ocid=BingNewsVerp. 7) 조준형, 트럼프,“백악관 副비서실장에‘북미정상회담 관여’해리슨 기용,”『연합뉴스』2025년 1월 5일,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5024800071?section=search. 8) 서정건, “트럼프 이후 바이든 시대 미국 의회-대통령 관계와 북한 정책 변화,”『국가전략』 제27권 3호 (2021), p. 88. 9) 박성민, 김동현, “미, 트럼프-김정은 직접 대화 검토”···북미정상회담 조기 추진되나,” 『연합뉴스』 2024년 11월 27일, https://www.yna.co.kr/view/AKR20241127005751071. 10) 이윤희, “美언론 "트럼프, 협상 위해 北 핵보유국 인정 배제 못해," 『뉴시스』 2024년 12월 17일,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217_0002999440. 11) 이인호, “트럼프 및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비교분석과 시사점,” 『전략연구』 제30권 1호 (2023), p. 131. 12) 『연합뉴스』2025년 1월 4일.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4030200073. 13) Mason Richey, “Trump 2.0 and Korean Peninsula Security: The Return of the Pendulum” Fridrich Naumann Foundation, Analysis, Sep. 2024, p. 11.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이상수 박사는 현재 제주평화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정치학박사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북한 인권,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등 동북아 주요 안보 이슈이다. 현재 J-Institute 학회 국제 일반 영문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의 학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 『한반도 문제 해법: 새로운 모색 』 곽태환·이승우 외 공저, 한국학술정보(주), 2024. 논문: Lee Sangsoo, “The Trump Administration’s Negotiation Strategy Towards 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South Korea’s Response.”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 J-Institute, Vol. 6 (No.1) 2021.
  • [JPI PeaceNet]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지방정부의 역할
    저자
    서광용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주무관)
    발간호
    2024-14
    [기획자 註]  기후 변화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협력이 턱 없이 부족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capacity)과 회복력(resiliency)에 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존재하는 불평등 또한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본고는 이와 같은 문제들에 지난 2024년 11월 1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 특히 지방 정부 차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이 체결되고 30년 이상 지났으나, 한국 경제나 사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실로 이를 체감할 수 있는 폭염, 폭우와 홍수, 가뭄,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 해수면 상승 등 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잦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집중적인 피해를 입는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매년 세계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기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식량 위기 등 고통받는 국가들을 위한 기후행동을 촉진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첫 당사국총회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었다. 본고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를 계기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무엇이며 그 동안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보고, 제주도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여 목적과 활동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1. 유엔기후변화협약과 당사국총회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 Development, UNCED)에서 채택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에 따라 각자의 능력에 맞게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 협약에 따라 최고의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가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Parties, COP)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차별화된 책임 원칙에 따라 협약 부속서 1(Annex I)에 포함된 42개국에 대해 200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1990년 수준으로 안정화시킬 것을 권고하였다. 부속서 1에 포함되지 않은 개도국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보고, 계획 수립, 이행과 같은 일반적인 의무를 부여하였다. 한편, 협약 부속서 2(AnnexII)에 포함된 24개 선진국에 대해서는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정과 기술을 지원하는 의무를 규정하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비(非)부속서1(non-Annex I) 국가들은 감축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개도국으로 분류되었다.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수치와 방안을 규정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되었고 2005년에 발효되었다. 교토의정서는 각국의 경제 상황과 산업 구조를 고려하여 국가별로 다른 감축 목표를 설정하였고 청정개발체제, 공동이행, 배출권 거래 등 3가지 유연성 매커니즘을 도입하여, 효율적으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토의정서는 국제사회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선진국들에게만 의무를 부과하였고,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의 불참, 그리고 유연성 매커니즘의 과도한 활용 등으로 인해 실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파리협정(Paris Agreement)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2020년부터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신기후체계의 근간이 될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였다. 파리협정으로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던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계를 넘어, 모든 국가가 자발적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하며, 5년 주기 이행점검을 통해 점차 노력을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모든 국가가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5년 단위로 제출하고 이행토록 하고 있으며, 재원 조성과 관련해 선진국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여타국가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기후행동 및 지원에 대한 투명성 체제를 강화하면서도 각국의 능력을 감안하여 유연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파리협정의 이행 및 장기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을 실시한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기후 행동과 지원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반영하여 기후 행동에 동참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이해와 관심 사항이 폭넓게 반영되었다. 파리협정의 핵심을 이루는 감축 또는 완화, 적응, 재원, 기술개발과 이전, 역량 강화와 투명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도국들의 기후 행동 지원을 위한 재원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로 하고, 재원 공여국을 기존 선진국에서 신흥 국가로 확대하였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해수면의 상승으로 위협을 받은 군소도서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1.5℃ 장기목표와 손실과 피해 보상이 반영되었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업들의 창의성과 혁신을 장려하기 위하여 국제배출권 시장매커니즘을 도입하였다.1) 2.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주요 성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2024년 11월 1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의욕 증진과 행동 촉진(Enabling Action, Enhancing Ambition)”이라는 주제로 기후금융, 탄소 거래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되었다. 특히 신규기후재원(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NCQG) 조성 목표에 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였으나, 일정 연장을 거듭한 끝에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 외의 주요 성과로는 신규기후재원 조성 목표 설정과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표준 채택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림 1.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장소(아제르바이잔 바쿠 스타디움)]  신규기후재원조성목표(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신규기후재원목표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설정한 재정적 목표이다. 선진국은 2009년 총회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21년 총회에서 목표 기간을 2025년까지로 연장하며 새로운 목표를 2024년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협상이 진행되었다. 협상 초반부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새로운 재원조성목표의 성격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선진국은 새로운 목표가 기존의 목표와는 다른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모두 참여하는 전 세계적 기후 행동 투자라는 관점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개도국은 새로운 목표가 기존 1,000억달러목표를 대체하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는 목표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결국, 타협안으로 다중 목표를 설정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2035년까지 연간 1.3조달러를 목표로 전 세계적 기후 투자를 확대하여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민간부문을 포함한 모든 행위주체의 노력을 강조했다.2)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국제탄소시장의 기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번 총회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주요 내용은 국가간 자발적 국제감축 협력사업(제6.2조) 및 국제감축실적(Internationally transferred mitigation outcome, ITMOs)의 허가절차, 당사국 보고내용의 불일치 식별 및 처리방안, 국제등록부 운영방법 및 추가 기능 등에 대한 추가적인 지침이 마련되었다. 또한, 파리협정 감독기구가 관리하는 6.4조 메커니즘 운영을 위한 배출 기준선 및 탄소제거 활동 범위에 대한 표준이 합의되었고 감축실적의 허가절차, 메커니즘 등록부 운영 방법 등 추가 지침이 완성되었다. 3. 지방외교의 필요성 일반적으로 외교 분야는 국방과 함께 국가 사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경향이 동시에 나타는 ‘世方化(Glocalization)’에서 보듯이, 오늘날의 외교주체는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역할을 수행하는 과제로 정립된지 오래이다.3) 지방외교는 지역적 수준에서 세부적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가능하게 하여 중앙정부의 외교를 보완할 수 있고, 지방정부가 이러한 활동을 통해 투자 유치, 무역 증진, 관광 활성화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 재난관리, 지속가능한 개발 등 글로벌 이슈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신속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가를 초월해서 도시 간 국제적 연대가 점차 확산되면서 도시외교(city diplomacy)나 지방외교(local diplomacy)에 국내외 도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국내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하면서 일반적인 용어이자 정책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4) 이러한 배경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 분야의 지방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정책과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탄소중립(Net-Zero) 비전을 선언하면서 국제협력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가 배경 제주특별자치도는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여 ‘카본프리 아일랜드5)’ 정책을 소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에서 개최된 COP26에 참석하여 P4G6) 에너지부문 최우수파트너십상을 수상하였고 이어 2023년 두바이, 2024년 바쿠에 참여하면서 제주도의 정책을 공유하고 국제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림 2. COP26, 글래스고(제주특별자치도 에너지부문 최우수파트너십상 수상)]  제주도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으로 발전, 송배전, 전력 판매 등에 있어 타지역과는 다른 별도의 전력계통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부족 전력의 약 30% 정도를 초고압직류송전(HVDC; High-Voltage Direct Current)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2년부터 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해 전국에서는 가장 높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19.2%(2022년 기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7)으로 송배전망 과부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강제로 발전을 중단하는 출력제어8) 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글로벌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원이 바로 ‘그린수소’이다. 제주도는 그린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급 그린수소 생산·저장 실증을 추진한 지자체로서 그린수소 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에너지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비전 제주도는 2024년 5월 1일 에너지대전환 비전선포식에서 2035년 제주지역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0’(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7기가와트(GW)이상, 그린수소 연 6만톤 이상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로 무탄소사회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시나리오이다. 2035년 제주지역 탄소배출량은 총 600만 톤으로 추산되며, 다방면의 저감계획을 통해 상쇄해도 470만 톤의 탄소가 남아 순배출 ‘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로의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7기가와트 규모로 확대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이고, 그린수소는 6만 톤 이상을 생산해 기저 발전을 화력에서 수소로 100% 전환할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을 공유하고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행사를 개최하고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서는 주한대사관을 대표해 대사(대리대사) 및 해외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등을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국가별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논의를 통해 2035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림 3. 그린수소 글로벌 라운드테이블(2024)]9)  제주특별자치도 주요 활동 제주도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현장에 마련된 부대행사장에서 ‘2035 탄소중립’ 정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국제기구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ICLEI)의 이마니 쿠말 부총재는 “제주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탄소중립 계획과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의 정책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언더2연합 총회에서는 네허마트 카우르 이사가 제주도의 탄소중립 리더십을 지지하면서 언더2총회에서 제주도의 정책을 탄소중립 우수사례로 소개했다. 유럽기후재단이 주최한 ‘기후행동 추진을 위한 지방정부의 리더십’ 세션에서는 제주도의 기후위기 대응 이니셔티브와 국제협력 체계 구축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홍보관에서 개최한 ‘지방정부의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 방안 모색’이라는 제주세션에서 자연환경보전연맹(IUCN) 하스나 모우두르 동남아시아 위원은 제주도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나미비아 기후투자재단(EFI) 아리베브 대표는 에너지 분야 국제협력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그림 4. COP29, 바쿠(제주세션: 기후행동 추진을 위한 지방정부의 리더십)]  또한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2023년부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홍보관을 운영하면서 기술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선정되어 참여하고 있다. 기술전시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기술을 소개하고 글로벌 탄소감축과 적응을 위한 협력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실현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아일랜드 비전’을 주제로 제주 도심항공교통 가상현실(VR) 등 체험형 전시·홍보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림 5. COP29. 한국홍보관내 제주 기술전시(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4. 마무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주요 결정사항은 정부대표단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당사국총회에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국총회에 참여하는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당사국총회에 참여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이는 기후변화 문제가 환경, 경제, 사회, 건강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과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는 실질적인 국제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 공정성 추구, 기술적 해결방안 모색, 경제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제주의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 에너지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정책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여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도적인 정책이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성 개선, 탄소 배출 감소 등 여러 분야에서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 공유와 혁신, 경제적 협력과 투자는 공정한 전환을 촉진하고 관련분야의 인재 양성과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분야의 글로벌 역량과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탄소중립에 기여 할 수 있는 개도국과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인재 양성과 교류를 촉진하고, 에너지전환 분야 제주도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1) 최재철, 『기후협상일지』 (서울: 박영사, 2020). 2) UNFCCC, “COP29 UN Climate Conference Agrees to Triple Finance to Developing Countries, Protecting Lives and Livelihoods,” November 24, 2024, https://unfccc.int/news/cop29-un-climate-conference-agrees-to-triple-finance-to-developing-countries-protecting-lives-and. 3) 심익섭, “지방화시대를 선도할 지방외교의 역할과 방향,”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2009). 4) 고경민·장성호(2014). “제주특별자치도 사례를 중심으로 본 도시외교의 방향” 『대한정치학회보』 22(3). 5)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은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 배출이 없는 섬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2012년 5월, 제주도에서 발표한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자동차 보급, 에너지 수요 관리, 에너지 융복합 신산업 육성 등 네 가지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6) P4G;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P4G는 녹색경제 관련 5대 중점분야(식량•농업,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에서 민관협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파리협정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체로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에 사무국을 두고, 한국, 덴마크, 네덜란드, 멕시코, 베트남, 에티오피아, 칠레, 케냐, 콜롬비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12개국 정부와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등 국제기구/협의체,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참여(https://p4gpartnerships.org). 7) 신재생에너지 간헐성(Intermittency of Renewable Energy)은 신재생에너지원, 즉 태양광, 풍력, 수력 등과 같은 자연 에너지원이 일정하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생산되는 특성을 의미하며 이는 일정한 양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문제를 발생시킨다. 8) 출력제어(Generation Control)는 전력 시스템에서 발전기의 출력을 조정하여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과정으로 전력망에 과부하나 불안정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9) 그린수소 글로벌 라운드테이블(24.6.17.)에는 고윤주 제주도 국제관계대사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안넨 카리 한센 오빈 주한노르웨이 대사, 스벤 올링 주한덴마크 대사, 아밋 쿠마르 주한인도 대사, 개러스 위어 주한영국 대리대사, 오니 얄링크 주한네덜란드 대리대사, 플로렌스 로-리 미국 글로벌전략경영원 원장이 패널로 참석하였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서광용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주무관)  現 제주특별자치도 미래성장과 주무관.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박사학위 취득. 관심분야는 에너지 국제협력, 지방외교, 저탄소관광, 관광커먼즈, 환경경영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저탄소 관광목적지 환경경영 모델(제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관광커먼즈 기반 생태관광 추진에 관한 구술사(2023, 관광연구저널), 지속가능한 관광커먼즈 관리 모델에 관한 연구(2024, 관광연구저널) 등이 있다.
  • [JPI PeaceNet]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와 한국의 국제적 책무
    저자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발간호
    2024-13
    [기획자 註]  2007년부터 시작된 서울 ODA국제회의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 학자, 정책 입안자들이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지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대표적인 국제 플랫폼으로서,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는 지난 9월 4일,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협력이라는 대주제로 개최되었다. 이에 본고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들을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이 지닌 국제적 책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들어가며 올해로 17차를 맞은 서울 ODA국제회의는 지난 9월 4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을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서울 ODA국제회의는 외교부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KOICA가 진행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 국제회의로서, 올해 회의는 제1세션 ‘미래세대를 위한 전략과 정책’, 제2세션 ‘미래 세대를 위한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적 모델’ 그리고 제3세션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희망과 도전’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각 세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이번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의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전략과 정책 제1세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키르시 마디(Kirsi Madi) 유엔사무차장보(UN Assistant Secretary-General) 및 유엔여성기구 부총재(UN Women Deputy Executive Director)는 지속가능한 미래, 특히 지속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이행에 있어 젠더적 관점에서 양성평등 문제와 세대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으로, ‘성평등 달성’에 관한 5번째 SDG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채택한 젠더 관련 이니셔티브의 확산 및 이행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하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삿빈더 싱(Satvinder Singh) ASEAN 경제사무차장(Deputy Secretary-General of ASEAN for ASEAN Economic Community)은 한-ASEAN 협력을 소개하면서, 양측간 협력의 양과 질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ASEAN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술, 지식, 재원이 부족한 실정임을 토로하였다. 특히 ASEAN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녹색성장(Green Growth) 분야 투자는 2023년 63억 달러로 증가하였으나, 이는 2030년까지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1.5조 달러에 턱없이 모자란 실적이라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싱 사무차장은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Adjustment Mechanism, CBAM) 도입과 함께 ASEAN 국가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마련 및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끝으로 국립외교원 송지선 교수는 SDGs 이행에 있어 우리 정부의 전략과 과제를 소개하였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를 국가안보 전략의 일환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하여 추진하고자 하는 최근 동향에 대한 소개와 함께, 청년세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고민을 소개하였다. 한국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관련 ODA 사업의 활성화를 천명하였고, 이러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별 협력 및 국제기구 협력사업들을 발굴 및 추진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등 외교전략 기반 ODA 사업 전략이 채택되면서 젠더 관련 어젠다는 모든 ODA 사업 심의시 일상적으로 고려되는 형식적인 체크 항목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양성평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슈이며, 여전히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ODA를 과도하게 외교 및 안보전략과 연계하면서 매몰되어 버린 젠더, 인권. 청년과 같은 어젠다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1세션에서 상기시켜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채택함과 동시에 한-아세안 협력기금(ASEAN-ROK Cooperation Fund, 이하 AKCF) 확대를 선언하면서 AKCF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이 때 대두되었던 이슈 중 하나는 AKCF의 집행 효율성을 위한 추진체계의 개편이다. AKCF가 ODA 분야뿐만 아니라 비ODA 분야의 지원을 포괄한다고 할 때, 최소한 ODA 영역에 있어서 사업의 발굴, 집행, 평가에 있어서 전문성을 제고하고 관련 ODA 기관과 어떠한 협업구조를 갖추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여 전략’과 관련하여, 지난 해 윤석열 정부는 2022년에 4조 7,771억원이었던 ODA 예산을 2024년에 31.3% 증액하여 6조 2,629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발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2024년 한국 ODA예산의 1인당 국민 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 대비 비율(ODA/GNI)은 약 0.18%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 국가들의 평균인 0.3%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5년에도 ODA 예산을 전년도 대비 8.5% 증액한 6조 7,972억원으로 확대하면서 SDGs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됨으로써 한국이 세계 경제순위 10위권에 걸맞는 원조 공여국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 다만, ODA 추진의 철학과 가치가 외교, 안보, 경제 국익과 지나치게 연계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송지선 교수의 주장처럼, ODA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한편, 미래세대의 중심인 청년들이 ODA 사업의 발굴 및 집행, 관련정책 수립과정에의 참여, 지속가능한 ODA 생태계 조성을 통한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등 포용적 ODA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적 모델 두 번째 세션의 첫 발제자로 나선 리테쉬 타카르(Ritesh Thakkar) 컨버전스(Convergence) 상임 고문 및 아시아태평양 지부장(Senior Advisor for the Asia Pacific region)은 SDGs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5조 달러로 추정하는 한편, 실제 20%에 해당하는 1조 달러만 동원되어 4조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하였다. 타카르 지부장은 또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는 수요의 2% 수준인 1,00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원의 발굴 및 투자를 저해하는 개발도상국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지적하였다. 타카르 지부장은 이러한 장벽을 넘는 방안으로써 ODA와 같은 공적금융(Public and Philanthropic Funders)이 민간재원(Private Capital)의 동원에 기여할 수 있는 혼합금융(Blended Finance)의 확대를 주장하였다. 특히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공여국의 ODA 자금 중 이러한 혼합금융 방식과 같은 혁신적 개발 재원 동원에 사용된 재원이 전체 예산의 2~4%에 그친다고 지적하며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Mohamed Abdel-Kader)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수석 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는 USAID의 혁신·기술·연구(Innovation, Technology, Research, ITR)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혁신 기술의 개발을 위한 연구가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였다. 한편, 제2세션의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대런 카자마(Darren Karjama)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 전략적 관계 담당 책임자(Partnerships and Outreach Specialist)는 기후변화 대응을 재원 개발의 필요성과 함께 위한 GCF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사업들을 소개하였다. 한국의 경우, KOICA는 혁신적 개발 재원의 발굴, 혼합금융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대외경제협력기금(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EDCF)를 집행하는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지난 2023년 10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 지분투자 등 민간지원수단(Private Sector Instruments, PSI)의 ODA 보고 기준을 승인하자 이를 빠르게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SI 역시 개발 재원 논의의 핵심 이슈로서, SDGs의 이행을 위한 자금을 각국의 세금에 기반한 ODA에 의존하는 기존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대출·보증·지분투자 등 민간부문 지원 금융수단을 ODA로 인정하는 방안을 일컫는다. 특히, 개발도상국 경제, 사회개발을 위한 인프라 개발에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EDCF의 성격상, 혼합금융 및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노력이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국제빈곤퇴치기금 폐지에 관한 최근 정부의 발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국제사회는 한국이 혁신적 개발 재원으로서, 국제선 항공권 구매시 일정 금액을 부과하여 이를 통해 조성된 재원을 KOICA가 빈곤퇴치 활동에 활용해 온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하지만 국제빈곤퇴치기금은 최근 기금평가위원회의 폐지 권고를 받았고,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결정이 평가위원회의 기계적 평가가 불러온 결과가 아닌지, 그리고 기금운용기관인 KOICA가 국제빈곤퇴치기금의 혁신적 성격과 의미를 제대로 어필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이 유치하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GCF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 등 기후변화 대응 및 개발재원 마련에 관한 국제기구의 중요성과 파급력은 향후 세계은행(World Bank)과 아시아인프라개발투자은행(AIIB) 마저도 능가 할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분담금을 증액하거나 혹은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등 이러한 국제기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의 개발과 적용을 체계적으로 모색할 연구 기능의 부재도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의 ODA 예산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6조 5,000억원에 육박하지만 관련 전담 연구 기능은 전무한 실정이다. ODA 정책, 전략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혁신적 기술의 개발과 보급, 관련 논의 동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국제사회에 국제개발 어젠다와 이슈, 이니셔티브를 선도적으로 제시할 정책연구기관의 출범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희망과 도전 미래 세대로서 제3세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모리셔스 대학(University of Mauritius)의 케네스 마후니 학생은 개발도상국의 미래 세대가 갖고 있는 특징을 사실적으로 분석하였다. 발표 내용을 보면 한국, 그리고 나아가 세계 여러 공여국의 미래 세대와 별반 차이가 없었고, 이는 IT 혁명에 따른 변화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 환경에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인터넷 보급의 확산과 함께, 서방 국가들은 물론 개발도상국들의 다양한 문화, 사상, 아이디어, 정보가 빠르게 개발도상국의 청년들에게 전달됨으로써 앞으로 공여국과 개발도상국의 국민들간의 공감대와 접점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두 번째 발제자인 우이셰마 에메 베다스테 르완다 교육부 ICT 활용 교육 담당관이 강조한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였는데, 이 문제도 역시 개발 협력이 풀어야 할 과제로서 함의를 지닌다. 양질의 노동력 제공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고, 이들이 일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준우 유엔개발계획(UNDP) DR콩고 사무소장의 발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준우 소장은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그들의 곁에서 지지자가 되어주고, 발전의 과정에서 대두되는 복합적 장애물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박준우 소장은 또한 정치적 안정 및 평화, 인도적 문제의 해결과 지속가능한 발전 요소가 연계된 접근, 그리고, ‘인도적 지원-발전-평화 넥서스(Humanitarian-Development-Peace (HDP) Nexus)’ 등을 포함한 통합적 접근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제3세션의 발표 내용과 관련하여, 중국이 경제 및 사회 인프라 개발을 적극 앞세우고 개발도상국이 이를 나름 환영하고 있는 현상에 빗대어 보았을 때,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공여국들이 왜 그 동안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에 미온적이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식 원조 모델이 환영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적 사례들이 발견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기존 서구 중심의 기존 공여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도 잘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EDCF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개발 사업에 집중하여 왔으나,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EDCF 해외사업 참여에 미온적인 점을 잘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EDCF 사업이 해외 인프라 건설 사업이 아닌 다른 형태로 어떻게 업그레이드되고 변화할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이를 반영한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노동력 생산을 위한 교육,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사실 ODA 사업 자체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에 반해 FDI 프로젝트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FDI는 까다로운 투자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택받은 소수의 국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양질의 교육, 그리고 이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두 수레 바퀴를 온전히 가동시키는 방법은 결국 긴밀한 민관협력만이 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와 시민 사회 등 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요구된다. 맺으며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의 살펴보면서 그 의미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은 명실공히 원조규모상으로 세계 15위의 공여국으로 성장하였다. 이 회의를 기획한 KOICA는 1조원 이상을 원조 예산을 집행하는 무상원조 전담기관이다. 즉, 한국의 원조를 대표하는 기관이 기획하여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학술적, 정책적 논의를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단 3개의 세션과 9명의 국내외 발표자에 불과했다는 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서울 ODA국제회의를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ODA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가능케 함으로써 기존 ODA 사업들의 문제점과 한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북아시아 지역협력의 관점에서도 유의미한 노력이다. 일례로, 지난 수년간 일대일로(一带一路)만 강조해온 것과 달리, 중국은 최근 ODA 관련 민간학술회의에 참석하여 나름의 대안적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AIIB)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NDB)의 운영, 그리고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의 정교화 등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대안적 패러다임 제시를 위해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고민하고 있는지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의 대안적 발전 모델이 지닌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면서 국제시민의 안녕과 번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한 올바른 방법을 모색해나갈 수 있다. 한편,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이라는 대주제에 맞게 세계 각국의 미래 청년세대로 기획된 점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한 국제개발협력의 특징과 잘 부합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개최될 18차 서울 ODA국제회의는 더 많은 다양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국제기구, 지역기구, 그리고 국제NGO등 다양한 행위자 등이 모여 다양한 분야(thematic issues and sectors)에서 국제개발 협력이 직면한 도전과제와 딜레마를 논의하고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할 미래를 모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現 전북대학교 글로벌융합대학원 학장,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 Cranfield University에서 국제개발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분야는 국제개발협력 규범, 평가, 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A Study on the Correlation Between Sanctions and Humanitarian Situation: Did Sanctions Lead to the Crisis in North Korea?” (Pacific Focus), “Enhancing Digital Education Inclusiveness in Uzbekistan” (슬라브연구), “Foreign Relations Between Kazakhstan and South Korea from the Perspective of Public Diplomacy” (세계지역연구논총), “The influence of South Korean NGO on State Aid Policy” (Asian Perspective), 『지방정부의 국제개발협력과 공공외교』 (오름출판사),『국제개발: 사회경제이론, 유산, 전략(번역서)』 (명인문화사) 등이 있음.
  • [JPI PeaceNet] 미국의 일반패권국화와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저자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
    발간호
    2024-12
    [기획자 註] 최근 불안정한 국제질서를 논의할 때 많은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권위주의적인 현상변경국(authoritarian revisionist states)’에 의한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주목한다. 하지만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패권국 역할에 대한 미국과 미국민들의 인식 변화 또한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점차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변화하는 미국의 모습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중국의 대외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정책적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djpark@jpi.or.kr)] 1. 들어가며: 2024년 미국 대선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 2024년 11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미국 정치 무대에 복귀하였다.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주요 격전지에서 모두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을 이끌었다. 선거 유세 중 트럼프는 추가적인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할 것이라고 공약하며 우방국들을 불안에 떨게 하였다. 무역장벽을 쌓고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공약으로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들기도 하였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동요하고 있다. 2024년 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3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과거에는 세계의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였으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40퍼센트에 달했다. 이러한 인식을 가진 미국인들의 비율은 더욱 높아, 72퍼센트의 미국인들이 미국이 더 이상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답했다.1) 이러한 변화는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냉전의 해체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승리와 이념적 진화의 종언을 지시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과 달리, 2) 최근 국제적으로 민주주의는 오히려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40여 개 국가가 “민주주의의 퇴보(democratic backsliding)”를 경험하였다.3) 그러는 동안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이 약진하였으며, 러시아나 중국,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 자유무역 등에 기초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도전을 받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인식 변화를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의 대외정책 조정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대응 및 이를 통한 국제질서 재편 시도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토대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2.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기원과 적법한 패권국으로서의 미국 국제정치에서 패권(hegemony)의 획득은 일반적으로 물질적 요소(하부구조)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패권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선 비물질적 요소(상부구조)도 중요하다.4) 즉, 군사력과 경제력 등 물리적 힘(power)을 통해 획득한 패권의 안정적 유지와 운용을 위해선 타국으로부터 그 패권적 지위에 대한 적법성(legitimacy)을 인정 받을 필요가 있다.5) 적법성이 부여된 힘은 권위(authority)로 전환된다.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의 성격은 그 패권적 지위의 적법성 인정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가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얻으면, 패권국의 지위에는 적법성이 부여되는 반면, 국제사회가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 수용을 거부하면 반패권 연합(anti-hegemonic coalition)이 출현하여 패권적 지위가 도전받게 된다. 과거 여러 대전쟁(great war)에서 승리한 패권국들은 힘의 비대칭을 이용하여 새로운 전후 국제 질서(postbellum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곤 했다.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이후 다른 강대국과의 힘의 불균형을 적극 활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국제질서를 구축하였다. 자유주의, 법치, 인도주의, 민주주의 등 상호호혜적인 규범(norms)이 근간을 이루는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가 탄생한 것이다. 이 새로운 국제질서는 과거 존재했던 다른 질서들보다 월등히 더 입헌적(constitutional)인 경향을 보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가들 간의 상호호혜성이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reciprocity)되었으며,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은 스스로 이러한 제도의 제약을 수용하여 자의적 힘의 행사를 자제하였다. 미국은 그동안 글로벌 공공재(global public goods)를 제공함으로써 상호호혜적 질서를 유지하였고, 과거 적대적 관계에 있던 패전국들 역시도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었다.6) 그 결과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법성을 부여받았으며, 미국은 “자유주의적 리바이어던(Liberal Leviathan)”으로 부상하였다.7) 이는 탈냉전 시기 미국의 패권 유지 가능성에 대한 각종 부정적 관측에도 불구하고,8) 오늘날까지 미국 패권의 유지를 가능케 한 중요한 요인이다. 그동안 미국은 “적법한 패권국(legitimate hegemon)”이었다. 3.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현재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이다. 그동안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지지해 온 다섯 가지 기둥(▴지리 ▴인구(demography) ▴달러 기축통화 ▴에너지 ▴군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패권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9) 더 이상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하고 미국적 이상(American ideals)을 퍼뜨리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인들이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unipolar moment) 동안 반복된 대외정책 실패10),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미국 내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의 대두 및 정치 양극화 확대11)에 따라 지속적으로 심화되었다. 결국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초당적으로 공유되던 이른바 “자유주의적 합의(liberal consensus)”가 붕괴되었고,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게 되었다.12) 한편 이는 트럼피즘(Trumpism)의 부상과 맞물리면서 현재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예외주의”를 대체해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서, 미국의 대외적 국력 투사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가치를 지닌 네오콘 성향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이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에 제동을 걸었지만, 2기 행정부에는 이들이 정책결정과정에서 부재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 우선주의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패권의 적법성이 많은 부분 자유주의적 가치수호 노력과 이를 위한 개입과 관여에 기반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강화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를 의미한다. 미국이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conventional hegemon)”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패권국이 된 미국은 상호호혜적 규범에 근거한 현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보다 종래 다른 패권국들과 마찬가지로 편협하게 정의된(narrowly defined) 자국의 이해관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13) 이에 따라 국제질서의 입헌성 및 상호호혜성은 점차 희석되고, 무정부성(anarchical nature)은 차츰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미국이 자유주의적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국제위기의 빈도가 증가하는, 이른바 ‘킨들버거의 함정(Kindleberger Trap)’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14) 요약하면, 미국 패권의 적법성은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에 대한 미국의 기여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약화시키는 미국 우선주의 독트린의 지속은 미국 패권의 안정성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 중국의 국제정세 변화 인식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은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12월 해외 주재 외교관들을 접견하여, 국제정세의 변동을 언급하며 “100년간 없던 대변혁(百年未有之大变局)”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15)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를 소홀히 하는 일시적 대공위기(interregnum)는 중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기회 시기(重要战略机遇期)”를 제공하고있다.16)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은 미국이 더욱 편협하게 정의된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미국 패권의 적법성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이 지속적인 부상을 통해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를 조기 종언시키고 다극적 국제질서(multipolar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 단계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단기적으로 미국을 도발하기보다 미국과의 장기적전략경쟁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양상은 공산당이 국공내전 시기부터 발전시켜온 “통일전선(统一战线)” 전술과 유사하다. 구체적으로, 통일전선 전술의 핵심 내용은 ▴주적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잠재적 협력세력과 연대하며 ▴적대 세력 내부의 분열을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중국의 정책 및 담론의 변화를 관찰하며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구체적인 대외정책 방향은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방지하고 ▴미국과 그 우방국 간의 간극을 확대하고 ▴수정주의 국가들과 느슨한 협조 체제를 형성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다. 5.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1) 중국의 대응 I: 미국과의 직접 충돌 방지 및 핵전력 강화 중국은 미국에 대해 군사적으로 여전히 열세에 있는바, 미국과의 충돌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사가 없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17) 또한 미중 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필연적이지 않으며 양국이 “신형대국관계(新型大国关系)”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18) 또한 중국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고 있다.19)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목도하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양안 충돌을 대리전(proxy war)으로 이용하여 중국의 힘을 소모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0) 물론 중국도 자신들의 우호적 메시지를 미국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이에 중국은 미중 간의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 핵전략을 대폭 수정하였다. 냉전 시기부터 중국은 200여 기의 핵탄두만을 보유하고 그 이상으로 핵전력을 증강하지 않는 이른바 최소 억지(minimum deterrence) 태세를 유지해왔다.21) 심지어 2000년대 이후 미국의 군사 과학기술 발전 과 중국의 핵기술 발전 정체로 인해 미국의 1차 타격 후 중국의 핵전력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22) 중국은 2020년 무렵까지 최소 억지전략을 유지해왔다.23)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핵전략을 대폭 조정하였다.24) 해상 및 공중 기반 핵전력을 증강하고 육상 기반 ICBM 전력의 생존 능력과 돌파력을 강화하여 2차 타격 능력에 기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25) 특히 지난 2024년 9월, 중국은 44년만에 이례적으로 태평양 공해상으로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을 실험 발사하였다. 해당 ICBM은 최대 사거리 12,000-15,000km의 DF-41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본토에 대한 중국의 직접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양국 간 충돌을 억지하고자 하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26) 2024년에 잇달아 발생한 로켓군 간부의 숙청 또한 핵전력 강화 필요성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느끼는 긴박감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2) 중국의 대응 II: 자유주의 진영 약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필연적으로 미국의 우방국과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미국의 우방국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우방국들이 중국에 지닌 전략적 가치는 오히려 제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이 EU와 일본, 한국 등 미국의 핵심 우방국들과의 갈등으로 확대되어 반중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미국 우방국들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무기이다. 중국은 이를 활용하여 미국과 우방국들 사이 간극을 확대하는 이른바 “쐐기전략(wedge strategy)”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무기의 효용을 더 제고하기 위해 중국은 미국 우방국들의 대중국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높여나가는 한편 자국의 대외의존도는 , 감소시키는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27)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의 발전 전략 역시도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그동안 미국이 제공해온 글로벌 공공재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commitment) 축소 역시도 중국의 쐐기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중국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기존 자유주의국제질서 규범 중 자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요소들(▴일방주의 반대 ▴보호주의 반대 ▴'윈윈(共贏)' 발전 주창 ▴자유무역 수호 ▴다자주의 옹호 ▴주권평등 등)을 적극 주창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자유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나 경제 문제의 안보화(securitization) 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상기 맥락에서 시진핑 주석은 2024년에 주요 미국 우방국들과 실시한 정상회담에서 지속적으로 자유무역 수호와 공급망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28) 코로나 국면에 심화된 중국의 전랑외교(战狼外交)는 美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대폭 악화시킨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은 대외정책을 대폭 수정하여,29) 세계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외교적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30) 3) 중국의 대응 III: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란 핵합의(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의 파기, 그리고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파행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 이란, 그리고 북한 등을 주축으로 반미 협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들 국가들 간에도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영향력 약화라는 단일 목표는 이들 간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상쇄하고 있다.31) 이른바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Loose Concert of Revisionist Powers)”를 형성된 것이다. 중국은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를 통해 대만 문제나 위구르 인권 문제 등 핵심 민감 사안에서 중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요 우방국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 견제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저지하는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32) 그렇지만 중국은 이들 국가들과 표면적으로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느슨한 수준의 협력만을 지속하고 있다.33) 중국과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간 이와 같은 느슨한 형태의 협력은 ▴냉전식의 명확한 진영 대립의 출현을 방지하고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추궁을 차단하며 ▴ 미국 우방국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한다는 판단에 기반 한 것으로 추정된다.34) 동시에, 이와 같은 느슨한 협력은 미국에게 전략적 딜레마를 야기한다는 점에서도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이란은 잠재적 핵보유국이다. 이들 국가들은 각 지역마다 개별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안보 위협을 야기하여,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 북한, 이란을 견제하는 데에 과도하게 자원을 투입할 경우 “과대팽창(overreach)”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반면, 미국이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에 대한 견제를 포기하고 대중국 압박에만 집중할 경우, EU,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우방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것이다. 미국이 향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전략적 수축(strategic retrenchment)”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이와 같은 ”과대팽창방지”와 “대미 신뢰도 유지”간 발생하는 딜레마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 중국의 대응 IV: 글로벌 사우스의 지지 확보 한편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대상으로 영향력 확대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냉전 시기 “제3세계”로 불리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는 제국주의 침탈과 식민 지배를 경험한 바 있어 반서구 정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중국은 과거 냉전 시기부터 제3세계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왔다.35) 그렇지만 과거 “제3세계”와 차별되는 특징으로,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는 ▴ “나머지의 부상(Rise of the Rest)”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부상을 경험하였으며36) ▴이 과정에서 세계화의 수혜를 입었고 ▴미국과 서방이 기억하는 “긴 평화(long peace)” 대신 다수의 대리전과 내전을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해 대체로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을 보유하고 마니교적(Manichaean) 선악 구분을 거부한다는 특징을 지닌다.37) 이러한 관점에서 글로벌 사우스는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강대국 “ 정치에 적극적으로 불만를 제기하는 제3세계”로 정의 가능하다. 이는 중국에게 유리한 전략적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중국은 이러한 전략적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맹주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38) 동시에,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다른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는 ▴주권의 절대성 ▴UN헌장과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안보 ▴각국의 여건에 기반한 인권 ▴좋은 거버넌스로서의 민주주의 ▴정치적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서의 경제발전 ▴대안 기축통화의 사용 ▴국제관계의 민주화 등이 핵심 요소이다. 그리고 중국은 이에 기반한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39) 현재 중국은 이러한 목표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를 제시하고40) 그 각론으로서 글로벌개발구상(GDI), 글로벌안보구상(GSI), 글로벌문명구상(GCI)도 전파하고 있다.41) 이는 국공내전 당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农村包围城市)”했던 공산당의 전술과 유사한 양상이기도 하다. 과거 국공내전 시기 중국공산당이 공산주의적 이상사회를 제시함으로써 농촌 인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었다면, 현재 중국은 인류문명공동체에 기반한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사우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산당이 제시했던 공산주의 이상이 실제 구현되지 못했듯이, 중국의 대안적 국제질서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한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반감을 갖고 있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중 일부가 중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호응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여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미 중국의 “인류운명공동체” 담론을 수용하였고, GDI, GSI, GCI 담론 수용 국가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이미 다수의 글로벌 사우스로부터의 지지를 확보 한 것으로 평가된다.42) 6.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미국 우선주의는 오늘날 미국 대외정책의 큰 추세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외적 영향력 투사 축소는 한동안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국력 차이는 여전히 극명하여 미국 패권의 물질적 토대가 여전히 온전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의 관측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 부상이 미국 패권의 즉각적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와 이로 인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동요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향후 국제질서의 자유주의적 상호호혜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이 축소됨에 따라, 다자주의 국제규범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고, 자유주의적 가치가 도전을 받으며, 동맹국과 우방국들 간의 협력 체제가 약화되고,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미국의 일반 패권국화는 우방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미국의 배려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국의 우방국들이 “자력구제”를 추구하거나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970년대 미국은 한 차례 일방주의적 전략적 수축을 단행한 적이 있다. 1968년 당시, 올해 실시된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국내 인플레이션의 압박 속에서 대외적인 역할 축소를 주장하는 후보가 승리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전반에 걸쳐 미국은 우방국들의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남베트남 철군 ▴태국 철군 ▴주한미군 감축 ▴주일미군 감축 ▴방글라데시 대학살 묵인 ▴대만 단교 ▴중국 수교 등의 정책을 단행하였다. 당시의 경험은 한국이 미국의 극단적 일방주의 노선에 대비하여 과도하게 이념주의적인 대외정책이 실시되거나 각종 현안들이 지나치게 안보화(securitization)되는 것을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은 현재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를 도모하고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현재 역량은 제한적이나, 국가수와 인구 규모가 상당한바 글로벌 사우스 내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 확대될 경우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에 대한 지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중국이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넘어 자국 주도의 국제질서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실제 과거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sinocentric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고 운용한바있다. 그 속에서 한국의 자주성(autonomy)은 크게 제약되었고 자발적 “중화(sinicization)”를 통해 생존 공간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한국에게 두 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한 가지 선택지는 미국이 흥미를 잃어가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현행 국제질서의 대표적 수혜국이자 자유주의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이 여타 유사입장국들(like-minded countries)과 함께 더 큰 역할 수행하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외교 노선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를 기조로 탈이념화된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기 두 가지 선택지 중 한국의 선택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 내 자유주의적 합의가 조속히 재건되고 미국의 전략적 수축이 조기에 종료된다면, 한국이 일정 기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미국의 일반패권국화가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이 갖고 있는 국가 역량의 한계를 고려할 때, 가치 외교는 그 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며 실용주의 외교 노선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1) Janell Fetterolf and Sofia Hernandez Ramones, “72% of Americans Say the U.S. Used to be a Good Example of Democracy, but isn’t Anymore,” Pew Research Center, July 10, 2024,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4/07/10/72-of-americans-say-the-us-used-to-be-a-good-example-of-democracy-but-isnt-anymore/. 2) Francis Fukuyama, “The End of History?” The National Interest, No. 16 (Summer 1989), pp. 3-18. 3) James Dean, Cornell Chronicle, “Democratic Decline a Global Phenomenon, even in Wealthy Nations,” Cornell Chrinicle, January 17, 2024, https://news.cornell.edu/stories/2024/01/democratic-decline-global-phenomenon-even-wealthy-nations. 4) Antonio Gramsci, Selections from the Prison Notebooks (New York, International Publishers, 1971). 5) Robert O. Keohane, After Hegemony: Cooperation and Discord in the World Political Economy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p. 45; Robert Gilpin, The Political Economy of International Relations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7), p. 73. 6) G. John Ikenberry, After Victory: Institutions, Strategic Restraint and the Rebuilding of Order after Major War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1). 7) G. John Ikenberry, Liberal Leviathan: The Origins, Crisis, and Transformation of the American World Order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1). 8) John Mearsheimer, “Back to the Future: Instability of Europe after the Cold War,” International Security, Vol. 15, No. 3 (Summer 1990), pp.5–57; Christopher Layne, “The Unipolar Illusion: Why New Great Powers Will Arise,” International Security, Vol. 17, No. 4 (Spring 1993), pp.5–51; Kenneth N. Waltz, "The Emerging Structure of International Politics," International Security, Vol. 18, No. 2 (Fall 1994), pp. 44-79. 9)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미국을 “자기의심의 초강대국(self-doubting superpower)”라고 명명하며, 여전히 우월한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Fareed Zakaria, “The Self-Doubting Superpower: America Shouldn’t Give Up on the World It Made,” Foreign Affairs, Vol. 103, No. 1 (January/February 2024), pp. 38-54. 10) ▴소말리아(’93) 내전 개입 실패 ▴9/11테러와 아프간 전쟁 및 이라크 전쟁 실패 ▴아랍의 봄 대응 실패(리비아 안정화 실패와 시리아 내전 불개입) 등이 그 사례이다. 11)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조사 결과, 미국은 한국과 함께 19개 조사대상국 중 가장 양극화가 심각한 국가로 나타났다. Laura Silver, “Most across 19 countries see strong partisan conflicts in their society, especially in South Korea and the U.S.,” Pew Research Center, November 16, 2022,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2/11/16/most-across-19-countries-see-strong-partisan-conflicts-in-their-society-especially-in-south-korea-and-the-u-s/. 12) Jean M. Twenge, “The Death of American Exceptionalism,” The Atlantic, October 25, 2024, https://www.theatlantic.com/ideas/archive/2024/10/youth-democracy-united-states-unique/680344/; Daniel W. Drezner, “The End of American Exceptionalism,” Foreign Affairs, November 12,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end-american-exceptionalism. 13) Hal Brands, “An “America First” World,” Foreign Affairs, May 2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america-first-world-trump. 14) 찰스 킨들버거(Charles Kindleberger)는 과거 영국의 리더십 축소와 미국의 리더십 未성장으로 인한 지도력의 공백이 대공황을 초래하였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Charles P. Kindleberger, The World in Depression, 1929–1939 (Berkeley and LosAngele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3). 이러한 관점은 패권의 부재가 국제질서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패권안정론(hegemonic stability theory)과 “킨들버거의 함정” 개념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였다. Robert Gilpin, War and Change in International Poli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1); Joseph S. Nye, “The Kindle-berger trap,” Project Syndicate, January 9, 2017, https://www.belfercenter.org/publication/kindleberger-trap. 15) 人民日报:《习近平接见二〇一七年度驻外使节工作会议与会使节并发表重要讲话》,2017年12月29日,第1版. 이후 2018년 6월 중앙외사공작회의나 2021년 7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 등에서도 동일한 표현을 반복하였다. 人民日报:《坚持以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外交思想为指导,努力开创中国特色大国外交新局面》,2018年6月24日,第1版; 人民日报:《在庆祝中国共产党成立100周年大会上的讲话》,2021年7月2日,第2版. 16) 해당 개념은 2002년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에서 정식으로 제시된 것으로 당초 2020년까지의 시기를 의미하였다. 江泽民:《全面建设小康社会,开创中国特色社会主义事业新局面》,《十六大以来重要文献选编:上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11年), 第1-44页. 그렇지만 2020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9기 5중전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현재와 앞으로 한동안 중국의 발전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며 현재까지도 지속됨을 시사하였다. 习近平:《新发展阶段贯彻新发展理念必然要求构建新发展格局》,《十九大以来重要文献选编:中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21年),第 818-833页. 17) 人民日报:《习近平出席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并发表演讲》,2023年11月17日,第1版. 18) 人民日报:《在华盛顿州当地政府和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上的演讲》,2015年9月24日,第2版;人民日报:《习近平会见美国工商界和战略学术界代表》,2024年3月28日,第1-2版. 19) 시진핑 주석은 2023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중국이 어떻게 2027년이나 2035년에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 행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의 언론 보도들에 대해 들었다. ... 그런 계획은 없다. 아무도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Ken Moriyasu, “Why Xi tried to assure U.S. he has no Plans for Taiwan Invasion,” Nikkei Asia, November 18, 2023, https://asia.nikkei.com/Politics/International-relations/APEC/Why-Xi-tried-to-assure-U.S.-he-has-no-plans-for-Taiwan-invasion. 20) 2024년 6월, 시진핑 주석은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집행위원장과의 회담 중,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그런 미끼에 걸려들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Demetri Sevastopulo and Joe Leahy, “Xi Jinping claimed US wants China to attack Taiwan,” Financial Times, June 16, 2024, at https://www.ft.com/content/7d6ca06c-d098-4a48-818e-112b97a9497a. 유사한 맥락에서 추이티엔카이(崔天凯) 전임 주미대사 역시도 2024년 2월 ”누군가는 ... 그들이 군사지원을 제공하고 ... 무기를 공급하는 대리전을 하여, 중국인이 중국인을 죽이도록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하였다. Yuanyue Dang, “China will not fall into ‘Trap’ of war in Taiwan Strait: Former Envoy Cui Tiankai,” South China Morning Post, February 12, 2024,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251733/china-will-not-fall-trap-war-taiwan-strait-former-envoy-cui-tiankai. 21) John Wilson Lewis and Xue Litai, China Builds the Bomb (Stanford, California: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8); Chu Shulong and Rong Yu, “China: Dynamic Minimum Deterrence,” in Muthiah Alagappa, ed., The Long Shadow: Nuclear Weapons and Security in 21st Century Asia (Stanford, Calif.: Stanford University Press, 2008), pp. 161–214. 일각에선 이 전략을 “제한적 억지(limited deterrence)”로 해석한다. Alastair Iain Johnston, “China’s New ‘Old Thinking’: The Concept of Limited Deterrence,” International Security, Vol. 20, No. 3 (Winter 1995/ 96), pp. 5-42. 22) Brad Roberts, Robert A. Manning, and Ronald N. Montaperto, “China: The Forgotten Nuclear Power,” Foreign Affairs, Vol. 79, No. 4 (July/August 2000), pp. 53-63;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End of MAD? The Nuclear Dimension of U.S. Primacy,” International Security, Vol. 30, No. 4 (Spring 2006), pp. 7-44;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Rise of U.S. Nuclear Primacy,” Foreign Affairs, Vol. 85, No. 2 (2006), pp. 42-54; Fiona S. Cunningham and M. Taylor Fravel, “Assuring Assured Retaliation: China's Nuclear Posture and U.S.-China Strategic Stability,” International Security, Vol. 40, No. 2 (Fall 2015), pp. 7-50. 23) M. Taylor Fravel and Evan S. Medeiros, “China’s Search for Assured Retaliation: The Evolution of Chinese Nuclear Strategy and Force Struc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35, No. 2 (2010), pp. 48-87. 24) 특히 미국의 ▴한국 내 THAAD 배치 ▴INF 조약 폐기 ▴신속 글로벌 타격(PGS) 능력 개발 ▴SM-2 요격미사일의 ICBM 요격 실험 성공▴저위력 핵무기 개발 시도 ▴발사 전 요격(left of launch) 개념 등장 등이 중국의 우려를 심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Henrik Stålhane Hiim, M. Taylor Fravel, and Magnus Langset Trøan, “The Dynamics of an Entangled Security Dilemma: China’s Changing Nuclear Pos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47, No. 4 (Spring 2023), pp. 147–187 25) 대표적으로 중국은 ▴고체연료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ICBM 격납고 확충 ▴다탄두 개별유도 미사일(MIRV) 기술과 극초음속활공체(HGV) 기술의 적극 개발 ▴조기경보 체제와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Ashley J. Tellis, “What Are China’s Nuclear Weapons For? The Military Value of Beijing’s Growing Arsenal,” Foreign Affairs, June 1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responses/what-are-chinas-nuclear-weapons. 美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대략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U.S. Department of Defens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3,” Annual Report to Congress, https://media.defense.gov/2023/Oct/19/2003323409/-1/-1/1/2023-MILITARY-AND-SECURITY-DEVELOPMENTS-INVOLVING-THE-PEOPLES-REPUBLIC-OF-CHINA.PDF. 26) 人民日报:《火箭军向太平洋海域成功发射1发洲际弹道导弹》,2024年9月26日,第6版. 27) 2020년 4월, 시진핑 주석은 중앙재경위원회 제7차 회의 시, ”(중국에 대한) 국제 산업 체인의 의존성을 강화하여, 외부 세력의 인위적인 공급 중단에 대해 강력한 저지 및 억제 능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习近平:《国家中长期经济社会发展战略若干重大问题》,《求是》,2020年第21期. 28) 중-독 정상회담(2024년 4월), 중-프 정상회담(2024년 5월), 중-일 정상회담(2024년 11월), 한-중 정상회담(2024년 11월) 등, 시진핑 주석은 美우방국 최고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에서 상기 메시지를 반복하여 강조하였다. 29) Shaoyu Yuan, “Goodbye, Wolf Warrior: Charting China’s Transition to a More Accommodating Diplomacy,” International Affairs, Vol. 100, No.5 (2024), pp. 2217–2232. 30) ▴호주산 와인 보복 관세 해제(2024년 3월)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2024년 9월) ▴다수의 美우방국에 대한 일방적 무비자 정책발표(2024년 6월, 11월) 등이 그 사례에 해당된다. 31) 상기 국가들 간의 협력은 ▴ ▴ ▴ 등을 통해 더욱 제도화되었다. 러시아와 이란 역시도 체결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ASS, “Russia, Iran Work to Set Time for Signing Partnership Agreement — MFA,” November 13, 2024, https://tass.com/politics/1871837. 32) Stephen Hadley, “Xi Jinping’s Axis of Losers: The Right Way to Thwart the New Autocratic Convergence,” Foreign Affairs, November 1, 2024, at https://www.foreignaffairs.com/china/xi-jinpings-axis-losers. 33) 예를 들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비군사적 지원은 지속하지만 무기 지원은 자제하고 있으며, 이란과도 협력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선 반대 입장 유지하고 있다. 34) Oriana Skylar Mastro, “China’s Agents of Chaos: The Military Logic of Beijing’s Growing Partnership,” Foreign Affairs, Vol. 103, No. 6 (November/December 2024), pp. 26-32. 예를 들어 러시아, 북한, 이란과의 과도한 협력은 각각 독일,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반면 적정 수준의 관계 유지는 상기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여 중국에게 전략적 레버리지(leverage)로 작용할 수 있다. 35) 중국은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의 국내적 혼란 시기에도 제3세계에 대외원조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개발도상국과의 관계 중시하였고, 그 결과 1971년 유엔에서 대만을 축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중국은 1991년 첸치천(钱其琛) 외교부장의 아프리카 순방 이후 현재까지 매년 외교부장의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36) Fareed Zakaria, The Post-American World: And the Rise of the Rest (W.W. Norton & Company, New York, London, 2008). 37) Matias Spektor, “In Defense of the Fence Sitters: What the West Gets Wrong About Hedging,” Foreign Affairs, Vol. 102, No. 3 (May/June 2023), pp. 8-16; Sarang Shidore, “The Return of the Global South,” Foreign Affairs, August 31, 2023,https://www.foreignaffairs.com/world/return-global-south-critique-western-power. 한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과 탈이념적 대외정책 추구는 러-우 전쟁에 대한 이들의 태도에 반영되어, 러-우 전쟁을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로 규정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은 대러 제재에 불참하였다. 반면 30여 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BRICS가입 의사 표명하고 있으며, 2024년 10월 러시아 개최 BRICS 정상회의에도 22개국의 정상을 포함하여 총 36개국이 참석하였다. 동 회의 계기 채택된 “카잔 선언(Kazan Declaration)”은 ▴현지 통화 사용을 확대를 통한 탈달러화 ▴국제금융시스템 개혁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강화 ▴SWIFT 결제망 대체 및 브릭스 클리어(BRICS Clear) 도입 검토 ▴유엔의 민주적 개혁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 ▴개방적이고 공정한 다자 간 무역 시스템 구축 ▴브릭스 곡물거래소 창설 등, 미국의 현행 정책과 대립되는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38) 예를 들어 시진핑 주석은 2024년 6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계기 “중국은 줄곧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이었다 ... 중국은 앞으로도 영원히 개발도상국의 일원일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人民日报:《习近平向联合国贸易和发展会议成立60周年庆祝活动开幕式发表视频致辞》,2024年6月13日,第1版. 39) 상기 요소들은 현행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 중 ▴R2P에 기반한 대외 개입 ▴일방주의적 군사력 사용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 ▴다당제와 시민참여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의 보장 ▴달러패권 동요 ▴미국의 패권적 지위 등의 요소와 대립하거나 이러한 요소의 약화를 의미한다. Elizabeth Economy, “China’s Alternative Order: And What America Should Learn From It,” Foreign Affairs, Vol. 103, No. 3 (May/June 2024), pp. 8-24. 40) 人民日报:《习近平出席第七十届联合国大会一般性辩论并发表重要讲话》,2015年9月29日,第1版. 41) 2024년 1월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해 동안의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성과를 나열하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도서를 언급, 글로벌 사우스 지역과 사실상 동일하다. 王毅:《 自信自立、开放包容、公道正义、合作共赢》,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2024年1月9日,https://www.mfa.gov.cn/web/wjbz_673089/zyjh_673099/202401/t20240109_11220573.shtml. 42) 2023-2024년 여론 조사 결과, 동남아시아(Yusof Ishak Institute), 아랍(Arab Barometer), 중앙아시아(Central Asia Barometer) 등 지역에서 모두 중국에 대한 호감도 및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에 대한 호감도나 미국의 영향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Latinobarometro)는 중국보다 미국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호감도를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Afrobarometer)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 現서강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북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미중관계, 북중관계, 양안관계, 중국 대외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When Beijing Chose Seoul over Pyongyang: China–South Korea Diplomatic Normalization Revisited” (China Quarterly), “The Impacts of U.S. Foreign Policy on Taiwanese Public Support for Independence: Evidence from Experimental Analysis” (Journal of Chinese Political Science), “Domestic Instability as a Key Factor Shaping China's Decision to Enter the Korean War (China Journal), “We are Brothers but Not Allies: The Sino–DPRK Alliance Revisited” (Pacific Affairs), “Bringing North Korea to the Negotiating Table: Unstable Foundations of Kim Jong-un’s North Korean Regime” (International Relations of the Asia-Pacific) 등이 있음.
  • [JPI PeaceNet] 미 대선 이후 한일 안보협력 방향
    저자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발간호
    2024-11
    [기획자 註] 한일 관계 개선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외교 목표이자 성과로 꼽힌다.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 그리고 2023년 8월에 개최된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일 협력을 크게 강화하는 데에 기여했다. 이러한 모멘텀을 미국 대통령 선거와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 이후 유지시키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주평화연구원은 국방대 국가안전보 장문제연구소(RINSA) 주최 에서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을 JPI PeaceNet으로 아래와 같이 발간한다.1) [기획: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yhkang@jpi.or.kr)] I. 배경 한국 윤석열 정부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이전 정부와는 대비되는 대외정책이 강조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대일정책, 즉 한일관계이다. 한일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사건은 역사, 경제,국방,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었고, 그 기간도 지난 10년 이상을 거슬러가고 있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순환되며 어느 한쪽이 먼저 끊어낼 동인을 갖지 못했다. 다시 말해 관계를 개선하거나 정상화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게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비용,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비용이 컸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한일관계는 한미관계와 함께 냉전기부터 한국의 대외정책 및 안보협력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해왔다. 탈냉전과 중국의 부상 그리고 미중 경쟁 시대를 거치면서 한일 간에는 북핵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협력의 필요성이 실질적으로 제기되었고, 중국의 공세적 부상이 지역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이는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차원에서 한일 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존재해왔다고 이해할 수 있다.2) 한편 한국의 입장에서 한일관계는 다른 대외관계와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역사는 한국이 일본을 관념과 국내정치를 고려하지 않고 바라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양국이 논의해야 하는 의제에 따라서는 비합리성이나 제한된 합리성이 작동해서협력을 어렵게 하는 경우도 존재했다.3) 이러한 한일관계의 양면적 특징은 한일 안보협력도다양한 안보협력 중 하나의 사례라기보다는 관계적 특수성이 강조되도록 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은 한일 간 특수성을 완화하고 보편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3월 3.1절 기념식 축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습니다. 특히,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한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4) 윤 대통령은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하면서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군국주의 침략자는 한일 관계의 역사적 특수성이 반영된 일본에 대한 규정이라면, 협력 파트너는 국가이익과 전략에 따라 협력이 가능한 대상 중 하나로 일본을 재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한일관계의 정체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로도 읽히는데 실제로 3.1절 기념식 축사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관계가 이전 정부의 정책적 방향에서 전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기점이 되었다.5) 3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2011년 이래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한일 정상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입니다.”라고 발언했다.6) 3.1절 기념식 축사와 동일한 인식에 기반한 발언으로 일본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부각시키는 언급이었다. 이후 5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방한이 성사되면서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써 한일 양국은 갈등이 상시화된 국면을 전환해서 고위급 인사가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II. 한일 안보관계의 변화 거시적 관점에서 한일관계의 전반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대로 상당한 부침을 겪다가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앵글을 바꿔서 , 안보 분야에 특정해서 한일관계를 살펴본다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한일 안보관계는 탈냉전 이후 본격화되었다. 냉전기 공식적인 한일 안보관계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에 따른 국교정상화 이후 시작되었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한일 안보관계는 한국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일본에 위치해 있던 미 극동군사령부의 군사활동을 일본이 지원하면서부터 간접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에 유엔군 사령부가 창설되고, 한국전쟁 이후 정전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한국으로 본부를 옮기고 일본에는 유엔군 사령부 후방기지를 설치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미국을 매개로 방공협력을 추구하는 안보관계가 형성되었다. 1970년을 전후해 미국이 오키나와 시정권을 일본에 반환하고 아시아 전략을 변화시키며 미일간 한반도 유사에 대한 일정 합의(‘한국조항’)가 이루어지고,7) 1980년대 일본의 대한 경제원조가 실현되면서 경제협력으로 한일관계가 강화되었다.8) 냉전기 반공논리를 매개로 협력을 강조한 한일 안보관계는 탈냉전에 들어 민주화의 물결을 거치며 새로운 전개를 맞이했다. 민주화와 세계화는 한일 간 정치경제체제의 유사성을 돋보이게 했으며, 양국이 보다 보편적 가치관을 공유하게 되는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9) 이러한 변화는 최근 윤석열-기시다 시기 한일관계의 협력적 측면이 강조된 것과 유사하다. 한국은『1992-93 국방백서』에서, 일본은 『1991 방위백서』에서 한일 안보협력을 발전시켜나가는 정책방향을 설명했고, 1994년 4월 한국 이병태 국방장관과 일본 아이치 가즈오 방위청 장관이 첫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고 국방교류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한국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양국 간 안보정책협의회 및 각급차원의 방위교류를 환영하고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한일안보협력의 기본원칙을 정했는데 첫째, 한일 안보협의체를 운영하고, 둘째, 국방교류를 증진하며, 셋째, 대북정책에서 한미일 공조를 강화한다는 것이다.10)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이루어졌지만 이후 한일 안보관계의 전개를 돌이켜보면 선언의 내용이 실현되었다기 보다는 여전히 그러한 원칙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2000년대에 한일 간 국방인사 . 교류, 부대교류, 정례적 정보교환, 공동훈련 실시 등 낮은 수준의 안보협력이 진행되었고, 2009년 한일국방장관 회담에서 「한일 국방 교류에 관한 의향서」가 서명되었다. 의향서 교환으로 제도화된 한일 안보협력을 논의하고자 했지만 2010년 이후 한일 안보관계는 상당한 부침을 겪게 되었다. 나아가 한일관계의 특수성인 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 간 갈등이 외교적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분야로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으로 한일관계가 침체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한일관계 침체에 있어 주목할 만한 사례가 한일 군사정보교류협정(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GSOMIA) 체결부터 연장종료 결정까지의 과정이다. GSOMIA를 사례로 본 한일 안보관계는 크게 세 가지 시기로 나눌 수 있다.11) 첫 번째는 GSOMIA 체결 실패 시기이다. 한일 국방장관은 2011년 회담에서 GSOMIA를 체결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2012년 6월 체결을 목표로 협의에 들어갔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안보협력에 부정적인 한국 여론이 강했다. 그러나 당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GSOMIA 체결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이를 국무회의에서 상정해서 추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국회 내 협의를 건너뛰고 정부 간 협약으로 체결하고자 했던 초기의 시도는 밀실 추진이라는 반대에 부딪쳐 체결을 연기하고 결국 협정 자체가 무산되었다. 대신 이러한 정보 공유의 부재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정보 공유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약정을 추진했다. 2014년 12월 한미일 국방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삼자 정보 공유 약정(Trilateral Information Sharing Agreement, TISA)」를 체결했다. 이는 한미 정보공유협정과 미일 정보공유협정에 각각 기반해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미국을 중개로 상호 공유한다는 삼자 관계의 구축을 의미했다. 또한, 약정국에 어떠한 법적 의무도 부과하지 않는 느슨한 형태의 제도화였기 때문에 역사 문제로 인한 갈등을 일정 부분 단절할 수 있는 우회적 방안이기도 했다. 둘째, GSOMIA의 재등장 시기이다. 2016년 1월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하면서 북한 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압박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위협대응을 위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안보관계의 재설정을 유도했다. 2016년 3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자 협력이 강화돼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고 북한의 핵확산과 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이 제시되었다. 같은 해 9월 라오스에서 개최된 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GSOMIA 체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실무회의를 거쳐 11월 한국 국방부에서 한일 간 GSOMIA 체결이 완료되었다. 2012년과 마찬가지로 국회 논의는 거치지 않았는데 2016년은 국정농단 문제로 국내 관심이 몰리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GSOMIA 체결에 국내 여론이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셋째 갈등 확대 시기이다 체결을 계기로 , GSOMIA . GSOMIA 한일 정보 공유는 제도화되었는데 이와는 별개로 한일관계는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2015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타결되었지만 잘못된 협상 과정이 문제가 되어 오히려 한일 간 외교적 갈등을 부추기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 내용에 대한 재검토 및 회해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했다. 그리고 2018년 10월 한국 사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확정 판결하면서 일본 정부가 반발함에 따라 한일관계는 교착에 빠졌다. 외교적 갈등은 군사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같은 해 11월 제주 국제관함식에 초청되었던 해상자위대가 욱일기를 게양하고 입항하려고 하자 이는 곤란하다는 해군의 입장 전달에 따라 관함식에 불참하게 되었다. 그리고 12월부터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저공비행으로 한국 해군 군함을 위협하는 사건이 4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던 중 2019년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특정 3개 품목에 대한 대한 수출규제를 조치하고 한국의 수출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 과정에서 신뢰 훼손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응한 한국 정부는 신뢰 훼손과 GSOMIA 연장 여부를 연계시켜, 신뢰가 결여된 국가와의 정보 공유는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같은 해 8월 GSOMIA 연장 종료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의 발표에 일본은 크게 반발했고, 미국도 고위급 인사들이 인터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한일 GSOMIA 연장 종료가 갖는 의미는 한일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한미 및 한미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맥락이었다. 2019년 11월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 및 ASEAN 확대국방장관회의 참석, 미 상원의 GSOMIA 연장 촉구 결의 채택 등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관여를 통한 한일 갈등이 봉합되었다. 이와 같이 GSOMIA 사례는 한일 안보관계의 10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인데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내용을 실현하는게 실질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는 안보협의체를 운영하고 국방교류를 증진하며 한미일 간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한다는 세 가지 원칙이 포함되었다. 세 가지 원칙이 단순해 보이지만 정부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해서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제도화를 통해 협의를 계속하는 게 현실정치에서 지도자들에게 부담과 비용으로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 GSOMIA는 정례적인 안보협의를 위해서는 양국이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으로서 기능하는데 이러한 기능적 접근도 한일관계가 갈등 국면에 있을 때는 유지하는 비용보다 철회하는 비용이 낮다고 판단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일 안보관계에 국내여론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이다. GSOMIA 사례를 보면 2012년과 2016년 모두 체결에 반대하는 여론이 존재했는데 2012년에는 체결에 실패하고, 2016년에는 체결에 이르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청중비용이 중요한데, 청중비용에도 시기와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동아시아 연구원 과 겐론 가 (EAI) NPO(言論NPO)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실시한 한일 국민상호인식 조사의 결과에서도 비슷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데, 추계적으로 보면 한일 안보관계에서 대립하는 이슈가 존재하더라도 안보협력은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한일 간 외교적으로 대립하는 이슈에 대해 국내 여론의 관심은 높지만 정부의 정책방향에 어떤 식으로 의견을 표출할지에 대해서는 시기에 따라 혹은 다른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론이 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책은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12) 따라서 한일안보관계에 있어 여론의 지지를 얻는 대국민 소통이나 공공외교 등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셋째, 한일 안보관계에서의 미국 요인이다.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한미일 간 대북 공조를 강화한다는 원칙이 담겼었다. 미국이 1990년대 초 북핵 1차 위기를 계기로 동아시아 동맹국 간 정책 공조를 강조했었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페리 보고서(Perry report)가 작성되었다. 미국은 1997년 일본과의 방위협력지침(Guidelines for the U.S.-Japan defense cooperation)을 개정했는데 개정된 지침에서 일본이 주변지역에서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후방지역 지원이 포함되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해서 한미일 3국 간 대북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대북정책조정기구(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 TCOG)가 설치되고 1999년 4월 첫 협의가 하와이에서 개최되었다. 이러한 흐름과 병렬적으로 1998년 한일 양국 간 한미일 3자에 의한 정책협의가 논의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일 안보협력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조건으로도 기능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2016년 GSOMIA 체결 및 2019년 GSOMIA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 관여로도 드러난다. 따라서 한일 안보협력은 미국 요인이 어떻게 기능을 하는지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으며, 한일 양국 차원의 협력이 지역 안보에서 미국의 역할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항임을 알 수 있다. III. 트럼프의 재당선과 한일 안보관계의 향방 이러한 배경에서 한일 안보관계에서 미국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학술적, 정책적 연구의 대상이었다. 대표적으로 빅터 차(Victor Cha)의 연구는 한일 안보관계는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 구축해온 양자 동맹체제인 바큇살(hub-and-spoke) 모델을 구성하는 일부로 발전해왔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공통의 동맹국인 만큼 한일 간 동맹은 맺지 않았지만 안보적으로 연계된 유사 동맹(quasi-alliance)과 같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한일 안보관계가 미국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한미일 관계도 미국의 관여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정책은 한일 양국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일본 아베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아시아 관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전략을 미일 간 공동비전으로 발전시켰다. 일본은 미국과의 양자관계를 중심으로 안보협력을 재구성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미일이 중심이 되어 미일 플러스 형태로 소다자 협력을 구성하고 여러 형태가 중첩되도록 했다. 한편, 한국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현하는데 집중했다. 한국의 지역구상에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형태로 한반도가 중심이 된 전략이 중요했다. 이러한 한일 간 지역 전략의 비동조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정책과 맞물리면서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체로 이어졌다.13) 그리고 미국은 관여하기보다는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정책의 재검토를 의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계승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동맹협력을 강조한 것이다.14) 특히, 미국과 동맹국 간의 양자협력에 더해 둘 이상의 동맹국을 연계하는 격자형 안보협력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이 재평가되었다.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3자 안보협력을 재가동하기 위한 한미일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15) 3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공조하고 억제 강화를 위해 안보협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이는 1990년대 대북 공조를 위한 한미일 협력의 원형을 복원하는 의미와 유사했다. 그리고 2023년 8월 한미일 3국은 처음으로 단독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캠프 데이비드 원칙 및 정신’을 발표했다.16)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2024년 7월 한미일 국방장관은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Framework, TSCF)’ 협력각서에 서명하고 국방장관회담을 포함한 고위급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는데 합의했다.17) 이는 정례적인 안보협의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다만, 조약 수준의 구속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속성 확보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는 단정짓기 어렵다. 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 행정부는 민주당 정권에서 공화당 정권으로 변화할 것이다. 앞서 언급된 한미일 안보협력의 제도화는 주로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집중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은 정책 계승보다는 정책 단절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전개는 정책이 계승되면서 일부 수정되는 것이겠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전개는 정책이 단절되어 제도화된 협력이 중단되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전개를 고려한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일 것이다. 첫째,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제도화가 동시에 진행되었던 지난 2년여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은 미국 대선의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안보협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이다. 일본의 경우 이시바 정부가 기시다 정부의 대외정책을 계승한다면 대한 정책에서는 온건적 성향을 보이겠지만 미국의 아시아정책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것이다. 즉, 국내정치를 우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적극적 협력을 계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도한 격자형 안보협력의 지속여부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구상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일정 부분 계승하면서 동맹협력을 강조하는 변화를 두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협력은 미국의 안보공약을 강화하기 보다는 동맹의 부담분담을 추진하면서 동맹의 기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실현되고 있었다. 즉, 트럼프 시기부터 미국은 대외개입을 축소하고 있었는데, 바이든 시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그 기조는 유지되었다. 그렇게 보면 차기 행정부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미국의 대외개입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경로의존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202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가 되는 만큼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이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성(policy sustainability)을 가질 수 있도록 한일 간 정책협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1) 본고는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RINSA) 주최 발표를 위해 작성된 원고를 바탕으로 수정보완된 것임을 밝힙니다. 2) Eunil Cho. 2022. “Regional Security Order and South Korea-Japan Relations.” Korea Journal of Defense Analysis 34(4), 531-553; 박영준. 2024. “국제안보질서의 동요와 한미일 안보협력의 방향.” 『국가전략』 30(3), 5-33; 최희식. 2013. “동북아 국제질서의 변동과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개.” 『일본연구논총』 37, 5-36. 3) 신욱희. 2018. “한일관계의 양면 안보딜레마: 이명박 정부의 사례.” 『아시아리뷰』 8(1), 155-154; 박명희. 2023. “한국과 일본의 여론과 외교정책: 국민의 역사 인식, 정치적 환경, 프레이밍을 중심으로.” 『일본공간』 34, 67-99. 4) 대한민국 대통령실. 2023. “대통령의 말과 글: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계승하여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3.1.)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u9KzF591(검색일: 2024.10.31.). 5) 윤석열 정부는 3월 6일, 2018년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제3자 변제방식으로 배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판결에 승소한 원고 15명 중 일부는 제3자 변제 거부 등 정부 배상방식에 반대했는데, 2024년 10월 현재 13명이 제3자 변제방식을 수용하고, 고인 2명에 대한 유족들만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상현. 2024. “일 징용피해 이춘식 할아버지도 정부 제3자 변제 방안 수용.” 『연합뉴스』(10.30.). 6) 대한민국 대통령실. 2023. “대통령의 말과 글: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3.16.)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qBjKQLZX(검색일: 2024.10.31.). 7) 1969년 1월 미국 닉슨 대통령과 일본 사토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안전은 일본 자신의 안전에 있어 긴요한 것이다”라는 한국조항이 포함되었고, 1972년 11월 정상회담에서 “(사토) 총리대신은 한반도의 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의 안전이 일본 자신의 안전에 긴요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되었다. 츠치야마 지츠오. 2007. “미일동맹과 한미 안보 협력.” 문정인, 오하타 히데키 편. 『한일 국제정치학의 신지평: 안전보장과 국제협력』 서울: 아연출판부. 8) 조양현. 2017. “제5공화국 대일외교와 한·일안보경협: 안보경협안의 기원에 대한 실증분석.” 『국제정치논총』 57(2), 169-205. 9) 기미야 다다시. 2006. “한일관계의 역학과 전망: 냉전기의 다이너미즘과 탈냉전기에서의 구조변용.” 김영작, 이원덕 편. 『일본은 한국에게 무엇인가』 파주: 한울아카데미. 10) 조은일. 2021. “한일 안보전략의 비동조화와 한미일 협력의 재구축.” 최희식 편.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본의 대한국 협력방안』 서울: 통일연구원. 11) GSOMIA 관련 내용은 다음 졸저를 참고로 한다. 조은일. 2021. “미중 전략 경쟁 시대의 한일 안보관계.” 『국제지역연구』 30(2). 12) 조은일. 2023. “여론조사로 읽은 한일 안보관계: 한일관계에서 안보는 중요할까?” EAI 워킹페이퍼(12.27.) https://www.eai.or.kr/new/ko/project/view.asp?intSeq=22284&board=kor_workingpaper(검색일: 2024.11.4.). 13) Eric Heginbtham and Richard J. Samuels. 2021. “Vulnerable US Alliances in Northeast Asia: The Nuclear Implications.” The Washington Quarterly 44, 157-175; Lee Seong-hyon. 2019. “Where is Washington? The Missing Mediator between Seoul and Tokyo.” The Washington Quarterly 42, 89-110. 14) Kurt M. Campbell and Rush Doshi. 2021. “How America Can Shore Up Asian Order: A Strategy for Restoring Balance and Legitimacy.” Foreign Affairs (January 12). 15) 공식명칭은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Phnom Penh Statement on US-Japan-Republic of Korea Trilateral Parnership for the Indo-Pacific)’이다. 외교부. 2022. “주요문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2022.11.13.).” https://down.mofa.go.kr/www/brd/m_3973/view.do?seq=367946&page=2(검색일: 2024.11.4.). 16) 대한민국 대통령실. 2023. “보도자료: 캠프 데이비드 정신.” (8.18) https://www.president.go.kr/newsroom/press/yeE9qWlT(검색일: 2024.11.4.). 17) 김지헌. 2024. “한미일 국방장관,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서명...훈련 정례화.” 『연합뉴스』(7.28.).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 정치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국제학 석사학위 및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국제안보 및 신흥군사기술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미일동맹 및 일본의 안보방위정책에 전문성을 갖고 다수 연구를 수행함. 주요 논문으로 "비전투원 철수작전과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국제정치논총), "신기술은 어떻게 국제안보를 변화시키는가"(국제지역연구), "Regional Security Order and South Korea-Japan relations"(Korea Journal of Defense Analysis), "미중 전략 경쟁 시대의 한일 안보관계"(국제지역연구) 등이 있음.
  • [JPI PeaceNet] 미·중 전략경쟁 시대 한국-대만 협력과제
    저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발간호
    2024-10
    [기획자 註]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교정책 노선으로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동북아시아 지역이 불안정해질 수 있음은 물론, 한국과 대만과 같이 미중 양국 사이에 “낀” 국가들의 전략적 선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중 전략경쟁 시대 속에서 한국과 대만이 협력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본고를 통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기획: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yhkang@jpi.or.kr)] [초록] 최근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함에 따라 미·중 관계는 대만 문제, 남중국해, 글로벌 공급망 등 다양한 이슈를 둘러싸고 격렬한 긴장 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60%에서 추가로 10% 인상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한 반도체 공급망 통제도 더욱 강화할 태세이다. 이러한 미·중의 전략 경쟁상황 하에 본 고의 목적은 한국과 대만의 협력과제를 경제, 외교, 안보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 후 한국-대만 간 협력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국가 핵심이익론으로 미국과 대만 관계 중국과 대만 관계를 분석한 후 한국과 대만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협력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I. 서론 미·중 관계는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전환되면서 양국간 전략적 경쟁과 협력이 상존하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공화당은 중국을 적성국으로 보지만 민주당은 협력파트너로 간주하는 경향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미·중 경쟁이 갈등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인도·태평양에서 동맹과 파트너를 계속 강화할 것을 강조하며 개방적이고 안전한 인도·태평양 유지를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경쟁을 지속하는 상황은 한국과 대만의 협력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지만, 대만에 대한 현상 변경을 반대하며 대만에 대한 방어능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GDP는 최근 미국의 70% 수준에 이르렀고 중국의 군사력은 서태평양에서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의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 전략과 군사적 위협은 미국의 인태전략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만약, 이 지역의 역외 균형자(offshore balancer)인 미국의 위상이 흔들릴 경우, 대만이나 한국의 안보가 위태해질 수 있다. 중국의 이웃국가 특히 일본과 한국, 인도, 호주는 남중국해가 중국의 소유물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대만이 홍콩의 전철을 밟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1) 양안 위기 시 주한미군의 역할은 한국의 안보와 직접 연동이 되어 있어 한국의 연루가 불가피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미·중 전략 경쟁 시대에 한국과 대만 협력과제를 경제, 외교, 안보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데 있다. 본 연구는 국가핵심이익론으로 미국과 대만 관계, 중국과 대만 관계를 분석한 후 한국과 대만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협력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제2장에서는 미중 전략경쟁의 배경과 현황을 살펴볼 것이다. 제3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살펴보고, 제4장에서는 미중 전략경쟁이 한국과 대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제5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협력 잠재 분야 및 사례 및 교훈을 도출하고자 한다. 제6장은 한국-대만 협력을 위한 정책 대안을 간략히 제언하고자 한다. II. 미중 전략경쟁의 배경과 현황 냉전 이후 미국은 단일 초강대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했지만, 1978년 이후, 중국은 개혁과 개방 정책을 통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시진핑은 민족주의 감정을 품고 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적인 강대국, 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발전시킨다는 국가발전목표를 제시했다.2)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경쟁이 심화되었다. 중국은 군사적 현대화를 통해 대만해협에서 위협행위와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주장으로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정치체제와 이념의 차이는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유입을 차단하고, 양국 군간 소통개선, 인공지능(AI) 리스크 문제에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최근 미중은 군사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등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단절되었던 각종 대화와 소통을 재개하면서 서로 관리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  과학기술 압박을 반대하며 커넥티드카에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는 등 국가 안보차원에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미중 간의 주요 쟁점이슈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그리고 러-우전쟁 가운데 중국의 대러 군사적 지원이다. 미중 전략경쟁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 정치, 그리고 군사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경제적 영향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관세인상과 무역장벽은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미중은 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미국은 고성능 반도체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둘째, 군사적 측면에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지역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며, 주변국들도 군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 침공이나 봉쇄를 단행한다면 수조달러규모의 해양무역이 막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만약 대만 침공으로 미중 간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 위기에 따른 GDP 감소는 세계 GDP의 10.2%에 달하는 10조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 봉쇄의 경우, 세계 GDP의 5%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동북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당할 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들고 있다. 한국은 수출의 30.33%, 수입의 22.6%가 대만해협을 거치는데 2022년 기준으로 그 액수가 3,574억 달러에 이른다. 일본의 경우 수출의 32.8%, 수입의 25.3% 총무역액 4,439억 달러를 대만해협에 의존한다.3)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있으며 쿼드, 오커스 등 격자형 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셋째, 정치적 측면에서 미중은 국제기구에서 서로 영향력과 발언권을 강화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규칙과 규범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미중의 외교적 갈등으로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은 미중 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논문은 국가핵심이익론을 중심으로 미중관계의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미중 전략경쟁이 한국과 대만의 협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국가이익은 크게 핵심이익, 전략적 이익 그리고 부차적 이익으로 분류할 수 있다.4) 첫째, 국가핵심이익을 결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지정학적-전략적 요소들과 다른 국가들과의 역사적, 경제적, 그리고 군사적 관계 그리고 국가지도자의 정책행위와 성명이다. 국가핵심이익은 생존에 치명적인 요소임으로 이를 보전하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 둘째, 국가의 존망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는 국가이익을 부차적 이익이라 하며 이는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다. 셋째, 그 다음 부차적 국가이익이 3차적 국가 이익으로 분류된다. 국가핵심이익 분류의 객관적 기준으로 본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 그리고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는 아래표와 같다(아래 [표 1], [표 2] 참조). [표 1. 국가핵심이익 분류의 객관적 기준으로 본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 [표 2. 국가핵심이익 분류의 객관적 기준으로 본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 비록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방어 공약을 공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인민 해방군이 타이완에 상륙한다면 미국이 정말 타이완을 방어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5) III. 한국과 대만의 외교 및 경제 관계 한국과 대만은 20세기 초반부터 서로 중요한 동맹국이었고 한국전쟁 이후 대만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만은 1971년에 유엔에서 퇴출당하고 1979년 미국과 단교하면서 외교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한국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1992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과 대만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없지만,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지속하고 있다. 양측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대만과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무역을 하고 있고, 특히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6) 대만에 대한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2015년 11억 3,0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3년 33억 9,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해의 경우 상반기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연 8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 참조). [그림 1. 한국의 대만 반도체 수출 추이] 출처: 나상현, “韓→대만 메모리반도체 수출 225% 급증…"HBM 시장 확대 속 호조,"『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 (검색일: 2024. 8. 11). 2024년 대만 경제부가 발간한 국제무역서에 따르면 2024년 1~9월 기준 대만이 수입한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규모는 122억 달러(약 16조 8,200억원)에 달한다.7) 대만 기업들은 한국의 첨단 기술과 산업에 관심이 있고, 한국 기업들도 대만의 기술력과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양측의 문화와 관광교류는 문화적 이해를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 사이 인적 교류는 2023년 기준 총 170 만명으로 대만 방문 한국인이 75 만명, 한국 방문 대만인이 95만 명에 달한다.8) 특히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는 대만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만의 문화행사와 축제도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국제정세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양안 관계와 대만의 정치적 변화는 한국의 외교·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전자제품, IT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 주도로 강화되는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 한국과 대만은 Chip-4 동맹 회원국으로 대중 기술 견제를 통해 경제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IV. 미·중 전략경쟁이 한국과 대만에 미치는 영향 지난 10여 년간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면서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제해권 유지를 위해 대만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며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막는 주요 길목이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서 미국의 공급망재편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해지면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져 대만의 경제와 안보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미회색지대 전략과 통일전략전술로 대만을 통일하고자 시도하고 있다([표 3] 참조). [표 3. 대만과 중국 간 가상의 레드라인] 한국의 경우 미·중 전략경쟁은 경제안보와 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양안의 위기는 한반도 안보와 연결되어 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으로 인해 한국의 연루가 불가피해진다.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은 한국의 해상교통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표 4] 참조). [표 4. 한국과 중국 간 가상의 레드라인] 따라서 한국은 대중무역 의존도를 고려하여 신중한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 중국의 대한국경제적 제재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자재 수입 다변화를 통한 대중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대중 수출 금지와 같은 대중 수출제한은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V. 한국과 대만의 협력 필요성 및 가능성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대만이 협력하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대만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발전량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의 해상풍력 기술은 대만의 재생에너지 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value chain(터빈, 타워, 하부 구조물, 해저케이블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 국가는 중국 이외에 한국이 유일하고 한국의 SK Ocean Plant, LS Cable & System 등은 이미 대만의 해상풍력사업에 참여하고 있다.9) 이와 함께 한·대만 간 투자보장약정(BIT) 체결은 해외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여 투자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한국과 대만과 경제협력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대만의 정치적 지위와 양안 관계는 불안정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대만과의 장기적인 협력에 제한요소이다. 둘째, 한국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되어 있고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되어 있어 협력의 시너지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 셋째, 양측 간의 기술 및 인력교류는 활발하지만,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협력이 제한된다. 넷째, 대만의 시장 규모가 작아 한국 기업이 대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한계가 드러난다. 한국과 대만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들자면 제너시스BBQ 그룹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제너시스 BBQ는 2017년 대만에 진출하여 타이베이, 타이중, 그리고 가오슝 등 주요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제너시스 BBQ는 한국과 대만의 경제협력위원회에서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를 발표하며 K- 푸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협력위원회는 1968년부터 운영되어 온 한국과 대만의 최대의 경제협력 기구로 양측 간의 경제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있다. 이 분야 외에도 식음료, 이커머스, 물류, 그리고 관광 등 여러 산업에서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한국과 대만은 칩-4 동맹에 참여하고 있어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여 양측 간에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협정을 통해 양측 기업에 대한 중복 과세를 피하고 세 부담을 줄여 상호투자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대만해협의 안정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에 매우 중요하며, 대만해협은 보호해야 할 에너지 수송 루트이다. 한국과 대만은 민주주의, 자유, 그리고 인권 가치를 공유하며 국제사회에서 공동의 목표 추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의 긴밀한 협력은 양측 경제발전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Chip-4 동맹을 점진적으로 중국의 현상 변경을 견제하는 경제안보 협력체로 발전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 전략과 회색지대 전략 실행은 중국이 한국에게도 적용하는 전략이므로 한·대만 간 정보교환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은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대만의 항복을 강요하기 위해 경제전쟁과 사이버 전쟁을 이용할 수 있다.10) VI. 결론 중국의 군사력이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대만은 미국의 중요한 군사적 거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이 인태지역의 제해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만을 수호해야 한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달성되도록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은 미국을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지만, 양안관계의 현상 변경을 방지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확대하고 있고, 대만 연안 경비를 미국과 공동으로 실행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 시대에 한국과 대만의 협력과제는 다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은 혼자 서태평양 제해권 확보를 위해 남중국해, 대만 해협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일본, 대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만해협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므로 한국은‘하나의 중국원칙’을 존중하면서 미국과 협력하여 양안 관계에 있어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를 견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한국과 대만은 경제협력을 확대하여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상호이익을 극대화하고, 대중의존도를 줄여 중국의 경제적 강압 정책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AI 시대에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상호 경쟁 관계이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에 대비해 한국-대만-일본 간 반도체 산업 R&D부문에 있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협력이 요청된다. 셋째, 중국은 외교적으로 대만고립을 시도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미국과 함께 비공식적으로 대만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여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중국의 대만 사이버공격과 경제적 강압에 대해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대만과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고 있고 이러한 가치의 보존과 유지는 양자 간 공동의 핵심 이익으로 평가된다. 넷째, 한국은 대만과 인적교류를 통해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양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가 지속해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교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대대만 회색지대 전략과 통일전선 전술의 행태를 공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 중국의 대한국 초한전에 대응하여 적실성 있는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과 대만은 자강 정책을 지속해서 추구하며 Chip-4 동맹을 점진적으로 경제 안보 협력체로 격상하여 격자형 동맹(lattice-like alliance)의 일원으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 대응해야 한다. 현재 미중 전략경쟁은 미중 간 경쟁과 협력이 상존함으로 한국도 이데올로기를 떠나 중국과의 교류와 상호주의 무역을 통해 지정학적 안보 이익과 경제적 실익을 극대화하는데 대중국 실사구시 정책을 실행할 때이다. 1) 로버트 스팔딩, 『미중전쟁은 시작됐다』, 김영남(역), (서울: 케이씨펙, 2023), p. 237. 2) 정덕구, 강준영, 장영희, 변정아, 유대인, 시진핑 신시대 한·미·중 삼각관계의 복합성과 새로운 균형모색, 연구보고서 23-37, (서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4), p. 34. 3) 최유식. “세계 GDP 10%날아간다...‘중 대만침공’ 시뮬레이션 해보니,” 『조선일보』 2024년 10월 20일,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china/2024/10/20/B3GMIIB2PBF6HBK53JVYPZI7II. 4) 곽태환, “국가의 핵심 이익론 시각에서 본 한반도,” 『통일뉴스』 2023년 11월 21일,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477. 5) 그랜트 뉴썸, 『타이완침공』, 김영남(역), (서울: 케이씨펙, 2014), p. 41. 6) 심서현, “대만+일본 ‘반도체 밀착’…. 한국과 전략적 R&D 친구될까[신 반도체 삼국지], 『중앙일보』 2024년 3월 26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7814. 7) 김현일, “SK하이닉스·TSMC·엔비디아 정말 끈끈하네” 대만 경제부의 ‘놀라운 숫자’[비즈 360],“ 『헤랄드 경제』, 2024년 11월 2일, https://v.daum.net/v/20241102130847319. 8) 외교부, 국가/지역 검색, 2024년 12월 2일, https://overseas.mofa.go.kr/www/nation/m_3458/view.do?seq=2&titleNm=%EA%B5%AD%EA%B0%80%EC%A0%95%EB%B3%B4(%EB%8C%80%EB%A7%8C). 9) 강영훈, “한·대만 경제협력,” 타이페이-서울포럼 발표문, 2024년 7월 1-2, p. 7. 10) Graig Singleton, Mark Montgomery, Benjamin Jensen. “Targeting Taiwan: Beijing’s Playbook for Economic and Cyber Warfare,” Report FDD, pp. 2-32.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이상수 박사는 현재 제주평화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정치학박사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북한 인권,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등 동북아 주요 안보 이슈이다. 현재 J-Institute 학회 국제 일반 영문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의 학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 『한반도 문제 해법: 새로운 모색 』 곽태환·이승우 외 공저, 한국학술정보(주), 2024. 논문: Lee Sangsoo, The Trump Administration’s Negotiation Strategy Towards 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South Korea’s Response.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 J-Institute, Vol. 6 (No.1) 2021.
  • [JPI PeaceNet] A Roadmap to Peace, Freedom and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Amid the Strategic Fluidity and Uncertainty
    저자
    신각수 (NEAR 재단 부이사장 / 前 주일대사)
    발간호
    2024-09
    [기획자 註]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자유, 그리고 번영은 역내 국가들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바라는 요소입니다. 유럽 각국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사활적 국익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유럽 각국의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고려하여 신각수 NEAR 재단 부이사장(前 주일대사)은 2024년 블레드전략포럼(Bled Strategic Forum) 참석 계기에 Bled Strategic Times에 기고문을 기고하였으며, 이를 제주평화연구원에서 번역하여 아래와 같이 발간합니다. [기획: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yhkang@jpi.or.kr)]  The rampaging two wars in Europe and the Middle East are a stark reminder of the advent of the post-post-Cold War era in disarray. The strategic terrain of this uncertain era has been undergoing several profound changes. Primarily, the relative decline of the US, combined with the rapid rise of China as a systemic challenger, has sapped the primacy the US has held as the sole superpower during the post-Cold War era. It is fair to say that we would not see the US hold overriding sway over international politics within the foreseeable future again. 유럽과 중동에서 난폭하게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은 혼돈에 빠진 포스트 탈냉전시대의 도래를 극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시대의 전략지형은 여러 가지 커다란 변 화를 겪고 있다. 우선, 미국의 상대적 쇠퇴는 중국의 체제 도전자로서 급속한 부상과 함께 탈냉전시대에 미국이 유지해 왔던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우위를 약화시키고 있다.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미국이 국제정치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다시 행사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옳을 것이다.  On a closely related development, the foundations of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that had buttressed global peace, freedom and prosperity are being seriously undermined by diverse centrifugal and centripetal forces. The most significant centrifugal force is China’s ambition to shape its own alternative international order. China has assisted and banded together with Russia and pariah states like Iran, North Korea and Venezuela that share hostility to, and ceaselessly disrupt,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The emerging and developing states of the Global South which, like China, have been the beneficiaries of globalization under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are forming the third pivot on the world stage, though they lack a common ideology or program and tend to seek cherry-picking in the Global West-Global East confrontation. 이와 밀접히 관련되어 전개되는 것은 세계 평화와 자유, 번영을 지탱해온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기반이 다양한 원심력 및 구심력에 의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원심력은 중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대체하는 자신만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려는 야망이다. 중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적대적이고 이를 끊임없이 교란하려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와 같은 부랑자 국가를 지원하거나 함께 뭉치고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 세계화의 혜택을 누려온 글로벌 사우스의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도 공통의 이념이나 프로그램이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웨스트와 글로벌 이스트의 대립에서선택적 이익을 취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제3의 축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At the same time, the centripetal forces for the maintenance of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are weakening due to the rise of isolationism and America First-ism in the US, its main architect. The world with an introvert America will be left wanting for global public goods in a Kindleberger trap. The socio-economic downturn of Europe and Japan, America’s allies and the traditional champions of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is also exacerbating this trend.  이와 함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구심력도 이를 설계한 미국에서 고립주의 및 “미국 우선주의”가 부상하면서 약화하고 있다. 미국이 내향적으로 변하면서 세계는 킨들버거 함정에 빠져 글로벌 공공재의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동맹이자 자유주의국제질서의 전통적 옹호자들인 유럽과 일본이 사회경제적 침체를 겪으면서 이런 경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Simultaneously, we are experiencing multiple mega changes that are closely interconnected with each other. The Covid-19 has already wreaked havoc on an unfathomable scale, and may portend the increasing frequency and gravity of similar pandemics. Global boiling requires a joint global action to reduce the greenhouse gas emission by transitioning from fossil fuels to green energy, which entails profound impact upon energy geopolitics.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driven by digital transformation is altering the contour of geo-economics to underscore the significance of emerging technologies in economic competition and their deepening nexus with security. The shrinking population of developed and, increasingly, developing states will be another source of long-term power shift.  동시에 우리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복수의 대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미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엄청난 피해를 입혔는데, 유사한 팬데믹의 발생빈도와 심각성의 증가를 예고하는지 모른다. 지구온난화는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지구차원의 공동행동을 요구하는데, 이런 전환은 에너지 지정학에 심대한 충격을 줄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의해 촉진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지경학의 경계를 변경하여 경제경쟁에서 신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신기술과 안보의 심화된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선진국과 점점 더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인구감소는 장기적인 권력이동의 또 다른 원천이 될 것이다.  The strategic landscape is further compounded by a spate of complex poly-crisis in the form of black swans or gray rhinos. We therefore find ourselves in a murky, volatile and rudderless international community. The features and factors of the post-post-Cold War era have meant a return of geopolitics, a fragmented global order and a hyper-connected world.  전략환경은 검은 백조(black swan)나 회색코뿔소(gray rhino) 형태의 복합 다중위기가 이어지 면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으며 조타수를 잃은 국 제사회에 살게 되었다. 포스트탈냉전시대의 특징들과 요소들은 결국 지정학의 귀환, 파편화 된 글로벌 질서, 그리고 초연결 세계를 의미한다.  In the post-post-Cold War era, the Indo-Pacific has become the pivotal region thanks to its rising economic and geostrategic weight in the global power constellation. During the last two decades, this region has emerged as the epicenter of the global manufacturing and consumption, generating several great powers with economic prowess and military muscle. Asia’s GDP share in the world economy is projected to increase from 48 percent today to 58 percent in 2030.  포스트탈냉전시대에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권력구도에서 경제적 및 지전략적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중심지역이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은 세계 제조 및 소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여러 강대국을 배출하였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아시아의 GDP 비율은 현재 48%에서 2030년에는 5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here are several characteristics of the Indo-Pacific worth mentioning when discussing the prospect for peace, freedom and prosperity of the region. First and foremost is China’s economic dominance and outstanding military muscle, as demonstrated by its GDP share in Asia reaching 55.6 percent in 2022 and overwhelming military outlays being the world’s second largest, which outweigh the rest of Asia combined. It makes the intra-regional balance of power à la Europe well-nigh impossible. As the rest of Asia alone cannot check Beijing’s ambition to turn the entire region into its sphere of influence, a continued US presence and engagement is essential for preserving balance of power in the Indo-Pacific.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자유, 번영 전망을 논의할 때 꼭 생각해야 할 여러 특징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경제적 지배와 뛰어난 군사력이다. 2022년 아시아에서 중국의 GDP 비율은 55.6%에 달하고, 압도적 군사비 지출은 나머지 아시아들의 합계를 능가하여 세계 2위다. 이는 유럽과 같은 역내 세력균형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아시아의 나머지 국가들만으로는 이 지역 전체를 중국의 영향권에 두려는 베이징의 야망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미국 의 존재와 관여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다.  In global terms, the Indo-Pacific is most crucial in determining the future course of the US-China rivalry. Beijing’s strategic goal is to drive out the US military footprint from the first and second island chains by employing an Anti-Access Area Denial (A2AD) strategy. In the western Pacific, the specter of the “Thucydides Trap” looms over as China’s rapidly growing military force with the advantage of geographical proximity is assessed to have already reached parity with the US. Along this geopolitical fault line lie the Korean peninsula, the Taiwan Strait and the South China Sea, where China has made the legally dubious “Nine-dash line”.  글로벌 관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중 경쟁의 미래 경로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베이징의 전략적 목표는 반접근 지역거부(A2AD) 전략을 사용하여 제1 도련선과 제2 도련선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를 몰아내는 것이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군사력이 지리적 근접성의 이점을 바탕으로 이미 미국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서태평양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의 망령이 어른거리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단층선을 따라 한반도, 대만해협 그리고 중국이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구단선”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가 위치해 있다.  The Indo-Pacific is also a laggard in terms of regional integration and collective security arrangement. There is nothing comparable to the EU or NATO in the region owing to the absence of a region-wide historical, cultural, linguistic, or religious heritage and a weak regional identity. In a bid to bridge the gap, particularly in the security field, the US recently created a host of lattice-type mini-lateral groupings by connecting many spokes under its bilateral alliance system in the Indo-Pacific. The examples include Quad, AUKUS, Korea-US-Japan trilateral framework and other trilateral networks of similar kind.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은 지역통합 및 집단안보체제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 이 지역에는 범지역 차원의 역사적, 문화적, 언어적, 종교적 유산이 없고, 지역 정체성이 약하기 때문에 EU나 NATO에 비견할만한 지역협력체가 없다. 미국은 이 격차, 특히 안보 분야에서 격차를 메우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양자 동맹체제하의 여러 부채살을 연결하는 격자형 소다자 그룹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쿼드, 오커스, 한미일 삼자 협력체제 및 유사한 다른 삼자 네트워크가 있다.  Moreover, the nuclear threat in the Indo-Pacific is growing conspicuously due to the near completion of the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program and China’s plan to triple its nuclear warheads by the mid-2030s. Amid the nuclear parity between the US and Russia, the addition of Chinese and North Korean nuclear capability will pose a grave danger to the strategic stability, and risk triggering a nuclear domino effect in Northeast Asia. Especially worrying is North Korea’s aggressive nuclear posture which does not explicitly rule out first use and even codified the development and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in its Constitution, as it might lead to the lowered threshold for the use of nuclear weapons.  더욱이, 거의 완성단계인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2030년까지 핵탄두를 세 배로 늘리려는 중국의 계획으로 인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핵 위협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 미.러간 핵 전력이 동등한 가운데 중국과 북한의 핵능력이 추가되는 것은 전략적 안정성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효과를 촉발할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우려스러운점은 북한의 공격적인 핵태세인데, 명시적으로 선제적 핵 사용을 배제하지 않으며 헌법에 핵무기 개발.보유를 규정하고 있어서 핵무기의 사용기준을 낮추고 있다.  The Indo-Pacific is also replete with many potential conflicts arising from historical animosity, territorial and maritime disputes, nationalism and egregious human rights violations. The region is currently mired in fluid and unstable strategic landscape, absent the genuine historical reconciliation about the unfortunate history. Unbridled nationalism coupled with rampant populism could wane the dynamism that this region has relished during the last several decades.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은 역사적 적대감 영토 및 , 해양 분쟁, 민족주의, 그리고 극심한 인권 침해로 인한 많은 잠재적 갈등을 가득 안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전략환경에 빠져 있으며,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역사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억제되지 않은 민족주의와 만연한 포퓰리즘은 이 지역이 지난 수십년 동안 누려온 역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What can be done to secure the peace and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amid the myriad risks and challenges ahead? There certainly is no panacea to address these complex vectors neatly, yet there are some valuable efforts that could contribute toward a thriving, just and peaceful Indo-Pacific. The most important priority is to prevent the strategic competition between Washington and Beijing from degenerating into a spiral of suspicion and escalationleading to open war. The two countries must spare no efforts to manage their bilateral relations by setting up guard rails, and sustain strategic communications to avoid unintended collision and conflicts.  그렇다면 무수히 많은 위험과 도전 앞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기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확실히 이런 복잡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번영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 지역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몇 가지 가치있는 노력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전략적 경쟁이 의심과 에스컬레이션의 소용돌이에 빠져 전쟁개시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양국은 우발적인 충돌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가드레일을 설정하고 전략적 소통을 지속함으로써 양국관계를 관리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The Biden-Xi summit in San Francisco last November was a right move in this direction but domestic politics in the two countries can unnecessarily ramp up the confrontation in rhetoric if not in substance. Many countries in the region are mindful that when the elephants fight, the grass gets trampled. The US and Chinese leaders would also do well to remember that a war between them could precipitate a nuclear Armageddon.  작년 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시 주석 11 - 정상회담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움직임이었지만, 양국의 국내정치가 실질적 대립은 아닐지라도 수사적 대립을 불필요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 역내의 많은 국가들은 코끼리들이 싸울 때 풀이 짓밟힌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도 양국간 전쟁이 종말적 핵전쟁을 초래할 수 있음을기억해야 할 것이다.  All major stakeholders in the region must join hands to work out a minimum code of conduct to safeguard peace, freedom and prosperity in the region. The minimum common denominators like the United Nations Charter, international law, the rule of law and the respect for human rights should guide and constrain the conduct of all states in the region. To ensure continued dialogue and communication even amid strained relations, it would be desirable to create an all-inclusive platform on dialogue and rule-setting in the Indo-Pacific, as Europe did with the Conference on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CSCE) during the Cold War. As the Helsinki process underlined the importance of human rights in their quest for peace and security in Europe, the Indo-Pacific should give priority to the promotion of human rights in the region.The sustained joint efforts to secure minimum common denominators, create regional architecture and motivate regional rule-making can facilitate a peaceful change and eventually establish a Pax Consortis regional order. The proliferation of regional and global issues of transnational nature also calls for close collaboration despite competition and confrontation among major powers.  역내의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평화, 자유 및 번영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강령을 마련하기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 유엔헌장, 국제법, 법치주의, 인권 존중과 같은 최소공약수가 역내 모든 국가의 행동을 이끌고 제약해야 한다. 긴장관계 속에서도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보장하기 위해, 유럽이 냉전시기에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통해 그러했던것처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화 및 규칙설정에 관한 포괄적인 플랫폼을 창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헬싱키 프로세스가 유럽의 평화와 안보를 추구하면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처럼, 이 지역에서도 인권 증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The sustained joint efforts to secure minimum common denominators, create regional architecture and motivate regional rule-making can facilitate a peaceful change and eventually establish a Pax Consortis regional order. The proliferation of regional and global issues of transnational nature also calls for close collaboration despite competition and confrontation among major powers.  최소공약수를 확보하고 지역구조를 만들며 지역규칙 , , 제정을 독려하는 공동의 노력을 지속하게 되면 평화로운 변화를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합의에 기초한 “팍스 콘소르티스(Pax Consortis)” 지역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초국가적 성격의 지역 및 글로벌 문제의 확산은 주요 강대국 간의 경쟁과 대립에도 불구하고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  In this long and challenging process, the role of middle powers such as South Korea, Japan, Australia, Canada, Indonesia and New Zealand is crucial in playing the balancing role for the maintenance of a sound and stable regional order in the Indo-Pacific. Sharing common values and driven by common interests to protect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they should create a forum at which they seek close collaboration to bolster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and engage the Global South whose voice assumes growing weight in global governance.  이런 길고 도전적인 과정에서 한국, 일본,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 중견국가들의 역할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건전하고 안정적인 지역질서 유지를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하는데 중요하다.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보호하려는 공동 이익에의해 움직이는 그들은 포럼을 창설하여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추 구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비중이 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에 관여해 가야 합니다.  Close cooperation and linkage between the Indo-Pacific and Europe are necessary to deter the axis of disruption in Eurasia. The grave threat to the security of Northeast Asia and Europe posed by the Russo-North Korean strategic convergence highlights the urgency for cooperation. Beyond mere recognition of their security indivisibility, the two regions should move to take joint actions to stabilize Eurasia in the face of rising menace.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긴밀한 협력과 연계는 유라시아에서 “교란의 축”을 억지하는데 필요하다. 러시아-북한간 전략적 융합이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안보에 미치는 중대한 위협은 협력의 시급성을 강조해 주고 있다. 두 지역은 단순히 안보의 불가분성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증가하는 위협에 직면한 유라시아를 안정시키기 위해 공동행동을 취해야 한다.  It is welcoming to see many new initiatives in this veinintensify recently. The regular meeting between NATO and the AP4 countries in the Indo-Pacific, namely Australia, Japan, New Zealand and South Korea, is a good example of such joint efforts. The increased number of joint naval and air exercises, the conclusions of reciprocal access agreements between states in the two regions, the joint surveillance activities against North Korea's sanctions violations and Germany’s recent accession to the United Nations Command can further partnership.  이런 맥락에서 최근 많은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강화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AP4 국가들(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의 정기회의는 그런 공동노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증가하는 해.공군 합동훈련, 두 지역의 국가간 상호접근협정 체결, 대북제재 위반에 대한 합동 감시활동, 그리고 독일의 유엔사 가입은 동반자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Lastly, states in the Indo-Pacific should do their utmost to maintain their economic vitality from diverse headwinds. Today, we are witnessing increasing number of adverse forces trying to undermine the free trade system. While eliminating non-level playing fields to make international trade fairer is important, this should not be a license for protectionism or preferential industrial policy. Excessive securitization of trade, fragmentation of supply chain, and creeping encroachment upon free trade by exploiting gray zones in the fields of labor,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must be inimical to regional thriving.  마지막으로,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다양한 역풍 속에서도 경제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자유무역체제를 약화시키려는 반대세력의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 국제무역을 더욱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없애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것이 보호주의 또는 특혜적 산업정책에 대한 면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역의 과도한 안보화, 공급망의 파편화, 노동, 기후변화, 환경 분야의 회색지대를 악용한 자유무역의 잠식은 지역 번영에 해롭다.  The defunct WTO regime must be resuscitated at an early date to play the role of rule-setter and dispute settlement mechanism. In the arena of de-risking for economic security, objectivity and transparency should be guaranteed to minimize its adverse impact upon international trade and investment and prevent its misuse or overuse.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WTO 체제는 조기에 소생되어 규칙 제정자 및 분쟁해결 메커니즘 역할을 해야 한다. 경제안보를 위한 디리스킹(de-risking) 영역에서는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 국제무역과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그것의 남용이나 과도한 사용을 방지해야 한다.  Various hurdles are ahead on the road to peace, freedom and prosperity of the Indo-Pacific. The current strategic environment in flux is not favorable for the region to weather them. We must return to the time whe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irst conceived and created the liberal international order from the ruins of the Second World War. In the spirit of progress, human dignity, solidarity and collaboration, we in the Indo-Pacific, together with the other parts of the global community, should strive to prevent wars and sustain economic dynamism.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자유 및 번영으로 가는 길에는 , 여러 장애가 놓여 있다. 최근의 유동적인 전략환경은 이 지역이 그런 장애를 넘기에 유리하지 않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처음 구상하고 창출했던 시기로 되돌아가야 한다. 진보, 인간 존엄성, 연대, 협동의 정신으로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글로벌 공동 체의 다른 지역들과 함께, 전쟁을 방지하고 경제적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신각수 (NEAR 재단 부이사장 / 前 주일대사)  신각수 대사는 정통 직업외교관의 길을 밟아왔으며 2013년 은퇴 후에는 대학 강의, 외부 강연, 언론기고, NGO 활동, 공익단체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77년 외교부에 입부하여 36년간 일본과장, 차관·장관 보좌관, 조약국장, 주유엔 차석대사, 주이스라엘·일본 대사, 1·2차관 등을 역임하였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국제법으로 석사·박 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스탠포드·도쿄·게이오·베이징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복무하였으며 서강대, 서울대 국제대학원, 울산대에서 강의하였다. 현재 NEAR재단, 북한인권시민연합, TJWG, THINK, 한반도미래재단, 한반도평화만들기재단,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등에서 부이사장·이사·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 [JPI PeaceNet] 국제 다중분쟁에 대응하는 미국의 리더십 양상과 전망
    저자
    정승철 (국립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발간호
    2024-08
    [기획자 註]  본고는 동유럽과 중동에서 진행 중인 갈등과 전쟁, 그리고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불안정성과 경쟁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대응하여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며 규칙 기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본고는 동맹국과 유사입장국에 보다 많은 부담 분담(burden sharing)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와, 그에 따른 정책적 함의,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djpark@jpi.or.kr)] 초록 오늘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외에도 중국-대만 관계, 남북관계, 북한 핵, 이란 핵, 이스라엘-이란 관계, 홍해 지역 해적 문제 등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1990년대부터 세계 단일패권국에 등극했던 미국은 2000년대, 2010년대를 겪으며 그 국력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반면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경쟁국들은 같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이 구축, 운영해 온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이에 현 바이든 정부는 동맹, 유사입장국(like-minded)과의 연대를 통해 현 국제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 즉, 미국은 자신이 여전히 자유주의 진영의 리더 역할은 맡되 역할과 부담은 동맹국과 분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동맹, 유사입장국들의 경제성장과 군비지출 규모가 정체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연 미국이 바라는대로 이들과의 부담 분담이 가능할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이는 동맹, 유사입장국과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키는 부담을 분담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미국이 계속해서 가장 큰 기여를 해야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미국의 리더십에 동조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경쟁국(중국,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 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의 리더십과 안보공약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경우 동맹, 유사입장국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 자조(self-help)를 택할 것이고 이는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저해하는 선제 도발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들과 부담은 분담하되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서론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2023년 10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한 분쟁 외에도 중국-대만 관계, 남북관계, 북한 핵·미사일, 이란 핵, 이스라엘-이란 관계, 홍해 지역 해적 문제 등 여러 지역에서 현재적, 잠재적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은 냉전의 종식 이후 1990년대부터 세계 단일패권국에 등극, 국제정치경제 질서를 주도하여 왔다. 물론 오랜 기간 지속될 것 같았던 미국의 전성기는 미국이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2001년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와 각각 전쟁을 시작하면서 기울기 시작하였다. 중동에서의 두 전쟁으로 막대한 전비를 소모한 미국은 거대한 규모의 적자재정에 시달리기 시작하였다. 나아가 2008년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됨으로써 미국의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정부부채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 South Africa) 국가들의 빠른 성장으로 (GDP 기준) 세계 경제 규모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상대적으로) 성공적으로 극복한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2010년대부터는 미국과 중국의 G2 시대가 시작했다고 평가된다. 이에 대해 미국으로서도 그간 미국이 중심이 되어 구축, 운영해 온 국제정치경제 질서를 유지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바이든 정부는 동맹, 유사입장국(like-minded)과의 연대를 통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rule-based international order)”를 유지하고자 한다. 즉, 미국은 자신이 여전히 자유주의 진영의 리더 역할은 맡되 역할과 부담은 동맹국과 분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 패권의 상대적 쇠퇴로 인해 미국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그리고 중국,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의 팽창에 홀로 대응할 수 없는, 과다팽창(overstretch)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동맹, 유사입장국들의 경제성장과 군비지출 규모가 정체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연 미국이 바라는대로 이들과의 부담 분담이 가능할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또한,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미국의 리더십에 동조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 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의 리더십과 안보공약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경우 동맹, 유사입장국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 자조(self-help)를 택할 것이고 이는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저해하는 선제 도발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들과 부담은 분담하되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결국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경쟁국의 팽창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현상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동맹, 유사입장국과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키는 부담을 분담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미국이 계속해서 가장 큰 기여를 해야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24년 현재 미국이 대응 중인 국제 다중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견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만-중국 갈등과 중국 견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미국은 2024년 4월까지 약 2년간 약 1070억 달러 상당의 지원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공하였다.1) 이 가운데 약 698억 달러는 무기 지원, 342억 달러는 정부재정 지원, 290억 달러는 인도적 지원으로 제공하였다. 나아가 미국은 NATO 회원국 외에도 한국과 같은 아시아 동맹국에게도 우크라이나를 더욱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우방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재정적 부담과 피로(fatigue)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기에 미국과 우방국들이 언제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이들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승리가 최악의 시나리오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를 계속해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10월에는 팔레스타인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시작하였다. 선제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후 반격을 가하고 현재 가자지구(Gaza Strip)를 봉쇄하였다. 미국은 이란 등의 개입과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제럴드 포드(Gerald Ford)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Eisenhower) 항공모함 전단을 동지중해로 파견하였다. 2024년 4월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 받으면서 중동에서의 갈등은 고조되는 듯 보였다. 이에 미국은 지중해에 파견했던 항모전단을 2024년 1월에 철수했었으나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발생함에 따라 이번에는 이지스함을 급파하여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확전을 막고자 하였다. 다만 양측 모두 확전을 원치는 않기에 군사행동을 자제하면서 이란-이스라엘 충돌은 일단락 되었다. 2024년 4월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에 610억 달러, 이스라엘에 264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2) 동시에 미국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에 동의할 것을 압박하고 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안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충돌 외에도 현재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는 것 외에도) 유라시아 대륙,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중국을 견제함과 동시에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망으로부터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다.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동안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지 못했기에3) 미국은 2010년대 후반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더 이상 중국의 부상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경각심을 갖고 이를 행동에 옮기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발간한 2017년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에서 중국이 “미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몰아내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질서를 재편하고자 한다(seeks to displace the United States in the Indo-Pacific region...and reorder the region in its favor)”고 언급하였으며4) 이어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 발간한 2022년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중국이 “국제질서를 재편할 의도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지닌 유일한 (미국의) 경쟁자”라고 평가하였다.5)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갈등, 북핵문제와 한반도, 센카쿠/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 등이 잠재적으로 미중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대만 간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안 갈등은 대만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며 친미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2016년 민진당 정권이 들어서고 중국은 시진핑 정권 2기가 시작하면서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22년 10월 제20차 당대회에서 국가주석 3연임을 달성한 시진핑 주석은 1인 권력체제를 더욱 공고화하고 있으며 ‘중국몽’ 실현의 일환으로 양안통일을 내세우며 대만을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미중 전략·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대만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자, 그리고 이로 인해 미국이 대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자 이에 대한 반발·경계·우려 차원에서 중국은 대만을 향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6) 최근 미국은 정보기관과 군을 중심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 시기 관련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2024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가 당선되고 2024년 5월 대만 총통에 취임함에 따라 민진당 정권이 최소 4년 더 이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양안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게 있어 대만은 여러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이다. 미국의 ‘불침항모'(不沈航母)’라는 지리적 유용성과 더불어 대만은 현재 반도체 제조·생산국으로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다. 이에 최근 CHIP4 동맹을 추진하는 등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대만 방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 외에도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상징성이 있으며 나아가 미국이 민주주의이자 유사입장을 지닌 동맹(혹은 동맹에 준하는) 국가에게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들의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대만은 미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7) 국제 다중분쟁과 경쟁국에 대응하는 미국의 정책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다중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부담을 분담(burden sharing)하려 한다. 이를 위해 동맹국과의 양자 관계 강화 외에도 다자기구,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를 결성 및 활성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 관계와 미일 관계를 강화하였다. 나아가 한국에 윤석열 정부가 2022년에 들어선 이래 한일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2023년 8월 미국 Camp David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3국 간 연대를 강화하였다. 이는 그동안 한미일 관계에서 약한 고리(weak link)로 여겨지던 한일관계가 연결되었기에 가능했다. 이외에도 미국은 일본, 인도, 호주와 2007년 처음 결성하였던 쿼드(Quad)를 2017년에 재결성하여 2021년부터 매년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으며 한국, 호주와 같은 동맹, 유사입장국에게 쿼드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영국, 호주와 2021년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기존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와 운영하는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등 안보 분야 소다자주의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나아가 미국은 NATO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AP4 (Asia-Pacific Four) 국가를 초청하며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과 유럽 동맹국(NATO 회원국) 간의 연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NATO는 러시아(소련) 견제, 아시아태평양 국가는 중국 견제”와 같이 미국은 지역별로 각각 다른 동맹, 유사입장국 집단과 협력하였다면 이제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이 러시아를 견제하는데, 미국의 유럽 동맹국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데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2022년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동맹국들과의 연대강화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국가안보전략서를 통해 미국의 이익은 유럽 동맹국들이 인도태평양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때,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할 때 달성된다고 언급하였다.8)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NATO와 AP4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는 유럽국가들 뿐만 아니라 (NATO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미국이 추구하는 바라고 볼 수 있다. NATO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 대한 NATO 측의 언급은 2021년 브뤼셀 공동성명부터 등장하였으며 2022년 마드리드 NATO 정상회의에서 최초로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과 같은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 국가들이 정식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 간의 협력과 연대는 2023년 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에도 이어졌으며 2024년 7월 워싱턴DC 정상회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NATO의 이런 움직임은 오늘날 국제안보질서가 한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만큼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말해 주며, 각종 이슈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럽대서양 국가 외에도 타지역 유사입장국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의중이 반영되어 있다. 즉, 북한의 핵무기와 이로부터 비롯되는 핵확산에 대한 염려는 한반도와 동북아 뿐만 아니라 미국과 NATO 회원국의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기에 이제는 NATO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안보에만 집중하던 과거의 행동‧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이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자유주의 질서 유지를 위한 역할 분담에 나서되, 이들에게도 각 국가가 속한 지역 외에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개입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다중분쟁과 경쟁국에 대응하는 미국의 국력상황 이처럼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 유사입장국들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자유주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는 (세계 GDP 규모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미국 패권이 쇠퇴하고 있기에, 더 이상 냉전시기 또는 1990년대 단극체제 시기와 같이 미국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을 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인식한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바람과 달리 미국의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앞으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부담을 분담할 수 있을지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그림 1. Quad, NATO, 중국과 러시아 세력의 GDP 규모 변화 양상] [그림 1]은 1990년부터 2022년까지 Quad 회원국 전체(파란색), NATO 회원국 전체(녹색선),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세력(주황색)의 GDP 규모 변화 양상을 나타낸다.9) [그림 1]을 보면 미국과 그 동맹국, 유사입장국이 속한 다자안보기구가 GDP 규모 측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합한 GDP 규모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Quad와 NATO의 전체 GDP를 보다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 2. 미국, (미국을 제외한) NATO 전체 29개 회원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한국의 GDP 규모 변화 양상 (1990-2022)] [그림 2]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한국의 GDP 규모 변화 양상을 나타낸다.10) [그림 2]에 나타나듯 미국의 GDP(파란색)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다만 같은 기간 중국의 GDP(녹색)는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미국보다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2022년 현재 중국의 GDP는 미국의 80% 수준까지 따라왔다.) 한편,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의 GDP 총합 변화 양상(주황색)을 살펴보면 미국이 과연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해 NATO와 부담 분담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 GDP 규모는 2000년대 후반 이후 2022년까지 정체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부터는 미국의 GDP가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을 앞지르기 시작하였다. 이는 (캐나다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미국의 동맹이자 유사입장을 지닌 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정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그림 1]을 보면 NATO 회원국 전체의 GDP 규모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를 이끈 것은 (미국을 제외한 29개 회원국이 아닌) 미국의 GDP 성장이었음 알 수 있다. 더불어 아시아에서는 일본(보라색)의 경제성장 역시 지난 약 30년간 정체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분홍색)의 경우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여 2022년 현재 GDP 규모 세계 5위에 올랐으나, 그 규모는 아직 미국의 13.6%, 중국의 19.0% 수준이다. 다만 2022년 현재 러시아의 GDP(2조 달러)(빨간색)는 한국의 GDP(1.7조 달러)(갈색)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함과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여러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 유사입장국과 그 부담을 분담하고자 하는 미국의 바람과는 달리 유럽 국가와 일본의 GDP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점은 미국이 앞으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보다 큰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림 3.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인도의 연도별 군비지출 규모 변화 양상 (1990-2022)] [그림 3]은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인도의 연도별 군비지출 규모 변화 양상을 나타낸다.11) 연도별 군비지출 규모의 경우 (GDP와 달리) 미국(주황색)이 2022년 현재 여전히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녹색) 역시 지난 30여 년간 군비지출 규모를 급격하게 늘려왔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NATO 29개 회원국의 연도별 군비지출(파란색) 양상을 살펴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큰 증가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GDP 양상에서도 드러났듯이 경제성장의 정체로 (캐나다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이 군비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물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응으로 NATO의 유럽 회원국들도 군비지출을 각자 GDP의 2% 수준까지 올리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특히 2024년에는 (각각 2023, 2024년 새로 가입한 핀란드와 스웨덴을 추가하여) NATO 32개 회원국 가운데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이탈리아, 캐나다, 벨기에,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스페인을 제외한) 23개국이 각자 GDP의 2% 이상 수준으로 군비지출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12) 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경제성장이 정체된 유럽 국가들이 과연 이를 얼마나 실행에 옮기고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13) 인도의 군비지출(갈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2022년 현재 미국의 9%, 중국의 28% 수준이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군비지출 규모를 꾸준히 증가시켜 왔으나 일본은 군비지출 규모가 2022년 현재 500억 달러로 이는 2011년 607억 달러에서 많아 감소한 수치이다.14) 일본 역시 국방비를 2027년까지 GDP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지난 2022년 발표하였다.15) 하지만 선진국 가운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24년 현재 250% 이상으로) 최악 수준인 일본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국방비를 증액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처럼 미국의 동맹, 유사입장국들의 군비지출 규모는 (GDP 성장 양상처럼) 최근에 그 성장세가 정체 되어있다. 즉, 이 경우 빠르게 군비지출을 늘리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바람과는 달리) 미국이 계속해서 군비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유럽의 안정을 위해 러시아의 서진(西進)을 견제하는 역할과 이를 위한 부담 역시 미국이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물론 미국도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군비지출을 늘리며 홀로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미 미국은 과다개입, 과다팽창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계속해서 동맹과 유사입장국에게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을, 군비지출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그래프에서 보았듯이 동맹과 유사입장국들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한 부담을 분담할 능력이 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오늘날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양안 관계 등 분쟁과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중국(그리고 러시아)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망(대표적으로 반도체)에서 배제하고 중국의 첨단 산업(인공지능, 양자컴퓨터, 6G 등)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물론 군사력 측면에서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을 견제하고 있으나 직접적인 충돌은 원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국 영토를 방어할 수 있는 수준만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을뿐 그 이상의 공격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주저한다. 대만을 지원함에 있어서도 미 항모전단을 대만 근처로 파견하고 일부 무기지원을 약속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대만을 지원하여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할때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자국 영토를 방어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과도한 공격성은 제어함으로써 중동에서의 분쟁이 확산되는 것은 막고자 한다. 즉, 오늘날 미국은 세계 곳곳의 분쟁에서 미국의 유사입장국들의 방어는 돕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상황까지는 만들지 않는, 큰 틀에서는 현상유지를 바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전망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오늘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며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개입하는 등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여전히 자신이 앞장서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들 동맹, 유사입장국들은 군사적 측면에서는 미국의 지원을 받거나 미국이 앞장서길 바라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 등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경제정책에는 선뜻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기조를 내세우고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부터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으로 기조를 수정하였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 정책에 대해 (과연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한 회의감,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경제적 타격에 대한 고려 등)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기업들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16)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서명하였는데 이로 인해 한국의 전기차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한국에서는 우려하였다.17) 즉,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과정에서 동맹, 유사입장국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 피해를 줄이고 이들이 미국의 정책과 리더십을 따르도록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군사안보 측면에서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미국의 리더십에 동조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 미국은 안보 공약(commitment)에 대한 신뢰(credibility)를 확보‧유지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현 정부 들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핵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현재 미국이 과연 한국을 돕는 과정에서 미국 도시가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확장억제 제공이라는 안보공약을 지킬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도 다수 있다.18) 이에 한국 내에서는 더 이상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19) 또한, 미국으로서는 대만과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이자 주요 무역 파트너이기에 이들을 위협으로부터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이들을 방기할 경우 여타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미국의 안보공약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진영이 붕괴될 수도 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에 대해 또한 계속해서 지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동맹, 유사입장국이더라도 그들 사이에서의) 핵확산 방지,20) 미국 리더십에 대한 신뢰 유지를 위해서도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앞서 설명하였듯이 미국이 동맹, 유사입장국들과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부담을 분담하고 싶어하는 바람과는 달리 이들의 경제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 미국의 정부부채 규모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미국이 (냉전시기처럼) 이들을 무한정 지원할 수는 없기에 각 지역의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의 지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무엇보다도 동맹, 유사입장국(특히,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과 같은 국가들)이 과도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자제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4년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각 2024년 7월 21일부로 바이든은 재선 도전을 포기한 상황이다. 만약 카멀라 해리스 현 미국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거나 혹은 해리스가 아니더라도 민주당이 정권 유지에 성공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물론 아직 새로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릴 2024년 8월 19-22일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복귀하여 고립주의를 내세울 경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의 동맹, 유사입장국들이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더 이상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경우 각자의 안보를 위한 자구책을 준비할 것이고, 이는 국제질서의 안정과 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다. --------------------------------------------------------------------------------------- 1) Jonathan Masters and Will Merrow. “How Much U.S. Aid Is Going to Ukrain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May 9, 2024, https://www.cfr.org/article/how-much-us-aid-going-ukraine. 2) Maria Kostenko, Andrew Carey, Frederik Pleitgen, Tamar Michaelis, Samantha Waldenberg and Daria Tarasova-Markina. “‘Thank You America!’: Ukraine’s Zelensky and Israel’s Netanyahu hail House passage of $95 billion foreign aid package.” CNN. April 20, 2024, https://edition.cnn.com/2024/04/20/world/foreign-aid-bill-ukraine-israel-thank-you-intl-latam/index.html. 3) Elliot Ackerman. “Winning Ugly: What the War on Terror Cost America.” Foreign Affairs. August 24, 2021, https://www.foreignaffairs.com/articles/united-states/winning-ugly-war-on-terror-elliot-ackerman. 4) The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2017), p. 25. 5) 원문은 다음과 같음. “The PRC...is the only competitor with both the intent to reshape the international order and, increasingly, the economic, diplomatic, military, and technological power to advance that objective.” The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2022) p. 8. 6) 신상진, “시진핑 신시대 중국의 대만정책과 양안관계의 변화: ‘평화발전’에서 ‘평화통일’로의 이행,” 『중소연구』 제43권 3호 (2017), pp. 47-79. 7) Luke P. Bellocchi, “The Strategic Importance of Taiwan to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Part One,” Parameters 53, no. 2 (2023), pp. 61-77. 8) 원문은 다음과 같음. “U.S. interests are best served when our European allies and partners play an active role in the Indo-Pacific ... we want our Indo-Pacific allies to be engaged cooperatively with our European allies on shaping the order to which we all aspire...” The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2022) p. 17. 9) GDP 데이터는 World Bank 데이터를 활용하였음. World Bank, “GDP (current US$),”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CD?view=chart. 10) GDP 데이터는 World Bank 데이터 활용하였음. World Bank, “GDP (current US$),”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CD?view=chart. 11) 군비지출 규모 데이터는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SIPRI) 데이터 활용하였음. SIPRI, “SIPRI Military Expenditure Database,” https://www.sipri.org/databases/milex. 12) The Economist, “Trump and other populists will haunt NATO’s 75th birthday party.” July 4, 2024, https://www.economist.com/international/2024/07/04/trump-and-other-populists-will-haunt-natos-75th-birthday-party.  13) 실제로 영국 언론 Financial Times와 독일 Ifo Institute는 NATO 유럽 회원국들이 GDP의 2% 수준으로 군비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간 추가로 560억 유로가 필요한데 이미 거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이들이 과연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였다. Martin Arnold, Paola Tamma, and Henry Foy, “Europe faces €56bn Nato Defence Spending Hole,” Financial Times, March 16. 2024, https://www.ft.com/content/99facdd9-bb1d-4ed3-93ef-d059acf4b0ce. 14) 달러 가치 기준 일본의 군비지출 감소는 엔화약세 정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군비지출 규모는 SIPRI 데이터에 결측치가 많은 관계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15) Nikkei Asia, “Japan set to increase defense budget to 2% of GDP in 2027,” November 28. 2022, https://asia.nikkei.com/Politics/Japan-set-to-increase-defense-budget-to-2-of-GDP-in-2027. 16) 민정훈,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디리스킹(derisking)’의 의미와 함의,” IFANS FOCUS 2023-22K (2023년 6월). 17) 이효영,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의미와 쟁점 및 대응방안,” IFANS FOCUS 2022-22K (2022년 8월) 18) Hwee-rhak Park, “The South Korea-US Alliance under the North Korean Nuclear Threat: A Reluctant Return to the “Autonomy-Security Trade-Off”.” Pacific Focus 34, no. 3 (2019), pp. 447-472: Min-hyung Kim, “Why Nuclear? Explaining North Korea’s Strategic Choice of Going Nuclear and Its Implications for East Asian Security,” Journal of Asian and African Studies 56, no. 7 (2021), pp. 1488-1502. 19) 최종현 학술원,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갤럽 여론조사 결과 공개.”2024년 2월 6일, https://www.chey.org/Kor/Event/eventView.aspx?seq=186&V_SEQ=143. 20) 미국은 동맹, 유사입장국 사이에서의 핵확산은 막되 이들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는 부담을 분담하기 위해 군비지출 확대, 즉 재래식 전략 강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 정승철 (국립부경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現 국립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University of Florida에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분야는 국제안보, 동아시아 국제관계, 연구방법론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The Determinants of China-ROK Relations, 1993-2018” (Journal of Asian and African Studies), “The Impact of the US and China on ROK-DPRK Relations, 1993-2019: An Empirical Analysis using Event Data” (Asian Survey), “China–DPRK Relations, China’s Rise, and DPRK Aggressions toward the ROK–U.S., 1990–2021” (Asian Survey), “A Power Distribution Shift between the ROK–U.S. and China–DPRK Blocs and Its Impact on Inter-Korean Relations, 1990–2021”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The Effect of Partisan Identity on Individual’s Economic and Political Attitudes: An Empirical Analysis on the South Korean Case” (Korea Observer) 등이 있음.
  • [JPI PeaceNet] 2024-8 국제 다중분쟁에 대응하는 미국의 리더십 양상과 전망
    저자
    김수원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국제학과 조교수)
    발간호
    2024-07
    편집 : 김수연 연구원 김수원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국제학과 조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웹스터 대학교 아크라 캠퍼스에서 국제관계학을 강의하였으며, 202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국제학과에 재직 중이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 대학 아프리카 아시아 연구센터 공동 연구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국제정치경제, 아프리카-아시아 외교 관계, 문화를 활용한 개발협력과 공공외교 등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한다. 지구 남반구의 디지털 격차를 남남 연대감과 짜증이라는 감정의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 Almost South-South solidarity: The frustration of K-pop fans (but not true fans) in South Africa,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Studies, 26(5): 518-535 을 최근 출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