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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새로운 도전국면
    저자
    Fulton ARMSTRONG (아메리칸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6-28
      지난 달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과 카스트로 의장의 7차 공산당 전당대회 연설은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를 위한 정부 간 후속조치에서 정점을 찍었다.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는 2014년 12월 17일, 양국 정상이 워싱턴과 아바나에서 성명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최근 연설은 대체로 안정적인 정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수단을 통해 쿠바의 변화를 도모하는 정책을 확실히 밝힌 반면, 카스트로 의장은 다른 수단을 통해 쿠바혁명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정책임을 명확히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사안들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관계 회복의 돌파구를 원천 봉쇄하려는 듯했다.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들은 서로의 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의 연설은 국교 정상화 과정의 숨 고르기를 의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쿠바가 관계 개선을 위한 향후 노력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국 정상은 정부 차원의 관계 정상화에 기여해 왔다. 대사관 재개설, 관계 접촉을 위한 양국 위원회 개설, 장관급 상호 방문, 군사문제를 포함한 안보문제의 협력 제고,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정상회담 등은 역사적인 행보였다. 사상 처음으로 양국은 원칙적으로나마 상호 존중과 이익을 바탕으로 외교채널을 개설했다. 양국은 관계 유지를 위해 강력하고 유능한 인재로 구성된 외교채널 팀을 조직하였다. 양국이 관계 확대와 ‘정상화’를 촉진하고 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분야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비정부기구 참여에 관한 미국의 수많은 정책 및 법적 제약들1)로 인해 정상화의 속도와 범위가 제한되고 있다. 무역과 투자에는 여전히 엄격한 제한선이 존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들에게 미래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2)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주의 촉진’ 프로그램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쿠바의 주요 부문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행보가 새로운 형태의 쿠바 정권 교체 정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화 과정에서의 신뢰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쿠바 정치체제의 정통주의(orthodox currents), 구시대적 규제, 경색된 제도, 열악한 물리적 기반시설도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다. 복수 통화의 계속적 사용, 정부의 고용 독점, 견실한 금융기관의 부족, 기초 서비스 부족 등은 미국의 규제와 맞물려 미국 기업들의 교역 및 투자 의지를 꺾는 문제점들이다. 지난 달에 열린 공산당 전당대회에서도 새롭고 대담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 중소 민간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언급과 같이 의미 있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마련된 개혁안을 재확인하는 차원에 그쳤으며 확실한 기간도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6개월 동안 양국 관계에서 극적인 변화들이 발생한 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행보는 활력을 잃고 있다. 그러나 호혜적 관계 구축 및 확대를 열망하는 비정부기구들은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민간교류, 기업 간 거래, 기타 교류활동은 신뢰 구축, 상호 이익 극대화, 규제 및 법적 변화 촉진,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관계 정상화를 ‘비가역적(irreversible)’으로 규정하려 했지만, 지난 수년간 양국을 멀어지게 만들었던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중에 되풀이하여 말했던 것과 같이 쿠바가 미국식 민주주의를 따르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의 쿠바 정치체제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이 더 이상 미국 가치에 부합하는 정치체제로 쿠바가 적응하도록 감시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는 1년, 카스트로는 의장의 임기는 2년이 남아 있는데, 이들의 임기 만료 후 양국 관계는 확실치 않다. 지금까지의 개선된 관계는 이론적으로는 ‘비가역적(irreversible)’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전과 동일한 법적 틀 내에서 정책을 변경하여 행정조치를 취했다. 원칙적으로 후임자는 이러한 조치들 중 상당 부분을 무효화할 수 있다. 대사관이 ‘이익대표부(Interests Sections)’로 격하되지는 않겠지만 대표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상원은 한두 명의 의원이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더라도 대사 인준을 거부할 뜻을 시사했으며, 이는 현재 교착상태인 워싱턴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정부 차원의 관계 개선에서 정점을 찍었지만, 이제부터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을 담보하는 것은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비정부 차원의 견실한 교류 확대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장담할 수는 없다. 양국 정부는 비정부 차원의 협력 확대를 허용하고 있지만 그러한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과제가 많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전에 발표된 패키지를 포함하여 몇 번에 걸친 미국 규제의 변화로 인해, 여행 규제 완화, 사업 기회 확대, 양국 관계에 대한 미 행정부의 새로운 방향 설정 등 금수조치가 상당 수준 완화 되었다. 그러나 금수조치법은 여전히 건재하며, 미 행정부는 규제 변화를 위한 정치적∙법적 해결과제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이행하는 것에 대하여 미국이 열성적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로 인해 정책 혼선이 유발되어 수출 방편이 없는 쿠바 민간 부문으로부터 수입은 허용되고 무역을 원하는 국영 기업들로부터의 수입은 차단되고 있다.   쿠바는 미국이 취하는 제스처에 대부분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일련의 신규 계약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였지만 경제적∙제도적 제약3)이 남아 있다. 미국 경제사절단에 따르면 쿠바 협상자들은 거래를 열망하고 있으며 몇몇 중요한 계약이 성사되었지만, 쿠바 법률과 규제의 간극 및 경직성으로 인해 호혜적 구도를 만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1)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상 오바마 대통령이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는 일부 영역이 포함됨. 2)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배척을 암시. 3)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Cuba's Limited Absorptive Capacity Will Slow Normalization," Policy Brief. No. 3,  http://www.american.edu/clals/cuba_initiative-policy_briefs.cfm 現 미국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 교수 및 동대학 라틴아메리카연구소(Center for Latin American and Latino Studies) 연구위원
  • Prospects for Iran-Korea Cooperation
    저자
    Mostafa DOLATYAR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ran)
    발간호
    2016-30
    [Editor's Note] Following the historic Iran nuclear deal last year, South Korea and Iran are rapidly expanding their cooperation into new areas. In this issue of JPI PeaceNet, we asked Dr. Mostafa DOLATYAR, advisor and senior research fellow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to identify specific areas that provide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cooperation and collaboration between South Korea and Iran.     Iran’s 80 million person economy and its location at the crossroads of a critical region make it a well-suited partner for Korea.   First, Iran has a strategic location. It enjoys interaction with 15 immediate neighbors with a total population of more than 500 million. Some of these neighbors are landlocked countries that are deeply interested in having access to the rest of the world. Iran is often the best choice–and in some cases the only one–to offer them the needed transit facilities or re-export options. Second, Iran has favorable demographics. It benefits from a young and well-educated population, including an emerging generation of highly motivated and talented scientists, researchers, and businessmen who are willing and able to engage in mutually beneficial interaction and cooperation with well-matched and reliable partners. Third, Iran has an excellent geo-economy, with unmatched energy resources in natural gas and oil. Its desire to fast-track development combined with its notable scientific achievements and technological growth make Iran a lucrative market and reliable partner for Korea. As a high-growth country in East Asia, Korea has an impressive record of social, economic,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growth and development. It also enjoys very good ‘social capital’ in Iran, which can help to facilitate interaction. These circumstances have laid a solid foundation for Iran and Korea to engage in a process of comprehensive collaboration and sustained cooperation in areas as diverse as trade, finance, investment, science, technology, agriculture, health, education, art, and tourism, among others. There are four general areas that provide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cooperation and collaboration between Iran and Korea: 1. Energy Oil, gas, refinement, hydropower, wind power, geothermal, solar, and nuclear all have significant potential in Iran. In all of these sectors Iran has its own relative advantages and achievements that could be of great interest to Korea, thereby providing the basis of economic engagement between the two countries. 2. Industry and infrastructure In its five-year-development plan, Iran has potential for the construction of extensive networks of roads, railroads, irrigation facilities, agricultural upgrades, water resources management capacity building, petrochemical industry development, car industry development, housing development schemes, and other infrastructure developments. Korea has significant stakes in all of these sectors and could be an active partner for Iran to materialize its goals, while accumulating its own profit, experience, and social capital. 3. Science Iran has made significant headway in fields such as 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T, nuclear sciences, life sciences, pharmacology, and stem cell research, among others. Many parallel interests in Korea provide an opportunity for bilateral scientific cooperation to serve the interests of both countries and their populations. By developing well-educated researchers and academic staff, universities and research centers in both Iran and Korea help to advance scientific development. Exchange of students and researchers would help facilitate this goal. 4. Arts and culture   Iran and Korea share a strong history of peaceful and friendly relations and cultural interactions. There is great potential for increased collaboration in the areas of arts, culture, and people-to-people exchanges. Promotion of handicrafts, fine art, music, film and cultural values can help promote tourism and interaction between Iran and Korea.   Going forward, the two countries must recognize the significant attributes that each brings to the table in order to further develop the Iran-Korea relationship. Stronger cooperation in the areas outlined above can help develop greater mutual confidence and connectivity. Moreover, these areas can be the basis for the two countries to engage in meaningful collaboration and effective cooperation to address regional and international issues and crises, especially security and economic issues. ​           * An earlier version of this essay was presented at the 1st IPIS Roundtable with the Asa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the Jeju Peace Institute, and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held in Tehran, Iran, on May 31st, 2016. Dr. Mostafa Dolatyar is Advisor and Senior Research Fellow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PIS) in Tehran, Iran.
  •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에 따른 동아시아 미중관계 고찰: 한반도 사드 배치의 논리
    저자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6-31
      미중경쟁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상당한 변화를 거듭해왔다. 신형대국관계, 대국굴기, 화평굴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미국의 대응 및 상대적 국력, 그리고 중국의 위상 변화에 따라 저자세(low profile)과 고자세(high profile)을 거듭해왔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국내 및 국제정치 상황에 따라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그리고 재균형(re-balancing)으로 다양한 적응 과정을 거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관계의 이론적, 정책적 양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패권국이 되는가?” 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패권국이 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 ‘패권안정(hegemonic stability)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평화를 유지하면서 국제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통화, 무역질서와 같은 공공재를 공급한다. 이 공공재로부터 모든 국가가 혜택을 보게 되므로 약소국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데 기여하지 않고 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집단행동의 문제 속에서 무임승차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약소국에 의한 강대국의 착취’라고 한다. 이에 반해 ‘세력전이(power transition)이론’에 따르면 평화가 가능한 것은 패권국이 힘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패권국은 자신이 조직한 국제질서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기 때문에 평화를 선호한다. 그러나 힘의 우위를 통해서 산출하는 이익의 분배에 있어서 패권국은 공공재로 무임승차가 가능하게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현상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패권국은 강력한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이용하고, 동맹국들에게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로서 이익을 분배한다. 패권국은 그들이 생산한 이익을 경쟁국이 향유하는 것을 거부할 뿐 아니라 국제질서에서 존재감이 없는 약소국에게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공공재를 공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대전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도전세력이 기존 질서에 불만을 가지고 도전국의 이익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패권국에 도전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패권안정이론과 세력전이이론 모두 힘의 우위가 확보될 때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감소한다고 보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두 이론 간 패권국이 공공재와 사유재 중 어떤 것을 생산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패권안정이론에 따르면 패권국은 공공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약소국의 무임승차에 의해서 착취를 당한다고 보는 반면, 세력전이이론은 패권국은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이익을 불공평하게 배분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본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에서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염두에 둔 미국의 외교정책은 패권안정이론보다는 세력전이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과거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향후 전망에도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동맹국으로 확실하게 끌어들였다. 필리핀은 2014년 과거 미군기지가 있었던 수빅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미국이 이용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하였고, 남중국해에서 미국 및 일본과 호주도 참석하는 ‘발라카탄’이라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필리핀은 이러한 활동이 중국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영토방어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대규모 간척사업에 대한 경고 메시지의 성격이 크다. 미국의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는 더욱 극적이다. 1974년 월남의 패망으로 쫓겨났던 미국이 다시 베트남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이제 칼란 만의 해군기지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고 이를 이용할 것이 가시화되었다. 미국과 베트남은 다낭 앞바다인 남중국해에서 7일간의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중국의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미국의 남중국해 불개입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베트남의 경제 및 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행보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군사 동맹국인 한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 이익을 분배하고 미국의 국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시도는 북한의 핵이 일차적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국 안보협력의 틀에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은 안보라는 국제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동맹국에게 기여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서 패권국 미국이 제공하는 사유재인 안보를 선택적으로 향유하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에서 안보 사유재를 생산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국가와 참여하지 않는 국가, 그리고 동맹국과 적대국을 분명히 구분하여 안보의 이익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를 포함한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선택은 대북 억지력의 일환으로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를 소비할 것인가 아닌가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출발할 경우,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A New Chapter in Iran- Korea Relations
    저자
    Ziba FARZINNIA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ran)
    발간호
    2016-29
    [Editor's Note] Following the historic Iran nuclear deal last year, South Korea and Iran are rapidly expanding their cooperation into new areas. JPI PeaceNet asked East Asian expert Ziba FARZINNIA to explain how cooperation between two countries can promote not only their economies but also greater security in Asia. An earlier version of her essay was presented at the 1st IPIS Roundtable with the Asa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the Jeju Peace Institute, and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held in Tehran, Iran, on May 31st, 2016.     Developments in Asia and the region’s future prospects have been major topics for debate in international politics during recent years. Asia enjoys special importance in the world today due to its political and economic trends, and its importance will continue to grow. Iran will increasingly pay special attention to Asian countries due to its own economic plans and capacities.   Iran can act both as an energy supplier and corridor for the region. East and South Asian countries including China, Japan, South Korea, and India have high energy demands and import Iran’s crude oil to supply part of their energy needs. Additionally, due to its location, Iran can act as a link connecting Central Asia, South Asia, and West Asia to the Middle East, which provides opportunities for extended cooperation among all Asian countries. With this in mind, Iran can play a major role within the framework of Asian energy security. Iran has significant oil and gas reserves and deep experience in energy fields. Considering its position in the Persian Gulf, Caspian Sea, and as neighbor to Central Asia, Iran is able to connect the energy reserves located in the south, east and northeast of the country to Asian consumers via pipeline. Towards Greater Cooperation After the lifting of international sanctions earlier this year, companies from all over the world have been scrambling to enter the Iranian energy market East Asian states are among them. China’s President Xi Jinping visited Iran in January 2016 and Japan signed an investment treaty with Iran a month later. Iran needs to cooperate with other countries in order to achieve its economic growth targets. Looking forward, Iran-South Korea cooperation will have economic benefits for both countries. As President Park recognized, “Korea’s economy is heavily dependent o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hich may make us lag behind in new environments.”1) Park suggested that South Korea “… should further strengthen efforts to explore new markets in … Iran to survive in the rapidly changing global trade environment,” and as a measure to make inroads into important new markets.2) Construction, automobile, petrochemical and infrastructure sectors were cited among the areas that could benefit South Korea the most. About 680,000 jobs will be created through closer ties with Tehran.3) Park also noted that South Korea should diversify its export items and encouraged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 which are generally more domestic-market oriented –to penetrate overseas markets, offering government support to companies doing so.4) Creating a link between Iran and South Korea in areas of mutual interest will not only boost their economies, but will also promote greater security in Asia. President Park’s Iran Visit Recognizing the potential for cooperation, President Park made a state visit to Iran in early May 2016. The visit focused on creating a platform for cooperation, and concluded in the signing of a joint statement between President Rouhani and President Park, marking the first such statement since the two countries established diplomatic relations in 1962.5) The statement is an important milestone in promoting Iran-Korea cooperation, which became somewhat estranged during the period of international sanctions. The statement outlines goals and presents a roadmap for enhancing collaboration across a wide range of areas, including (1) cooperation on political affairs (2) economic cooperation (3) cultural collaboration (4) education and tourism (5) regional cooper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n the Middle East and (6) collaboration on judicial matters and security. The two presidents endorsed the goal of building a nuclear-free world and reaffirmed their commitment to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nd denuclearization, expressing support for endeavors to that end. In addition, the two sides expressed a shared understanding that nuclear development could never promote security and emphasized that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had to be maintained. To that end, Iran expressed support for the Korean people’s aspirations for peaceful unification of the peninsula.   The joint statement also included the holding of annual foreign ministers’ meetings and joint economic committee meetings, concerted efforts to expand bilateral trade, the promotion of financial cooperation, the designation of 2017 as the year of Korea-Iran cultural exchanges, and the strengthening of judicial cooperation.6)   An economic delegation of 236 business leaders accompanied President Park on her state visit, laying a viable foundation for Korean businesses to engage the Iranian market. During the visit, a total of 66 MOUs that could lead to deals worth about 42 trillion won (US$37.1 billion) were signed, marking Korea’s most significant act of economic diplomacy.7) In terms of trade volume, President Rouhani proposed that the two countries work together to increase trade to reach more than US$30 billion within five years. President Park said Korea had come up with a financial package worth US$25 billion for joint infrastructure projects in Iran, the largest amount Korea has ever presented to another country.8) President Park proposed further expanding cooperation to cover healthcar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new energy industries. In reply, President Rouhani expressed hope that the two countries would be able to work together in such areas as electric vehicles, agricultural machinery, garbage disposals and a sewage treatment system. President Park suggested that the two states actively cooperate not only in electric vehicles but also eco-friendly energy towns and seawater desalination. Going Forward   President Park was the first Korean head of state to visit Iran since diplomatic ties were established in 1962. This was a pivotal trip for President Park to boost Korea’s economy and provided new opportunities for development projects in Iran. On her flight back to Seoul, Park told reporters: “I believe Iran can become a land of opportunity for many South Korean firms … I will make efforts to the second Middle East boom.”9)   Korean companies have had a good record in various sectors of Iran’s economy, especially in the oil sector. The performance of Korean firms in Iran’s downstream and upstream oil industries has been quite remarkable. This is a critical sector for South Korea to maintain and develop, considering that Iran boasts the world’s fourth largest proven oil reserves and has the second  largest natural gas reserves.   Going forward, however, it is also necessary for South Korean engagement with Iran to account for Iran’s more recent advancements. Despite being known for its energy deposits, Iran has also attained new capabilities in different industries, including scientific, financial, and marketing sectors. Noting that Iran is now self-sufficient in many sectors, officials have confirmed that South Korea’s engagement will reflect Iran’s advancements instead of treating Iran as mere destination for its products.10)   First, Iran has made good progress in scientific fields such as nanotechnology and biotechnology. The two sides could exchange their experiences in this field. Iran is also pushing large-scale infrastructure development projects to rebuild its economy that was hampered by international sanctions. Second, Iran is now trying to open up a new chapter of cooperation with Korean companies in investment and marketing sectors. South Korea is known in Iran for such brands as Samsung, which has outperformed Apple and Hyundai and Kia, both of which have been serious rivals to Japan’s Toyota. Lastly, an important aspect of South Korea’s new opening to Iran is in the realm of banking, which was recognized by South Korea’s former ambassador to Tehran, Song-Woong Yeob: “the two countries have good banking interactions that have resulted in boosting economic exchanges between Seoul and Tehran.”11)​ These are just three examples of areas for greater future engagement.   As demonstrated, there is great potential for cooperation between Iran and South Korea. Iran can play a key role in the energy sector, thus boosting Asia’s energy security and shoring up South Korea’s economy. At the same time, there is also potential for cooperation in areas as diverse as marketing and banking. President Park’s productive visit to Tehran provides a strong political foundation for deepening ties. These advancements signal a new chapter in Iran- Korea relations which will bring many opportunities to both sides of the relationship. 1) “Iran deals will spur economy: Park,” The Korea Times, May 11, 2016. 2) Ibid. 3) Ibid. 4) Ibid. 5) For more information, see Kim Ji-myung, “Korea-Iran relations: 1974 and 2016,” The Korea Times, May 6, 2016. 6) “Korea’s largest-ever achievement in economic diplomacy with Iran,” Tehran Times, May 10, 2016. 7) Ibid. 8) “South Korea to invest $25b in Iran,” Tehran Times, May 2, 2016. 9) “Iran is land of opportunity: Park,” The Korea Times, May 4, 2016. 10) “Official says South Korea to make its presence in Iran different,” IRNA, May 4, 2016. 11) Kaveh L. Afrasiabi, “South Korea’s New Opening to Iran,” Iran Review, May 2, 2016, http://www.iranreview.org/content/Documents/South-Korea-s-New-Opening-To-Iran-2.htm. Ms. Ziba FARZINNIA is Director of the East Asia Studies Group at the Institute for Political and International Studies (IPIS) in Tehran, Iran.
  • 공공외교 2.0을 지향하며: 공공외교법의 발효를 계기로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6-32
    2016년 8월 4일 『공공외교법』의 발효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공공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글에서는 『공공외교법』의 발효를 계기로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공공외교는 왜 필요한가? 공공외교는 자국에 유리하도록 상대국 일반 국민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정부 및 비정부 행위자의 의도적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정의할 때, 공공외교는 ‘새로운’ 외교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외교의 대상은 ‘고관대작’이었지만, 이와 달리 공공외교에서의 외교의 대상은 상대국의 '평민'이기 때문이다. 외교의 대상을 상대국의 일반 국민까지 확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정책결정에서 일반 국민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에서 국민의 견해가 선거나 여론을 통해서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거나 적어도 정부정책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대선을 예로 들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미국사회 내에서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대변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하여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었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정부가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돈을 낭비하고 있으며, FTA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보는 반(反)국제주의적 유권자들의 견해가 미국의 정치와 정책에 반영되게 될 것이다. 만약 미국의 일반 국민이 한미동맹과 한미 FTA는 미국에 손해이며 심지어 재앙이라고까지 인식하고 있다면, 오해를 풀고 사실관계를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적 외교는 정부를 대상으로 하므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상대국의 일반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즉 공공외교가 필요하다. 미국을 예로 들었을 뿐 국민의 견해가 정치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고 점차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은 이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국민이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배제된 경우에는 공공외교가 필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9·11 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9·11 사태 때 모국의 친미 정책에 반대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서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성에 충돌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주장을 행동으로 표출하였다. 9·11 사태 이후 이어지는 수많은 테러 공격은 급진화된(radicalized) 일반인들이 주는 위협을 잘 증명하고 있다. 급진화된 민간인에 의한 테러공격은 군사적 대응에 한계가 있으며, 군사적 대응은 자칫 또 다른 테러공격을 낳을 수도 있다.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공외교를 편 것은 평범한 이슬람교도가 급진화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 미국의 안보를 지키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정책결정에서 배제된 경우에도 공공외교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면 커졌지 사라지지 않는다. 문화외교, 공공외교 1.0, 공공외교 2.0 우리 정부에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공공외교를 시행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0년에 ‘공공외교의 원년’을 선포하였고, 2011년에 최초로 공공외교 대사가 임명되었으며, 2012년에는 공공외교정책과가 신설되었다. 2010년 이후 공공외교는 단순히 문화외교의 ‘재포장’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제고되었고 가용자원도 증가하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BBC 월드서비스, 글로브 스캔과 공동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긍정적 평가는 공공외교 원년인 2010년부터 5년 사이에 33%에서 38%로 증가였다. 일반적으로 인식 변화가 더디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사이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5% 향상된 것은 매우 고무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8월에는 『공공외교법』이 발효되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공공외교 전략의 수립과 정책의 추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공공외교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공공외교 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공공외교 강화 및 효율성 제고의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 및 위상 제고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공공외교의 초점을 국가이미지 및 위상에 맞추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 우리의 공공외교는 한국을 알리고 국가이미지 개선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지만, 공공외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 이익의 증진이지 국가 이미지의 개선 그 자체는 아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국가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공공외교에서 실질적인 국가이익의 증진을 위한 공공외교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글에서는 이미지와 위상을 중심으로 한 공공외교를 공공외교 1.0으로,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한 공공외교를 공공외교 2.0이라고 부르고 구분해 생각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좋아졌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공공외교 역량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국익을 챙기는 의욕적인 공공외교, 즉 공공외교 2.0을 추진해 볼만 하다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다. 공공외교 2.0은 어떻게 추진하여야 할까? 첫째, 공공외교 2.0은 기존의 외교와 정책적 시너지를 살리면서 수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의 정책구상을 임기 내에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경우에는 공공외교를 정책조합(policy mix)에 넣어서 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공공외교를 문화외교나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외교(공공외교 1.0)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정책을 상대국 국민을 대상으로 알리고 설득하는 적극적 소통수단(공공외교 2.0)으로 인식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공외교법』에서는 공공외교와 여타 외교 간의 시너지 증진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으나, 2016년 1월 외교부령에 의해 ‘정책공공외교담당관직’이 신설된 것은 공공외교와 여타 외교 간의 정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둔 긍정적 조치라고 보인다. 둘째, 공급자 중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공공외교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국 국민의 의식에 작용하여 그들이 우리에게 유리한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노력이다. 상대국의 국민은 역사, 문화, 종교, 인종 등에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공외교의 대상이 갖는 다양성과 이질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공공외교 전략 및 정책의 수립과 추진에 반영하여야 한다. 즉, 표적 청중(target audience)에 맞는 ‘맞춤형, 쌍방향 공공외교’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공공외교법』 제정의 의의 중 하나는 그간 국내 행위자 간에 벌어졌던 공공외교 수행체계의 수립과 주도권에 대한 논의와 경쟁이 『공공외교법』의 제정으로 일단락된 것이다. 2016년 1월 외교부령에 의해 ‘지역공공외교담당관직’도 신설된바, 이는 우리의 공공외교가 수용자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공외교의 잠재성과 한계 국제적으로 확대된 우리나라의 국익과 세계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제는 전통적인 정부-대-정부 외교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국민과도 소통하는 공공외교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공공외교가 상대국 국민의 가슴과 마음을 얻는 것(to win the hearts and minds)이라고 한다면,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외교가 아니라 우리의 외교적 목표와 실제 행동이다. 부시 대통령 집권기에 전 세계적으로 반미주의가 극에 달했던 이유는 미국의 공공외교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목표와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외교적 목표와 행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때는 그러한 문제를 공공외교를 통해서 해결할 수도 없으며, 공공외교를 통해서 덮으려 하는 것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외교적 목표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설정해야 하며, 공공외교도 그러한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공공외교는 단순한 과학 실험이 아니다. 우리가 공공외교를 아무리 체계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상대국의 국민이 우리의 노력이 결국에는 우리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행위라고 하는 점을 의식하는 순간 공공외교의 효과는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외교를 ‘은밀하게’ 하는 것도 해답이 아니다. 공공외교는 은밀할 수도 없고, 은밀해서도 안 된다. 공공외교는 이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 행위이지만, 상대방의 가슴과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공감대를 찾아내고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예술’로 승화될 필요가 있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외교통상부 정책자문 위원으로 활동하였음. 국제정치경제, 핵 전략,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최근 연구로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가 있음.
  • 테러의 '소프트 타깃' 재외공관
    저자
    한인택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6-33
      재외공관은 재외국민과 재외동포를 보호하는 책임을 지는 우리 외교관들의 근무공간이고, 비상시에는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의 최종적인 대피처이다. 따라서 재외공관의 안전은 외교관의 안전뿐만 아니라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최근 북한의 권력층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 고등학생까지 탈북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 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연이은 탈북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중국과 동남아에 10여 개의 테러조를 파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에 따라 망명신청을 한 북한 학생이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주재 우리 영사관에 대한 홍콩 당국의 대테러 경비가 강화되었다. 다행히 홍콩특구정부는 우리 영사관을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능력과 의사가 있지만, 그러한 능력이 없거나 의사가 부족한 나라도 없지 않다. 특히 테러가 빈발하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국가들에서는 주재국 정부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홍콩 영사관의 경우 혹시라도 한중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 홍콩특구정부의 협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과거 김선일 사건을 계기로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한 많은 조치를 도입하였다. 외교부 내에는 재외국민보호과와 재외국민안전과가 신설되었고, 영사콜센터, 여행경보제도,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문자서비스, 신속해외송금제도, 신속대응팀과 같은 재외국민보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재외공관이나 재외공관원을 보호하려는 조치는 그간 별로 취해지지 않아, 재외공관은 여전히 테러 위협의 ‘소프트 타깃’으로 남아있다. 현재 외교부 재외공관담당관실에서 공관에 대한 테러에 대비하는 경호와 보안시설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실제로 대테러 경호와 보안시설을 담당하는 인력은 1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그 1명의 담당자는 경호나 보안 업무 외에도 “세출 예산 편성 및 결산, 국고채무부담행위 원리금 및 이자상환 사업”도 같이 맡고 있는 현실이다.(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우리 공관이나 공관원의 희생이 발생하고 난 이후 뒤늦게 안전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는 선제적으로 안전 조치를 강화해서 재외공관과 공관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발생의 개연성이 높은 중대한 위험이 있더라도 사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심리적, 정치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작은 위험이라도 일단 발생한 후에는 대대적으로 사후대응이 따르다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무관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이다. 멀리는 벵가지 사태부터 가깝게는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재외공관과 재외공관원에 대한 테러공격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미국인데, 미국의 경우에도 대형 테러공격이 연이어 발생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공관의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 본격적으로 취해졌다. 이 글에서는 미국이 시행착오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재외공관과 공관원의 안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1. 외사안전 전담 직책과 조직의 필요성 현재처럼 1명의 직원이 재외공관의 대테러 경호와 보안시설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외사안전 차관보’ 밑에 ‘외사안전국’과 ‘외사경호처’가 있어서 재외공관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건상 그렇게 하는 것이 힘들다면 외교부의 기획조정실 내 외사안전관직을 신설하여 그 밑에 기존의 재외공관담당관, 외교정보보안담당관, 비상안전담당관을 두고 지휘하도록 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만하다. 2. 사설 경호 인력 활용 미국의 경우는 ‘외사경호처’와 미군 해병대가 재외공관의 경호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처럼 별도의 조직을 창설하거나 군의 도움을 받는 것이 힘들다면, 차선책으로 사설 경호업체와 현지 채용 경호원을 이용하여 고위험국가 내 공관과 공관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특전사나 해병대를 전역한 장교와 사병이 많기 때문에 사설경호업체가 발달할 수 있는 여건이 우수하고, 현지채용 경호원의 경우 인건비 부담도 비교적 크지 않다. 3. 물리적 안전 강화 폭탄테러, 총격, 방화 등으로부터 공관이 보호될 수 있도록 기존의 건물은 보강하고, 신축되는 공관은 처음부터 보안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고 건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일반도로부터 거리유지, 방벽강화, 출입구 통제 등만 아니라 건물 내부에는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안전실(safe room)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현지 정보의 수집과 활용 주재 지역과 국가에 존재하고 있거나 예상되는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가능한 한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관장과 공관 내 외사안전 담당자가 현지에서 수집된 정보와 분석을 활용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만약 공관과 공관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공관의 폐쇄나 이전, 공관원의 철수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공관장에게 부여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다른 나라의 사례가 반드시 우리에게 적합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재외국민과 공관원의 철수(ordered departure)에 관한 권한을 국무부 장관뿐만 아니라 현지 공관장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 국민의 활동영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재외국민과 재외공관이 해외에서 처하게 되는 각종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공조하거나 인류의 보편가치를 추구하는 우리의 외교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는 개인이나 집단들이 있으며, 그러한 이들이 우리 국민이나 정부를 대상으로 테러행위를 할 가능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의 모든 소프트 타깃에 대한 보호는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우리 외교관의 근무지이고, 우리 국민과 동포의 최종적 대피처인 재외공관에 대한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위기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_____ * 한인택, “외교안전(diplomatic security) 강화방안: 사례와 함의,” 제주평화연구원, 2016.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同 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UC, Berkeley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UC, Davis, University of Washington,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외교통상부 정책자문 위원으로 활동하였음. 국제정치경제, 핵 전략, 공공외교가 주요 관심분야이며, 최근 연구로 “한국형 공공외교 모델의 모색: 정책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과학적 공공 외교”와 “핵폐기 사례연구: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의 함의와 한계”가 있음.
  • Sino-US Relations & East Asian Maritime Security: A Vietnamese Perspective
    저자
    NGUYEN Hung Son(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발간호
    2014-40
      Many observers equate territorial disputes with maritime security issues in East Asia. In the East China Sea, disputes are over the Senkaku/Diaoyu islands between Japan and China. In the South China Sea, it is primarily about disputes between China and certain South East Asian countries over the Paracel and Spratly islands groups.   China has now emerged as the most important actor in East Asia’s maritime domain. China believes territorial issues in the region were quietly provoked by the US which has traditionally given its political and military support to countries that have territorial disputes with China. China claims that the US has played up a “Chinese threat” perception in the region to persuade China’s neighbours to support the US’s “rebalance” strategy and to join its alliance in countering China’s rise. In China’s view, territorial disputes, from the East China Sea to the South China Sea would not have intensified had the US not “pivoted” to Asia and strengthened its hub-and-spoke security alliances at Beijing’s insecurity. China’s diplomacy in the past two years has paid attention to trying to prevent Washington from “meddling in” regional territorial issues. The primary goal has been to negate what China perceives as the formation of a US’s led alliance around China’s periphery. China’s renewed interests and priority on periphery diplomacy in 2013 is simultaneously about limiting US access to its neighbours and expanding China’s regional influence further.   The US has a different narrative. The US suspects that China is seeking regional hegemony and driving the US out of the region. The US sees heightening tension in the East China Sea and South China Sea due to China’s increased re-assertiveness to expand regional influence through military and para-military means as well as utilizing Beijing’s increasing economic might to influence neighbours. The US also believes that China is increasingly ready to implement policies in defiance of established international norms and practices, or interpret them in irregular ways that favour China’s interests. The establishment of the Air Defence Identification Zone (ADIZ) over the East China Sea, and several Chinese attempts to limit US military activities in China’s Exclusive Economic Zone were seen by the US as clear violations of universally accepted “freedom of navigation and over flight” doctrine. On China’s accusation that the US is meddling in regional territorial disputes, the US insists its core policy towards territorial disputes in the region is neutrality. The US, however, says it is not neutral on how countries resolve the disputes and strongly opposes: threat, use of force, coercion, or intimidation to settle disputes. The US’s insists “rebalance” is not to contain China’s rise but to ensure it continues to ascend within the current liberal order framework, and that international law (including UNCLOS) continues to be respected through out the region.   The truth lies in the “Great Chinese dream” of becoming a naval power on the path to reclaim its Great Power status. China has a list of 100 anniversary goals the first of which is the 100th birthday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 in 2021. By this time, China aspires to be able to master its maritime zone within the “first island chain”, that includes those within the 9-dashed line claim in the South China Sea. In China’s view, being abled to control this maritime zone is the core objective of its “near sea defence” strategy to ensure the security of its coastal provinces that account for 94% of its population, most economic output, and its strategic supply lifelines. Contrary to many beliefs, despite its huge energy needs, hydrocarbon resources are only China’s secondary objective in its maritime expansion (at least in the South China Sea). Most of the South China Sea is too deep for effective and economic exploitation by current Chinese technology. In 2012, the International Crisis Group interviewed some senior Chinese officials in the energy sector who claimed they would rather go to Africa than to the disputed waters of the South China Sea to search for oil. The tiny Paracel and Spratly island groups are seen by China as having a strategic value that supports its forward presence deep into the South China Sea, which is the most important motivation behind China’s recent construction and reclamation projects in these two groups of islands. China hopes that by enhancing its naval presence through out the South China Sea, it will be abled to eventually implement its Anti-Access, Area Denial strategy to keep the superior US navy out of its waterways. In the views of many, this was what provoked the US rebalance.   East Asia maritime security is primarily about regional influence and dominance, where China and the US are the two key actors. Contradicting Sino-US strategic maritime interests are evident and widening and not easy to reconcile. This situation could lead to mis-perception and possible mis-calculations at the cost of regional peace and stability.   What the rest of the region could do is to ensure they do not add to the mis-perceptions by sending the wrong signals such as creating the illusion to either China or the US that they are on either side. ASEAN does this by insisting ASEAN “do not want to choose sides” in the Sino-US rivalry. But claiming this alone is not enough. Clarifying strategic objectives and goals, and implementing foreign policy in a consistent and transparent manner is needed. The annual East Asia Summit, ASEAN Regional Forum or ADMM+ represents an opportunity to build strategic trust by providing an occasion and mechanism to promote region wide clarity and transparency on issues of strategic interests. The rest of the region can also encourage and support China and the US to reach certain agreements to avoid incidences, at sea or in the air (such as collisions), with potentially devastating consequences. Finally, we should encourage and cooperate with China and the US to clarify and build common “rules of the road”, and ensure that the regional maritime order is not based exclusively on the wishes and interests of a dominant power, but based on universally accepted rules and norms. Dr. Nguyen Hung Son is Deputy Director-General of the Institute for South China Sea/East Sea Studies at the Diplomatic Academy of Vietnam. His areas of research are East Asia's security and cooperation, particularly maritime security, East Asia regionalism and ASEAN affairs.
  • 东北亚多边安全合作的实现方案
    저자
    韩仁泽(济州和平研究院)
    발간호
    2014-39
      韩国战争结束后,东北亚地区通过各国的单方措施(如增强军备)以及双边合作等形式实现了长久的和平(long peace)。但是时至今日,这些方法在为东北亚地区提供和平与稳定的层面上暴露出局限。例如,韩美同盟有效地遏制了北韩的传统武器攻击,但这对遏制核攻击或网络攻击等新的威胁效果有限,并且在引导朝鲜无核化或体制变化的方面也力量不足。   作为可以弥补现有安全范式的代替方案,最近“多边安全合作”引人瞩目。中国举办“亚洲相互协作与信任措施会议(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并提出亚洲的多边安全合作构想,韩国也连续举办“东北亚和平合作论坛”和“首尔安全对话”,并积极推进多边安全合作。   在东北亚进行的多边安全合作讨论主要聚焦于如何把以CSCE/OSCE为中心的欧洲经验移植到亚洲。这与“东北亚和平合作构想”或济州和平研究院推进的“济州进程”一脉相承。   欧洲的多边安全合作是政府层级的第一轨(Track 1)外交的产物,首先由各国代表商定大的原则方向后,按照该原则推动具体合作事宜。从六方会谈的决裂和中日高峰会谈的延迟可以看出,最近在东北亚,第一轨(Track 1)外交并不是很顺利。 而且,不能确定东北亚国家是否能接受像欧洲国家一样首先商定大原则,再按此原则推进多边合作的方式。   相对来说,东南亚虽然有着与韩国类似的历史和文化,并且也一样没有历史悠久的多边主义传统,但却能在很短的时间内,成功实现了多边安全合作机制。国际关系上,一般把民间专家和以个人身份参与的官僚和政界人士之间的政策对话称为第二轨(Track 2)外交,而在东南亚多边安全合作领域,就是由Track 2外交引领,并弥补了Track 1外交的局限。在这过程,东南亚民间专家合作组织ASEAN ISIS起到了重要作用。   同样,在东北亚地区,与其一开始由政府代表之间讨论多边安全合作,不如像东南亚一样,由民间专家和以个人身份参与的政府代表事先会同,相对自由地讨论多边安全合作,这可能是更具有可行性、更好的战略。现任政府的战略是首先选择容易合作的“软性议题”来实现Track 1的多边安全合作的开头 ,但从东南亚的经验来看,也可以通过首先进行Track 2多边安全对话,而得到促进作用。   问题是在东北亚不存在相当于ASEAN ISIS的东北亚固有的民间专家协议组织。此一空白可以利用既有的民间专家协议组织来临时弥补。比如,由“亚太安全合作理事会(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the Asia Pacific, CSCAP)”的地区成员国委员会(Member Committees)拟定关于东北亚多边安全合作的构想,并共同向各国政府提议。回顾历史,CSCAP也是在现有制度(ASEAN ISIS)的基础上创设的。   重要的是,由民间专家树立的东北亚多边安全合作构想,若要让各国政府能接受,在树立构想时,必须要保障进程的“integrity”和 “credibility”;必须由具有代表性、正当性、专业性的民间专家来参与,政府不应做政治性介入和干涉。   多边安全合作具有可以弥补并最终代替逐渐露出局限的现存安全战略和制度的重要可能性。在强调增强军备或双边安全同盟的时期,民间专家的参与并不受重视。但多边安全合作机制若要取得成功,不仅政府,民间专家的外交也将会起到重要的作用。为了实现东北亚多边安全合作,需加强民间专家的力量,以制度保障研究人员和政府当局之间的对话机制。 现任济州和平研究院研究委员,研究领域为国际政治经济、核战略、公共外交。韩国首尔大学经济学学士、政治学硕士,美国加州伯克莱大学政治学博士。
  • 독일 통일 과정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과 한계
    저자
    도종윤(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4-38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한반도 통일의 교훈을 찾자는 논의가 부쩍 많아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 오래전부터 조금씩 있었다. 국내외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통일의 기제가 무엇이었느냐에 대한 내용을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독일 통일은 착실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는 동·서독 당사자 간의 노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1951년의 베를린 협약, 1970년의 동서독 첫 정상회담, 1972년의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 등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 강조된다. 보다 엄밀히 보자면, 1969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취임 연설에서 동·서독 정상회담 추진을 제안하였다는 사실과, 이어서 양쪽 정치지도자들이 정파를 초월하여 7차에 걸친 정상회담을 여는 등 개인적 의지가 중요했다는 것이다. 둘째, 동서 냉전의 종식으로 독일 통일이 실천적으로 급격히 이루어질 조건이 갖추어졌다는 것이다. 체계(구조)적인 설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소련의 붕괴가 기존 체제에 강력한 변화를 이끌었으며 이로 인해 지역 국가였던 동·서독이 통일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 강조된다. 이러한 관점은 대부분의 연구자가 동의하고 있다. 셋째, 전후 유럽국가 간의 꾸준한 교류와 확대는 그들 간 상호의존성을 증대시켰고, 동·서독 통일은 이런 가운데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형성된 신뢰 속에서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앤드류 모라비치(Andrew Moravcsik 1998)는, 프랑스가 독일의 통일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암묵적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이유로, 서독이 마르크화를 포기하고 유로화 도입을 받아들이겠다는 콜-미테랑 합의가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마르크화는 고평가 되어있어서 서독기업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따라서 마르크화의 포기는 독일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업인들의 요구도 한몫 하였다고 본다.   이러한 독일 통일의 기제와 변수들은 지금의 한반도와 비교할 때 어떤 교훈을 주는가?   먼저 체제 변수로 보자면, 21세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상황은 1990년대 초 동·서독의 통일 상황과 비교할 때 보다 훨씬 복잡하다. 근대와 탈근대, 부상하는 중화질서와 구 냉전질서, 탈식민지 과정 등이 여전히 서로 얽혀있다. 다시 말해, ‘냉전질서(미국-북한, 한국-북한, 한국-미국)’, ‘식민지 질서의 잔재(한국-일본, 중국-일본)’, ‘중화질서의 부상(중국을 둘러싼 동아시아)’, ‘포스트모던질서(각종 FTA, ASEM, APEC 및 기타 다자주의)’ 등이 중첩되어있다. 한반도는 이러한 복합적·중첩적 체제에서 균형의 줄타기를 하고 있다. 냉전 체제에서 각 블록의 일원이었던 동·서독과는 분명 다른 위치에 있다.   둘째, 국가 차원에서 보자면,  ‘중국의 부상’, ‘미국의 동아시아 회귀’, ‘일본의 쇠퇴’, ‘러시아의 극동 관심 상승’.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각국의 질서는 FTA 등을 매개로 한 지역주의와 해양 영유권을 비롯한 영토 분쟁의 불씨를 담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병진하고 있다. 동·서독 통일은 유럽연합이라는 ‘지역주의’가 무르익는 가운데, 통일에 가장 강력한 반대국가였던 프랑스를 비롯한 주변국들에게 서독이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하였다는 점이 유효했다. 관념적인 신뢰뿐 아니라, 유로화 도입 같은 물질적 선물도 하나의 축이었다. 셋째, 남북 당사자 간의 개인적 차원은 어떠한가? 남북 정치지도자들은 1972년 7.4남북 공동 성명 이후,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도 이 가운데 포함된다. 동·서독의 경우 무려 7차례의 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비공식 정상급 접촉도 6차례 이른다. 대부분의 회담이 냉전이라는 체제 변수 속에서 소련의 사주에 의한 것이었지만, 만남은 꾸준히 지속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에서 변화의 고리는 있는가?     냉전 시기와 비교해 볼 때 현재 동아시아의 체제차원의 변수는 의외로 불안정하다. 지정학이라는 공간변수에 기억과 잔재, 미래라는 시간변수가 더해져서 보다 복잡해졌다. 냉전이라는 단일 체제의 붕괴 속에서 통일 과정이 가속화된 독일의 예와 비교해서 볼 부분이다. 복잡하기에 미세한 하나의 균열이라도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훨씬 크다. 중첩된 이러한 체제 중 어느 하나라도 붕괴하는 시점이 한반도의 정치 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국가차원의 변수에서는, 미국과의 양자동맹은 유지하면서 동아시아 주변국들과의 다자관계의 설정을 확대 심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양자관계와 다자관계의 충돌은 특히 안보 차원에서 더 많은 고민을 가져다준다. 다자주의를 통해 지정학적 긴장감을 줄이고 지역주의 정서를 뿌리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각 국별 양자 관계에서 내놓을 수 있는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차원에서 볼 때, 한반도의 정치지도자들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체제나 국가 차원에 비해서 개인적 차원의 변수는 상대적으로 변화하려는 자율성이 강하다. 주어진 시간 안에 역량을 효율화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관찰되는 개인적 변수는 체제적, 국가적 차원의 변수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냉전 붕괴 직전에 열린 1987년의 콜-호네커 회담이 비교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간접적으로는 미소 관계의 호전에 바탕을 두고 있었지만, 브란트-슈미트(1969-1982)로 이어지는 사민당의 대동독 정책의 기조를 기민당이 계승하는데 콜 총리의 거부감이 적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독일 통일은 지역주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독일 통일 후 유럽연합은 회원국 수가 급격히 늘었으며, 제도적으로는 경제 공동체에서 정치 공동체로 비약적 발전을 도모할 만큼 성숙되었다. 이미 유럽은 더 이상 지정학적 긴장감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지역주의가 성장하였다. 독일 통일은 민족 간의 통합을 넘어 지역에 대한 공헌이 컸기에 가치가 크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기억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브뤼셀 자유대학교에서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취득. 주요 논문으로 "국제정치학에서 주체물음(2013)", "유럽연합의 개발협력전략(2013)" 등이 있음.
  •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의의와 실현방안
    저자
    한인택(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4-37
      한국전쟁 이후 동북아에서의 ‘긴 평화(long peace)’는 각국의 일방적 조치(군비증강)와 양자적 협력(군사동맹)을 통하여 달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들은 이제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을 제공하는 데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일례로 한미동맹은 북한의 재래식 공격을 억지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핵공격이나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위협을 억지하는 데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북한의 비핵화나 체제변화를 유도하는 데에도 역부족이다.   기본의 안보 패러다임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다자안보협력’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를 개최하여 아시아에서 다자안보협력을 제안하였으며, 한국도 ‘동북아평화협력 포럼’과 ‘서울안보대화’를 연이어 개최하면서 다자안보협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에서 이루어지는 다자안보협력논의는 대개 CSCE/OSCE로 대표되는 유럽의 경험을 아시아에서 재연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나 제주평화연구원이 추진해온 ‘제주프로세스’도 동일하다.   유럽의 다자안보협력은 정부공식(Track 1)외교의 산물로서, 먼저 각국의 대표들이 추상적인 원칙에 합의하고, 이후 그 원칙에 따라 협력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6자 회담의 결렬, 한일정상회담과 중일정상회담의 지연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동북아에서는 Track 1 외교가 순조롭지 않다. 또한 동북아 국가들이 유럽국가들처럼 먼저 추상적 원칙에 합의하고, 합의된 원칙에 따라 다자협력을 추진하는 방식을 받아들일 지도 미지수이다.   동남아는 우리와 역사나 문화가 상대적으로 유사하며, 우리처럼 다자주의의 전통도 빈곤하였지만 단시일 내 다자안보협력을 성공시킨 사례이다. 민간전문가와 개인의 자격으로 참여하는 관료와 정치인들 간의 정책대화를 Track 2 외교라고 하는데, 동남아에서는 다자안보협력에 있어서 Track 2 외교가 Track 1 외교를 선도하고 보완하였다. 이 과정에서 ASEAN ISIS라고 하는 동남아 민간전문가 협의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동북아에서도 처음부터 정부대표들이 모여 다자안보협력을 논하는 것보다는 동남아에서처럼 민간전문가들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정부대표들이 먼저 모여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다자안보협력을 논하는 것이 더 현실성이 있고 좋은 전략일 수 있다. Track 1 다자안보협력의 시작이 현 정부의 전략처럼 협력이 용이한 ‘연성 이슈’를 먼저 선택함으로써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동남아의 경험을 보면 Track 2 다자안보대화를 선행함으로써 촉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ASEAN ISIS에 비견되는 동북아 고유의 민간전문가 협의체가 아직 동북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공백은 기존의 존재하고 있는 민간전문가 협의체를 활용하여 임시적으로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아태안보협력이사회(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the Asia Pacific: CSCAP)'의 동북아 지역 회원 위원회를 초청하여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구상을 만들어 공동으로 동북아 각국 정부에 제안을 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CSCAP도 기존에 존재하는 제도(ASEAN ISIS)를 토대로 창설되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민간전문가에 의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구상이 각국 정부에 의하여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구상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의 “integrity”와 “credibility”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성, 정당성, 전문성을 갖춘 민간전문가들이 참가하여야 하며, 정부는 정치적 개입이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다자안보협력은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는 기존의 안보전략과 제도를 보완하고 궁극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능성을 지닌다. 민간전문가의 참여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군비증강이나 양자동맹 등과 달리 다자안보협력은 그 성공을 위해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전문가 외교가 중요할 수 있다.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실현을 위해서 민간전문가의 역량을 강화하고 연구자와 정책당국 간의 대화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정치학 석사를 취득하고, UC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함.